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 정보들을 하나하나 연결하며 세은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 자신의 연락이 뜸해질 무렵, 같이 연락이 끊어졌다는 그 말에 세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전부 들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은 들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과연 혜우에게 말해주는 것이 좋을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라면, 자신이라고 한다면...
"날 잡을 수 있게 도와줄까? 살짝...뒤에서 손만 쓰면, 정말로 길게 둘이서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도 있는데."
나 행정직인 것은 알지? 싱긋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이 마냥 장난인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조금만 손을 쓰면 두 사람이 함께 순찰을 돌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었으니까. 만약 혜우가 그것을 원한다면, 자신은 얼마든지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었다. 그야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보단... 당사자에게 직접 듣거나 느끼는 것이 나을테니까.
만약 자신이라면, 자신이 혜우의 입장이라면... 관계도 없는 제 3자의 입에서 제 가족과도 같은 이의 말이 나오는 것은 정말로 싫을 것 같았으니까.
"알았어. 천천히 갔다와."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듯이 세은은 살며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혜우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며 살며시 두 다리를 앞뒤로 천천히 흔들며 분수대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다가 다시 혜우가 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왜 하필 깨도 이렇게 애매할 때 깬 거지. 리라는 이불을 애벌레처럼 휘감고 한참을 밍기적 거리다가 머리맡의 핸드폰에서 메세지 도착 알림 소리가 들리자 꾸물꾸물 손만 뻗어 화면을 켰다. 눈꺼풀 속에 몇 시간을 숨어있던 안구는 갑자기 들어오는 밝은 빛에 자극을 받아 바로 형체를 식별하지 못한다. 손등으로 눈을 비빈 뒤 다시 발신인을 확인하면...
"랑 언니?"
패턴 잠금을 풀고 터치 몇 번이면 금세 몸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의 메세지가 눈에 들어온다.
"어? 응? 이게 뭐야?"
상황을 파악하는 데까지는 30초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다. 얼어있다. 얼음. 봄에 얼음(자연현상 이라기엔 말이 안 됨). 욕설. 부실에서 오가던 속사정 모를 거친 말들. 검은 머리카락과 하얀 머리카락. 얼음.
"...희야 선배님, 언니...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싸우게? 된 거지...?"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단단하게 얼어붙은 것 같은 사진 속 책상을 보던 눈은 이윽고 조금 더 가까이 있는 랑의 얼굴로 돌아간다. 약간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은가. 하긴 학교에 왔는데 책상이 얼어있으면 없던 피곤도 몰려오겠다. 그래도 머리 위에 걸쳐진 걸 보면 고글이 꽤 마음에 드는 것 같아 보여서 기분이 좋아지고 마는 거다.
[우와] [예쁘다~ 잘 어울려요! 오늘 선글라스 대신 제가 만든 거 써 준 거예요? 감동! 만든 보람이 있네요!] [...근데 얼음은 녹았어요? 안 녹았을 거 같은 비주얼이긴 한데. 언니 반으로 녹일 것 좀 가지고 갈게요.]
15분 일찍 일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네. 리라는 책상으로 다가가 스케치북을 펼쳤다. 그리고 동그란 온열 패치 여러 장을 그린 뒤, 가방에는 소형 무선 드라이기를 넣고 빠르게 채비한 다음 기숙사를 나선다.
오늘은.... 별로 가고싶지 않은 수색 날이다. 캣박스 스튜디오라니. 저번에 사고가 한번 있고나서 처음으로 가는 곳이다. 거긴 분위기가 별로라서 자주 가고싶은 곳은 아니었다. 옷을 갈아입고, 거울을 바라본다. 그곳엔 온통 검은색에, 머리와 눈만 푸른색, 하얀색을 띄고 있는. 이제부터 사지로 움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비주얼의 평범해보이는 남학생이 있었다. 뒤늦게 칼을 챙기니 그냥 코스프레한 남학생으로 보였다. 동월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쯤 빼고 그냥 쉬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저지먼트 근무표와 괴이부 수색표를 종합하여 최대한 동월의 일정에 맞춘 근무표를 짠거니 도망가기도 뭐하다. 그래도 오늘은 같이 갈 동업자(?)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야심한 시각에 동월은 집을 나선다. 캣박스 스튜디오는 밤에 가는 것이 훨씬 진입하기가 쉽다.
" 아, 아. 도착했냐. "
동월은 괴이 진입 장소 앞에 서서, 무전기에 대고 말해본다. 비슷하게 출발했다면 슬슬 애린이 근처에 도착할 시간이었다. 대충 아무데나 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뭔가 부스럭거리며 손에 잡혔다. 뭔가 싶어 꺼내어보니 웬 사탕이 들어있었다. 이게 왜 여기에 있지? 사탕을 넣은 기억은 없는데.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까서 입안에 툭 털어넣는다.
그 사이 애린이 도착했다면, 입안에서 사탕을 굴리는 채로 인사를 걸겠지. 조금 뒤에 왔다면 사탕은 이미 다 녹아 사라진 뒤에 인사를 했을 것이다.
서한양은 커리큘럼실에서 녀석들과의 전투를 대비하기로 한다. 지금까지 녀석들이 싸워온 방식을 데이터 삼는다. 이에 맞춰서 상황을 부여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까마귀가 패러사이트가 담긴 병을 꺼낸다. -> 즉시 염동력으로 병을 뺏어온다. 이것이 변수를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다.
까마귀가 패러사이트가 담긴 병을 던진다. -> 염동력으로 뚜껑을 막아서 패러사이트가 못 흘러나오게 한다.
패러사이트가 기어코 퍼지기 시작했다. -> 코를 막는다. 패러사이트에 노출되기 전에 녀석들의 방독면을 원거리로 뺏어서 쓴다. -> 다가오는 패러사이트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역시 미세하가나마 중량을 가졌기에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미세한 컨트롤이 필요하기에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 체력소모가 심할 뿐더러 전부 커버하지를 못한다.
저격에 대한 대처.
붉은반점이 식별된다. -> 즉시 대상에게 인지시켜서 자리를 피하게 만든다. 그 뒤에 반점의 위치를 및 방향을 바탕으로 저격수를 신속하게 찾는다. 저격수가 식별되면 바로 총기부터 뺏는다. 저격수를 먼저 제압하다가는, 제압 도중에 총기를 격발할 위험이 있다.
사실 녀석들과의 싸움은 학교에서의 일전 말고는 없다. 그 만큼 데이터 역시 한정적이라는 의미. 샹그릴라를 먹는 녀석들이기에 능력으로도 싸울 것이다. 하지만 블랙크로우에는 어떤 능력자가 있는지 정보가 없다.
“저도 자를까 하는데······ 일단 이게 어쩌다 길었는지는 알고 나서 자르고 싶어서요. 능력으로 긴 건 분명한데, 무슨 능력인지 모르고 함부로 잘랐다가 예상외의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아지 말처럼 더 길어버릴 수도 있고······.”
하던 성운은, 아지의 말에 스스럼없이 부슬부슬한 꽁지머리를 손으로 슥 들어올려서는 목 주변에 둘러본다. 천연 곱슬인데다 숱이 많은 머리라서, 진짜로 그럴듯한 목도리처럼 따뜻해서 더 곤란하다. 성운은 목도리처럼 목 주변에 대강 둘렀던 머리카락을 다시 머리 뒤로 풀어 늘어뜨린 뒤에 가볍게 손가락으로 슥슥 빗으면서 덧붙인다.
“저는 안 걸리적거리도록 꽁지머리를 하고 있으니까, 목에 두르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아지가 중얼거리는 혼잣말에 아지의 머리카락을 빤히 보다가 성운은 말을 꺼낸다.
“묶어줄까요?”
그러면서 성운은 주머니에서 머리끈을 꺼냈다. 다○소에서 5개 한 묶음으로 파는, 까만색의 아무 장식도 없는 머리끈이다. 가성비가 좋아 즐겨 사용하는 물건이다.
꽤나 늦은 시각인데도 그녀는 여전히 밖에 있었다. 감자칩이 가득 담겨있던 봉지는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깔끔한 마무리 뒤에 항상 쪽지모양으로 접어 올바른 쓰레기통에 넣는 것 또한 일상적인 일이었다.
외출에 달리 이유가 있거나 하진 않지만 최소한 오늘만큼은 명분 자체는 있었는데, 저지먼트 때와는 다른 목적을 위해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연구소에선 아마 그녀의 보호자인 딱 한사람만 알고 있겠지, 여성은 이럴 때마다 항상 주의와 경고가 담긴 충고를 했지만, 몇번이고 반복되어 익숙해진 상황에서 그녀는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아주 조금은 그것이 '잔소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걱정이야 누구든 하는 거니까 말임다..."
아무리 봄이라고 해도 밤이라면 선선한 기운은 있을텐데 그녀의 복장은 한없이 가벼웠고, 어둡고 차가운 무채색의 기운이 가득했다. 당신과의 약속장소에 거의 다다를 즈음,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녀는 무전기를 집어들어 짧게 말했다.
"예씀다. 즈 이래뵈도 한새벽에도 재깍재깍 움직이는 편이지 말임다."
완전히 그렇다곤 할수 없지만, 대부분은 그러했다.
진입 장소에 다다르자 보이는 이는 역시 익숙하디 익숙한 당신일까, 보라색 눈동자에서 얊은 선을 그리며 빛무리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금강산이 아닌데도 식후경임까? 주전부리는 좋지여."
입안에서 사탕을 굴리며 손을 흔들어보이는 당신에게 마주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장 본인도 오기 전에 과자 한봉지를 뚝딱 했으면서 말이다.
"늘상 생각하는 거지만, 저지먼트나 이거나 즈 심장이 쫄깃해질거 같아여."
자신의 가슴에 손을 가져다대며 하는 말은 긴장이 담긴 이야기였지만 표정은 그 반대로 능청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새벽에도 재깍재깍 움직인다는 무전이 답신으로 달려오자 동월은 피식 웃었다. 어디 티비에서 봤던 군대 프로그램에서 쓰는 말투가 이러던데. 속으로 몇 번 웃음을 흘린 그는 어느새 도착한 애린에게 손을 흔들었더랜다.
" 뭐, 계획한건 아냐. " " 왠진 몰라도 주머니에 들어있던데. 네가 넣었냐? "
굴러가던 사탕을 까드득 씹어 삼키고, 그럴 리 없다는걸 알면서도 일부러 장난스레 말했다. 괴이는 언제나 긴장감이 감도는 것이니까. 너무 긴장하는 것도 안좋으니 조금 분위기를 환기해보려 장난을 친 것이다. .....근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어째 그 효과를 보는건 동월 혼자뿐인것 같다. 애린은 대부분 저렇게 싱글벙글 했으니까.
" 심장은 원래 쫄깃해. "
걱정하는 사람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 건지 평소에도 그렇고 괴이에 들어갈 때도 그렇고 항상 저런 태도인 애린에게, 일부러 굉장히 'T' 같은 발언을 하며 뚱하게 대꾸했다. 그래도 어쩌면.... 애린이한테는 저것이 긴장감을 표현하는 방법일지도. 표정으론 표현 안하고 말로만 하는거. 심장이 쫄깃한걸 어떻게 아냐면.... 가끔 동물 심장을 음식으로 조리해주는 곳도 있잖은가. 염통이라던가. 그거 쫄깃하지 않아?
" 아무튼 가자. 후딱 끝내고 아침으로 염통꼬치 조지게. "
누가 아침으로 염통꼬치를 먹냐만은. [편의상 진입 장면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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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여긴 언제 와도 칙칙하단 말이야. "
동월과 애린은 검은색 상자같은 건물 앞에 섰다. 저번엔 '사고' 로 인해 제대로 못보고 지나쳤지만, 원래 입구는 이렇게 건물 밖에서 시작한다. 건물의 앞 상단부에는 괴상하게 생긴 고양이가 괴상하게 생긴 상자 안에 들어가있는 간판이 부착되어있다.
" 흐음... 지침서는 문제 없고... "
들어갈 때마다 항상 지침서가 오염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줘야 한다. 입구 근처에 비치되어있는 우편함 같은 곳에서 지침서를 확인한 뒤, 동월은 문을 열었다.
>>109 아마 뜰거에요?? 인첨공 기술력이라면 한 번 저장한 정보는 폰을 바꿔도 계속 이전될테니까요? (옆눈) 아지아지야.... 이런 선배 생일도 챙겨주는거니... (아련) (?) 그러니 아지 생일도 내놓으시죠 (권총)
>>110 >>111 그런 셈이죠~~ 괴이 사냥꾼이랑 끝내주게 어울리지 않나요! (아님) 핫하하 생일펀치의 맛이 어떠냐!! (승리포즈) 피치 지르콘.... (불꽃과도 같은 검색) 3월 25일이군!!!! 월월이보다 더 지났잖아...? 🤔🤔🤔 핫하하 챙겨보시지 월월이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것을!!!! (?)
>>121 (뻗은 틈을 타 복복뽀요) 의미..... 으음....... (검색으로 다 보고왔다) (일단 말을 아끼도록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 1년에 한번은 생각보다 멀다는 사실!!!! (아님) 담백..... 하나 첨언을 하자면, 저 상태는 반 농담+반 혼란입니다! :D (후일을 생각하지 않는 떡밥 뿌리기)
성운은 가만히 랑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꾸짖지도 않고, 칭찬하지도 않는다. 랑의 말은 어느 방향도 가리키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랑의 말은 그에게 걷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랑의 말대로다. 정말로 완전히 제대로 된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다. 적어도, 걷는 법마저 잃어버린 채로 한 자리에 오래 멈추어 있던 성운과는 달리 다들 어디로든 가고 있는 것이다.
“네, 누군들 항상 제대로 가겠어요, 자기 길을 갈 뿐이죠······. 저는 오랫동안 그러지마저 못하고 멈춰있었고, 제 길을 찾기 위해 우선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런 성운에게는, 어쩌면 뒤따라갈 수 있는 수많은 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 수많은 등들 중에서 성운의 눈에 가장 선명하게 보였던 것이 랑의 등이었다. 그것이 결코 편안한 길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저 등을 따라가면, 어쩌면 같이 갈 수 있다면, 그 옆에서 내가 갈 길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마 그 옆에서 가장 자신다운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성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마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불안했어요······.”
그러다 성운은 숨을 길게 내쉬며 호흡을 골랐다. 한 호흡 쉬고, 소년은 덧붙였다.
“그렇지만, 불안해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는 거겠죠.”
결국 그 잘 안 되는 길을 고른 것은 성운이었으니까. 랑은 나직이 그 사실을 직시시켜 주었다.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네가 고른 네 스스로의 길이고, 그저 우연히 같은 길을 골랐을 뿐이다. 걱정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앞서건, 뒤처지건, 그 책임은 네게 있다. 같이 걷게 된다 할지라도 너는 혼자다. 다른 모든 이들이 그렇듯이. 소년은 자신이 그토록 따라오던 등의 주인의 앞모습을 마주했다. 그녀는 무심한 전쟁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성운은 메마른 미소를 지었다. 전쟁,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사정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 봤더라면, 자매 둘이서 머리 가지고 잡담 나누고 있는 줄로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겠다. 그나마 성운이 입고 있는 차림새가 스포티한 후드티라 좀 소년답고, 앳된 얼굴만 보면 둘 중 어느 쪽도 쉽게 생물학적 성별을 장담 못할 지경인 것은 똑같다. 누가 그랬는지 알 수 있다면, 하는 아지의 말에 성운은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고 보면 그때 어떤 저지먼트 부원이 제 머리를 마구 쓰다듬고 도망갔는데, 머리카락이 그 때 길어졌거든요. 뒷모습을 얼핏 봤는데, 혹시 아지 씨가 아는 부원들 중에 검푸른 장발인 사람이 있나요?”
