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여튼 저는 전쟁이 터지긴 했는데 당사자 감각은 아직 없어서...또 캡틴 표현 발리면 끽해야 작전, 십중팔구 전투 투입인데 그럴거면 모르는 녀석들이랑 싸우는 것 보다 아는 애들 만나는게 재밌어용. 태청문 애들 뭐하는 친구들인가도 싶고..강소까지 올라가면 궁금했던 구랑파도 볼 수 있고, 전 오히려 좋아요 수아주!
다만 우연히 그쪽으로 가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부탁으로 고의로 가는지는 정해주셔야(사파 모먼트)
상대에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는 것 만큼 뿌듯한 일이 있을까?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직후는 마음이 가장 풀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이럴 때가 포교를 시도하기엔 가장 적기라는 의미. 이 방법으로 포교에 성공한 횟수가 벌써... 벌써...
'...0번이네?'
크흠. 나도 모르게 무안해지는 마음을 뒤로 하고, 포교 를 시도한다.
"손님. 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저희 식당만의 비법이 입에 맞으셨길 바라겠습니다. 비법이라 함은 역시 강한 마음이라 할 수 있지요. 세상에 제 어미의 밥을 맛없다 하는 자식을 본 적 있으십니까? 아마 없을 겁니다. 부모님의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음식에 깃드니, 맛없을래야 맛없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지금 드신 음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강한 마음이 깃들었습죠! 아니,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그것도 먹고 살자고 하는 장사에 강한 마음이 깃들면 얼마나 깃든다고. 이 말만 들으시면 자연스레 그리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다름 아닌 신앙입니다. 보아하니 손님도 염주를 차고 다니시는 것 같은데, 꽤나 신앙에 충실하신 것 같습니다. 요리를 추천받으실 때, 이름 앞에 '천마'가 붙는다는 것을 분명 들으셨을 터. 그렇습니다. 제게 깃든 강한 마음은 천마신을 공경하고 숭배하는 마음.
그런 의미에서! 손님 역시도 신앙을 가지면 더 충실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더랍니까. 아, 물론 이미 충실하신 것 같습니다만. 조금 다른 쪽으로도 충실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말입죠.
예를 들어 천마신—"
우드득.
신나서 말을 늘어놓던 그 때. 눈치없이 덧댄 나무판자가 갑자기 우드득 소리를 내며 삐져나가는 게 아닌가?
당신은 죽이는 것으로는 모자랄 사람이다. 세상 모든 악의를 끌어모을 수 있다면 당신에게 주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이 무엇보다 증오스러웠다. 일생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격렬한 감정은 혈관을 타고 올라가 온몸을 맴돌다 결국 그 육신 전체를 휘감고 집어삼켰다. 분명 제대로 사태를 파악하고 있지만 납득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있지만 동시에 살의가 들끓었다. 화를 내면 안 되고 대화로 풀 수 있다 생각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늦었다. 귀는 먹먹하지만 머리는 차갑고, 세상 소음 모두 차단된 듯한 감각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비수가 되어 내리꽂혔다.
뭐가 아닌데? 대체 뭐가 아닌데? 나를 기만하려 드는 것이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이 뭔데? 재하는 샘솟는 의문을 어떻게든 풀어가고 싶었다. 동시에 풀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입을 다물길 간절히 바랐다. 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면 돌이킬 수 없을 거란 감이 뇌리에 꽂혔다. 아니나 다를까, 세상은 재하의 편이 아니었다. 칼이 떨어지는 묵직한 소리가 딸그랑, 하고 바닥에 울리기가 무섭게 재하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위로 올라가는 눈동자의 속도는 느렸다.
"……그게 뭐 어쨌는데?"
침묵 뒤에 나온 반응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천천히 구르듯 올라오던 눈동자는 정확히 당신을 마주했고, 표정은 자신이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듯 황당함에 뒤덮여선 창백히 질려있었다. 그게 대체 뭐가 어쨌는데? 남궁세가의 무인에게 죽는 것이,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이 대체 뭐가 어쨌는데?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 재하는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툭 뱉었다. "네가 감히 볼 수 없으면 뭘 어쩔 건데……?" 메마른 목소리를 뒤로, 재하는 부채를 다시금 휘두르려 들었다. 춤을 추는 것처럼 속에 파고드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어딘가 다르다. 부채를 휘두르려던 손을 급히 꺾어 소매에 접은 부채 꽂더니만, 그대로 안면부 부여잡아 당신 바닥에 거칠게 처박고자 한 것이다. 막았더라면 머리채만 휘어잡았겠으나, 아니라면 재하 그 길쭉한 손가락으로 얼굴을 덮은 채 뒤통수 거세게 바닥에 처박더니, 그 위에 무릎 세워 앉듯이 하며 당장이라도 얼굴 한 대 후려칠 듯 표독스러이 눈 번뜩였을 터다.
"다시 말해 봐."
그 과정에서 비녀 대신 아무렇게나 쪽진 얇은 붓이 튕겨져 나가기라도 했는지 검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쏟아져 등허리를 지나 당신의 가슴팍과 바닥을 덮는다. 피에 먹이 지워져 새하얀 얼룩을 보이고, 새까만 머리카락 너머로 번들거리는 눈과 입술의 윤곽만이 어렴풋이 비친다. "내 죽음이 뭐가 어쨌는지 다시 말해보라고." 사근거리는 목소리는 다시금 격양되기 일보 직전인지, 가슴팍이 크게 부풀다 내려앉기를 두어 차례 반복했다.
"나는 널 믿었어. 널 믿었기에, 신뢰했으니까 전부 내어줬지. 결혼식 직후에 찾아와선 내게 다시금 고백했을 때, 그때 밀어내려고 했지만 너를 믿어서 받아들였어……. 내 하잘것없는 정신도, 그날 밤의 육신도, 한 줌에 불과하나 교국에서 국장이라 불리는 내 입지에, 목숨까지 줬다고. 그런데 너는 어떻게 했지? 모두 내어준 내게 무슨 일어났지? 알기나 해? 모르겠지. 네가 어떻게 알겠어."
재하는 숨도 쉬지 못하고 줄줄이 뱉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내가 죽었다 깬 뒤 얼굴 한 번 안 보고 사라졌잖아……." 부들부들 숨결과 함께 나오는 목소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자신이 죽었다 깨었음을. 격노보다는 비참함에 가깝고, 비참함보다는 이젠 열반에 가깝다. 얼굴은 지나치게 차분했다. 머리는 여전히 불꽃놀이를 가까이에서 본 듯 먹먹하고 요란스럽다. 그리고 고요하다.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릴까, 이대로 본능에 몸 맡겨버릴까. 그런 충동이 들었다.
그의 말이 끝마침과 동시에 그는 그대로 바닥에 머리가 처박혔다. 통증, 피, 그리고 흙먼지의 감촉까지. 놀라울 정도로 무엇 하나 그에게 감흥이 들지 않았다. 고통은 점점 심해졌지만 마치 누군가의 텍스트를 읽듯 고통이라는 것만 전해졌다. 게다가 그는, 그러한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 않기로 결정했던가.
격양된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는 조용히 말을 들었다.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말하면, 분명히 더 격양되어 그를 향해 분노할게 뻔했다. 당연했다. 이제껏 그 입으로 나불거린 것들은, 그의 행동과는 전혀 반대되는 것들이었으니. 믿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다시 생각해도 그가 정말로 재하를 그리 소중히 여긴다면 홀로 폐관에 들어간다는 선택따위 하지 않았을테니.
"...네. 모릅니다, 공자.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말할 자격 없는 죄인이거늘."
그가 저지른 짓을, 당하는 입장에서 알지 못한 것이 당연했기에, 그는 구태여 거짓으로라도 이해한다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위선이고, 기만이었다. 차분한 눈빛으로 재하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는 밑에 깔린 채 손을 뻗어 재하의 손을 톡 건드린다.
"그러니 부디 마음대로 하셔서 분을 푸시길."
짧고 조용했다. 그 역시 잠깐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나간다.
"그떄는,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멍청했지요. 상황에서 벗어난다고 상황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멍청했습니다. 그리고 공자께 몹쓸 짓을 저질렀습니다. 저를 죽인다고 하시더라도 저는, 감히 항의하지 못 하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반성이기도 했고, 체념이기도 했고, 형태 다른 도피였기도 했다. 그는 재하의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저 담담하게 고백할 뿐. 그는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 이상으로 나은 방법 또한 떠올리지 못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감히 무언가를 하기에, 그가 지은 죄가 너무나 깊고 명백했기에. 자신이 무엇을 해도 갚을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허나 그것이 만약 갚아진다면,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조금이나마 그 울분이 풀리신다면..."
부디 제게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실 수 있으십니까? 라는 자그마한 목소리와 함께, 그는 다시 입을 닫고 재하를 바라보았다.
당신, 내가 개쓰레기라 이렇게 구는 거지? 아아, 알겠다. 알겠어……. 그저 그런 가치인 거지. 네게 있어 나는 그냥 죽기 위해 태어난 도구일 뿐이지. 번지르르한 낯짝 하나만 가진 무가치한 쓰레기. 바닥 기어다니며 위를 노리는 허영심 많은 멍청이, 여인 행세를 하는 기이한 놈, 손가락질받아 마땅한 귀태, 한 번 놀다 버릴 거 잘못 걸려서 억지로 넣은 거잖아? 아니면 나 같은 것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어……. 버릴 거구나, 버리지 마. 나 죽어버릴 거야……. 아니, 내가 죽든 말든 신경 안 쓰겠지……. 그러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아, 그래. 나 떠날래. 나 구질구질한 사람이라 이런 것밖에 몰라. 당신 때문에 여럿 죽는 거 구경할게. 구질구질하네, 쓰레기 같네, 승냥이처럼 시체 뜯어먹던 성정 어디 안 가네.
