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양 옆, 그것도 상체와 하체를 공격하는 까다로운 공격. 팔들도, 다리들도 많아 이게 완전 파훼가 가능한가 의심까지 들 정도인 그런 공격이었다. 애린은 그것을 융합체의 다리를 공격하는 것으로 파훼하려 했지만 수많은 팔들에 막혀 휘두르지 못하였고, 다리를 공격하는걸 포기하고 도약하여 그것의 등 뒤로 넘어갔다. 넘어가서 제일 먼저 보인것은, 역시 수많은 울고있는 얼굴 가운데에 기괴하고 웃고있는 얼굴이겠지.
그것은 애린을 어떻게든 붙잡겠다는 듯이 팔들을 움직였지만, 아무래도 애린이 훨씬 빨랐다. 무려 뼈다귀(...)를 꺼내서 융합체의 얼굴들 중, 웃는 얼굴의 미간에 내려찍는 것이다. 융합체는 공격이 적중하자마자 움직임을 멈췄고, 이내 갑작스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몇 걸음 쿵쿵거리며 뒤로 물러난 융합체는 수많은 팔들을 미간에 모으며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모든 얼굴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울고있던 얼굴들이 모두 웃는 얼굴로 변했다는 걸까? 그래도 어쩐지 그 하나의 얼굴과는 달리 기괴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들이었다. 혼자 웃던 얼굴은.... 손들에 의해 가려져있어서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괴로워하는 표정일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선택의 순간이다. 융합체는 완전히 빈틈투성이의 상태다. 더 공격하려면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고, 제압당한 상태니 이대로 두고 동월을 찾으러 갈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한편, 이라고 해야할까. 동월이 잡혀간 곳은 어느 작은 방이었다. 그 방은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애린이 융합체를 끝장내고서 오든, 아니면 냅두고 오든. 안쪽에서는 살벌한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을 것이다. 무언가가 맞으며 나는 퍽 소리, 칼에 썰리면서 나는 슈각! 하는 소리, 무언가가 부숴지는 소리 등등.... 시끄러운 소음들이 끝도 없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들려오다가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한 순간에, 마치 처음부터 그곳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고요한 정적이 자리잡을 것이다. 마치 그 안에 이제 아무도 없다는 듯이.
네가 들어서면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서,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을 류화를 볼 수 있을 것이었다. 마구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았으니, 문이 열리는 소리에 류화는 놀란 기색으로 어깨를 떨고서 고개를 번쩍 들어낸다. 들어온 것은 후배님. 이전의 사건 때 저와 같이 심히 고통스러워했던 모습이 떠오르면, 그 고백을 했던 장소에 너 역시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에 류화는 뒤로 물러나나, 의자에 앉아있었으니 도망치지 못하고. 그 말을 듣고서 류화는 시선을 아래로 피한다.
"아니... 그.... 샹그릴라는 그만두기로 했으니까."
정말로 그만두었는데. 왜 샹그릴라 이야기만 들으면 이렇게나 떨리는지. 당연히 찔리는 게 많아서 그렇겠지. 정말 후배님이 무슨 말을 더 해올지 몰라 걱정일까. 계속 이렇게 있자니, 여전히 의심스러워 보일 것만 같아서. 헛기침을 하고선 류화는 다시 너와 눈을 마주한다. 말을 더듬으며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한다.
중학생 아니에요~! 하는 아지의 말에, 두 아가씨 중 한 명이 성운을 보고 그만, 매우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약속된 질문을 던졌다.
“그럼, 이 쪽은 초등학생?” “저도 고등학생이에요!?”
심지어 제가 선배에요! 성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항변하듯이 대답했다. 아니, 그야, 평균신장 이하인 아지보다 머리 하나 작을 지경이니 중학생 아니면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긴 하다. 성운도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당할 때마다 억울한 이 심경을 어디 토로할 데도 없다. “고등학생이야? 귀여워~” 하고, 프리허그지 프리쓰담담이라곤 안 했는데 머리쓰담담까지 당해버리고 만다. 그러나 그것이 반대로 성운의 오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아지를 한 번씩 껴안고 자신도 끌어안으러 오는 첫 손님들을 보고, 성운은 흐트러짐없이 팻말을 옆으로 돌린 다음 양팔을 번쩍 벌렸다. 준비가 됐다는 듯이, 아까의 월요일아침새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다부진 표정이다. 물론 올망졸망한 친칠라 이목구비를 가지고 다부진 표정을 지어봐야 그냥 약간 까칠한 친칠라가 될 뿐이라 그것도 그것대로 귀엽다고, 아지보다 더 심하게 오히려 상대에게 안기는 모습이 되긴 했다만.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프리허그 되라고 인사를 남기고 까르르 웃으며 떠나가는 두 아가씨를 보내고, 성운은 아지를 돌아보았다. 여러가지로 혼란에 빠진 듯한 아지의 얼굴에 성운은 아지에게 이걸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36 아 3만 낮게 나오지 아 그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친구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아지가 혜우와 어울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함 세은이와 일상에서 나왔다시피 지금 혜우는 관계성을 아주 사소하게라도 정립하는 걸 예민하게 거부함 그래서 주변에 사람을 둔다면 어느 카테고리에도 넣지 않고 두려고 하는지라 아지 역시 혜우가 먼저 친구라고 지칭하지는 않을 것 대신 아지가 친구라고 여기고 대하는 건 터치하지 않을거고
???에 잠입. 최종 위치까지 오게 되면, 은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가가게 될 경우 자동 이벤트.
"운명이라는 것이 참 잔인하기 짝이 없는 것 같아. 너희들이 여기까지 오는 일은 없었으면 했는데, 너희들은 기어이 여기까지 왔구나." "...이전에 누군가에게는 말한 적이 있었지. 너희들 모두를 적대하더라도, 나는 나 자신을 우선시하겠다고 말이야." "그 말대로, 너희들을 모두를 적대하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해할 필요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저지먼트 부장 최은우가 아니라, 퍼스트클래스 '에어버스터'니 말이야." "너희들이 물러서지 않고, 여기를 계속 파괴하겠다고 한다면... 내가 너희들을 파괴해줄게. 흔적도 남지 않을 정도로 바람에 휘날리도록 말이야." "그러니까 부장이니, 옛 정이니 그런 것은 집어치우고 진심으로 와라! 저지먼트!" "나는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진심으로 갈테니까. 승부다!"
Hp 20% 깎았을 경우 "핫. 아직 멀었어. 겨우 이 정도가 아닐텐데?" "아니면... 아직도 망설임이 있나? 그렇다고 한다면 이 자리에서 꺼져라." "어리광이나 정에 호소해봐야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으니까." "그래. 이미 늦어버렸단 말이야! 그런 것이 나오기엔!"
HP 50% 상태 "조금 위험하겠는데." "핫. 하긴, 이래야 저지먼트지." "그렇다면 이러면 어떨까..." (이어 필드에 강한 돌풍이 불기 시작) "대기는 에어로키네시스의 무기." "너희들이 자연ㅅ럽게 마시는 공기가 지금부터는 날카로운 칼날이 될거다. 각오해라."
HP 20% 상태 "...큭..." "기어이... 여기까지.. 좋아. 그렇게 나오겠다면..." (대충 필드의 공기가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공기가 없는 부분에 서 있을 경우 타이머가 뜨고, 타이머가 끝나기 전에 안전지대로 가지 않으면 즉사 판정) "자. 이래도 안 물러설거냐? 저지먼트. 빨리 꺼지란 말이야! 당장!"
궁극기 사용 "미안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너희들을 모두 파괴할거야." "...죽어라." (이후 필드의 공기가 일제히 사라지고 손 위에 녹색 점 하나가 떠 있으며,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는 은우의 컷인 효과) (이어서 번쩍하는 임펙트 효과와 함께 은우의 주변에 없는 캐릭터 모두 리타이어 처리)
전부 전멸했을 시 "날 원망하고 미워해." "...나는 나쁜 아이니까. 나밖에 모르고, 다른 이를 상처주고,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런 녀석이니까." "...그러니까... 평생 나를 미워하고 손가락질하고 미워하렴."
전멸하지 않고 버텼을 시 "......!" "어째서냐. 어째서 버티는거야!" "쓰러지면 편해지잖아! 진심으로 퍼스트클래스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 "...큭! 질 순 없어. 질 순 없단 말이야! 절대로!"
HP를 모두 깍아버릴시 "핫...하핫. 그래. 이 정도로 강해졌구나. 너희들은." "....그렇다고 한다면 어쩌면 너희들이..." "아니야. 뭐, 그건 됐어. 이제와서 이런저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차라리, 차차리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너희들과 싸울 일도 없었을텐데." "결국, 다 내가 겁쟁이인 탓이지만 말이야."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을거야. 이기적인 것도 알아. 하지만..." "세은이를...부탁할게."
(이후 은우에게 데미지 9999999 처리.)
"...그래."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엄마. 아빠." "...역시 난... 이기적인 나쁜 아이가 맞았나봐." "...그래도... 그래도... 이제야..혼날 수 있겠네. 엄마하고 아빠에게..." "...응. 이제야..."
아지가 성운을 대뜸 끌어안았을 때, 아지는 성운을 끌어안은 아가씨들이 왜 그렇게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한번 폭 끌어안자, 고끝에 걸리는 은은한 숲속 냄새와 섬유유연제 냄새를 머금은 조그만 게 폭신하고 따뜻하니 품 안에 쏙 들어오는 게 마치 애착인형이라도 하나 끌어안은 것 같다. 한편 그것은 성운도 마찬가지였다. 낯선 경험에 위축되어 있던 밝은 에너지가 한번에 몰려오는 것 같아, 리라와는 다른 느낌으로 성운은 햇살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을 받았다. 성운은 아지를 마주 꼭 안아주었다.
“그러고 보니, 프리허그니까 아지랑 먼저 했어야 되는 거네요.”
성운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 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 옆으로 늘어뜨려뒀던 프리허그 패널이 달그락거리면서 아침 햇살을 받아 아주 잘 보인다.
“괜찮다니 다행이에요. 그러면 계속 힘내보기로 할까요······.”
하고 웃으며 고개를 돌린 성운은, 지나가던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이리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아채곤 아차, 하며 머쓱하게 웃는 표정이 되었다.
그래도 덩치에 따른 속도차일뿐, 융합체 자체가 굼뜬 것은 아닌지라 금새 자신을 잡으려는 손들이 쇄도했지만, 그저 빨랐던 것인지 운이 좋았는지 어찌저찌 피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혼자 웃고 있는 기괴한 얼굴에게 뼈다귀 한대를 먹이니 확실하게 먹혀들었는지 돌연 움직임이 멈추더니 곧바로 뒷걸음질을 치는게 아닌가, 물론 이런 압도적인 개체에게 약점 하나쯤은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그렇다 해도 저정도일줄은 몰랐을까?
그 많던 팔들이 미간을 가리며 괴로워하고, 이내 얼굴들 전부 다 울부짖기 시작했지만 반대로 지금까지 울고 있던 얼굴들은 모두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그나마 기괴한 느낌은 들지 않았단게 다행이지만,
"그렇다는건..."
아마도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얼굴은 그 반대겠지. 문득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녀 또한 멈칫하게 되었지만 언젠가 당신이 이야기했던 것들, 질리지도 않고 괴이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려 했던 자신을 다그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게다가 언젠가 게임에서 보기를, 이렇게 있다가도 탈출하려 할때 어느새 튀어나와서 달려드는 것이 이런 종류의 녀석들이었다. 게임과 현실은 다르긴 하지만...
"...뒤끝이 좋지 않은 것도 사양이니 말임다."
제압되어있다 한들 괴이는 괴이, 다시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후환이 없으려면 완전하게 처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모르지. 저 가리고 있는 얼굴이 사실은 더 기괴하게 웃고 있을지도, 아니면 이젠 표정이라고 할수도 없이 변질되어있을지도, 그녀는 저기 한켠에 나동그라져있던 금속배트를 다시 주워 얼굴 하나를 감싸쥐고 있는 융합체를 향해 나지막히 속삭였다.
"나쁘게 생각하진 마십셔. ...물론 이미 나쁜아이지만 말임다."
완전히 검게 물든 한쌍의 시선은 그것이 더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혹은 금속이 찌그러질 때까지 내리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
발걸음을 옮기며 '역시 조금 심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괴이는 괴이니까, 라고 납득해버리는 자신이 공존하고 있었을까... 갑작스레 피곤해진듯한 느낌이 들어 이마를 짚게 되었지만 아직은 괴이들의 공간 안에 있었으니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법이었다.
그러고보니 당신이 분명 팔에 잡혀서 저만치 끌려갔었을 텐데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찰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꽤나 살벌한 소리들이 들려왔고 그녀는 소리를 쫒아 어느 작은 방에 도달하기까지 발걸음을 서둘렀다.
무언가 맞은듯 둔탁한 타격음, 날카로운 것에 찢기는 소리, 물건들 따위가 부서지는 소리 같은 것들이 울려오다가도 바로 앞에 다다르자 곧장 사그라들었다. 마치 그런 소음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없었단 것처럼...