하던 성운은, 머리를 억지로 목 주변에 둘러보려는 아지를 만류한다. “아뇨, 아지 건 그럴 길이가 안 되어보이는데-” 하다가, 결국 아지가 포기하고 약간 헝크러진 머리를 늘어뜨리자 그제사 소년은 머리끈을 내밀며 머리를 묶어볼 것을 제안했다. 5개들이에, 하나는 지금 묶고 있어서 4개가 남아있다. 성운은 아지가 내민 손에 머리끈을 쥐어주었고, 잘 안되는지 머리끈 하나가 횡하니 날아가 버리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주세요.”
그래도 아지가 혼자 묶겠다고 한다면, 성운은 아지의 의사를 존중해줄 생각이다. 우격다짐으로 야 갑갑해서 안되겠네 머리 내놔봐 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적어도 지금은.
입 속에 굴리던 사탕을 까드득 씹어부수며 삼키던 당신이 장난스럽게 물어오자 그녀는 자신이 그런적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짚어보았고, 결론은 NO였다.
"아녀, 즈는 직접 주면 줬지 몰래 넣진 않아여. 혹시 정체불명에게 소매넣기 당하신거 아님까? 아님 화이트데이의 흔적이라던가~"
만약 저지먼트 내라면 의심이 가는 인물은 몇몇 있지만...
"와작와작 씹는거보니 맛있는 거였나 보네여?"
긴장되는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일까, 늘상 있는 일인데도 그런 농담들이 질리지 않고 마냥 즐겁기만 했다. 당신이 자신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하는 행동이란걸 모르는건 아니지만, 실제로 그녀는 그정도로까지 세분화되어있는 감정의 카테고리가 없으니 걱정은 커녕 그저 당신과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여념이 없기 때문에... 만약 걱정한대도 도리어 당신의 안위를 걱정할 뿐일까? 괴이에 대해 더 빠싹한 것은 그녀가 아닌 당신인데도 말이다.
늘 이렇다보니 지금의 당신처럼 뚱하게 반응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알고 있슴다~ 펌프질 미리 해두라는 얘기였어여~"
꽤나 뚱한 분위기를 보이다 이내 빨리 처치하고 아침이나 먹자는 당신의 말에 그녀는 근심을 털어내듯 만세와 함께 아주 낮게 뛰어올랐다.
"오케임다~ 와~ 모닝 염통꼬치~"
여는 곳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까만색이니까여~"
언제 와도 칙칙하다, 라는 질렸다는듯한 당신의 말에 그녀는 그렇게 장난스레 맞받아쳤다. 확실히 검은색 상자같은 건물 외관에 위에는 괴상한 고양이가 괴상한 상자 안에 있는 간판까지 있었으니까, 그래서 캣박스, 라는 걸까? 괴이들의 미적감각은 사람들하고 다를 수 있겠지만, 엉뚱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얼추 맞는 네이밍센스일지도?
입구 근처에 있는 우편함에서 무언가를 꺼내 체크하는듯 보이던 당신이 들고 있던게 '지침서' 라는걸 알자 호기심이 동했는지 옆에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고양이나 개처럼 끝이 말린 입매가 더욱 도드라지는듯 했을까,
"에에, 막 들어서면서 그런말 하시는거 맞슴까~"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찰나에 들려오는 이야기에 이번엔 그녀가 뚱한 표정을 잠깐 지어보였다.
"머, 어때여~ 하라는대로만 잘 하면 별 문제는 없겠져~"
사실 무슨 문제가 일어난다 해도, 아마 그녀는 쉽게 납득할 것이다. 그야 불합리함을 가장 빠르게 타파하는 방법은 그 불합리함을 납득하고 멀어도 돌아서 가거나 정면돌파하는 것 뿐이니까,
얘기를 하다보니 새삼 깨달은게 있었다. 그건 희야가 이미 목화고 3학년이고, 세은의 남매인 은우 부장도 3학년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세은이 은우를 통해 뭔가 들은게 있진 않을까 싶었으나- 초등학교 시절에도 남매 얘기를 안 하던 세은이 뭘 알까 싶었다.
그리고 괜한 오해의 씨앗은 없는 편이 좋았다.
진동벨이 울리기 전, 날 잡게 도와줄까 하는 세은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날을 잡는다면 어디까지나 저지먼트에 연관되지 않은 날로 하고 싶었다.
"서로 때가 되는 날이 오겠지. 억지로 만들고 싶진 않아."
지금은 지금의 일로도 충분히 벅차니까. 그 말은 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녀오라는 세은을 향해 한 손을 흔들곤 타르트숍으로 향했다.
숍에 들어가 주문한 것들을 찾아오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은이 몫과 내 몫의 디저트들을 한 아름 담은 쟁반을 들고 창가 자리로 돌아왔다. 딸기 특유의 불그스름한 스무디와 요거트가 섞여 연분홍빛이 된 스무디가 각자 앞에 가게끔 쟁반을 내려놓았다. 쟁반 위에는 예쁜 타르트들 외에도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크고 먹음직한 쿠키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커피쿠키가 큼직하게 박힌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레드벨벳인 듯 빨간 쿠키에 화이트 초콜릿이 코팅된 것이었다.
"저 안 쪽에 쿠키 가게가 새로 열어서 그 판촉용이라나 봐. 선착순이었는데 마침 딱 그 안에 들었던 듯 해."
자리에 앉아 쿠키의 출처를 설명하곤 내 몫의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집었다. 그리고 무심하게 한 마디 툭 던졌다.
"맛있게 먹어."
뻑뻑한 내용물을 두꺼운 스무디 빨대로 푹푹 휘젓고 한 모금 빨아들이자 시원한 스무디가 금방 입 안에 채워졌다. 얼음 알갱이를 아작아작 씹어가며 입안에 든 걸 삼키고 곧장 딸기가 소복하게 쌓인 타르트를 들어 한 입 하려고 했다.
아무리 2레벨이고, 혹시 모를 고레벨대의 괴이들 진입을 위해 훈련한단 느낌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레벨의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불합리함이란 그런 것이니까, 차라리 일직선루트인 경우라면 몰라도 선택지가 늘어나는 순간, 탈출은 그야말로 실력과 기억력과 운에 맡겨야겠지.
"오, 버스임까?"
3레벨부터는 지침서가 필요하다. 그 말인즉슨 그때부턴 확실한 룰 숙지가 필요하단 의미일 것이다. 마치 사람들이 가진 능력도 3레벨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다룰수 있는 것처럼, 물론 한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정보는 머릿속에 들어갈 테지만... 애초에 그럴만한 시간이 있었다면 당신이 먼저 지침서를 건네주려 하거나 요점을 조목조목 짚어주었을 것이다.
"...헤에~?"
당신이 올수 있는 가장 높은 레벨 중 하나라는 말에 그녀는 다소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이제 막 합동수색을 하려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최고치 실전이라니, 당신이 늘 말해왔던 불합리함이란게 이런 것일까? 그녀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동공 주변을 맴도는 빛무리들을 흐뜨려놓았다.
"그런 이야길 이런 상황에서 직접 들으니까 더 든든해지는 기분인데여? 물론, 기왕이면 둘 다 별로 안 다치는쪽이 좋겠지만 말임다?"
같은 방향으로 휘어진 호를 그리는 얄팍한 시선은 언뜻 차분하면서도 당신을 격려하는듯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우와, 소울리스좌~"
환호하는듯 영혼이 빠진 목소리, 음의 높낮이마저 느껴지지 않는게 누가 봐도 빨리 퇴근하고 싶다는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그도 그럴게 밤이니까, 보통은 다들 잠들 시간이고 말이다. 반면 그녀는 어디서 나오는 기력인지 몰라도 여전히 쌩쌩했다.
어두운 내부와 여기저기 늘어선 비상구,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지러이 널린 회색의 거대한 박스들이 눈길을 이끌었다. 그것들에 눈길을 주는동안 들어왔던 출입문은 닫혀가고 있었고, 이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당신의 한마디에 그녀의 눈동자에서 짧은 빛줄기가 빠르게 지나갔다.
"예씀다~"
어투는 발랄하게, 그럼에도 눈빛은 진지하게, 당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근처의 비상구 하나가 붉은 빛으로 물들었고 그것에 대해 지적하자 그녀는 납득한듯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지금 챙겨보기 애매한 이유 중에 하나다. 움직이면서 볼 수 있다면야 상관없어도, 지침서를 괴이 내부로 가지고 들어가면 안된다. 오염되어서 교체한 지침서라면 딱히 상관이 없지만, 입구에 비치해두는 지침서는 괴이 내부에는 가지고 들어가면 안된다. 괴이는 사람들을 따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칫 내부에서 지침서를 잃어버리면 괴이가 그것을 '오염'시켜 입구에 가져다놓곤 한다.
오염된 지침서가 입구에 있으면, 실종자든 수색자든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고 다음 실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동월은 별로 그런 결과를 원하지는 않았다.
버스냐는 말에는 그저 피식 웃으며 넘겼지만, 그 뒤에 얼빠진 목소리가 들려오자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폴리스 라인이 가로막은 세상 속엔 낙원이었던 것이 있다. 희야는 최근 낙원의 흔적에 오래 머물고는 했다. 짧으면 한 시간, 길면 하루. 그 어두컴컴하고 먼지 내려앉은 자리를 혼자 돌아다니다 적당히 비어있는 방에서 잠들고 학교에 갈 적에는 먼지도 채 떼지 못하였던가. 희야의 기묘한 행동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데 마레나 저지먼트가 아닌 안티스킬이었다.
"희야야, 여기는 위험하다니까." "애새끼, 또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냐?" "반장님." "아야, 내가 또 뭐 했다고!"
희야는 제단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아무런 대답도 없고 주변 공기에 서리가 끼는 걸 보니 우울한 시간임을 직감한 남성은 여성을 향해 손짓했다. "아까 보니까 신호 잡히던데 바깥으로 나가서 살펴 볼 수 있어?" 숨겨진 의미를 알아들은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배당을 나섰고, 남성은 척척 걸어 올라가 희야의 옆에 털썩 앉았다.
"오늘은 또 뭐냐." "소문을 들어서." "무슨 소문." "알잖아요. 데 마레 관련된…… 인간성 어쩌고." "애새끼." "왜요." "사람들의 시선은 제각기 다른 법이야. 네가 아무리 용서를 받는다 해도 누군가는 그런 너도 잘못이 있노라 얘기하겠지. 손가락질하며 너의 자질을 끝없이 평가할 거다. 수백번의 선행을 했어도 한 번의 악행이 발목을 잡는 세상이야." "그렇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너를 생각하는 존재도 있어." "인간이란 건 어렵네요." "당연히 어렵지. 듣기 좋은 것도 아닌 개소리를 지껄이는데 추앙받는 존재가 있는가 하면 옳은 말을 했는데 세상 멍청이 취급을 받으며 비웃음이나 당하는 게 인간이야. 받아들이는 것이 제각기 다른데 어떻게 하나만 콕 집어 그게 정답이라 할 수 있겠냐." "너는 어떤 쪽이에요?" "나는 개소리 지껄이는 멍청이로 살란다. 네가 하는 말 있잖아. 그, 뭐야. 세상에는 불가항력 어쩌고. 그거 실천하려고." "……내 주변에 10명이 있다면 관심 없는 사람이 7명, 싫어하는 사람이 2명, 좋아하는 사람이 1명 있다는 거요. 날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죽었는걸." "널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냐? 그... 뭐야. 혜... 뭐야. 혜우? 혜성? 아무튼 그 혜자돌림 두 명이랑 뭐... 누구더라? 랑? 은우? 아무튼 저지먼트."
희야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손을 내려다 봤다. 차가운 얼음이 손 위에서 익숙한 모양을 갖추다 이내 산산이 깨졌다.
"그건 희야를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래서 그 애들이 희야만 좋아한다고 해서, 밉거나 아니꼽냐?" "아니." "그럼 뭔데." "몰라." "뭐?" "몰라. 아무것도."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사는게 당연시 되었다니. 뭐랄까, '언제부턴가 그렇게 되었더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라고 하는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동월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지만, 애린이 구태여 말을 더하지 않는다면 침묵할 것이다. 자신이 그러하듯 굳이 남의 과거사를 들추는건 별로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다. ....동월이 원래 신사다운가 아닌가에 대해선 둘째치고서 말이다.
" 일단은 그거면 됐다. "
한숨을 푹 내쉬며 납득했다. 뭐 그 정도라면야. 아슬아슬하게 괜찮다는 범위일까. 동월은 바깥에서라면 모를까 괴이 안에선 예의같은거 죽어도 안차렸다. 실종자라도 만나는게 아닌 이상 말이다.
애린의 신상정보를 일깨워주는 동안에, 중간에 뭔가 말을 잘못 할 뻔 해서 애린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것 같지만... 동월은 그저 뒷통수를 한번 긁적였을 뿐이다. 일단은 그냥 넘어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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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암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공허. 동월도 그곳에서 눈을 떴다. 지금 눈을 뜬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동월은 침착했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아주 천천히, 빛이 새어들어와 주변을 조금씩 밝히기 시작할 것이다. 주변이 아주 조금 밝아졌다 싶을 때 쯤에, 그러니까 정신을 집중해서 손을 내려다보면 내 손의 윤곽이 아주 조금은 보이는구나 싶을 때에, 동월은 인기척을 느꼈다.
잠시 애린의 시점으로 돌아가보자. 애린은 이곳저곳을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테다. 그래도 먼저 들어간 소년이 그랬듯이 점점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겠지. 그러다 이제 윤곽 정도는 느낄 수 있겠다 싶을 때에, 갑작스러운 경보음과 함께 주변이 밝아진다.
하얀 빛이 갑자기 비치는 것이 아니니 눈에 큰 무리는 없었을테다. 주변을 밝혀준 빛은 경보음이 울릴 때 빙글빙글 돌며 붉은 빛을 퍼트리는 그 경보 조명의 빛이다. 검붉은색이 시선을 장악하고, 그 빛으로 인해 지금 서있는 곳이 연구소와 같은 곳의 복도라는 것 쯤을 알아낼 수 있을테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열려있는 문이 보일텐데, 그 안에는 온통 검은색 옷에 머리는 푸른색, 눈은 하얀색을 띄고 있는. 그저 평범해보이는 남학생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 표정 없이, 시선만 이쪽에 고정시킨 상태로.
괴이 관련 글을 쓸 때면 항상 고민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 설정이라던가 재미라던가.... 사실 재밌게 쓰는게 제일 최대 중요사이긴 한데, 잘 하고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 모쪼록 부족한 이야기꾼이지만 새삼스럽게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자신없)
>>287 동자승...? 🤔 아지아지 고기 없이 살 수 있나요? (이런 질문)
>>289 (고로로로롱) (오늘의 복복이는 맛있구나) (?) 늘상 있는 출근이 힘든 것 처럼 늘상 있는 외출도 힘들겠지요.... (아마도)일하러 가시는 거일테니?
>>290 성운주 어섭셔!!!!!!!!!!!! 안전귀가 하도록 합시다!!!!!!!!!!!!!!!!!!!
