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발단은 단 한마디였다. 계수가 4자리를 돌파했고, 잘하면 단기간내로 레벨 4를 노려볼 수 있다고. 희야는 생각이 많아 보이는 승환의 눈을 물끄러미 마주하다 먼저 시선을 피했다. 자연스럽게 소매를 향한 덕분에 자기 능력이 그럼 어느 정도일까 가늠하는 아이처럼 보였던 건지, 승환 또한 생각을 접어두고 희야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이제 엘사 성의 다리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거란다." "성은?" "지금은 조금 노력해야 하지만 레벨 4가 된다면 숨 쉬듯이 쉽겠지." "당장 만들 거 아니니까 쉴래." "그래, 레벨 스캔도 고역이지. 쉬어라." "삼촌." "어." "삼촌은 구원 받을 거야." "……."
희야는 굳은 시선에 고개만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현관에 기대 눈을 설설 좁혔다. 금빛 잔향이 주변에 퍼질 적, 동글동글 귀엽던 얼굴은 금세 눈만 반쯤 감은 무표정이 됐다. 마치 안드로이드가 센서를 인식하기 전과 같은 표정으로 한참이고 방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한때는 깔끔했다. 인형만 아니라면 샘플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정직하고 깔끔한 방은 지금 어지럽기 그지없다. 정확히는 희야가 그렇게 만들었다. 벽면에는 칠판 크기의 종이를 붙였고, 그 사이엔 빼곡하게 샹그릴라와 블랙크로우, 그림자, 그리고 그 뒷배와 목표에 대한 추리가 적혀 있다. 책상 위에는 설정을 반쯤 완료한 안드로이드 칩셋이 있고, 바깥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특수 소재의 넓고 큰 창문은 커튼에 가려져 바깥 세상을 차단했다.
"……."
어쩌면 마지막 인사였을지도 모른다. 삭막하고 팍팍하지만 제법 괜찮은 인사인 것 같기도 하다. 죽고 나서 삼촌이 무슨 뜻인지 잘 곱씹기만 바랄 뿐이다. 물론 죽을 일이 없게 만들겠노라며 각오를 다졌지만 세상사 그렇게 아름답다면 자신이 저지먼트에 있겠는가. 하물며 죽음을 각오한 사람만 뜻을 함께 하자 했으니 겉치레의 약속임도 알고 있다. 희야는 죽음을 각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다시금 그 결심을 할 줄도 몰랐다. 충동적인 결정임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상하게 착잡하지 않다. 익숙한 일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달리 두렵다거나 긴장된다는 생각도 안 든다. 희야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책상 밑을 뒤졌다. 그리고 익숙한 면사를 손에 쥐고 가만히 바라보다, 머리에 뒤집어 썼다.
"……소속이랑 계수만 바뀌었지 달라진 점이 하나 없네."
여기에 있는 건 그곳에도 있다더니만 딱 맞는 꼴이다. 일상은 결국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쟁취해야 할까? 그건 또 모르는 일이다.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애린은 후환을 제거하는 것을 택했다. 그 선택에 대한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융합체는 애린이 내려찍는동안 계속해서 소리질렀다. 얼굴 하나하나가 모두 소리치고 있었지만, 그것들의 얼굴은 끝까지 기쁜 표정을 하고있었다. 그리고 애린이 마지막 일격을 다했을 때,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들이 모두 축 늘어져버렸다. 그 뒤에는 표정을 끔찍하게도 일그러뜨린, 어떻게 보면 화내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을 한 얼굴이 드러났고, 그것은 그렇게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것은 마지막에 애린이 한 이야기를 들었을까?
들었어도, 이제는 아무 상관 없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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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이 도달한 곳에선 굉장한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오다가 갑작스럽게 모든 소리가 멈췄다. 붉은색 사이렌 조명은 계속해서 돌고있지만 이젠 경보음조차 나지 않는다.
애린이 문을 열었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손일테다. 그것도 무수히 많은 손. 다만 그것이 아까의 융합체와 다른 것이라면, 손이 바깥으로 나와있는게 아니라 안쪽으로. 그러니까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었다는 것일까. 그리고 모든 손이 손목 위로 잘려나가있었다. 일격에 깔끔하게 벤 듯한 단면과 함께.
그 잘려나간 손들은 모두 동월을 붙잡고 있었다. 팔, 다리, 몸통. 어디 하나 빠진 곳 없이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손들은 모두 잘려있었지만... 단 하나. 벽을 통과하여 튀어나온 것 같은 기다란 팔 하나는 잘리지 않고 동월의 안면을 움켜쥐고 있었다.
