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신경을 눈앞의 어두컴컴한 동굴로 쏟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미다레는 그렇게 리타이어……하지는 못했다.
"히야아앗엄마아아아아아!!!!"
그 대신에 두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고선, 당황해선지 앞으로 휙 넘어지고 만다. 얼핏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그대로 비스듬히 몸을 숙인 채 카포에라 킥! 잔뜩 힘주어 근육이 부푼 다리가 어둠 속 어딘가를 향해 작렬한다. 어두운 탓인지 엉뚱한 방향으로 발차기를 했지만, 제대로 맞았더라면 이곳 괴담에 인솔 교사까지 살해당했다는 추가되었으리라……. 화려한 뒷발질을 날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째서일까. 무서우면 나도 모르게 뒷발차기 종류로만 날리게 되지 뭐야. 왠지 본능적으로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 여하간 사미다레는 벌떡 일어나서 말을 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앗, 그. 어, 어디 다친 덴……"
그렇게 간신히 진정하고 말을 꺼냈는데, 웬걸. 이번엔 그 말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뭔가 일어난다!
"히읏."
사미다레는 또다시 펄쩍 뛰어오르다시피 하며 코우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꽉 끌어안으려 했다. 그런데 힘이 좀 세다……. 잡힌다면 흡사 아나콘다에게 붙잡혀 뼈가 부러지는 먹잇감의 기분이 들지 않을까? 무력으로는 제 쪽이 코우보다 한참은 대단할 텐데도 잔뜩 울먹거리며 어떻게든 안 떨어지려 한다.
온 신경을 눈앞의 어두컴컴한 동굴로 쏟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미다레는 그렇게 리타이어……하지는 못했다.
"히야아앗엄마아아아아아!!!!"
그 대신에 두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고선, 당황해선지 앞으로 휙 넘어지고 만다. 얼핏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그대로 비스듬히 몸을 숙인 채 카포에라 킥! 잔뜩 힘주어 근육이 부푼 다리가 어둠 속 어딘가를 향해 작렬한다. 어두운 탓인지 엉뚱한 방향으로 발차기를 했지만, 제대로 맞았더라면 이곳 괴담에 인솔 교사까지 살해당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으리라……. 화려한 뒷발질을 날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째서일까. 무서우면 나도 모르게 뒷발차기 종류로만 날리게 되지 뭐야. 왠지 본능적으로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 여하간 사미다레는 벌떡 일어나서 말을 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앗, 그. 어, 어디 다친 덴……"
그렇게 간신히 진정하고 말을 꺼냈는데, 웬걸. 이번엔 그 말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뭔가 일어난다!
"히읏."
사미다레는 또다시 펄쩍 뛰어오르다시피 하며 코우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꽉 끌어안으려 했다. 그런데 힘이 좀 세다……. 잡힌다면 흡사 아나콘다에게 붙잡혀 뼈가 부러지는 먹잇감의 기분이 들지 않을까? 무력으로는 제 쪽이 코우보다 한참은 대단할 텐데도 잔뜩 울먹거리며 어떻게든 안 떨어지려 한다.
쉿 당했다. 나, 나 지금 완전 서른 두살이나 먹어놓고 어린이집 아기처럼 다뤄지고 있는 거 같아... 실제로도 담력은 그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묘하게 차가운-그러나 소름끼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쉿 덕에 조금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면, 음, 그럭저럭 어두운 숲길 같고? 괜찮을지도요?
"...카미쌤은 뭔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뭔가, 음산한 생각을 떨친 채로 이 한 마디는 뱉을 수 있었다. 그들? 생기? 사랑? 나의 굳은 머리로는 감히 짐작하기 어려운 말들을 해석해보려 깡통 굴러가는 소리를 낼 때... 내 어깨를 히로카미 쌤이 턱, 잡았다.
아니? 히로카미 쌤의 한 손은 등불, 한 손은 쉿. 그러면 이건 손이 아니고...
눈을 굴리고 뻣뻣한 고개를 삐걱, 삐걱 돌려 왼쪽을 내려다보면...
"이, 이거뭐"
눈이 마주쳤다. 아니? 눈은 없었다. 하지만 눈이 마주쳤다고, 분명하게 영혼으로 인지했다. 그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야 느껴지는 묵직한 불길함이.....