성운은 잘됐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인다. 과연 그도 그럴 것이 머리의 물기를 보아하니 샤워하고 나온 지 얼마 안 된 상태다. 이제 보니 옆에 팔자좋게도 목욕바구니에 옷가방까지 떡하니 차고 있지 않은가. 학교 샤워장을 이용하고 나온 모양이었다. 한편 옷가방 한켠으로는 빼짓이 웬 간판같은 게 튀어나와 있었는데, 뭔가 굉장히 샤방샤방하게 꾸며져있다. ‘프’라는 글자는 보이는데 그 뒤로는 옷가방에 가려 글자가 안 보인다.
“연구에 충분히 사용하시고, 딱히 보관하거나 그럴 필요가 없다면 그때 주셔도 괜찮아요.”
성운은 그렇게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금 혜우와 눈을 마주치더니 한 가지 이상한 제안을 던져왔다.
“아참, 프리허그 하실래요? 오늘 아침에 아지랑 같이 프리허그를 하고 온 참이거든요─”
무슨 팻말인가 했더니, 그 프가 프리허그의 프였나.
제조과정이 이상할 정도로 쉽게 일어난 데에 비해 제조과정 중에서 기계에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손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나중에서야 듣게 되었다. 그렇게 큰 손상은 아니라 금방 수리할 수 있겠으나, 압축 과정에서 기계 전체가 압축지점을 중심으로 순간적으로 강한 압축력을 받은 것 같다나. 보석은 선명한 강착원반 형상의 기괴한 얼이 서려 있는 흑자색이었다.
9. 동월에게 먹을 것을 받았을 경우, 먹을 것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주십시오. 섣부른 취식은 미각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10. 동월은 행복을 원합니다. 그 행복은 크고작음을 가리지 않으며,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가리지 않습니다. 행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
11. 동월에겐 공백이 있습니다. 공백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메워지는 일이 없었으며, 아직도 동월은 그 공백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백의 원인을 찾을지 말지에 대한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며, 중간에 그것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12. 동월의 트라우마를 직접적으로 건들이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를 병원에 데려가는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저지먼트와 괴이부에서 책임지지 않지만, 이후 동월의 상태와 고의 여부에 따라 처벌복수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13. 절대로 동월을 완벽히 사랑하게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당신과 동월을 모두 힘들게 할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14. □□□□□은 동월의 □□□□만, 현재 모종의 이유□ □□□□□□□다. □□□□□은 누구의 □□□□□□□으며, 현재□ □□□□에서도 □□□□□. □□□□은 □□□□□□을 □□기 위해 포기□□□□□.
15. 해당 지침서가 오염되어있을 경우, 반드시 1학년의 류애린 학생을 통해 괴이부로 제출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오염된 지침서를 가지고 있다가 생긴 일에 대해서 저지먼트와 괴이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발단은 단 한마디였다. 계수가 4자리를 돌파했고, 잘하면 단기간내로 레벨 4를 노려볼 수 있다고. 희야는 생각이 많아 보이는 승환의 눈을 물끄러미 마주하다 먼저 시선을 피했다. 자연스럽게 소매를 향한 덕분에 자기 능력이 그럼 어느 정도일까 가늠하는 아이처럼 보였던 건지, 승환 또한 생각을 접어두고 희야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이제 엘사 성의 다리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거란다." "성은?" "지금은 조금 노력해야 하지만 레벨 4가 된다면 숨 쉬듯이 쉽겠지." "당장 만들 거 아니니까 쉴래." "그래, 레벨 스캔도 고역이지. 쉬어라." "삼촌." "어." "삼촌은 구원 받을 거야." "……."
희야는 굳은 시선에 고개만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현관에 기대 눈을 설설 좁혔다. 금빛 잔향이 주변에 퍼질 적, 동글동글 귀엽던 얼굴은 금세 눈만 반쯤 감은 무표정이 됐다. 마치 안드로이드가 센서를 인식하기 전과 같은 표정으로 한참이고 방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한때는 깔끔했다. 인형만 아니라면 샘플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정직하고 깔끔한 방은 지금 어지럽기 그지없다. 정확히는 희야가 그렇게 만들었다. 벽면에는 칠판 크기의 종이를 붙였고, 그 사이엔 빼곡하게 샹그릴라와 블랙크로우, 그림자, 그리고 그 뒷배와 목표에 대한 추리가 적혀 있다. 책상 위에는 설정을 반쯤 완료한 안드로이드 칩셋이 있고, 바깥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특수 소재의 넓고 큰 창문은 커튼에 가려져 바깥 세상을 차단했다.
"……."
어쩌면 마지막 인사였을지도 모른다. 삭막하고 팍팍하지만 제법 괜찮은 인사인 것 같기도 하다. 죽고 나서 삼촌이 무슨 뜻인지 잘 곱씹기만 바랄 뿐이다. 물론 죽을 일이 없게 만들겠노라며 각오를 다졌지만 세상사 그렇게 아름답다면 자신이 저지먼트에 있겠는가. 하물며 죽음을 각오한 사람만 뜻을 함께 하자 했으니 겉치레의 약속임도 알고 있다. 희야는 죽음을 각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다시금 그 결심을 할 줄도 몰랐다. 충동적인 결정임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상하게 착잡하지 않다. 익숙한 일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달리 두렵다거나 긴장된다는 생각도 안 든다. 희야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책상 밑을 뒤졌다. 그리고 익숙한 면사를 손에 쥐고 가만히 바라보다, 머리에 뒤집어 썼다.
"……소속이랑 계수만 바뀌었지 달라진 점이 하나 없네."
여기에 있는 건 그곳에도 있다더니만 딱 맞는 꼴이다. 일상은 결국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쟁취해야 할까? 그건 또 모르는 일이다.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애린은 후환을 제거하는 것을 택했다. 그 선택에 대한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융합체는 애린이 내려찍는동안 계속해서 소리질렀다. 얼굴 하나하나가 모두 소리치고 있었지만, 그것들의 얼굴은 끝까지 기쁜 표정을 하고있었다. 그리고 애린이 마지막 일격을 다했을 때,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들이 모두 축 늘어져버렸다. 그 뒤에는 표정을 끔찍하게도 일그러뜨린, 어떻게 보면 화내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을 한 얼굴이 드러났고, 그것은 그렇게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것은 마지막에 애린이 한 이야기를 들었을까?
들었어도, 이제는 아무 상관 없을테다.
-
애린이 도달한 곳에선 굉장한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오다가 갑작스럽게 모든 소리가 멈췄다. 붉은색 사이렌 조명은 계속해서 돌고있지만 이젠 경보음조차 나지 않는다.
애린이 문을 열었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손일테다. 그것도 무수히 많은 손. 다만 그것이 아까의 융합체와 다른 것이라면, 손이 바깥으로 나와있는게 아니라 안쪽으로. 그러니까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었다는 것일까. 그리고 모든 손이 손목 위로 잘려나가있었다. 일격에 깔끔하게 벤 듯한 단면과 함께.
그 잘려나간 손들은 모두 동월을 붙잡고 있었다. 팔, 다리, 몸통. 어디 하나 빠진 곳 없이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손들은 모두 잘려있었지만... 단 하나. 벽을 통과하여 튀어나온 것 같은 기다란 팔 하나는 잘리지 않고 동월의 안면을 움켜쥐고 있었다.
" ................ "
동월은 얼굴을 붙잡힌 채로, 허공에 띄워져서 추욱 늘어져있을 뿐이었다. 칼은 여전히 손에 잡혀있었지만, 이제 슬슬 위태위태하게 떨어지기 직전이다.
이젠 완전히 침묵상태가 되었는지 손이 축 늘어지는 융합체, 화난듯 일그러져있는 얼굴이 드러나자 괜시리 기분이 나빠졌던 그녀가 그러길래 왜 다짜고짜 공격하고 봤냐며 혀를 빼물었던건 안 비밀이다.
여전히 붉은 사이렌 조명, 그러면서도 경보음은 나지 않는 풍경에서부터 문을 열자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무수히 많은 손이었다. 다만 뭐라 해야 할지... 방 하나가 통째로 괴이들이 버무려졌는지는 몰라도 안쪽을 향하는 무수한 손들이 사람 한명을 잡기 위해 뻗어져 나왔던 모양이다. 지금은 깔끔하게 한번에 잘려져나간듯 단 하나의 팔만 제외하곤 손목 위부턴 아무것도 없었지만...
"아까 그X임까? 아니... 그X인가?"
괴이에게도 성별 정도야 있겠지 싶지만... 그저 팔만 보이니 정체를 알아내긴 어려웠다. 아까 전에 당신을 끌고갔던 그 긴 팔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벽을 통과한 채로 튀어나온 것만 같은 그 팔만큼은 절대로 놓지 않을 모양이었다.
"어디서 즈도 안해본 아이언클로를 시전하고 있슴까?"
이상한 부분에서 기분이 상한 그녀는 얼굴을 붙잡힌 채로 허공에 띄워져있던 당신의 손에 쥐여진-하지만 이제 떨구기 직전인 것 같은- 칼을 잡고선 그대로 당신을 움켜쥐고 있는 팔을 잘라내보려 했다.
왜 그녀가 갑작스럽게 커리큘럼의 양을 늘렸는지. 왜 능력을 저토록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고자 싶어하는지. 지난 3년 간 보았던 모습 중에서는 가장 바람직했지만 유준의 눈에는 높게 쌓였기에 위태로운 탑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유준이 잡는다고 멈출 것이 아님을, 그것 만은 확실히 알기 때문에, 오늘도 그녀가 요청한 커리큘럼을 준비할 뿐이었다.
삑! 삑! 삑! 삑!
규칙적인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운동장을 트랙을 돌았다. 이제는 지구력이 좀 붙어 어느 정도 러닝은 무난하게 도는 편이 되었다. 물론 체력이 여전히 미약하니 할당된 만큼 돌고 나면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해야 했다.
"오케이- 휴식-" "헉! 후, 흐-"
호루라기 소리 대신 지시가 내려지자 서서히 속도를 늦추며 운동장의 가장자리로 갔다. 거기에 미리 준비된 이온음료를 들어 몇 모금 마시고 나면 좀 살 만 해졌다. 숨을 고르고나면, 제법 후덥지근해진 낮이라 땀이 줄줄 흐르는 목덜미로 들러붙는 머리카락들이 간지러웠다. 역시나 미리 준비한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으니 그가 다가와 말했다.
"10분 쉬고 다시 뛸 거니까 회복 빡세게 해 둬."
일할 때 만큼은 빠릿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두근대는 근육들을 진정시키고 있으니 빤한 시선이 느껴져 다시 고개를 들어야 했다.
"이렇게 운동하는데 왜 체력이 안 붙을까. 정말 신기해."
또 저 소리인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자 그가 보충 설명을 했다.
"놀리려는 건 아니다. 뭐 이건 내 가설인데, 운동 후에 능력으로 회복을 시키면 운동으로 받은 작용도 다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어서."
그 말인즉...
"여태까지의 체력 훈련은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을 거란 말이지."
세상에 그럴 수가!
물론 완벽히 검증된 건 아니니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게 맞다면, 나는 평생 허약체질로 살아야 할 지도 몰랐다. 작은 한숨을 내쉬는 나를 향해 그가 얄궂게 웃었다.
"뭐 어때. 능력상 체력이 그렇게 필요한 것도 아닌데, 혹시 모르니까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자고-"
아무렇지 않게 폭탄 발언을 던지고 가는 그의 뒷모습을 째려보았다. 직면한 일만 아니었으면 당장 달려가서 저 무릎을 꺾어버렸을 텐데!
피톤치드가 나올 것 같은 사람이다! 아지는 성운을 안을 때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아지에게는 이미 수면용으로 안고 자는 고양이 고깔 인형이 있지만 성운과 같은 크기에 향이 나는 인형을 안고 자면 잠도 솔솔 잘 올 것 같다.
"그러네요~ 에헤헤~"
뒤늦게 부끄럽고 머쓱한 듯 뒷머리를 건드리려 하며 밝아진 뺨으로 헤실헤실 웃는 것이다. 그러나 손에 닿는 뒷머리는 옛날과 달라서 예쁘게 땋아져 있다. 아지의 손이 땋은 머리를 더듬거리다 한층 더 머쓱해져 떨어진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성운의 말에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인 아지는 팔을 활짝 벌리는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아지와 성운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안아주었을 것이다. 기분 좋은 점이라면 안아준 사람들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일 것이다. 아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프리허그를 받으러 온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기도 하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작은 캬라멜이나 사탕같은 선물을 가끔 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는 성운과 반씩 나누고 싶다는 아지의 말에 반으로 나뉘어 각자의 주머니로 들어갔을 것이다.
수요는 사실상 끝이 없었다. 아지와 성운이 적당히 잘라내고 가는 수밖엔 이 안기 행렬을 끝낼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간에 아지는 중년과 노년의 중간쯤을 걷고있는 것 같은 한 시민과 포옹하게 되었다.