" ................ "
동월은 얼굴을 붙잡힌 채로, 허공에 띄워져서 추욱 늘어져있을 뿐이었다. 칼은 여전히 손에 잡혀있었지만, 이제 슬슬 위태위태하게 떨어지기 직전이다.
이젠 완전히 침묵상태가 되었는지 손이 축 늘어지는 융합체, 화난듯 일그러져있는 얼굴이 드러나자 괜시리 기분이 나빠졌던 그녀가 그러길래 왜 다짜고짜 공격하고 봤냐며 혀를 빼물었던건 안 비밀이다.
여전히 붉은 사이렌 조명, 그러면서도 경보음은 나지 않는 풍경에서부터 문을 열자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무수히 많은 손이었다. 다만 뭐라 해야 할지... 방 하나가 통째로 괴이들이 버무려졌는지는 몰라도 안쪽을 향하는 무수한 손들이 사람 한명을 잡기 위해 뻗어져 나왔던 모양이다. 지금은 깔끔하게 한번에 잘려져나간듯 단 하나의 팔만 제외하곤 손목 위부턴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까 그X임까? 아니... 그X인가?"
괴이에게도 성별 정도야 있겠지 싶지만... 그저 팔만 보이니 정체를 알아내긴 어려웠다. 아까 전에 당신을 끌고갔던 그 긴 팔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벽을 통과한 채로 튀어나온 것만 같은 그 팔만큼은 절대로 놓지 않을 모양이었다.
"어디서 즈도 안해본 아이언클로를 시전하고 있슴까?"
이상한 부분에서 기분이 상한 그녀는 얼굴을 붙잡힌 채로 허공에 띄워져있던 당신의 손에 쥐여진-하지만 이제 떨구기 직전인 것 같은- 칼을 잡고선 그대로 당신을 움켜쥐고 있는 팔을 잘라내보려 했다.
왜 그녀가 갑작스럽게 커리큘럼의 양을 늘렸는지. 왜 능력을 저토록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고자 싶어하는지. 지난 3년 간 보았던 모습 중에서는 가장 바람직했지만 유준의 눈에는 높게 쌓였기에 위태로운 탑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유준이 잡는다고 멈출 것이 아님을, 그것 만은 확실히 알기 때문에, 오늘도 그녀가 요청한 커리큘럼을 준비할 뿐이었다.
삑! 삑! 삑! 삑!
규칙적인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운동장을 트랙을 돌았다. 이제는 지구력이 좀 붙어 어느 정도 러닝은 무난하게 도는 편이 되었다. 물론 체력이 여전히 미약하니 할당된 만큼 돌고 나면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해야 했다.
"오케이- 휴식-" "헉! 후, 흐-"
호루라기 소리 대신 지시가 내려지자 서서히 속도를 늦추며 운동장의 가장자리로 갔다. 거기에 미리 준비된 이온음료를 들어 몇 모금 마시고 나면 좀 살 만 해졌다. 숨을 고르고나면, 제법 후덥지근해진 낮이라 땀이 줄줄 흐르는 목덜미로 들러붙는 머리카락들이 간지러웠다. 역시나 미리 준비한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으니 그가 다가와 말했다.
"10분 쉬고 다시 뛸 거니까 회복 빡세게 해 둬."
일할 때 만큼은 빠릿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두근대는 근육들을 진정시키고 있으니 빤한 시선이 느껴져 다시 고개를 들어야 했다.
"이렇게 운동하는데 왜 체력이 안 붙을까. 정말 신기해."
또 저 소리인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자 그가 보충 설명을 했다.
"놀리려는 건 아니다. 뭐 이건 내 가설인데, 운동 후에 능력으로 회복을 시키면 운동으로 받은 작용도 다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어서."
그 말인즉...
"여태까지의 체력 훈련은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을 거란 말이지."
세상에 그럴 수가!
물론 완벽히 검증된 건 아니니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게 맞다면, 나는 평생 허약체질로 살아야 할 지도 몰랐다. 작은 한숨을 내쉬는 나를 향해 그가 얄궂게 웃었다.
"뭐 어때. 능력상 체력이 그렇게 필요한 것도 아닌데, 혹시 모르니까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자고-"
아무렇지 않게 폭탄 발언을 던지고 가는 그의 뒷모습을 째려보았다. 직면한 일만 아니었으면 당장 달려가서 저 무릎을 꺾어버렸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