당신의 머리를 바닥에 처박을 적 재하의 머리 또한 터지는 것 같았다. 차라리 이 자리에 누워있는 것이 자신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피가 흐르는 목이, 가슴팍이, 그리고 머리가 자신의 것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 생각도 오래 가지 못했다. 누군가 속내를 억지로 비집고 열어선 손톱으로 긁어내는 것 같았다. 어디선가 제각기 쑥덕거리다 웃음 짓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비웃음이다. 경멸 섞인 웃음이다, 그리고, 그리고─ 재하는 날카로이 웃음 터뜨렸다. 하! 웃음도, 울음도 아닌 숨소리에 가까운 탄성이었다. 죄인이라! 번지르르한 말에 재하는 당신을 마주했다. 그리고 손을 건드렸을 적, 재하는 작열통을 느끼는 사람처럼 손을 황급히 떼어냈다. 거의 본능적인 몸부림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분을 풀라는 말 때문이기도 하다. 네가, 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어떻게 아직까지 나를 몰라. "……." 재하는 당신의 말을 하나하나 경청하는 아량을 베풀었다. 당신을 내려다보는 눈길이 차게 식어버린다. 나는 네게 있어 죽음밖에 주는 존재일 뿐인가? 나는 네 멍청함을 일깨워주는 도구에 불과한가? 나는 마님과 다른 사랑을 품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게 대해져야 마땅한 건가? 나는 역시 꿈꾸면 안 되는 존재였던 것인가? 천마님께서 내게 너를 붙여준 이유를 알겠다. 너로 인하여 무너지고 그분께 평생을 맹세할 수밖에 없게 되는구나, 역시 나는 꿈꾸지 못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리 생각하던 재하는 자그마한 목소리에 침묵했다. 그리고 한 마디 뱉었다. "나는." 하고 뱉은 단어가 묵직했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축복받는 사랑은 바란 적이 없어. 단 한 번도." 재하의 차게 식은 눈길의 온도가 점점 낮아진다. 깊게 가라앉은 눈빛 너머로 재하는 말을 이어갔다. 단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나른한 목소리였다. 목에 이렇게 힘을 준 적이 얼마 만인지도 모르겠다. 평소의 목소리는 목에 힘을 주지 않았기 때문인지 여인인지 남성인지 모를 듯하였는데, 지금은 고상하니 늘어진 맹수같기 짝이 없다. 우스운 일이다. "내가 무슨 낯으로 축복을 논하겠어, 결혼식을 망쳤는데. 그러니 손가락질 받는 것도 감내했고, 저주받을 것도 감내했어, 나는 그렇게 내 인생의 유일하고 위대하신 주인이요 구원자까지 시름하게 만들었어……. 이 짧은 생애에서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오로지 너 하나를 믿고 이 내가, 충신 재 모가 불충을 저질렀다고.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모르겠지. 마두가 주인 모시는 걸 어찌 이해하겠어, 그렇지만 말이야, 나는 그래도, 당신이 한 번이라도 더 돌아봐주겠지 믿었으니까 그런 불충을 저지른 거야……. 단 한 번이라도. 그런데 이게 뭐야, 뭐냐고. 이렇게 합심해서 단 한 번의 의미나 기회조차 없는 삶을 바란 게 아니었어. 난." 그 점이 비참했다. 온통 비참함뿐이다. 끔찍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나 어쩔 수 없다. 사랑하는데 어찌 그 사랑이 하나라 믿었을까. 아니, 알고 있었다. 사랑하는데 어찌 그 사랑마저 받을 수 없을까 욕심낸 탓이다. 이는 재하의 잘못이다. 그러나 당신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다. 아니면 지금 그나마 유지하던 이성조차 끊길 것 같았다. "내가 마님께 목 꿰뚫릴 적 나는 무엇이 되었지, 깨어나 보니 느닷없이 첩이 되어버린 내가 무얼 했어야 하지? 나에게 첩이라는 이름을 덧씌운 당신조차 없는 세상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었냔 말이야. 비호할 사람 하나 없는 적진 한가운데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었냐고!! 첩으로 인정받은 내가 무엇이 될 수 있었지? 당신의 사랑받는 두 번째 존재? 만인이 인정해주는 첩? 집어치워!! 정사파의 거대한 존재가 둘이나 있는 판에 마두 놈이 뭘 할 수 있다 믿었는데!!" 고운 손이다. 사람 목을 틀어쥐느니 차라리 악기를 연주하고 무언가 가꾸는 것이 어울릴 어여쁜 손이 주먹을 쥔다. 말아 쥔 주먹 사이로 가죽 맞물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재하는 눈을 부릅 떴다. 그리고 순간이었다. 경고 없이 멱살을 틀어잡더니 주먹을 휘갈기려 들었다. 한쪽 뺨을 향해 무자비하게 팔이 뻗어나가니, 일반인 하나 힘겹게 때려눕히지도 못하는 허약한 체질이 지금만큼은 없어진 것 같다. 이 악물지 않으면 하나 이 자리에서 빼버리겠다는 듯 매서운 주먹이 얼굴을 때리면, 다시금 손은 위를 뻗어 나갔다. 한 대 더 때리기 위함이었다. "당신의 근황을 알고자 전서구를 보내면 모두 돌려보내다 못해 다리를 꺾어 돌려보내어 내 직접 당신 폐관했음을 찾아 알아낼 수밖에 없었고, 내가 어떻게든 이름 기억하고자 한 시비는 여전히 나에 대한 호칭도 정하지 못하는 데다, 당신네들의 빌어먹을 시선은 마두니 남첩이니 창기니 무어니 하며 제 좋을 대로 단정 지어버린 나머지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주지 않아……. 만일 내게 한 달만 주어졌더라면 내게 주어진 혼사를 어떻게든 막아내고 안정적으로 자리할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용인되지 못해서 나는 불충을 저지른 자가 되었지. 그 와중에 단 한순간도 당신은 없어, 없었다고. 없었단 말이야!" 재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바르르 떨리는 목울대를 뒤로 울부짖던 소리가 새되게 갈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재하의 몸이 우뚝 멈췄다. 침잠하고, 가라앉으며, 끝내 줄이 온전히 끊겨버린 인형처럼 총명하게 빛나던 무언가가 잿더미가 되어 식어버렸다. 끌어당기던 멱살을 쥔 손에서 힘이 천천히 풀렸다. "난 당신을 믿었어…… 당신이라면 다를 거라고 믿었다고. 나를 사랑이란 번지르르한 명색 하에 새장에 가둔 뒤 장식품처럼 감상만 하지 않으리라 믿었어." 천천히 재하는 손을 올려 납작한 바닥으로 한쪽 눈을 더듬듯 가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숨을 토하기가 무섭게 눈물이 날 것 같이 눈이 시큰거린 탓이다. "언제나 떨어질까 두려웠다고, 난간 아래에서 받아줄 사람 없다고 했을 때 받아준다며. 나를 위해 기꺼이 내려가 받아줄 거라 했잖아……." 목소리는 점차 시들어갔다. 작아지고, 낮아지고 차분해지더니, 대단한 고수가 아니라면 당신과 재하 둘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단순히 그걸 바란 게…… 죄였던 거야……?" "그게 죄여서 이렇게 구는 거야? 이제 와서 떨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내가 간절히 바랄 때는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았으면서, 지금 내가 바라지 않는데, 혼자 떨어지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왜, 왜. 안아주면 되잖아. 그거 하나 못 해줘? 나는 그럴 가치도 없어? 나는, 나는 널 위해 뭐든 내어줬는데 너는 왜 품 한 번 내어주지 않아……. 아, 하, 하하하……." 알겠다. 알겠다. 속삭이는 혼잣말이 노래의 한 가락처럼 우아했다. 한 호흡. 산발된 머리카락 너머 귀기로운 모습까지도 처연한 아름다움과 신앙이요 뒤틀린 성정 공존하는 자가 천천히 허리를 숙여 시선을 맞추려 하더니, 기어이 다 깨져버린 흐린 눈으로 속삭였다. 먹 내음, 그리고 희미한 계화유 내음과 짙은 향 내음이 났다. "당신, 내가 개쓰레기라 이렇게 구는 거지? 으응, 그저 그런 가치인 게지요. 네게 있어 나는 그냥 죽기 위해 태어난 도구일 뿐이지요. 번지르르한 낯짝 하나만 가진 무가치한 쓰레기. 바닥 기어다니며 위를 노리는 허영심 많은 멍청이, 여인 행세를 하면서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는 기이한 놈이자 년,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귀태, 한 번 놀다 버릴 거 잘못 걸려서 억지로 넣은 거잖아? 아니면 나 같은 것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어……. 버릴 거구나? 그래서 이리 구는 거구나? 으응, 그렇구나. 버리지 마. 나 죽어버릴 거야……. 아니지, 내가 죽든 말든 신경 안 쓰겠지……. 그러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아, 그래. 나 떠날래. 버려줘. 나 구질구질한 사람이라 이런 것밖에 몰라. 그리고 당신 때문에 여럿 죽는 거 구경할게. 하하, 구질구질하네, 쓰레기 같네, 승냥이처럼 시체 뜯어먹던 성정 어디 안 가네……."
