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면상 조금 갈려도 인첨공 과학기술 수준을 보면 말끔히 치료받지 않을까? 아지 에임이 아무리 구져도 죄책감 따위 하나도 가질 필요 없다고 오너는 생각한다. 품 안의 고양이는 대충 안긴 것이 불만스러웠는지 고개 빼꼼 내민 채 아지 쪽을 가만 바라보고 있다. 캣닢 향에 여전히 미련 품은듯 하다.
[와] [진짜 못생겼다]
못생겼단 말도 거리낌 없이 해버리는 것이 아지의 귀여운 배려에 확 대비된다. 그 와중에 카오티콘은 마음에 들었는지, 하트 모양 리액트가 아지의 문자 밑에 퐁실 떠오른다. 살살 웃으며 그걸 꾹 눌러 저장하려다, 숨 들이쉬는 소리에 문득 아지 쪽을 돌아본다. 왜 보는지 모르겠는다는 얼떨떨한 무표정이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눈 휘어 웃어준다.
[고마워 ༼;´༎ຶ ༎ຶ༽] [고등학교 올라와서 말 놓은건 아지가 처음이다?]
질문에는 불확실할 여지 남기기 꺼려하는 성향 탓인지, 그 후 뭐가 잔뜩 온다 (그와중에 카오티콘 훔친 티 대놓고 낸다.)
[응, 존대 해. 어릴땐 그래도 동갑내기한텐 반말 썼는데 언젠가부터 부모님이 이런 부분에 엄해지시더라. 그래서 이렇게 버릇 굳었어] [말 너무 잘 듣는 티 냈나? ㅋㅋ] [초면이면 존대 쓰는데다 말도 내가 먼저 놓자고 안 해버릇해서 말 놓은 친구들 중학교때 애들밖에 없을걸] [나도 아지한테 궁금한거 있는데. 머리 어쩌다 그렇게 길어졌어?]
수업을 듣다가도 그런 소리로 사르르 웃는 아지였다. 아지는 오늘 하루종일 신이 나 있었다. 걱정했던 일(블랙 크로우와의 결전)도 크게 다친 사람이 많지 않은 정도로 다행스럽게 끝이 났고 무엇보다 오늘 저지먼트 1학년 단톡에 다같이 영화를 보자고 해두었기 때문이다. 잠시나마 숨 돌릴 틈은 될 터였다.
수업이 일찍 끝이 나 간식을 사 가지고 부실에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들뜬 기분에 너무 많이 사 버린 것이다. 대형마트 카트에 반쯤 가득 찰 정도였으니 마트 직원이 어떻게 가져갈 거냐고 걱정할 만도 했다.
"이럴 때는 아빠 찬스~"
그리고 칩으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사이좋게 차를 타고 왔지만 부실로 간식들을 가지고 가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아빠의 도움을 받아 학교 건물까지 간식들을 가지고 오긴 했지만 부실까지 부탁하는 것은 미안하기도 하고 외부인이기도 하여, 커다란 봉다리를 양손 가득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다... 다 왔다아아"
목에 걸고 있는 코뿔소 카드를 겨우 부실 문에 인식시킨 아지가 부실 문이 열리자마자 부실로 쏟아지듯이 끌려들어온다. 잘 보면 아지는 양손 뿐 아니라 목에도 장바구니를 걸고 있고 거기에도 간식이 가득 담겨 있다.
3학년이 되자마자 마주친 인첨공의 어둠. 한양은 게임 마지막 분기에서 드디어 중간보스를 본 느낌이겠다. 중학생 때까지 합하면 경력만 대략 5년이니깐. 신입생들에게는.. 시작하자마자 보스를 본 것이군. 그래도 어느정도 끝나지 않았는가?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잠시동안의 평화는 누릴 수 있었다.
여유롭다. 물론 부원들만 말이야. 나는... 일해야지. 사실 블랙크로우와의 결전기간 동안은 일에서 손을 뗐다.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으니깐 말이야. 평시의 행정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어. 그렇다고 일이 사라지나? 아니..쌓이고 쌓이다가 밀리는 거지. 그럼 이거는 언제 해? 결전이 끝난 다음부터 해야지.
