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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은 샹그릴라 시설을 파괴하고 있는 한양을 도우려다가, 자신의 능력으로는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부상자들을 후송하기로 했다. 성운은 아지, 혜성 등 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인원들을 바라보며 연산을 실시했다. 강한 힘은 낼 수 없고, 오히려 너무 가볍게 만들면 그것도 곤란할 것 같기에 체중을 3분의 1 정도로 깎았다. 이 정도면 후송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아마 한두 시간 정도는 이렇게 가벼워진 상태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를 확실히 파괴하려면, 단순한 물리력뿐이 아니라 불이 필요할 것 같다. 류화가 있었으나 성운은 아직 류화를 몰랐기에, 저지먼트 부원들 중 파이로키네시스 능력자가 있으려나? 하고 내심 의문을 가지면서도 또한 생각나는 것이 리라였다. 리라의 능력이 불에 약하다는 것은 들었으나, 오히려 그래서 불을 잘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성운은 지하에서 위로, 지친 몸을 이끌고 바삐 올라왔다. 그러고 보니 바깥의 전투는 어떻게 된 걸까? 디스트로이어가 전투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겼다는─
그때, 성운의 눈에 가장 먼저 띄인 것이 비틀거리며 현장을 이탈하고 있던 리라였다.
“리라야······!”
성운의 발이 거대한 크레이터를 가로질러, 리라에게로 종종 달려갔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크록스만 덜렁 신은 발이 미끄러져 한바탕 쓰러졌다가, 튕기듯이 일어나 다시 리라를 향해 달려간다.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와 디스트로이어와 격전이 벌어졌을 곳으로 가보니 여기도 이미 상황 끝난 듯 조용했다. 쓰러진 저지먼트 부원들과 멀어지는 디스트로이어의 뒷모습이 보였다.
혹시 모르니 안을 슥슥 둘러보곤 안전하다 판단되자 얼른 크레이터 쪽으로 접근했다. 이제는 능숙하게 은우와 월, 리라와 정하의 몸에 회복을 걸어주었다. 덤으로 디스트로이어도.
2위인 플레어에게 행동한 결과 퍼스트 클래스에게 뭔가 해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상전을 치른 모두에게 지혈과 혈관 및 근세포 수복, 피부 회복과 피로 감소를 연달아 시전하고 디스트로이어를 제외한 한 명 한 명 직접 다가가서 상태를 살폈다.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혹시 사지 중 결손된 부분은 없는지 등. 있다면 집중적으로 회복을 걸어주었을 터였다.
물론 정하에게도 조심히 다가가 부상의 여부를 살펴보았다. 눈에 띄지 않는 부상까지 낫도록 회복을 걸어주고, 흐트러진 녹색 머리카락을 살짝 정돈해주었다.
은우와 월과 정하의 자세를 가능한 편안하게 고쳐놓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조용히 멀어지는 뒷모습이 보였다.
위태롭게 흩날리는 하얀 머리카락.
냉큼 일어나서 그 뒤를 쫓았다. 다치지도, 지치지도 않았으니 부상자 한 명 쫓아가서 어렵지 않았다.
손이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서 팔을 붙잡아 멈추게 하고 그대로 이끌어 복도의 빈 방 중 아무 곳이나 들어가려 했다. 끌고 가거나 밀어 넣거나, 완력을 써가면서 리라를 데려가려 했다. 그리고 방 문을 닫고 말없이 내 집업을 벗어 리라 머리 위로 씌우려 하고 그대로 시각와 청각을 차단하듯 안아주려고 했다.
싸움이 끝나고, 청윤은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벽에 기대 걸어나갔다. 위쪽의 싸움은 어떻게 된건지 확인해야 했다. 상체는 아직도 화끈거렸고, 충격을 받은 몸도 그렇게 좋진 않았다. 정확힌 체력이 다 빠져버렸다. 그래도 확인해야 했다. 동월이, 정하, 은우 선배.. 그리고 리라까지. 지상으로 올라가보니 디스트로이어는 온데간데 없고 모두 쓰러진 현장이 눈에 잡혔다. 넘어지듯 달려나간 청윤은 진짜로 넘어져선 모두의 상태를 살폈다. 일단 치료는 된 듯 했지만 모두는 아니었다. 리라는 보이지 않았다. 넘어지면서 손과 무릎이 까져서 피가 흐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청윤이는 리라를 찾았다.
"리라야.. 리라야! 어디있는거야! 괜찮은거야? 리라야!"
이미 리라의 뒤는 혜우와 성운이가 쫓고 있다는 것은 모른채 청윤은 혼자 공허하게 현장에서 리라를 부르고 있을 뿐이었다.
성운은 샹그릴라 시설을 파괴하고 있는 한양을 도우려다가, 자신의 능력으로는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부상자들을 후송하기로 했다. 성운은 아지, 혜성 등 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인원들을 바라보며 연산을 실시했다. 강한 힘은 낼 수 없고, 오히려 너무 가볍게 만들면 그것도 곤란할 것 같기에 체중을 3분의 1 정도로 깎았다. 이 정도면 후송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 아마 한두 시간 정도는 이렇게 가벼워진 상태로 있을 것이다.
성운은 철현 선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지당하신 말씀이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까 다른 후배님이 컴퓨터를 조작해서 뭔가 자료를 챙기시던데, 그 자료도 빠짐없이 다 챙겨가요.”
“블랙 크로우의 뒤에서 샹그릴라 사태를 주도한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사람들한테도 그 자료가 다 있을 텐데, 그쪽은 알고 있는 것을 우리만 모른다면 불공평하잖아요?”
“이 끔찍한 약, 샘플을 조금 챙기고, 데이터까지 해서 모두······ 천호 박사님께 넘겨드려요.”
한양의 손에 파괴되고 있는 현장에서, 성운은 파괴되지 않은 샹그릴라-P를 샘플로 챙기려고 했다.
손을 내밀었지만 반응이 없는 혜성을 살피려 고갤 숙인 랑은, 혜성이 의식을 잃은 상태임을 확인하고 머리를 긁적이다가 어찌어찌 등에 업었다. 물론 의식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흐느적거려서... 입고 있던 스카잔을 벗어 받치고 소매를 앞으러 둘러 꽉 맨 상태에 양 팔을 어깨 너머로 넘겨 걸었다
"후우...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간다니까."
그리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혜성과 비슷한 상태인 듯한 아지를 발견하고 다가가 한쪽 팔을 붙잡아 일으키려고 했다.
"일어나, 가야지 이제."
그러나 흐물거리는 모양새를 보곤 이 녀석도 걸어가긴 글렀군, 중얼거리며 아지를 안아들었다. 그러니까 등에 혜성을 업고 아지를 안은 상태... 아지를 한쪽 팔로 감싸 단단히 붙잡고는, 랑은 나머지 사람들을 보며 이야기했다.
도망치던 리더가 제압되면 이제 마무리만 남은 것이었다. 기계를 향해 다가가던 류화는 철현의 말에 멈춰 선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무어라 반문하려 입을 방싯거리다가 그냥 다문다. 여기서 말로 싸우고 있을 이유가 없다. 류화는 기계를 바라본다. 강한 불로, 모든 것을 정화하며 파괴시키려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