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마치 고대의 신화집과 설화집을 그대로 펼쳐놓은 것만 같은, 마치 드로잉 액츄얼라이즈의 텍스트판 4~5레벨쯤 되는 능력에 그대로 피폭당한 듯한 오늘의 모카고 사이에서 저 정도면 대단히 온건한 편이긴 했다. 방심은 금물이라지만, 나레이터의 금기를 깨고 메타적인 발언을 하자면 실제 별것 없는 친칠라이니, 어쩌면 그 변신이라는 것도 저 인축무해한 성격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세탁방 문을 열어젖힌 만큼이나 시원스레 목청을 높여부르는, 세탁방 한켠의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재미없는 일기예보 따위는 한방에 구겨버리는 리라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성운의 꼬리가 펑 하고 부풀어오르는 게 보인다. 성운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리라를 돌아본다. 얼마 전, 2학년에 올라오고 나서 성운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궁지에 몰린 표정만큼은 아니지만 얼떨떨하게 놀란 모양이다. 그러나 그도 잠시, 성운은 이내 자신의 옆에 대뜸 앉아버리는 친구를 확인하고는 안도와 반가움의 미소를 지었다.
“아니, 오늘은 세탁하러 온 거야.”
그런 것 같다. 오늘은 완장을 찬 것도 아니고, 세탁기가 여러 대가 돌고 있으면 저 중에 성운이 돌린 게 있는지 없는지 불명확하지만 벽면을 쭉 도배하다시피 늘어선 세탁기와 건조기 중에 건조기 하나만이 돌아가고 있었으니.
저지먼트 게시판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는 건 의외로 시간이 잘 간다. 원래는 보기만 하고 자신은 잘 붙이지 않는 편이지만... 최근에 꽤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어서 그 위에 뭔가 써붙이기도 했다. 그건 바로 숨겨져 있는 비밀의 장소에 대한 내용, 확실히 있다는 이야기는 쓰여 있지 않았지만 분명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때문에 랑은 사건의 냄새를 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그 장소가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감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마치 길에 떨어진 지 시간이 한참 지나 말라버린 혈향을 따라가듯, 랑은 벽을 짚은 채 느릿하게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직감 자체는 틀리지 않은 건지, 아니면 우연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랑은 어느 한 장소에서 멈춰섰다, 이 장소인가, 그렇게 생각한 건... 벽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낯익은 얼굴, 1년 내내 옆자리에서 얼굴을 봤던 사람이 거기 서 있었다. 랑은 발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혜성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비밀장소 앞에서 만날지를 안정해서 이렇게 써왔다!!! 캐조종일 수도 있으니까 문제있음 말해줘!
고등학교의 옥상이라는 장소는 미디어에서 흔히 낭만적인 공간으로 표현되곤 한다. 푸른 하늘 아래 우정과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십대들의 미숙한 싸움이 벌어지는 결투장, 갖은 몽상과 상념을 끌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잠겨 있기 적당한 쉼터. 용도 특성상 전체적으로 폐쇄성을 띄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드물게 고요하고 탁 트인 곳이자 하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최상층은 로망의 군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라는 아직 옥상에 오래 머물러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이전에 다녀본 학교는 전부 옥상 문을 잠가두는 게 일반적이었고 당연한 것이 된 규칙은 곧 옥상을 존재하지 않는 장소처럼 대하는 데에 익숙해져 버리게 만들었다. 오늘도 별다를 것 없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교내 비행 관리 등 저지먼트로서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딱히 밟을 일 없는 길이었으니까.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치려 했는데.
탁!
"어?! 뭐야?"
위쪽에서 달려 내려와 어깨를 강하게 치고 가는 학생 하나, 그 뒤를 따르는 몇 명의 다른 학생들. 리라는 하마터면 무너질 뻔한 몸의 균형을 겨우 잡고 급히 뛰어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살짝 쏘아보았다. 잡아놓고 교내에서 뛰지 말라고 한 소리 할 셈이었는데, 어째 달려가는 태가 이상할 정도로 급해 보여서 행동교정 보다는 호기심이 앞선다. 왜 저렇게 급해? 도망이라도 가는 것 처럼. 위에 뭐가 있나? 리라의 시선이 옥상을 향한다. 딱히 가 볼 일 없던 곳. 로망은 있었지만 발걸음 할 이유는 없었던 공간.
어쩌면 이것도 인연이겠다 싶어서 리라는 무심코 그곳을 향해 발을 떼어 본다. 도전하는 자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그런 환상을 품어보면서.
그리고 행운은 정말 존재했다. 맑은 하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위치한 건 익숙하고 반가운 사람의 뒷모습이다. 리라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