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오랜 시간 공부에 시달린 철현은 시선을 허공에 둔 채 멍하니 앉아있었다.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더 이상 글자를 봐도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무런 정보도 들어오지 않는다. 백지를 한장 꺼내 놓고 그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려고 해도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는다.
설마 능력의 각성의 전조증상?!으로 희망회로를 태워보려고해도 이미 탈 때로 타서 재가 된 희망회로다. 그냥 머리를 너무 굴려서 더 이상 안 돌아가는 상황이다.
딸깍-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철현은 고개를 천천히 숙여 부실 안으로 돌아오는 세은을 바라보았다.
"안녕~ 여긴 어쩐 일이야?"
지난 번 성별이 바뀐 이후로 이렇게 사적인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다. 그녀의 긴장하고 자신을 경계하는 눈빛을 읽고 눈만 깜빡거리더니 무엇인가를 떠올린다. 설마 그 때 다크니스? 워크니스였나? 어쨌든 은우의 뭔가 그 비슷한 이상한 이름인 것이 세은이라는 걸 알아버려서 이렇게 경계하는 건가?
남의 비밀을 캐고 기억하기에는 외워야할 것이 너무 많기에 위크니스에 대한 정보는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어느정도 잊어버린 그였다.
"공부하다가 힘들어서 여기서 쉬는 중이야." "네 미래야."
악담아닌 악담을 말한다. 그리고 자신과 일정 거리를 떨어지며 슬금슬금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무엇인가를 감추려는 것 같았다.
"간식거리라도 두려고?"
차라리 대놓고 들고 갔으면 대충 초콜릿이라도 놔두는 구나 싶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숨기니 자연스럽게 더 관심이 간다.
굳이 자신의 미래라고 할 것은 또 뭔가. 이 선배는 지금 자신이랑 싸우자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인가. 톡 쏘는 목소리를 내며 세은은 철현을 찌릿 바라봤다. 역시 알다가도 모를 일였으며, 영 친해지기가 힘들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자신에게 자상하게, 상냥하게 대해달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제 미래는 아니거든요? 저는 이미 대학에 안 가도 충분히 먹고 살 길이 많거든요?"
똑같이 취급하지 말라는 듯, 혹은 반박을 하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빤히, 정말로 빤히 철현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간식거리라는 말에 그녀는 순간 움찔했다.
"따, 딱히 선배와는 상관없잖아요. 제가 뭘 하려고 하던지."
훠이훠이.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다른 거 해요. 다른 거. 그렇게 생각하며 세은은 제 자리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사실 부실로 향하는 길목이었고, 사탕은 따로 숨긴 것이 아니라 손에 쥐고 있지만... 일단 그렇게 이으셨으니!!
은우가 지금 이 모습을 봤다간 아마 자신을 죽이려 들 것이 분명했지만 자리에 없으니 일단 즐기고 보자는 마인드였다.
"오..부럽네..."
먼저 선공을 날린 건 자신이었지만 그녀의 말 한마디로 K.O.를 당해버렸다. 레벨 4와 0의 차이는 너무나 컸다. 철현은 무엇인가 반박하거나 그녀를 놀리려고 머리를 굴렸지만 이미 공부로 혹사시킨 머리여서 그런 지, 애초에 받아칠 수가 없는 진실이어서 그런지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웃는 것 밖에 없었다.
"하하. 역시 대단하고 믿음직스러운 후배야~"
깔끔하게 인정하고 칭찬해준다. 이 주제로 오래가봤자 좋을 것 없었다.
흐음..이것봐라? 손에 저게 그정도로 중요한 건가?
철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자리로 천천히 다가가는 세은을 바라보았다.
"아주 비싼 건가보네?"
물론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뭐랄까...그냥 세은이 발끈하고 까칠하게 구는 것을 더 보고 싶다는 한심한 선배의 사악한 마음 때문일까? 세은이의 반응이 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무슨 뜻이지. 리라의 의아한 시선이 픽 웃는 동월의 옆얼굴에 닿았다. 이런데선 안 나온다니, 이런 곳이야 말로 그런 게 나오기 딱 좋은 장소 아닌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둘째치고 미묘하게 확신하는 투라 발언에 대한 의문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런데서 나오지 않으면 어디에서 나오는데? 라는 질문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안 그래도 무서운 상황, 저 의문스러운 발언을 구체화 시킬 만한 발언은 하고 싶지 않다. 입이 잠깐 떨어졌다가 도로 다물어졌다. 물어볼 거라면 나중에, 나중에 하자.
