>1597027126>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47 :: 1001

◆4/9tuSdgtM

2023-12-05 22:58:19 - 2023-12-07 13:53:09

0 ◆4/9tuSdgtM (L3V9QzGdqI)

2023-12-05 (FIRE!) 22:58:19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02072/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787 류현 - 모용중원 (Nd9IF25OYM)

2023-12-07 (거의 끝나감) 02:27:35

"네, 분명 유별날건 없지만 따뜻하고 좋은 곳이였어요. 제 고향은."

일곱 정도로 어려진 몸을 이끌고서,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했어요. 여긴 어디까지나, 제 '꿈' 속이니까 제 시야를 보여드릴 수 있겠네요.

따스한 황금, 부드러운 주홍, 싱그러운 초록. 각자 애정과 친애, 그리고 친절의 색. 제가 바라보는 세상은, 이렇게도 선명했답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는 그들의 마음.

「현이, 우리 귀염둥이 딸! 어서 오려무나. 어디 다치지는 않았고?」
「이이는. 우리 딸이 얼마나 똘똘한데 약초 따러가서 어디 다치겠어요?」

"후흐···."

그리고, 제 부모님들. 눈이 부실 정도로, 황금빛과 주홍···. 그리고 사랑의 연분홍으로 넘실거렸던 나의 엄마, 아빠.

"그럼, 조금 빠르게 가볼게요. 그리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니까."

잠시, 아주 잠시. 아릿하고도 아련한 마음에 두 분에게 눈이 붙들렸다가, 간신히 떼어내고서는 시계열을 앞당겼어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찾아오는 비극의 그 날. 독백이 시작된다.



마을이 타올랐다.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저기서, 옛날의 내가 허겁지겁, 겨우 캐내었던 약초들도 놓아버린채 달려오는게 보였다.

이미 늦었었다. 저를 늘 예뻐해주시던 어르신도, 언젠가 멋진 사내가 되어 저에게 마음 전하겠다던 옆집 아들도, 제 아이가 아님에도 부모처럼 돌보아주었던 마을의 어른들.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못 했지만 저처럼 사랑 듬뿍 받고서 있던 아가도.

불에 그슬려서, 검에 베여서, 그리 처참하게 누워있었다.

쇳소리를 따라, 흔적을 따라 그를 거슬러올라간 장소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나의 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내 스승···, 아니. 나에게 처음으로 목줄을 건 말종이 정파 행세를 하며 산적들을, 혹은 '고용된' 누군가들을 막고 있었다.


시계열은 더욱 앞당겨진다.


나의 부모는 그 때의 비극 이후로 점차 시름시름 앓으시다 결국 먼저 가버리셨다. 봉분이 두 개 더 생겨났다. 난 '스승'의 제자로서 거두어졌다. 그 '스승'이라는 자의 눈에서는 저를 향한 음욕과 탐욕이 가득하였다.

나는 그를 애써 외면하였다. 아직 열 번째 겨울도 나지 못 한 여아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없었기에.

그럼에도, '스승'은 나를 가르치는데에 최선을 다하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를 외면했지만, 나의 '눈'은 확실하게 그의 두려움을 잡아내었다.

무얼 두려워하던 것일까.

나는 그에게서 삼재검법과 삼재심법을 익혀갔다.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건지, 나의 경지와 성취는 생각보다 쉬이 올라섰다. 다만, '스승'의 말이 내게 계속해서 목줄을 채워넣었다.

'이런 재능을 썩혔다니. 큰 죄를 저질렀구나! 너는 협행으로 이를 씻어내야만 한다.'
'너의 부모들은 어쩌면 너의 그 태만과 무력함에 잃은 것일지도 모르지.'
'너는 이런 재능을, 능력을 타고났으니, 더 높이 선 네가 더 낮은 이들을 위해 희생해서라도 이 그릇된 세상을 바로잡아야 한단다. 알겠니?'

나는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안다. 그럼에도, 내 마음 깊숙이 그 말들은 대못처럼 박혀들었다. 나는 어렸고, 겁에 질려있었다.

──그 모든게 악의와 거짓의 검정으로 점칠되었음에도, 나는 감히 대들지 못 하였다.

그리고, 결국. '스승'의 음심이 흘러넘쳐서, 끈적하고도 불쾌한 자주가 날 집어삼킬 듯 넘실거리던 그 날. 내가 일류에 오른 바로 그 날.

스승은 자객에게 목숨을 잃었다.

아니, 자객이 아니였다. 알 수 있었다. 보였으니까. 난 도망쳤으나, 그 모든게 '연극'이었더라도 '스승'에게 받은 은혜가 존재했다.

나는 이러한 재능을 가진 입장에서, 협을 반드시 행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었다.

목줄이였다. 나를 끌어들이기 위한. 나는 달아나던 것 멈추고, 다시 내 고향이 있었던 그 장소로 되돌아갔다. 죽어 싸늘해진 시신을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난 검을 들어올렸다.