"아이구 우리 딸 같네~" "아들이에요~" "에엥~ 거짓말. 그럼 머리는 왜 기르고 있어? 계집애 같이..." "그건~"
아지의 말문이 턱 막혔다. 어라... 손이 왜 거기로 가는 거지... 이 사람 포옹의 방식 어쩐지 기분 안 좋아... 어쩔 줄 모르고 굳어버린 표정이 아지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어쨌든 만일 성운이 별 제재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포옹을 끝내고 성운의 옷 끝자락을 꾸욱 눌러 붙잡아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을 것이다.
사람은 경험하지 못한 일을 마주쳤을 때, 회피하는 걸 선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도망치거나 보지 못한 척 피해버리는 선택은 없다면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까. 지금 처한 상황이 그랬다. 그렇다면 도시 밖에서 들어온 19살의 소녀는 무엇을 택할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규칙성 없이 검은색에 뒤섞여있는 흰색. 담당인 C는 외부적인 충격인지, 심리적인 충격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니 이건 커리큘럼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한 건지 밝혀낼 수 없다는 뜻이다. 머리를 자르러 가서 꽤 오랜만에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검은색과 흰색이 규칙성 없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머리카락과 피곤한 기미가 있지만 새파란 눈동자의 낯선 사람이 거울 속에서 빤히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저게 정말로 나라고? 2레벨이 됐을 때 시작된 미약한 두통이 미미하게 느껴진다. 혜성은 토할 것 같았다. 움직이는 가위질에 머리카락이 잘려나간다. 떨어지는 머리카락의 색깔과 그걸 바라보는 새파란 눈동자가 오늘만큼은 낯설었다. 담당의 소개로 만난 J는 심리상담사였고 그 사람과 만난 날에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지는 시간까지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제대로 된 주어를 붙히지 못하고 횡설수설 엉망진창으로 쏟아내는 말을 그 사람은 그저 들어줄 뿐이였다.
나아졌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혜성은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고 대답할 것이다. 오래 고민해야되는 일이지만 답은 곧장 내야하는 상황은 그 무엇도 납득하지 못한 채로 망설이고 있는 혜성을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로 밀어내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집으로 돌아온 혜성은 쓰고 있는 모자를 벗어서 책상에 올려두고 책상 위의 사진을 바라봤다. 사진 속에는 서로 꼭 닮아있지만 나이차가 있어보이는 남녀 둘과 그들과 비슷한 이목구비를 하고 있는 중년의 남녀가 있었다. 자신의 가족사진을 바라보다가 혜성은 살짝 웃는다.
situplay>1597017090>723 @은우, @세은 ㅋㅋㅋㅋ확실히 은우라면 문제가 생길 때 진짜 재앙이 발생하겠지... 컨트롤 부분이나 강도 조절을 못 한다는 건 애매하지만 은우가 알고 있던 것보다 있는 게 많아서 피해 규모가 엄청 커진다거나 정도는 생각해봤는데, 이쯤 되면 진짜 도시 하나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세은이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끄덕) 자기 목숨이 은우의 목숨과도 연관되어 있으니... 그게 아니더라도 도망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니까!
situplay>1597017090>737 @동월 ㅠㅠ 우리 월이 너무 착하고... 그래도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모습이 짠해 사실 내가 생각한 건... 끈을 잘라내야 하는데 자를 만한 도구가 없어서 월이가 잘라내야 하는 그런 상황 같은 거였어 그 결과는..노코멘트 하겠다(??)
situplay>1597017090>739 @청윤 헉 청윤이는 기절하는구나 아무래도 정의가 무엇일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나름의 신념도 가지고 있는 친구라서 더 그런가보다... 누가 애꿎은 사람 공격하고 멀쩡하겠느냐만은 8ㅁ8 거기에 살짝만 좀 얹으면... 맞은 쪽(아마 인질 개념일 확률이 높겠지?)에 폭탄 같은 걸 설치해 놨는데 그게 청윤이가 쏜 공기압축탄에 맞아서 악 그만할게요
situplay>1597017090>765 @경진 확실히 최근에 이미 그런 일이 있었지... 내가 생각한 것도 비슷한 흐름이긴 한데, 경진이 능력은 과잉진압을 막을 때도 쓸만할 것 같으니까 말이지... 진압 대상이나 과잉진압을 하려는 쪽이나 모두 연산을 방해했는데(물론 연산방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게 맞고 옳은 행동이었음 운이 나빴을 뿐) 그 결과로....+더보기
situplay>1597017090>775 @이경 이경이 같은 경우에는 아예 이경이를 노리고 핵심 기억 자체를 조작해 놔서 그 기억을 토대로 작전을 수행했는데 결과적으론 함정에 빠지는 그런 그림이 될지도... 물론 아무런 실마리도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경이가 기억을 읽지 않았다면 아무런 시도도 못 하고 당했을 것... 그런 상황?
situplay>1597018093>252 @리라 확실히 무서운 느낌이네.. 불에 약하겠구나 헉 리라 자기가 준 걸로 애들이 오히려 다치면 얼마나 충격받을까... 나도 비슷해! 장비가 리라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오작동한다거나, 아니면 리라의 상상력이 안 좋은 쪽으로 튀어서 문제가 생긴다거나 그런 걸 생각해 봤거든
오늘의 커리큘럼은 어째서인지. 이미 조립했던 것을 전부 분해 후 정리하는 정도로 간단하게 끝났고. 연구소 내의 인원들이 먹으러 가는 것이 이유였다는 걸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배고프다. 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분은 미묘합니다. 동떨어짐...같은 것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저 일찍 끝났다는 것을 생각하며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꽁지머리 기장만 잘라달라고 할 참이라, 꽁지머리를 잘라내는 것과 잘라낸 끝의 숱을 자연스럽게 다듬는 것까지 하면 어지간한 커트보다도 시간이 얼마 안 걸릴 테다. 적어도 성운이 생각하기로는.
“그렇게 됐어요. 아지랑 알고 지내나 봐요.”
하고 성운은 순하게 웃었다. 이제 보니, 혜우의 목에 걸려 있는 1학년 리본이 보인다. 그러면 알고 있는 것도 당연하겠다. 저지먼트 1학년들은 숫자가 많은데도 저지먼트 내에서 다들 골고루 우정과 애증을 가리지 않고 넓은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는 게 성운이 1학년생들에게 갖고 있는 이미지였다.
아무튼, 이 선배라고 또 좋다고 같이 가자는 아지를 뿌리치지 않았을 게 눈에 선하다. 방금도 혜우의 자칫 수상하게 들릴 수 있는 요구를 선선히 받아들여준 게, 애매한 호구 기질이 있는 것처럼도 보이기 때문이다. 놀리는 듯이 제가 안아드리는 모양이 되겠는데요, 하고 혜우가 너스레를 떨자, 성운의 순한 웃음이 쓴웃음으로 변했다.
“오늘 하루종일 그랬는데요, 뭐.”
하고, 성운은 옷가방이며 목욕바구니를 내려놓고 팔을 활짝 벌렸다. 그리곤 혜우의 포옹에 맞춰 자기도 마주 끌어안아준다. 코끝에 걸리는 숲속을 연상케 하는 상쾌한 향기와 함께, 가녀린 온기가 덥석 안긴다. 뭔가 포동포동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지만, 도톰하게 입은 옷 덕분인가 푹신하니 따뜻하다. 소동물 하나를 끌어안은 느낌이 든다. 손끝에 와닿는 손가락은, 이번에는 약간의 물기가 남아있었던지라 저번처럼 복실한 느낌은 덜했지만 여전히 명주실처럼 손안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머리카락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자르기가 아깝다고 발을 동동 굴러도 이상하지 않겠다.
프리허그 패널을 앞으로 돌릴 틈이 없었다. 어떤 일을 해낼 각오와, 그 일의 막중함은 별개다. 물론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 원래라면 낯가림이 심한 성운도 아지 덕분에 조금은 긴장을 풀고 다른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다. 수줍어하는 기색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으나 오히려 그게 호평을 받고 잇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끝이 없는 프리허그 행렬을 이어가고 있던 도중, 옆에서 들려오는 어째 지나치게 불손한 대화에 성운의 눈이 저절로 옆으로 향했다.
“저기요~”
어라, 손이 왜 거기로 가는 거지? 하는 의문이 아지의 머리에 스칠 때,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도 매우 선명하게 들리는 분명한 목소리가 날아들어 중노년의 시민에게 꽂혔다. 그 사람이 절로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만큼 선명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해사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성운이 있었다. 성운은 어느샌가 가디건 단추 몇 개를 끌러 그 옷자락을 어깨 아래로 팔꿈치까지 흘려내려뜨리고 있었고, 초봄의 햇살 아래 하얀 셔츠차림의 어깨와 팔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저도 안아주실래요?”
그리고, 옷깃에서 반짝이고 있는 바디캠과, 가디건 아래 가려져 있던 초록색 코뿔소 완장도 함께. 그것들의 존재를 눈치챘을 때는, 해사한 미소는 단단한 미소가 되어있었다.
아지에게 끈적한 허그를 시도하려던 중노년의 시민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저지먼트 완장을 보고도 그대로 다가와서 성운을 안으려 들면 6분의 1의 몸무게로 번쩍 들린 뒤에 2배의 몸무게로 업어치기를 당할 것이고, 듣기 좋은 변명을 둘러대며 엉거주춤 물러난다면 분위기에 큰 변화 없이 진상을 쫓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situplay>1597018093>285 @혜성 모습을 숨기고 공격해오는 적들을 피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하나 있으나 매우 복잡하고 캄캄하여 혜성이 동행하며 계속해서 안내하지 않으면 탈출이 불가능. 그 와중 반대쪽에서는 적이 바짝 추격 중이나 혜성을 제외하면 위치 파악이 불가능한데다 부상을 입은 상태라 맞서 싸우는 게 어렵다면.
여기서 최악은 도망치지 못하고 붙잡히는 것이므로 혜성은 그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통로를 나아가려고 결정하지 않을까? 그러나 부상자들이 캄캄한 통로를 혜성의 인도에 의지해서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을 가능성은 낮으니까 결국 누군가 추격을 지연시키 할 거고, 혜성은 길을 파악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제외, 결국 자원한 동료가 추격을 지연시키는 동안 도망치다가 하는 수 없이 지나온 통로를 초음파로 무너뜨려 더 이상 쫓지 못하게 만들어야만 하지 않을까? 추격자들과 도망자들을 확실히 떨어트려 놓기 위해서 누군가 희생해야만 한다면 그럴 수밖에 없겠지...
situplay>1597018093>287 @여로 폭발에 휘말려서 전부 기절한 상황,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먼저 깨어난 건 여로일 때. 이미 상황이 불리해져 물러나야 하지만 대부분의 동료들이 이 상황을 그냥 포기하고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을 때, (어차피 다 기절해 있기도 하지만) 평소의 능글맞은 모습도 사라지고 급하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동료들에게 무조건 도망치자며 암시를 건다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실패하는 경우도 생겨서, 의도한 건 아니지만 동료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분산되어 버린다면 어떨까, 암시가 먹히지 않은 동료들을 잡아끌면서 간절해지는 여로가 좀 보고싶네(??)
또는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자신에게 시간을 끌기 위한 암시를 걸어달라고 부탁했을 때(그래도 가장 멀쩡한 상태거나 능력이 공격적이거나 할 가능성이 높음) 어떻게든 의식을 흐린 상태의 그 사람에게 암시를 걸고 뒤로한 채 도망쳐야만 한다면... 아마 반드시 다시 만나자는 암시를 걸지도 모른다는 그런생각
situplay>1597018093>289 @은우, @세은 은우는 워낙 능력 스케일이 크다보니 최악을 피한다는 느낌이... 도시를 통째로 갈아버리는 상황만 피하면 최악을 피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그래 이걸로 하자, 건물이 테러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상황. 피하지 못한 사람이 건물 안에 잔뜩이고 그 밑에도 사람이 잔뜩 있을 때 은우라면 어느 쪽을 어떻게 하려고 할까. 아무래도 건물을 날리는 쪽이 피해가 더 적겠지, 테러가 일어난 이상 차악일 뿐이겠지만... 워낙 강하니까 이정도로 상황이 심하지 않으면 잘 떠오르질 않네 사실 퍼스트클래스인만큼 위크니스로 좀 더 상황을 심화시킬 수는 있는데 그럼 너무 머리가 아퍼
세은이 같은 경우엔... 위크니스니까 마음 가는 대로 활동하기는 어려울 테니 흠... 지난번에도 살짝 캡틴이 줬던 느낌을 가져온다면 인질로 다수가 잡힌 상황에서, 이미 쓰러진 인질로 변신한 뒤 죽은 척을 해서 혼자만이라도 빠져나오는 거려나, 세은이가 인질로 잡혔으면 은우는 뭘 할 수가 없으니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라도 빠져나와야겠지. 그러면서 도망치기 전에 인질로 잡힌 동로들에게 다시 돌아올게, 꼭 돌아올게 같은 약속을 하고 도망치는 거고 그렇게 빠져나온 건물이 테러로 무너지는걸 은우가 날리면 되겠다(?)
situplay>1597018093>292 @청윤 청윤이 같은 경우엔 최악의 상황을 약간 비튼 게 되는데, 큰 싸움이 있었고 대부분 리타이어한 상황에서 상대편이 최후의 발악으로 자폭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 딱 한 발, 심장 부근에 있는 폭탄을 노릴 정신력만 남은 청윤이지만 조준이 쉽지 않은 그 때 누군가 자폭하려는 사람을 붙잡았으나 자폭하려는 사람과 붙잡은 사람 모두를 관통할 정도의 위력이 아니면 폭탄을 정지시킬 수 없을 때, 청윤이는 결구 무슨 선택을 할까... 쏘지 않는다면 모두가 휩쓸릴지도 모르고, 붙잡은 쪽도 그걸 알기에 쏘라고 소리치고 있을 때 결국 공기탄환을 발사해서 두 사람을 쓰러트리는 대신 모두를 구해낸다면...
situplay>1597018093>295 @리라 리라의 경우는... 상황이 급박해서 펜도 잃어버리고, 종이도 딱 한 장 남아있을 때... 생화학 공격이 시작된다면. 리라와 동행하던 동료까지 포함해 2명인 상황에, 가스 공격을 막아낼 방독면을 그려야 하지만 딱 하나밖에 만들 수 없다면, 둘 중 한 명이라도 여기를 빠져나가 비슷한 위기에 처한 나머지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방독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리라뿐이니, 싫다는 리라에게 억지로라도 방독면을 씌워서 내보내는 그런 상황이 떠오르는구나..
situplay>1597018093>305 @아지 아지는 어떠려나 흠, 아지에게 최악이란 뭘까? 아지도 평범한 보통의 심성을 지닌 아이니까 자신의 목숨을 내거는 건 힘들지 아무래도 결국 아지의 경우는, 능력을 써서 싸우다가 제한 시간이 넘어 지친 상황에 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동료들 덕에 어느 정도 회복은 했지만 계속 싸우는 건 승산이 없다면, 여기서 가장 빠르게 움직여 도움을 청하러 갈 수 있는 사람이 능력을 사용한 아지 뿐이라면 바로 능력을 써서 무리해서라도 빠져나가겠지, 다른 동료들도 그걸 원할 가능성이 높고... 문제는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겠지만(??)
