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야견은 묘한 곳에서 눈치가 없는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머리 회전은 꽤 돌아가는 편이었다. 초절정의 상징, 내공으로 피어올리는 꺼지지 않는 불꽃. 거기에 예전에 땀을 흘리며 벌벌 떨었던 북위검의 움직임.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지. 눈앞의 현실이 자명함에도 이성이 이해를 거부하고 있었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군.
“....그 뭐냐 정말로 작은(小) 가주님이 되셨....아니아니. 방금 전에 경고를 들었음에도 또 실수를 할 뻔 했군. 파계회의 동자승이 모용세가 소가주의 상승을 축하드리고, 객지인으로서 저지른 무례를 사죄드립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야견은 중원의 이야기에 납득하고, 또 다시 입으로 나오려 드는 무례한 표현을 갈무리한 뒤,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리고, 격식을 갖춰 술잔을 올린다. 여러 입장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지인이 숱한 노력 끝에 다다른 경사다. 축하드리는 것이 아랫사람으로서의 도리겠지.
“잘 아시는군요. 그러니 허례는 접어두고 말씀드리죠.”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죽간을 꺼낸다. 그 내용은 흑천성에서 있을 군들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한 비무대회의 계획과 준비에 관련된 사항일절. 야견의 성미가 보이듯이 날려쓰긴 했지만 체계는 잡혀있었다. 소가주로서 숱한 서류에 파묻혀지내는 중원이라면 적당히 보는 것 만으로도 전모를 알 수 있겠지. 야견이 이 죽간을 건넨 의도 역시. 아마도 불도장을 끓이는데 사파의 식재만을 쓰면 맛이 뻔해지니, 정파의 것도 넣어두고 싶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발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정파에 이런 소식을 전해줄만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 하면 소가주님 외에는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꽤나 불경한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중원은 그런 모든 것은 잠시 미뤄두고 서류로 눈을 옮겼다. 이전의 장난기와 같은 것들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지고, 몸은 작을지언정 그 기세를 그대로 풍기는 모용세가의 소가주가 되어 서류를 진득히 훝어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정파의 화산논검과 달리 사파에서는 각자의 분노를 배출할 배출구가 부족하다. 사마외도라는 걸출한 이가 누름돌 역할을 하고는 있으나 그것도 사마외도의 영역에서가 끝. 만약 그가 흔들리거나 변고가 발생한다면 흑천성은 분열될 가능성이 높았다. 천천히 중원은 턱을 메만지며 생각에 휩쓸렸다.
이번 축제로 야견이 얻을 이익은 무엇인가. 적게는 돈을 쓸어담을 수 있고 크게는 스스로의 이름을 흑천성에 각인시킬 수 있다. 동자승이 아니라 야견으로 그 이름을 남기고자 한다면 이번 수는 꽤나 잘 짜여진 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끝에, 이 소식 일부가 마교에 들어갔단 정보를 보았을 때 중원의 눈썹이 가볍게 떨렸다. 곧 중원은 죽간을 내려두며 한숨을 쉬었다.
"계륵이로고."
탐나는 먹이이나 먹을 이유가 없다. 아니, 이건 정파를 끼우지 않음이 옳다. 왜? 마교에 진 원한이 있는 무림인만큼, 사파에 원한을 진 무림인도 수없이 많은 까닭이다. 만약 이 대회에 대해 혈승이 알게 된다고 보자. 그가 사파의 잡것들이 서로 비무하며 쌓인 한을 풀겠다고 하는데 과연 가만히 있을까?
"자네는 목숨이 다섯개는 되는가?"
중원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야견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그러나 부정적으로는 이로써 생길 문제들과 여차할 때 정파의 그것이 심화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가볍게 턱을 쓰다듬는다.
"...차라리 이건 하오문을 통해 정파에 흘리도록 하게. 모용세가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거야. 석가장의 일이 있는 만큼. 사마외도도 우리가 정보를 흘리면 자네도 의심하겠지. 석가장의 일로 사마외도가 모용세가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네. 아무리 우리가 정사지간의 무인으로 서로 다른 세력에 속한다 하나. 사람의 도리로써 한 번은 경고해주겠네."
감사하기도 하지. 아무렴, 감사하기 그지없을 일이다. 발음을 자아내 이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이 은恩은 현세에서 갚는 것으로 하지요. 현세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하나 늘었다. 총기로 가득하던 눈동자가 눈 한 번의 깜박임에 허상처럼 흩어져 사라지고 있었다. 쾅!!! 강한 부딪침에 칼날에 묻은 피가 비산하고 손목을 빙그르 돌려 여무가 검을 하단세로 내렸다. 알아채고 보면 당신과 일정 거리를 두고 대치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언제가 되더라도 달려나갈 것처럼 눈은 짐승의 것이 되어, 당신을.
"존귀하신 분. 간극을 좁히지 않으면 어찌하면 좋으오리까?" 하고, 아는 듯하면서도 속삭이듯 당신의 다음 발어를 묻고 있다.
//그리고 여무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보법을 얻으리라 다짐을 하게 되는데.........(?)
살짝 댑힌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중원의 서류 검토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그 과정을 관찰해보니 저 남자가 왜 소가주라 불리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인으로서 내뿜는 살벌한 기백 이상으로 차갑고 예리한 지성이 빛을 발하고 있지 아니한가. 역시 묘용세가의 소가주로서의 용중원은 쉽사리 신뢰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멀고 먼 요녕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야견에게도 하나의 도박이었다. 중원이 변덕이 들어 자신을 해하고, 대회를 역으로 이용한다면? 그걸로 끝인 일이었다.
“역시 그렇습니까. 닭갈비. 닭갈비라...”
야견은 중원의 계륵이라는 평에 수긍하며 술잔을 내려놓는다. 사실 이 대회를 다른 세력에게 흘리는 것은 야견의 도박수였다. 잘만한다면 정파, 사파, 마교에 이르기까지 대회를 알릴 수 있으며, 대회의 입안자인 자신의 이름도 커지겠지. 다만 반대로 일이 잘 안풀린다면 야견은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일을 키운 박쥐놈이 되어 척살당할 것이 분명하다. 정파를 끼지 않음이 옳다는 중원의 지적은 합당하다 못해 자명함이 분명하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호랑이 아가리로 뛰어드는 척이라도 해야죠. 정파에게는 다른 수단을 통해 접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계획을 검토한 중원에게 포권지례를 올리며 일어선다. 자신은 어느 정도 재능이 있다고는 하나 진짜 천재에 비하면 어디에나 있을 범재에 불과하다. 그런 자신이 더욱 높이 이르기 위해서는 위기로, 혼란으로, 아수라장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런데 소가주의 검토라니. 금화 몇냥의 가치가 있으려나. 아. 그러고보니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겠군.
“그런데 말입니다. 이왕 요녕까지 왔으니, 이곳 명물이나 굵고 짧게 체험하려는데, 어떻습니까?”
야견은 그리 말하며 손을 휙 하고 휘두른다. 사마외도의 무림일절, 비격사일태. 전력을 다한 비도의 투척이지만. 눈앞의 초절정에게는 인사거리만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