>>296 감사합니다!!!!!!!!!!! 재밌다니 다행이지만요!!!!!!!!!!!!! 약간 그런거죠?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쓸 때면(괴이라거나 일상이라거나 이벤트 진행 모든것) 분명 즐기고는 있어요!!! 다만 그게 재밌는지, 전달은 잘 됐는지 객관적으로 판단을 못하니 아주조금약간 불안? 비스무리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서요. 아무튼 여러분과 돌리는 일상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아지아지야.... 동자승이 되면 고기를 못먹어..... (??) 콩고기는 먹을 수 있다 (안된다 이 악마야)
그러고보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당신에게 듣기론 실종자들이 제법 존재했고, 그들을 찾는것 또한 괴이부가 하는 일 중 하나라고 했는데... 애초에 실종자와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실종자가 비교적 멀쩡한 상태라면 몰라도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면? 아니면 괴이에 너무 오랫동안 갇혀있어 변질되어 버린다면? 마지막의 경우에야 더이상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릴테지만...
"호요?"
그래도 금방 어둠에 익숙해지는 것인지 대강의 윤곽이 잡혀왔고 그런 실루엣을 훑어보려던 찰나, 갑작스레 경보음이 들리면서 주변이 밝아져오자 의아한듯 눈이 도르륵 굴러갔다. 먼젓번의 암전, 그리고 밝은 빛이 이어지는건 마치 장면전환 같은 느낌이었을까?
간혹가다 볼수 있던 붉은 빛을 내며 요란하게 돌아가는 경고등, 그리고 펼쳐진 장소 또한 연구소 같은 공간임은 어렴풋이 인지할수 있었다. 이 상자는 연구소로 이어진 것일까? 그렇다면 어디의 연구소인 것이지?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사이 오른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보자 열려있는 문 사이로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호헤~"
아무런 표정도 없이 시선을 이쪽으로 향한 채, 이쪽으로 오라고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잠깐 생각에 잠긴 뒤 눈을 반짝였다.
아까는 그래도 어려워하는 것 같던데 아닌가. 소년은 혹시 그가 새를 동경하여 드론처럼 비행을 하고 싶어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뇨? 기껏해야 중상위권이고~"
그마저도 틈틈이 시간을 내며 공부를 해가며 얻은 점수다. 저지먼트 일에 개인 단련, 베이커리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틈을 봐 가지고 하는 것이긴 해도, 소년은 전교권에서 놀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계산이라고 일단 말은 해 두지만..
"..사실 저는 거의 감각으로 쏘고 있기는 해요."
소년에게 있어 바람 계산이란, 아 종이비행기가 저렇게 나는 거 보니까 이쪽이구나. 이쯤으로 쏘면 되나? 하는 정도이다. 이걸 계산이라고 하면 짜증낼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제가 쓰는 화살이 기본보다 무겁긴 하지만 대포는 아니거든요.."
소년이 쓰는 리커브 보우가 아니라 좀 더 기본 위력이 높은 컴파운드 보우의 예시이긴 하지만, 기본 화살로 120M뒤의 차 문을 뚫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년의 활도 비슷한 위력을 낼 수 있다는 뜻이지만 역시 대포는 아니다. 무엇보다 대포는 터지는 맛이 있어야지. 화약 소리가 나지 않는 대포는 대포가 아니다!
"궁금한데 화살 무게가 톤 단위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화살로는 무리에요 화살로는. 소년은 비단 화살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투척물.. 아니 물체로는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늘에서 냉장고가 떨어지지 않는 한에야... 무엇보다 동월의 검 실력은 상상 이상으로 보였다. 덧붙여, 이런 말을 하기에는 소년이 검에 대해 모르긴 한다만, 묘하게 실전적이라는 느낌이 들면 이상할까?
"으으음.."
동월의 질문에 소년은 잠시 앓는 소리를 꺼냈다. 30초에 몇 명까지 제압이 가능한가. 평소에 생각해 본 적없는 문제이기에 그의 고민은 다소 길었다.
"능력과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아마 대부분 어깨 관절을 맞추면 무력화 될 테니까.."
지금까지의 경험과 예상을 통해서 몇 가지 중얼거린 소년은 결국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고민을 끝냈다.
"아- 모르겠네요.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다는 전제 하에 5명에서 6명.. 정도는 무난할 지도 모르겠어요. 좀 더 가능하려나? 빠르게 쏠 수는 있는데, 그러면 필연적으로 적중률이 비교적 떨어지거든요. 근접이라면.. 아마 셋.. 아니 둘부터 힘들 것 같은데."
애린은 물었다. 아프리카 제비와 유럽 제비중에 누가 코코넛을 나를 수 있느냐고.... 그것을 들은 푸른 머리의 소년은,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벌린 순간-
" 아프리카 제비. "
문 안쪽에서 튀어나온 다른 푸른 머리의 소년에 의해 머리 하나만큼의 무게가 줄어버렸다. 피는 튀지 않았다.
" 언제적 성배찾기냐? "
그게 뭐냐- 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의 소년이 애린을 보았다. 붉은 빛으로 인해 분명하진 않았지만, 이미 어딘가에서 한바탕 하고 온 듯이 몸 이곳저곳에는 자잘한 자상들이 보였고, 운동을 꽤나 열심히 한 탓인지 숨을 헉헉대고 있었다.
" 이제 그 질문 안통할거다. 아프리카 제비인거 온 괴이가 다 알았을걸. " " 아무튼- 별로 좋은 상황은 아냐. "
쯧, 하고 혀를 찬 소년은 흐르는 피를 대충 슥슥 문질러 닦아내고,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고독이다. " " 뭔지 알지? "
고독(蠱毒). 독을 가진 온갖 종류의 벌레, 곤충, 동물 등을 모조리 한 항아리에 집어넣고 마지막 남은 한 마리의 독을 이용하여 극독을 만든다는 주술. 동월과 애린을 이용해서 독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들어온 이 회색 상자 안에 괴이들을 때려박는다. 마지막 남은 한 존재가 '진짜'가 되는 것이다.
" 별로 좋은 광경은 아닐거야. "
미닫이 형식으로 된 자동문을 통과하자 메인 로비같은 큰 공간이 나왔다. 그 안에선 이미 몇몇의 괴이들이 만나 서로 싸우고 있었다. 동월과 같은 모습을 한 괴이부터, 여기저기 팔다리와 얼굴 이목구비가 아무렇게나 붙어있는 기괴한 모습의 괴이도 있었다. 자세히 보면 방금 이곳에 들어온 둘을 모방하려다가 잘못 섞어서 실패한 모습을 하고있을테다. 바깥에선 약을 건 아귀도가 펼쳐지고 있다면, 이곳에선 서로의 '존재'를 건 아귀도가 펼쳐져 있다.
망가진 우산, 버리고. 학원 첫 등록 때 받은 단체 티셔츠... 언제적 거야? 버리자. 악보는 챙기고, 노트도 챙기고...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던 사물함을 텅 비우고 나니 당분간 이곳에 올 일이 없다는 게 비로소 실감난다. 리라는 사물함 문을 닫고 조용한 연습실을 바라보았다. 이른 새벽, 아직 누구도 출근하지 않은 사내는 몹시 고요하다.
'정리 다 했어?'
등 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리라는 불 꺼진 연습실을 들여다보길 그만두고 고개를 돌렸다. 밝은 갈색 머리, 부드럽고 선한 인상을 한 소녀가 그 자리에 있다.
"네, 다 했어요. 차 왔대요?" '아니, 30분 정도 늦을 것 같대. 참나. 그럴거면 왜 일찍 픽업하러 오겠다고 한 거야? 사람 잠도 못 자게. 피곤하지?' "조금? 지호 언니는요?" '엄청. 다크서클 보여? 완전 턱에 닿을 지경이야.' "아, 진짜! 판다 같아!" '......이럴 땐 별로 안 그래 보인다고 해 줘야지.' "별로 판다 안 같아 보여요." '늦었거든!' "으아! 다히지마! 자모해서여!"
양 볼을 쫙 잡아 늘리며 버둥거리는 리라를 지켜보던 지호는 곧이어 풋, 하고 웃은 뒤 손을 놔주었다.
'당분간 여기 말고 다른 데로 출근할 생각 하니까 이상하네. 리라 넌 어때?' "저도요. 솔직히 이렇게 빨리 데뷔할 수 있을줄도 몰랐고요. 기분이 이상해요." '뭐야? 1위가 이런 소릴?' "순위 발표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나이도 제일 어리고, 저보다 잘 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으니까."
순간 침묵이 흐른다. 리라는 돌아오지 않는 대꾸에 의아해하며 신발 끝을 바라보던 고개를 들었다. 마주한 얼굴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중에서 네가 가장 잘 했잖아.'
어깨를 두드려주는 손길에 긴장도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리라는 마주 웃어보인다.
'긴장되지? 본격적인 숙소 생활도 처음이고. 부모님이랑 꽤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는 건데 힘들지는 않겠어?' "괜찮아요! 프로그램 참여하면서 다같이 지내본 사람들이고 지호 언니도 있으니까." '그래, 내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데뷔조 멤버들도 전부 구설수 없는 사람들로 뽑혔고 숙소도 괜찮대. 다같이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창문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에 조금씩 푸르스름해지는 하늘이 덧씌워졌다. 리라는 어깨 위에 얹힌 지호의 손을 마주잡는다.
'차 올 때까지 1층 휴게실 가서 쉴까? 여기 계속 서있기도 좀 그렇고. 타이틀곡 샘플 들으면서 기다리자.' "좋아요!"
이어폰을 건네받아 귀에 끼운 리라는 발치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들고 걸음을 옮겼다. 경쾌한 멜로디가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만 같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단호했다. 자진하여 무형 자이로드롭(A.K.A 원심분리기)에 발을 들이는 취미가 없는 소년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아직 가면을 쓰기 이전 무렵, 롤러코스터를 무감한 표정으로 타고 별로 놀라지도 않아 어울려주던 장경진의 감탄을 산 전적이 있다지만, 분노한 한양의 인간 셰이커는 그 이상일 거란 확신이 든 탓이기도 했다.
"활을 잘 쏘는 이경이라고 불러주세요!"
계산이라 쓰고 경험과 감각에 의거한 직관이라 읽는 방식으로 표적을 맞추는 소년은,브이- 하고, 검지랑 중지를 쭉 뻗어 만든 V표시를 뺨에 가져다 대며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이왕이면 이름으로 불러주는 편이 좋다.
"그건 인첨공의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심각한 얼굴로 고민을 하길래 뭔가 했더니 그야말로 '뭔가'였다. 로켓 추진기를 매단 화살이라니 그야말로 로망의 극한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낭비인 것도 마찬가지였- 아
리라 선배님이라면 그려줄 수 있지 않을까? 효용성은 둘째치더라도 재미삼아 만들어 쏴보는 건 좋을 듯하였다. 이참에 상상만 하던 화살들을 쏠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아보였다. 리라 선배님의 반응이 걱정이지만, 분위기를 잘 타고 노는 사람이었던 것 같으니....
"오.."
자신감이 넘치네요. 양 손이 잡힌 채 들어올려진 소년은 고개를 기울이며 동월을 보았다.
"분위기를 깨는 말이 떠올랐는데. 할까요, 말까요?"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가 떠오르는데. 예를 들어 화살이고 자시고 갈아버릴 저어기 은우 부장님이라거나.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면 자신이 더 권유할 순 없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자리가 만들어지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아서 해결하겠지. 그 이상 자신이 신경쓰지 말고, 관여하지 않아야겠다고 세은은 생각했다. 옆에서 제 3자가 건드려서 좋을 것은 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 않았으니까. 괜히 상황이 더 악화되거나 하는 것은 그녀로서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한편, 그녀가 타르트숍에서 쟁반을 가지고 오자 자연히 세은의 눈동자도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쟁반 안에 들어있는 디저트, 그리고 음료. 뭔진 모르겠지만 쿠키까지 오는 것에 그녀는 점점 두 눈이 동그래졌다. 나 쿠키는 안 시켰는데? 그런 혼란을 느끼는 와중, 혜우의 설명이 들리자 세은은 아싸! 라고 저도 모르게 크게 외쳤다. 하지만 이내 얼굴이 붉어지더니 헛기침 소리를 냈다.
"운이 좋네. 오늘 집에 가기 전에 복권이나 하나 사야겠어."
딱히 당첨 안되어도 상관은 없지만. 괜히 그렇게 말하며 세은은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냈다. 이어 그녀는 제 몫의 스무디를 챙기고, 타르트를 챙겼다. 보기만 해도 예쁘고 색도 고운 것에 바로 먹기 아까울 정도라고 생각했으나, 결국 달콤한 디저트는 먹어야 제 맛인 법이고, 제 역활을 다 하는 법이었다. 싱긋 웃으면서 그녀는 우선 에그타르트부터 천천히 한 입 베어먹었다. 달걀 특유의 부드러움, 그리고 달콤함. 와. 여기 맛있어. 다음에 다른 친구들과도 와야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절로 타르트숍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내키면, 집에도 몇 개 사서 가지고 갈까. 아, 하지만 부실에는 가져가지 말자. 또 동월 선배가 먹어치울거야. 그런 여러 생각을 연쇄적으로 이어가며 그녀는 괜히 기분 좋게 두 다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여기 되게 맛있어! 후훗. 고마워. 좋은 곳 소개해줘서. 다음에도 기회되면 또 오자. 응? 괜찮지?"
물론 다음이라는 것이 자신들에게 있을진 알 수 없었다. 자신은 몰라도, 눈앞의 제 친구도, 그리고 다른 이들도. 그만큼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거기까지 생각을 잠시 하던 세은은 조용히 혜우에게 이야기했다.
문 안에서 튀어나온 다른 이가 머리를 떨구어내자 그는 피조차 내뿜지 않는 채로 쓰러졌을까? 빙글뱅글 붉은 조명 탓에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대도, 이미 한바탕 하고 온 것인지 상처투성이에 숨까지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모습에 그녀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였지만 이내 들려온 그게 뭐냐는 투의 말에 입을 비죽였다.
"까비아깝숑... 그나저나 역시 흉내쟁이들답게 금방 배우나보네여? 그럼 1 더하기 1은 3인 것도 알거구..."
맙소사, 골치가 아파졌다. 고작 한마디 들은것 가지고도 학습해낸다니, 그녀라 해도 무언가를 정확하게 습득하기 위해선 두번까지는 들었어야 했는데, 역시 괴이는 불합리함 그 자체인 걸까?
"머, 딱 봐두 그럴거 같네여."
혀를 차며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 그리고 고독이라는 두 글자가 의미하는 바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르니까, 이제부터 서로 죽여라. 그런거네여?"
최후의 한마리가 머금은 극독이야말로 진짜인 것처럼, 아무래도 괴이들 또한 최후의 승자만이 역사로 쓰여지는 모양이었다. 그거야 그렇겠지,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을 꾀어내려면 최대한 비슷한 형질을 띄어야만 할것이다.
"n분할쇼도 본 마당에 뭐 하나 덜붙고 더붙고 하는게 머가 대수겠슴까~"
미닫이의 자동문을 지나자 보이는 광경은 미리 경고했던대로, 메인 로비처럼 보이는 곳에서 괴이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아까처럼 기묘하게 당신을 닮은 이, 조물주가 만들 때 졸고 있었는지 이목구비고 사지고 할것없이 중구난방인 이 그중에서도 이쪽 둘을 섞은듯한...
