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눈 감기 전, 마지막으로 본 건 시커먼 아스팔트 위로 번지는 새빨간 피웅덩이였다. 그리고 잠시 세상이 암전됐다.
...그 다음에 눈을 뜨자 단박에 희고 낯선 천장이 시야에 가득 채워졌다. 거기다 밝은 조명까지 더해지니 잠시 눈을 찌푸려야 했다. 너무 밝다고 속으로 투덜대며 혀를 차는데, 누가 옆에서 말을 걸었다.
"오, 깼냐. 난 또 죽은 줄."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얄미운 연구원의 목소리였다. 눈만 휙 굴려 옆을 보자 침대 옆에 그가 서 있었다. 입에는 불 안 붙인 담배를 물고 짜증나게 히죽이는 얼굴을 하고서.
"안심해라. 네가 구한 애기가 도중에 능력을 썼는지 사고에 비해 큰 부상은 없다더라. 피가 너무 나서 수혈은 했지만. 그 애기는 무사해. 긁힌 상처도 하나 없대."
내가 째려보거나 말거나 그는 이 말 저 말 주절주절 쏟아내었다.
...어차피 물어볼 말이었으니 상관없나.
들은 건 다 듣고 나서 됐다는 의미로 고개를 돌리자 어휴 저 싸가지, 하는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어쩌라고.
"여태 기다렸더니 저 하는 꼴 보소. 됐다. 담배나 한 대 태우고 온다. 탈주하면 연구소에 집어넣을 거니까 얌전히 있어."
그 말을 남기고 그는 나갔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병실 안은 고요했다. 잠시 천장을 보다가 피로가 몰려와 눈을 감았다.
아주 잠깐 선잠에 들었을 무렵, 아지가 병실 문을 열었다. 병실은 1인실로 내가 누운 침대 말고 다른 침대도 환자도 없었다. 의료기기의 기계음과 가습기의 희미한 소음 외에는 별다른 소리도 없는 병실이었으나 아지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뭐냐. 여기 면회 사절인데."
돌아보면 키가 큰 구리빛 피부의 남자가 의사 가운에 손을 꽂고 아지를 보고 있었다. 그는 보라색 눈동자로 아지를 위아래 훑어보곤 아,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목화고에서 왔냐? 그럼 괜찮지. 자자, 얼른 들어가 봐. 우물쭈물대다간 면회 시간 끝난다."
그는 일방적으로 떠들고 일방적으로 판단하더니 병실 문을 활짝 열고 아지의 등을 떠밀어주려고 했다. 떠밀리지 않았어도 문이 이미 확 열렸을 테니 들어가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지 않았을까. 그래놓고 그는 아지를 두고 홀랑 가버렸다. 나는 그 소란 아닌 소란에 선잠에서 깨어 병실 문 쪽을 보게 되었다.
"...시끄ㄹ..."
목이 잠겨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다 작게 마른 기침을 내뱉었다. 듣기에 힘겹게 기침을 하고, 방문객이 누군지 보려고 눈을 깜빡였다. 갓 뜬 눈에 흐릿한 시야가 아지를 알아보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탓이었다.
아지가 엉뚱한 생각에 빠져있을 즈음, 경진은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는다는 것만 확실히 해 주었다. 아지는 적어도 경진의 시점에선 (그리고 공설로도) 확신의 귀염상인데, 제 입으로 미인이란 소리 몇번 못 들어봤다니, 둔한걸까 그냥 알면서 외모 칭찬 듣고싶어 밑밥 까는 걸까 짧게 의구심을 품었다.
“알러지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경진은 안도했는지 표정이 조금이나마 풀어졌다. 그러고선 지 혼자 괴상하게 지었던 결론에 뒤늦게 수치심이 들었는지, 미안해진 양 조금 낮춰진 목소리로 본래 목적보단 질문에 가까운 사과를 해 왔다. “내가 혼자 급발진 했네, 아까부터 계속 놀래켜서 어쩌죠.”
눈가를 누른 것을 보고 “제가 비비지 말랬죠?” 라며 가벼운 핀잔을 했을지언정, 아지가 자릴 뜨고 조금 떨어진 나무 뒤에 착 붙어 숨는건 막지 않았다. 바닥만 보고 있던 아지를 가만 보다, 무언의 부탁으로 받아들였는지 곧 고양이 두마리 안은 채로 다른 곳으로 가려 몸을 돌려 기숙사 뒤편으로 향하려 했다. 곧 후드티 주머니의 진동음에 발걸음 두번 내딛지도 못하고 멈춰섰지만.
