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눈치도 빠르고. 리라는 틱틱거리며 빤한 눈길을 보내는 세은을 그저 싱글거리며 마주 바라볼 뿐이다. 잠깐의 침묵 사이에 리라 또한 세은을 훑어본다. 고양이 같은 매력을 가진 귀여운 후배님. 단편적인 인상은 그렇다. 하지만 리라는 아직 그가 보지 못한 세은의 다른 면에 무언가 심상찮은 것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넘겨짚고 만다. 그건 세은의 남매인 은우에게서 받은 감상과 비슷했다. 은우의 말은 막연히 안전장치를 빙자한 족쇄—그 정체는 알 수 없지만—가 존재하겠구나 짐작케 할 구석이 있었고 세은이 말하지 않는 것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결의 주제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 아마 물어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고.
"그런가? 난 그런 굳센 마음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인첨공의 교육 방침이나 인구 비율 특성상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워지는 친구들이 많긴 하지만 세은 후배님 나이에 그런 생각을 갖고 실천하는 건 사실 쉽지 않으니까요."
열일곱 살. 청소년기와 작별하는 첫 발을 떼어놓았으나 현재 인간의 기대 수명치를 고려하면 한참 어린 나이일 뿐이다. 그 나이에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건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많은 학생들이 오늘도 공부가 하기 싫어 담을 넘고 답 나오지 않는 커리큘럼이 괴로워서 뒷골목으로 빠져드는데. 게다가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기특하다는 얘기다.
"와! 정말?"
사랑은 못 받아줘도 친구는 괜찮다. 애초에 친구다. 일단 저지먼트 사람들과는 다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 문장만으로 리라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퍼진다.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와 친구가 되기로 한 이상 이 정도 오버는 감수하는 편이 나을 거다. 리라는 내밀어진 세은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덥썩 붙잡았다.
"응! 다 이해하지! 좋아, 그럼 우리 친구예요. 이제. 아~ 기뻐라!"
꼭 쥔 손안의 오른손에서 온기가 전해진다. 리라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파스텔톤으로 물든 봄의 기운이 피부로 스며들고 있다. 이게 꿈이라면 영영 깨지 않기를. 그렇게 빌고 싶을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무리 짓기 괜찮은 타이밍 같기도 하고 내가 졸려서ㅠㅠ 슬슬 끝내보자! 세은이 너무 귀여워... 막레 줘도 되고 이걸로 막레 해도 되는거야~!!
당연히 지당한 지적이다. 자신의 약함을 직시하는 것은 가장 용기있는 일들 중 하나이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도 그것들 중 하나다. 그렇지만 그 당시, 스킬아웃의 손에 머리채가 잡혀 질질 끌려가는 학생의 모습에서 자신의 작년의 모습이 떠오른 성운에게, 자신의 주제를 알고 물러나 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나마 가능한 변명이라면, 일단 지원부터 먼저 부른 뒤에 행동을 개시했다는 정도일까.
한양의 속에서 차곡차곡, 내색 없이 차오르는 분노게이지를 알지 못한 채로, 성운은 아직도 약간 불편한 걸음을 하고 한양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분노를 알지 못할 터인데, 한양이 수고했어요, 하는 말을 건네자, 성운은 시선을 내리깔며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경솔하게 굴어서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한양이 내심 지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성운 역시도 고민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장이나 부부장을 찾아뵐 때, 꼭 이번 건에 대해서 사과드리자고 성운은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앉아요, 하는 말이 들려오고 나서야, 성운은 시선을 다시 한양의 턱께로 들어올리고는 다소곳한 자세로 한양의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아, 잘 먹겠습니다······.”
괜시리 사양해도 말만 길어질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성운은 간식거리를 내어주는 한양에게로 다시 한번 짧게 고개를 꾸닥한 뒤에, 한양의 말에 이어 용건을 꺼냈다.
“우선 시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지먼트 입부 당시 오리엔테이션 예정일보다 격리 절차 개시일이 앞이었던 탓에 신입 저지먼트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지 못해서, 저지먼트의 역할과 임무, 권한, 그리고 불량학생의 처분 규정 등에 대해 기초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지 여쭈어보러 왔어요. 그리고······.”
뜸이 조금 드는 걸로 보아, 아마 이게 본 용건인 듯싶다.
“체력 단련이나 무술 훈련을 받고 싶은데, 어디, 혹은 누구에게서 받으면 좋을지 몰라서······. 거기에 대해서 혹시 알려주실 수 있는 게 있나도, 여쭙고 싶어서요.”
낙일, 태양이 추락한다. 환한 하늘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이 무색하게 붉은 몸이 강제로 이끌려 투신하면 그림자는 짙어지고, 살려달라 비명을 지르나 그 누구도 목소리를 듣지 못해 세상은 새빨간 색으로 물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빛이 꺼진다. 새까만 어둠이 하늘을 꿰차고, 달이 비어있는 자리를 차지해 세상을 굽어살필 것이며, 그 속에 암약하는 자들은 모습을 드러내 달의 침묵을 가호 삼아 날뛸 것이다.
희야는 태양이 투신하는 그 모습을 눈에 담다 어두운 골목 속으로 들어갔다. 완장도 차지 않고 개인의 신분으로 어둠 속에 들어가서 좋을 일 하나 없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등에 업은 모든 것을 내려둬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다. 골목을 전전하던 도중 누군가 뒤에서 각목을 들어 뒤통수를 후려치려 들었고,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너 때문에!"