"야누스네여?"
언럭키 타이틀이 먼저 붙어야 할것 같지만... 아무튼 슬슬 자신을 모방하고 있는듯한 괴이의 모습이 썩 좋게 보이진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있으면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나타날지, 형태를 복사해낸 뒤에는 기억같은 것들도 가져가려 할지... 만약 그런다면 아무쪼록 그 괴이에겐 유감을 표하고 싶을까, 만약 괴이들 또한 죄책감을 느낀다면 말이다. 물론 그녀는 언제든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때려눕힐 준비정도는 되어있었다.
"이래뵈도 저것보다 더한 덩치도 상대해본적 있슴다~"
걱정하지 말라는듯 그녀 역시 금속배트를 고쳐쥐었다. 적어도 '진짜 사람'을 상대하는게 아닌 이상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쟁반을 들고 올 때부터 쿠키의 존재에 의문이 들었는지 동그랗게 커졌던 세은의 눈동자가 이내 횡재했다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지원금 넉넉하게 받을 테니 돈 걱정도 없을 텐데, 아니면 뜻밖의 디저트 추가라 좋은 걸지.
혼자 신나하고 혼자 얼굴 붉힌 세은이 복권 얘기를 하길래 피식 실소했다. 그리고 태연히 스무디 빨대를 물며 말했다.
"내 덕도 없잖아 있는데, 당첨되면 나 좀 떼어주던지."
물론 농담이었지만.
이 곳 타르트는 이미 여러번 먹어봤기에 내게는 특별히 맛있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늘 고정적이고 안정된 맛에 실패할 위험 없이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부드러운 타르트지에 얇게 깔린 밀크 초콜릿 위로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을 채우고 표면을 싱싱한 딸기로 빼곡히 채운 뒤 딸기 표면에 화이트 초콜릿을 잘게 갈아 뿌린 타르트가 어떻게 맛이 없겠냐만은.
"글쎄다. 요즘은 혼자가 편해서."
다음에도 같이 오자 하는 세은의 말을 슬쩍 밀어내곤 타르트를 한 입 더 물었다. 달콤함과 새콤함이 공존하는 조합을 천천히 씹으며 음미하다가 까마귀, 라는 언급에 작게 혀를 찼다.
"끽해야 후방지원 할 내가 무리할게 뭐 있어. 전투에 앞장 설 사람들이나 걱정해줘."
기껏해야 삼단봉이나 테이저건 다루는게 고작일 내가 걱정 받을 이유가 뭐 있을까. 그리고 솔직히 까마귀는 별 걱정이 안 됐다. 내가 신경 쓰이는 건...
"까마귀는 결국 이용 당했을 뿐이니 치우면 그만인데. 그림자라는 것들이 문제지."
그 망할 진저헤어. 잇자국 선명하게 남은 타르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감히 지들이 먼저 X 같은 짓거리 처질러놓고서 헛소리 싸지르고 감히 튀어? 다시 마주치기만 해 봐..."
나즈막한 중얼거림 끝에 작게 이를 갈았다. 그 때 그 상황을 떠올리면 식었던 화가 다시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듯 했다. 그래도 지금은 그 때가 아니고 다시 얘기해봐야 세은도 불편할 테니, 감정을 어거지로라도 눌러 추스리고 말했다.
"너나 나나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다 잘 되겠지. 너무 긴장하면 될 것도 안 돼."
그렇게 말하고 남은 딸기 타르트를 먹어치웠다. 다음 걸 먹기 전에 잠시 스무디로 입가심도 하고.
너라면 그 정도도 줄 수 있는데? 그렇게 말을 하나 애초에 당첨이 된다고 해도 1등이 어떻게 당첨되겠는가. 5000원이 당첨되어서 2500원이라도 주면 차라리 다행이지. 인첨공 역시 복권이 쉽게 당첨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가볍게 웃으면서 그녀는 이번엔 스무디를 먹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 음. 역시 맛있어. 괜히 웃으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두 다리를 앞뒤로 천천히 흔들었다.
"너도 어쨌던 현장에 나가잖아. 그러니까 걱정할거야. 내 맘대로."
지금 여기에 없는 이들보다는 바로 근처에 있는 친구가 역시 조금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이들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근하게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해보면 역시 자신과 친한 3명이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빠? 그 작자를 왜 걱정한단 말인가. 오히려 그 작자에게 날아갈 이들이 걱정이지.
"그림자..."
그녀의 입에서 그림자가 나오자 세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암부 그림자. 정확하게 어떤 이들인진 모르지만, 암부에 대해서는 세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싫을 정도로, 그리고 절로 겁이 날 정도로. 이전에 잠깐 충돌한 적이 있지만, 역시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의 몸에 폭탄을 설치하고 일제히 터트리는 것도 모자라서 다른 이들을 동원해서 저격까지 시도하는... 그야말로 사람의 목숨 따윈 아무래도 좋은 존재들. 물론 이번에는 그들과 맞붙는 것이 아니지만, 만약에 맞붙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다시 마주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 ...가능하다면 말이야."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녀를 말리려고 하지만, 세상의 일은 제 뜻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결국 그들과 또 충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남아있었기에. 그런만큼 세은은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뭐... 그도 그렇긴 하지만,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잖아. 아무튼 꼭 무사하게 돌아오기! 알았지?"
중간중간 시청각 방해 들어가는 이레 오버리미트랑 인핸스드 컨디션으로 종을 쪼개버리는 아지와 태진이 기억 실시간 조작으로 진행 자체에 영향 주는 이경이 카드와 종을 전부 얼려버리는 희야 그런 희야의 얼음을 녹이고 종을 치는 정하 종을 염동력으로 끌어오는 한양이 한양이 쪽으로 끌려가는 종을 공기탄으로 치는 청윤이 텔레포테이션으로 카드나 종 빼돌리는 수경이 데인저 센스로 카드패 미리 읽는 랑이 식물 자라게 해서 종 완전방어하는 소예 그런 소예의 식물을 불태우고 종 누르는 류화 오펜시브 부스터 상태로 종 치는 낙조 땅 흔들어서 카드도 종도 흔들리게 해버리는 수강이 수강이의 방해를 피해 천장에다가 종을 직접 쳐버리는 성운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종 쳐서 모두를 마비시키는 혜성이 모든 것에 분노해서 할리갈리 카드로 썰어버리겠다 시전하는 동월이 동월이 손의 할리갈리 카드를 뺏기 위해 바람 날릴 준비 하는 세나 보다 못한 은우가 풍압으로 판을 엎으며 상황종료
다음부터 경진이가 심판 하고 혜우가 만약의 유혈사태를 대비해서 대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덤으로 쉽게 부숴지지 않는 할리갈리 세트를 만들기 위해 리라와 애린이가 의기투합 했다고 하더라~~
모처럼 잡은 단서지만, 막상 추리를 하자니 딱히 이렇다 할 만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탓에 성운은 자신의 얼굴로 톡 튕겨 날아오는 머리끈을 보지 못했고, “앟.” 결국 아이작이 맞을 때 내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며 콧등에 직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새까만 머리끈은 성운의 콧잔등에 맞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굴러가버렸다. 성운은 눈을 깜빡이다, 빙그레 미소지었다.
“괜찮아요, 별로 아프지도 않았고, 머리를 처음 묶는 거면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이번엔 제가 도와드려도 되겠죠?”
하면서, 성운은 아지에게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아지가 손에 머리끈을 쥐어주면, 성운은 곧 까치발을 하고 아지의 머리로 손을 뻗어서는 제법 익숙한 손길로 아지의 머리를 슥슥 빗어 머릿결을 정돈해준 다음 볼륨있는 땋은 머리를 만들어주고는 그것을 한쪽 어깨로 늘어뜨린 뒤에 “응, 잘됐네요!” 하고 뿌듯한 얼굴을 할 것이다. 왠지 오래간만에 연상다운 일을 해보는 것 같은 기분일 테니.
>>0 그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방식의 고찰만 가득할 뿐이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순서가 신경쓰이는 것이 하나쯤은 있을 법했다.
"그러니깐... 이 교차되는 루트에서만큼은 한바퀴 도는게 허용되니까 순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 아님까?" "맞아~ 가령 시작점부터 도착점까지 1부터 5라는 숫자를 놓고 양 끝은 고정되어있다고 가정했을 때, 2-3-4 혹은 3-4-2가 될수 있겠지." "그리고 4-2-3은 되지만 4-3-2는 될 수 없고 말임다." "그렇지? 그건 추가적으로 한바퀴를 더 돌았다 쳐도 패턴상 역주행으로 인식되니까, 애초에 두바퀴까지 버텨줄 리도 만무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되면 결과가 뭐게?" "게임 오버, 임다." "그런 거야~ 그러니까 어지간하면 순서대로 하는게 가장 속 편하단 거지. 시간도 가장 짧게 걸리고 말야." "혹시나 패턴을 잊어버릴 때를 대비한 거라지만... 은근히 빡세네여..."
깍지 낀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며 생각에 잠겼다. 대개 만화의 등장인물들이 이러면 집중이 더 잘된다던가, 기발한 계책이 생각난댔는데... 아무래도 현실에는 적용이 안되는 모양이다.
"그러게~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참~ 자주 덜렁대는 사람처럼 보이지?" "으읔... 재미 없슴다."
살짝 울컥하는 기분이 섞여있는 앓는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오자 여성은 그게 그렇게나 재밌는 반응으로 보였는지 깔깔거리기까지 했다.
"이야~ 최근에 본 표정 중에서 제일 사람다운 반응인데?" "누가 들으믄 즈가 감정 하나 없는 인형인줄 알겠슴다..." "흐음~ 네가 요만~했을 때만 해도 그랬던거 같은데?"
여성은 손을 뻗어 무언가를 가늠하듯 허공을 휘젓다가 다시 웃음소리를 내었다.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니?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넌 너다운, 학생다운 삶을 살아야 하니까 말야." "인첨공 학생 평균은 스킬아웃이랑 이상한 암약단체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을 하는 검까?" "음... 역시 그건 좀 위험한거 같지만... 최소한 저지먼트로서는 그런거 아니겠니?" "어째 예전하고 다를게 없는거 같슴다..." "에이~ 왜 없겠어~ 이제는 누군가를 구하는 일이잖니?"
그녀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가 다시 뜨여진 뒤, 보라색 시선 주변을 밝은 빛줄기가 드문드문 훑고 사라져갔다.
"요즘 혜성이 이상하지 않아? 무슨 일 있나?" "걔 밖에서 혼자 왔잖아. 밖으로 편지 한번 안보냈다던데.. 그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냐?" ".....레벨 오르더니 예전이랑 다른 것 같다."
교실에서 먼 복도 끝에서 벽을 세게 치는 소리가 울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담당 학생을 바라보는 연구원의 표정은 평소보다 몇배는 더 험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재잘재잘거리며 말을 많이 하는 녀석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말을 걸거나 질문을 할 때면 대답이라도 하던 녀석이었는데.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담당 학생을 바라보던 연구원은 자신의 패드를 향해 눈을 돌린다.
「▪︎▪︎▪︎▪︎▪︎ 눈에 띄는 문제점은 없으나, 대화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특히 저지먼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불편하다는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성격의 변화도 커리큘럼의 부작용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커리큘럼이 진행되는 동안 변화를 보이던 눈동자색은 현재 ㅡ빠르게 오르는 레벨과 반대로 더이상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
패드를 만지고 있던 연구원은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의 뒷모습을 노려보듯 바라봤다. 담당을 맡은 이래, 한번도 자르지 않은 학생의 까만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걸 보던 연구원이 의자에 깊게 몸을 묻고 패드에 다시 손을 뻗는다.
자신이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면, 미안하지만 그런 건 불가능하다고 랑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성운의 고민에 대해 시원스러운 정답 같은 걸 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야 랑 자신이 정답을 모르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땐 정답이 확 하고 떠오르겠는가. 알지도 못하는 정답을 입에 담는 건 불가능하니 결국 성운에게 해 주는 말은 그 고민 자체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 거라는 이야기 뿐.
"처음부터 알아서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뭐든지 보고서 움직이는 거겠지."
그러니까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다, 오히려 적어도 그 길을 따라가기로 결정한 이상은 많은 부분에서 이점이 있지 않은가. 앞선 사람의 흔적을 따르다 보면 그 사람이 겪었던 역경 같은 걸 미리 피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앞선 사람이 지나오며 정갈하게 닦인 길을 따라가는 순간 그 길은 앞선 사람이 걷던 길이 아니므로 당연히 결과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똑같이 하고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세계에서 이리저리 보완되고 편집된 방식을 따라한다는 것은 동일한 결과를 얻을 확률이 낮다.
"잘 안 되는 것도, 불안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길을 나선 계기가 누군가의 등이었다고 해도, 그 사람을 보며 뒤따라 걸었다고 해도 앞선 사람과 뒤따르는 사람이 걷는 길은 같은 게 아니니까. 잘 되지 않는다고 느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 누구도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리고 때로는,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해하려고 하는 자와 이해받고자 하는 자 모두에게.
"고맙긴, 아프면 아프다고 해야지 엄살이 어딨어."
지금이 아니면 들을 수나 있었을지 모르는 그런 이야기였다,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계속 들을 기회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랑은 컵에 남은 물을 전부 마셨다.
사람에게 기대고 섰을 때 그 사람이 힘을 주지 않고 있거나 밀어내고 있다거나 하면 불편하겠지만 여로는 딱히 그런 동작을 보이고 있지 않았으니, 불편하진 않았다. 살짝 몸이 기울어져 있을 때 무언가 붙잡고 있으면 안정감이 있지 않은가. 허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잠결에 무심코 꽉 안았으니 조금 놀랐을 수도 있고 이미 몸도 떨어졌으므로 신경쓸 부분은 지났다.
"아무래도 그런가 보군, 놀랐으면 미안하다."
분명 놀랐겠거니 생각하면서 또 하품을 한번 한 랑은, 뭐 하다가 여기서 잠들었냐는 여로의 물음에 기지개를 쭉 폈다.
일단 읽어봤는데 3-1 안됩니다. 없애주세요. 각 캐릭터들의 뒷배경에 이런 것들이 작용되었다. 이런 것은 어떤 엄청난 설정이라도 허가할 수 없어요. 지금 가만히 읽어보니 그 특정 키워드 현상을 모카고 세계관의 중요 설정으로 조금 넣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조금 곤란해요. 뭐...그냥 그런 현상을 실험해보고 있다 정도라면 상관없는데.. 그게 모카고 세계관의 중요한 설정인 것 마냥 작성해주시는 것은 허가할 수 없어요. 사실 그걸 다 떠나서 3-1은 좀 많이 곤란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그냥 이런이런 이론이 있고 그것을 실험해보고 있다..정도로 좀 축소를 해주셨으면 좋겠고... 1안이건 2안이건 그 어느 쪽도 비밀로 하려고 하는 것까진 괜찮지만, 비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물론 그렇다고 간섭하기보다는 오. 재밌겠네. 해보던가. 식으로 조용히 팝콘 먹으면서 관전하는 느낌이 될 것 같네요.
"이상하네... 레벨 3 정도면 의도적으로 컨트롤을 할 만 한데." "의도적으로 좀 더 집중하는 건 괜찮던데."
"그럼 반대 문제구나, 딱히 신경쓰고 있지 않은 부분에도 작동하는 거야, 맞지?" "맞아."
