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21115>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43 :: 1001

하란주◆tAmEvu6UqY

2023-11-29 01:52:24 - 2023-12-03 00:11:13

0 하란주◆tAmEvu6UqY (Jb5/ennXzM)

2023-11-29 (水) 01:52:24

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02072/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912 재하 - 중원 (1a1FJb5BvA)

2023-12-02 (파란날) 03:52:10

사무치게 춥다. 신강도 어지간히 추운 곳이라지만 메마른 숲은 들어오는 바람조차 막지 않고 앙상한 가지로 길 터주니, 여실하게 맞는 바람에 몸이 바르르 떨렸다. 하지만 지금의 떨림은 격이 달랐다. 험난한 강호에서는 추위 따위가 감히 발을 내밀며 위세를 떨칠 수가 없었다. 강자 앞에서 추위를 느끼는 존재가 있을 리가! 압도적인 힘 앞에서 경계하기도 잠시, 재하는 새하얀 속눈썹을 위로 높이 치들었다. 대검 든 자그마한 아이라는 점에서 놀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아는 점 때문이다.

"……."

이토록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나날이 또 올 줄은 몰랐는데. 앳된 목소리에서 흐르는 단어가 자신과 연이 있음을 알리자 머리가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려 들었다. 요녕에서 자신을 아는 사람은 하나 뿐이다. 눈앞의 아이가 생각하는 사람과 일치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까만 눈 마주했을 적, 재하는 부채를 든 손을 바르르 떨 수밖에 없었다. 당황. 그 외엔 없는 익숙한 그 눈동자. 느리게 한 걸음 디딜 적이면 재하는 한 발을 뒤로 슥 밀었고, 이내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내가 그럴 리가 없는데.

당신을 원망할 리가 없다. 덜컥 온정에 기대버린 제 잘못이 더 큰데 어찌 남을 탓하겠는가? 당신을 원망한 것이 있노라면 그때 자신을 더 강하게 내치고 이 빌어먹을 삶과 연을 끝냈더라면 하는 마음이다. 이마저도 이기심에 불과한 추악한 마음이라 재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깨문 입술만 파르르 떨었다. 한 걸음 더 뒤로 다가섰으나 얕은 물이 발 근처를 적시려 들어 더 가지 못하였으니, 재하는 당신의 모습을 온전히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무방비함 그 자체였으나 쉬이 믿을 수 없었다. 저 무방비한 모습으로 어떤 말을 쏟을지, 그 말에 제가 갈갈이 찢을까 두려운 탓이었다. 당신은 그 모습으로 나를 증오할까, 역겹다 할까, 사악한 마두라 손가락질할까? 그렇게 자신을 내쳐버릴까! 너절하게 찢기느니 차라리 칼에 맞아 죽는 것이 더 나을 텐데……. 한계에 몰렸던 정신은 이치를 흐리게 하고 목표를 뒷전으로 두게 만들었으나, 삽시간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소마에게 그리 말씀하시어요."

상상과 꿈 속의 당신에게선 들을 수 없을 거라 스스로 못박던 단어가 현실에 존재하니, 자신을 단박에 붙잡아 끌고온 탓이다. 재하는 더듬더듬 입술을 뗐다. 더는 소생이라고 부를 수 없는 제 삶을 알아 가장 입에 잘 붙는 단어를 뱉게 된다. 속여봤자 스스로를 드러내 패로 쓰였음을 안다.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해왔으나,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모용세가의 소가주. 그러나 당신의 내막을 알고도, 재하는 여전히 당신을 탓하고 원망할 만한 사람이 못 됐다.

"그간 속인 것은 소마였사온데, 간악한 마두에게 어찌 미안하다는 말을 쉬이 뱉으시는지요……."

원망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재하는 겨누던 부채를 든 팔을 어디에 둘 지 몰라 차마 내려두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전 같았으면 큰 키에 가려져 표정을 가릴 수 있겠으나 지금은 당신이 더 작아 온전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음방이라도 눈물 쏟아질 듯한 만고의 슬픔 담긴 눈에서 출처 모를 안도감과 내쳐질까 싶은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기대하면 안 된다는 체념과 스스로를 향한 불신이 한꺼번에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소마를 원망하셔야지요. 정사의 통합을 파국을 내어버렸다며 증오하셔야지요…… 어찌, 어찌, 형, 아, 아니, 대, 대협께서 미안하다 하시냔 말이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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