리라는 동월의 가자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가쁜 숨을 천천히 고르며 경사로를 올랐다. 잡고 있는 끈은 생각보다 더 단단해서 잡고 올라가기에 무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라의 속도는 조금 느릿하다. 수사당하면 곤란해지니까, 라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이유에 속이 울렁거린 탓이다. 그렇다고 수습도 제대로 안 하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묻어버렸다는 말인가.
바람 때문에 뒤집어 쓴 재부터 시작해서 바짝 타버린 구덩이의 표면 탓에 다리며 손바닥이며 전부 새까맣게 물들어 버렸다. 새하얀 머리도 너저분해져 본의 아니게 예전의 잿빛 머리카락으로 돌아간 거 같은 느낌마저 든다.
"휴우..."
아궁이에 빠졌다 나온 쥐처럼 너저분해진 채 겨우겨우 기어올라 구덩이를 빠져나온 리라는 바닥에 풀썩 앉아버렸다.
"있잖아. 이거... 신고, 해야겠지? 누구한테 말해야..."
물론 그게 옳지만, 커리큘럼실 하나를 메워가면서까지 은폐하려고 한 걸 기어코 찾아 들어가서, 언제 일어났는지도 정확하지 않고 기록조차 없는 사건을 신고한다라. 뒷감당이 가능할까. 그런 생각부터 드는 스스로가 순간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손에는 아직까지 망가진 신발 한 짝이 들려 있다.
자신을 바라보며 관심을 보이는 철현의 모습에 세은은 더욱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샹그릴라도 그렇고, 기억을 지워버리는 약도 그렇고 '딸기맛'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한 선배였다. 그리고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딸기맛 사탕. 그것도 매점에서 정말로 구하기 힘든 것이었다. 저 선배라면 이 딸기맛 사탕을 노릴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파들파들 떨었다.
"그, 근처로 오지 마요!"
물론 철현이 근처로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경계하면서 슬며시 제 자리에 천천히 도달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물쇠가 걸려있는 서랍을 열었다.
"아, 아무리 선배라도 이건 쉽게 못 줘요! 이거 얻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딸기맛 사탕이라고 해서 욕심내지 마요!"
뭐가 어찌되었건 세은에게 있어서 철현은 딸기맛에 환장을 한 이였다. 샹그릴라건, 기억을 지우는 약이건, 딸기맛이면 뭐든지 냠냠 먹고 꿀꺽 삼킬 것 같았기에 더더욱...
완전한 무방비 상태의 성운의 머리카락을 마구 와바박할 때, 성운의 새하얀 머리카락은 마치 곱게 풀어놓은 비단실처럼 매우 부드럽고 가볍게, 마치 흐르듯이 혜우의 손가락 사이를 흘러나갔다. 머리카락 치고도 이상할 정도로 가벼운 머리카락에서 부드러운 숲 향기가 은은하게 나는 것 같다. 그리고 혜우는 거기에서 만족하고 후다닥 물러나는 것을 택했다.
성운은 친구들에게(대표적으로 리라에게) 쉽사리 머리 와바박을 당하는 일이 많았기에 이 정도의 가벼운 스킨십에는 거부감이 없었고, 오히려 그것을 조금 즐기고 있기도 했다. 반이 아니라 저지먼트 부실에서 이것을 당하는 것은 적잖이 의외였으며, 부원들 중 자신에게 이렇게 거리낌없이 머리 와바박을 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리라 한 명뿐이었기에 성운은 리라인가? 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혜우의 후퇴는 성공적이어서, 성운이 뒤돌아볼 때에는 부리나케 부실 문을 빠져나가는 검푸른 긴 직모의 끝자락이 살짝 나부끼는 것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리라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일단 성운은 머리를 쓰다듬는 스킨십을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혜우가 도망가지 않았다 해도 성운은 머리를 왜 쓰다듬었냐고 따지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에요? 하고 오히려 설치류같은 경계심을 한꺼풀 접어둔 상태로 붙임성있게 말을 걸어왔을 것이다. 어쩌면, 혜우는 그걸 바라지 않아서 도망쳤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성운은 그것보다 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내 머리카락이 저기까지 내려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는, 성운의 꽁지머리 끄트머리가 이미 치골까지 닿을 정도로 길어져버리고 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