"하..씨이...블랙크로우 이 개새.. 일이 엄청 밀렸네. 얘네들 구치소에서 이 일 좀 대신 시켜야 돼. "
부실에서 혼자서 일을 하는 서한양. 책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서류철이 쌓여 있다. 속으로 일을 밀리게 만든 블랙크로우를 욕하며 키보드를 치고 있었다. 혼자서 불을 끄고, 스탠드만 킨 채로 말이다.
그러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인지 목소리를 들어보니, 한아지였다. 아무도 안 왔겠지라는 말을 들어보아, 부실에서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당연히 불을 껐으니깐 그랬겠지. 모습을 보니..우와.. 삼도류도 아니고.. 양손과 목에 과자가 가득 담긴 봉지를 들고 왔었다. 뭘 할려고 산 거지? 저 정도 양이면 단체로 먹을 양인데. 단체로 파티라도 하려는 건가. 내 귀에는 안 들리는 걸로 보아, 학년들끼리의 친목회인가.
그야 당연히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그런데도 성운이 굳이 은신처의 주소를 불러준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성운이 아는 범위 내에선 은신처가 더 가까웠고(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다가 사고를 막은 참이다), 둘째는 수경이 텔레포터인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수경이 텔레포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성운은 굳이 또 병원에 데려다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이미 은신처까지 온 것을 굳이 후배를 두 번 고생시키는 모습을 만들기 싫은 것도 있고, 인첨공의 의료공학이 워낙에 발달되어있다 보니 굳이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단순염좌 정도는 개인이 상비약품으로 치료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말 진료는 진료비에 할증 붙으니까요······.”
어찌됐건, 보잘것없이 작은 몸뚱아리라도 일단 살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급하면 할증 좀 붙어도 병원을 가는 게 맞다만, 발목 삐끗한 정도로는 할증금을 내기 싫었던 것이다. 최근에 집을 꾸미느라 다람쥐 곳간마냥 차곡차곡 모아놨던 돈들이 사라지기도 했고.
“무슨 말씀을요,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데─” 하며 부목을 마저 비끄러맨 성운은, 수경이 다시 자리에 앉자 눈을 깜빡이며 “혹시 제가 뭐 더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하고 덧붙여오다가 “그렇지, 좀 있다 식사하려던 참이었는데, 후배님도 한 그릇 먹고 가실래요?” 하고 물어온다.
링거를 맞은 자리에 멍이 들었다. 리라는 바늘이 꽂혀있던 팔을 노려보다가 얇은 가디건을 걸쳐서 그것을 가린다. 시선을 돌리면 새롭게 받아온 반투명한 약봉투 속 알약들이 바로 눈에 밟힌다. 리라는 길게 이어진 봉투를 들어올렸다. 친절하게 종류와 용량까지 써서 1회분씩 나눠담아 줬다.
"하아."
약통 버리지 말 걸, 그깟 성질을 못 이겨서. 그렇게 생각하고 겉옷 안주머니를 뒤져보는데—
"어?"
편지가 없다. 뒤적거리는 것으로 시작한 수색은 곧 모든 주머니와 가방을 완전히 뒤집고 나서야 끝이 난다.
"뭐지? 잃어버렸나?"
그럴 리가 없는데. 우리가 아무리 난전을 겪었다지만 안주머니에는 지퍼도 달려 있고, 일부러 꺼내지 않는 이상 흘릴 수가 없는 위치다. 리라는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은 혜우의 손길과 청윤의 목소리를 더듬어 가며 병원에 도착한 이후의 상황을 가만히 곱씹으려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헛수고였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혹시 보내고 까먹었나?"
요즘 자주 깜빡깜빡 하니까 정말 그럴 수도 있다. 돈 될 만한 물건들이 손 탄 흔적 하나 없이 멀쩡한 걸 보면 도둑맞은 것도 아닌 거 같고, 애초에 편지 따위를 왜 훔치겠는가. 그럼 결국 가능성은 둘로 좁혀진다. 잃어버렸거나 보내놓고 잊었거나.
"정신을 어디다 놓고 다니는 거야~ 아, 정말. 다시 써야..."
새 편지지를 꺼내놓고 펜을 든 손이 문득 멈춘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정말 충분한가?
몇 시간 뒤, 새 종이 위에는 휘갈겼다 밑줄 그어 지워진 글 몇 자와 편지지와 같은 색상의 고양이 모양 단추 여러 개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