연구원은 흐음, 하고 안경을 머리에 걸친 채 차트를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능력 자체가 직관에 의지하는 것이다보니, 연구하는 자신도 직관에 의지하게 되어서 솔직히 머리가 좀 아팠다. 게다가 처음에는 너무 딱딱하고 비협조적인 느낌이라 무섭기도 했고... 차트에서 눈을 돌려 힐끗, 탁자 위에 놓인 청포도맛 사탕을 하나 까서 입에 집어넣어 굴리고 있는 랑을 보면 첫인상과는 좀 다르구나 싶긴 하지만, 여전히 능력에 관해서는 쉽지가 않았다. 단독으로 학생을 맡게 된 건 좋았지만...
"이건 가설이라서 되도록이면 말 안 하는데, 도저히 나도 실마리를 잘 못 잡겠거든. 그러니까 얘기해 줄게, 같이 생각좀 해 보자." "뭔데."
뜸 들이지 말고 얘기하라며 사탕을 녹이는 랑에게 연구원은 큰 맘을 먹고 말을 이어간다.
"퍼스널 리얼리티의 문제일지도 몰라." "퍼스널...뭐?"
"몰라? 이거 분명 커리큘럼에 다 포함되어 있었을 텐데..." "글쎄, 잘 모르겠는데."
아... 가설을 학생에게 이야기하고 말고 할 게 아니었구나. 그런 깨달음을 얻은 연구원의 머리에서 안경이 흘러내려 코에 걸렸다.
거창한 이야기도 필요없다. 현실감 있는 한마디. 그것이면 된다. 결국 삶은 혼자 살아가는 거라고. 성운은 그렇게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자신이 자기 손으로 그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 도착한 인첨공에서의 삶은, 또래들과 하하호호 살아가는 평범한 청춘의 학창시절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사실을. 어설픈 온량함과 섣부른 이해는 독임을. 그렇게 어려운 세상에 발을 디뎠으니, 첫 몇 발짝이 서툰 것은 당연하다는 말로.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게 드셔서 다행이에요.”
식사가 끝났다.
“그릇은 그대로 두세요.”
성운은 식사에 쓰인 두 장의 접시를 집어들고는, 개수대에서 물을 틀어 접시를 가볍게 씻어낸 뒤 그대로 포개어 물에 담가놓았다. 제법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배웅이라도 해주려는 것인지, 성운은 랑보다 한발 앞서서 출입구로 쓰는 창문을 열어주었다.
창문을 내다보니 뛰어내리는 버릇을 들일 만도 하다 싶다. 생각보다 그렇게 높아보이지도 않고, 착지지점도 푹신한 흙바닥이고, 반면에 파이프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 될 것도 같다. 아까 파이프에서 창틀로 발을 디뎠던 과정을 거꾸로 하면 그렇게 번거롭지도 않지만. 성운은 마지막으로 작별인사 삼아 덧붙였다.
“어딘가 잠깐 들러갈 곳이 필요하시면, 여기 오셔도 좋아요. 명목상으로는, 저지먼트 초소라고 해놓고 이러고 있으니까······.”
>>557 물론 어느 정도의 영향은 있답니다! 다만 모카고 세계관에서는 다른 이유도 있어요! 이 또한 언젠가 나올 스토리에서!
>>558 ....뭐...라고요? (흐릿)
>>560 아니..들켰다!! 이걸 간파하다니!! (소름)
>>566 이 정도가 되려면 아무래도..레벨4는 되어야.... 그런데 사실 시도 자체는 가능해요. 다만 판정에서는 그 정도로 나오진 않겠지만..아무튼 그렇답니다!
>>568 피곤하면 주무세요! 어서! (흐릿)
아무튼 사실 퍼스트 리얼리티는 결국 정말로 간단하게 바라보자면 망상이에요. 내가 이 세계에서 이 능력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망상... 다만 단순히 망상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그에 기반하는 연산이라던가 과학적 이론을 머릿속으로 그려야하지만요. 그래야 '내가 이것을 이 정도로 사용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 생기니까요.
희야는 늘어진 시체의 팔을 들어 대충 흔들었다. 맥없이 흔들리는 손을 보고, 뒤이어 얼굴과 가슴팍을 면밀히 살피던 희야는 팔을 픽 내던지듯 바닥에 팽개쳤다.
"덧없지요. 방금 전까지 숨을 쉬고 지껄이던 존재가, 내일의 계획을 세우며 꿈을 꾸었을 존재가 고깃덩이로 전락해 다시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잖아요. 숨은 멎은지 5분 정도 되었고, 이대로 내버려두고 자리를 뜨면 시반이 생겨서 언제 죽었는지 확인이 가능하겠죠. 죽은 시간을 기점으로 타인들이 그 삶을 잠깐 살피다 적당한 절차에 들어가 영영 사라질 거야. 그 행위를 기쁘다고 해야 할까? 희야는 잘 모르겠는걸."
희야는 툭툭 시체를 건드려보다 고개를 휙 돌렸다.
"나의 성장적 동기이자 목표가 된 것을 잃었잖아요? 부질없는 짓을 했군요. 조금 오래 살려둘 걸 그랬어요. 복수라고 해서 무얼 하겠어요. 연쇄되는 인간의 삶 속에서 복수가 연쇄되지 아니하리란 보장을 가졌다니, 제법 속 편히 살았나 봐요. 나에게 복수할 사람이 생겼을 테니 이건 대단한 행운이겠어요. 그 점을 생각하면 희야는 기뻐."
그러니까-
"시체 앞바다에 버리는 일 도와줄 거 아니면 이만 비켜줄래요~?"
자캐가_무지한_것은 : 🤔 다들 알 거라고 믿는데... 일단 희야 많은 걸 모르지요~ :D 일단 아이돌에 대해선 되게 무지함 힙스터 인디러버 락러버 아무튼 그런 거라서…….
죽은_자캐에게_돌아가자고_했을_때_자캐의_반응 : "세상에!"
희야는 지레 놀란 사람과도 같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돌아가요?" 묻는 질문 순수하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봐요! 희야의 몸은 분명 좋은 화장터에 가서 가루가 되었을 텐데 어떻게 살아나요! 분명 삼촌이 우재 옆에 묻었을 거야. 그리고 또- 이미 장례식 절차를 끝냈다는 거고, 또…… 슬퍼하는 사람이 있으니 돌아가자는 건 이기적인 일이에요. 정말 돌아가면 유령이 되는 거라서 싫단 말이야. 그리고 낙원에 도달했고요, 또, 그러니까- 음-"
괴이에서는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근데 1 더하기 1은 3이라니. 아직 고등 수학조차 통달하지 못한 동월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였다. 어떻게 해야 3이 되는거지!?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겠지.
" 맞는 말이지만, 너랑 나는 서로 죽이면 안되는거 알지? "
이제부터 서로 죽여라 라니. 물론 애린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수색자끼리 서로 죽여라 러니 말이 안된다. 우리 둘은 이곳에서 탈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니까. 첫 상자부터 이런 시련을 맞닥뜨리는건 좋은 징조가 아니긴 하지만...
" 하나가 아니라는게 문제긴 하지만 뭐... "
이들은 한두개만 갖다 붙인게 아니라, 여러 것을 갖다 붙인게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지. 아무튼, 애린이 괜찮다면야 괜찮은 것일까. 동월은 그녀에겐 신뢰감을 적지 않게 주고 있었으니까.
" 야누스..... 겠냐!!!!! 썰어 죽여야 할 놈들이지!!! "
동월은 여전히 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애린에게 버럭 소리치며 말했다. 물론 과도한 긴장감을 갖지 않는건 좋은거지만, 그래도 인마 이 상황에 야누스라니!!!
" 그럼 뭐, " " 위험하면 소리질러. 다 내려놓고 달려가줄게. "
피식 웃은 동월은 칼을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를 싸인으로 삼아 바닥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썰고, 썰고, 썰어낸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것, 둘을 섞어놓은 듯한 기괴한 것, 애린을 모방하려다 실패한 것 까지 모두 주저없이 베어내며 괴이의 베티랑이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주었다. ...물론 다 썰어내고서 폼잡고 있는 모습이라 애린이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봐도 할 말 없었지만...
" 그래도 별거 아닌 놈들이 나와서 다행... "
채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동월은 무언가에 맞고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맞기 직전 칼로 방어해낸 듯 하지만, 압도적인 신체능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날아가버린 것이다. 이제 애린의 앞에는, 그저 '융합체' 라고밖에 표현을 할 수 없는. 여러 인간이 섞여 팔이고 발이고 머리고 여러개가 달려있는 괴물의 모습이 비쳐졌을테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지는 많다. 하지만 동월이 없는 지금 선택을 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맛있게 드셔서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식사는 끝이 났다. 그릇은 그대도 두라는 말에, 그릇에는 손을 대지 않은 채로 성운이 설거지를 하는 걸 보다가 일어섰다. 어느새 해가 기울어서 하늘이 익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하늘은 성운이 열어준 창문만한 크기로 이 장소에 들어오고 있었다.
"초소라, 그럴듯한 이름이구만."
아직 완전히 구색을 갖춘 건 아니지만, 주인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게 아니면 뭐겠는가. 일단은 주인도 저지먼트고. 열린 창문 너머로 내려갈 장소를 쳐다보니, 생각보다 높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보이는 것보다 높으니 함부로 뛰어내렸다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랑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성운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줄사다리 하나 마련해 놓는 건 어떠냐."
아니면 밧줄 하나만 있어도 딱히 상관없다, 어쨌건, 창틀에 올라서서 파이프를 붙잡은 랑은, 성운을 보곤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그럼 간다."
그러마, 라는 대답도. 다시 오겠다. 라는 대답도 아닌, 그냥 간단한 작별 인사. 특정되지 않은 훗날을 기약하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며, 자신은 그럴 자격 같은 게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오늘 식사를 대접받은 것도, 딱히 진짜로 대접을 받을 생각으로 약속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어쨌든, 성운이 뭐가 말을 덧붙이거나 붙잡지 않았다면 그대로 파이프를 성큼성큼 타고 내려가 적당한 높이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렸을 것이다.
>>588 헤헤 진단님이 맛난거 줘서 덕분에 쓴 거라구... 좋은 취향인데 리라가 아이돌인 거 모르는 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해🤦♀️ 온더로드 노래는 들어봤는데 리라 파트도 많이 들었을 텐데... 막상 응? 네가 부른 거예요? 할 정도로 무지한 바부팅이를 어쩌면 좋아~!!! (우럭!
>>598 ㅋㅋㅋㅋㅋㅋㅋ그 점이 좋은 거라구 우리 베이비크툴루~~ 리라는 아예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좋은점을 보니까 어느쪽이든 상관없는거야 언젠가 희야한테... 희야 취향의 노래........ 는...(될까?) 희야 취향의 옷을 함께 쇼핑하러 가자(?) 선배님의 아름다운 취향 본받고 싶습니다
>>599 응애무너... 그래도 리라를 온더로드 리라가 아니라 사람 리라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좋아인 것 같기도 하구...! >:3 희야 취향의 노래...ㅋㅋㅋㅋㅋㅋㅋ 아 희야도 선배 뭐 듣고 있어요? 하면 약간... 오따꾸한테 지금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 질문 들어온 반응처럼 잠깐 고장 났다가 "어! 그게요!" 할 게 뻔히 보인다...😏 쇼핑? 딱 기다려 나 리라 테크웨어 입히고 싶으니까...... 인첨공의 20년 앞서간 의상을 입어보세요(?)
오랜만에 제대로 다시 마주했을 때. 아니. 정확히는 저지먼트에서 마주하게 되고 난 직후와 지금의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어떻게 같은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절대로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적어도 세은의 눈에는 그랬다. 혜우는 부정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것은 이어지는 말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옷을 사는 것도 별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또 다른 것을 먼저 사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단지, 환경이, 시간이 지금같은 느낌으로 보이게 하는 것 뿐이지.
허나, 그 말을 굳이 입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는 것은 지금 이 분위기를 조용히 즐기고 싶은 세은의 어린 마음이었다.
"좋아. 나도 김에 예쁜거 있으면 더 사야겠어. 원래 쇼핑이라는 것은 이렇게 나올 때 막 사는 거잖아? 남정네들은 그 재미를 몰라. 진짜."
맨날 쇼핑 가자고 하면 투덜투덜. 에휴. 그렇게 말하는 세은은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혜우가 그것에 공감할지, 아니면 공감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었다. 그저, 지금이기에 하는 이야기일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맛있게 남은 타르트, 그리고 스무디를 먹으면서 세은은 혜우에게 웃으면서 좀 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 그렇게 다 먹었으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서 혜우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모습까지 보였을 것이다.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파란 눈과 빨간 눈으로 이뤄진 오드아이를 한 여성이 자신 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채...
/이렇게 막레를 드릴게요! 일상 수고했어요! 혜우주! 헤우가 어느정도...풀린 것이 보인다!
>>606 뭐??? 완전 환영이지 나 이런거 엄청 좋아하니까 마음껏 불러 마음껏 언급해 우리 친칠라 입에서 리라 얘기가 나온다는데 이걸 어케 참아~~(성운주: 키모)
>>607 맞아 아이돌인 걸 모르는 사람은 그런쪽으로 좋은 점이 존재하지! 헤헤헤... 어 이런 상황 던져주면 언젠가 하고 싶은데 희야 만나면 써먹어야겠다 고장난 응애무너 보고싶어ㅋㅋㅋㅋㅋ 하 너무 기대돼 나는 희야한테 토끼귀 달린 캡모자 씌우고 싶어 언젠가 꼭... 꼭 가자... 욕망의 쇼핑
성운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손을 뻗으려다가 아지가 얼굴을 가리자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래도 일단 손질해주겠다고 했으니, 손은 멈추지 않고 아지의 머리로 뻗어서는 머리카락을 손질해주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지 머리를 많이 만지게 되네요.” 하고 성운은 멋적게 웃으며 덧붙였다. 그 말이 끝날 때쯤에는 그 사이에 꽤 그럴듯한 땋은 머리가 아지의 어깨에 늘어지고 있었다.
“리라라고, 같은 학년 친구가 있어요.”
아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워낙에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고, 그 소통이라는 게 단순히 이야기만 나누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놀이들도 포함되어 있는지라, 리라가 성운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일이 꽤 많았다. (당장 지금 성운의 머리 옆쪽에 땋여 있는 한 가닥 브레이드가 그녀의 작품이었다.) 그 와중에 리라에게 강권당해서 리라의 머리를 만지게 되는 일도 꽤 있었고, 지금은 리라만큼은 아니라지만 그럭저럭 머리 꾸밀 줄 알게 됐다. 본인이 스스로의 머리를 단순한 꽁지머리로 묶는 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성 본위였지만.
······그리고 본방이 왔다. 프리허그 패널이 내밀어지자, 성운의 얼굴이 저절로 월요일아침새 몰골이 되는 게 보였다. 일단 하기로 했으니 쭈뼛쭈뼛 받아들기야 한다만, 모르는 사람들과 박박 끌어안게 되는 것을 과연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얼굴에 불안이 그득하다.
“······번화가로 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숙사 앞에서 하시네요.”
그러나 여기서 아지도, 성운주도(?)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있으니, 바로 성운의 유한 평소 태도 속에 감춰져 있는 성운의 성깔이었는데 그 성깔은 아무리 꺼려지는 일이라고 해도 한번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하자는 방향으로까지 발휘되어,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쓸데없이 일을 키우는 단초가 되어버린다.
