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단어만 놓고 보면 방금 전까지 위태위태했던 소년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는 제법 불안한 말이었지만, 전혀 불안하게 들리지 않았다. 어느새 벌써 제법 안정되어, 농담하듯이 까르륵 하고, 크게 크게 한 발짝씩 리라가 기억하고 있던 그 어조로 성운의 목소리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지금쯤 실컷 혼나고 있을 테니까, 걔들이 무슨 벌 받을지 상상하면서 안쓰러워해주자.”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어! 하고 악을 쓰며 여섯 명을 붙잡고 늘어지던 그 현장을 목격한 것이 리라가 아닌 게 다행스러운 순간이다. 농담을 하면서도 성운은 내심 가슴 한켠을 쓸어내렸다. 이꼴이 된 걸 보고 짐작이야 했을 테고, 리라도 그것에 대해서 별 개의치 않는 것 같지만, 역시 그렇게 연락이 두절되면서 커리큘럼을 받아놓고 아직도 레벨 0이라는 것은 트라우마를 운운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부끄러움 문제다.
“원래 2주 과정이었는데, 그게 하루씩 일주일씩 늘어나다 보니까······. 며칠 전에서야 겨우 끝났지 뭐야. 끝나고 나서는 다시 반에 편성되고, 방도 다시 들어가고······.” 성운은 리라의 눈을 마주보며 덧붙였다. “이제야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얼추 끝난 것 같아서. 다시 처음부터가 된 것 같은데, 그래도 계속 해보려고.”
성운은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그리고 눈앞에 늘어진 하얀 머리카락을,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보다 좀더 길고 향기나는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건드려본다.
미리 약속을 하고 나온 것도 아니고, 아지가 준비해 온 도시락이 입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 얻어먹는 입장에서 그런 걸 따지면 안 되는 법. 어쨌건 스스로 도시락을 싸 올 정도면 요리에 관심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별로 걱정 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지금, 벚나무와 자신 사이에 끼어 아지가 짜부라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일단 벚나무를 짚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얼굴이 빨간데."
얼굴이라도 부딪혔나?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어째 시선이 핑 도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해서, 살짝 닿았다고 생각한 게 자신만의 판단이고 강하게 부딪힌 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와중 주변에서 얼쩡거리는(전혀 얼쩡거리는 게 아니다, 그냥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다...) 사람들을 노려보니 다들 발걸음을 재촉해 멀어져 간다. 랑의 손은 딱히 상처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평소에 나 있던 오래 된 흉터나 상처는 있지만 새로 난 상처는 없는 거친 손일 뿐이다.
"괜찮아."
바로 떨어져도 되지만, 아직은 인파가 좀 몰려 있는지라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랑은 아지에게 시선을 주다가 다시 주변으로 시선을 옮겼다. 인파가 좀 줄어들어 부딪힐 확률이 낮아지면, 그제야 나무에서 손을 떼고 아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을 것이다.
>>571 우리는 해파리입니다... (둥실)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2레벨쯤 되는데 본체 스펙(?)이 좋은(랑이 선에서 제압가능한 레벨) 학생이 0레벨 학생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성운이가 급한 대로 중재 나서면서 증원요청 보낸 것을 랑이누나가 받았다고 써주시면 되겠어요.
>>0 "끄으응..." "오- 한세나. 웬일이야? 이 시간에 안 나가고 문제집을... 이 아니고, 뭐야 이거. 멘사 추리 퍼즐...? 그럼 그렇지." "제군, 침묵! 보이지 않는 건가! 이 나의 엄청난 집중력이...!" "집중력은 모르겠고 얼굴이 엄청난 건 알겠는데... -그래서? 이번엔 또 뭐에 막히고 있는 건데?" "앗...! 안 돼! 이 녀석... 얼굴 치워! 맘대로 보지마!" "아, 이 문제라면 간단한 거네. 이거, 거짓말은 D가 하고 있는 거야." "뭣...!! 큭, 이녀석! 왜 남이 풀고 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스포일러를 하고 있는 거냐! 이 감동도 없는 매정한 녀석! 이래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건데! 잃어버린 내 청춘을 돌려다오!!" "호들갑은... 그럼 내가 오기 전에 빠르게 풀었어야지. 안 그래?" "크하아악- 그런건 몰라! 애초에 나는 범인을 B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야아아아아." "아니, 이건 어딜봐도 B라고 생각할 수 없잖아..."
클래스메이트 A는 머리를 쥐어뜯는 세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런 녀석에게 저지먼트 같은거 맡겨도 되는 걸까...' 하고서.
무섭다는 단어에 순간 필터링 없이 나갔던 단어 선택을 후회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성운의 상태가 악화된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조심해야지. 요즘 충동적인 언행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단 말이야. 그게 아마 언제부터였냐고 물으면—... 됐다. 알 반가. 지금은 눈 앞의 친구가 더 중요하다.
"그건 그래. 제발 마음에 들 만큼 잔뜩 혼났으면 좋겠다. 이게 뭐야, 이게. 예쁜 얼굴 아까워!"