휴 다썼다 근데 써놓고 보니까 뭔가 통일성이 좀 없는?데 그냥 그렇구나 하고 봐줘 사실 이런저런 생각은 많이 들었는데 이거다! 하고 요약해서 말하기가 어렵더라 책 다시 좀 읽어야겠다
오늘 동월을 만나고 대화가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 예상할 수가 있겠는가. 소년은 활대를 만지작거리면서 동월의 정수리 쪽을 바라보았다. 어느 정도 강도로 휘둘러야 혹이 생길까 각을 재는 것 같았다. 휘두르지는 않을 테니까 생각만이라도 하면 안 될까. 참고로, 물론 알았다 하더라도 준비를 해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뇌물이 아니긴 한데, 잘 먹고도 당당한 걸 보니까 굴하지 않는 건 맞네요.."
받지 않는 건 아닌데 말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니까. 아주 틀린 말은 아닌가 싶었다. 긍정적으로 보았을 때의 이야기이긴 하였다.
"?"
무슨 도요? 반 친구들끼리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나 봤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혹시 저 선배는 울어라 지옥참마도를 외치면서 검을 뽑지는 않ㄱ 충분히 할 것 같았다. 아까도 뭔가 이상한 기술명을 외쳤던 것도 같고.. 테이블을 엎으며 뭔가 이상한 기술명을.. 그건 꿈이었나? 전류가 흐르는 검에 가까이 가지는 않으며 소년은, 동월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주 잠깐 표정이 사라졌었다.
"그러면 목소리 좀 줄여요!"
고성으로 이명이 들리게 되면 그게 저주랑 뭐가 다른가. 양 손으로 귀를 막은 소년이 소리쳤다. 동월 선배 능력은 뭔가 베는 것과 관련이 있던 것 같은데, 사실 소나 키네시스인 게 아닐까?
"그렇죠? 그러니까-"
소년은 불가능한 이유를 나열하는 것을 보고 동월이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말이 나오더라도 장난식으로 끝날 것이라고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하여 웃는 얼굴을 유지한 채로 말을 하려다
"....왜..흐름이 그렇게 될까요."
아주 잠깐 소년의 표정이 사라지고 목소리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금방 표정을 복구하였지만 그 표정도 좋은 건 아니었다. 티벳여우 얼굴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 열기가 가득한 하얀 눈을 한숨을 애써 참는 하얀 눈이 마주했다.
>>355 좋아서 죽을게 랑주 어서와! 으아악 아악 아악 너무 맛있고 너무 매워............... 행복해.... 그런데 눈물이 흘러
에들 상황 전부 최고야 랑주는 아이디어 뱅크. 아이디어의 신. 창의력의 요정. 스토리텔링의 천재. 입니다
저 상황 정말ㅋㅋㅋㅋㅋㅋ 리라 멘탈 제대로 털어버릴 상황 같은데 후우우 리라는 솔직히 저 상황에서 동료한테 씌우고 싶어할 거 같거든 억지로라도 씌워서 내보낸다라...🤔 본인도 이성적으로 이 편이 최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 정도는 알거고 저렇게 내보내진다면 최악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멘탈: 죽을게 될듯 재밌다...... 이 천재만재 어떡할거야~~ 너무너무 고마워 다른 사람이 해주는 내캐 이야기 짱 재밌다
일단 빠르면 다음주 토요일. 늦으면 다음주 일요일에 챕터1이 끝난다고 예상 중이에요! 챕터2부터는... 사실 여러분들이 개인이벤트 하려고 시동을 거는 것 같아서... 언제 끝날지는 진짜 예상이 되지 않네요. 개인이벤트를 하면 당연히 그 주에는 제가 스토리 진행을 할 수 없으니..
아. 이거 중요한건데 개인 이벤트에 캡틴은 참가하지 않아요. 전 일단 모든 개요를 웹박수로 받게 되고... 아마도 은우나 세은이가 참전하게 되면 대부분이 너무 쉽게 끝날 사태가 대부분일 것 같은지라...(옆눈)
>>357 게다가 한 번 실패한 암시는 다시 안 걸린다는 그런 위험한 얘기가 있더라... 다시 기절하면 초기화되나? 그래야 될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아무튼 당황한 여로가 좀 보고싶고 그렇다구~ 적에게는 자비가 없지만 아군에게는 약할 거 같은 이미지야
>>363 >>365 공리주의가 논란이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강력한 규범으로 기능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오지... 결국 사람이 매 순간 모든 걸 파악해서 가장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 어려우니까 이건 반쯤 본능에 가까울지도 몰라 문제는 청윤이라면 그 뒤에 힘들어할 거 같다는 거지... 누군들 전혀 안 힘들어하겠냐만은
>>367 그릏지 그릏지! 거기에다가 만약 누군가 적에게 잡혀가기 직전의 상황에, 이경이를 보면서 기억을 지워달라고 하면 어떨까... 같은 생각을 해봤다 당연히 이경이를 포함한 동료들에 대한 기억을 전부 지워달라고 하는 거겠지...
>>368 당신은 한국인 입니 다(?) 후후 그럴 줄 알았어 사?실 이 상황에서는 피로 펜을 그리고 종이를 그리면 창조경제! WA!가 되지 않나요?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럼 명랑만화 같은 게 되어버려서(??) 그 와중에 손 떨면서 그려서 방독면 찌그러진 모습이면 재밌겠다(?)
>>369 성운이?? 흠... 성운이 능력이 개별 사물에 적용되는 건지, 아닌지는 좀 애매하긴 한데 범위기로 쓴다고 해보자 이 역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일 텐데, 지상으로 나가는 통로가 하나, 그런데 출구가 안에서밖에 열고닫는걸 못 한다면? 물론 안에서 부수고 나오거나는 가능하겠지만 개폐 조작 자체는 안에서 해야 하면 한 명은 남아야겠지, 그리고 문을 부수고 나오지 못하게 그 앞을 막아놔야겠고. 그럼 역시 이건 성운이가 지상에 있는 건물을 내리눌러 버리면 되는 건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꼭 해야만 한다면 할 것 같긴 하네, 출구를 막아버린다고 해서 바로 즉사하거나 하는 건 아니고 안에 또 다른 길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과중력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보고 있는 그런 그림이랄까... 급박한 상황에 정신없이 무너뜨리고 나서 퍼뜩 정신이 들면 허겁지겁 잔해를 들어올리다가 출입구를 막은 잔해에는 손을 덜덜 떨면서도 차마 들어올리질 못하는 그런 거
이번에도 어김없이 질문이 시작되었지만 방향성과 적극성은 조금 달랐다. 가끔은 이런 경우도 있는 법이니까,
"사람은 왜 호기심의 생물이라고 하는지 말임다. 사실 사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생물은 호기심을 가지기 마련인데 말이에여." "가령 호기심 때문에 자주 죽곤 한다는 고양이라던지?" "ㅖ."
여성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웠다.
"글쎄? 사실 어느쪽이든 은유적 표현이긴 하지. 딱히 사람만이 호기심을 가지진 않는 것도 사실이고, 동물중에서도 그런쪽으로 대범한게 고양이라는 사례도 제법 있지만... 어느 한 종에만 특정된 것도 아니지~" "그-렇슴까?" "...다만..."
여성이 뜸을 들이며 입을 열자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하드디스크를 원래 자리로 꽂아넣었다.
"다만, 뭐 말임까?" "...유독 인간이 도를 넘어선 집념을 가지는 개체가 많다는 건 또 특이한 케이스긴 해~" "포에~" "일단 그런 호기심으로 멍청한 짓을 저지른 개체에게 상을 주는 것도 인간만의 특징이기도 하고~" "다윈상 말임까? 그치만 그건 단순히 인간의 기준일 수도 있잖아여." "후후후...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 가령 가장 바보같고 어이없게 죽은 동물에게 다른 동물이 상징적 의미로 빈 땅콩 껍질을 준다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차라리 인간만 그런다는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슴다..." "세상의 법칙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다 문득 느껴지는 진동에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열어보았고, 살짝 미소가 담긴 얼굴도 조금은 진지하게 변했다.
"...벌써 가는구나?" "ㅖ, 가지 않으면 안되니까여." "그래~ 돌아오면 파티라도 준비해야겠네~" "누가 들으면 중대한 일이라도 하는줄 알겠슴다~" "중대한 일, 맞잖니?"
저지먼트 부실, 모두의 책상 위에 여러가지 장비들이 상자에 담겨서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이 적힌 쪽지와 함께 놓여 있다. 필요한 것만 골라서 가져가면 될 거 같다.
팔 다리 각반: 검은색. 단단한 재질. 공격력 소폭 강화, 외상으로부터의 보호
코뿔소 팔찌: https://ibb.co/zSGg2qk 방어 아이템. 치명상에서 몸을 보호해준다. 1회용. 형태는 이미지 하단 좌측 디자인 참고.(*아지는 게시판 요청에 따라 우측) 참은 은색. 줄은 검정색. 코뿔소의 눈 부분에 캐릭터들의 상징색이 담긴 보석이 박혀 있다.
이어플러그: 음파공격 대비용.
진압방패: 카드 크기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 방패의 윗부분을 검지와 중지로 두 번 두드리면 일반적인 진압방패의 크기로 돌아온다. 오른쪽 측면을 같은 방식으로 네 번 두드리면 다시 카드 크기로 작아진다.
방독면 1. 하얀 가면: 오른쪽 눈구멍 아래에 별 모양이 그려져 있는 흰 가면. 방독면 역할을 한다. 2. 마스크: 평범한 마스크 모양이지만 방독면의 역할을 한다. (택1 혹은 복수 선택 가능)
드디어 결전의 순간입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딱히 무슨 연락은 없었습니다. 오늘 정말로, 블랙 크로우와 결전을 치루기는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은우가 약속을 어기고, 혼자서 멋대로 가버린 것일까요? 그저 조용히 시간만 지날 뿐이었습니다.
저녁 5시 30분. 드디어 단톡방에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그건 은우가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그때의 기세를 넘어서서 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줬다고 생각해.] [해야 할 이야기가 많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부실에 갈 수가 없어.] [아직... 나와 함께 갈 생각이 있는 이라면 백화역 8번 출구 앞에 있는 카페 '패밀리'로 6시 30분까지 와줘.] [오지 않아도 상관없어. 안 온다고 해서 원망하거나 미워하거나 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온다면... 각오를 다지고 와줘.]
아무래도 이번엔 부실이 아니라 특정한 카페에서 모이는 모양입니다. 그곳은 빵이 맛있기로 유명하며, 백화역 근처에 온 적이 있다면 한번은 봤을 개인 카페입니다.
이제 정말로 결전의 순간입니다. 잘 생각하고, 향하도록 합시다. 당신은 위험하더라도 그곳으로 가겠습니까? 아니면, 위험한 것을 피하고 안전한 곳에 있겠습니까?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만약 온다면, 마치 전세라도 낸 것처럼 텅 비어있는 카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앞쪽에 보이는 다인용 테이블에 은우와 세은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도 보였을 것입니다. 평소라면 인사를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꽤나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아마 가볍게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의 인사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 점. 몇 번 제가 답한 적이 있지만 여러분들이 뭔가를 하는지를 제가 하나하나 더 정해줄 수는 없어요. 사실 기본적으로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레벨3만 되어도 어지간하면 다 할 수 있어요. 다만, 그 위력이 얼마나 되고 얼마나 유효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그냥 쓰시면 제가 알아서 그에 맞춰서 판정을 내리는 구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다시 말하지만 어떤 능력이 얼마나 이것이 가능하냐...라는 것은 제가 다 정해질 수 없는 점. 그리고 대부분은 그냥 여러분들의 활용과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점만 이야기를 드릴게요!
