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신경을 눈앞의 어두컴컴한 동굴로 쏟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미다레는 그렇게 리타이어……하지는 못했다.
"히야아앗엄마아아아아아!!!!"
그 대신에 두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고선, 당황해선지 앞으로 휙 넘어지고 만다. 얼핏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그대로 비스듬히 몸을 숙인 채 카포에라 킥! 잔뜩 힘주어 근육이 부푼 다리가 어둠 속 어딘가를 향해 작렬한다. 어두운 탓인지 엉뚱한 방향으로 발차기를 했지만, 제대로 맞았더라면 이곳 괴담에 인솔 교사까지 살해당했다는 추가되었으리라……. 화려한 뒷발질을 날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째서일까. 무서우면 나도 모르게 뒷발차기 종류로만 날리게 되지 뭐야. 왠지 본능적으로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 여하간 사미다레는 벌떡 일어나서 말을 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앗, 그. 어, 어디 다친 덴……"
그렇게 간신히 진정하고 말을 꺼냈는데, 웬걸. 이번엔 그 말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뭔가 일어난다!
"히읏."
사미다레는 또다시 펄쩍 뛰어오르다시피 하며 코우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꽉 끌어안으려 했다. 그런데 힘이 좀 세다……. 잡힌다면 흡사 아나콘다에게 붙잡혀 뼈가 부러지는 먹잇감의 기분이 들지 않을까? 무력으로는 제 쪽이 코우보다 한참은 대단할 텐데도 잔뜩 울먹거리며 어떻게든 안 떨어지려 한다.
온 신경을 눈앞의 어두컴컴한 동굴로 쏟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미다레는 그렇게 리타이어……하지는 못했다.
"히야아앗엄마아아아아아!!!!"
그 대신에 두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고선, 당황해선지 앞으로 휙 넘어지고 만다. 얼핏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그대로 비스듬히 몸을 숙인 채 카포에라 킥! 잔뜩 힘주어 근육이 부푼 다리가 어둠 속 어딘가를 향해 작렬한다. 어두운 탓인지 엉뚱한 방향으로 발차기를 했지만, 제대로 맞았더라면 이곳 괴담에 인솔 교사까지 살해당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으리라……. 화려한 뒷발질을 날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째서일까. 무서우면 나도 모르게 뒷발차기 종류로만 날리게 되지 뭐야. 왠지 본능적으로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 여하간 사미다레는 벌떡 일어나서 말을 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앗, 그. 어, 어디 다친 덴……"
그렇게 간신히 진정하고 말을 꺼냈는데, 웬걸. 이번엔 그 말 다 끝내기도 전에 또 뭔가 일어난다!
"히읏."
사미다레는 또다시 펄쩍 뛰어오르다시피 하며 코우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꽉 끌어안으려 했다. 그런데 힘이 좀 세다……. 잡힌다면 흡사 아나콘다에게 붙잡혀 뼈가 부러지는 먹잇감의 기분이 들지 않을까? 무력으로는 제 쪽이 코우보다 한참은 대단할 텐데도 잔뜩 울먹거리며 어떻게든 안 떨어지려 한다.
쉿 당했다. 나, 나 지금 완전 서른 두살이나 먹어놓고 어린이집 아기처럼 다뤄지고 있는 거 같아... 실제로도 담력은 그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묘하게 차가운-그러나 소름끼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쉿 덕에 조금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면, 음, 그럭저럭 어두운 숲길 같고? 괜찮을지도요?
"...카미쌤은 뭔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뭔가, 음산한 생각을 떨친 채로 이 한 마디는 뱉을 수 있었다. 그들? 생기? 사랑? 나의 굳은 머리로는 감히 짐작하기 어려운 말들을 해석해보려 깡통 굴러가는 소리를 낼 때... 내 어깨를 히로카미 쌤이 턱, 잡았다.
아니? 히로카미 쌤의 한 손은 등불, 한 손은 쉿. 그러면 이건 손이 아니고...
눈을 굴리고 뻣뻣한 고개를 삐걱, 삐걱 돌려 왼쪽을 내려다보면...
"이, 이거뭐"
눈이 마주쳤다. 아니? 눈은 없었다. 하지만 눈이 마주쳤다고, 분명하게 영혼으로 인지했다. 그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야 느껴지는 묵직한 불길함이.....