"히, 힉히로,히로카미쌤... 저, 젓저 저히 젛 저이거 떼어줏주주..."
사마귀가 내 어깨에 앉으면 떨쳐내면 그만이지만, 장수말벌이라면 어떨까. 그런 불길하고 무시무시한 녀석을 상대로는 담당일진 소방관을 부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 나는 오컬트 담당일지 히로카미쌤에게 부들부들덜덜거리며 구원요청을하는 손을 뻗었다. 나는 거의 울상이었다...
제 딴에는 안 놀래킨다고 했는데 많이 놀랐나보다. 곧 이어지는 사미다레의 살벌한 뒷발차기. 빗나가서 다행이지 맞았으면 최소 전치 16주는 되었을지도...
"괜찮긴 한데, 사미다레 양은..."
여기서 뭐 하고 있었는지 물어보기도 전에, 괴상한 울음소리가 동굴에 울려퍼졌다. ...안에 뭐가 있나? 아까 확인한 담력시험 일정엔 이런 연출은 없었던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자마자 사미다레의 기습 포옹에 당해버리고 말았다. 이건... 마사바에게 암바를 걸렸을 때보다 더욱 강한 충격... 즉 마사바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온 몸에 암바를 걸고 있는 느낌(?)
"이, 일단 좀 놔줄래...?"
이대로 있다간 진짜 숨막혀 죽겠다 싶어서, 사미다레의 팔을 툭툭 치면서 헬프를 친다. 그보다 동굴 안에 있을 생명체의 정체가 더 걱정이다. 저 울음소리의 정체가 산짐승이라거나 하면 진짜로 위험하니까.
"오컬트라.." "그들이라 말하는 건.." 이름에는 힘이 있거든요. 직접적으로 말하고.. 인식하면 그들도 우리를 알아차리니까요.. 동시에 그들의 이름을 아는 것이 퇴마의 조건 중 하나기도 하군요.. 라고 생각하는 피리카는 털썩 하고 떨어진 것과 눈을 마주칩니다. 눈동자가 흔들림조차 하나 없이 슥 움직입니다.
"눈을 마주치면 못 본 척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죠?" 히다이에게 일단 등불을 건네주려 한 다음. 그 건주줬던 손으로 떼어내려 시도합니다.
"히다이 트레이너씨. 들리시나요?" "못 듣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지요..." 만일 떼어낸다면 어딘가 멀리에서 끼야아아악하고 사람의 뒷목을 서늘하게 만드는 비명이 들릴지도?
제기랄, 이녀석 그 어떤 씹덕용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약간 마음의 거리를 느낀다. 그래도 츠나센에서 제일 친한 녀석이란 건 변하지 않지만.
"...필요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일장연설을 하게 됐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솔직히 운동하는 놈들은 다 둔하니까 이해는 가지만 다이고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역시 나는 운동을 일찍 관둔 덕을 본 걸까 싶기도 하고.
"뭐... 근데 너랑 나랑은 다르잖냐. 너는 연애관계고, 나는 담당이고. 이쪽이 좀 더 거, 음, 뭐시냐... 모르겠는데, 나한텐 담당쪽이 더 어려운 문제라."
사실 그렇다. 가령 성장한 메이사(성장버전이다. 좀 중요하다...)가 연애를 하고 속이야기를 안 한다 치자. 그렇다면 나는 남친이라는 지위를 핑계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요구하기가 편하다. 그리고 나도 여친에게야 뭔 이야기를 못하겠냐? 솔직히 이만치 깊게 생각하지도 않을 거다. 애정이 있어서 간편해지는 관계라는 건 분명 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인간관계고 해결법이 크게 다르진 않을테니, 나도 도움받은 셈이지. 너한테 말하면서 생각이 정리된 것도 있거든. 나야말로 고맙지."
하지만 지금은 담당, 그것도 임시 담당의 관계. 마치 무투대회에서 서로의 간합을 재듯 굴어야 하는 게 어렵다. 나야 늘 말하다시피 머리가 안 좋고 둔하기까지 해서.
"나도 너한테 큰 소리를 쳐버렸으니 노력할 수밖에 없게 됐고 말이야."
나는 먼저 일어났다. 여기서 언제까지고 시간을 끌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나 말고, 다이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