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 저 높은 곳에서 보기에, 이 레이스는 보잘것없는 지방 GⅢ에 불과할 겁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우마무스메가 평생을 걸고 추구하는 명예가, 도쿄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웃음거리일 수도 있죠.」
「수상할 정도로 중앙을 잘 아시는군요.」
「글쎄요. 하지만 중요한 건, 『세 번』이라면... 아무리 오만한 사람인들 돌아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설령 그것이 변두리 경기장의 더트 위라고 할지라도.」
「그러면 학원장님은, 이번 레이스에서 트리플 반다나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쪽인가요?」
「... 과연 어떨까요. 이 시련을 넘어설 능력과 운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다면, 한낱 관중인 제가 아무리 응원한들 의미 없는 일입니다.」
안카자카 경기장 날씨 흐림, 경기장 상태 포화 GⅢ, 더트 1,700m, 풀 게이트 12명
출주 캐릭터: 도로마미레 퀸 레이니 왈츠 마사바 콩코드 퍼펙트 원더
중계 ─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중계 ─ 흐린 날이 몇 주나 이어져 빛을 잃은 안카자카 경기장의 포화된 더트는, 오늘도 도전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계 ─ 각 우마무스메가 패덕에 입장합니다.
중계 ─ 주목의 1번 인기, 마사바 콩코드. 해설 ─ 사실 저는 마사바 콩코드를 중앙 출신의 어떤 우마무스메를 근소한 차이로 잡을 뻔했을 때부터 눈여겨봐 왔어요. 해설 ─ 감히 말하게 해 주십시오. 마사바 콩코드는 츠나센 학원 최강의 준족, 아니 「토호쿠의 초음속」이라고요! 중계 ─ 네, 트리플 반다나의 명예까지 앞으로 한 발자국. 하지만 행운의 여신이 대관식으로 향하는 길을 도와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계 ─ 과연 그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중계 ─ 이어서 2번 인기는 퍼펙트 원더. 해설 ─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고, 또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우마무스메죠. 해설 ─ 하지만 안타깝게 패배한 경기에서도, 퍼펙트 원더가 보여준 귀기는, 절대로 저평가할 수 없는 강력함을 내뿜고 있었어요. 중계 ─ 오늘도 그 뒷심과 파워를 발휘해 본명을 뒤집을 수 있을지가 주목됩니다.
중계 ─ 3번 인기, 레이니 왈츠. 해설 ─ 불량한 경기장에서 깜짝 놀랄 속도를 보여주었지만 안타깝게도 변수가 적을 때는 결정적인 운이 따라주지 않았죠. 해설 ─ 하지만 1, 2번 인기에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오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히 있어요.
중계 ─ 4번 인기는 도로마미레 퀸입니다. 해설 ─ 올해 큰 무대에서는 우승을 많이 거두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전광판에 들어가는 노련함을 보이고 있네요. 중계 ─ 그간 한 발짝이 아쉬워도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는 실력을 보인 만큼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계 ─ 5번 인기, 디스코 오 키카나이. 해설 ─ 기본기가 탄탄하지만 무엇보다도 변칙적인 주법과 박력 있는 주행이 높은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어요. 해설 ─ 겉보기에 무난한 스타일이라고 해서 절대로 얕보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 [ 토호쿠의 초음속 ] 이라. 재밌네요. 그 이름이 당신의 새 담당인가요? " " ......다이애나, 지금 그 이야기는..... " " 재밌네요. 대관식이라. 이 지방에서 그런 성과를 내보이다니. " 역시 당신은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 경기장의 한 켠, 은백색 머리칼의 우마무스메와 남청색 머리를 올려묶은 여인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다소 오만방자하게 팔짱을 낀 채 내려다보고 있는 소녀와 달리, 니시카타 미즈호는 굳은 모습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명확하다.
" 지켜볼 것이랍니다. [ 격 ] 에 맞는 경기를 보여줄지. "
은백색 머리의 우마무스메는, 게이트 안에 들어간 네 우마무스메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 부족이었던 레이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꽤 열심히 훈련도 했고... 물론 훈련은 모두가 했을 것이므로 특별한 건 없을지라도, 오늘을 위해서 열심히 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다이고는 관중석에 앉아서 하나하나 불러지는 이름과 면면들을 바라보았다.