“그래도 기숙사 앞도 괜찮으니, 기왕 하는 거라면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도 월요일아침새 얼굴 하고 있으면서, 굳이 아지를 끌고 험난한 길로 가자고 종용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650 게임 보상 받으시면 바로 주무시러 가시기에요 아, 그러면 중간에 어디 번화가나 프리허그 할만한 데로 이동했다던가 했다는 식으로 적당히 각색해주시고 “······번화가로 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숙사 앞에서 하시네요.” 를 “······아뇨, 기왕에 할 거라면 이런 구석 말고.” 로 바꿔 읽어주세요!
>>641 아니 지워진 부분 다 봤다 나 울어버릴 거야 철현이 레벨 1도 못 되냐고 첫번째 질문 답이랑 연관되는 것 같아서 미칠 것 같음 진짜... 우리 철현이의 순탄한 레벨 4 이명 얻기 라이프를 보장해주세요(?)
>>642 거기가 희야가 과거 교주님 활동할 때 사용하던 곳이라서~ 쫓아오면 이후에 일어날 모든 일을 보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거기서 시간을 보내서 얻는 건 딱히 없...을걸? 있다면 과거 회상하며 생각 정리하기? 추억하기? 마음 다잡기? 기도하기? 아무튼 물리 보다는 정신적인 무언가를 얻긴 하겠다.🤔
>>643 안!!! 잊어!!!!!!!! 아아악 혜우우야 (오열하다 산화함) 왜 피폐의 끝을 치달리나요 나 이거 찬성 못해 반대야 우리 심해냥이 양지로 꺼내와야지 안 되겠다 ㅠ 살고 싶다는 욕망... 진짜 꽉꽉 채워서 아름다운 삶을 살게 만들고 싶다...........(우럭
>>667 엄마........(감탄) 나 진짜 할 말 너무 많아 두려운데도 마음 다잡는 혜성이 보고 지금 울음바다 됨... 아니 왜 이딴 걸(???: 야) 위해 죽어요 본인의 삶을 살아줘 행복해줘 혜성아...🥺 널 위해 움직일게....... 아 ㅋㅋㅋㅋ 미팅 가기 싫은 거 진짜 귀엽다 하지만 어림도 없죠? ? 아 안돼 우리집맑눈광배트맨식자비(물리)펼친다맛있겠다아니이게아닌데
>>671 착잡하다.......... 친칠라야................... 버리지 마 주워 담아줘...(우럭) 혼돈 선? 느낌인 걸까? 아님 혼돈 중립? :0 자신의 판단으로 인첨공에 발을 들인 것에서 울어버렸죠 그거 강조해서 나오는 거 자주 봤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져서 헬창들에게 방금 좍좍 찢긴 닭가슴살 된 것 같아
>>671 뭘 버린 거야 제발 우리애...(성운주의 서사를 존중합니다. 그냥슬퍼서이러는거임) 장교가 되는 게 옛날 꿈이었구나 멋지다... 지금 꿈.. 지금 꿈 뭐야... 아니............. 모르겟따... 하하호호는 아니더라도 즐겁게는 지내자 리라가 찰싹 붙어서 웃겨줄테니까...
너, 정말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이렇게 차가운 콘크리트 무덤 속에서, 너는 그런 생각을 했냐고. 웃기지도 않아.
네가 누구를 더러 뭐라고 그러는 거야? 속으로는 그렇게 이기적이고 더러운 생각 하고 있었으면서. 자신을 위한 낙원을 찾고 싶다니. 네가 다 망쳐버려놓고는, 이 바닥에서. 그러고서는 그걸 위해서 한다는 짓이, 제대로 크지도 못한 몸으로 아양이나 떨고, 음식이라도 나눠주면 뭐라도 될 것 같았어?
요점을 말하자면, 넌 그렇게 대단한 거 못해. 네가 스스로 마음이라고 부르는 그 추한 자기만족에 대해서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거야. 그 대단하신 레벨 5도 목줄이 잡혀있고, 존경하는 선배도 아끼는 후배도 좋아하는 동기도 다 저마다 네가 상상도 못한 것들을 끌어안고 시름하고 있는데, 넌 뭘 감히 이해하고 싶다던가 받아들이고 싶다던가 그 따위 생각을 한 거야? 생각해봐. 그들 중에 몇 명이나 진심으로 널 위해 웃어준 적이 있었나. 너 스스로도 잘 아는데 억지로 외면하고 있는 거잖아. 안 그래, 0레벨 꼬맹이님아, 응?
너는 그저 네 알량한 자기만족을 위해서 누군가의 옆에서 함께 걷고 싶다느니 그딴 생각을 했을 뿐이라고. 그런데, 너 같은 역겨운 쥐새끼한테는 누구도 그렇게 안 해줄 거라고. 분명히 말해둘게. 네 자신을 몇 번이고 죽여도, 너는 낙원에 갈 수 없어.
이청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말하는편과_듣는편_중_어디 양쪽 다 잘하는데.. 굳이 찾자면 들어주는 편에 조금 더 가까우려나요? 마음당_자캐_사용설명서 이게 뭐지 자캐식으로_네가_제일_좋아 "..하아.. 이제, 이제 말하는게 맞겠지." "널 좋아해. 그러니까, 이도 저도 아니라.." "아니, 이게 아니라.." "좋아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그거 하나만큼은 알아줘."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잠이 잘 안오네요..
>>715 보통 때였다면 저지먼트 활동 (선도라던가, 순찰이라던가, 그 외의 것들)이었는데. 샹글릴라 사건 이후에는 도망쳐 다니기만 하다가, 다시 회복해나가고 있으니. 🤔 순찰을 배경으로 적어 올게요. 좋아하는 것은 글쎄요. 일상을 통해 직접 물어보면 답해드릴게요.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옥상 올라가는 계단이에요.
“아아, 그래, 꼴좋게 됐지. 응.” “그런데 너말야, 걔를 위해서 하는 짓이라는 게 겨우 이런 것밖에 못해?”
“너 리라한테 장난쳐본 적 있어?” “리라가 왁왁대는 거 본 적은···?” “리라한테 뒤에서 끌어안기거나, 갑자기 덥석 무릎에 태워져봤어?” “리라한테 직접 밥을 대접해준 적은 있어?” “리라가 수플레 팬케이크 위에 올릴 토핑으로 마멀레이드와 메이플시럽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는 알아?” “리라한테 걱정 받아본 적은 있어? 에이, 비꼬는 거 말고... 진짜 걱정 말야.” “리라가 먼저 노래방 같이 가자고 너한테 이야기꺼낸 적 있어?” “인첨공에 처음 와서 헤매는 리라한테 길 가르쳐줘 봤어?” “리라한테 오늘 너와 보낸 하루 즐거웠다고 말해본 적 있어?” “응, 그렇겠지. 그러면, 너는 오늘 하루 즐거웠냐고 리라에게 물어본 적은···?” “그래서, 리라한테 나도 너 덕분에 최고로 즐거웠다고 대답받아본 적은 있어?” “······리라의 「친구」가 된 적이, 있냐고 묻잖아. 팬 말고, 친구.”
“요점은 말야, 너 그렇게 대단한 놈 아니니까 네 자신이라던가 네가 스스로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 추한 자기만족에 대해서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거야.” “네 말마따나 아무 것도 못하는 나같은 난쟁이도 리라의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생각해봐, 리라가 지금까지 단 한 순간이라도 너한테 진심으로 마음을 준 적 있는가, 없는가. 너 스스로도 잘 아는데 억지로 외면하고 있는 거잖아, 안 그래? 리라의 넘버원 팬님아, 응?”
“너한테 리라가 진심으로 웃어주는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잖아, 온 더 로드의 멤버인 이리라가 아니라, 사람 이리라가 너한테 웃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잖아!” “너는 그저 네 알량한 자기만족을 위해서 이리라라는 한 소녀를 괴롭히고, 잘라먹고, 곪아들어가게 하고, 소모하려고 들었을 뿐이라고!” “···나는 착하고 배려심있으니까, 널 위해서 다시 한번 더 말해줄게. 리라는 나같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난쟁이한테도 그렇게 마음을 열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애라고.” “그런데, 너같은 꼴통한테는 한 치도 마음 안 줄 거라고!” “네가 품은 그 마음인지 뭔지 하는 거, 사랑이라고 불릴 자격 없다고!” “네가 여기서 나를 죽이더라도, 무슨 짓을 하더라도······!!” “너따위는 리라의 마음, 평생 가도 얻을 수 없을 거라고!!!”
연구원 C는 오늘따라 불안했다. 아침에 알람이 고장 난 것을 시작으로 맑았던 파란 하늘엔 급작스러운 먹구름이 꼈지, 연구실은 어수선했지, 지나오는 길은 학생들의 싸움인지 장난인지 모를 고함들로 시장통이라 골이 울렸다. 스트레스 받는 환경 조성에 원래 같았으면 않았을 실수까지 연발. 머리를 쓸어올리며 커리큘럼 차트를 훑는다. 오늘 남은 일정은 낙조의 훈련 경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마무리였다. C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낙조가 뭔 일 저지르는 건 아니겠지.
그러나 다행히도, 낙조는 괴상한 꼴은 한 것을 빼면 얌전했다. 그러니까, 메탈릭 그레이 빛 피부를 한⋯⋯ 사이보그가⋯⋯.
양손을 번갈아 앞으로 내지르는 속도가 경이롭다. 다만 C는 그러한 감상이 들지 않았는지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그래, 잘했다. 그러니까 오늘 훈련이나 들어가자.”
C는 건성으로 대꾸하며 낙조를 커리큘럼 실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몇 분 뒤, 자신이 낙조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았음을 후회했다.
박살이 난 콘크리트 몇 겹이 바닥에 조각조각 나뒹군다. C는 입을 벌린 채 어버버, 정신을 못 차리더니 바삐 무언가를 뒤적인다. 무수히 쌓인 서류의 산. 손짓에 사방으로 미뤄지는 종이 가운데 가장 밑바닥에 있던 서류가 몸을 드러낸다. 이름 송낙조⋯ 인핸스드 컨디션⋯ 오펜시브 부스터⋯. 능력 레벨⋯⋯.
situplay>1597014067>855 :ㅁ ……… 이 이 이게 뭬야………? 하나하나 전부 어울리고 화력 높은 어장인데도 모두의 관계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대단하고 기뻤어요 ;ㅁ; !!!!!! 가끔 사업장에 낙조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 조직원들 사이에 웅성웅성이 일어남. 구성원을 인간적으로 대하는 이레와 신분상승을 꿈꾸는 낙조, 둘의 친밀도는 의문 속에 휩싸여 있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브: 둘이 뭔 관계야…? 💦 낙조: 친구. 모브: 아~ 모종의 계약같은 거 했다고(동업자)? 낙조: 친구라고. 모브: 아 알겠다, 대외적으로 그런 컨셉으로 활동한다는 의미? 낙조: 이렇게 항상 의심 받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
그리고 여로주의 카피페도 늘 잘 보고 있어용 제가 두개 정도 봤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반응을 못 했는데 다른 캐들 케미도 너무 재밌구, 낙조도 되게 재밌게 써줘서 너무 조앗서용!!!!!! (⸝⸝⸝ᵒ̴̶̷̥́ ⌑ ᵒ̴̶̷̣̥̀⸝⸝⸝)
situplay>1597016079>390 ㅋㅋㅋㅋㅋㅋ 아닛, 기본 전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거 더이상 할리갈리가 진행이 안되잖아욧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오펜시브 부스터 상태로 순발력이 중요한 할리갈리를 한다? 이거 제법 승률이……. 마무리가 ㅋㅋㅋㅋㅋ 은우 풍압에 날라가서 다들 고꾸라진 거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져서 넘모 귀여웟!!!!!!
희야는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능력을 쓰다 빽 소리를 질렀다. 하물며 씨익거리다 아예 발라당 엎드려 팔과 다리를 동동대기까지 했으니, 난생 처음 보는 태도에 승환은 지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희야도 좀 멋지게 하고 싶은데 왜! 왜! 왜!!" "저 저 저 저 으이, 성질머리 하고는. 우야쓰까, 졸업논문 쓰던 우재랑 똑 닮아부리네잉." "……." "아니, 자네는 또 왜 그런 표정이여. 숭허게." "나, 나 희야가 저렇게 감정을 표현하는 건 처음 봐…." "으아앙-!" "그래서 무슨 일인데 아가 또 저 지랄이여?"
승환은 눈물을 훔쳤다.
"우리 희야가 뭐든 얼릴 수 있는 능력이잖아." "그쟈." "그래서 물로 렛잇고 놀이 하고 싶었는데 아직 섬세함이 부족해서 계속 한 부분에서 막히는 거야…… 그래서 우리 희야가 화를……. 흑." "……그런 걸로 감격하지 마, 이 사람아. 그래서 어느 부분에서 막혔는데." "고음이 안 올라간대……."
situplay>1597016079>772 ㅋㅋㅋㅋㅋㅋ잠깐만 사업시킬거야???ㅋㅋㅋㅋㅋㅋ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사업 파트너 됨 이김에 여로까지 끌어들여서 셋이 합시다 대상단 하나 차릴 수 있을 듯
>>777 이걸로 확정됐구나 설표루트 아니 근데 아악... 아... 너무 좋아... 성운주 천재야? 이걸 어떻게 다 구상해놨지 와중에 자꾸 중간중간 난쟁이라 하는 거 갈!!! 우리애는 친칠라다!!!(?) 와 근데 진짜 하나하나가 촌철살인이다 박호수 딱히 물리적 힘 쓸 필요도 없이 말로 죽었겠는데 이 정도면... 성운이는 강하다... 강한 아이야... 심란한데 좋은데 눈물이 나는데 행복하다 좋은거 풀어줘서 고마워..........🫠
>>780 아 그쪽이었구나 어느 부분에서 신체에 해를 입힐 정도의 자극이 들어왔는지 궁금했어 정체는 이질감이었구나... 평온해진 건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일까? 금방 나아서 다행이지만 우리 혜우...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혜우주의 서사를 존중합니다)
>>785 연구원님ㅋㅋㅋㅋㅋㅋㅋ 낙조 레벨 3 축하해 낙조주 어서와!!! ㅋㅋㅋㅋㅋㅋㅋ저거 봐줬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오펜시브 부스터 켜놓고 하면 승률 대박일 거 같지 않아?? 나... 기대한다... 리라랑 하자 끝내주게 질 자신 있어(?) 후후 코뿔소의 할리갈리는 오늘도 우당탕입니다😎
>>806 은우와 세은이는 낙원을 믿지 않아요. 열망하지 않아요. 아니. 정확히는 그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결국 어디로 가나 사람 사는 곳은 사람 사는 곳이고, 다 똑같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생각은 아마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 같네요.
그정도로 지식에 대한 흡수력이 빠르다면 최대한 말을 아까는 것이 좋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녀에겐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있는게 더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를 일이니까,
"오, 들어온 것도 둘이니까 나가는 것도 둘이란 검까? 과연~"
당연한 말이겠지만, 상황이야 이렇게 되어도 같은 동료에게까지 칼을 겨눌 생각은 없었다. ...아니, 그녀의 경우엔 금속배트일까?
"그러잖아도 요즘 영 기분이 마른 하늘의 오징어 같았는데 말임다."