"히, 힉히로,히로카미쌤... 저, 젓저 저히 젛 저이거 떼어줏주주..."
사마귀가 내 어깨에 앉으면 떨쳐내면 그만이지만, 장수말벌이라면 어떨까. 그런 불길하고 무시무시한 녀석을 상대로는 담당일진 소방관을 부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 나는 오컬트 담당일지 히로카미쌤에게 부들부들덜덜거리며 구원요청을하는 손을 뻗었다. 나는 거의 울상이었다...
제 딴에는 안 놀래킨다고 했는데 많이 놀랐나보다. 곧 이어지는 사미다레의 살벌한 뒷발차기. 빗나가서 다행이지 맞았으면 최소 전치 16주는 되었을지도...
"괜찮긴 한데, 사미다레 양은..."
여기서 뭐 하고 있었는지 물어보기도 전에, 괴상한 울음소리가 동굴에 울려퍼졌다. ...안에 뭐가 있나? 아까 확인한 담력시험 일정엔 이런 연출은 없었던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자마자 사미다레의 기습 포옹에 당해버리고 말았다. 이건... 마사바에게 암바를 걸렸을 때보다 더욱 강한 충격... 즉 마사바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온 몸에 암바를 걸고 있는 느낌(?)
"이, 일단 좀 놔줄래...?"
이대로 있다간 진짜 숨막혀 죽겠다 싶어서, 사미다레의 팔을 툭툭 치면서 헬프를 친다. 그보다 동굴 안에 있을 생명체의 정체가 더 걱정이다. 저 울음소리의 정체가 산짐승이라거나 하면 진짜로 위험하니까.
"오컬트라.." "그들이라 말하는 건.." 이름에는 힘이 있거든요. 직접적으로 말하고.. 인식하면 그들도 우리를 알아차리니까요.. 동시에 그들의 이름을 아는 것이 퇴마의 조건 중 하나기도 하군요.. 라고 생각하는 피리카는 털썩 하고 떨어진 것과 눈을 마주칩니다. 눈동자가 흔들림조차 하나 없이 슥 움직입니다.
"눈을 마주치면 못 본 척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죠?" 히다이에게 일단 등불을 건네주려 한 다음. 그 건주줬던 손으로 떼어내려 시도합니다.
"히다이 트레이너씨. 들리시나요?" "못 듣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지요..." 만일 떼어낸다면 어딘가 멀리에서 끼야아아악하고 사람의 뒷목을 서늘하게 만드는 비명이 들릴지도?
제기랄, 이녀석 그 어떤 씹덕용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약간 마음의 거리를 느낀다. 그래도 츠나센에서 제일 친한 녀석이란 건 변하지 않지만.
"...필요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일장연설을 하게 됐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솔직히 운동하는 놈들은 다 둔하니까 이해는 가지만 다이고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역시 나는 운동을 일찍 관둔 덕을 본 걸까 싶기도 하고.
"뭐... 근데 너랑 나랑은 다르잖냐. 너는 연애관계고, 나는 담당이고. 이쪽이 좀 더 거, 음, 뭐시냐... 모르겠는데, 나한텐 담당쪽이 더 어려운 문제라."
사실 그렇다. 가령 성장한 메이사(성장버전이다. 좀 중요하다...)가 연애를 하고 속이야기를 안 한다 치자. 그렇다면 나는 남친이라는 지위를 핑계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요구하기가 편하다. 그리고 나도 여친에게야 뭔 이야기를 못하겠냐? 솔직히 이만치 깊게 생각하지도 않을 거다. 애정이 있어서 간편해지는 관계라는 건 분명 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인간관계고 해결법이 크게 다르진 않을테니, 나도 도움받은 셈이지. 너한테 말하면서 생각이 정리된 것도 있거든. 나야말로 고맙지."
하지만 지금은 담당, 그것도 임시 담당의 관계. 마치 무투대회에서 서로의 간합을 재듯 굴어야 하는 게 어렵다. 나야 늘 말하다시피 머리가 안 좋고 둔하기까지 해서.
"나도 너한테 큰 소리를 쳐버렸으니 노력할 수밖에 없게 됐고 말이야."
나는 먼저 일어났다. 여기서 언제까지고 시간을 끌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나 말고, 다이고가.
