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을 주기 위함인가? 어째서? 혜우는 여기에 있을테니 자신을 기억한다거나 찾아준다거나.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는걸. 그저 마음 속으로만 찾아주겠지, 기억해주겠지. 그렇게 생각할 뿐일테다. 단지 자기만족을 위한건가. 다른사람이 그렇든 안그렇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기 위함인가.
" 그렇다면 그건, " " 누구의 희망이지? "
어쩐지 두 번 질문하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동월은 굳이 말을 더 붙이지 않았다. 그것에 뭐라고 대답하든 혜우의 자유일테다.
" 그렇다면 번지수를 제대로 찾은걸지도. " " 넌 차라리 죽여달라는 생각 조차도 할 수 없어져 버릴테니까. "
방금 말은 좀 잔인했을까, 하지만 혜우가 이런 말로 다시 일어날까? 동월은 확신할 수 없다.
" 나도 전에 그런 적이 있었지. " " 이정도 했음 됐다, 이제 지쳤다, 귀찮다, 없어져도 모르지 않을까. "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기억. 동월의 눈엔 공포심이 옅게나마 아른거렸다. 한숨을 푹 내쉰 그는, 혜우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정말로 데워야 한다고? 리라의 눈동자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냥 해 본 말인데 진짜 현실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인가. 게임기 하나에도 첨단기술이 담겨 있다니, 괜히 인첨공이 아니라는 건가 싶다.
"엄청 신기하네요. 특수한 센서 같은 게 달린 건가? 주변 환경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고 하니까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아요."
이러면 애정을 듬뿍 담아 키울 수 있겠다. 로봇 반려동물은 바깥에도 존재했지만 사실상 장난감에 가까웠고 애정 붙이기 쉬운 생김새는 아니었다. 물론 어디에서나 무생물에 정 붙이고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리라에게는 아직 낯선 이야기였다.
"귀엽다!"
화면을 터치하자 하트 이모티콘이 피어오르는 걸 본 리라의 눈이 반짝였다.
"부화하는 데에는 시간 오래 걸려요? 환경에 영향 받는다라... 좀 더 나오고 싶게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면 보다 일찍 나오려나. 음~"
이젠 거의 살아있는 걸 대하듯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게, 환경에 영향을 받아 달라지는 전자 생명체라면 사실상 생물학적인 신체만 존재하지 않을 뿐 살아있는 거나 다름없지 않나 싶어서. 여러가지 결과값이 존재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건 비슷하겠지만 이런 변칙성이 타 로봇 동물과는 달리 리라의 관심을 끌었다.
대답이 왠지 시원한 느낌이 없는데? 의문은 남았지만 달리 입에 올리지 않고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진짜 의외네. 혜성은 힐끗, 랑을 바라봤다.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 얼굴을 하고 이런 소문에 호기심을 느끼는 랑의 모습을 한번 더 떠올리고 혜성은 가볍게 키득거리는 웃음을 터트렸다.
랑이 부실을 보는 것은 혜성으로서 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저 벽에 대해서는 더 신경을 안쓰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돌아가서 커리큘럼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던 혜성은 조금 멀어지는 것 같던 걸음이 멈추는 소리에 시선을 들고 좌우를 살펴보다가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랑과 시선이 마주치자 응? 하는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랑과 마주친 혜성의 파란 눈동자가 천천히 깜빡여지는 것도 잠시, 자신을 아주 뚫어지게 보는 행동에서 뭔가를 알아챘는지 영문 모르던 표정이 엑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설마 따라갈거라고 생각했던거야? 진짜로? 혜성의 눈이 갈곳을 잃고 도록 굴렀다.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잘 빠져나갈 수 있을까.
"저기.. 꼭 내가 따라가야되는거야?"
결국 고민해봤자 나오는 답은 없다. 그래서 혜성은 여전히 시선을 슬그머니 피한 채,랑에게 물음을 던졌다.
분명 당신이 그녀에게 말하길, 두 번 다시 잊을 수 없는 피서로 만들어주겠다 했었나... 만약 그렇다면 확실히 기억에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전의 기억들과 비교해봐도 단 둘이서 해변가에 있을만한 상황은 주어졌을지언정 단 둘이서 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엇,"
그렇게 여전히 자신에게 붙어있는 해초들을 하나하나 떼어가며 뭍으로 향하던 찰나, 당신의 보폭이 잠깐 주춤하면서 느려진 것이 보였다. 무엇 때문인지 굳이 다가가서 묻지 않아도 알것 같은 바닷물과는 다른 느낌의 비릿한 향이 아주 옅게나마 느껴졌을까?
"......"
다시금 빠른 걸음으로 먼저 도착해 전신 타올을 뒤집어쓴 당신이 천연덕스러운 웃음과 함께 말을 건네자 그녀는 낮게 한숨을 쉬고서 살짝 웃어보였다. 아마 가까이 다가갔을 즈음엔 타올 하나를 이쪽으로 건네주며 감기 걱정까지 해줬을까? 그녀는 어지간해선 감기는 커녕 흔한 잔병치레조차 없었을텐데, 어쩌면 튼튼해서 탈이라 종종 소소한 테스트에도 쓰이긴 했는데 당신은 어떨지 모를테니까.
"감삼다~ 흠... 글쎄여? 특별히 먹고 싶은 거라..."
타올을 두를듯 하면서도 이내 자신의 팔에 걸쳐두고선 당신이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볼때쯤엔 둥글게 말아올라간 미소와 함께 바로 앞에 서있었을까?