그리고 역시 열 받는다. 리라는 웃는 낯 너머로 목구멍을 태울 듯 부글대는 분노를 겨우 눌러 삼켰다. 여기 와서 폭력 사태를 한두 번 본 건 아니다. 하지만 마냥 지켜보는 것과 바로 눈 앞에서 대놓고 맞닥뜨리는 건 다른 문제다. 그걸 스스로 행하는 것도. 어떤 건 무뎌지더라도 어떤 건 무뎌지지 않기 마련이다. 지내온 세월에 관계없이 인간 개인의 성향이라는 게 존재하는 이상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분이 더러워졌지만 리라는 이걸 티내지 않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깔린다. 얇은 손가락이 성운의 얼굴에 붙은 반창고 끄트머리를 한번 톡, 건드렸다.
"음~ 안쓰러운 마음은 네 상처에만 가질래. 걔네한테 줄 감정은 없어. 아끼는 사람들 걱정하는 데에만 써도 부족하니까. 그보다... 그래, 정말 생각보다 너무 많이 길어졌네. 힘들진 않았어? 어휴~ 스케줄을 2주치로 짜 놨으면 적당히 하고 보내줘야지. 사람을 붙들고 있고 말야~"
뒤로 갈수록 어투는 장난스럽게 변하고, 리라의 손은 성운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는다. 복슬복슬한 소동물의 털 같은 촉감이 피부를 간지럽혔다.
"그래도 이제 돌아올 수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야. 뭐 헷갈리거나 어렵거나 필요한 일 있으면 나 불러, 나. 알았지? 밥 먹을 때 불러도 되고 매점 지나가다 간식 먹고 싶을 때 불러도 되고. 다시 처음부터 하는 거라고 하니까, 이번엔 내가 네가 해 줬던 걸 그대로 돌려줄게."
물론 성운이 네가 원한다면~ 이지만! 가볍게 터진 웃음은 머리카락을 스치는 손길에 자연스럽게 잦아든다.
"예뻐 보여? 다행이다. 너무 튀어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온갖 색깔이 넘쳐 흐르는 인천첨단공업단지에서 고작 이 정도를 가지고 튈 생각을 하다니. 바보 같은 걱정이지만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고마워. 헉! 우리 그럼 이제 머리색도 비슷해졌으니까, 그걸 뭐라고 하더라~ 으음... 아, 우정 반지. 우정 반지처럼 우정... 머리색인가?"
한아지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우물우물하다 그저 꿀꺽 삼킨다. 가... 가까우니까 그렇죠!! 하지만 말하면 숨결이 닿을 것 같아서 말도 함부로 못 하겠다!! 그나저나 랑의 손을 본 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나 보다.
"랑 선배~ 선배 손에는 왜 이렇게 흉터가 많아요...? 물어봐도 돼요...?" "방금 다친 데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리고 걱정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것이다. 인파가 북적이는 가운데 랑이 배리어 역할을 해 주었다. 덕분에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는 납작쿵 한아지가 되지는 않았만 왠지 기분이 묘하다... 배려받는 건 고맙지만!! 그렇지만!! 가슴에 손을 뭉쳐 대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가 어깨를 두드려주니까 겨우 올려다보는 거다.
"랑 선배... 정말 멋져요..."
진심으로 감탄한 투다. 여기에 있었던 게 자신이 아니었으면 누구든 반해버렸을 것이라 생각하며 눈을 깜빡인다.
"그게 나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저 랑 선배랑 큰 벚나무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느새 민망함은 잊고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돌아가서 솔직하게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쩌면 반쯤 먼저 이 벚나무를 보고 싶다고 말한(사실 그런 적 없다) 랑을 배려하기 위해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주섬주섬 도시락과 돗자리를 들어 먼지를 털어낸다.
"아까 거기로 돌아갈까요~? 거기가 사람이 적어서 돗자리 깔기는 좋을 것 같아요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히죽히죽 랑을 보고 있다가 무해한 웃음을 환하게 지으며 말하는 것이다.
"사진도 찍어드릴게요오" "아니다~! 같이 찍어요~"
배실배실 웃는 모양이 뭔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데 말은 하지 않는다. 조금 신난 발걸음으로 랑을 앞서가려는 것 같다.
부실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가끔씩 지원 요청이 오지만 근처에 지원을 갈 수 있는 부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정작 부실에서 대기하던 랑은 나서지 않은 채 소파에 파묻히는 때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딱히 지원 요청이 없었다, 다들 알아서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샹그릴라 문제도 있고 해서 따로 지원요청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도 도와 줄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의 랑은 매우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렇게 소파와 동화되어, 간식 상자를 뒤져볼까 고민하던 찰나 울리는 휴대전화. 느릿하게 확인해 본 화면에는 근처에서 학생 간의 충돌이 발생했으며 일이 커질 것 같으니 증원을 바란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보통 때라면 금방 다들 확인했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가장 먼저 메시지를 확인한 모양이라서, 좀이 쑤시는 몸을 움직이기도 할 겸 랑은 자신이 확인했다는 표시를 남긴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슬렁어슬렁, 부실의 자동문이 열리길 기다리던 랑은 문이 열리자마자 복도를 잰걸음으로 빠져나갔다.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지원요청을 보냈으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맞겠지, 별 일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