공포로 잔뜩 곤두선 청각에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것을 귀로 느낀 시점에는 이미 늦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날아든 그것은…… 엥. 그냥 박쥐다.
그러나 이 우마무스메는 그냥 박쥐에도 굴할 수준의 쫄보였으니. 사미다레는 이제 코우에게 달라붙다 못해 아예 새끼 코알라처럼 다리까지 딱 붙이고 매달리려 했다. 껴?안은 몸으로부터 덜덜 떠는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사미다레도 나름대로는 참고 있는 중이었다. 뭘 참았느냐면, 착란에 빠져서 사방팔방에 발길질과 주먹질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말이다.
"읏, ㄴ, 네엣."
정, 정신차리자. 자칫 잘못했다간 트레이너님이 사고사하실지도 몰라. 괴물이나 유령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코우의 말에 사미다레는 퍼뜩 팔을 풀어주었다. 잔뜩 힘주어 뻣뻣하게 굳어진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그, 그럴게요. 그런데 저건 대체……."
말을 하면서도 재빨리 몸을 숙여, 코우의 등과 다리 뒤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리려 했다. 한가하게 양해를 구할 시간 따위 없었다.
"저어, 만약에 저게, 우마무스메보다 빠르다면……. 트레이너님은 도망치세요……. 뒤, 뒷일은, 남은 싸움은 제가."
내 떨리는 손은 히로카미쌤이 건넨 등불을 의외로 잘 받아들었다. 아무리 떨려도 동앗줄은 꽉 잡을 수 있는 것이 나의 생존본능이라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가늘고 흰 손가락이 어깨를 털어내는 것을 질끈 눈감고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들리시나요?
라는 말에 온갖 죽상을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뭔갈 못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처음이다... 그러고보면 나는 늘 영적으로 닫혀있는 타입이라는 말은 곧잘 들었지. 솔직히 가위같은 것도 평생 눌려본 적이 없고, 어디 홀린 듯이 심령스팟으로 찾아간 일도 없다.
근데 어쩐지 요즘은 진짜 기기괴괴한 현상을 몰아서 체험한 기분이 든단 말이야~!!
정말 울고 싶다... 나뭇잎이 흩어지는 소리와 함께 눈을 떠보면, 어쩐지 시야가 좀 더 밝아진 기분이다. 아니 아니 뭐랄까, 아까처럼...
몰라. 단순하게 생각해서 흐렸던 하늘이 약간 개어 월광이 들어오는 것 같다.
"...이, 이제 괜찮으니까... 속전속결로 갈까요."
"...이걸 다 끝내고 나면 저 평생 귀신의집따위 안 갈 거니까..."
솔직히 객관적으로 봐도 나 지금 엄청난 치킨이니까. 다이고 공룡치킨 옆에 히다이 순살치킨 있을 것 같다고. 나는 히로카미 쌤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와들와들 뒤따라가고...
포이그잼플의 눈알이 흘러내린 기괴한 분장에 히로카미쌤 귓가에다 비명도 지르고, 미스레드 코멧의 목이 늘어나는 귀신 분장에 히로카미쌤에게 꺄아아악 소리지르며 와드득 껴안기도 하고, 누가 쓰다 말은 피범벅 제단 장치에 흐아아아아악 좌회전좌회전제발좌회전끔찍해애애앳 하며 히로카미쌤을 들어올리고 냅다 달리기도 하며...
...결국 완주했다.
끝나자, 땀과 눈물 밤이슬 그리고 기분나쁜 검은슬라임과 거기 붙은 낙엽으로 범벅인 채였다.
아이고 깜짝이야. 박쥐의 예고없는 갑툭튀에 펄쩍 튀어오르며 비명을 지를 뻔했는데, 간신히 참아낸다. 박쥐를 무서워하는 건 아니지만, 이 어두운 동굴이라면 아주 귀여운 제노사이드 커터가 튀어나온다 하더라도 놀랄 것이다. 아 암튼 그렇다고~ 무서운거 아니라고~ 아무튼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데,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사미다레에게 뭐라 말하기도 전에, 다리까지 바짝 붙여오는 그녀의 행동에 살짝 몸을 휘청거린다. 무거워!!! 그래도 금방 떨어져나가긴 했지만, 쉴 틈도 없이 사미다레에게 번쩍 들리고야 말았다.
"...뭐?" "아니, 그래도 같이 살아야지..."
