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모험가님. 스크롤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스크롤은 강력한 마법이 봉인된 신비한 양피지에요. 일단 봉인을 풀기만 하면 다섯살 짜리 어린아이도 천둥을 부르고 불바다를 만들거나 모든 것을 물로 쓸어버릴 수도 있죠. 위험한만큼 잘만 사용하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답니다. 애초에 만들기가 쉬운 것이 아니어서 비싼데다 구하기도 힘들지만, 강력한 마법사가 만든 스크롤은 더더욱 비싸고 더더욱 구하기도 힘들어요. "
- 길드의 접수원 레네 카비에르, 스크롤에 대한 설명
* 상황극판의 모든 규칙을 따릅니다. 규칙을 잘 지켜 즐거운 상판 라이프를! * 다크판타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데플'이 존재하니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울여주세요! * 고블린 슬레이어와 다키스트 던전을 모티브로 합니다.
* 방벽 유지 보수의 의뢰 등급: 주철 이상 진행: 단독 레스 내용: 지난 밤 몬스터들의 야습으로 인해 파괴된 도시 외곽 집의 울타리 유지 보수의 의뢰입니다. 망가지고 헤진 울타리를 나무로 보수해주세요. 주의사항: 밤이 오면 또 다시 몬스터들의 야습이 예상됩니다. 꼭 밤이 오기 전에 작업을 마무리해주세요.
* 약초 채집 - i 등급: 주철 이상 진행: 단독 레스 내용: 신전에서 사용 할 약초를 캐와주세요. 약초는 외곽의 숲에서 캘 수 있습니다. 총 필요한 것은 노란색 방울꽃과 빨간색 방울꽃입니다. 가능한한 많으면 좋지만 최소 10개 이상씩 필요합니다. 주의사항: 보라색 방울꽃은 건드리기만해도 마비되는 독초입니다. 주의하세요.
* 시궁쥐 처리 - i 등급: 구리 이상 진행: 단독 레스 내용: 도심 지하에 시궁쥐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가서 개체수를 줄여야합니다. 20마리 이상의 시궁쥐를 처치해주세요. 주의사항: 보통의 시궁쥐가 아닌 변이된 시궁쥐입니다. 좁고 어두운 곳이니 반드시 앞을 빛을 밝혀줄 도구를 챙겨주세요. 습한 곳이니 횃불을 가져가신다면 둘 이상을 추천합니다.
여기로 올 걸 알고 있었다는 눈치였다. 접수판의 의뢰서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열에 아홉, 그 중 하나를 뜯어서 데스크로 가져온다. 레네는 '의뢰인가요~' 하고 말하며 의뢰서를 받아들었다. 등급은 구리 이상.. 하고 중얼거리며 장부를 뒤적이며 한번 더 네세리의 지금 모험가 등급을 확인한 후에 또 옆의 장부에 누가 의뢰를 받아갔는지와 출발 시간 등을 기록했다. 시궁쥐 처리라는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은 임무다. 일전에 세 명으로 구성된 주철 모험가 등급의 파티가 호기롭게 이것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의 시궁쥐를 처리하겠다며 떠났다가 어떻게 됐던가.
" 네에- 횃불이네요. 직접 만들어서 가져가시는 분들도 더러 계시고 아니면 잡화점에서 몇 개 구할 수 있을거에요. 잡화점 위치는 알고있죠? "
레네는 손 끝으로 길드의 내부에 있는 조금 큰 지도를 가리켰다. 위치를 모른다면 보고서 찾아가라는 의미였고 동시에 지하로 들어가는 길이 어디 쯤에 위치해있는지도 한 번 더 확인해보라는 의미였다. 장부에 이러저러한 기록을 한 번더 하고 나서야 레네는 의뢰서에 '네세리'라는 이름을 적어 한 쪽에 정리해두었다.
