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코뿔 공룡에게 그동안 준 선물들 전부 고마워. 사실 너무 큰거라 내가 받아도 될지 괜찮을까란 생각까지 들었다니까. 살치살과 굴소스. 전부 나를 딱 겨냥해서 준 선물이니 꼭 맛있게 볶음밥으로 만들어서 먹을게. 당연하겠지만 라무네와 케이크는 후식으로! 그 해리포터가 붙은 공리주의 책은 당연하겠지만 3회독은 기본으로 할거고! 그런데, 이제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해도 될까? 이 코스 요리를 같이 먹고 싶은데 말야. 나 혼자서 먹긴 좀 많거든. 착각해서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도 제대로 사과하고, 또 내가 왜 볶음밥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알려줄게. 이건 나랑 내 가족 밖에 모르는 비밀이거든. 시간 문제 없는때 맞춰서 메세지나 전화 걸어 줘. 사랑스러운 선배로 불리는 이청윤이가 (편지는 정하의 자리에 놓여있다. 편지 밑에는 청윤의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아지 역시 그렇게만 말해둔다. 랑에 대해서 더 알고 싶기는 하나 언젠가 때가 되면 말해주겠지 싶은 생각이다. 무엇이든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안된다. 아지는 의외로 그런 것들을 잘 알았고 치고 빠지는 타이밍도 제법 능숙해 있었고 머리보다는 경험으로 익혔다고 하는 편이 맞았다. 랑의 고맙다는 짧은 말에는 환하게 웃으며 화답한다. 어째 칭찬은 랑보다 자신이 들은 것처럼 환하다.
랑이 하는 말에 아지는 조금 더 신이 난 것 같다. 돗자리를 깔아두고 그 위에 신발을 벗고 조심히 올라간다. 가운데에는 도시락을 놓고 랑을 부르는 것이다.
"계란말이랑 소시지랑 우엉 조림이랑~ 기숙사에 있는 걸로 이것저것 조금 해 봤어요오" "이 중에 좋아하는 반찬 있으세요...?"
도시락 뚜껑을 열자 반찬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예쁘게 말린 쪽파가 들어간 한국식 계란말이, 칼집을 내서 야채와 함께 조리한 소시지, 윤기가 나는 우엉 조림과 데친 브로콜리(초장이 없다!), 약간의 콘 샐러드, 구석에 있는 케첩, 밥은 평범한 백미다. 마음에 드는지 살짝 랑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만들어달라고 한 게 아니니까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반응이 신경쓰이나 보다.
"젓가락과 숟가락 중에 어떤 걸로 하실래요~?"
헤실헤실 웃으며 수저를 내미는 것이다. 1인분밖에 준비하지 않아 한 명은 젓가락을 한 명은 숟가락을 써야 할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조금 불편해질 뿐 아예 먹지 못하진 않을 것 같다.
“의사 선생님께서 흉터는 안 남을 것 같다고 하시긴 했는데······. 솔직히 나도 리라 네가 그런 일을 당하면 그만큼 화날 것 같기는 해. 다음부터는 이렇게까지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까지는 안 가도록 해볼게, 응.”
방금과 반대로, 성운의 손이 리라의 등을 토닥였다. 모방이긴 했는데, 리라의 손에 비해서도 작은 손이라 참 깜찍하기 그지없는 감촉이다. 종종 마음속에 칼날을 피워내는 감정들이 있는데, 그 칼날들은 보통 올바른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면 그대로 그 주인의 마음속을 찔러버린다. 그러기 전에 그 칼날을 한 장이라도 떨어뜨릴 수 있으면 좋겠다. 성운은 그런 마음으로 리라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리라의 속에 치밀어오른 증오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는 측량할 수 없으나, 예쁜 얼굴 아까워! 하고 탄식하는 목소리에서 왜인지 무언가 리라의 속에 방금 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게─ 잘 안됐나 봐.” 성운은 한숨을 푹 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허탈하게 웃어보인다. 그러나 리라의 손이 그 웃음을 그냥 허탈한 웃음으로 놔두질 않는다. 익숙한 손길이 머리 위에 폭 올라앉자, 성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정수리에 얹힌 손을 올려보더니, 눈을 감고는 뒷꿈치를 들어서 리라의 손에 정수리를 꾹 들이밀었다. 예전과 똑같이, 리라가 성운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면 성운이 늘상 하곤 하던 반응이었다.
눈을 감은 채로, 성운은 웃었다. 허탈한 웃음이 아닌, 십대 소년다운, 말간 웃음이었다. 굳이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이번에는 아까처럼 덜덜 떨다 혀 씹지 않을 것 같아서, 선배가 가르쳐준 대로 제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마워, 리라야.”
하고는, 성운은 리라의 손에 머리를 몇 번 꾹꾹 더 디민다. 그러다가, 리라의 말에 “머리색······?” 하고 반응한다. 가혹한 커리큘럼에 노출되는 인첨공의 학생들 사이에서,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인해 하얗게 바래어버린 머리카락은 특히 상대적으로 흔한 편이다.
하지만 리라의 말이 왜인지 너만의 특별한 장미를 가리켜주는 여우의 말 같아서, 다른 백발들 사이에서 이 머리카락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말 같아서, 성운은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금 와서 읽어보면 가스라이팅으로 점철된 작품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그 책이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