희생을 자처하는 사미다레를 말리듯이, 그렇게 말한다. 아무리 우마무스메라 하더라도 곰이나 멧돼지랑 싸워서 이기는 건... ......되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것 때문일까,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그렇게 거리를 두는 게 익숙한 입장에선 담당 쪽이 좀 더 대하기는 쉬운 것 같았기에, 히다이의 말에 완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웠으나... 자신이 레이니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려워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어쩌다 보니 좀 더, 깊고 가까운 관계가 되어간다, 히다이가 들이받지 않았다면 아마 이럴 리 없었겠지. 그런 의미에서 다이고에게 이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라고 볼 수 있었다, 히다이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레이니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만한 시간이 되었으니까.
"숙제인가, 알겠어."
도시락이 없다는 말에 조금 걱정이 됐다, 형이 해주는 도시락 맛있는데! 매일 먹진 않지만 그래도 영양 균형이 잘 잡힌 도시락을 가끔 먹는 건 꽤 즐거워서.
"형도 힘내,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 잘 끝나면 한 끼 같이 먹는 걸로 하자."
이미 일어선 히다이를 따라 일어서며 미소를 지은 다이고는 팔을 내민다, 이건 악수와 비슷하지만 다른 그런 인사다. 그런 거 있잖은가, 팔을 교차시키는 장면.
보라색 빛을 뿜는 수수께끼의 괴물이라는 점이 여전히 무섭지만, 그래도 형체 없는 저주나 귀신 같은 게 아니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도리어 조금은 안심했다. 동물이 맞다면, 아니 차라리 괴물이더라도. 그 정도만 해도 오히려 낫다. 실체 있는 생물이라면 일단 주먹은 먹힐 것 아닌가……!
코우를 들어 안은 채 비장하게 동굴의 입구를 노려보는 것도 순간이다. 괴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더 지체할 시간은 없으리라. 그렇게 다리에 힘을 모으고 수풀 무성한 숲 한가운데로 다시금 뛰어들려던 순간―
극도로 곤두선 청각이 문득 어떤 위화감을 잡아내었다. 저 소리, 왠지 미묘하게…… '음질'이라는 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서둘러 고개 돌려 뒤를 확인하자 거기엔 무언가 기묘한, 그러니까 방금까지의 상황과는 다른 의미에서 기묘하기 그지없는 광경이…….
"고릴라……?"
어어, 여기가 남국이긴 한데 그렇다고 고릴라가 나올 만한 장소는 아니지 않나? ……아니 그보다도 왜 고릴라가 스피커를 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점보다도 곁다리 격 될 사실들에 더 주목한 까닭은, 이 상황이 너무도 황당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다. 프러시안의 니시카타 트레이너가 한밤중에 고릴라 옷을 입고 동굴에 들어가 있는 상황보다는 새끼 고릴라가 남국에 표류해 있는 쪽이 더 설득력 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부정해봤자 엄연한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원시 회귀……인가요?"
인간의 조상은 선사보다도 한참 이전에 유인원에게서 갈라져 내려왔으니까……. 그런 걸까. 그렇게라도 생각해야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자의 안타까운 몸부림이다.
사실 저 소리를 듣고 무서워한 적은 없다. 그냥 박쥐를 보고 좀 놀랐을 뿐이지, 그리고 위험한 야생동물이 있을까봐 그걸 걱정한 거고(?) 아무튼 곧 모습을 드러낸 거구의 괴생명체...는 거구도 아니고 괴생명체도 아니었다. 기껏해야 150센치 조금 넘을 거 같은 체구에, 딱 봐도 가짜같은 고릴라 탈을 쓴... 사람. 게다가 양손에 울음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를 든. ...여기도 담력시험 코스였었나... 라기엔 귀신이나 유령 같은 초자연적인 소재도 아니고, 실제로 있을 법한 상황이라서 더 이질적이다.
"...괜히 놀랐네."
그래도 상상하던 최악의 상황은 아니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런 건 아니고, 잘 봐봐. 저거 가짜 탈이야."
원시 회귀라는 이상한 추측을 하는 사미다레에게, 넌지시 그렇게 알려준다. 막상 정체를 알고나니 그렇게 무섭지도 않은데, 이 담력시험 이대로 괜찮은가...
