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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다육 식물들이라. 확실히 물을 주는 것인 까다롭지 않은 것이 좋긴 하겠지? 항상 관리할 순 없으니 말이야."
소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항상 부실에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며, 너무나 바쁜 상황이면 부실에서 한가롭게 식물을 관리할 시간이 있을리가 없었다. 역시 이런 부분에서 자신과 보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들려오는 아비스와 필레아페페. 그는 핸드폰을 이용해서 두 식물의 이미지를 검색해봤다. 둘 중 하나라면 역시 아비스가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생각해두기로 했다.
한편, 바닥에 두고 키울만한 식물이 있다는 말에 은우는 크게 관심을 보이며 소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말에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떠, 떡갈고무나무?"
생각도 못한 식물이었다. 물론 실제 떡갈고무나무는 그렇게 크고 장대한 식물이 아니긴 했지만, 식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은우에게 있어선, 말 그대로 땅에 뿌리를 박고 높게 자라는 그 나무가 떠오른 탓이었다. 이어 그는 당황하면서 어어..소리를 내면서 소예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 혹시 바닥에 둔다는 것이 부실 밖을 말하는거니? 그러면 우리가 마음대로 심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도 우선 학생회와 교섭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어 그는 괜히 머리를 조용히 긁적였다. 그리고 잠시 말을 망설이다가 소예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물론, 네 능력이면 금방 싹을 틔우고 크게 자라게 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수고를 들이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거든. 아니. 사실, 무엇보다 부실 밖에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부실의 분위기가 크게 바뀔지도 모르겠고... 미안. 다른 것은 없니?"
/물론 떡갈고무나무는 일반적으로 아는 그런 나무가 아니지만....ㅋㅋㅋㅋㅋㅋ 은우는...그 사실을 몰라서..그만...(시선회피)
>>0 랑은 부지가 매입되었다는 표지판을 보며 서 있었다. 낡은 폐건물이 들어선 꽤 널찍한 부지. 아직 건물이 철거되지도 않았으니, 무엇이 들어올지는 모른다.
이런 오래 된 건물이나 골목 등을 사들여서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상가로 채우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첨공 내에서도 오래된 거리 중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장소는 계속해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스트레인지는 재개발이 언제 되어도 이상한 장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방치되어, 인첨공의 규칙에 반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숨어드는 장소가 된 것은 이 장소가 숨기에 완벽한 장소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미 인첨공에 들어온 이상 나갈 방법은 없다. 죽어서조차도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
시체가 되어서도, 나갈 수 없는 장소라. 이미 인첨공에 들어와 커리큘럼을 수행한 사람들은, 좋든 싫든, 성과를 냈든 내지 못했든 인첨공의 소유가 되는 거라는 사실은, 지금 당장 19살의 여학생에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쓰레기를 버릴 때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 같은 게 섞이진 않았는지 주의하라는 이야기가 예전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스트레인지에 머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쓸모는 없지만 무턱대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 정도일까.
분명 아무런 것도 없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낡은 건물 앞에 이미 매매되었다는 표지판 하나만 놓여 있을 뿐인데. 랑은 전례 없는 불안감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막연하기 짝이 없는 불안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