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몰랐다. 가족들은 소원 같은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멀고, 같이 빌 친구도 없었어서. 물론 나도 지금껏 빈 적도 없고 말한 적도 없다만... 그래, 이번 소원은 소중하니까. 꼭 이뤄지면 좋겠으니까.
"빌기야 했는데, 꼭 이뤄지면 좋겠으니까 말 안 할래."
고개를 든 너와 눈을 마주친 채로 슬쩍 웃어보였다. 얼굴 꼴은 엉망이지만 어딘가 홀가분하고 상쾌한 웃음. 뭐랄까, 그래. 좋은 기분이었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 사람도 나를 소중히 여겨줬다는 건. 그렇게 마음이 맞닿은 곳이 있단 건 늘 내가 바라오던 거였으니까. 유성에 소원을 빌어볼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 말이야."
"유성우 본 것도 소원 빌어본 것도 처음이거든."
그런 낯간지러운 일을 하기엔 바쁘기도 했다. 면허며 라이센스며 따느라고. 이렇게 예쁠 줄 알았으면 한 번쯤 볼 걸 그랬다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첫 유성우를 너랑 봐서 기쁘다."
내 인생의 첫 유성우를 너와 함께 봐서 기쁜 것도 사실이었다. 심장께에 머리를 기대는 네 머리에 조심스레 손을 올리고, 쓸어내리며, 새삼스럽게 내가 너에게 이래준 적이 없었구나 깨달았다. 임시였던 주제에 기고만장했던 거냐 네 녀석, 하며 옛날의 나에게 티배깅이라도 하고 싶었다.
마구로 기념까지는 마음의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기 쉽지 않았을 거란 견적이 나온다. 난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메이사 프로키온을 더 마음에 들여놔버린 거다.
"...정말이야."
낯간지러운 말을 해서 익숙하지 않다. 약간의 어색함을 웃어 감춘다.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겠다 아무도 모를 약속을 하며.
쿡쿡, 작게 소리를 죽여 웃었다. 서로의 소원은 비밀인채로, 서로의 가슴에 품어두자. 어떤 소원인지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정말로, 입밖으로 내었다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너무 슬플테니까. 지금은 그냥, 서로가 웃는 얼굴이라는게 더 중요하니까. 이렇게나 홀가분하고 상쾌해보이는 웃음이 유우가의 얼굴에 자리잡은건 처음 보는 것 같아서, 그게 그냥 마냥 기쁘다.
"그래?"
유성우를 본 것도, 소원을 빈 것도 처음. 첫 유성우라는 말에 살짝 놀랐다. 아니 하지만, 놀랄 일은 아닌가. 밤하늘에 관심이 없거나, 바쁘거나, 각자의 이유로 이런 이벤트에 크게 관심가지지 않는 사람도 꽤나 많으니까. 머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답했다.
"그렇구나... 응. 나도 유우가의 첫 유성우 관람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뻐. 영광이네. 헤헤헤."
처음을 함께한다는건, 이렇게나 기쁜 일이었구나. 분명 유우가라서 더 기쁜 거겠지. 주체할 수 없는 기분에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린다. 아, 사실은 이미, 한참 전부터 흔들리고 있었지만. 한층 더.
".....그럼, 겨울에도 별보러 가자." "별만이 아니라, 좀 더 여러가지를... 서로가 처음인 것들 전부, 해보자." "나도 안 해본 것들이 이것저것 있으니까. 유우가랑 같이 한다면 분명, 엄청 기쁠거야..."
물론 트레이닝도, 레이스도 열심히 하겠지만. 서로가 해보지 않은 것들을, 서로 처음인 것들을 함께 해보는 것도 꼭 하고 싶다고 할까. .....어라? 나 분위기타서 꽤 이것저것 말해버린 거 아니야? 뒤늦은 부끄러움의 파도가 가차없이 나를 덮친다!
".......으헤."
얼빠진 듯한 소리와 함께 유우가의 가슴팍에 얼굴을 푹 묻어버렸다. 아- 뭐랄까, 그냥, 뭐... 맞아 부끄럽다고 이제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