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야견이 탁자 밑에서 킥킥대며 자신의 연기력에 감탄하고 있을 쯤, 조그만 보폭의 종종걸음이 깊은 한숨과 함께 야견에게로 걸어온다. 탁자로 다시 얼굴을 올려 그 발걸음의 정체를 바라본다. 잡티 없는 뽀얀 피부에 윤기나는 검은 머리와 땡그런 검은 눈. 어찌보면 귀엽기까지 한 그 모습에 야견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어? 어? 어? 법화심법의 법심은 정신공격은 공포를 차단해주지만, 상정외의 사태로 인한 황당함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 뭐냐, 그 별호를 댄다면 정정해주려 다가 올거라 생각은 했지. 소가주님 묘하게 그런 쪽에서 상냥하다? 음. 뭐라고 할까 그런 구석이 있으니까. 그리고 난 그 별호 꽤 귀여워서 좋아하는데. 너구리 백마리. 귀엽잖아.”
야견은 자신을 향해 부드럽게 웃어보이고, 자신의 연기투혼으로 이빨자국이 있는 손가락을 보며 한숨짓는 소년을 말없이 보고만 있는다. 마치 소처럼 눈을 껌뻑거리면서.
“저기 꼬마야. 의수까지 마련한 연기력이 좋기는 한데, 슬슬 장난은 되었단다. 어른들의 술자리니 소가주님을 뵙게 해주지 않으련? 아, 그래 오는 길에 사탕이라도 사왔는데 하나 줄까?”
조금만 더 관심있게 보았다면 바로 중원임을 알아챘을텐데. 야견은 아직도 모종의 장난이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야견의 머릿속에 있는 중원과 눈앞의 똘똘한 동자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었으니.
중원은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역시나 그라면 비슷한 반응을 보이리라고 생각한 바다. 의자에 앉은 채로 초절정의 상징과도 같은 삼매진화로 술국을 펄펄 끓게 하고는 손가락을 가볍게 흔들어 불길을 꺼내고 중원은 인자한 표정으로 야견을 바라본다.
"그럴 줄 알았지. 증거를 보여드리리다."
고개를 두리번한 중원의 눈에 젓가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젓가락을 왼손으로 쥐곤 적당히 내공을 불어넣은 중원은 천천히 궤적을 그리며 야견의 목을 베는 듯한 그림을 그린다. 본래 중원의 무기라면 분명히 목을 베었을 법한 움직임. 방긋 웃는 중원이 펼치는 것은 북위검의 시작인 야만검의 초식이다.
"간단한 얘기라네. 본인에게는 귀여운 것이 남에게는 지독한 모욕이 되기도 하는 법이지. 자네가 가지고 있는 동자승이라는 별명도 누군가가 뜻이 같다고 주지스님의 딸랑이라고 하면 자네도 가만히 있진 않겠지. 표현은 천박하지만 그런 걸세."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중원은 가볍게 턱을 메만진다. 그 모습은 언젠가 야견이 보았을 중원과 똑 닮은 장면이었다.
야견은 묘한 곳에서 눈치가 없는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머리 회전은 꽤 돌아가는 편이었다. 초절정의 상징, 내공으로 피어올리는 꺼지지 않는 불꽃. 거기에 예전에 땀을 흘리며 벌벌 떨었던 북위검의 움직임.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지. 눈앞의 현실이 자명함에도 이성이 이해를 거부하고 있었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군.
“....그 뭐냐 정말로 작은(小) 가주님이 되셨....아니아니. 방금 전에 경고를 들었음에도 또 실수를 할 뻔 했군. 파계회의 동자승이 모용세가 소가주의 상승을 축하드리고, 객지인으로서 저지른 무례를 사죄드립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야견은 중원의 이야기에 납득하고, 또 다시 입으로 나오려 드는 무례한 표현을 갈무리한 뒤,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리고, 격식을 갖춰 술잔을 올린다. 여러 입장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지인이 숱한 노력 끝에 다다른 경사다. 축하드리는 것이 아랫사람으로서의 도리겠지.
“잘 아시는군요. 그러니 허례는 접어두고 말씀드리죠.”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죽간을 꺼낸다. 그 내용은 흑천성에서 있을 군들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한 비무대회의 계획과 준비에 관련된 사항일절. 야견의 성미가 보이듯이 날려쓰긴 했지만 체계는 잡혀있었다. 소가주로서 숱한 서류에 파묻혀지내는 중원이라면 적당히 보는 것 만으로도 전모를 알 수 있겠지. 야견이 이 죽간을 건넨 의도 역시. 아마도 불도장을 끓이는데 사파의 식재만을 쓰면 맛이 뻔해지니, 정파의 것도 넣어두고 싶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발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정파에 이런 소식을 전해줄만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 하면 소가주님 외에는 떠오르지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