영문 모를 한마디였지만 마냥 좋은 기분은 아닐거란 짐작 정도는 갔을 것이다.
"......! 아우... 꼭 그렇게 소리치지 않아도 알아먹는단 말예여~"
자신의 장난스러운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았는지 버럭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반대편으로 몸을 기울이며 귀를 막는 시늉을 해보였다.
"...머, 위급상황에 할 말 정도는 미리 준비해두겠슴다."
라고 해도... 일단 할만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칼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것이 일종의 신호가 되어 괴이들을 향해 달음박질했다. 말마따나 사람 정도의 내구력이라더니 정말 그러했을까, 다만 휘두르는 금속이 괴이들의 몸이나 머리, 팔다리 등에 닿았을 때의 감각은 묵직하면서 어딘가 이질감이 들기도 했다.
누군가는 자신을 어설프게 닮으려다 내던진듯 생겼고, 누군가는 잠깐 멈칫했지만 곧 때려야 할 대상이란걸 깨달았으며, 누군가는 너무 노골적으로 합성되어있었기에 한눈에 봐도 처치할 대상이었다.
머리 팔 다리 다리 머리 팔 허리 허리 허리 둔탁한 금속음이 그녀의 주변에서 울려퍼지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게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괴이라지만, 괴생명체들이라지만 인간과 같은 맷집이라면 망설임 없이 능력을 담아 휘두르는 것에 제대로 버틸 수가 없을 것이다.
"오~"
그렇게 자신도 자신대로 괴이들을 때려눕히고 한켠에선 자신보다도 배는 더 신나게 썰어재끼던 당신이 폼을 잡으며 별거 아니라는듯 내뱉은 말에 그녀가 박수를 치려다가 순간 깨달은 것이 있었다.
"잠만 근데 그거 플래ㄱ..."
갑자기 훅 들어오는 공격에 당신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고, 그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을 파악하려던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에 맞고 당신이 저 멀리 날아가자 그제서야 그 묵직한 기운이 서린 곳을 돌아봤을까, 한 눈에 봐도 여러 인간이 덕지덕지 섞여있고 엮여있는듯한 모습, 머리도 머리지만 팔다리까지 여러개 달린 융합체는 확실히 여러명이 합쳐진걸 증명하듯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었다.
순간적으로 스파크가 일어나는듯 눈동자에서 빛이 퍼져나가더니 저만치 날아간 당신이 있는 방향을 등지도록 천천히 주변을 돌면서도 행여나 공격이 들어올 때를 대비해 들고 있는 무기에 힘을 꽉 주었다. 이대로 당신의 상황을 살피며 물러날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당신에게 더 큰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시추에이션은 게임 말곤 본적이 없었는데... 좋은 경험이 되겠네여. 현실에서도 경험치는... 쌓이는거 같으니 말임다."
저지먼트에 합류할 때만해도 레벨2에 불과했던 그녀가 지금은 레벨 3 중에서도 어느정도 높은 축에 속했으니, 분명 현실에서도 능력의 성장이란 것은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806 자신이 망쳤던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어느 시점. 성운이는 사실 성장이 외부 요인으로 정지한 게 아니라, 그 시점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기대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을 중심으로 자기를 압축시켜 성장을 억제하고 있었어요. 그 시점까지 자신을 지금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서.
희야ㅋㅋㅋㅋㅋㅋ고음이 안 올라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흐음... 고음 잘 올라가는 주스 같은 걸 만들어줄까... 끝내주게 이상한 방향으로만 잘 돌아가는 머리
>>806 심오한 질문이네... 전형적인 유토피아. 누구도 아프고 힘들지 않아서 내 옆에 오래오래 있어주는 행복한 세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하다는 걸 아니까 주어진 장소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서 이상과 가까운 환경을 구축하려고 하는 편~ 열망 자체는 헛되다는 걸 스스로도 알아서 강하진 않지만 노력은 꽤 하는 거 같네! 답변이 질문 의도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딱 장소로 꼽자면 목화고등학교 일 거 같네! 아니면 상담실~ 안전하다고 느끼는 몇 안 되는 장소야
청윤이 사용 설명서 1. 기본적으로 착해서 수상한 짓을 하거나 대놓고 적대하지 않으면 잘 대해줍니다. 2. 호감도를 급격히 올리려면 공리주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3. 혹은 볶음밥을 사주시거나 만들어주세요. 4. 스킨십은 쓰다듬까지만. 포옹은 조금이라도 친해져야 하며 2번 혹은 3번 방법을 쓰시면 빠르게 충족할 수 있습니다. 5. 백색광귀라고 부르진 말아주세요. 호감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 6. 능력 사용 중 앞에 있지 마세요. 맞을시 책임지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7. 백색광귀 상태를 만들기 위해선 정상적인 상태의 청윤이와 머리에 상처를 줄만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머리에 부상을 입히면 백색광귀가 되어 당신을 쓰러트릴 것입니다.
>>818 여로 그... 인형 어따 쓸 거야 나 이거 진짜 궁금했어 차마 애한테는 못 물어보겠으니까 여로주가 받아줄 때 물어봐야지
>>820 어느쪽이든 좋아 하아아......... 좋다아..... 비수로 바뀌는구나 궁금한걸 우리 친칠라... 아니 이제 예비 설표? 하지만 리라랑 있을때는 가끔 친칠라 해주면 좋겠다(겁나 큰 꿈)
>>823 아니 이건 평온 평온이라면 평온인데 외... 외면? 같이도 보이는데...(...) 스읍........... 겉으로는 다가가는 난이도가 낮아졌을지언정 진실로 다가가는 건 더 어려워진 거 같네 쉽지 않은 고양이... 하지만 혜우주가 전에 허락해준 게 있으니 리라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해가 뉘엿뉘엿 지고 넘어가버린 시간. 방과 후나, 동아리가 아니면 모두가 귀가하거나 기숙사로 돌아갈 시간에 류화는 학교에 남아 교실들을 둘러보고 있다. 혹시나 교실에서 깜빡 졸아버린 학생들이 있는 건 아닌지, 귀가하지 않고 남아서 무언갈하고 있지는 않는지. 아니면 어디선가 몰래 이루어지는 거래 현장이라던가, 소란이라던가. 외부에서의 일도 문제였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욱 중요히 살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류화는 일학년 교실에서부터 삼학년 교실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옥상을 살피러 걸음을 바삐 한다. 옥상이란 그 장소 때문인지 일탈의 장소로 자주 이용되기도 하는 것이었으니까. 이번 역시 그런 학생들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계단을 올라서고 있다 보면, 계속해서 걷던 것에 다리가 아파지는지라. 류화는 한숨을 내쉬며 옥상에서 반 층 정도 남겨놓고 계단에서 멈춰 서며 앉는다.
샹그릴라를 복용하는 것에 신체적 부작용이 있던가. 아니면 한동안 저지먼트 활동이고 뭐고 다 놓고 숨어만 다녔으니. 그 때문에 몸이 다 굳어버린 것인지. 다리를 주무르며 있으니 아직도 모두에게 미안하다 말하지 못했음을 생각나 깊은 한숨을 내쉰다.
리라와 저녁을 먹고 아마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가 은우는 돌아가보겠다고 하면서 먼저 자리를 떴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향한 곳은 집이 아니었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가던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검푸른 바다가 보이는 높은 언덕 위였습니다. 근처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일반적인 루트로는 절대로 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길을 따라서 천천히 올라오려고 해도, 중간에 오르는 길목이 너무나 험하고 가파르기에 절대 일반적인 사람의 걸음으로는 오를 수 없었습니다. 허나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자라면, 혹은 제 몸을 띄울 방법이 있는 이라면 날아서 오를 수도 있겠지요. 은우는 풍압을 이용해서 그 끝에 올랐고 절벽에 다리를 살며시 걸치면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그만의 휴식처. 이곳은 제 동생인 세은이도 데리고 온 적이 없는 곳입니다. 그냥, 정말 말 그대로 그가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 생각을 정리하거나 할 때, 기분이 울적할 때 찾아오는 곳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곳에 오는 이는 오직 자신뿐일 것입니다. 적어도 은우는 누군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달빛이 파도에 일렁이며 서서히 그 모습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저 검은 하늘이 바다에 그대로 담겼는지 별빛마저 바다에 그대로 떠올랐습니다. 하늘에 우주가 있고, 바다에도 우주가 있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이곳이 시골이었다고 한다면 저 풍경은 더더욱 아름답지 않았을까요? 허나 이곳은 인첨공. 어쨌건 첨단 도시입니다. 저 정도의 풍경으로 만족하기로 하며 은우는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봤습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저 보석들을 잡을 수 없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상식이지만, 은우는 굳이 그 하늘을 향해 손을 조용히 뻗었습니다.
"엄마. 아빠. ...나 말이야. 내일, 아주 큰 싸움을 하러 가. 그것도 내가 이끄는 애들이랑 말이야. 웃기지 않아? 진짜. 내가 내 입으로, 죽을 각오를 하고서 따라오라고 했지 뭐야. ...나 진짜 나쁜 녀석이야. 그렇지?"
하늘 위에 떠 있는 저 별은 엄마.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이는 아빠. 그렇게 그의 눈에는 비치는 것일까요. 특별히 더 아름답게 보이는 이름 모를 별을 바라보는 은우의 눈동자에 아련함과 그리움이 조용히 녹아내립니다.
"...나 말이야. 진짜 못되먹은 사람이야. 세은이도 그렇게 만들어버렸고, 이제는 내가 이끄는 애들까지도 위험한 곳에 데리고 가. ...그런데, 아무도 날 꾸짖지 않아. 아무도 나쁘다고 해주질 않아. 되게 나쁜 애인데 말이야. ...이건 내가 퍼스트클래스이기 때문인거야? 아니면... 그만큼 내가 인생 헛살지 않았기 때문인거야? 역시 난 잘 모르겠어."
저지먼트 부원들을 은우는 당연히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믿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한 사람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전면적으로 그 모든 면을 다 믿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은우에게는 말이죠. 결국 자신이 퍼스트클래스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그의 가슴 속에 깊게 박혀 빠지지 않는 말뚝이 되었습니다. 어쩌겠나요. 지금 저지먼트 멤버 중에서는 '퍼스트클래스가 아닌 자신'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는 것을. 모두가 다 자신이 퍼스트클래스가 된 이후에 만난 것을.
"2번째야. 엄마와 아빠는 모르겠지만... 나... 2번째로 세은이를 위험하게 만들었어. 그 날 말이야. 엄마와 아빠가 막아서면서, 도망치게 했던 그 날... 세은이 손을 잡게 하고 무조건 뛰라고 한 그 날 말이야. ...나, 사실은 세은이 손을 중간에 놓았었어. 사람들 사이에 섞였을 때... 이대로 가면 붙잡혀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놓고 뛰었었어..."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요, 세은이조차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사고인척 위장하고 제 동생의 손을 놓아버린 그 감각과 기억은 은우의 머릿속에서 사라질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기에 그 누구도 탓하지 않고, 욕하지도 않은 자신만의 작은 죄는 아마도 작은 말뚝이 되어 심장에 깊게 박혔고, 그 어떤 도구로도 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애초에 그것을 볼 수 있는 이가 있긴 할까요.
"있잖아. 엄마. 아빠. 살아있으면 나를 꾸짖을거야? 아니면... 꾸짖지 않을거야? 난 모르겠어. 잘 모르겠어. 이게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내 이기적인 마음인지, 그냥 혼자 죽고 싶지 않아서 또 내가 이기적으로 구는건지 전혀 모르겠어. 하지만, 아무도 나에게 답을 말해주지 않는단 말이야.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도 없잖아. 이렇게 물어서, 애들이 '그래. 넌 나빠'라고 할 리도 없잖아."
분위기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닌지 하는 불안함은 그 어떤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았고, 그 어떤 빛도 정화시킬 수 없었습니다. 제 속으로 감춘 작은 죄가 가슴 속에 박힌 탓에, 결국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제 자신이 또 한심하고 웃기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알고 있어. 다들 착한 애라는 거. 좋은 애라는 거. 그래서 말이야. 이번에는, 이번에는...용기 내보려고 해."
봄의 마지막 기운을 가득 담은 봄바람이 그의 등 뒤에서 앞으로 강하게 불어닥쳤고, 파도는 그에 따라 철썩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죽지 않게 해볼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동생도 위험하게 만든 참 한심한 나지만, 그래도 퍼스트클래스라잖아. 이치를 비틀어버리는 최강의 능력자라고 하잖아. ...이 정도 문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말이야... 그 힘으로 이번에는 손을 놓지 않고 쭉 잡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곳으로 그 애들을 던져볼게."
만일의 경우에는... 정말로 어쩔 도리가 없는 만일의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면... 그땐...
"엄마. 아빠. 날 원망해줘. 못된 이라고 생각해줘." "...하지만, 내일 일을 별탈 없이 잘 끝내면 조금은, 조금은 잘했다고 해줘."
"그걸로 충분해."
거친 바람이 밤하늘을 조용히 가르고, 풀밭을 흔들며, 파도를 울리며, 달을 흔들었습니다. 소년이 앉아있던 장소에는 더 이상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치, 공기 너머로 사라져버린 것처럼요.
/그런고로... 공식적으로 이 금요일이... 블크 전날이라는 설정이 되겠네요! 세은이도.. 돌려볼 수 있으려나... 못 돌려도 상관없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삘 받아서 써보는 무언가.
응 나 다 봤어 은우 진짜 하 은우야........... 은우 각오 다지는 부분에서 자기가 나쁜 아이라고 자책하는 부분이 너무 쓰다... 생존을 위해서 자기도 모르게 했던 일이 어떻게 죄가 되겠어... 그래도 자신에게 큰 상처가 됐다는 부분이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서 안아주고 도담도담 해주고 싶다... 누구라도 그랬을 거라고 잘못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진짜 하............. 어른들과 인첨공을 그냥 싹 메워버리고 블랙크로우 사고로 위장해서 계단 얼린 뒤에 밀쳐버려야만
>>873 이거봐 은우도 애라고 높으신 분들아 보고 있냐고....... 이 아기를 어떡할거야 아... 진짜 완전 껴안아주고 토닥토닥 달래주고 싶어 마음이 많이 무겁구나🥺 그럴만도 하지... 과거 일은 사실 인간의 생존본능이 있는 이상 잘못한거라고 볼 수 없는 건데 그걸로 스스로 자책하는게 마음 아프면서도 이해가 돼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네 가만보면 은우... 참 많은 걸 껴안고 있는거 같아 언젠가 조금은 더 가벼워지면 좋겠다...
하교 시간, 도서관에 가기 위해 짐을 챙긴다. 이제부터 지루한 복습의 시작이구나 싶어 한숨을 쉰다. 특히 오늘은 특히 더 싫은 날이다. 특히라는 말을 두번이나 할만큼 오늘은 특별히 더 하기 싫은 날이다. 평소라면 이런 때도 억지로 도서관으로 향했겠지만 간혹 핑계라도 하나 생기면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공부를 땡땡이친다.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그 순간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누군가 올라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옥상 또 누가 문 딴건가?"
보통의 학교에서는 옥상은 잠궈놓는다. 그러나 이곳은 다르다. 순간이동 능력자와 공간을 찢는 능력자들이 넘치는 곳이다. 굳이 공간관련 능력자가 아니어도 대놓고 잠금장치를 자르고 복구하는 사람도 있고 잘라버리고 몰래 도망치는 사람도 있다.