얼떨떨한 상태로 원시 회귀 같은 소리를 하던 것도 잠시, 이윽고 들린 목소리에 사미다레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공포로 한껏 졸아들었던 마음이 탁 풀려버리니 맥이 빠지면서도 우스워졌다.
"아, 아하하, 그러게요. ……핫, 내, 내려, 이제 내려드릴게요……!"
그, 그러고보면 트레이너님은 연인 앞에서 공주님 안기로 들려 있었다는 거잖아! 사미다레는 당황해서 퍼뜩, 그러나 부드러운 손길로 코우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니시카타 트레이너의 애인을 꼭 안고 있었던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바보짓을 한 것 같아서 뒤늦게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오늘 밤엔 내내 새파랗게 질려 있던 얼굴이 간만에 다시금 새빨개진다.
"그, 그런데…… 왜 하필 고릴라……인가요? 어른이라고 해도 혼자는…… 위험하지 않을지……."
불을 끄고 기다린 듯하니 어둡기도 하고 말이다. 동굴 속 괴물 역을 맡았다 해도 혼자서 이 어두컴컴한 곳에 있으면 무섭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뜻이다. 사미다레는 그렇게 말하며 미즈호를 힐끔거리다, 슬며시 코우를 앞에 내세웠다. 아니 왠지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이제서야 내리는 것을 보고는, 고릴라…..아니 니시카타 미즈호는 탈을 벗어보였다. 코우가 공주님 안기로 들려있던 것도 딱히 상관없는 것인지, 지금의 니시카타 미즈호에겐 장난기 어린 미소가 역력하다.
“후후, 담력시험도 끝났으니 뒤풀이 정도는 가져도 괜찮겠지요. “ “최대한 [ 무서워 보이는 ] 생물로 분장하여 놀래키기 위한 것이었답니다. 어때요, 무서우셨나요?“
왜 하필 고릴라냐는 둘의 질문에, 미즈호는 스피커를 내려놓고는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원래는 말이지요, 저~ 동굴안에도 이런저런 담력시험을 위한 장치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답니다? 잘못 밟으면 쾅 하고 놀래킬 만한 마네킹이 나온다거나, 하는 트랩 말이지요. “ “그런데 여러분들께서 도저히 안으로 들어오시려 하시지 않으시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접 나오게 되었답니다. “
한 쪽은 경직된 웃음소리, 다른 한쪽은 그나마 덜 경직된 웃음 소리. 이쪽은……아주 여유로운 웃음 소리다. 후후, 하고 웃으며 미즈호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저어보였다.
“전혀 위험하지 않았으니, 걱정은 말아주시길. “
하지만 사실은 조금 무섭긴 했었다, 는 것은 비밀이다. 저 어두컴컴한 곳에서 미즈호가 홀로 몇 시간을 있었는지 사미다레와 코우는 모를 것이다…..
“헤헤, 진짜로 맛있는걸. 나냐짱이 만들어줘서 그래. 어쩌면 나, 이것보다 더 맛있는 참치마요 샌드위치, 먹어본 적 없을지도?”
느릿하게 웃었다. 응, 정말 맛있는 샌드위치였고. 다시 한번 샌드위치를 크게 베어물고는,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따스한 햇살, 고요하게 철썩거리며 퍼지는 파도소리,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 그리고 너와 나. 응. 정말로, 이 이상으로 맛있을수 없겠는걸. 소리가 나지 않게 씹고, 삼킨 뒤에..
”....나냐쨩, 그, 그래도? 평생 이것만 먹고싶은건 아니니까? 갑자기 내일 ‘여, 모카땅~ 어제 니가 샌드위치 맛있게 묵어가꼬 잔뜩 만들어왔어야?’ 같은 말을 하면서 샌드위치 5000개정도 만들어오면 나, 나나나나나아앗....“
오랜만에 비타스틱을 물고 거닐고 있다가 우연히 마주친 옥색 머리의 소녀. 뭐랄까, 학생이자 제수씨이자 지뢰계인 여자아이에게 나는 꽤 친한 척 하듯이 말을 걸었다. 다른 건 아니고, 그냥 심심해서다. 난 원래 심심하면 말딸들을 성가시게 굴곤 하는데, 제수씨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냥감이지. 내 무료함을 좀 달래줘야겠다 레이니.
"다이고는 냅두고 뭐해? 혼자서. 다이고가 심심해하더라."