경진이 고양이 두마리 가슴 쪽으로 뉘여 중심잡고 주머니를 뒤적일때 한마리는 몸뚱이 비집고 품에서 탈출해, 아지에게 관심을 잃었는지 알아서 딴 곳으로 떠나 가버렸다. 남은 한마리는 여전히 경진의 품에서 아지 쪽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가도, 경진이 아지를 의식하고 아지 쪽으로 등을 돌려 고양이의 모습을 아예 숨겼다. 그러고선 구시대놈 마냥 서마터폰 자판을 눌렀다.
[보이면 좋아하는데] [엄청 좋아하진 않아요] [한 마리 보냈으니 얘만 어루고 달래면 돼요] [혹시 급히 들어가봐야 해요?]
키 큰 남자가 면회를 막으려 하는 줄 알았지만 다행히 들여보내주려는가 보다. 등을 밀어주니 밀리는 대로 들어와버린 아지다. 복장을 떠올려보며 의사 선생님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방 안을 둘러보면 다른 사람 없이 혜우의 1인실인가 보다. 금방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온다.
"혜우..."
종종걸음으로 침대 가까이에 다가가는 것이다. 시끄럽다고 한 것 같아서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말한다.
아무리 수색을 해도 단서는 커녕 오히려 멀어지는 느낌이라, 그정도면 역시 걱정보다는 고민이라는 말이 더 들어맞으려나 싶을까? 어쩌면 그렇기에 당신은 지금껏 계속해서 괴이 속을 헤집으며 다치고 고통받는 것을 반복했을런지도 모른다.
물론 그건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로 와닿을 수도 있고, 다른 이들에겐 걱정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찾게 되는 것이라면 혹은 깨닫게 되는 것이라면 자연스레 납득하게 될 것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해도 그런 일들은 얼마든지 벌어질텐데 괴이라면? 아마 더 혼란스러울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의 그런 이야기를 괴이부의 부원이 아닌 평범한 학생내지 저지먼트 부원으로서 들었다면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아마 곧장 이해는 한대도 오롯이 받아들이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을지도,
"머... 그래도 도무지 혼자 해결할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면 돕는거 아니겠슴까? 아님 같이 짱구를 굴려본다던가 말이지여. 원래 인간은 혼자서 살수만은 없는 법이래여~
그게 괴이에서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손길을 따라 그 위에 손을 얹고선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웃어보이는 당신의 말에 그녀 역시 한껏 미소지어보였다. 예전과는 다르게 웃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무의식적으로 미소짓는 때가 간혹 있었다.
"응, 얼마든지요. 가끔씩은 기대어줬으면 하니까,"
웃는 것이 싫진 않았다. 하지만 기왕이면 타인의 기쁨으로 인해 전해지는 웃음이 더 좋았다. 조금은 소박할지도, 어쩌면 터무니 없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진심어린 웃음을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 그것 말고도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일단은 이정도로도 충분했다.
"포에~? 그러다가 큰일날 텐데여~ 즈, 한번 작정하고 먹게 되믄 무서울 텐데... 감당 가능하심까? 머, 일단 고기 들어간거라던가... 덮밥도 맛있겠네여~"
협박은 아니지만 농담도 아니었다. 실제로 그녀는 생각보다 많이 먹는 편이었으니까, 삼시세끼도 모자라 과자까지 하루종일 달고 사는데 그렇게 축적되는 칼로리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굳이 그녀의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당장의 엄청난 활동성을 봐서도 그정도는 먹어줘야 할테지만,
"...호요?"
물론 아무 말이나 해도 다 들어준다곤 했지만... 왠지 당신 역시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는지 들려온 말은 확실한 의문을 내비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독항아리에서 탈출할 적에 했던말, 사실 정말 아무 말 아니었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잠시 당신을 바라보고, 옆으로 눈을 돌리다가, 멋쩍게 웃어보이며 애꿎은 머리카락만 한웅큼 쥐어 손에 빙빙 감고 있었으려나?
"그냥... 또 누군가를 두고 가야 한다는게 싫었던 검다. 그러다 그 뒤론 다시는 만날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역시 그건 좀 싫으니까여~"
딱히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눌러담아두고 있었다. 그런건 지금의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보라색 눈동자는 마치 별 하나 없는 깊은 밤처럼 어둠이 짙게 깔리다가 이내 그녀가 지어보이는 눈웃음에 감기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