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색깔천 아껴서 부자되라 < 진짜 통한의 원념 담긴 그거라서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바다여행에서 벽돌그레이다? 담가버려야만; 이 자식들이 내가 지금 사는 이유가 있을 텐데 이딴 색으로 준다...? 공감 150만 번 하는 거예용 하... 그 시절의 빡침 동기화 되는 것 같아...
리현의 예상대로였다.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만큼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것이 있을까. 아직까지 말이 틱틱거리기는 하지만, 야견의 표정은 굉장히 만족스러워보였다.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줄까. 사천 근방에 좀 허름하지만 꽤 괜찮은 식단이 있다고. 만약 여기가 현대였다면 인스타 리뷰까지 했을 각이었다. 응....인스타가 뭐지? 여튼 굉장히 맘에 든다는 의미였다. 다만,
“어....? 어....? 강한 마...음...?”
그런 야견의 흡족한 마음은 방금 전에 나온 음식과 거의 비슷한 열정을 가진 리현의 연설에 의해 어벙벙해졌다. 불자이긴해도 좋게말해 지독한 현실주의자, 나쁘게 말해 속물인 야견은 신앙과 음식을 연결짓는 리현의 요리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강한 마음은 강한 마음이고 요리는 요리지.......
“아....그 교인이셨수..? 그 살짝 들은것도 같은데 천강단원인가...고생이 많수다..”
일단은 절간에서 크긴 했지만 자기 필요할때만 부처님한테 기도드리는 나이롱(懦理朧) 불자에게 리현의 이야기는 잘 모를 이야기였다. 이해를 하려기에는 너무나 아는게 없으니 원. 천마신교 사람들을 몇몇 알아도, 그 사람들의 신앙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 적은...
“어 그 다녀오슈...”
야견은 그렇게 등을 돌리는 리현을 보며 바로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려든다. 빨리 돈을 내고 나가야....어라, 내 돈...어디...? 아, 그러고보니 횃불 던질 때 모르고 같이 던졌...? 어쩐다. 실컷 잘 먹어놓고 지갑 두고 왔다고 설명하기도 그렇고, 이야기가 길어지면 세뇌당할 것 같은데. 음....
‘그래 튀자’
사파다운 비열한 결론. 큰 양심의 가책없이 무전취식을 행하기로 한 야견이었다. 나아중에 다시 오면 그때 내지 뭐! 기척을 죽이는건 특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야견은 그렇게 주섬주섬 몰래 도망갈 준비를 한다...
/이 다음 무전취식은 용서 못한DA!!! 하고 추격해오는 리현과 짧게 공방? 대련? 하고 마무리하시는건 어떨까유..?
- 1성 신공 : 최소한 권기상인의 경지에 올라야 익힐 수 있습니다. - 2성 포식 : 달려들어 상대방을 움켜쥐어 상대를 쥐어뜯는다. - 3성 사자후 : 내공이 담긴 소리를 외쳐 몸을 굳게 만든다. - 4성 괴조 : 손톱에 내공을 둘러 할퀸다. - 5성 축지각 : 내공을 이용해 빠르게 거리를 좁혀 대상을 걷어찬다. 다이스 1~100을 굴려 80이상일 때 추가 공격이 들어간다. - 6성 강림 : 진각을 밟아 주변을 뒤흔든다. 다이스 1~100을 굴려 70이상일 때 내공이 상대의 체내를 뒤흔들어 내상을 입힌다. - 7성 도철흉악 : 상대를 하나 지정해 내공을 이용하여 허공을 강하게 문다. 다이스 1~100을 굴려 70이상일 때 지정된 사람에게 한 단계 부상을 입힌다. - 8성 도철지난 : 양손 양발로 한 번에 땅을 내리친다.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삼으며 다이스 1~100을 굴려 50이상일 때 공중으로 띄운다. - 9성 拳 - 도철 : 주먹을 앞으로 내지르면 기가 도철의 형상을 띄며 전방을 향해 날아간다. 다이스 1~100을 굴려 60이상일 때 적중당한 모든 이들에게 두 단계 부상을 입힌다. - 10성 사흉 - 도철 : 도철의 모습으로 내공이 다할 때 까지 변한다. 레스당 내공을 10 소모하며, 경지를 한 단계 증가시킨다. 다이스 1~100을 굴려 80이상일 때 이성을 유지하나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이성을 잃고 스레주가 캐릭터를 조종한다.
1. 증오는 조금 어렵고 원망 정도라면 애증서린 신앙심이 가능할 것 같네용! 2. 섹슈얼적인 묘사가 조금 걸리니 이 부분만 수정한다면 무리 없을 것 같아용! 그리고 신앙심의 경우에는 추신 2에 후술할게용!
추신 1 안타깝게도 시트를 닫아놓은 상황이라 지금 당장 뉴비를 받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으나 시트 개방을 긍정적으로 고려해볼게용! 문의해주셔서 넘넘 고마어용!
추신 2 이 세상은 정말로 옥황상제, 원시천존, 부처, 천마 등등이 실존해서 사바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세상이에용! 무림비사 본편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언젠가 엔딩이 난다면 본인 캐릭터가 신선이 되어 더 수련해서 새로운 종교를 창시해 "신"이 되는 것도 가능하겠죵! 미물과 인간도 신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바로 이 무림비사에용 홍홍!
그러다보니까 각 종교의 교리마다 인간 세상에서 잔혹하고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설명하는데... 공통적인 부분이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다."라는거에용! 그렇다보니 신이라는 것이 서구의 유일하고 전지전능한 신의 개념과는 약간 달라용!
'전지전능에 한없이 가깝지만 그렇지 못하고 자신의 규칙을 바탕으로 사바세계의 인간들을 구원하려는 초월적 강자' 가 무림비사 세상의 신들이라고 볼 수 있겠어용!
유일신이 등장한다면 그 순간 신은 완전해지면서 삼천세계의 모든 존재가 구원받고 세상은 언제나 평온하고 문제없이 굴러가는 정적인 곳이 될거에용! 그러다가 어느순간 세상은 단순히 순환만이 의무적으로 반복되다가 정지하고 새로운 세상이 태동할 모태가 되겠죵!
굉장히 장황하게 써놨는데 결국 김캡이 하고 싶었던 말은
1. 무림비사에서 신이란 저런 존재다 2. 모든 신들은 자신의 규칙을 세상에 강요해 모든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다
단순 일상물이라면 모를까, 세계관과 캐릭터가 깊이 연동하는 육성레스에서 시트를 내리고 새 시트를 낸다는건 그렇게 가벼운 일이 아니에요. 예전에 시트를 내리시고 새 캐릭터들로 찾아온 분들의 경우 꽤 장기간 고군분투하다가 아, 이게 내 손에 맞지 않는 캐릭터구나,를 납득하시고 지금까지 하신 일상 관계 다 버리시고 세 캐릭터 만든걸로 알고 있슴당.
더 러프하게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낼 새 캐릭터도 그렇게 빨리 내리시지 않을거란 보장이 있지 않은 이상 비추천입니다. 캐릭터와 일상을 돌려준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에요. 함부로 내린다, 라는 이야기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손을 뻗은 이에게 손목을 잘라, 사람을 파는 것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절규하지만 그를 판 돈으로 그들은 수 년만에 음식을 사 굶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배를 곯고, 어떻게든 주린 몸을 비척이는 아이의 몸이 달싹거린다. 호흡이 깊게 한 번 들어서고 찌든 오물들이 세상에 떨어져 나온다. 내 것이 아닌 타인의 아이를 취해 곯은 배를 채우려는 이들에 의해 제 피붙이의 손목이 물건처럼 잡힌 것을 바라본다.
그렇게 수없는 어느 날들을 보고, 살핀다.
한 걸음을 내딛으뫼 중원은 호흡을 가다듬는다. 세상 모든 것에는 통하는 길이 있으며 그것은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힘의 유무와 재능의 유무, 노력의 유무와 같은 것들이 그들의 운명을 재단하는 것이다.
그러니 소년은 한 걸음을 내딛는다. 주위의 풍경이 한순간 휘어쳐 사라지고, 기골이 건장한 청년이 걸음을 걷고 있다. 남자의 주위로는 일곱명의 무인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을 탄다. 그들은 요녕보다도 더 먼 북쪽으로 간다. 풍경이 바뀐다. 수많은 납치된 이들, 피 흘리거나 이미 죽은 이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그 틈에서 한 사람. 단 한 여인만을 구할 뿐이다. 그러나, 또다시 풍경이 흘러간다.
거대한 화마가 거친 초원을 달린다. 서늘한 공기도 모두 잡아먹힐 정도로 거센 불꽃이었다. 풀을 삼키고 사람을 불태우며, 제 몸을 흔들며 춤추는 불꽃을 향해 모용중원은 그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그 뒤를 일곱의 무인들이 따르고 있다.
- "사람들을 구하시오. 내가 길을 열테니."