스승을 위해 목숨을 걸고 부딫혔으나, 갓 일류가 된 나로서는 '자객으로 위장한' 일류 고수로부터 이겨낼 수 없었고, 그렇게 극적으로 나의 '주인' 되었던 자에게 구해졌다.

······그래, 그리 보이게끔 유도되었다.

이미 비틀려 망가져서, 자라나지도 못 하고 성숙하지도 못 한 내 영혼과 정신은, 더욱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읽어버렸으니까.

그 모든 극적인 '연출'들을. 자객들이 물러나며 보인 감정들을. 저를 거두어주겠다며 온화하게 미소를 짓던 '주인'에게 얼핏 보였던 거짓, 흥미, 그리고 깊었으나 순수한 악의를.

그러나, 애써 외면하였다.
난, 여전히 무력했으니까.


시계열이 더욱 앞당겨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결국에는 두 번째 비극이랄 것이 찾아왔다.

나는 '주인'의 시비로서 생활했다. 그 날 보았던 '주인'의 그 지독히도 검고,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그것들이 무색하게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인은 그저, 나에게 가르침을 주며 계속해서 '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들은 가진게 더욱 많기에 그만큼 약자들을 위하여야 한단다.'
'가진 것들을 베풀고, 책임을 지고, 이끌어야만 하는게지.'
'그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죽음과 비극이 흔한 이 세상에서 수행해야할 과업이란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구해내지 못 한 [모든] 이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겠지.'
'우리는, <너>는 죄인이잖니.'

그래서일까, 바보처럼 안심해버렸다.

순식간이였다. 나의 '주인'으로 위장한 누군가가 독살 당했다. 위장한 그 누군가는, '주인'과 닮았던···. 저에게 늘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주던 이였다.

······.

나는 알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일곱조차 되기 이전에, 나는 내 '주인'인 자를 만났었다. 그 때, 나는 어리석게도 내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나는 불행히도, 아름다웠다. 나의 '주인' 되었던 자는, 불행히도 뱀보다도 더욱 차갑고 독하지만 아이보다도 더 순수한 악의를 가진 이였다.

그는, 단지, 나를 망가뜨리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나를 망가뜨렸다. 내 인생에 개입해서, 내 고향을 불태우고, 부모만을 간신히 살려두는 대신 독으로 앓다 죽게 만들어서 무력감을 심고, 그 모든게 내 태만 때문이라고 탓하고, 나를 죄인이라고 확신하게 하며, 세상 모든 것들이 다만 나의 탓이라고. 나의 부덕함이라고.

거짓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 날 약초를 캐지 않고 마을에 경고했더라면? 만약에 처음부터 '주인'을 간파하고 경고했더라면? 만약에 약초를 캐러 가지 않고서 대비하게 했더라면? 만약에 내가 스스로를 팔아넘겼더라면? 만약에 부모님을 중독을 알아차렸더라면? 만약에······.

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렇다면, 내 부모님도 마을의 사람들도 전부 살지 않았을까.

악인은 따로 있었지만, 나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죄책감에 얽매여졌다. 나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이 죽었다. 단지,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그들이 전부 죽어나가고 이런 웃기지도 않는 연극이 이루어졌다. 나 때문에.

거짓이기를 바랬다.

'후후후, 내 극본이 어떻더냐.'
'전부 다, 너의 탓이란다.'
'네가 어여뻐서, 네가 바보처럼 그런 외모를 겁 없이도 드러내고 다녀서, 네가 멍청하게도 무력해서.'
'네가 너무나도 순진무구해서.'
'네가 강인했다면, 네가 똑똑했다면, 이런 일 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 있었을텐데.'
'그런데 너는 나약하고, 멍청하며, 순진하고, 무력해서. 그런 주제에 부주의하게도 너의 그런 재능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다녔구나.'
'이건, 전부, 너의 탓이란다. 후후후.'

진실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를 베어넘겼다. 그리고 광적으로, 그들 말마따나 선과 협에 나 자신을 희생시켰다. 약간이라도 속죄하고자, 약간이라도, 자기만족을, 위안을 얻고자.

그렇게 나는 겁쟁이가 되었다. 나 자신을 우물에 가둬두고서, 희망 대신에 절망만을 바라보며 자기자신을 괴롭히는 것 반복하는 머저리가 되었다.

'스승'의, '주인'의 말에 따르자면.

흔한 비극이였고, 타고난 자 주제에 과분하게 슬퍼하거나 원망할 수 있을리 없었다. 내 탓이였으니까.

그렇게, 지금에 다다른다.


"역시, 재미 없는 이야기죠···?"

그렇게, 여기에 제가 있어요. 바보처럼 울고있는 제가.

"있잖아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정말 제가 잘못한걸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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