"레이니 왈츠 파이팅! 멋진 달리기 보여줘!!"
모두 아는 얼굴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자신의 눈에 띄는 건 한 명 뿐이니까. 다이고는 크게 한 번 소리쳐 본다.
중계 ─ 가장 먼저 선두를 향해 달리는 것은 퍼펙트 원더와 마사바 콩코드, 그 뒤에 바짝 붙어 레이니 왈츠. 중계 ─ 뒤따라서 도로마미레 퀸과 디스코 오 키카나이, 오케이 스피릿. 중계 ─ 이어서 언더커버, 엔터 더 피존, 유카 키리후다.
해설 ─ 이런 경기장 상태일수록 페이스가 빨라져 경기 시간도 줄어드니, 변수도 그에 비례해서 줄어듭니다. 해설 ─ 매 순간을 치밀하게 계획해서, 한 걸음이라도 효율적으로 내딛어야 역전의 가능성이 보이겠죠.
중계 ─ 후미에는 케쟈니스트와 버추얼 아사이치, 그리고 가장 뒤처져서 니도네─! 중계 ─ 또 졸다가 늦게 깼습니다! 다행히 게이트가 열리는 소리에 뛰쳐나왔지만 속도를 맞추기 힘들어하는 모습! 중계 ─ 아직까지는 큰 차 없이, 각 우마무스메가 나란히 달리며 첫 코너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마미레는 스트레칭하며 몸을 푼다. 그래, 꾸준히 전광판에 들어가고 있지. 하지만 아직 진흙탕 속에서 왕이 되진 못했어. 따라잡을려야 따라잡을 수 없던 무서운 두 사람, 그리고 레이니 역시 재어보듯 바라볼 적에 신호가 울리면 마미레는 뛰쳐나가나, 역시나 세 사람을 따라 잡기에는 무리가 있을까. 그렇지만 마미레 체념하지 않고 오히려 웃는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니까. 마지막엔 어떻게 될까, 그 기대감에 심장이 빠르게 뛴다.
물을 마시면서 흐린 날씨의 경마장을 보는 언그레이 데이즈. 이 경기에서 왕위가 결정될 수도 있고, 혹은 왕위가 박탈당하는 장면을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이 레이스를 달리는 모두가 이기러 달리고 있다.
"... 다치지 말았으므는 좋겄구마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이제 막 시작한 레이스를 본다. 퍼펙트와 마사바가 유력후보랬던가. 변수가 없다면, 아마도 이기는 것은 마사바. 하지만 1번 인기가 탈락한 경우는 전에도 있었지. 자신이 그 산 증인이고. 하지만... 그것이 매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것도 또한 사실. 모두들...
‘토호쿠의 초음속’이 오늘 오를 대관식을 방해할 우마무스메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아니라 맨 앞으로 달려 나가는, 퍼펙트・원더가 아닐까. 자신만만하게 트로피를 트레이너에게 안겨주겠노라, 선언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글쎄,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포자기해, 훗날 오늘을 후회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 레이스 도중, 단 한순간이라도, 마사바・콩코드를 앞지른다. 그럴 수만 있다면, 분명,
".......나는, 마사바 씨가 이번에 너무 긴장하지 않고 후회 없는 달리기를 하기를 바랬답니다. 이 무대는 전적으로 마사바 씨 자신을 위한 무대이니까요. " "재밌네요. [ 그 이름에 걸맞는 격 ] 을 강조하던 지난 날은 잊으셨나요, 트레이너 씨? " "다이애나, 오늘 나는 당신과 언쟁을 하고 싶지 않답니다. 그러니 계속 앉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감상하시길. "
비웃듯 옆에서 바라보는 은백색 머리칼의 우마무스메를 째려보듯 바라보며, 미즈호는 나직이 말을 꺼냈다.
"나는, 더이상 당신에게 휘둘리지 않아요. 당신의 요구와 의지에 무조건적으로 응해주는 트레이너가 아니에요. " "..........하! " "당신에게만도 그러지 않을 거에요. 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차에 계신 아버님께 똑똑히 전해드리도록 하세요. 나는, 지금처럼 이렇게 아이들을 더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로 만족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