모용중원은 대지를 흔든다. 갈라진 땅으로부터 불꽃이 비산하고 하나의 화석이 되어 달리는 모용중원에 의해 그들을 납치하고, 제물로 삼고자 한 이들이 쓰러진다. 중원은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대응하던 무인들을 돕고, 마지막 남은 인질들을 구한다. 그 뒤. 모용중원은 이들을 이끌고 마지막 도주를 천명한다. 모두가 숲을 통해 다시금 돌아오던 길로 돌아온다. 그리고, 지옥의 악귀가 달려온다.
자신의 몸이 박살날지언정. 자신의 몸이 고통스러울지언정. 모용중원은 그것을 막아낸다. 그리고, 그 기억은 수 초에 암전된다.
세상은 붉고 검은 빛에서 하얀 세상으로 돌아간다.
- 여보!!! - 우리 딸! 우리 딸! - 자기야!! 사랑해!!!!! - 엉엉엉...내 동생....고생 많았어.... - 북천독수 천세! 모용세가 천세! - 나으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공자님! 덕분에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끌어안고, 가족과 호흡이 닿는 것을 모용중원은 눈으로 담는다. 그들의 감사와 인사를, 단 일곱의 무인들을 이끌고 떠났던 모용중원의 행동은 무모하고도, 무모한 일이었다.
"저떄의 나는 일류의 완숙에 있을 때였다. 네 수준보다 떨어질 때에. 북쪽으로 향하여 검을 휘둘렀지. 부족한 내 실력을 채우기 위해 긴 시간을 수련으로 채우기도 했고. 정파에 어울리지 않을 계책으로 하여금 그들을 구했다."
걸음을 내딛는 것은 결심에서 오는 것이다.
"나는 팔을 잃었다는 이유로 동정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눈을 놀라게 하고 싶었지. 그래서 걸었다. 걸었고 내딛었다. "
멈추어선 자는 발전할 수 없다. 세상이 지옥같다 한들, 입으로만 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세상이 힘을 필요로 한다 한들, 무모함만으론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렇기에 모용중원은 또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세상은, 당연한 지옥이 아냐. 세상은 변화한다. 살고자 하는 이로 하여금, 바꾸고자 하는 이로 하여금."
중원은 류현을 바라보며 말을 뱉는다.
"그들이 지옥에 속한 것이 두려우냐? 그럼 네가 그들의 지장보살이 되어라. 지옥불에서 손을 뻗고, 그들이 바뀔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어라. 아.... 그래. "
처음으로 중원은 미소를 짓는다.
"힘을 기르고, 검으로 하여금 네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더 높은 하늘을 바라보거라. 네 아래에 있을 세상이 온건할 수 있도록 네 노력으로 하늘에 닿아보거라."
중원은 류현에게 말한다.
"호남에 나와 함께 북적을 구했던 요녕칠협이 있다. 그들과 함께 힘을 기르며 네 무력을 다듬어봄은 어떠겠느냐."
이게...시트가 들어오면 아마 김캡도 참치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이런저런 작업을 하실 거에용. 캐릭터한테 떡밥 붙이는 것부터 어디서 시작할지 어떤 npc와 만나게 하고 어떤 세력과 연관시킬지, 대사건에 어떤 방향으로 편입시킬지. 대사건 말고 개인루트로 가면 또 그 쪽에서 세계관 관련한 작업이 필요하구용. 아마 류현이도 그런 얼개가 잡혔거나 잡혀나가는 중일거에용
용사죽음이나 마왕죽음(무림비사AU)처럼 캐릭터의 소모를 전제로 한 어장이라면 모를까, 아직 본진행에서 류현이라는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써보지 않은 시점에서. 일상 한번에 캐릭터의 모든 서사가 끝났다고 내리는 건 시기상조 아닐까...생각해요
>>334 저도 이제사 돌아보니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후회 중이에요... 여유 부족으로 늘 빠른 페이스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거나, 그런 빠른 진행들을 따라가다 보니 여러모로 빨리빨리가 내장된 것 같아용... 진짜 각 잡고 휴가 내고서 여행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하나... 뭔가 항상 쫓기는 듯 빠르게, 빠르게 진행하려고 해버릇 하니까...
에 일단 다른 분들이 의견을 내주신걸 류현주도 보셨을테니 이에 대한건 더 가타부타 이야기하지 않을거구용!
류현주는 김캡이 기억하기로 TRPG 등에서는 경험이 많으시지만 상황극판에서의 상황극은 경험이 없으신거로 알아용 홍홍! 스레에서 사람들과 이것저것 교류하시면서 류현주도 '어 이건 좀 다르네?' '이건 비슷하네?' 하시던게 있으실거에용!
TRPG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거나 쉽게 바꾼다!라는게 아닌 것도 알고, 오히려 오래가는 TRPG파티는 10년이 이어지기도 하는걸용! 류현주도 충분히 고민해보셨을거라는 생각을 하구 잇서용!
그렇다고 김캡이 TRPG판을 엄청 잘 알 정도로 대단히 깊고 진득하게 해본건 아니지만용!(룰북 하나 받겠다고 이벤트로 참가해서 하트 많이받아서 룰북 하나 받아본 경험이 끝임)
상황극판에서 상황극을 하는 우리의 캐릭터, 줄여서 레스캐라는건 어떻게보면 단순한 역할극 놀이의 인형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본다면 우리의 분신이기도 한 존재에용! 그래서 본인 생각과 애정도에 따라서 검은색 활자, 1과 0으로 이루어진 데이터쪼가리가 될 수도 있고, 또다른 세상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나의 분신'이 되기도 해용!(티알판도 마찬가지지만용 홍홍홍)
상황극판에 있는 대부분은 후자로 자신의 캐릭터를 투영시켜서 보는 편이고(마찬가지로 티알판도 그렇지 않다는게 아님!) 먼 옛날...에는 과몰입 때문에 정말 큰 여러가지 사건이 터지기도 했었던 역사가 있다보니 시트를 내린다, 라는게 단순히 이 캐릭터로 플레이를 그만둔다가 아니라 스스로 캐릭터의 삶을 마무리하는...정도로 여겨지기도 해용! 상판에서 제일 무시무시한 처벌이나 책임지는 방법이 '시트 내림'이니까용!(그거 외엔 방법이 없는 것도 맞지만)
그러다보니 류현주가 시트를 내리신다고 하셨을 때 다들 어어어 하시면서 이런 반응이 나오신거니까 이미 어느정도 알고 계시겠지만 이해해주세용 홍홍!
그리고 김캡의 노고라던가 그런건 다 차치하고, 김캡은 류현주가 느끼기에 더이상 류현의 이야기가 이어질 수 없다, 라고 판단이 든다면...그건 그것대로 류현의 이야기를 완결하고서 시트를 내리는게 맞다고 봐용! 허나 그렇지 않다면! 류현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겨서 새로운 성격이나 행동원칙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서 류현의 이야기를 더 즐길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게 기대가 된다면 혹은 나중에 후회하게 될것 같다면! 류현의 이야기를 지금 마무리해버리기에는 너무너무 아쉽단 생각이 드는거에용! 이제 막 시작한, 아니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류현의 이야기가 이대로 펼쳐지지도 못하는건 너무...슬프자나용?
그래서 김캡이 제안하는거에용! 1. 류현주가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류현이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없고 류현주도 류현이의 이야기가 기대되지 않으며 후회하지도 않을듯 하다 -> 시트 내리시고 새 캐릭터로 오셔도 돼용!
2.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이야기를 더 이어나갈 수는 없지만 류현이의 이야기가 기대되며 후회할 걸 같다 -> 류현이의 성격 등을 수정하는건 어떨까용? 사람도 시간이 흐르거나 계기가 있다면 성격이 충분히 바뀌니까용!
3. 생각을 해보니 류현의 이야기를 더 이어나갈 수도 있을 것 같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고 지금 미무리하면 후회가 들 것 같다 -> 현상 유지하시면 되겟서용~~~
소녀는, 그 모든 관경들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그렇기에, 소녀는 납득하였다. 납득할 수 밖에는 없었다. 저와는 다르다고는 하나, 결국 만인은 자기만의 지옥을 품고 있음이라. 覺者는 그를 '집착' 이라고 하였음에, 만상의 고가 그 안에 들어있도다. 소녀는 계속, 당신을 바라보았다.
소녀 또한 알고있다. 제자리 걸음으로는, 단지 제 몸을 던져버리면서 구가하는 이런 너저분한 선행으로는 세상을 바꾸기란 요원한 일이라는 것을. 다만, 소녀는 여전히도 어리숙하였고 또 성급했다. 길게 바라보지를 못 하였다. 당장 눈 앞의 고통들에 매몰되어서, 그러지 못 하였다. 눈은 트였으나 한 치 앞만을 바라보니 어리석다고 해도 마땅하다.
그렇기에, 소녀는 그런 당신에게 동경이라는 빛을 품어냈다. 지옥 품었음에도 끝끝내 그를 털어내고, 내려두고서 나아가기로 한 그 모습에. 그렇기에, 소녀는 깊이 납득하면서···.
"心頭滅却이면 火中有凉."
소녀는 잠시 두 눈을 감은채로,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소녀 스스로도 옛적에 깨닫고서 있었다. 저의 이 마음은 다만 제 스스로를 파먹으면서 자라날 심마(心魔)라는 것을. 다만, 소녀는 알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해답조차도 간직했음에도 감히 한 발자국을 내디뎌서 나아갈 용기를 내지 못 하였다. 여전히도, 어리숙하고 미욱해서, 차마 용기를 낼 수 없었다.