얼마나 심심하냐면, 주사위 놀음하러 왔을 정도. 조만간 나처럼 빠칭코 폐인 루트를 탈지도 모른다. 하하. 그럴 리는 없지만.
>>179 유식주께서 골라주신 옷 정말 흥미로웠던wwwwwww 개인적으로 히다이를 포멀한 옷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꽤나 인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만큼 체육복과 (교복스러운)포멀룩으로 히다이의 모티브가 된 캐릭터들의 비율이 달라지는 걸 느낀wwwwwwwww 개인적으로 히다이는 교복을 입혀두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꽤 비슷하지만 다르다고 느끼게 된다고 생각해서 좋았습니다... 😌🥹
>>201 흥미롭다고 적은 건 뭐랄까... 히다이는 두 가지 모티브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기존의 마다오 캐릭터들 (사토 타츠히로, 하세가와 다이조, 긴토키 등...) 그리고 오타쿠중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그들(하치만, 신타로, 호타로, 아라라기 등...) 말이죠. 물론 어장의 주역은 히다이가 아닌 만큼 후자의 비율을 조정했답니다. 그들은 대개 쿨찐주역이니까 말이에요(저는 그들을 꽤 좋아합니다...)
체육복을 입은 히다이는 마다오의 비율이 높고 또 그런 면모가 두드러지지만 아무래도 히다이가 활동하는 반경은 학교인데다 어쩌다보니 '그들'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해서... 교복st의 포멀룩을 입은 히다이는 좀더 '그들'에 가깝겠구나 하는 기분에서 정말 흥미로웠답니다... 🤭
wwww히다이주께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랑 어떤 생각을 갖고계신지 이해해버린ww 그래도 몬가... 어장에 주역과 조연이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는www 히다이라는 캐릭터도, 히다이주께서도 인격자시구... 인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ww 마음을 사로잡는다는게 참 어려운 일인데, 히다이주도 히다이쟝도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고, 충분히 주역이라고 생각하는ww
wwwwwwwww그 러니까 만 우절 늑 김으로? 세라복을 입 어준다는거죠????wwwwwww
>>204 후후... 역시 유키무라주는 상냥하다니까요 🤭 뭐랄까, 생각하시는만큼 심각한 건 아니고... 정말 건전하답니다. 모두가 주인공이니 나 혼자 너무 주역의 롤을 차지하면 안되겠지.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간단히 말해 알잘딱으로 재료의 비율을 그때그때 조정하자, 라는 느낌이니까요. 상냥한 말씀은 마음에 간직해둘게요 😌
>>205 뭐랄까... 이거 하나입니다!라고 딱 말하긴 곤란한데... 개그일 때는 슈가슈가룬, 레이스에서는 지방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고... 라는 느낌일까요? 안노 모요코는 기본적으로 일본 여성의 정서를 밀도있게, 다만 너무 와일드하지 않게 다루는 사람이다 보니 유키무라의 입체적이고 촉촉한 감성이 비슷한 톤이라고 느껴버렸달까요.
>>208 저야말로 늘 새벽에 함께 잡담해주셔서 감사한 걸요 🥰 사실 슈가슈가룬은... 이것 때문에 픽하게 된 경향도 있네요. https://blog.naver.com/nyybaseball/100202117329 안노모요코 작사곡인데, 유키나냐는 이런 패션이지~ 생각하다가 우와 이거 유키나냐 우와 이거 유키무라다 하다보니...😌 전 이게 유키나냐로 보입니다...
wwwwww아니 히다이쨘... 그러면 그때 일상 돌리시는게 낫지 않은..??? 와따시야 원래 텀 느긋하게 일상 돌리는거 좋아하기도 하고, 텀이 길기도 하니 다이죠부인데, 히다이쨘이 걱정되는ww 모오 지금 몬가 시간 있으시다면? 와따시땃쥐 잠들기전까지? 느긋하게 이어도 와따시는 좋은ww
몬가몬가 와따시 지금 조금 할 일이 잇서서.... 괜찮으시면 편하고 느긋하게 선레 부탁드려도 되는??www
뭣이? 시라기 다이고는 점점 좁혀져오는 경찰의 수사를 피해 일본에서 숨어들어온 범죄자 무리에 의해 포획당해서 산채로 바다에 내던져진게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 그럴리가 없다는건 물론 알고 있습니다요. 마주가 출근 준비하기 싫어서 답레를 가장한 헛소리를 하고 있을 뿐.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요, 미스터 히다이.”
