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 카페에서 만났을 때에도 이제와서 다른 무기로 갈아타긴 그렇지 않냐는 얘길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진지하게, 무기술이라도 알려줄까 고민하셨던걸까. 창술을 배워 전위직을 한 나 자신은 뭐랄까,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상상이 잘 안되기도 한다.
"어.......확실히요."
그 말에 듣고 보니, 같은 느낌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렇군. 고레벨로 갈 수록, 큰 기술을 쓰는데 부담이 없다고 할까... 나는 지오씨를 본다. 분명 방금의 '라만차로' 또한 결코 작은 기술은 아니었을텐데. 전력으로 쓰지 않았다고 한들, 굉장히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지오씨만 해도, 방금 그 기술 보여주신거 치곤 굉장히 여유 있어 보이시고요."
나 같은 경우, 혼신의 힘을 모은 역성혁명이나 찰나의 생명 한발이면 망념이 쭈우욱 차오르는데 말이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종교의 형태와 믿음이, 그리고 린 아니 나시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하고 의지하는 신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그는 경고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 자신의 광증에 가까운 증오에 한껏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린은 머뭇거리다 손을 들어 피가 난다 말하려고 하다 이어진 말에 동작을 바로 멈추었다.
-그 것의 핏줄에 피 대신 칼이 흐르게 해줄 것이네. 부디 내 기대가 맞다고 말해주게. 그녀가 바라마지 않던 말이며 어느 누구든지 간에 기다리던 말이었다. 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였다.
"위두르씨의 말씀대로에요. 그 것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녀 또한 그리 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아요." 교단의 복수를, 순리의 정립을, 그리하여 모든 것이 옳게 돌아가 지당한 것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그녀의 신께서 세운 공의가 더 이상 어지럽혀지지 않고 정순하게 유지되도록
"...어린 왕을 모시는 자로서 지난날의 치욕을 갚겠다 약조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아직 많이 미숙한 교주가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도움을 주세요.
" 바티칸이라는 곳이 그렇지. 새로운 신을 인정하는 것도 힘들던 아이들이 악신이 실존한단 것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아느냐? 악을 경계하라. 그 말을 가장 순수하게 듣고 있는 아이들이 바로 바티칸의 아이들이란다. "
그렇게 잠시 걸음을 옮기고 나자 두 사람은 작은 집 앞에 도착합니다. 그녀가 까치발을 들어 문을 열자 곧 여름에 가까운 날씨임에도 온화한 분위기가 알렌을 스쳐갑니다.
" 들어오렴. 너도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구나. "
>>107 " 심법, 링크, 저장고, 단전.. 뭐 그런 말로 설명하기는 하지만. 그 의미는 간단하다. 의념으로 하여금 내 의념의 일부분을 다른 곳에 저장해두는 셈이지. "
그는 천천히 시윤의 이마에 손가락을 올립니다. 손가락을 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뜨거운 감각이 느껴집니다.
" 인간의 흐름은 뇌로부터 시작되어 한 호흡이 뱉어지는 것으로 끝난다. 그 과정에서 힘을 모으고 저장하는 것을 누군가는 '축공'이라고 부르고, 또 누군가는 서클을 만든다 따위의 이야기를 해. 실제로 의념시대에 들어 가장 많이 연구가 됐던 분야이기도 하다. 망념화를 각오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면 더이상 위험을 감수하고 싸우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야. "
그러나 그 뒤의 이야기는 시윤도 알고 있습니다.
" 그것은 불가능했다. 우리는 의념이라는 힘에 너무나도 깊게 빠져 있었어. 오히려 어중간히 접근한 타 게이트의 힘마저도 의념은 자신의 하위 분야로 흡수시켜버렸거든. "
의념은 독선적이되, 포용적입니다. 왜 아직까지도 인류는 망념화를 정복하지 못했을까요? 그것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의념은 다른 무언가를 써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마에서부터 타고 흐르는 뜨거운 감각에 작게 신음하면서도,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의념의 저장, 이라. 확실히 그게 가능하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졌겠죠. 몸에 흐름에 관련된 이야기는 흔히들 말하는 기, 라고 해야할까. 신체에 타고 흐르는 기운을 끌어모아 정제한다는건 옛날부터 인간이 가진 개념이기는 했지만....역시 잘 안됐던거네요."
지오씨가 말하는 흐름이란 개념은 조금 알 것은 같다. 구세대 부터 인간에게 유행했던 개념인, 일종의 기(氣)와 흡사한 것 같기도 하니까. 물론 솔직히 말해 그런 쪽에 대해 전문적으로 파고들지도 않았으니,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문외한 이지만.
어쨌거나 인간에겐 원래부터 그런 에너지 저장소에 대한 개념이 있었고, 의념이 도입된 시점에서 그 개념을 시도해보고자 했다...라는 것 까진 알 것도 같다.
"그건......솔직히 놀랍네요. 그런게 가능하다니."
나는 솔직하게 놀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타 게이트의 힘의 개념을 의념 사용자가 접촉하자, 의념의 하위분야로 흡수된다니. 그런게 가능한건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늘 쓰고 있는데도 솔직히 잘 모르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뭐라고 해야할까, 팔다리를 움직일 줄은 알지만 그 안에 근육과 신경 구조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반성에 가까운 중얼거림을 하면서, 나는 지오씨의 말을 조금 더 경청한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거의 내 몸과 마음에 피 마냥 당연하게 흐르고, 당연하게 다를 수 있는 의념이지만. 그 개념과 본질에 대해선, 나는 그다지....아니. 그다지는 커녕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혀 모른다. 내 의념인 '찰나' 에 대한 고찰 마저도, 급급하게 달려오느라 안한지 한참 되었으니까.
>>111 위두르는 그 말을 듣고, 웃습니다. 지독한 광의를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했다면 린은 그 내용을 알고 미쳤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린의 절망과, 무너짐 속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표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는 더이상 자신을 상처입히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상처부위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눈에서 느껴졌던 번들거리던 광증은 씻긴 듯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목표를 잃은 이는 쉽게 미치곤 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다시금 찾은 이들은 광증 속에서도 스스로 나아가야 하는 길을 세웁니다.
" 으흐흐흐흐흐흐흐........... "
위두르는 낮은 웃음을 마치며 린을 바라봅니다.
" 곧 기별을 드리지. 그 때가 되면 그대가 바라는대로 될 것이오. "
위두르의 손이 튕겨쥐고. 린은 이전의 위치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기술 ??? - ??의 ??자의 단서를 얻습니다! 1/???
>>112 " 사람에게 쓰고 그런 건 나는 신경 안 써. 돈만 충분히 주면 장땡이지. "
그는 가볍게 귀를 파고는 조디를 바라봅니다.
" 저항 없이 40레벨 전후에게 통할 만한 독이라. 알다시피 준 가디언 급부터는 독 가격이 좀 비싸. "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나?
>>122 이제 상인들은 조금 솔깃한지 강산에게 다가옵니다.
누구에게 물어볼까요?
1.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중년 여성. 2. 어린 축에 들어가는 상인 3. 시장 치안대 소속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