다만, 나아가였다가 옛날의 그 일처럼···.
그럼에도.
"그렇다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실래요?"
소녀는 망집을 내려두기로, 흘려보내기로 결심했다. 저 홀로는 설 수 없겠지만, 그렇다면 도움의 손을 받아서라도. 늦었지만, 진정 늦었을 때는 아직 멀었음으로. 그렇기에, 소녀의 말투가 뒤바뀐다. 소녀의 심상, 내지는 세계도 일순 뒤바뀐다.
"좋은 제안이지만, 응. 이걸 풀어내지 못 하면 난 나아가지 못 하니까."
그것은, 소녀의···. 아니, 이제와서 스스로를 나눌 필요는 없겠지. 이것은, 어리석고도 어리숙했던 '나'의 과거 이야기. 류현, 이라는 사람의 비사. 어디에서나 볼법한 약자의 비극이자, 지금껏 나 자신을 옭아맨채로 자책을 거듭하게 한 원흉. 앎과 납득은 다르다. 아주 약간의 긍정. 먼저 내려둔 이로부터의, 그런 긍정.
어쩌면, 아니. 확실히 자기만족일 뿐이겠지만, 받고 싶었던 용서. 그를 위해서.
소녀의 세계가 멀쩡하게 되돌아온다.
보이는 풍광은···, 어느 한적한 마을. 산을 근처에 두고, 저들끼리 살아가며, 다만 순박하고도 선하던 이들의 거처. 나는 잠시 아련한 듯 그를 바라보다가, 그에 동화되었다. 옛 이야기가, 느릿하게 풀려나온다.
헛맞아용 그러고 보니 하란주가 사파를 스리슬쩍 팬덤화시켜서 팔룡방이 용...주긴다... 해도 악질팬들의 횡포로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도를 개척하신다고 그런 계획을 슬쩍 염탐했다가 본 듯싶은데 여무주가 꾀하고 있는 혈검문-팔룡방 동맹(근데 괴뢰화의 포석인)과 병립할 수 있는 계획일런지 모르겠어용.........! @ㅡ@
일하다가도 공부하다가도 중간중간 떠올라서 상념에 잠길 정도로(?) 이번 전쟁에 관련해서는 생각이 많은 거예용....... 홍.......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는 감각, 친우라고 말하고는 있으나. 그보다 더 깊을 것이 중원의 감각에 닿았다. 웃고는 있으나 알 수 없는 여러 감정들이 두 눈에 비치는 듯 하다고 느껴서. 중원은 잠시동안 느껴지는 기이함에 재하를 살펴봤다. 이걸 호승심이라 해야 좋을지, 아니면 경쟁심리라 보아야 좋을지.
"하하. 모르고 보면 사랑이라 보아도 되겠다."
중원은 느낀 점을 가볍게 말하고 기울인 의자에서 뛰어내리듯 일어났다. 키가 줄어든 때문인지 의자의 발이 조금만 길어도 중원은 뛰어내리듯 일어나야 했다. 그럼에도 작은 발자국이 찍혀야 했을 눈 위에는, 오히려 옛적의 그것보다도 더 큰 발자국이 찍혔다.
넓은 공터에 선 중원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재하를 바라본다. 옆에는 검을 땅에 박아두고, 남은 한 다리는 가볍게 땅의 축을 짚는다. 그러면서도 축의 방향에 따라 보법을 밟고 필요하다면 검을 뽑을 수도 있다. 슬쩍 중원은 초절정의 감각을 깨워낸다. 모든 선이 재하를 향하고, 재하가 쓸 법한 선들이 자신에게 이어지는 것이 보인다. 이대로라면 전투를 이어가기 힘들 터이니 한숨과 함께 중원은 검을 내려놓고 주위에 있는 두툼한 나뭇가지를 쥔다.
"아마 이만하면 내 힘을 최대한 제한할 수 있겠다. 너를 무시하는 게 아니고, 아직 절정에 든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나 역시도 초절정에 들고 제대로 실전을 통해 경지를 정단하지 못한 바. 이리 하지 않으면 필사 큰 사고가 날 것이다."
모용중원은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띄워올린다. 중원은 머릿속으로 남궁지원을 그려낸다. 그 무공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중검의 묘리를 포기하는 대신, 초절정의 강대한 육신은 과거 쾌검을 이용하던 시절의 기억을 살릴 수 있게 도와주었다. 재하를 향해 자세를 잡은 모용중원은 가볍게 턱을 치키며 웃는다.
북위검 흉악검
번뇌팔보 백팔번뇌
허공답보
"내가 남궁지원이라 생각하고 한 번 덤벼보거라. 최대한 지원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가르쳐주마."
재하는 생긋 눈을 휘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비구를 가린 탓인지 입이 진실로 웃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노는 분노지만, 지금은 다른 것이, 가르침이 중하다. 의자에서 폭 뛰어내리듯 일어나는 모습이 제 눈엔 귀여운 탓에 재하는 순간 진심으로 나오려던 탄성을 꾹 참고자 노력했다. 이 자리에서 귀엽다고 했다간 가르침이고 뭐고 큰일이 나겠지! 재하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허리에 찬 부채를 손에 쥐고, 공손히 손을 앞으로 모았다.
"괜찮사와요. 이리 배려해주시니 되레 감사할 따름이옵지요."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자가 배려해주는 가르침은 쉬이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이 순간을 기연이라 칭하며 무한히 감사해야 할 일이지, 자신을 무시한다 생각했다간 영혼까지 분절나 천마님도 못 뵐 것이 뻔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허공으로 떠오르는 작은 육신을 보자니 등골이 오싹하다.
하물며 피어오르는 흉흉한 기백은 뒤에 아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여실히 비추는 듯하니, 본모습이 무엇인지 보이는 터라 재하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꾹 깨물 수밖에 없었다. 본능적인 두려움이 앞서지만 재하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부채를 반만 펼치며 자세를 잡았다. 떨지 말자. 가르침에 감사해야지!
"부디 한 수 부탁드립니다."
남궁지원이라 생각하고. 소리 듣기가 무섭게 재하의 눈빛이 변했다. 형이라 생각하고는 있으나 남궁지원이라는 부분이 조금 더 강한 것 같았다. ……하나 참 이상한 일이다. 표정은 온후한데 눈빛에 서린 것이 집념에 가까우니, 호승심이 들끓다 못해 피까지 같이 끓는 모양이다.
귀영심법 어두운 영광
한 걸음, 한 걸음 걷다가도 순식간에 재하는 사라지듯 존재감이 흐려졌다. 귀영심법의 묘리로 하여금 쉬이 그림자 속으로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리라.
수라선 마공천섬
그리고 어느 틈에 춤을 추듯 재빠르고 우아하게 나타난 재하는 허초와 실초를 섞었다. 부채를 펼치는 듯싶다가도, 단숨에 접어 손목과 어깨 부근을 찔러내려 한 것이다.
재하의 주먹이 그의 얼굴에 직격한다. 그의 주먹은 아팠다. 아픈 것은 그의 뺨이었을지, 아님 다른 것이었을지.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리듯 뱉었다.
"저 역시... 이런 결말은 원치 않았습니다."
정말. 우린 서로를 모르는구나 싶었다. 생각해보면 그는 제 정인의 과거를 몰랐고, 제 정인은, 그의 본성을 몰랐을까. 그의 정인은 몰라도 그는 제 정인의 과거를 알려고 하지조차 않았으니 바보같을 뿐이었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후회할 일이 많은지.
변명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변명을 듣고싶지는 않을 터다. 여기에서 자책해봤자 꼴사나울 뿐이겠지. 공자께서 바라시는 것을 드리면 될 뿐이었던가.
멱살이 풀어지자마자 그는 재하의 뒷머리를 휘감아 잡고는 입술을 맞추려고 했다.
재하의 말이 더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듯, 길게 이어진 입맞춤에서는 쇠맛이 났다. 호흡이 곤란해질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나고서야 그는 재하를 놓아주었을 것이다. 놓아준 재하와 눈을 맞추며 그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미안합니다 공자. 공자께서 원하시는걸 알아채지 못해서."
재하가 저항했든, 아니든, 그는 잡고있던 재하의 머리를 잡아 끌어 제 가슴팍으로 끌어당겼다. 품에 꾸욱 눌러 파묻으려는 듯이 안고선 눈을 감았다. 이리 간단한 것을, 왜 그는 피하고 있었던가.
"그러니 그런 말 하지 마시길. 저는 공자를 버리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는 한껏 사랑해드리겠습니다."
"자주 사랑을 속삭이고, 품에 안아드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드리겠습니다. 이따금씩은 서로의 머리를 빗어주는 것은 어떠십니까. 어떨 때는 서로의 품에서 잠들고, 어떨 땐 무릎에서, 온기를 느끼며 잠들겠지요. 제발 부탁이니, 제게 죽는다는 말 하나만큼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이 내게 당신을 내어준 만큼, 내 안은 당신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것이 사라지면 그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을 알기에, 더더욱 간절하게 말하며 재하를 끌어안았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이어지던 수많은 선들 중 하나가 유독 거세게 튀어나오며 자취를 가지고 중원에게 이어졌다. 초절정과 절정의 무인이 대결을 할 때, 초절정의 고수가 열이면 열 이길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시각을 가지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어둡게 변하고, 그 몸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본 중원은 자세를 잡는다. 아마도 지원도 본능적으로 자신의 앞에 재하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 생각에 답하듯 틈 속에서 선을 타고 재하의 부채가 움직인다. 펼쳐 넓게 움직이려 하던 공격을 순식간에 좁혀 손목과 어깨를 노리고 부채를 찔러넣는 것이다. 남궁지원이라면 어떻게 할까. 중원은 오히려 한 걸음을 더 내딛는다. 어깨와 팔의 문제가 아니라는 듯 허공에서 몸을 살짝 비틀고 재하의 부채 속으로 몸을 밀어넣으며 상대를 압박하려 하겠지. 아마도 그 무공은 천풍검법의 그것일 것이다.
