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골목 속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기지개를 켜는 걸 흘긋 보던 희야는 이내 시선을 옮겼다. 동물은 희야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박자박 골목길을 걷던 희야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가요? 두 사람은 탐정이구나……."
맛탐정. 그러니까, 요컨대 둘 다 괜찮은 카페를 아는구나를 돌려 말한 것이다. 정하라는 인간은 최근에 신체의 일부를 통제 당해서 알고 있고, 아지라는 인간은 게시판에 쪽지를 붙여서 알게 된 사이다. 특히 아지라는 친구는 어디에서 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희야는 눈을 휘었다.
"으응, 좀 춥지. 골목을 나가면 따뜻해질 거예요."
다행스럽게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슬슬 어두운 골목을 지나 각종 빛무리가 멀리에서 보이고 웅성거리는 거리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니, 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수상한 장소가 있다는 듯 확신의 끄덕임이었다. 그리고 눈을 휙 휘어 웃는 모습이 잔망스럽다.
"엣헴. 이 희야가 쌓아온 데이터니까요! 연구원들도 많이 도와줬어요."
마침내 골목을 온전히 빠져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새하얀 간판 우측에 자그마한 연갈색 글씨로 상호명이 쓰여있는 개인 카페가 드러났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가게 내부는 딱 봐도 아늑하다. 희야는 허리를 쭉 폈다.
그렇다, 이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현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한때 그녀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대부분의 경찰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든, 그것을 증명한 무능한 태도는 청윤이의 스트레스 지수를 올린 것이 분명하다. 병원에서의 일도 청윤이에겐 스트레스였다. 실제론 그는 리더였고, 그만큼의 강함을 가졌다. 하지만, 청윤 본인으로썬 알길이 없었고, 블랙 크로우의 일원 한명도 제대로 쓰러트리지 못하는 자신의 약함에 대한 무력감이 생겨났다.
그 무력감은 열등감이 되었고, 열등감은 무능함에 대한 분노가 되었고, 분노는 자기혐오의 형태로 나타났다. 원래였다면 열등감에서 그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레벨3이 되어도 레벨4에겐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 도넛이란 단어도 그녀의 스트레스를 상승시켰으며 가고 싶지 않았던 시위 현장에서 샹그릴라가 안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씩은 동의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 시위 현장에서 겪은 노이즈는 그녀의 무력감이 합쳐지니 자기 혐오가 되어버렸다. 자기 혐오란 감정이 생겼으니, 그녀의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사라지더라도 다시 생기곤 했다. 시위 현장에서 벗어난 뒤에도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에 몸부림칠 수 밖에 없었다는 뜻이었다.
연습할 사항은 많지만, 고작 제압탄 밖에 쏠 수 없는 자신, 레벨3이나 되면서 약하다니, 레벨 0~2를 우롱하는 것 같은 자신, 부장에게 의견 표출을 하지도, 부장의 말을 따르지도 못하고 우유부단해보이는 자신, 그렇게 스스로의 모든 것을 깎아내려가다보니 그녀는 금새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커피만을 연거푸 들이키며 일상루틴만을 보내는 것. 책을 읽지도, 볶음밥을 먹으러 나가지도 못했다. 저지먼트로써의 모습이 조금 더 폭력적이면서도 지친 것처럼 변했다는 소문이 슬금슬금 돌기 시작했다.
충격받은듯 가슴을 부여잡고 휘청거리는 시늉을 해보이는 그녀였다. 물론 몇번이나 반복해도 오늘 들려준 답을 다시 반복할 사람이란거야 알고 있지만, 혹시 아는가? 그녀는 그런 빈틈을 노리려 하는 버릇이 있었다.
"뭐어, 일단은 그렇져~ 퍼스트클래스도 일단은 사람임다.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다면 화내고, 울고, 웃고... 다치면 병원에도 가고 그러는 평범한 사람 말이져. ...그리고 그렇게 늦게까지 돌아다녔단 이유 하나만으로 동생에게 등짝 스매싱도 맞고 말임다~"
당신이 세은을 흉내내듯 목소리까지 바꾸어가며 등을 때리는 시늉을 하다 키득거리자 그녀 역시 푸스스 하고 웃음소리를 내었으려나?
"엨, 그건 좀 봐주십셔~ 머, 다른 분들한텐 신경쓰이지 않게 처신 잘 하고 있으니까 말임다~"
당신이 의미심장한 표정과 함께 상의 주머니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내자 당황한듯 표정을 바꾸며 살짝 뒤로 물러났을까, 물론 당신 말대로, 저지먼트 부장으로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닌듯 했지만...
