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반성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 얼굴은 보기좋게 일그러졌을 것이다. 아- 반성문 말이지. 네네. 솔직히 내가 반성할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난 정당방위였다고. 그렇게 따지듯 네게 말해봤자 써야하는 반성문이 사라지진 않겠지. ...뭐 형식이 중요한 거니까 이건. 당사자끼리 합의를 하든 뭘 하든 일단은 제출해야 하는 거라고 이미 들은 적이 있으니까. 확 채가듯이 종이를 받아 책상 위에 올려두고 검지로 툭툭 두드렸다. 또 머리를 쥐어짜내야겠네. 그래도 이적신청서보단 쓰기 편하겠지. 그러다가 사과라는 말에 자연스레 한쪽 눈썹만 치켜올렸다. 하아? 무슨 바람이 불어선.
"....."
그리고 네 입에서 나오는 사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야말로 내가 그 날, 그리고 지금까지도 화가 난 부분만 골라서 물을 끼얹어 진화하는 듯한 사과였다. 그야말로 포인트만 콕콕 집었다고 할까. 장난치며 뒤에서 수근거리던 친구들도 어느새 조용해지고, 누군가가 숨을 뱉는 소리나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리는 교실에 퍼진 마지막 말만 아니었어도, 분명 나도 사과했을 것이다. 나도 심하게 때려서 미안하다고. 의자까지 들어서 널 후려치고, 기절할 정도로 발로 차고, 그대로 손도 대지 않고 가게를 떠나버려서. 받아친 말이라고는 해도 나니와까지 끌어들여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분명 그렇게 사과했을 것이다.
네가 유우가라는 이름을 또 다시 입에 올리지만 않았어도. 네가 유우가를 때렸다고 말하지만 않았어도.
분명 잘 풀렸을텐데 말이지.
이번에는 발보다 손이 빠르게 나갔다. 다짜고짜 네 멱을 잡으려던 것을 간신히 멱살을 잡는 걸로 틀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느껴지는 친구들의 시선 덕분이었다.
"——사과를 하러 온 건지 도발을 하러 온 건진 모르겠는데, 일단 나가서 얘기하지?" "니가 골라. 뒤뜰로 갈지 옥상으로 갈지."
간신히 그 말만 남기고는 멱살을 잡았던 손을 풀었다. 먼저 때리면 불리하다는 거에 멱살도 들어가나? 그런 의문을 머리 한구석에 품은 채로.
"지을 당시에 꽤나.. 이질적인 느낌이었을 것 같더라고요." 현대모더니즘스러운 굉장히.. 새끈하고 현대적인 설계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구관이나 별장류들은 양관(서양식 저택)이나 일본풍 느낌이 확실하겠지만.
"당시에는 크게 필요하진 않았겠지만 자리를 넉넉하게 남겨뒀더라고요." 리모델링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뇨. 괜찮을 거에요." 가을인 만큼 예약이 일년치를 미리 하지 않는 한 나쁘지 않은 시기라고 답변합니다. 물론 축제같은 게 겹치면 헬게이트가 열리지만, 그정도는 아닐지도? 숙소를 전부 본가에서 지낸다면 차는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네요. 물론 별장같은 종류로 다르게 묵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약간 외진 느낌이 있으니까요.
"쓸 수 있는 초청장을 준비해야겠네요." 작은 카드키 겸 초청장을 생각한 듯이 피리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손에 쥐여지는 건 손이 아니고 잔일 뿐. 내심 아쉬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건 친구에게 으레 투덜거리듯이 하는 말로 나온다. 이전이라면 내색하지 않았겠지만.
"용서가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 이 문디야." "사과도 필요 없다."
"니가 그래 생각지 않았어도 계속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내는..."
