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593 여무는 무언가가 끊어진 것 같지만 그만큼 단순히 행동하는 것도 이런 목적 없음에서 행해지는 것 같단 얘기에용. 이러나 저러나 행동은 단지 입력하면 출력하려 하는 그런 느낌으로 행동하고 말하는 수동적인 형태라서 지금은 중원이도 유도하고 행동하도록 할 수 있었지만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려 하면 이런 유도가 아니라 목적에 매몰된 채 달릴 것 같아서 무섭단 얘기였어용
>>595 (압도적 감사) 영혼의 알멩이만 거의 남은 채의 지성이성 탈탈 털린 꿈속이라서 일부러 그런 식으로 묘사한 것도 있지만 현실의 여무에게 있어서도 꽤 들어맞는 내용인 거예용 중원주의 예리함 무서워용...... 결국 경우에 따라 여무에게는 강점이 될수도(무대뽀 닥돌) 터무니없는 약점이자 흠결도 될 수 있겠네용 풀어서 얘기해줘서 고마워용!!
바라는 것 무엇이든, 꿀을 굳힌 듯 달콤한 말에 어린아이는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내심 바라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표출할 수 없지만 소중히 간직한 것을 이루어주니, 천마님께서 실로 들어주는 것이로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바라는 건 무엇이든, 그러니까 지금은 형이 괜찮았으면 좋겠는데. 자그마한 생각 하나가 떠오르고 재하는 폭 끌어안았던 고개 너머로 올망졸망 생기 가득한 시선을 던져 당신을 바라보았다.
"우, 울지 말아요……!"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다 했으니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작달만한 아이가 대체 다 커버린 어른을 어찌 달랜다는 것인지, 당신을 어떻게 달래야 하나 허둥대는 모습이 퍽 우습다. 재하는 당신의 품 속에서 애써 웃음 짓는 모습을 말가니 눈에 담았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꾹 눌러담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재하는 입술을 오물거리다 팔을 쭉 벌려 폭 안더니 당신을 서투르게 토닥거렸다.
"……누, 누이가 그랬는데요, 이렇게 하면, 슬픈 것도 다 없어진대요."
그러니까 괜찮아질 거야. 뒷말을 뱉지 못한 이유는 재하도 알고 있지만 굳이 여기서 꺼내고 싶진 않았다. 어린 재하는 보기보다 성숙한 면이 있었기에.
발걸음을 옮길 때, 웃음소리는 점차 가까워졌다. 진한 향내는 맡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요 저 위의 어렴풋한 창문은 등불도 채 끄지 못하여 외설스러운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었다. 재하는 품 속에서 물끄러미 그 장면을 보다 익숙한 듯이 고개를 돌렸다.
"……정말요?"
재하는 손을 꼼질거렸다. "그럼, 다시 만날 적엔 기억해주실 거예요?" 의미심장한 말을 뱉고, 당신은 건물로 들어선다. 건물 안은 분주했다. 기녀들의 가식적인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누군가의 호탕한 목소리가 방음도 채 되지 못해 새어 나오니 소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점소이 하나가 당신을, 정확히는 당신 품의 재하를 보자 어딘가로 후다닥 달려갔다. 머지 않아 누군가 난간을 부여잡고 아래를 내려다 보다 느릿하게 걸어 내려왔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이제 막 중년에 가까운 듯하니 비단옷 걸친 남성은 욕심 가득한 야심가였다. 손가락에 알이 굵은 반지 있으니 그 욕심의 크기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끔 했으나 중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희끗하니 단정한 머리와 달리 야망과 음험한 열망 담긴 눈. 무림인이라면 기어이 뜻 꺾는 한이 있어도 원하는 것 가지고 파멸할 탐욕스러운 자의 눈동자를 숨기고 당신을 한 번, 그리고 품의 재하를 한 번 온화하게 훑었다. 이내 타이르듯 부드러우나 딱딱한 어조의 목소리가 흘렀다.
"재희야, 어딜 그리 나갔다 오느뇨, 네 언니들 걱정되게 말이다." "……길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루주는 침묵하며 재하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있든 없든 재하에게 하고픈 얘기가 있다는 듯 나직이 바라보고 있으니 시선은 올곧다. 재하는 어째서 침묵하는지 조그마한 입을 벌리고 당신 품에서 올망졸망 눈만 감았다 뜨다, 이내 한가지 사실 깨닫곤 눈을 크게 떴다. 자신도 모르게 입을 손가락으로 덮어 가리며 시선을 설설 내린다. 조그마한 몸이 당신 품에서 잔뜩 긴장한 것이,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는 듯했다.
사와요. 여인이 쓸 법한 말과 함께 단숨에 끌어올려진 교양있는 어투를 뒤로 재하는 수줍은 듯 눈을 내리 깔았다. 입으로 덮어 가린 손가락은 여전히 가늘게 떨리고, 루주는 그제야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하였느냐? 괜찮다. 재희야. 네 몸 성하니 그것이야말로 다행이다. 아, 그래. 귀인이시니 감사인사를 드려야지. 감사합니다, 귀인. 저희 아이를 이리 돌봐주시다니." "ㅊ, 참으로 감읍하여라……. 감사하여요." "옳지, 잘 하였다. 우리 재희. ……이제 아비에게 와야지. 왕 씨 어르신께서도 네가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신단다."
재하의 눈이 저도 모르게 당신을 향했다. 아쉬움보다 더 큰 감정이 본능적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공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