"꼭 사람을 용건이 있어야만 만나고 그럼까? 길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여유가 있다 싶음 얘기도 하고 그러는 거져~ ...아니믄 퍼스트클래스하고 대화를 하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거나...? 에이 슬마~"
만약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서류를 작성할 수 있었겠지만... 인첨공이란건 그렇게까지 빡빡한 세상은 아닐테니 말이다. 당신을 따라 물가의 달을 바라보는 시선은 방금전까지의 익살스럽거나 얄궂은 표정이 아니었다. 똑같이 사색에 잠기듯, 진지한 표정이라고 봐도 될까? 아마 그건 그녀의 표정을 마주할 당신만이 알 것이다.
"그래도 방금 용건은 하나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여. 왜 하늘이 아닌 물 위의 달을 보고 계신지라던가 말임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어느 정도의 무력감을 불러오는지 아는가? 질문만 듣고 상상해본다면 그저 조금 답답하거나 짜증나거나 그 정도의 대답이 전부였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곳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 있다면? 그리고 그 상황이 당장 자신에게 닥친다면? 그래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덜컥, 덜컥 덜그럭!
의자인지 뭔지 아무튼 앉은 자세로 고정된 것에서 풀려나려고 제법 격하게 몸부림을 쳤다. 무력감은 고독에 버금가는 독이었다. 빨리 이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그 생각 하나에 매달려 줄에 쓸리거나 말거나 팔다리를 비틀고 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확히는 조용히 하라는 신호였지만 내가 놀라기에는 충분했다.
"흐힉!"
묶인 채로 덜컹거릴 정도로 깜짝 놀라 움직임이 멈췄다. 그 뿐일까. 잠깐이지만 숨 쉬는 것도 눈 깜빡이는 것도 잊고 정체불명의 등장인물을 보았다.
커다랗게 뜨인 눈이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분명 누군지 알 것 같은데 바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부정확한 기억에 대신 차오르는 건 불안이었다.
"ㄱ...가까이 오지 마. 뭔데. 너 뭐야? 여긴 대체."
내 머릿속은 그가 누구인지 떠올리기보다 당장의 상황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일념 하나 뿐이었다. 여긴 분명 아까 지나치던 폐허 안일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니까 나가기만 하면, 그러려면 이것부터 풀어내야.
"이익...!"
잠깐 조용해졌던 것이 무색하게 다시 덜컥대는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어차피 능력이면 다 나을 테니까, 몸이 어떻게 되건 상관 않고 어거지로 몸을 비틀어댔다. 그에 따라 불쾌한 소음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들뜨고 만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놓았을 때 긍정적 피드백을 듣는 경험은 언제 받아도 새롭고 질리지 않는다. 자못 의기양양한 태도로 손가락 V자를 만들어 보인 리라는 곧 한참 동안 스케치를 바라보는 랑을 바라보았다. 옥상의 모서리는 적당히 따스했고 이따금 불어닥치는 바람이 머리를 심하게 헝클이지 않을 정도로 선선히 흘러와 머리카락을 데우는 태양의 열기가 너무 짙어지지 않게끔 식혀주곤 했다. 리라는 이쯤에서 왜 미디어에 옥상을 배경으로 한 이런저런 사건들이 그렇게나 많이 나오는지 이해하고 만다. 좋은 장소다. 어쩌면 자주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좋아요, 반지로. 바로 드릴게요."
돌려받은 수첩을 쥐고 반지를 실체화 시키려던 리라의 손이 잠시 멈칫한다. 왜 자기부터냐고.
"그냥 언니 생각이 제일 먼저 나던데? 최근에 다친 걸 봐서 그런가. 아니면 시위 때 그런 일이 있었어서...?"
갑자기 물어보니까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 그냥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랑이었다. 그게 왜냐고 물으면—... 리라는 잠시 멈춘 손을 다시 움직여 반지를 실체화 시킨다. 은빛의 매끄러운 몸체, 주황색 보석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반지가 현실에 나타났다.
"이거 있어도 조심해야 해요. 대미지를 줄인다고 해도 레벨 3 수준으론 100퍼센트 막아주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일회용이기도 하고. 가급적이면 그럴 일이 없는 게 좋겠지만 그게 언니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랑에게 반지를 건넨 리라는 살짝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말이 너무 많았다는 걸 자각한 탓이다.
"음! 원래 이런 걱정까진 안 하는데, 최근에 그런 일도 있었어서 괜히 말이 길어지네요~ 귀찮았으면 미안해요."