수 번의 검격을 나누며 재하와의 무공을 부딪히던 중원은 한 순간 자세를 잡고 아래에서 하늘에 닿을 듯, 나무토막을 하늘로 짓켜든다.
"예전에 내가 가르침을 내릴 때에 그 부채로 벚꽃잎을 만들지 않았더냐. 수많은 벚꽃잎을 펼치고 상대가 너를 경계할 때에 공격을 이어감이 맞다. 재하야. 너는 기습에 특화되어 있으나 그렇다고 맞추어 겨루는 능력이 부족하진 않다."
두 개의 무기가 맞물린다면 두 사람은 반동에 걸음을 물러날 것이다. 물론 지금의 중원이라면 밀려나지 않겠지만, 가르침을 이어가기 위해 그는 몇 걸음을 물러나며 검을 잡는다.
"상승무공! 저잣거리에서 기연에 다달아 얻을 수 있는 삼재검 따위와는 다른, 너만의 필살의 수가 있다면 모든 것을 털어내거라. 남궁지원은 남궁세가의 둘째! 그렇다면 남궁세가의 신공과 절기가 네 상대이다!"
중원은 나뭇토막을 허리춤에 가져가고는 다시금 재하와의 거리를 좁힌다. 더욱 사납고 흉포하게, 이 전투가 기뻐 마지않는 것처럼 검을 휘두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철검십식의 철검생 발검과 유사하게 중원은 그것을 크게 휘두를 준비를 한다.
번뇌팔보 망열보 두 걸음을 내딛습니다. 내공을 20 소모함으로써 도발 등의 행위로 인한 캐릭터 통제 이탈을 제어합니다. 단, 효과는 일회성이므로 한 레스에만 적용됩니다.
북위검 무도 검을 크고 위협적으로 휘두릅니다. 공격받은 상대는 다이스 1,100에서 90이상일 때 공포 효과를 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하가 겁에 질린다면 패배할 수밖에 없도록. 중원은 차츰 그 심리조차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견딘다면 남궁지원과의 대결에서도 두려움에 물러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의지는 뜻없이 흔들거리는 기운을 하나로 정련하고 단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 결과물로 무림인들이 일컫기를 강기, 또는 불완전한 검강이라 합니다. 기운만으로 하나의 검을 제련해낸, 기氣로 이루어진 이 검은 검기보다 월등히 강하며 오로지 검사 또는 그 이상의 무언가로만 상대할 수 있습니다. 허나 검사마저 강기를 대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 모든 '검기'를 '강기'로 대체하실 수 있습니다. - 강기를 사용할 때에는 모든 내공 소모가 10배가 됩니다.
- 11성 도검수화불침지신 : 내공을 200 소모할 경우 검강 미만의 모든 공격에 면역이 됩니다. 내공을 100 소모할 경우 검사의 효과를 지닌 불길을 검에 피워올립니다.
일곱 정도로 어려진 몸을 이끌고서,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했어요. 여긴 어디까지나, 제 '꿈' 속이니까 제 시야를 보여드릴 수 있겠네요.
따스한 황금, 부드러운 주홍, 싱그러운 초록. 각자 애정과 친애, 그리고 친절의 색. 제가 바라보는 세상은, 이렇게도 선명했답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는 그들의 마음.
「현이, 우리 귀염둥이 딸! 어서 오려무나. 어디 다치지는 않았고?」 「이이는. 우리 딸이 얼마나 똘똘한데 약초 따러가서 어디 다치겠어요?」
"후흐···."
그리고, 제 부모님들. 눈이 부실 정도로, 황금빛과 주홍···. 그리고 사랑의 연분홍으로 넘실거렸던 나의 엄마, 아빠.
"그럼, 조금 빠르게 가볼게요. 그리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니까."
잠시, 아주 잠시. 아릿하고도 아련한 마음에 두 분에게 눈이 붙들렸다가, 간신히 떼어내고서는 시계열을 앞당겼어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찾아오는 비극의 그 날. 독백이 시작된다.
마을이 타올랐다.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저기서, 옛날의 내가 허겁지겁, 겨우 캐내었던 약초들도 놓아버린채 달려오는게 보였다.
이미 늦었었다. 저를 늘 예뻐해주시던 어르신도, 언젠가 멋진 사내가 되어 저에게 마음 전하겠다던 옆집 아들도, 제 아이가 아님에도 부모처럼 돌보아주었던 마을의 어른들.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못 했지만 저처럼 사랑 듬뿍 받고서 있던 아가도.
불에 그슬려서, 검에 베여서, 그리 처참하게 누워있었다.
쇳소리를 따라, 흔적을 따라 그를 거슬러올라간 장소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나의 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내 스승···, 아니. 나에게 처음으로 목줄을 건 말종이 정파 행세를 하며 산적들을, 혹은 '고용된' 누군가들을 막고 있었다.
시계열은 더욱 앞당겨진다.
나의 부모는 그 때의 비극 이후로 점차 시름시름 앓으시다 결국 먼저 가버리셨다. 봉분이 두 개 더 생겨났다. 난 '스승'의 제자로서 거두어졌다. 그 '스승'이라는 자의 눈에서는 저를 향한 음욕과 탐욕이 가득하였다.
나는 그를 애써 외면하였다. 아직 열 번째 겨울도 나지 못 한 여아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없었기에.
그럼에도, '스승'은 나를 가르치는데에 최선을 다하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를 외면했지만, 나의 '눈'은 확실하게 그의 두려움을 잡아내었다.
무얼 두려워하던 것일까.
나는 그에게서 삼재검법과 삼재심법을 익혀갔다.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건지, 나의 경지와 성취는 생각보다 쉬이 올라섰다. 다만, '스승'의 말이 내게 계속해서 목줄을 채워넣었다.
'이런 재능을 썩혔다니. 큰 죄를 저질렀구나! 너는 협행으로 이를 씻어내야만 한다.' '너의 부모들은 어쩌면 너의 그 태만과 무력함에 잃은 것일지도 모르지.' '너는 이런 재능을, 능력을 타고났으니, 더 높이 선 네가 더 낮은 이들을 위해 희생해서라도 이 그릇된 세상을 바로잡아야 한단다. 알겠니?'
나는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안다. 그럼에도, 내 마음 깊숙이 그 말들은 대못처럼 박혀들었다. 나는 어렸고, 겁에 질려있었다.
──그 모든게 악의와 거짓의 검정으로 점칠되었음에도, 나는 감히 대들지 못 하였다.
그리고, 결국. '스승'의 음심이 흘러넘쳐서, 끈적하고도 불쾌한 자주가 날 집어삼킬 듯 넘실거리던 그 날. 내가 일류에 오른 바로 그 날.
스승은 자객에게 목숨을 잃었다.
아니, 자객이 아니였다. 알 수 있었다. 보였으니까. 난 도망쳤으나, 그 모든게 '연극'이었더라도 '스승'에게 받은 은혜가 존재했다.
나는 이러한 재능을 가진 입장에서, 협을 반드시 행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었다.
목줄이였다. 나를 끌어들이기 위한. 나는 달아나던 것 멈추고, 다시 내 고향이 있었던 그 장소로 되돌아갔다. 죽어 싸늘해진 시신을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난 검을 들어올렸다.
스승을 위해 목숨을 걸고 부딫혔으나, 갓 일류가 된 나로서는 '자객으로 위장한' 일류 고수로부터 이겨낼 수 없었고, 그렇게 극적으로 나의 '주인' 되었던 자에게 구해졌다.
······그래, 그리 보이게끔 유도되었다.
이미 비틀려 망가져서, 자라나지도 못 하고 성숙하지도 못 한 내 영혼과 정신은, 더욱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읽어버렸으니까.
그 모든 극적인 '연출'들을. 자객들이 물러나며 보인 감정들을. 저를 거두어주겠다며 온화하게 미소를 짓던 '주인'에게 얼핏 보였던 거짓, 흥미, 그리고 깊었으나 순수한 악의를.
그러나, 애써 외면하였다. 난, 여전히 무력했으니까.
시계열이 더욱 앞당겨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결국에는 두 번째 비극이랄 것이 찾아왔다.
나는 '주인'의 시비로서 생활했다. 그 날 보았던 '주인'의 그 지독히도 검고,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그것들이 무색하게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인은 그저, 나에게 가르침을 주며 계속해서 '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들은 가진게 더욱 많기에 그만큼 약자들을 위하여야 한단다.' '가진 것들을 베풀고, 책임을 지고, 이끌어야만 하는게지.' '그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죽음과 비극이 흔한 이 세상에서 수행해야할 과업이란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구해내지 못 한 [모든] 이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겠지.' '우리는, <너>는 죄인이잖니.'
그래서일까, 바보처럼 안심해버렸다.