아무튼, 레이니는 히다이를 향해 새침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별로, 심심해할 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왜, 다이고는 같이 놀 사람이 많잖아요.”
시라기 다이고 : 인싸임 레이니 왈츠 : 아싸임
“...그래서 안 부르는거겠구나, 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한테 일일히 말을 거는것만 해도, 충분히 바쁠테니까.”
저는 남국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아, 걱정하지 마세요. 산업스파이 행적이 걸려 중앙 츠나센의 살수들이 저를 죽일 사명을 품고 찾아오는 건 아니니까요. 그저 누나의 극대노를 피해 당장 캐리어에다 손에 잡히는 아무것이나 넣어놓고 버스타고 배타고 바다 건너 왔을 뿐입니다.
여분의 속옷과 수건과 세면도구는 편의점에서 사면 됐으나, 수영복이나 여름에 입을 체육복따위는 챙겨오지 못한 처지. 도망치며 입고 온 단벌 반팔과 추리닝을 하루 빨아 하루 입는 생활을 반복 중일 뿐... 그리고 아무 불만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몬다이 입은 옷 또 입어?] [우와 냄새ww] [윳삐 우리 담임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 쪽팔려 😉 ] [히닷삐는 사퇴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그런 뜨거운 호응 덕에, 저는 남국에 온 지 며칠 만에 옷가게에 들른 것입니다.
음, 이건 땀 흡수 안 될 거 같은데. 음, 이건 색깔 너무 센데? 쪽팔려. 음, 추리닝 사고 싶다...
검은 닥터 마▪️샌들, 검은색 긴 나팔바지, 흰색 미우미▪️ 슬리브리스 크롭티를 걸친 채, 검은색 버킷 햇을 쓰고 더워 죽어가고 있는 허접무스메가, 여기에 한 명 있다. 평생을 츠나지에서만 살아온 내게, 남국의 뜨거운 햇볕은 더이상 버틸수가 없을정도로 더웠다. 이대로라면 정말 녹아버리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더워서, 트레이닝이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바다에 빠져드는것도 당장은 시원하겠지만, 수영도 질렸고~ 오늘은 수영할 기분도 아니고. 무엇보다 선크림을 잔뜩 발라도, 바다에 반사되는 햇빛때문에 피부가 타기도 쉽고...
"무리무리잇..."
그렇기에, 오늘은 적어도 더위를 피하면서 좀 쉴까 싶었다. 시원해보이는 가게로 적당히 골라 들어간 곳은 옷가게였고. 나냐쨩에게 옷, 선물해주면 좋아하려나? 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찰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살갑게 인사하길래, 솔직히 좀 식겁했다. 아니, 반말이고 히다이라고 하니까 제기랄, 옛날 동창이라도 마주쳐버린 건가 누나 친구인가 하고... 돌아보자 익숙한 얼굴이다. 괜히 으휴, 하며 핀잔을 주고는 들고 있던 옷걸이에 시선을 돌린다.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시 뒤를 돌아서 위아래로 훑어보면 이 녀석 옷 센스가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내가 고른 것...솔직히 말하자면 무난하고, 다시말해 히다이 옷장에 5벌 정도 더 있는 검은 녀석들과 비슷하다. 그래서 고른 거긴 한데... 좀 그런가. 너무 평소랑 별다를 게 없나.
아니 근데, 너무 과감한 걸 시도해도 찐따력이 만천하에 드러나버려... 나는 찐따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발돋움 하는 녀석들이 으레 할 법한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기왕 마주친 거 도움이나 받아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좀 패셔너블한 녀석의 도움이 절실했다.
헤실거리며, 느릿하게 미소를 띄우고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네게 말을 건다. 핀잔을 주어도, 오히려 장난스런 얼굴로.
"알았다. 히다이, 담력 시험 갔다와서 아직도 겁먹어있구나? 정말... 맞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 자랑할거 되게 많은데."