생각이 많은 바보. 그건 어쩜 지 여친이랑 똑같은지. 정말 닮은 녀석들끼리 어울리는구나, 둘다 바보구나, 생각하며 나는 잔을 제꼈다. 빈 속을 알콜이 달궈 뜨끈하다. 그리고 술기운에 짐작하건대,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은 분명 아쉬움이다. 내가 그런 것만큼이나 너도 날 잘 모른다고.
하지만 오늘 조금은 윤곽을 잡은 듯 해서, 앞으로도 그렇게 이야기를 겹치면서 실루엣을 쌓아나가면 될 것이라고. 조금은 너다운 희망적인 관측을 해보기로 했다. 가랑비에 우산을 세워도 어깨는 젖듯이, 나는 모모카와의 어려운 이야기를 통해 조금은 바뀐 것 같다.
그렇기에 함께 할 수 있었던 프리지아다. 난 네게 은혜를 입었고, 그걸 갚고 싶었고, 앞으로도 은혜를 입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답지않은 화해를 운운하며 계속 말을 건 거다. 모모카는 늘 나한테 잘해줬고 그 호의를 입기만 한 채로 데문데문해지긴 싫었다. 그건 슬펐다.
"그래도."
"용서하께."
너한테 필요해보였으니까. 네 물잔을 뺏어들어 그 안에 든 것도 마신 후, 새롭게 채우는 건 둘 모두 술이다. 뜨거움이 조금 가셔 입에 대기 편한, 몸을 덥히기 좋은 일본주. 미성년자에게 권하면 안 된다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학교 바깥에서 나는 선생도 아니고, 원래 눈물과 슬픔은 술로 떨쳐내는 법인데.
일정 나가기 전에 주절주절을 해보자면...😌 히다이는 자존감도 낮고 워낙 운동이라는 몸을 쓰는 일을 하던 사람이라 자기 몸도 마음도 소모되는 걸 개의치 않아한단 말이죠. 이젠 달리기도 관뒀으니 특히나 그런 경향이 있는데 모모카땅과의 일상에서는 그 면모가 까발려지는 기분이라 짜릿짜릿합니다 😊 게다가 모모카한테 혼도 나고+메이사의 이적 신청서 어택도 겹치면서 자기 마음속의 슬픔을 자각한 이후로 꽤 데레하게 변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 그건 모모카가 늘 잘 대해줬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모카가 말하듯이 등불은 아니어도 옆에서 보고 배울 훌륭한 친구라는 느낌일까요. 이전에 잡담에서 나왔던 이야기지만 모모카와 히다이가 서로의 정반대 면모를 서서히 닮아가고 그로 인해 역경을 극복해보는 상황이 나온 거 같아서 즐겁네요 😊 이게 커뮤지...
사실 메이쨔가 이름 부르는 걸로 빡?쳐하는 거는.... 여름 합숙 때 유우가가 먼저 '이름은 좀 그러니까 나도 별명 지어줘~'했었으니까... 자기는 '그래도 이름으로 부를거야!'라고 고집부리긴 했는데? 유키무라도 자연스럽게 이름으로 부르는거 보고 '어? 뭐야 나한테 했던 말은 뭐였던거지??' 라는 생각도 했을 거고... 대충 이러저러요래조래해서(?) '나만 유우가라고 부를거야 캬아악' 보다는 '그래서 너네 둘이 대체 무슨 사이냐?'쪽이 살짝 더 클 거 같고? 이 부분을 대화로 풀면 어떻게든 될..거...같기도.... 아닌..가.... 뇌... 뇌=작은 이라서 역시 모르겠는ㅋㅋㅋ 그냥 흐름에 맡기도록 할게요 😌
>>545 사실 그건... 여름 즈음 '메이쨔는 이제 날 떠날 사람인데 이름으로 불러주구... 너무 착해... 우우... 메이쨔 너무 소중해져버려' 해서 살짝 반 보 후퇴한 거에 가깝지만요 🥲 가족처럼 여겨버릴 거 같은데 진짜 가족처럼 이름 불러주고 경계선 넘어오고 하니까 히다이도 조금 두려웠던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