어차피 태양은 죽어가고 있고, 달은 입 닥치는 존재다. 희야는 눈을 반쯤 감았다. 주변은 완연한 봄과 달리 한겨울에 가까웠다. 새하얗게 낀 성에, 맹렬한 기세로 돋아난 고드름과 그 사이에 박힌 부러진 각목, 팔이 얼어붙어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바닥에 쓰러진 이후로 움직이지 않는 여성 하나, 그리고 얼음 속에 머리만 빼고 갇혀 공포에 질린 채 벌벌 떠는 남성 하나…… 그리고 손에 쥔 큐대 하나. 희야는 고개를 위로 올렸다.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요즘에 날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릇을 깨뜨리려 든단 말이에요. 거슬리게."
벅벅대며 뒷머리를 아무렇게나 헝클자 끈적하게 무언가 배어 나왔다. 새빨간 걸 보니 피다. 어쩐지 반격함과 동시에 뭔가 치는 느낌이 났다 싶더니만, 이런 재롱을 부렸던 건가? 어찌 됐든 상관은 없다. 지금은 저지먼트 활동도 아니니까 그릇을 깨려 든 대가를 치르게 하면 되는─
"아."
들켰나? 희야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조금씩 붉은 기운이 비치는 뒷머리와 달리 아프지도 않은 건지 희야의 눈이 보드랍게 휘었다.
>>0 계속되는 삐 소리에 슬슬 집중력이 흐려질 때쯤 들려오는 띵 소리. 연구원 말로는 조금씩 빈도가 늘어나곤 있다고 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더 연습을 해야 하는걸까.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다가올 때 쯤 띵 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또 삐 소리가 나겠지 하고 쏘니 띵 소리가 한번 더 들렸다.
"어.."
드디어 감을 잡은 것 같다.
"띵! 띵! 띵!"
연속되는 띵 소리가 이만큼 듣기 좋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걸렸죠?"
"음.. 3일동안 하루에 1000번은 쏜 것 같은데.."
그 답을 들은 청윤은 멍을 때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그렇고 기체 감지기 가격은 언제 보상..."
"계약서 같은 거 없었나요? 커리큘럼 비용은 연구원이 전부 부담한다 같은 거요."
"..."
아무래도 새로운 빌런의 탄생 아니 이게 아니지. 청윤은 농담했다며 기기 값의 반을 건넸다.
노이즈, 지직거림, 결손, 삭제, 검열. 노이즈노이즈노이즈노이즈 머릿속엔 괴이의 잔재가 남아 끊임없이 지직거리는 생각들이 가득한 가운데, 동월은 놀랍게도 제정신을 유지하고서 세나의 앞에 섰다. 세나가 레펠 장비를 착용하는걸 지켜보며, 자신은 양 손에 목장갑을 착용한다. 과연 세나가 눈치 챘을까. 하강하는 곳은 2군데지만 장비는 하나라는걸.
" 어. 다칠 걱정은 안해도 돼. "
수도 없이 타워의 레펠을 타본 동월은 알고 있다. 이 레펠은 유일한 생명줄이기에, 괴이부에서 매번 목숨걸고 정비를 하고있는 장비라는걸. 레펠이 왜 이런곳에 있는지는 모른다. 공사장에 레펠이 필요하던가? 소방레펠을 임시로 설치했을지도. 다만 확실한건, 지금껏 동월의 목숨을 구해준 탈출장비는 다른 무엇도 아닌 이 녀석이었다.
" 눈 감고, 레펠이 멈출 때 까지 눈 뜨면 안 돼. "
목장갑을 단단히 낀 동월은 하강 준비를 마친 세나를 내려보다가, 무의식적으로 그 아래를 보았다. 까마득한 절벽.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네. 나지막히 중얼거린 동월은 그대로 세나가 하강하도록 밀어냈을 것이다. 더 이상 꾸물거리다가는 뒤에서 눈에 불을 켠 채 달려오는 인부들에게 붙잡힐 것이다.
" 나가면 괴이부한테 안부좀 전해주고. "
세나가 그대로 떨어졌든, 아니면 저항하여 멈춰서있던 간에, 동월은 옆에 있는 레펠의 줄을 붙잡고서, 목장갑의 마찰력에 의지한 채 바닥으로 빠르게 하강... 아니, 떨어졌을 것이다. 저항했다면 '빨리 안떨어지면 잡혀간다?' 라고 떨어지기 직전 말해줬겠지.
얇지만 강인한 레펠 줄과 목장갑이 끝없는 마찰을 이어나간다. 순식간에 마찰열로 인해 뜨거워진 장갑은 동월의 손바닥꺼지 그 열기를 전했고, 따뜻함을 넘어 뜨거움, 고통을 느낌과 동시에 타는듯한 느낌까지 도달하기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고통에 의한 소름을 느끼면서도 동월은 눈을 꾹 감고, 이를 악물어 절대로 이 생명줄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세나가 성공적으로 하강했다면 레펠은 멈췄을테고, 한밤중의 인첨공 공사장으로 돌아왔을 테다. 레펠은 공사장 윗부분 3층 높이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 쯤은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일테지. 그리고 가까운 곳, 동월은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되었을지 모르는 자동차 위에 떨어져서 정신을 잃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