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모래는, 사람의 발소리를 죽이기 쉽다. BGM으로 은은하게 깔려있는, 파도가 치는 요란스러운 소리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에...?”
그러니까, 예고도 없이(라고 느꼈다) 목이 붙잡히자, 그런 소리밖엔 낼 수 없었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몸이 굳어버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마련이다. 몸이 강제로 뒤로 젖혀지고, 살짝 허공으로 떠오르고, 그 과정 동안 들어간 힘에 의해, 피부가 땅겨지고 목이 졸려와도, 레이니는 차마 히다이를 향해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당연히, 그 과정 사이에 무어라 반응도 할 수 있을 리 없다.
“...”
드디어 손에서 해방되었지만, 레이니는 균형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모래사장 위로 엎어지듯 나동그라진다. 속이 울렁거려. 속이... 속이... 턱, 하고 숨이 막혀오고, 장기가 굳어버려 돌덩이처럼 느껴지자, 황급하게 양손을 입으로 가져다 대어 틀어막았다. 구토감에, 눈에는 다시 눈물이 맺힌다.
“...케, 켁... 게엑...”
딱히 먹은 게 없어, 뱉어낸 것은 위액뿐이다. 다이고, 도와줘. 하는 마음의 외침은, 뒤이어지는 비아냥에 차마 내뱉을 수 없는 채로.
“자, 잘못... 잘못, 했어요...”
사고가 멈춘 뇌는, 느리디 느린 히토미미에게서 전력으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관성적으로, 다가올 충격을 대비해 몸을 힘껏 움츠리는 것을 택한다.
// 말 씀이야 미리 드 렸지 만 수정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주 세요 (눕기)(손님 : 저기요!!!! 계산 좀 해주세요!!!!!)
떨어진 물방울은 점점 옆으로 기울고, 이윽고 옆으로 흘러간다. 테이블이 살짝 기울어져 있기라도 한 걸까. 아- 귀를 타고 들어오는 유우가와 '너'의 추억따위, 그다지 듣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유우가는 나의 트레이너인데, 어째서 내가 아니라 너와 그렇게. 그러면서도 이게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내쪽이 이상하다고 보일 게 뻔하기 때문에 그걸 곧이 곧대로 말할 수가 없어서. 정확하게는,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저 입을 다물고 떨어진 물방울과, 푸른빛의 라무네 병과 그 너머로 일렁이는 너의 모습을 보고만 있었는데.
"........."
그 뒤에 이어진 말에, 내 고개는 천천히 올라갔다. 표정은, 모르겠다. 난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당황했을까? 놀랐을까?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일까? 어쩌면 전부, 다?
"...담당 트레이너니까 좋아하지." "싫어하는 사람과 담당 계약을 하진 않을 거 아냐."
좋냐 싫냐를 물어본다면, 좋다 쪽에 가깝지. 아무리 임시라고 해도, 싫어했다면 팀 계약을 할 리가 없다. 거기에 이적신청서를 미리 써둔다는, 별 이상한 조건까지 걸고 연장까지 할 리가 없지. 절대 쓸 일 없을 거라고, 이적신청서를 찢고 태워버리는 일도 없었을거고. "뭐 그냥, 그거야. 너도 내가 나니와를 나냐쨩이라고 부르면, 싫지 않아?"
너와 나니와의 관계랑 같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질투라는 것은 어차피, 비슷비슷한 감정 아니겠어?
코우의 약간 차가운 듯한 그런 모습이 일종의 방어기제였군여 먼가... 결국 관심에서 한참 멀어지고 나서야 점점 엘리트에 가까워졌다는 게 슬픔다... 지금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어쩐지 코우의 본가에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는 것 때문에, 바깥에서 바라보면 조금 허무하다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뭐라고 해야하지 코우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엘리트가 되는 게 아니라, 점점 담당하는 아이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해낼 수 있는 걸 더욱 많이 만들기 위한 그런 변화... 진짜 엘리트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오 나니와와의 일련의 사건도 결국 극복했고, 미즈호와의 관계도 계속해서 진전되고 있으니... 잘 될 거라고 생각함다!
튜브를 끼고 바다에서 수영하며 놀았으니, 물살에 저 바다 멀리로 밀려갔다 다른 아이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조되어 다시 뭍으로 올라왔을까. 그런 무서운 경험을 했으니 이제는 수영하기도 지쳐 물 밖으로 나와 축축한 모래사장에 튜브를 벤 채 마미레는 늘어져 있었다. 이국적인 열대의 바다,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 저 멀리 지칠지 모르는 아이들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놀고 있고. 몇 명의 아이들은 특훈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어도 되는 걸까. 멍을 때리고 있으면 눈앞으로 작은 바닷게가 다가온다. 마미레는 그 게를 바라보다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려보고, 집게에 손가락이 찝히자 악, 소리를 내고선 손을 휘휘 흔든다. 정말. 이젠 노는 것도 재미가 없고. 입술 비죽 내밀다가는 한숨 같은 숨을 내쉬고선 마미레 하늘을 올려다보며 눕는다.
다른 건?모르겠고요 막줄은 에~ 유우가 정식 계약할 생각 없잖아? 임시 계약 더 늘린다고? 개허접~ 정식 계약 할 용기도 없으면서 임시만 가득 늘린다니~ 욕심은 많은데 능력은 없어~ 한심해~ 이 말딸 호더~ 책임감 제로 허접 어른www 의무교육부터 다시 받고와www 라고 놀리듯? 반대할거 같아요(?????)
마미레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누워있는 사이, 종종걸음으로 유카타를 입고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 이런 곳에서까지 각 잡고 입고 오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니시카타 미즈호 그녀 뿐이다. 입술을 비죽 내밀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마미레가 눈에 띄었는지, 미즈호는 살금살금 그녀를 향해 다가가선 이렇게 물어보이려 하였다.
" [ 훈련 ] 은 잘 진행하고 계시나요, 마미레 씨? "
어째서 이제는 이름으로 부르냐 하냐면, 우니상 때 그녀를 봤기 때문에 라 해두도록 하자. 그리고 왜 이렇게 쉬고 있는 것을 훈련이라 하냐면, 프리지아의 훈련법을 봤기 때문에 마미레 역시 노는 것을 훈련으로 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