>>522 드디어 때가 왔다. 긴장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생각만큼 떨리지도 않았다. 리라 선배가 만들어준 물품들을 챙기고 양궁가방을 다시 점검한다. 화살을 가능한 많이 준비해두고 보호구와 진압봉.. 그리고 전기충격기. 쓸 일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쓸 만한 건 다 가져가야지.
그렇게 하얀 소년은 조금 일찍, 카페 '패밀리'에 도착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카페에 놀라지는 않고 턱을 검지로 톡톡 두드리며 표정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다. 조금 눈썹에 힘을 주고, 진지하게 꾸며내야지. 소리내지 않은 채 목례를 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는다. 목숨을 걸어볼 시간인가.
드디어 그날이다. 결전의 날. 먹는 것에도 가벼운 샐러드와 야채 볶음밥 위주로 신경을 쓴 청윤은 부실에서 리라가 만들어준 물건들을 챙기다보니 주머니가 꽉 찼기에 그냥 작은 가방을 들고 오기로 했다. 은우 선배의 집합 요청에 그렇게 청윤은 카페로 향했다. 카페는 유명세와는 다르게 텅 비어있었다. 들어서면서 청윤은 은우 선배와 세은이에게 가볍게 목례하였다.
"안녕하세요. 자리에 앉으면 되는거죠?"
커피를 한잔 마실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 같은 때에는 오히려 능력 사용에 방해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기에 딱히 그러진 않았다.
오늘이야말로 죽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잠에서 깨는 일은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오늘이 내가 죽는 날이구나, 하며 잠에서 깨는 일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단은 소망보다 드물기 마련이다.
그리고 성운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순간에 섰다. 그 수많은 지옥 중에, 이 지옥은 자신이 선택한 지옥이다. 그는 그렇게 되새기며, 완장을 벗었다.
저지먼트 완장은 고이 접어, 쪽지에 휘갈긴 유서 한 장과 함께 자기 방의 책상 위에 얹어둔다. 다시 돌아와서 이 완장을 차고, 유서를 태워버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리라에게서 받은 것들을 미리 비워둔 가방에 챙기고 팔찌를 차고 후드티와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채로 성운은 패밀리 카페로 향했다. 들어가는 길에, 성운은 평소와 달리 낮게 묶은 머리카락을 쓸어서 후드티의 목덜미 안에 집어넣고 후드를 푹 눌러썼다.
은우와 세은이 있다. 성운은 은우에게 가볍게 목례를 건넨 뒤, 세은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합석했다.
자지먼트 단톡방에 올라온 은우의 메세지, 하지만 오늘만큼은 뭔가 달랐다. 각오가 서린 느낌에서도, 그리고 소집 위치에서도 말이다.
[호요?]
그렇게 짧은 반응을 남긴 뒤 카페쪽으로 발길을 옮긴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보니, 같은 저지먼트 부원들 외엔 손님들이 없다는 것과 언뜻 부실을 떠올릴 법한 다인용 테이블에 은우와 세은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만 둘의 표정은 꽤 진지해보였고, 그건 아마 자신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럼 일단, 브리핑은 들어야 하겠져 역시?"
쭈욱 기지개를 키고서 한쪽 자리에 앉은 그녀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다보니 과자를 꺼내거나 하진 않았다.
희야는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두 눈으로 바라보았다. 눈부신 해는 새벽에 맺힌 차가운 이슬을 보석처럼 영롱히 빛냈고, 따스한 봄이 가고 초여름이 시작될 시기는 푸르른 세상을 드러냈다. 한 폭의 명화와도 같은 세상이었고, 근사한 하루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해가 뜨는 걸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희야는 꿇었던 무릎을 천천히 일으키며 커튼을 다시 쳤다. 일련의 준비를 마치고 연락을 받아 부실에서 챙긴 것은 가면과 이어플러그, 단 두개 뿐이었다. 팔찌는 굳이 챙기지 않았다. 익숙한 일을 다시 시작하는데 새로운 것을 붙일 필요는 없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죽음에서의 보호는 오히려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는 안전함에서 비롯되는 법임을 익히 알았기에.
"해가 지네요."
카페에 도착한 희야의 모습은 어딘가 차림새가 이상했다. 평소의 반바지와 다른 조거 팬츠, 목을 온전히 덮어 가리는 달라붙는 재질의 이너웨어, 그리고 희야를 상징하는 긴 점퍼. 그렇지만 평소와 달리 장식이 간소화 되고 흰색이었기에 언뜻 보면 연구원의 백의와도 비슷하게 보였다. 하물며 머리에 바로 쓰지 않을 것인지 소매에 숄처럼 걸친 것은…… 면사였나? 누군가는 아주 잘 아는 모습이겠다마는 굳이 티내지 아니할 터였다. 희야는 두 사람을 보고 인사하듯 고개를 느릿하게 까딱이더니, 눈을 돌렸다.
"축성, 필요한 사람 있어요?"
익숙한 일. 각오를 다진 동지는 같으니 축성도 같아야 한다. 다만 이번에는 기도문이 좀 다르길 바란다. 들어주시는 분은 이 또한 모두 그러려니 넘어가실 터이니.
"진심이야? 꼭 네가 안가도 되잖아" "복수하지 않으면 잠이 안오거든?" "나도 같이 갈까?" "넌 너희 학교나 지켜." "넓게보면 같이 가는 것도 우리 학교를 지키는 거야" "네가 그러다 다치면? 너희 학교는 어쩌고?" "네가 그러다 다치면? 나는 멀쩡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지 멀쩡하게 다녀올게."
다른 학교에 다니는 동생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녀에겐 대규모 스킬 아웃을 소탕한다고 말한 상태다. 동생이 걱정을 하는 이유도 납득이 된다. 빈말로도 강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니까. 그러나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부장 녀석이 잘못되면 일을 떠넘길 사람이 사라진다.
각오를 다지고 와달라. 은우가 보낸 메세지를 보자하자 혜성의 눈에 박힌 문장이다. 오늘까지 그럴싸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자신과 다르게 다른 애들은 저 말에 망설이지 않고 갈게 분명했다. 각오라는 게 그렇게 쉽게 되는 걸까.
각오 한점 되지 않은 자신이 저기에 가도 되는건가. 다른 애들과 똑같이 움직이는 건 이미 글러먹었을거다. 아이템들과 책상에 들어있던 사탕을 챙기고 혜성은 밖으로 나섰다.
__ 깊게 눌러쓴 둥근 챙 모자는 길이를 정리한 머리를 깔끔하게 가렸다. 혜성은 카페를 바라보다가 걸음을 옮긴다. 모르겠다. 아직도, 아마 앞으로도 답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카페로 들어서자마자 세은과 은우의 모습을 보고 눈인사만 하고 최대한 시야가 닿지 않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교전을 치르기로 한 날, 미리 부실에 들러보니 여러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물건의 출처는 이리라 선배님이었다. 그녀의 능력으로 만들어 낸 듯 했다. 물건마다 효과와 설명을 보고 필요한 것을 챙겼다. 팔찌는 바로 손목에, 마스크는 일단 턱에 걸치고, 카드 형태의 방패는 추후 힙색에 넣을 예정이었다. 팔찌의 참에 박힌 푸른 보석을 엄지로 한 번 쓸어보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 부실을 나갔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집합 장소가 부실이 아닌 건 의외였지만 뭐 상관없었다. 일부러 사복 차림- 짧은 데님 반바지에 트레이닝 저지, 러닝용 운동화에 허리춤엔 힙색을 둘렀다. 딱 봐도 무방비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지정된 카페로 향했다.
카페 '패밀리'라. 도착하니 이미 여러 사람이 와 있는 걸 보고 빈 자리 아무곳이나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 긴 머리를 모아 하나로 묶으며 모두가 모이는 걸 기다렸다.
아침부터, 아니. 정확히는 전날 침대에 누운 순간부터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려서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밤새 뒤척거린 덕분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던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부실로 가서 구상해 두었던 모든 장비를 실체화 시키고 상자에 담아 배분했지만 초조함은 가라앉을 줄 모르고 그건 아무런 연락 없이 흐르는 시간 탓에 박차를 가한다. 머리를 하나로 깔끔히 땋아내리고 바짝 굳은 상태로 교내를 왔다갔다 하길 얼마나 지났을까.
"왔다."
5시 30분. 약속 시간은 6시 30분. 한 시간이면 백화역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다. 리라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준비를 마친 뒤 부실을 떠나... 려고 하다가, 은우와 세은의 책상에 놓인 상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팔찌 두 개를 꺼내 쥐고 문을 나선다.
텅 빈 카페의 모습은 붐비는 평상시와 달라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리라는 문 앞에서 잠시 배회하다가 손을 꾹 말아쥐고 몸으로 문을 밀며 들어섰다.
"다들 안녕하세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표정, 그에 비해 다소 뻣뻣한 목소리로 인사한 리라는 성큼성큼 걸어가 은우와 세은의 앞에 선다.
"선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만들었어요~ 라고 말하며 펴 보인 손바닥 위에는, 코뿔소 모양 참이 달린 팔찌가 달려 있었다. 코뿔소의 눈 부분에 녹색과 분홍색 보석이 박혀 있는 팔찌가.
성경에 나오는 아마겟돈, 결전의 날이다. 각오를 했다고 하나 괜찮은 것은 아니라. 소집 위치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던 류화는 심란한 표정으로 손톱을 잘근잘근 깨문다. 그러며 모인 부원들을 둘러보았으니, 눈이 마주칠 때면 가볍게 목례하며 애써 입매를 당겨 웃어 보였을까. 예상한 인원들 그대로 모인지라. 한숨을 내쉬니 류화는 떨리는 다리를 붙잡는다.
>>568 없을 거라 믿었는데, 있을 줄은. 희야는 익숙하게 면사를 뒤집어 쓰고 손목을 두어 번 두드렸다. 리라가 디자인한 가면과는 다른 홀로그램이 얼굴을 뒤덮는다. ……칩 개조로만 얻을 수 있다는 안면인식 저해 장치다. 새하얗게 물들어 어떤 것도 드러나지 않는 얼굴과 함께 희야는 소매에 가려진 손을 드러냈다. 커리큘럼의 영향으로 푸르스름한 색조의 손가락을 모아 느릿하게 까딱였다. 가까이 오라는 듯.
결전의 날. 한양은 낮에 부실에 들렀다. 각자의 책상에 올려진 장비들이 있다. 리라가 능력으로 구현한 것들이었다. 서한양은 각반, 팔찌, 이어플러그, 마스크 방독면을 챙겼다. 진압방패는 챙기지 않았다. 진압방패 말고 다른 걸로 공격할 거니깐.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능력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모든 물건은 불에 약하다고 하다. 하지만 약점이 불 밖에 없다는 의미 아닌가?
더 원활한 시야확보를 위해서 렌즈를 꼈다. 작은 크로스백을 메고, 이 안에 방독면을 집어넣는다. 샹그릴라가 퍼지면 바로 꺼내서 쓸 수 있게 말이다.
은우와 세은을 기다리기 위해서 부실에서 대기한다. 연락은 지금까지 없었다. 설마 은우 혼자서 감당하려고 잠적한 것인가? 아니. 은우가 이번 사건에서까지 말없이 잠적할 성격은 아니야. 같이 갈 사람을 찾았으니, 연락을 꼭 할 것이다.
"역시.."
저녁이 되어서야 온 연락. 백화역의 '패밀리'로의 소집. 한 시간이 주어졌다. 한양은 염동력을 이용해서 자취방으로 신속히 이동했다. 저지먼트 완장을 뗀다. 교복을 벗는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검은 항공점퍼로 갈아입었다. 방과후니깐 더 편한 사복으로 갈아입은 듯했다. 이와 더불에 목검 하나를 허리에 찼다.
"이제 가야겠어."
서한양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조금은 두렵고 긴장된다. 싸우다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못 간다고 할까. 은우는 이해를 해줄 거야. 그래. 아직 고등학생인데 이런 일에 끼는 게 말이 돼? 사람이 아무리 정의로우려고 해도, 주제를 알아야 돼. 힘이 없는 정의는 무능이라고. 나는 잘못 없어. 힘이 생길 때까지 묵묵히 살아가면 되는 거라고.
"하..X발..."
근데 내가 안 가면 같이 가버린 애들은 어떡해. 은우 혼자서 애들을 지킬 수 있을까? 신아라도 중상을 입어서 입원했어. 퍼스트클래스도 결국 공격을 당하면 다치거나 죽는 존재라고. 은우라고 다를 줄 알아? 하, 가야겠네. 은우가 죽으면 나머지 애들은 누가 지켜.
>>585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있는 건 시간이 아깝다 생각했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갔다. 장발 피해자 3호- 그러니까 성 여로였나.