순식간이였다. 나의 '주인'으로 위장한 누군가가 독살 당했다. 위장한 그 누군가는, '주인'과 닮았던···. 저에게 늘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주던 이였다.
······.
나는 알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일곱조차 되기 이전에, 나는 내 '주인'인 자를 만났었다. 그 때, 나는 어리석게도 내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나는 불행히도, 아름다웠다. 나의 '주인' 되었던 자는, 불행히도 뱀보다도 더욱 차갑고 독하지만 아이보다도 더 순수한 악의를 가진 이였다.
그는, 단지, 나를 망가뜨리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나를 망가뜨렸다. 내 인생에 개입해서, 내 고향을 불태우고, 부모만을 간신히 살려두는 대신 독으로 앓다 죽게 만들어서 무력감을 심고, 그 모든게 내 태만 때문이라고 탓하고, 나를 죄인이라고 확신하게 하며, 세상 모든 것들이 다만 나의 탓이라고. 나의 부덕함이라고.
거짓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 날 약초를 캐지 않고 마을에 경고했더라면? 만약에 처음부터 '주인'을 간파하고 경고했더라면? 만약에 약초를 캐러 가지 않고서 대비하게 했더라면? 만약에 내가 스스로를 팔아넘겼더라면? 만약에 부모님을 중독을 알아차렸더라면? 만약에······.
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렇다면, 내 부모님도 마을의 사람들도 전부 살지 않았을까.
악인은 따로 있었지만, 나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죄책감에 얽매여졌다. 나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이 죽었다. 단지,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그들이 전부 죽어나가고 이런 웃기지도 않는 연극이 이루어졌다. 나 때문에.
거짓이기를 바랬다.
'후후후, 내 극본이 어떻더냐.' '전부 다, 너의 탓이란다.' '네가 어여뻐서, 네가 바보처럼 그런 외모를 겁 없이도 드러내고 다녀서, 네가 멍청하게도 무력해서.' '네가 너무나도 순진무구해서.' '네가 강인했다면, 네가 똑똑했다면, 이런 일 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 있었을텐데.' '그런데 너는 나약하고, 멍청하며, 순진하고, 무력해서. 그런 주제에 부주의하게도 너의 그런 재능을 드러내고 다녔구나.' '이건, 전부, 너의 탓이란다. 후후후.'
진실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를 베어넘겼다. 그리고 광적으로, 그들 말마따나 선과 협에 나 자신을 희생시켰다. 약간이라도 속죄하고자, 약간이라도, 자기만족을, 위안을 얻고자.
그렇게 나는 겁쟁이가 되었다. 나 자신을 우물에 가둬두고서, 희망 대신에 절망만을 바라보며 자기자신을 괴롭히는 것 반복하는 머저리가 되었다.
'스승'의, '주인'의 말에 따르자면.
흔한 비극이였고, 타고난 자 주제에 과분하게 슬퍼하거나 원망할 수 있을리 없었다. 내 탓이였으니까.
다시금, 중원은 걸음을 딛는다. 모든 감정은 지우고 모든 마음도 지우고. 이제는 닿는 것이 없어 단지 이 시간들이 무심하게 느껴질 때, 그때서야 류현의 세계를 바라보며 중원은 그 행동들을 살핀다.
저잣거리의 재능 없는 이에게 삼재검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쓸모 없는 행동일 뿐이다. 그러나 재능 있는 이에게 삼재검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또 다른 색을 띄게 되는 것이다. 이 긴 연극을 보며 중원이 가진 생각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이 계획이 지독히 멍청해보였고, 얕았으며, 바보같은 것이었다. 단지 어중간한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절망을 주는 것을 즐기는 고약한 취미에 걸린 것 뿐이다.
그러니 모용중원은.
"잘 했다."
지독히 무림인의 관점에서 이것을 이해하고자 했다.
"스승을 죽인 이에게 복수를 함은 옳다. 몸을 의탁한 식객이 도움을 요청받았으니 칼을 휘두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옳다. 재능과 찬란함을 가졌으니 그것을 품는 것도 이상하지 않고 옳다."
무엇이 틀린 것인가. 아이의 후회 따위는 단지 후회일 뿐이다. 진정한 후회로 이어지지 못할, 삶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지도 못할 시기의 것을 가지고 잘잘못을 논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만약 그런 것을 논할 것 같으면.
"저런 것이 잘못되었다 할 것 같거든 호랑이한테 팔 하나 간식으로 넘겨준 모용이란 놈은 병신이겠지."
스스로를 욕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세상은 이지경이다. 아름답지 못하고 더럽고 추악하다. 그러나 그런 진흙탕 속에서도 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색을 반짝거리고, 이따금 그것들을 닦아내어 제 빛을 내는 것들도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니까.
"네게 붙은 오물 따위에 눈이 따갑다고 눈을 파내겠다는 녀석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 잘못? 잘잘못? 그런 것을 따질 필요가 무엇이 있겠느냐."
중원은 손을 뻗어 류현을 가르킨다.
"너. 이미 깨닿고 있지 않느냐."
꿰뚫는다.
"그것이 네가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 그것을 속죄하며 뉘우치는 것도 네 목적이겠지. 그것이 네 잘못이 아니라면 아니겠지. 그렇다면 원한을 갚는 것이 네 목적이겠지."
중원은 그렇게 말을 마치고. 꿈 속의 바닥에 앉아 류현을 바라봤다.
"그럼에도 네가 지혜를 필요로 한다면 알려주마."
그는 이미 심지를 굳힌 채였다.
"뿌려진 씨앗은 언젠가 거두어질 것이다. 아직 네 씨앗은 발아하지 않았다. 좋은 땅에 골라 담아주는 것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네가 할 일이지. 만약 기회를 바란다면 오늘 내가 네 기연이 되어주마."
중원은 처음으로, 류현에게 꽤나 재밌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두 가지 중 고르거라. 협의 도움을 받고 싶으냐 세력의 도움을 받고 싶으냐. 협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내 요녕육협에게 네 이름을 알려주마.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새로운 네 목표를 세워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런 결말을 원치 않았다는 말이 가시가 되어 속내를 후벼파는 것 같았다. 더없이 증오스럽다. 원치 않았다는 것은 이렇게 되지 않으리라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것이 아닌가! 당신은 대체 나를 어떻게 바라본 걸까? 재하는 툭 끊겨버린 목우木友가 된 듯 무너지는 정신 사이로 선명한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끔찍하지만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이 더 비참했다. 고작 두 번째로 단정 지어지는, 대체품의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다시금 새기고 도망치자 다짐할 때였다.
"─!"
뒷머리가 잡히기 무섭게 재하는 손톱을 세워 당신의 어깨를 붙들었다. 입 맞추기가 무섭게 손톱이 거세게 파고들고자 했으니, 부채가 떨어지는 것도 몰랐다. 머리카락이 잡히던 날이 떠올랐던 탓이니, 뇌리에 각인된 본능을 이길 수단은 없으리라 믿었다. 처음에는 밀어내고자 어떻게든 반항했지만 빌어먹게 약해 빠진 몸뚱이는 점차 반항도 못 하고 놓아달라는 듯 앙칼진 비음만 내게 되었다.
비릿한 향이 입을 가득 채운다.
가장 처음 시작된 기억에서 느꼈던 부패하여 손에 달라붙는 살점과 잘못 건드려 흐르던 썩어버린 피와는 다르고, 전쟁터에서 흠뻑 뒤집어 쓴 비구니의 피와도 다르다. 정적이 토해내어 뺨에 묻었던 피와도 달랐다. 핏덩이가 입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고기 한 점 제대로 먹지 못하던 존재에게 있어 치가 떨릴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다. 그러나 어딘가 다르다. 역한 것인가, 끔찍한 건가? 불현듯 스치는 의문과 함께 재하의 손아귀에서 점차 힘이 빠져갔다. 피비린내가 난다. 여전히 피비린내가 나지만 정신은 다른 곳으로 한 걸음씩 이끌리고 있었다.
아, 당신은 이런 새로운 것을 품고 있구나.
어느덧 재하는 당신을 받아내고 있었다. 더는 반항하지도 않고, 죽일 듯 앙칼지게 목에서 긁어내던 비음은 잦아들었다. 질척한 소리 너머로 이따금 뱉지 못한 숨 삼켜내다 저도 모르게 뱉어버리는 꿀 바른 듯한 소리만 들린다. 재하는 바르르 떨리던 속눈썹을 내려 눈꺼풀을 덮어 감았다. 조금 더 깊숙하게 당신을 탐해보고 싶었다. 단순히 내상을 입어 토해낸 피가 아니라 조금 더 신선했으면 좋겠다. 살점 하나부터 시작해서 혈관을 흐르는 피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의 입술을 아프지 않게 살포시 깨물다가도 놓을 적엔 아쉬움까지 묻어난다. ……이렇게 생각하니 자신이 상처 입힌 당신은 지독히도 아름다웠던 것 같다. 손톱을 세운 손 하나가 목 주변을 더듬다가도 벌어졌던 가슴팍에 올라선다. 여기였지, 분명. 여기를 깊숙히 갈라보면 또 어떨까, 당신은 어떤 표정일까, 당신을 소유할 수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 안을 헤집고 싶다. 갈비뼈를 부수고 그 안의 심장을 꺼내어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니, 삼키면 내 것이 되는 걸까.