대체 이런 걸 왜 달아놓는걸까?
다수의 학생들이 담배를 피는 등의 일탈을 위해 옥상을 이용한다. 평소 같았으면 자기 폐를 본인이 망가뜨린다는 데 어쩌겠냐며 그냥 넘어갔을 테지만 지금 이순간 그가 애타게 원했던 핑계거리가 생겼다.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하는 게 저지먼트의 일 아니던가? 저지먼트의 선배로서 도저히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라는 웃기지도 않는 핑계를 대며 옥상으로 향한다.
미소를 지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어떤 말로 훈계를 해야할까 어떤 방식으로 행동해야 애들이 돌아갈까 혼자만의 상상을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깊은 숨을 내뱉는 소리. 이상하게 담배냄새는 안 나지만 이 발칙한 녀석은 옥상도 아닌 옥상 아래 계단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는 모양이었다.
이제 곧 있으면 널 만나러 간다.
그리고 철현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류화를 보고 어리둥절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라는 표정을 지으며 대체 얘가 왜 여기있나 의문을 가졌다.
딱히 사적인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그녀는 분명 저지먼트다. 저지먼트로서의 순찰을 하러 올라 온 걸 오해한 것일까? 그냥 단순히 옥상에 올라 온 후 힘들어서 한숨 쉰 것을 오해한 것일까? 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이제 핑계거리가 사라졌으니 얄짤없이 공부하러 가야한다는 것이다.
아니다.
후배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선배로서의 일이지 않을까? 그렇다. 공부하기 싫으니 별 핑계를 다 대고 있다.
>>891 아.. 이건 제 크리피 발상이 잘못했네요 머리카락 DNA를 바탕으로 예비 부속지 같은 걸 미리 배양해놓고 있다가 부상자 생기면 예비 부속지를 붙여버리는 걸 상상했거든요.. 저는 킵돼도 상관없지만 어디까지나 혜우주가 괜찮으시다면, 이니까 피곤하시면 나중에 생각해주셔도 괜찮아요!
아직 성인도 못 된 학생인데. 무슨 죄가 있다고 세상은 이렇게 가혹하기만 할까요? 이런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는데, 그런 말들이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인데. 고통 같은 건 없어야 할 텐데. 안타깝네요. 정말.. 인첨공에는 불행을 끌어오는 블랙홀이 있으니. 찾아서 메워버려야만 해요... 불태워야만 해요...
>>864 이잌... 고양이는 토끼 안먹어~~~~~~ (?) >>806 낙원이라... 흐음... 🤔🤔🤔🤔🤔 어떤 장소인가, 전에도 말했지만 인첨공이야말로 낙원 아닐까~ 점례는 인첨공에 오지 못했다면 그게 곧 배드이자 새드엔딩이니깐, 어떤 의미인가, 최소한 이곳에선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긍정해준 사람들이 있거든! 더욱이 인간으로서 가져야할 아주 기본적인 감정인 희노애락도 여기서 배웠구! 얼마나 열망하나, 사실... 그렇게까지 열망하는 편은 아니야! 기대를 하려면 믿음이란게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점례는... 엄... 얼마나 노력하나, 그거야 뭐... 지금껏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명 가능하지 않을까! >:3c
어렸을 적, 도수 맞지 않는 안경을 써본 적이 있었다. 희야의 것은 아니었다. 다리 부분에 A자 각인이 새겨져있는 은테 안경은 한때 동경의 대상이었다. 눈이 좋지 않았지만 저 안경을 쓰면 삼촌과 똑같아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 안경을 쓰고 싶다고 떼를 쓴 적도 있었다. 그런 희야가 귀엽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골려주고 싶었는지. 자신의 안경을 벗겨줬을 때 희야는 뒷일은 생각도 않고 대뜸 뒤집어 썼다가 아찔한 시야를 겪고 한참 멀미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눈앞이 핑-핑 돌아! 한 글자씩 또박또박 비명처럼 내지르자 삼촌은 껄껄 웃으며 당연히 그렇지! 라고 말하면서도 사탕 하나를 줬다. 속을 진정시키란 뜻이었다. 사탕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희야였지만 안경 때문에 속이 울렁거린 나머지 먹지도 않았으면서 으, 너무 달아요. 같은 말 같지도 않은 단어를 툭툭 뱉고 말았다. 삼촌은 그날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고, 희야는 안경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 너머의 눈을 다시금 마주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실은, 아직도 눈을 마주하지 못 하고 있다. 눈앞이 아찔한 동경의 맛을 어찌 다시금 곱씹고 헤아릴 수 있을까. 【 안희야 】
수경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의_향수_브랜드 들고 있을 때 그림이 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메종 마르지엘라 메종 프란시스 커정 조 말론(투명한 라인보단 검은보틀 라인 그쪽이나 상자가 어울릴 것 같다)
약간 이런 느낌 어울릴것 같은 느낌으로. https://ibb.co/RhPYC8T
독가시에_찔린_자캐의_반응은 낭만적인 이야기로는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시인이 있었지요. 원인은 좀 달랐다고는 하지만. 타인의 시구를 빌리는 게 개별적인 건 없게 마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묘비문을 작성했다고 하지요?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 viel Lidem.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대충 말하자면 독가시 찔리면 치유의지가 없어보이네요.
자캐이름_이렇게_지었다 수랑 경 둘 다 별과 관련된 한자를 찾았고.. 성도 흔히 쓰이면서 한자로 보면 금이잖아요? 하지만 이름이 그렇게 밝기에 밤하늘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907 밝고 익숙하니까 낮하늘이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밤하늘 역시 밤하늘만의 매력이 있고, 낮보다는 밤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지요. 수경이는 특유의 머리색이 오히려 더 수경이를 밤하늘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고고한 모습, 좋아합니다.
아무튼 요즘 스토리가 3학구의 문제에 집중되어서 그렇고, 여러모로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것 뿐이지... 평소 부원들이 디폴트로 보는 일상은... 다음과 같다구요!
.dice 1 5. = 4 1.정말로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최고의 부장님 2.아니. 부장님. 대체 언제 일할거예요. 채찍질 좀 당해볼래요? 어? 3.의외로 존재감이 정말로 없는 부장님. 일은 확실하게 하는데 존재감이 없어. 퍼스트클래스 맞아요? 4.꽤나 사교적이고 장난끼가 넘쳐서 조금 짓궂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부장님. 5.사실 세은이가 다 하고 있습니다. 세은이가 진짜 부장님.
저지먼트 부실, 철현의 책상에 검은색 보드와 10cm 길이의 봉 같은 것이 놓여 있다. 보드에 붙어 있는 쪽지를 보면, 설명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의봉: 최소 10cm, 최대 150cm까지 늘어나는 지름 5cm의 곤봉. 봉 자체는 검은색, 양 끝에 흰색의 동그란 장식이 달려 있다. 봉 중앙에는 +/중립/- 로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려 있으며, + 방향으로 누르면 길이가 늘어나고 - 방향으로 누르면 길이가 줄어든다. 원하는 만큼 조절한 뒤 스위치를 중립에 두면 그 상태로 고정된다.
날아라 슈퍼보드: 스노보드 처럼 바퀴가 없는 보드. 검은색에 발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밸크로가 달려 있다. 공중에 뜰 수 있지만 추락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니 적당한 높이에서 비행 요함.
추신. 화기에 주의할 것. 제가 만든 모든 물건은 종이를 기반으로 해서 불에 매우 약합니다!
팔 다리 각반. 코뿔소 팔찌의 디자인은 1번으로.(아지 후배님에게는 2번을 줄까? 리라는 잠시 고민했다. 하나쯤이야...?)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이어플러그. 방독면 역할을 대신할 하얀 가면들과 마스크들...
또 뭘 하려고 했더라. 아, 진압방패는 카드 크기로 만들었다가 사용할 때 손잡이를 살짝 당기면 원래 크기로 돌아오도록. 하이드로키네시스 계열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짧은 상상력은 그때그때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그려내는 것 외에 적당한 것을 찾지 못한다.
>>911 >>917 성운주적으로는 1번이랑 4번이 반반씩 섞여있다고 생각해요. 1번 비중이 좀 높다... 적어도 2챕에서는 은우가 과로할 일 없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들려오는 기름진 남자 목소리. 얘야 인생이란 원래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다..)
>>923 머선 머선소리야 진짜로 머선 소리야 아까 진단 보고 울었던 나를 못 봤냐고 이 싸람이!! 씁이야! 떽이야! 어허야! >:ㅁ!!!
혜성주 진짜진짜 잘 쓰니까 말이지... 사람이 특정한 상황이 떠오르게 쓰는 것 자체가 재능인 거야. 애초에 이렇게 글 쓰면서 캐릭터를 만들고 이어가는 것 자체가 일반인은 어려워 하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혜성주 마구마구 칭찬해서 자존감 MAX로 만들어버리게따 (문어 꾹꾹이)
마음이 무겁다. 스스로 다짐한 것과, 리라와 한 약속. 샹그릴라 복용을 고백하기 전 혼자서 끙끙댔을 때처럼, 이런 감정은 모두를 만나 미안하다 말하기 전까지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응어리로 남아서 자신을 힘들게 할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된다면, 가시를 세우며 뾰족해지니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자신을 아프게 할 것이었다. 정말 앞으로 있을 일들까지 생각하면 두통이 일어 류화는 고개를 떨군다,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꾹 누른다. 피곤한 일들에, 신체까지 고장이 났으니 도채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야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또 어둡기만 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때,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에 류화는 고개를 든다. 올라서 제 앞에 선 너를 보면 현장에서도, 부실에서도 보았던 같은 부원임을. 저와는 다르게 유혹을 이겨냈던 이임을 안다. 물끄러미 마주 보며 잠깐의 침묵에서 네가 먼저 말을 걸어오자 류화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다,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 네."
방금 전까지 한없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으니, 당혹스러움에 류화는 선배 앞에서 버릇이 없다든지, 순찰 중에 땡땡이를 치는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것은 아닌지. 급하게 일어나 선다. 목덜미를 매만지다가는 네 눈치를 살피듯 바라보며 조심스레 묻는다.
>>948 자신없으면 그냥 아무것도 안하는 붙박이 될거야(장난임)(농담임) 뒤의 예시가 되게 어지러워ㅋㅋㅋㅋㅋㅋㅋ포켓몬이 왜 그렇게 된거야 요 며칠 아프고 그래서 이혜성을 못굴렸더니 더 그런거 같다 내가 편한쪽을 잘 모르겠고 혹시 캐붕 될까봐 걱정이라서 그래 위로해줘서 고마워 괜히 징징거린 것 같아서 미안
혜성주도 희야주도, 다른 모두의 독백에서 각자가 아이들의 현 심정과 서사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되게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모두의 글 다 멋지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저 역시 류화를 굴리면서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고 막히곤 하는걸요. 하지만 그렇게 막힌다는 것은 내가 굴리는 아이에 대한 애정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이니까. 곧 스토리지만 급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보아요. uu. 어떤 방향이든 괜찮으니까요.
>>951 우우 이제 복복이까지 추가해버리겠다~😎 푸키먼 요즘 퍼리가 좀 많아졌더라 수상해졌어(?) 응? 괜찮아~~ 미안해할 필요 전~~~혀 없음! 아프면 당연히 몸도 마음도 지쳐서 못 굴리고 자주 떠올리지 못하면 헷갈리는 게 당연한 건데 그거 가지구 얘기할 수 있는 거지. 편한 쪽은 천천히 시도하면서 찾아보자. 캐붕에 연연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여기 다 한번씩 캐붕난 사람들 모임이라 엥 그거 캐붕임? 오너가 적폐하면 그게 공식 아님? 한다고~(?) 그러니까 너무 자기탓 하지 말기~ 아직 시간은 많다굿👍
학교 시설에 계속 신세를 지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이다. 아무리 모든 학생에게 교칙으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어 있다지만 운동을 하는 부서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쓰는 것이 적잖이 눈치보였던 참이나, 내일치 청소를 끝내면 폐공장 기숙사의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통돌이 세탁기까지 하나 들여올 참이니, 그것까지 완료되면 성운은 완전한 주거 독립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감싸 바바박 비빈 다음에 팡팡 털면서, 성운은 그렇게 생각했다.
옷가방과 목욕바구니를 옆에 끼고, 성운은 샤워장에서 트레이닝복과 후드티에 야구점퍼, 크록스 차림으로 나왔다. 높이 올려 묶어도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아직 옅은 물기가 남은 그대로 풀어서 바람에 완전히 마르도록 내버려두었다. 다 마르거든 묶을 요량이다. 아직 김이 다 가시지 않은 모습으로, 성운은 잠깐 순찰 일정을 체크할 요량으로 부실에 들렀다. 게시판을 보고 순찰 일정을 확인한 그는, 옆의 메모보드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횡하니 고개를 돌려 나가려고 했다. 그러던 성운의 눈에 짚이는 게 있었다.
검푸른 장발.
한번 본 적 있던 뒷모습이다. 얼마 전 자기 머리카락을 와바바박 쓰다듬고 가버린 뒷모습이 기억나서, 성운은 발소리를 내며 그 뒷모습의 주인에게로 다가갔다. 옅은 미소에 예절바른 얼굴. 응, 이 정도면 괜찮겠네.
사실 캡틴은 캐릭터 시트의 설정은 그냥 기본적인 설정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사람조차도 이런이런 성격의 사람이래..라고 해서 그런 모습만 보이는 법은 아니니까요. 환경이 바뀌고 상황이 달라지면 누구나 변하게 되는 법이고, 그에 대한 변화가 또 달아나는 법이기에.. 개인적으로 저는 '캐붕'이라는 단어는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극단적인... 그러니까 어제까지 정말 천사였는데, 갑자기 하룻밤 자고 나니까 아무런 이유없이 개망나니가 되어있다던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다른 예시로는.. 세은이가 갑자기 자고 일어나더니, 은우에게 찾아가서 오니쨩~ 세은이 너무너무 외롭다데스요 오니쨩과 잇쇼니 놀아줘놀아줘 데스네. 이런다던가. (세은:.......(빠직))
내 캐릭터가 매력적일까. 내 캐릭터가 모두에게 어떻게 보일까...보다는 역시 내가 이 캐릭터를 돌리고 있는 것이 재밌는가, 이 아이와 계속 하고 싶은가..계속 하기 싫은가에 맞춰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결국 놀기 위한 공간이고, 내 스스로가 재밌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이들의 시선보다는 역시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캡틴은 생각한답니다. 애초에 은우와 세은이도 무슨 엄청난 매력이 있냐..라고 하면 그런 것은 솔직히 없다고 생각하고..(옆눈)
결론은 입체적으로 매력적으로 잘 굴리고 있냐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즐겁게 이 아이를 애정하고 함께 하고 싶은가를 좀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보고, 흐름에 따라서 그냥 캐릭터의 변화도 캐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하면서 노는 것을 권장드려요.
>>975 들킴 ㅡㅡ (?) 내 정체를 이렇게나 빨리 알아채다니, 그냥 둘수 없군... (복복복족이) 머, 잡담플로우가 수시로 바뀌고 한번 붐이 일면 엄청 빨리 레스가 지나가기도 하는데... 감당 안되는거 억지로 붙잡으면서 따라가려는 것보단 다름 플로우를 기다리면서 쓸려다니는게 정신건강에 더 좋아. :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