"잠깐 실례할게요."
설명 같은 건 생략하고 딱 그것만 말했다. 그리고 몸을 숙여 여로를 가볍게 안으려 했다. 닿게 둔다면 닿는 순간부터 혹시 있었을지 모르는 근육의 피로감부터 자잘한 상처들까지 낫는 느낌이 간질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 과정을 마치고 손을 한 번 쥐었다 편 다음,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587 다음으로 찾아간 건 월이었다. 일단 마주 보자마자 쯧, 하고 혀를 차버리긴 했지만.
"거 얌전히 있어요."
앞서 여로에게 했던 무뚝뚝하지만 배려 있는 말투와 달리 금방이라도 으릉거릴 듯이 말하고 월의 한 팔을 덥석 잡으려 했다. 그리고 남은 팔로는 가볍게 등을 감싸고- 여로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회복 절차를 진행했다. 혹시 있었을지 모를 상처가 싹 낫는 것이 느껴졌겠지.
각오를 다진 이도 있고, 각오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온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더라도 상황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위험한 전투가 시작될테니까요. 한편, 축성을 바라냐는 물음에 은우와 세은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둘 다 그런 쪽은 그리 바라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편, 리라가 팔찌를 주자 세은이 먼저 관심을 보이고 받았습니다.
"고마워요. 선배."
"...고마워."
이어 조금은 진지한 은우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각각 왼쪽 팔목에 찼고, 31분이 되어서 철현이 들어오자 은우는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려줬잖아. 사실은... 그 때문에 안 오는 이가 많았으면 하기도 했고."
장난스럽게 말하나 그 목소리가 상당히 진지했습니다. 아마도, 그 말에 거짓은 없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대부분 다 모였다고 생각하자 은우는 주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일단 이 카페는 웨이버의 가족이 하는 카페야. 뭐...일단 사정을 말하고 오늘 하루 전세를 냈어. 빵이 맛있기로 유명하거든. 빵은 얼마든지 먹어도 돼. 커피는...참아줘. 오늘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다들 바로 돌아가라고 했거든. 아무튼... 이걸 봐."
이어 은우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조작을 하더니,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을 띄웠습니다. 영상에 비친 곳은 다름 아닌 이곳의 풍경입니다. 정확히는 백화역 8번 출구 입구에 있는 커다란 코인락커 부분이 비치고 있는 CCTV 영상입니다. 저녁 7시 30분이 되자 하얀 현금 수송차량이 나타났고, 거기서 회색 가방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락커로 가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락커을 연 후에, 그곳에 회색 가방을 집어넣고, 안에 들어있는 검은색 가방을 들고 다시 차량으로 이동했고 차량이 이어 출발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어 다음 영상이 나왔습니다. 차량은 앞으로 잘 달리고 있다가 갑자기 왼쪽으로 훅 빠집니다. 그곳은 차량이 잘 가지 않는 외딴 길목입니다. 아무래도 그곳으로 들어서는 모양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그대로 쭉 이어지는 CCTV영상이 이어졌습니다만 그곳에는 방금 전까지 분명히 들어갔을 차량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처음부터는 거기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차량은 블랙 크로우가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차량이야. 며칠 전, 스킬아웃 집단 중 하나에게 바로 이 코인락커를 이용해서 샹그릴라를 거래한다는 첩보를 입수했거든. 그래서 며칠 지켜봤는데 실제로, 계속 저기로 돈과 샹그릴라를 거래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어. 일단 이 차량이 어디로 향하는지 파악해보려고 했지만 보다시피 중간에 사라지고 있어. ...능력으로 워프를 한 것인지, 아니면 환각을 쓰는 것인지... 어느 쪽이건 CCTV로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래서 처음엔... 저 차량에 어떻게든 잠입해서 그대로 블랙 크로우의 아지트로 향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많은 인수가 한번에 차량에 잠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그렇기에.. 외삼촌에게 이걸 받았어. 세은아."
이어 세은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 후에, 어떤 작은 공처럼 생긴 기기를 꺼냈습니다. 둥그런 기기에는 모니터가 달려있었고, 안테나가 달려있었습니다.
"이건 일종의 추적 장치에요. 이것을 차량에 붙이면, 해당 차량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역추적이 가능하다고 해요. 실제로 안티스킬이 사용하는 장비 중 하나에요. 외삼촌이 어떻게든 하나를 얻어왔어요."
"즉, 이 기기를 써서 차량을 역추적할 생각이야. 문제는...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차량에 일정 시간 붙여둬야 하고, 이 기기로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을 어떻게든 계속 붙잡아둬야 할 필요가 있어. 즉... 차량에 있을 블랙 크로우와 교전은 필수적으로 일어날거야. ...여기까지. 질문 있어?"
희야는 머리에 손을 올리기 전 당신도 가까이 오라는 듯 손짓했다. 뒤에 서는 리라에게도, 쓰다듬어달라는 말에도, 손을 드는 모습에도 모두 알겠다는 듯 손 까딱였다. 각자 가까이 다가올 적엔 머리를 대라는 듯 자신의 머리를 툭툭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린 빛무리야. 축성이란 것은 신께 바칠 목적으로 내 너를 봉헌하는 것이요 너의 싸움은 그분을 대리하여 싸우는 것이니 이는 존엄성을 모두 바쳐 증명하는 것일지어다. 그러나 너는 봉헌되지 아니하리라. 그저 축복 받으리라. 바치는 것은 선지자가 너희를 대신하여 바쳐졌으니 너희는 구원 받음이요 나서 싸우라."
푸르스름하고 차가운 손이 머리 위에 오른다. 노이즈 너머로 목소리 흐른다. 빛이여, 유일한 존재여, 불멸한 자여, 뜨고 지는 자여. 바칩니다.
"부디 따스한 손길이 함께 하기를, 우리의 행동이 눈길에 닿을 만큼 가치 있기를. 악한 자의 손에 고통받지 않기를, 설령 받더라도 고통은 단 한 번이기를……."
희야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너희는 죽으러 가는 자들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명하사 영광된 성전 벌이는 잡니다. 다시금 떠오르는 영원불멸함을 눈에 담을 수 있기를."
이내 기묘한 손짓 하며 손 떼었을 테다. 성호를 긋는 것도, 합장하는 것도 아니다. 본디 작은 향로 흔들어 앞세웠을 듯한 손짓을 뒤로 희야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지나치게 익숙한 모습이다.
그놈의 샹그릴라. 원래는 샹그릴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야, 동월은 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단속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해왔고, 이 정도로 단속했으면 학생들도 말귀를 알아먹어야 하지 않나 생각중이었던 차였다. 근데 저번에 한양과 만났을 때 있던 일도 그렇고, 그것은 역시 저지먼트가 뿌리를 뽑아햐 하는 일인걸까.
위험한 곳에.. 맞출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상대의 전투력이 낮지 않을 것이다. 레벨도 높을 것이고 아마 싸움에 익숙하겠지. 그 와중에 맞아도 괜찮은 곳만 노려서 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장 소년의 화살만 해도 그런데 이 곳에는 폭발을 일으키거나, 바람을 쏘는 류의 능력도 존재했다.
성운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문을 들었다. 적어도, 지금 이것은 그저 눈을 감고, 자신은 아직 모를 어떤 종교의 교리에 입각한 격려를 듣는 것일 뿐. 그러나 그것만으로 성운에게는 어느 정도 힘이 되었다. 자신의 머리에 손이 얹어졌을 때, 성운은 살며시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앉힌 손끝을 살짝 건드려보았다. 차가웠다. 차단한 공기가 흐르고 잇었다.
“데 마레의 그 아이에게 서브젝트 제로를 노출시키는 것이 현명한 처사였다고 판단하세요?” “─어리석은 처사도 아닐 거라고 믿고 있어.”
축성이 필요 없을 수도 있지. 희야는 고개를 끄덕이고 원하는 자를 위해 면사를 썼다. 이후 면사를 벗어 다시금 한쪽 팔에 정갈히 걸친 뒤, 브리핑을 듣고자 고개를 들어 홀로그램 영상을 눈에 담았다. 어떤 표정인지는 알 수 없다. 샹그릴라를 거래한다는 말을 듣고도, 추적 장치에 대한 설명도. 안티스킬이 사용하는 장비라는 소리에 희야는 그제야 의문이 풀린 듯 고개만 끄덕였다. 다른 걸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2주."
희야는 그것만 질문했다.
"저번에 저격도 있었거니와 차량에서 샹그릴라 복용자가 있다면 2주를 넘을 수도 있어요. 괜찮을까요."
여러 의미였다. 우리가 그렇게 행할 수도 있는데 괜찮은가, 충격 받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휘말리는 사람도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희야는 고개를 숙였다. 여전히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없다.
/ 왠지 그러실 것 같아 말꼬리를 떼고 쓰는 것으로 하고 있었는데, 캡틴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할게요!
>>698
“아, 어떻게 알았어?”
성운은 뭘 감출 수도 없다는 듯이 헤헤 웃어버린다. 비록 그 소년이 후드를 푹 눌러쓰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는 간단하다. 그야 그 머리길이를 아직도 하고 있었으면 후드를 못 뒤집어쓸 게 뻔하고, 뒤집어썼다 하더라도 목깃 뒤쪽에 머리카락 볼륨이 수직으로 두두룩하게 솟아올라와 있을 테니까.
>>644 네게 다가가 류화는 무릎을 굽혀 머리를 대며 류화는 눈을 감는다. 처음 듣는 축성 문구랴, 지니고 있는 의미는 과거 언젠가 들었던 것과 다를게 없을까. 차가운 손길이 닿으면 복잡한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류화는 구문이 끝나면 고개를 든다. 이 모든것이 익숙한 그런 모습에 잠깐 당신의 정체의 의문을 가지며 물끄러미 바라보나, 이어지는 브리핑에 금세 지워낸다.
축성이 필요하냐는 희야의 말이 들렸다. 서한양은 와쪽 손목에 찬 염주를 보여주며 ,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 종교적인 묘사를 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귀찮아서 무교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렇게 염주를 차고있는 것을 보면 불교를 믿는 듯했다. 신앙심은 그리 깊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야. 믿은지도 별로 안 된 것 같고.
이 카페는 신아라의 가족이 하는 카페라고 했다. 신아라. 굳이 퍼스트클래스 안 해도 괜찮겠네. 이렇게 인기가 많은 카페가 있다니..물론 본인의 소유는 아니겠지만. 아니면 반대로 가족이 아라의 덕을 봐서 이렇게 차린 건가. 어쨋든 지금 빵은 안 먹으려고 한다. 결전을 앞둬서 그런가? 입맛이 없거든. 지금 아무 맛도 안 느껴질 걸, 입에 뭘 넣든 간에.
아, 물론 음료수는 마실 수 있어. 입맛은 없지만..목하고 입은 이상하게 금방 마르고 있거든. 긴장을 해서 그런가. 커피는 참아달라고 해서, 밀크쉐이크를 마시고 있거든. 지금 두 잔 째 마시는 중.
한양은 밀크쉐이크를 마시며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마약이나 불법물품을 골목이나 으슥한 공간에 던져둬서 돈은 대포통장으로 받는 수법. 일명 '드랍' '던지기' '떨구기' 보다 더 안전한 락커를 이용한 거래법이네. 게다가 돈도 현금으로 줘. 계좌이체는 대포통장이라도 기록이 남는데, 저렇게 현금으로 거래하면.. 추격이 좀 힘들어지지. 근데 문제는 이 거래법이 아니야. 저 차량이 중간에 사라진다는 거지.
"전에 녀석들이 도망갈 때 쓴 텔레포트. 그거 쓴 거 같은데."
두 가지 추측이 있다. 블랙크로우는 대부분 텔레포트 능력이 있다는 것. 그러나 전부 텔레포트 능력자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텔레포트 기능이 있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나? 이 추측이 있고. 두 번째는 녀석들의 배후에 텔레포트 능력자가 있다. 곳곳에 있는 여러 명을 한 번에 워프시켰어. 여러 대상을 선택한 뒤, 모두 자신에게로 워프시키는 능력자가 있나. 이게 두 번째 추측.
결론은 우리 저지먼트는 녀석들의 차량에 추적장치를 설치해야 된다. 이게 임무의 첫 걸음.
"첫 번째. 녀석들과의 교전에서는 패배해도 되는지. 아, 이거는 패배해서 전원몰살 당하는 게 아니야. 추적장치 활성화가 완료되면 퇴각해도 되냐는 의미야.
이 작전에서의 목표는 '추적장치 설치'지 '교전에서의 승리'가 아니니깐. 목표를 달성했는데 굳이 이길 때까지 싸우다가 전력의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어서."
"두 번째. 전부 다 가야 되는지. 교전은 필수적으로 일어난다고 했어. 하지만 우리 전원이 가면 교전의 규모는 커지지. 그럼으로 민간인의 피해도 있을 수도 있고. 내 생각에는 은밀하게 행동이 가능한 아이들과 녀석들과 교전함으로써 시간을 벌 수 있는 아이들이 소수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이길 수 있는 아이들 말고. 시간을 벌 수 있는 아이들."
