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자신의 척수로 직접 전해지는 듯한 무겁고 공포스러운 전음. 늙고 중후한 목소리가 정파의 땅에 발을 들인 사파의 애송이를 거세게 나무라고 있었다. 아마도 3류 무림인 같았으면 이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음이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야견은 공포에는 어느 정도 내성이 있었다. 내면을 울리는 종소리 같은 공포심이 마치 파문이 줄어들 듯이 사라진다.
- 법화심법 법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공과 경지의 차이로 식은땀이 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야견은 냉정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분석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고수라면, 모용세가를 쥐락펴락한다는 모용벽인가. 아니다, 그에 대한 소문대로라면, 정말로 자신을 위협하려 했다면 이렇게 겁을 주기 보다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자기 숨통을 끊고 시체는 요녕의 털이 북실북실한 너구리들에게 던져주었을 것이다. 조금 불경하기까지 한 가주 흉내를 가능케 하는 권력, 간자들이나 쓸법한 전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무공의 폭. 그러면 전음의 정체는 하나다. 조금은 어울려볼까.
모르는 척 하던 모습을 말하는건지, 아니면 받는것 하난 잘한다는 말을 꼬집은 것인지. 그는 살며시 웃으며 잠시 고민했다. 의족을 선물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남궁세가에 수배하면 의족 하나쯤은 쉬이 구하겠지. 하지만, 한한백가라는 거대 가문의 아이가 그런것을 바라진 않을 터였다.
"어디보자. 그래, 무기는 어떻더냐?"
잠시 고민하던 그는 등에 메고있던 두툼한 막대기의 붕대를 풀어 시아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은 검이라고 하기엔 꽤나 조잡한 것이었다. 날은 하나도 서있지 않고, 두껍기는 너무 두꺼운것이. 검보다는 몽둥이에 가까운 것이었다.
"나는 그저 두 사람을 놓고싶지 않구나. 이기적인 바램이다만, 두 꽃이 다른만큼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있으니 더더욱 그렇지."
"하나는 나와 함께 필 꽃이다. 하나는 나와 함께 질 꽃이다. 둘 모두 놓을 수는 없지. 그러니 고민인 것이다."
둘다 동등하게 사랑하고 있지만, 사랑하는 목적은 달랐다. 그렇기에 더더욱 속이 쓰렸다. 제 욕심에, 두 사람을 상처입힌게 너무나 와닿았기에.
//일단 불쾌검 관련은 나중에 김캡 오셔서 물어보고 안되면 컷한 뒤에 따로 뭘 줬는지 조율하는 것으로...
쯧. 재미가 없다. 상대는 이미 간파를 한 듯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할아버지의 별호를, 그것도 가장 싫어하시는 별호를 대는 것은 어떤 의도일까. 깊은 한숨을 내쉬며 중원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눈은 썩 불쌍하다는 눈빛도 같이 있었다.
".....허어. 하필 그 별호를..."
자신의 이미지라 할 법한 것도 어느정도 내려두었기에 중원은 걸음을 종종거리며 야견에게 다가갔다.
"혹시라도 할아버님께 그 별호를 꺼낸다면 목이 날아갈 줄로 아시게. 할아버님께서는 그 별호를 싫어하시거든. 요녕제일검이라는 별호도 있으시니 그 별호를 쓰는 게 가장 좋다네."
툭툭 다가온 꼬마아이는 야견을 만난 후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다. 중원은 싸울 의도가 없다는 듯 야견의 손가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쓴 표정을 짓는다. 음. 이 사내는 광대패 같은 소일거리를 하긴 힘들어보였다. 한숨을 깊게 내쉬고, 의자에 턱 앉은 중원은 빈자리를 가르키며 가볍게 하품했다. 이 몸이 되고 나서는 잠이 왜이리 쏱아지는지 몰랐다.
"하음... 먼 길 오느라 고생했네. 다만 내가 몸이 피곤해서 말일세. 모용세가의 동맹인 석가장의 사람이라면 객으로 모시겠지만 자네는 파계회의 인물 아닌가. 모셨다간 그날이 그대의 목이 다는 날이거나 모용세가가 사파로 전향한단 소문이 도는 날이겠지..."
야견이 탁자 밑에서 킥킥대며 자신의 연기력에 감탄하고 있을 쯤, 조그만 보폭의 종종걸음이 깊은 한숨과 함께 야견에게로 걸어온다. 탁자로 다시 얼굴을 올려 그 발걸음의 정체를 바라본다. 잡티 없는 뽀얀 피부에 윤기나는 검은 머리와 땡그런 검은 눈. 어찌보면 귀엽기까지 한 그 모습에 야견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어? 어? 어? 법화심법의 법심은 정신공격은 공포를 차단해주지만, 상정외의 사태로 인한 황당함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 뭐냐, 그 별호를 댄다면 정정해주려 다가 올거라 생각은 했지. 소가주님 묘하게 그런 쪽에서 상냥하다? 음. 뭐라고 할까 그런 구석이 있으니까. 그리고 난 그 별호 꽤 귀여워서 좋아하는데. 너구리 백마리. 귀엽잖아.”
야견은 자신을 향해 부드럽게 웃어보이고, 자신의 연기투혼으로 이빨자국이 있는 손가락을 보며 한숨짓는 소년을 말없이 보고만 있는다. 마치 소처럼 눈을 껌뻑거리면서.
“저기 꼬마야. 의수까지 마련한 연기력이 좋기는 한데, 슬슬 장난은 되었단다. 어른들의 술자리니 소가주님을 뵙게 해주지 않으련? 아, 그래 오는 길에 사탕이라도 사왔는데 하나 줄까?”
조금만 더 관심있게 보았다면 바로 중원임을 알아챘을텐데. 야견은 아직도 모종의 장난이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야견의 머릿속에 있는 중원과 눈앞의 똘똘한 동자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