" 좋은 선택이에요. 밤눈이 밝아서 횃불이 필요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시궁쥐라는건 결국 들짐승이라 불을 무서워 하거든요. 급한 상황에 잘만 사용한다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거에요. 지하수로니까 물이 많아요. 가능하면 비상용으로 하나 정도 더 챙겨가시는게 좋아요. "
지하수로는 복잡하다. 습기가 차있고 오수가 잔뜩 흐른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시궁쥐가 있다. 작디 작은 시궁쥐가 마력을 만나게 되어 변이를 일으키면 갓난아이보다 조금 더 큰 크기까지 커져버린다. 무리를 지어 다니며 호전성도 짙은 데다가 온갖 균이 득실거리는 이빨에 물리게 되면 심할 경우엔 감염으로 죽거나 상처 부위를 잘라내야한다.
" 출발 날짜는 오늘, 2시간 뒤에요. 지하수로로 가는 길 잘 기억하세요. 3일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구조대를 보내보도록 하겠습니다. 길 잃지않게 조심하세요. "
돌아오지 않는 모험가를 위해 구조대를 보낸다. 물론 그 구조대도 모험가다. 의뢰를 받은 모험가를, 의뢰를 받은 모험가가 구하러 간다. 바꿔 말하자면 의뢰를 받은 모험가가 없다면 구조대도 보낼 수 없다는 뜻이었다.
[퀘스트 진행] 접수원의 말에 후드 위로 솟은 삼각형이 쫑긋인다. 네세리는 어느새인가 의뢰지 사이로 접수원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그 말대로다. 짐승은 불을 두려워 해. 쓸 수 있는 수단은 많은게 좋아. 짐승 사냥의 기본이다."
단도는 항상 예리하게 손질해두고 있지만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게 갈 필요는 없었다. 특별한 환경과 특별한 대상인만큼, 가장 효과가 좋은 수단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네세리는 그렇게 판단한 것일테다.
"이해했다. 그럼 다녀오겠어."
살갑게 배웅의 말을 건네는 접수원에게 그런 무뚝뚝한 말만을 던지고서는 뒤를 돌아 길드 밖으로 나섰다. 무사히 돌아올지 어떨지는 모른다. 누가 알수 있을까.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 그것이 모험가가 가져야 할 자세였다. 네세리는 조금 전 레네가 짚어준 지도를 기억하면서, 잡화점에 찾아보기로 했다.
[퀘스트 진행] 약초 찾기는 익숙하다. 영산에 아무리 은총이 가득하여, 온갖 약과 열매가 피어난다 해도 길거리에 있는 걸 아무거나 집어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영수에 따라 써서 되는 건 안 되는 건, 좋은 것 나쁜 것 다 따로 있고 사람에게 써도 좋은 건 안 될 것, 바깥으로 빠져나갔다간 대가리를 깨야할 것 참 구분이 많았다. 심지어 영산은 넓었다. 지금 지내고 있는 도시 따위.
"대지도 못하지-"
횃대를 닮은 장봉 끝에 매달린 환에게 그치? 하고 묻자 녀석이 가볍게 울었다. 봉으로 가볍게 바닥을 치니 환이 날아올랐다. 그르릉 거리는 반의 푹신한 머리를 마구 헤집고서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노란 방울꽃과 빨간 방울꽃! 가능한 많으면 좋겠어! 아 보라색은 건들지 마!"
환은 알겠다는 듯 날개짓을 서둘러 사라졌다. 아니, 그것은 환 만이 아니다. 내 목소리를 들은 자유로운 깃털, 땅을 걷고 기는 이들. 그들 중 내키는 아이들은 내 부탁을 들어주려 하였다. 뛰어나가려는 듯 앞발로 땅을 긁는 반을 진정시키며 위험할 지 모르니 곁에 있어달라 말했다. 게다가 반은 덩치가 크니까, 잘못하면 보라색 방울꽃을 밟을 지도 몰랐다. 치료는 가능하겠으나 효력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니 일단은 주의해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