"여긴 산이 아니라 해변가니, 뭔가 먹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슴다."
라면서 손을 뻗어 당신의 허리 옆부근에 대어보려 했다. 만약 단순히 놀라거나 방금 전처럼 얼굴이 빨개지는게 아니라 움츠리거나 몸을 빼려 한다면 확실한 증거겠지.
자유라, 확실히 그러했다. 당신의 말대로 정말 어지간히 긴급상황이 아닌 이상은 대개 '올 수 있으면 와라.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거절해도 괜찮다.' 같은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선택할수 있었고, 그 선택으로 인해 겪은 시련들이었다.
부정하진 않는다. 분명 요근래 일어난 일들만 해도 저지먼트를 탈퇴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할 이들은 수두룩빽빽할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하겠지. 아무리 인첨공에 들어온 이유가 제각각이라 해도 당장 이번 사건만 해도 고작 학생인 신분에서 겪기엔 너무 가혹한 일들이었다. 누군가 이것을 계기로 저지먼트를 나간대도 자신은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으며, 당신 역시 그들을 딱히 막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차라리 그러는 편이 다른이들의 안전에도 나을 것이기에, 당신도 이 이상의 불상사가 생기는걸 원치 않기에 혼자서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걸테니까.
"......"
당신의 말들 하나하나가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음이 애석할 뿐이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그 현실은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뼈에 사무치다못해 그 형태로 각인이 될 정도로, 자신은 몰라도 다른이들은 분명 이 이상의 충격을 받는다면 단순히 저지먼트를 탈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오히려 평범한 자경단 동아리쯤으로 생각하고 들어온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는다며 반감을 가질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이 추구하던 정의와는 다르다면서 돌아설 것이고, 누군가는 신뢰를 잃어 다시는 그를 마주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고, 누군가는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몸도 마음도 무너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는 이미 그러고 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학생들의 저지먼트에 대한 시선도 결코 곱지 않았으니... 당장 상황이 이런데 어느 누가 좋다고 계속 저지먼트 활동이라며 다른 이들을 이끌까, 어지간한 철면피가 아닌 이상은 무리였다.
지금의 자신도 힘들어하고 있을 그들에게 무어라 할 입장은 되지 못했다. 믿는지, 믿지 않는지를 떠나 할수 있는지, 없는지도 알수 없었다. 위로조차 건넬수 없었고, 설령 그런다 한들 그들이 듣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당연하다. 안 그래도 넘치는 의욕과는 다르게 말주변조차 없는데 누군가를 제대로 격려해줄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장 자신의 감정도 오롯이 이해할수 없는데, 누군가의 기분을 알아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자신이라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 혼자서 일을 해결하려 할거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알고 있기에, 주먹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알고 있어요."
도저히 아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깊게 패여버린 상처가 눈에 띈다. 이건 당신의 상처일까, 아니면 자신의 상처일까... 어느쪽이던 그녀는 먹먹하기만 할뿐 자신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모든 감각이 그것을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죽는걸 마주한다는게 쉽지 않은 것쯤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기억을 기어코 비집어내 찾아든 그녀가 있었다.
["나만 나쁜년이 되면 다들 무사할 거라고 했잖아!!!!!!!!!"]
의식의 끈이 끊어질 정도로 머리가 아파왔다. 딱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억지로 잊고 싶었던 기억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슬픔의 파편이었다.
아, 그저 잊고 있었을 뿐이구나. 그녀 역시 슬픔이란 감정을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두려움이란 감정을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죽음이란 개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나선다 한들, 좋다며 당신을 보낼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행여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무사히 돌아올 거라는 보장마저 할수 없게 된다면... 남아있는 사람들은요? 누구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은요? 그걸 곧이곧대로 납득할거라 생각하시나요?"
차마 세은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감히 그 이름까지 올릴 수는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당장 자신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했는데, 무슨 낮짝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정말 혼자서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적어도 목화고 저지먼트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그분들의 반응을 보고, 그 뒤에 결정해주세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 정도는 알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서두르려 하고, 그만큼 궁지에 몰려있고, 더더욱 마음 속을 정리할수 없는 거겠죠. 주제넘은 행동인건 알지만... 어쩌면 이미 그러려고 결정하셨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부탁드릴게요."
몸을 돌려 난간의 저 밑을 향해 악에 받힌듯 말하는 당신과 반대로 고개를 떨군 그녀는 그저 차가운 다리의 바닥에만 눈길을 줄 수밖에 없었다. 과거를 기억하는 자신은 물 위에 비친 달조차 똑바로 마주할 자격이 없을테니까,
"그 말을 듣고나면, 아마 마음을 접고 떠날 분들도 계시겠죠. 당연해요. 처음부터 무리한 부탁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분들의 마음에서까지 도망가진 말아주세요. 지키고 싶은 사람을 지키지 못한 것도 분명 큰 상처겠지만, 도와줄수 있음에도 거절당한 마음 역시 큰 상처로 와닿을테니까요."
문득 손에 쥐고 있던 것에 신경이 쓰였을까, 하지만 더이상 뭔가를 입에 넣는다 해도 씁쓸한 맛밖에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당신이 에어버스터로서 선택한 결정이라면, 저는 토끼굴의 마지막 토끼로서 부탁하는 것 뿐이에요."
저지먼트의 부장으로서 결정했다면 그의 부원으로서 부탁할 것이고, 3학년 선배로서 결정했다면 1학년 후배로서 부탁할거라는 것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