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갑작스러운 큰 소리와 함께 흙먼지까지 불어온다. 아- 이래서 양호 마장은 싫다고! 좀 더 축축한게 좋아!!! 눈이 따갑다, 먼지를 털어내는 사이 어쩔 수 없는 시야의 상실에 실속이 따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생각보다 심하진 않다. 하지만 그 몇 초에도 우리의 거리는 벌어지기 마련이라, 꽤나 뒤쳐진 상황. 아니, 괜찮아. 각질로 따지자면 지금이 적당한 느낌이기도 하니까.. 괜찮아, 침착하자...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과 다르게, 깜짝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질 않았다. 우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사람에 치이고 살고 싶진 않아서. 사실 더욱 싫은 이유는 그곳에서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왕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은 것이 가장 컸다. 어디까지나 제 한계를 아는 것이었으니, 지금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아무튼, 마미레는 그런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따라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 된다. 햄버그와, 다른 반찬을 샀던 가게들. 하나하나 들려보니 어디에도 없는 것인데. 이제 배도 고파오고, 슬슬 포기하고 돌아갈까. 생각하며 당신에게 말하려던 때, 제 지갑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지루하다는 표정이던 마미레는 눈을 동그랗게 떠낸다. 바로 가게로 달려가 지갑을 받아오니, 고양이 두 마리가 그려진 가죽 지갑을 든 채 당신 앞에서 방글방글 웃어 보인다.
놀란 토끼눈을 한 메이사. 아니, 나도 이렇게 바로 속물처럼 밥 먹고 가고 싶다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냉동식품을 다시 덥힌 게 역력한 핫도그 생김새를 보고나니까, 아, 줘도 안 먹어. 이제 냉동식품 싫어. 그런 마인드가 되어버렸다. 10대 시절엔 어떻게 고기만두를 3개씩 먹었던 걸까?
"반찬도!? 메이사 너 몰라봤는데 천사구나... 물론 받아야지, 라고 하고 싶지만 지금은 냉장고도 없는 실정이라 말이야."
베란다에 내어놓으면 까마귀가 훔쳐갈 거 같고... 하루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었으면 하루 아침은 편의점으로 때워야 하는 법. 조금은 서글픈 기분이다. 자취생블루라는 게 뭔지 알겠다.
"그러니까 오늘은 밥만 잔뜩 먹고 갈래. 뭔가 고기 잔뜩 추가한 규동이 먹고싶은걸. 따듯한 미소시루랑... 그런 종류도 있던가 하야나미에?"
메이사의 손을 잡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며 하야나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누나는 하야나미 곧잘 가는 것 같지만 나는 뭔가 집밥이 좋아서 가보는 건 처음이라던가, 그래서 조금은 기대된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들.
그렇게까지 설명해 줄 필요는 없었는데. 하지만, 이런 면이 좋은 거니까. 레이니는 퉁명스러운 척 말하면서도 결국 끝에 가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니, 다이고. 그 정도는 앞 뒤 맥락으로 알 수 있는걸.
“...나에게 다이고는 최고의 트레이너니까.”
이런 점까지 포함해서. 말로는 한없이 가벼워진다는 걸 알고 있지만, 꼭, 몇 번이고, 말하고 싶어서. 쓰다듬는 것은 멈췄지만, 여전히 머리를 덮고 있는 커다랗고 따스한 손, 그리고 약간의 간질거림... 아, 잠깐. 레이니는 상체를 벌떡 일으키고선, 눈을 감고 있는 다이고를 향해 슬쩍 몸을 숙인다. 뭐, 기르고 있는 머리카락 때문에 금방 눈치채겠지만, 아무 상관없겠지. 그럼, 준비하시고, 쏘세요!
그 누구 하나도 약한 녀석들이 없다. 뒤에서부터 풍겨오는 패자의 기백 탓에 압도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흉흉한 기분을 풍기며 뛰어간다. '뜨겁다.' 가을이 찾아왔건만 마장은 한여름의 태양보다도 뜨거웠다. 많은 우마무스메들이 숨을 죽인다. 많은 우마무스메들이 열광하며 소리친다. 자기도 저런 싸움을 하고 싶다며.
"...또 멀어졌구만."
언제인가부터, 유키무라 모모카가 내가 닿지 않는 그곳으로 간 것은 알고 있었다. 적이라고 선언했던 녀석들이 이제는 훨씬 더 앞서간다. 이전의 나는 그것을 버티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보면 어느새 해가 져 어둑어둑하다. 버스탈 때만 해도 해질 무렵이었는데... 역시 가을은 해가 빨리 진다니까. 쌀쌀한 기온을 느끼며 노랗게 빛나는 가게로 설렁설렁 걸어갔다. 문을 열면 따뜻한 공기가 확 끼쳐와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섞여있는 맛있는 냄새가 물씬 나는 건 물론이고.
"헤에, 생각보다 본격적이잖아 메이사. 일 좀 도와봤나보지?"
나한테 접객은 맞지 않아서 말이지. 저렇게 싹싹하게 구는 메이사를 보면 내가 낳지 않은 자식 같고 마음이 이상하다. 물론 당연히 내가 낳진 않았다. 저기 카운터랑 주방에 계신 분이 낳았다. 왜지? 신기하네요.
"으음~ 일단 두명인가, 아니, 한명이고요. 따듯한 자리로 주세요."
접객에 대충 맞춰주면서 졸졸 따라가면 꽤 아늑한 자리가 나온다. 이런 곳은 나의 찐따적인 마음을 달래주고 폐쇄되어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니까. 의자에 옷가지를 걸어두고 메뉴판을 넘기다... 역시 규동인가? 아니다, 아까 메이사가 스태미나 정식을 추천했던 것 같은데.
아껴두었던 힘은, 지금부터 푼다. 자신은 빠르게 가속을 하지는 못하는 편이라는 것은, 이미 분석을 통해 깨우칠 수 있었다. 하지만... 추입은, 본디 끄트머리에서부터 전부 제치고 1착을 노리는 것. 그리고 선두 경쟁자들이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 주고 있었기에 힘은 아직 남아있다. 빠져 나오려면 조금 더 힘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네, 메이사.
"...승부는... 이미 시작되었네."
일단... 카프 댄스를 제칠 수 있으려나. 조금 지쳐 보이기는 하는데... 리걸리의 뒷심도 만만치 않겠지. 유키무라...는... 다치지만 않으면 좋을거 같은데. 하지만, 이미 그것을 결정하고 지금 달리고 있는 이상 자신이 하는 걱정은 유키무라에게 민폐만 될 거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대상경주는 그 지친 몸으로 도전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전력을 다함으로써 알려주는 것 뿐.
이미 주의를 줬으니까... 미안해.
하지만, 나도 조금 욕심이 나는걸. 이정도로 잘 풀리면... 혹시나, 어쩌면. 다시금 기적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