무아지경에 빠졌던 순간은 샛붉은 실과 함께 진득하게 이어지다 툭 끊겨버리고, 재하는 그제야 달뜬 숨 뽀얗게 몰아쉬더니 반쯤 풀린 눈으로 당신을 마주했다. 노기 서렸던 것은 사라졌으나 다른 무언가가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토록 부정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 애정이었다.
"……."
품에 푹 안길 적 재하는 손가락을 움찔 떨었다. 피비린내가 짙다. 이전에도 이리 안긴 적이 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품에 있기에 더 확실하게 와닿는 목소리가 이전과는 다른 희열을 품게 만들었다. 버리지 않겠노라 약조하는 목소리가, 사랑을 나열하며 속삭이는 순간이 벼락같이 꽂혔다면 끝내 당신이 매달리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이전에 자신이 이리 매달렸던 순간, 당신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재하의 속눈썹이 천천히 위로 뜨이더니, 제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도련님, 지원아."
사근사근 속삭이는 목소리는 아직도 숨이 부족한지 바르르 떨리는 숨을 한껏 들이마시고 뱉고 나서야 다른 단어를 덧붙일 수 있었다. 재하는 더듬거리던 손길을 쭉 뻗어 당신을 마주 안으려 하면서도 어떻게든 눈을 굴려 당신의 시야를 찾고자 애썼다. 다급함이 전신을 채우자 눈길은 더욱 바빠졌고, 몸도 가늘게 떨려왔다.
"나, 나 아직도 사랑해?"
대답을 듣지 않았지만 이미 눈은 황홀경에 젖었다. 긴 접문 탓에 피범벅이 된 입가와 엉망이 되어 녹기 시작한 먹은 그 아름다움을 흐트러지게 만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재하를 하나의 요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리따운 미소가 가늘게 휘어진다. 당신에게 목줄 채웠음을 깨달은 덕분이다.
"나는, 옥아는, 아, 아직 화가 다 풀린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묵인할 만큼 소마는 상공을 무엇보다 연모하고, 마음에 품고 있사와요…… 상공이, 도련님이 아니면 아니 되어요. 그러니까 어서 옥아에게 속삭여주시어요. 표현해주시어요. 네에?"
이번엔 내가 이겼다. 이제 동등하게 목줄을 쥐었으니,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 사랑한다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기묘한 확신이 몸을 따스히 채웠다.
어쩌면 좋아. 나 이 사람 좋아하는구나! 미치도록 좋아하는구나. 이젠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 당신은 그 족속들과는 다르다. 나를 사랑해주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당신을 뺏기고 싶지 않다. 죽는 것 두렵다 했지? 당신의 목줄을 잡았으니 이걸 이용해서라도 어떻게든 가지고 말 것이다…….
지원주 푸욱 주무셔용... 진짜 광기라고 해주시니 극찬일 따름...😇 상판에서 보기 힘든 미친사랑캐를 사랑하는 무언가와 늘 함께 해주시니 이 재빡대가리주 어찌 기쁘지 않겠사와용...
하아아아 혜연이도 진짜 넘 맛있다 혀 내밀고 웃는다는 그 단락에서 심장이 쿵쿵 뛰어용 언니 울려도 좋다는 그 부분에서 사람이 미치는 거야 진짜루다가
(송뭐시기 봄) 얘는 뭐 기연 써서 제일상마전 폴인럽했어도 멘재하처럼 정병 있기 보다는 화경 달았단 소식에 오라방 너무 멋있어-!! 교좌 오를 거예요? 오를 수 있을 거야 그치만 일단 지금 안아줘 기쁨은 다같이 누려야 한댔어요 잉힝힝 소매 포닥포닥 이랬을 것 같아서 말을 아끼는 거예용🤦♀️
나는, 그 말에서 비로소 위안이라는 것읏 찾았다. 다만, 옛적에도 깨달았으나 그 한 발자국을 내디딜 용기 한 조각이 부족했다.
그랬기에, 나는···.
검을 빼들었다. 검을 들어서, 제 과거를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대답을 대신하는 것처럼. 여전히 저를 묶어두고 있는 사슬들을 베어갔다.
[삼재심법 - 검기상인] [삼재심법 - 횡베기, 종베기, 극점격, 중단세]
처음으로는, 제가 기억하고 있는 타자들의 죽음을 베어냈다. 충분히 슬퍼하였고, 충분히 그들을 기렸기에 나는 그 의무를 다하였다. 철그렁, 무겁게도 울리는 쇳소리가 그리도 상쾌하였다.
두 번째로는, 세상에 관한 나의 연민과 좁은 식견을 베어내었다. 세상은 넓고, 비극만큼 또 절망만큼 행복과 희망 마저도 도처에서 찾을 수 있음을 난 안다. 철그렁, 두 번째 쇠사슬 뭉치가 바스라진다.
세 번째로는, 나는 내 스승이였던, 주인이였던 이의 그릇되게 심어진 강박들을 배어내었다. 그래, 내게는 타고나는 것이 있었겠으나 그것이 나의 죄 되지는 못 한다. 그 누구라도 나기를 초인으로서, 철인으로서 나지 못 하기에. 타고남을 검으류 승화시키는 것엔 시간과 장인이 필요하기에. 깊이 새겨진 낙인들이 부숴지는 사슬과 함께 아물어간다.
네 번째로는, 나는 나의 과거, 고향을 베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기리면서, 나의 부모님에게 작별을 고함으로 드디어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카라라랑-. 요란스럽게 모든 사슬들이 무너져내리고, 또 바스라졌다.
여전히, 나는 미숙하겠지만···. 매몰되지는 않으리라.
기준이 없어 휘둘리고 광기로 가득했던 마음을 베어내고, 그 위에 기준을 새웠다. 아직은 어설프고 무르지만, 그것은 차차 해결할 수 있겠지.
그대로 다시 한 바퀴를 빙글 돌아서서 당신을, 나의 새 스승님을 바라보며, 나는 마지막으로 길고 치렁치렁했던 내 머리카락을 과거에 작별을 고하면서 베어낸 후 계수배를 올렸다.
뭐 적당히 죽지 않을 정도로 겁을 줬으니 이제는 슬슬 추격을 멈출거라 생각한 야견. 그러나 즐거운 오산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주인장은 손에 든 식칼, 잘 갈아져 있으나 아무런 특이한 점이라고는 없는 그저 식칼로 자신의 공격을 튕겨내는 것이 아닌가. 표정을 보아하니 의도한건 아닌 것 같은데. 몸에 배일 정도로 연습한 거라, 그건가.
“허어, 오늘은 돈이 없어서 나중에, 언젠가. 아마도 값을 치르려 했는데....”
나름대로 값을 치러줄 필요가 있겠다. 맛있는 음식도 맘에 들었는데, 주인장도 꽤나 재밌는 사람이다. 돈이 없으니 자신이 가진 가장 값진 걸로 대금을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쥔다. 자신이 지닌 가장 값진 것은 이것이니까. 물론 이러한 가격 책정에 주인장의 의견은 감안되어 있지
“어디선가 본 검술인데! 교인들은 다들 그거 익히고 다니나!”
야견은 계속해서 비도를 던진다. 내공이나 기술은 섞여 있지 않다. 말하자면 견제타겠지. 좀 더 각오를 한다면 거리를 더욱 좁히는 것도 가능하리라.
【 용유공 】 화산華山에는 용들이 승천하는 길이 있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한 때 선계와 인세가 교류를 하던 시절, 많은 용들이 이 길을 타고 유영하며 두 세상을 자유로이 넘나들었습니다. 화산파의 선배들은 그런 용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무공을 창안하였으니, 화산파의 제자들이 익히는 용유공으로 탄생했습니다. 용유공은 용들이 하늘을 노니는 모습처럼 때로는 격렬한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공부를 담고 있습니다.
야견은 식칼로 자신의 비도를 능숙하게 튕겨내는 리현을 보며, 그리 읊조린다. 수비에 익숙하다는 것을 돌려말하는 모양이지. 음, 적당히 떨쳐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슬슬 재미가 붙는다. 이왕 이리 된 것. 조금만 더 있어보자. 어쩌면 음식보다 더 좋은 솜씨를 구경할 수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그럼 시끄러운 진상 퇴치 쪽은 어떠실까나 주인장?”
야견은 그리 말하며 남은 비도를 대충 공중에 던져버리고는 갑작스래 멈춰선다. 그 직후 몸을 굽혀 땅을 주먹으로 때리자, 가벼운 지진이 일대에 인다. 일류 무림인이라면 이런 흔들림에 대응하는건 어렵지 않겠지. 다만, 야견은 그 대응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리현에게 한발짝 다가간다. 그러나 아직 타격이 들어가기는 조금은 먼 간격. 하지만 기묘하게도 야견이 위에서 아래로 주먹을 올리자, 리현이 든 칼등이 주먹을 맞은 듯 크게 울린다. 비도보다는 훨씬 무거운 충격. 그러나 행동은 과할 정도로 크다. 공격을 유도하고 있는 것일까.
"병약한 안색으로 한 풀 꺾이는게 당연한게 미색이라는 것이나, 그 창백함 마저 마치 외롭고도 고고히 절벽에서 피어난 한 떨기의 꽃과 같았더라. 언제 져물지, 언제 꺾일지 모를 위태로움과 함께 억센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처연함이 같이 엿보였으니──. 성격 나쁜 이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 손으로 꺾으려 들지 모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