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확실히 알았다. 이녀석은 가정폭력같은걸 할만한 담이 없다. 그것 뿐이냐. 나이에 맞지않게 자신에 대한 확신조차 없다. 아직 성인조차 되지 않은 나보다도 훨씬 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라기 다이고는 어른들한테 책임감을 던지라고 했던가. 음... 역시 이런 양반들은 무리지. 마리야나 그녀석처럼 진짜 믿을만한 사람이라기엔 아직 어폐가 있다. 그보다 내 눈에 있어서 대부분의 어른이라는 존재는 그렇다. 나이가 어떻건 성격이 어떻건.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하는. 어찌보면 아이들보다 더 일관성이 떨어지는 주제에 무언가 있는 척하며 살아가려는 그런 약삭바른 놈들이다.
"너 그게 앞에 여고생을 두고 할말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나쁜놈인줄 알고 패려고 왔는데 그냥 모자란놈이잖아."
녀석을 따라서 난간으로 다가갔다. 아름답네. 조금씩 비치는 도시의 빛, 그리고 그 위에 깔린 부드러운 밤의 장막. 남의 마음따위는 모르고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그리고 나는 망가진채로 살아가는 사람을 위로하는 방법따위 알지 못한다.
나는 평생을 내가 강하다 믿었다. 강하기에 책임을 져야하고 강하기에 믿음에 보답해야한다. 실제로도 단순한 완력이라면 중앙의 녀석들에 비교해서도 지지 않겠지. 그래서 남에게 의지 하지 않았다. 이상적인 자신이 되지 않으면 그자리에서 버티고 서있는 것도 불가능해서 필사적으로 강한척했다. 남의 대신이 되고 싶어서 필요했던 것 모두를 끊어냈다. 그런 삶의 방식밖에 몰랐으니까.
그래서 시라기다이고가 했던 말이, 유키무라 모모카가 했던 말이 가슴에 꽂혔다. 나의 약함을 도려내는 것 같은 말들에 나는 구원받았다. 따지고보면 이녀석보다는 니시카타 미즈호와 닮아있었을거다.
애초에 너무 뒤틀린채로 살아온 나머지 뒤틀리지 않은 상태를 알지 못했다. 남들 역시 이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고 비정한 현실을 마주하고 무너져내렸다. 그냥 그것 뿐이다.
"잘했다. 노력했어."
녀서그이 옆에 섰다. 난간을 잡은채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뭐 이딴 말이라도 해주길 바랬던거냐."
나는 머리가 모자란 탓에 편협한 시각으로밖에 세상을 볼 수 없다. 내가 겪지 않은 고통은 알지도 못하고 알고싶지도 않다. 그야 무섭잖아. 이전이면 몰라도 이제는 그냥 당당하게 땅이 꺼져라 울어제낄 자신이 있다.
"마음의 상처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 피가 계속 흘러내리니까."
"타인이 할 수 있는건 단 하나. 녀석의 상처를 계속 끌어안는 것 뿐이야."
"그래서 부부가 되라고 한거다. 종이 한장짜리 증명이라도 확실한 믿음의 증거니까."
"적어도 그런거라도 있으면 계속 끌어안은 상태로도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
저 멀리 하늘에서 유성이 내린다. 하나씩 둘씩. 하늘을 수놓으며 떨어지는 유성군. 마치 지금이야말로 소원을 빌라는 것 처럼.
"사랑한다는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말을 품을 수 있는지는 모른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사랑을 해본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단 한번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아."
"야나기하라 코우. 난 네가 뭘 해야하는지 몰라. 연애를 해본적도 없고 안믿기겠지만 애새끼거든."
어른이 아이마냥 슬퍼한다. 예전같았으면 경멸하고 넘어갔겠지만 이제 와서는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다. 녀석은 나의 친구니까. 벗이 고통스러워하는데 슬퍼해주지 않을녀석이 어디에 있냐.
"그러니 할 수 있는 말은 하나 뿐이다."
"야기하라 코우. 답은 네가 내는거다. 너에게 내려진 문제니까."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해라. 상식을 곁들여서."
"상식적으로 성인남성 두명이 학교 옥상에서 개처럼 싸우고 여자애까지 울린건 개같이 추하다를 넘어서 일간지에 나올만한 일이었다. 그건 알고 있겠지?"
"일정도.. 잘 잡아보죠. 홋카이도는 꽤 넓으니까요." 와 홋카이도 남한만하다를 잊으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 둘...이라는 말에 그정도의 일이었나. 같은 것까지는 아직은 심각하게 보지는 않는 피리카였나.
"시라기 트레이너와.. 스트라토 양의 룸메이트가 레이니 양이었던가요." 조짐은 보였던 걸로 기억하고. 우마무스메끼리는 물건빌려오기 경주 때... 다들 보는 앞에서 말했었나?
"비교적 최근에 호기심이나 안해 본 걸.. 로맨스적인 것에 가깝나.. 그런 걸 충족시켜보려고 말을 던져보기는 했는데.. 말이지요" "그런 말은 장난에 가까웠다 같은 느낌이 확 들더군요."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인간간의 관계에서 충족하고 연습하는 게 필요한 것 같더군요. 라고 생각하다가. 비즈니스적이라는 말에 옅게 웃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것은 꺼려지는 이유가 유성우라는 것이 지닌 마력일까요" 한두개씩 유성우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다. 그새, 수많은 별똥별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한다. 장관이 펼쳐진다. 소원이라면 저번에 이미 빌었지만, 한 번 더 빌어본다. 언젠가는 내 잘못을 모두 용서받을 수 있기를.
"..."
살벌하게 끝맺어지는 말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리라. 시선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있다.
"...고마워."
나는 아직 어리다. 남의 도움 없이 제대로 일어서는 것조차 못하는, 모자란 놈이다. 그럼에도 분명, 주변에는 나를 돕는 누군가가 있었다. 쓴소리를 해주는 사람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덕분에, 이제 알았어."
히다이 트레이너도 그녀가 미쳤다고 했다. 퍼펙트 원더도 그녀가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들의 말에 담긴 뜻은, 근본적으로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아껴줘라」고. 폭력이나 새장 따위로 압박하지 말라고. 나조차도 미쳤지만, 정상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를 보듬어주다 보면, 언젠가 전부 괜찮아질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처준 만큼 더 사랑해주면 된다. 아프게 한 만큼 더 신뢰를 주면 된다. 그 간단한 걸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