간단하면서도 단호한 대답이 돌아와서 혜성은 가벼운 웃음을 터트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딱 1년이다. 그마저도 결석이 잦을 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며 말을 섞거나, 펜이 없어보이면 펜을 빌려주며 짧게 이야기를 한 게 전부였으니 당연히 옛 동급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응, 그게 다야."
아까전 랑의 대답만큼은 아니었으나 되돌아오는 랑의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혜성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 그러다가 살짝 한쪽 눈가를 찡그리면서 곤란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혜성은 말을 덧붙힌다.
"내 능력은 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까진 보지 못하거든."
자신의 행동에 벽을 두드리던 행동을 멈추는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고 혜성은 랑의 팔에 올렸던 손을 떼어낸 뒤 허리께로 내렸다가 곧 양손을 깍지껴서 맞잡았다. 부수면 안된다는 물음을 듣자마자 특유의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던 혜성의 얼굴이 당황스러움이 스쳐지나간다. 저걸, 부순다고? 부술 수는 있고?
"부수면 부장이 한소리할 것 같은데. 가끔, 깊게 알아서 좋을 게 없는 일도 있잖아. 이것도 그런 걸로 하는 게 어때?"
"딱히 나를 찾아서 온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적당히 헛소리하네..로 넘겨달라고 했지만... 그렇게 해주진 않는구나. 확실히, 그런 절차는 없어. 그냥 지나가다가 말을 걸어도 난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대답해줄테니까."
그건 아라도 마찬가지일테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피식 웃었습니다. 어쨌건 특별한 용건이 있어서 온 것은 아닌 것일까.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지금은 용건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으니까. 허나 이어지는 말. 막 용건이 하나 생겼다는 그 말에 그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시선은 계속해서 물 위의 달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물 위의 달을 보는 것이 이상하니?"
사람이 하늘을 보건, 물을 보건 그건 개인의 자유가 아니었던가. 왜 그런 것이 용건이 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그는 그 정도로만 대답했다. 하지만 굳이 '용건'이라고 한 이상 분명히 뭔가가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그 진의는 무엇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내뱉었다.
"그냥 그러고 싶은 기분이라서 그래. 하늘이 아니라 물을 보고 싶은 기분. 가끔 그럴 때 있잖아. 의외로 에어버스터님은 감성적인 사람일지도 모르지? 안 그래?"
살며시 말을 돌리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다리 위 난관에 걸치고 있는 두 팔에 살며시 힘을 줘서 제 몸을 빙글 돌렸다. 그리고 등을 살며시 그 다리 난관에 기대면서 그녀를 바라봤다.
"...가끔은 그런 날도 있는 거야. 괜히 물을 보고 싶은 날. 뭔가 고개를 들고 싶지 않은 그런 날."
성운은 깨달았다. 아무리 저지먼트의 동료들을 따라잡지 못해 자신의 마음을 갑갑하게 만드는 게 안타까움이 아니라 추악한 질투였다는 사실을 이미 깨달아버리고 말았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이 행복만큼은 그 어떤 반박의 여지도 없이, 온전하고 순수한 행복 그 자체라고. 아무리 마음속 한켠에 그런 감정이 있더라도, 자신이 이들을 따라가고 싶고, 같이 행복하고 싶다는 사실은 엄연한 진실이라고.
─그러면, 그걸로 괜찮겠다.
성운은 용기를 얻었다. 그것과 별개로, 머나먼 길을 정하기로 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기에, 그건 그것대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꼬리는 여전히 리라의 등을 토닥이고 있다. 문득 무의식적으로 부른 노래인데 칭찬을 받자, 성운은 오히려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 그렇게 잘하진 않는걸. 그래도 언젠가 시간 되면 노래방 가자.”
그리고 잠깐의 침묵. 성운은 굳이 리라에게 뭔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채근하지 않는다.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데, 하는 말에 응 하는 소리도 없이, 차분한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건조기가 작동을 마치는 알림음이 나도, 성운은 리라의 옆에 기대앉은 채로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리라가 마침내 앞도 뒤도 없는 소리를 내놓았지만, 성운은 시원하리만치 흔쾌하게 대답했다.
“믿고 있는걸.”
전부터 그랬어. 이따금 갑자기 와락 끌어안거나 갑자기 머리를 꾸미거나 하는 건 아직 좀 놀라곤 하지만, 성운은 리라를 믿고 있었기에 이내 리라의 장난에 곧잘 어울려주곤 했다. 지금 리라가 이 순간, 침묵 끝에 힘겹게 내려놓은 자신을 믿어달라는 이야기는 그것 이상의 신뢰를 성운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자명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친구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