참나 소리에 그렇게 투정부리듯 말하고 히히 웃는 아지다. 머리를 묶어주겠다고 하길래 응!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빵이 입에 들어가 있어서 움! 정도로 들리는 것이다. 머리가 풀리자 사이사이에 꽃혀있던 꽃들이 하나 둘 바닥으로 떨어진다. 급하게 빵을 꿀꺽 삼키고 대답한다.
"알았어어~! 고마워어 혜우야~"
머리를 많이 만져져온 경험상 고개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머리가 땋아질 때까지 기다린다. 뒤에서 팔이 둘러질 때는 소금빵을 놓칠 뻔할 만큼 놀랐지만 말이다...
"헤엡"
회복해주는 모양이다. 아까 테이블과 부딪치면서 생긴 잔상처도 나아갔다. 돌아보자 희미한 미소가 자신을 향하고 있다. 눈부신 미소와 힘찬 목소리로 화답한다.
<성운> "아니. 차량을 놓쳐선 안돼. 놓쳐버리면 반드시 아지트에 알리게 될 거야. 그러니까 차량에 있는 이들을 반드시 제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면 안돼."
대비를 하고 있는 것과 대비를 하지 않는 것. 그것은 명백한 차이입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대비를 하게 해서 좋을 것은 없는 법이라고 은우는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동월> "바로 그거야. 녀석들을 놓쳐서는 안돼. 단 한 명도."
놓치게 되는 순간, 필시 이런저런 대비를 하게 될테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더욱 위험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절대로 놓치면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했습니다.
<랑> "뭐가 되었건 어쨌든 오늘내로 결판을 내야만 해. 그러니까 차라리 블랙 크로우와 교전해서 그 녀석들을 모두 제압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 ...만약 우리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게 되면... 그땐 정말로 각오를 더욱 다져야겠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들키게 되겠지만, 적어도 이쪽에서 아지트를 칠 때까진 최대한 시간을 벌어둬야 하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해당 블랙 크로우 일당들은 모두 제압해야 한다고 은우는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이경> "죽이지는 마."
반대로 말하자면 평소보다는 조금 더 널널하게 봐줄 생각인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죽여버리면 그건 제대로 법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살인이 되는 것이기에 그는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을 지시했습니다.
<애린> "그래. 하지만 죽이진 말고."
그 정도 선은 지켜줄 거라고 믿겠다는 듯이, 은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지> "나는 불확실한 정보만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진 않아. 내가 며칠 지켜본 결과이기도 해. 만약 이게 함정이라고 한다면... 글쎄. 그 함정에 걸릴 수밖에 없는 지경이기도 하고."
이제는 시간이 없기에, 차라리 그렇게 해서라도 블랙 크로우와 정면 대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은우는 이야기했습니다. 그야 이번에는 타임 리미트가 걸려있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철현> "차를 버린다고 해도 상관없어. 어디까지나 주행한 GPS 흔적을 역추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차를 버려준다면 더 좋지. 확실하게 추적이 가능하니 말이야."
결국엔 차의 이동 경로를 역추행하는 것이기에 차량을 버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안된다는 듯, 그는 태연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도망치는 이들은 모두 제압해야만 해."
<희야> "죽이지만 말아줘. 2주는 넘어도 돼."
이번만큼은 그 정도는 눈 감아주고, 자신이 뒤에서 조금 더 손을 써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애초에 요구조건이 3학구의 문제 해결이니 조금은 과격해도 봐주지 않겠냐는 것이 은운의 생각인 듯 보입니다.
<태진> "실패하는 일은 없게 해야지. 애초에 위치를 불 녀석들일지도 모르겠고."
안 그래도 상당히 위험한 이들입니다. 그런만큼, 과연 고문을 한다고 해서 위치를 불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어서 은우는 가볍게 웃으면서 너만 믿겠다고 태진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류화> "차를 버리고 가도 상관없어. 이 기기는 달리는 차량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멈춰있는 차량에 붙여서 차량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역추적하는.. 이른바 GPS 위치를 보여주는 장치야."
도망치는 이들은 무조건 다 잡아야겠지만, 차량은 버린다고 해도 별 상관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한양> "안돼. 패배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일단 1차적으로 모두 제압해야 해. 설사 우리의 정체가 걸린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늦게 걸리게 할 필요가 있어. 두 번째도 이것으로 답이 될 거야."
추적 장치를 붙여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뜨는 회수까지 해야하며, 괜히 보냈다가 저쪽에서 무슨 대비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은우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습니다. 물론 한양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지만, 오늘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만 하는 상황인만큼,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가서 최대한 제압하고, 그 이후에 차량에 장치를 붙여 역추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듯 보입니다.
일단 은우는 모두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했습니다. 텔레포트를 쓰는지의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기에 그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살며시 저었습니다. 이어 세은은 숨을 후우 내뱉으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죄송해요. 이번에는 저는 갈 수 없어요. 만약에, 만약에... 제 심장만 아니었으면, 저도 조금은 도와주러 갔겠지만... 이번만큼은 저도 어쩔 도리가 없어요. 그 존재를 저쪽에서 알고 있다고 한다면... 제가 가면, 쓸데없이 위험해지기 좋을테니까요."
위크니스. 청윤의 말에 따르면 적어도 블랙 크로우는 위크니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판국에, 세은이가 갔다가 붙잡히기라도 하면? 은우는 어쩔 도리가 없이 굴복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두가 서로 싸우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혹은, 바로 세은이 사살당해서 은우 역시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세은은 면목없다는 듯이, 리라가 준 팔찌를 꼬옥 잡았습니다.
"아무튼... 7시 30분이 되면 작전 시작이야. 그때까진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줘. 덧붙여서 현금 수송 차량이 나타나면 근처 도로를 차단해달라고 월광고 쪽에 부탁해뒀으니 차량이 다가오는 문제는 걱정 말고."
이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는 자신의 자유입니다. 조금 마음을 정리해도 좋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테고, 혹은 아직 못한 말이 있다면 말을 전해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건 시간은 천천히 흘러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녁 7시 30분. 저 편에서 문제의 현금 수송 차량이 나타났습니다. 그 차량은 락커가 있는 곳 근처에 멈춰섰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블랙 크로우가 입었던 검은 복장을 입은 남성이 내렸습니다. 이어 락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락커의 문을 여는 모습이 보입니다. 락커 안에는 가방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은우는 모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금이야. 내가 나간 후에, 모두들 나와서 차를 잡아! 그리고 차에 탑승한 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제압해!"
이어 은우는 먼저 문을 벅차고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달려나가면서, 풍압을 이용해서 바람을 일으켰고, 그 바람을 이용해 단번에 락커까지 달려갔고, 가방을 잡고 있는 사내를 있는 힘껏 걷어찼습니다.
생각도 못한 기습이었는지, 사내는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네가 여기에 있냐는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이들이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순간, 은우의 팔찌가 박살이 났습니다. 이어 그는 큭, 소리를 내며 주변을 바라봤습니다. 아무래도 저격을 한 번 당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지먼트의 눈에는 말이죠. 문제는 총소리는 먼 곳에서 들린 것이 아니라 매우 가까운 곳에서 들렸다는 것입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가요?
한편 상처가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맞은 곳이 아프기는 했는지, 은우는 오른쪽 어깨를 손으로 붙잡았습니다.
"조심해! 너희들! 저격이 있어! 큭!"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면서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교전이 시작되려는 모양입니다. 각자 움직이는 쪽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지나다니는 차량은 따로 없었습니다. 월광고가 제대로 막아주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여러 고층빌딩이 있었습니다. 대체 어느 쪽인 것일까요? 아무래도 바로 저격을 한 것이 아닌 것을 보면, 저쪽도 미리 기습을 준비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장소는 지하철 역 앞 거리. 번화가 거리는 아니기 때문에 민간인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도망치고 있는 중이에요. 차량은 그다지 없지만, 일단 현금 수송 차는 있어요. 아직 블랙 크로우 멤버는 한명만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누군가가 은우를 저격한 상황이랍니다.
어깨를 으쓱이며 하는 그녀의 말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 사이에 시간은 금방 갔고, 비록 함께 가진 못한다 해도 세은이 안전하길 빌던 그녀는 작전대로 은우가 먼저 움직이자 다른 이들과 함께 일제히 달려나갔다.
혼란스러스러운 주변 사람들,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총격전, 어딘가에 저격수가 있다는 말에 바로 방패를 들었던 그녀는 일단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고층빌딩들, 분명 저격하기엔 좋은 장소지만 마치 이쪽이 기습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한듯 블랙크로우의 반응 역시 어딘가 한박자 늦는듯 싶었을까?
지금은 한명만 내렸지만, 이런 은밀한 수송상황에 고작 한명만이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몰려들 다른 까마귀들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세은의 말을 듣고 혜성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자신의 변화를 아는 사람은 3학년 같은 반에 있는 부원들 뿐이고, 자신도 이걸 드러내는 걸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지지 못한 각오를 다져아할 때였다. 고민은 혼자서 하되, 여기까지 온 이상 해야할 일은 해야하니까. 혜성은 세은의 손에 자신의 모자를 쥐어주려했다.
"이 모자, 내가 아끼는거야. 다 끝나면 돌려줄 수있을까? 그게 아니면 세은이 네가 처리해줬으면 해."
세은에게 부탁하기엔 부담스러운 부탁일 수도 있었다. 그야 자신이 죽는다면 모자를 무덤에 두던가 같이 처리해달라는 부탁이었으니. 혜성은 자신의 머리를 쓸어올리며 부드럽게 웃은 뒤 몸을 돌렸다. 미안해. 부탁할게 라는 말을 세은에게 남긴 채.
시간이 지나고 은우가 밖으로 달려나가는 게 신호였다. 저격이 있다는 말을 들은 혜성은 도망치는 시민들을 거스르며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은 초음파로 변화하고 혜성은 소리를 눈에 보이는 고층빌딩을 중심으로 넓게 퍼트린다.
>>761 시간이 됐다, 7시 30분. 그리고 등장한 현금 수송 차량과 블랙 크로우의 복장으로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락커의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은우가 뛰쳐나가 사내를 걷어차는 것과, 이어지는 총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으로 달려가며 리라가 준비해 준 방패를 펼쳤다. 차에 닿을 수 있었다면 노리는 쪽은 당연하겠지만 운전석 쪽, 문이 잠겨 있지 않다면 그대로 열어 운전자를 쓰러트릴 생각이었다.
"문 열어! 뒤지기 싫으면."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있는 힘껏 창문을 내리찍어 깨트릴 생각 만만인 듯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총성이 났던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다.
서성운은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빼어들었다. 리라가 만들어준 방패였다. 사용법대로 옆을 눌러 진압방패를 크게 만든 뒤에, 성운은 발을 박차고 거의 날아가다시피 은우에게로 달려들었다. 공압을 이용한 은우의 움직임만큼 폭발적이진 않았으나, 이상할 정도로 가벼운 움직임이었다. 은우가 나가떨어진 방향을 고려해서, 총격이 날아온 방향을 유추하며 방패를 치켜들고 자신의 몸과 은우를 모두 가리는 것으로 은우를 추가적인 공격에서 보호하려 시도했다. 마치 무거워지기라도 하고 있는 듯이, 성운의 운동화 밑창이 비정상적으로 꾹 짓눌리는 게 보였다.
시작 전에 가벼운 브리핑을 듣고, 다같이 기습을 위해 미리 움직였다. 대충 신호를 기다리려던 찰나에 은우가 먼저 움직였고, 기습 자체는 성공한 듯 하지만 저쪽도 대충 예상은 한건지 저격수가 은우를 저격했다. 아니, 이건 예상이라기 보다는 대처일까. 아무래도 블랙 크로우라는게 그냥 있는 이름은 아닌지 대처가 빠른 모양이다.
리라가 모두에게 준 팔찌. 치명상에서 1번 구해준다고 했나. 성능이 꽤나 믿을만 하잖아? 그렇다면 동월은 돌격병으로써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잠깐 고민하는 사이에 태진이 도약해서 차량으로 돌격하기도 했고, 대기를 선택하는 다른 부원들의 백업을 기대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 역시 일단 뛰쳐나가는게 낭만이지. "
동월은 태진을 따라 땅을 박차고 앞으로 돌진했다. 딱 한 번. 그 한 번 정도라면 뒤에 있는 동료들이 저격병의 위치를 알아내고 조치를 취할 수 있을테다.
[일도류]
기세는 멈추지 않고, 날이 제대로 오른 칼은 차량의 옆면을 향한다. 능력까지 사용하여, 차량의 옆부분에 칼을 박고 그대로 쭉 그어버릴 생각이다.
즉, 죽지만 않으면 된다. 영구적인 장애까지는 괜찮다. 은우 부장 치고는 널널한 기준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그만큼 이번 상대가 위험하다는 뜻이겠지. 고등학교 1학년이 할 일이냐면 확실히 아니지만.. 이미 발을 뻗은 순간 늦은 것이다. 소년은 양궁 가방에서 활과 화살통을 꺼내들었다.
시간이 되어서 작전이 시작되고, 그는 바로 돌입하기 보다는 몸을 숨긴 채 위치를 잡으려 하였다. 어딘가에 저격이 있다. 하지만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고 반응이 다소 느린 것을 생각하면,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봐야겠네.. 하얀 소년은 올라갈 만한 곳이 있는지 살폈다.
>>811 "..리라 선배님?"
소년은 부러 눈을 동그랗게 뜬 후 그녀가 건넨 특수한 화살을 받았다. 그 효과에 대해 들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761 류화는 대기하는 동안 두 손을 기도하듯 모아 이마에 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전이 시간 되었을 때, 준비하고 있었으나 그래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나고 나면 저격이라는 말에 류화는 고개를 돌리며 저격수를 찾는다. 어디지, 소리가 멀지 않은 것인데. 자신으로썬 도저히 찾을 수 없으니 저격수는 다른 이들에게 맡긴 채 류화는 현금 수송 차량에게 시선을 둔다. 그 바로 앞의 도로를 보고, 발화 에너지를 모아 폭발을 일으켜 현금 수송 차량이 달려 나가지 못하게 막으려 한다.
위크니스인 세은은 불참한다. 당연했다. 세은이는 은우의 약점이니깐. 세은이가 잡히거나 죽는다는 것은 말이야. 우리가 은우를 잃는 거나 마찬가지니깐.
작전은 7시 30분에 시작. 서한양은 조용히 앉아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잠을 자는 건 아니었다. 잠시 몸의 힘을 빼려는 것. 몸이 경직되어봤자 좋은 건 없으니깐.
7시 30분. 정말 예상대로 현금수송차량이 나타났다. 안에서는 블랙크로우 하나가 나왔고, 은우는 작전을 시작했다. 심장이 본격적으로 쿵쾅거리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오케이"
은우는 빠른속도로 달려나갔다. 락커에서 거래를 하려는 녀석에게 공격. 하지만 총성이 들렸다. 역시..저격을 하는구만. 다행히도 충격은 좀 있어도, 부상은 안 입었다. 총소리가 멀지 않아. 분명 녀석들도 우리와의 교전을 대비하고 있던 거야.
지금 모든 인원이 저격수에게만 집중하면 안 돼. 누군가는 저격수를 탐지하고, 누군가는 저격수를 제압한다. 다른 이는 총에 맞은 은우를 보호해야 된다. 또 다른 이는 저 차량 안의 녀석들을 제압해야 한다.
차량은 내가 제압한다. 저격수 제압과 은우의 구조에 전력이 집중되면.. 저 차량 안의 녀석들까지 교전에 합류시키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 바로 제압해버리자. 저격수는 아이들을 믿자. 굳이 내가 없어도 잘 제압할 수 있을 거야.
서한양은 염동력을 발동시킨다. 차량에서 녀석들이 나오기 전에 차량을 공중에서 높이 들어올린다. 그리고 열린 입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한 뒤에 세게 흔든다. 졸라 세게. 안에서 잡고 버텨도 결국 바닥으로 추락할 수 밖에 없게 말이야.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지는 않아도, 반신불구로 살아가는 건 기정사실이지. 근데 내 알 바는 아니니깐.
7시 반, 작전 시작. 희야는 얌전히 소매 속에 손을 가리고 시간을 보냈다. 10분 정도가 지났을 땐 조용히 가면을 쓴 뒤,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그 이후로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 사람 같이. 이따금 누군가 얘기를 하면 귀를 기울여주는 정도였고, 그 이후로는 미련 없이 굴었다.
그렇게 때가 다가오고 총소리가 울렸을 때, 희야는 부원들이 뛰쳐나가는 것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기다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쥐었다. 푸르스름한 신소재 큐대였다. "바칩니다." 노이즈 너머로 흐릿하게 울린 목소리 뒤로 쭉 기지개를 켜며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 자못 여유롭다.
"죽이지만 말라고 했어요. 알아요."
주변의 수분을 끌어 모으듯 공기가 차가워지고, 은우와 성운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저지먼트 주변으로 눈보라를 휘몰아치려 들었다. 보호함과 동시에 저격수에게서 시야를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뭔가 하고는 싶은데 말이에요- 저쪽에서 너무 무섭게 나서서 뭘 할 수가 없지 뭐예요. 추워도 잠시만 참아요."
아마도 차량은 빠르게 앞으로 질주를 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류화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녀는 바로 앞의 도로를 향해서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쾅! 커다란 폭발 소리가 들렸고, 그 때문에 차량은 앞으로 달려가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 애린은 일단 방패를 들고 상황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청윤이 그 방패 뒤에 서서 확대 안경으로 고층건물들을 바라보긴 했지만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철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드를 타고 총구를 찾았지만, 좀처럼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였습니다. 또 다시 총소리가 들렸고 그가 타고 있는 보드에 명중했습니다. 아마 보드는 두동강이 나버리지 않았을까요? 한편, 수경은 도망치는 이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눈에도 크게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한편 혜우는 은우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은우의 어깨에 제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그녀의 능력으로 은우의 충격이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아무래도 근육이 조금씩 진정이 된 모양입니다. 그리고 성운이 방패를 펼쳤고 둘을 보호하려고 했으며, 이어 희야가 그들의 앞에 눈보라를 일으켰습니다. 시야를 차단하려고 했지만, 아마 좀 추울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철현이 저격을 직접적으로 당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편 태진는 그 틈에 차량으로 돌진했고, 그대로 지붕을 내려 찍었습니다. 말 그대로 지붕이 찌그러졌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다면 제대로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어째서일까요? 그와 동시에 조수석 쪽의 문이 열린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요? 아니요. 정확히는 수송 차량의 뒤쪽 트레일러의 문도 열렸습니다. 하지만 딱히 보이는 이는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랑이가 확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운전석은 커녕 조수석에도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동월은 이어 자신의 능력으로 칼을 이용해 차량을 그었습니다. 이제 차량은 아예 움직일 수 없을 듯 보입니다. 하지만 GPS는 무사해보이니 다행입니다.
이어 세 명이 뒤로 물러났을 때 한양이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차량을 마구 흔들긴 했지만, 따로 떨어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차량은 이제 한양이 완전히 확보를 했습니다.
리라는 이경에게 화살을 내밀었습니다. 색깔 가루가 있는 화살이라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걸 받아들인 이경은 이곳저곳을 바라봤습니다. 올라갈 수 있는 건물은 총 3개. 빨간 건물, 노란 건물, 녹색 건물입니다. 빨간 건물은 24층 높이, 노란 건물은 10층 높이, 녹색 건물은 8층 높이입니다. 하지만 어느 쪽도 그냥은 들어갈 수 없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혜성의 부탁을 세은은 알겠다고 하며 들어줬습니다. 대신 꼭 무사해야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혜성은 자신의 초능력을 썼습니다. 고층건물 쪽에는 아무래도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혜성의 눈에 비쳤습니다. 하지만 따로 수상해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지만, 차량 쪽에서 사람의 실루엣 같은 것이 총 6명 그녀의 눈에 비쳤습니다. 그 중 하나는 긴 라이플을 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쪽으로 정확하게 발사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확한 모습이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그곳을 다시 제대로 봤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째서일까요? 분명히 그녀에게는 실루엣이 보였지만 막상 그 현장에선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와 동시였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고 여기저기로 번개가 무차별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능력은 어설픈 레벨1,2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어림잡아도 레벨 4의 능력. 그리고 그것은 차에 가까워져온 태진과 랑, 동월 쪽을 정확하게 노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랑은 자신 쪽으로 날아오는 번개 때문일지, 지금 그 자리에 서 있으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저기로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랑은 그와는 별개로, 청윤과 애린이 있는 곳에서도 불길한 뭔가를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뭔가...데구르르 굴러가는 원 같은 무언가의 이미지가 보입니다. 대체 그게 뭘까요? 아니. 이건 솔방울일까요?
한편 은우가 저격을 당한 것 때문에 제압을 피한 남성은 씨익 웃어보였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샹그릴라를 하나 꺼낸 후에 씹어서 입에 넣었습니다. 이내 그의 뒤에서 붉은색 오라가 번져올랐습니다.
"핫. 저지먼트냐? 너희들. 지금 누구에게 싸움을 건건지 잘 알고 있겠지?!"
이어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돌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있는 힘껏 집어던졌습니다. 그와 동시였습니다. 이내 그것은 아주 거대하게, 정말로 거대하게, 은우와 혜우, 그리고 성운을 모두 덮쳐버릴 정도로 아주 거대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추락했습니다. 은우는 지금 혜우가 치료를 해주고 있기에 능력을 바로 쓸 수 없었습니다.
"도망쳐! 둘 다!"
이어 은우는 둘에게 도망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양과 류화 쪽을 향해서 뭔가 번쩍 하고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이번에는 명중하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어떨까요? 아니. 애초에 뭔가 피슝하고 지나간 것일까요. 그 속도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940스토리 - 서성운: 훈련 레스 (부제: 나 이 픽크루 없었으면 이 스레 어떻게 뛰었냐 진짜루)
(ghUZDeNIlA)
2023-11-25 (파란날) 22:10:32
>>905 >>0 https://picrew.me/ja/image_maker/73327
“잘 알아.”
이건 내가 선택한 지옥이야. 내가 선택한 지옥이고, 내가 선택한 죽음이야.
그러니, 그 마지막까지도 내가 선택할 거야. 머나먼 목적지를 정해야겠어.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 순간 성운과 인접해있는 이들은 느낄 수 있었다. 눈앞에 생긴, 정상적인 현실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뚜렷한 균열을. 성운의 머리끈이 툭 끊어졌다. 그리고, 강착원반이─ 아주 거대한 강착원반의 모습이 보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선택한 지옥이야.”
성운은 일순간, 땅에서 거대한 손가락이 솟구쳐오르는 것만 같은 환상을 보았다. 그것이 바위를 떠받치는 것 같았다. mg번째 팔이 그의 어깨에서부터 돋아났다. 일정한 중력이 작용한다는 가정 하에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F=mg로 단순화된다. (출처: 위키피디아 “중력” 문서) 그리고 이 순간 성운은 mg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성운은 몸을 일으켜서,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가볍게 만든 바위를 방패로 힘껏 쳐냈다.
>>905 문을 열라고 소리친 게 무색하게, 차 안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지만 문이 열렸고... 방금 전 천장이 찌그러지면서 비명 소리도 들렸는데. 이 장소에 누군가 있는게 분명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황에 머리를 굴리던 랑은, 하늘에서 스파크가 튀자마자 오싹함을 느끼고 서 있던 자리에서 꽤 떨어지며 방패를 세워 들었다.
"차에서 떨어져!그 자리에서 벗어나라!"
차에 가까이 있는 것으로 보였던 태진과 동월에게도 그렇게 소리치고는 어차피 차는 움직일 수 없으니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건지, 청윤과 애린이 있는 쪽으로 뭔가 굴러가는 것 같다는 점에 집중했다. 문제는 그게 눈으로 정확히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 거기에 있다는 건 알지만 눈으로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랑은 일단 방패를 세운 채로 청윤과 애린 쪽으로 달려가며 대충 위치를 어림잡아 구체를 사람이 없는 쪽으로 차 날리려고 했다.
"뭐가 굴러왔다! 뒤로 몸 낮춰!"
그게 안 되어 헛발질을 한다면 방패를 세워 들고 두 사람을 혹시 모를 충격에서 보호하려고 했을 것이다.
황급히 안경을 벗어던진 청윤은 자신과 애린의 발 밑에 무언가 굴러들어온 것을 목격하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급히 이를 악물고 애린을 (우연히도 이경이 있는 방향으로) 강하게 밀쳤다. 동시에 방패를 잡고 그 물체 위로 덮곤 본인도 어찌나 애린을 강하게 밀었는지 뒤로 밀려났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니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리라는 포스트잇에 짧은 선과 점을 그렸다가 멈추길 반복한다. 그러던 중 이변이 발생했다. 하늘의 번개. 갑자기 커진 돌... 모든 게 어지러운 와중에 들려오는 게 있다. 리라의 손이 급하게 움직인다. 그린 건... 슬... 라임? 들이다. 녹색의 물컹물컹한, 어리버리한 얼굴을 달고 있는 게임 속 몬스터. 그러나 충격에서 사람들을 한번쯤은 보호할 수 있을 법한 재질로 이루어진. 크기는 가능한 커다랗게, 건물 1층(어렵다면 반 층)높이 정도.
그 설정대로 슬라임 두 마리를 실체화 시킨 리라는 각자에게 명령한다.
"번개 먹어버려." "저쪽 세 사람 앞, 막아."
액체 괴물을 이용해 번개로 인한 피해와 폭발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일부나마 막아보려고 한다.
가벼운 숨소리. 하나.. 단 하나. 하나를 제압해서 기억을 읽는다면 일이 분명 편해질 것이다. 그리.. 쉽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지만. 바위는 다른 사람들이 해결할 것 같으니, 화살을 시위에 매긴다. 건물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으니 다른 방법을 먼저 고민해 보아야겠다. 올라간다면 노란 건물이긴 한데..
"..일단."
화살을 시위에 건다.
당장 쏘지는 않고 상황을 살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언가 '쏘아진'다면 그 궤적을 확인하기 위해 애쓰는 것. 과거 리라가 만들어준 시야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하얀 눈을 가만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