뭐 달라진거 없어보여? 하고 묻고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이전에, 너와 옥상에서 당장이라도 사라질것 처럼 얘기했던 분위기와는 정 반대였으니. 그리고 나는, 가만히 널 바라보다가. 뭐지, 왜 위아래로 흝어보는거지? 무슨 우시무시하고 파렴치한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하는 눈빛으로 째릿, 괜히 배를 가리며 너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네가 꺼낸 말에 좀 의외라는듯, 진지한 얼굴로 너와 옷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으음..."
전체적으로 너를 흝어보고는.
"무난해서 재미없다는 느낌이네. 나쁘지는 않아. 잔디에서 잘 뛰고 있는 우마무스메같지. 하지만 5~6착, 때론 7~8착 같은 느낌. 오히려 더트에서 뛰면 충분히 1등을 거머쥘 수 있는 아이라는게 더 아쉬운 느낌이야. 잘 이해 되려나?"
느릿하게 얘기하다, 네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 미안. 괜히 주제넘게 참견하고 싶진 않았는데~ 뭐 그래도, 옷 고민되면 같이 골라줄 수는 있어."
늙고 살쪄서....?????(죽은눈) wwwwwww피는 다행히 슬슬 멈추는wwwwwww 코이츠 너무 웃긴wwwww 레이니쨩이 오해를 하게 한 죄(다이고주:네???) 와따시와 원=비 익덕공의 단죄가 있을것이오....(?????) wwwwwwww먼가먼가 이런 개그일상 할 기회가 있으면 넘 웃길것같은wwww
오늘은 드물게, 이 섬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날씨가 좋지 않았다. 두꺼운 구름 뒤로 해도 별도 숨어 어두컴컴한 날이었다고 할까. 마치 무슨 괴담이나 호러 소설의 도입부같은 그런 날이라고 할까. 쭈뼛거리면서 합숙소 지하, 백물어를 하기 위해 빌린 듯한 장소에 발을 들이며 생각했다. 이거, 공포영화 도입부 아니야?
"히얏, 아, 으, 히, 히히, 히로카미 트레이너?!"
그냥 인사에 깜짝 놀라서 말을 더듬어버렸다. 으으, 그치만, 분위기 무섭고... 왜, 왜 여기 왔을까.. 별을 보러 가는 것도 못하니까 뭔가 재밌는거 없나 하고 온거지만, 재미보다 공포가 더 크다니.. 게다가 어째서, 히로카미 트레이너랑 나뿐이지?? 다른 애들은? 다른 트레이너들은? 안 오는건가?!
"다, 다른 사람들은? 왜 아, 아직 안 오는... 으에엑..."
마주 앉은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말에 시선을 돌린 곳은 향로와 초가 있는 곳. ....향보다 초가 밝으니까... 초에 불을 붙였다. 우우.. 분위기 완전 무서운데...
뭔가 유키무라의 대화법은 좀 어렵다. 극한의 N과 S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다이고처럼 둔한 건 아니지만 단세포 체육계이기 때문에 이런 비유를 들면 머리에서 깡통 굴러가는 소리가 나게 된다. 하여튼, 깡통을 굴려서 생각해보니 7~8착이라는 소리면 시궁창 아닌가 싶어 옷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렇게 구린가? 나 늘 이런 느낌으로 입는데.
지갑을 꺼내서 지폐 사정을 살핀다. 우와, 상당하네... 요즘 옷들 가격이 천정부지인데 이거로 되려나.
"1만 7천 850엔 안쪽이면 돼."
178,500원 안쪽으로 모자 상의 하의를 전부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유키무라 모모카는 이 챌린지를 성공하여 다음 스테이지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손에 땀이 쥐어지는 승부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일단 살펴보기 시작하는 유키무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스몰토크나 하기로 한다. 그리고 옷을 갖다대면 얌전히 대지고, 입고 오라 하면 얌전히 입고 오기로.
예민한 여자아이의 독심술이라는 거냐?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나? 좋아, 그러면 다이고의 다리털을 떠올려볼까... 봤냐? 와, 그걸 봤어?! 저질 ❤️ 남의 마음 엿보는 헨따이 ❤️ 죽어 ❤️ ...라고, 머릿속 만담을 좀 해본다. 덕분에 뜨끔한 얼굴은 좀 감춰졌다.
...그보다 이 녀석, 진짜 성가신데? 이 옥색머리도 그렇고 너 그거냐 그거? 월드이즈마인? 소노 이치, 이츠모토 치가우 카미카타니... 아무튼, 나는 듣기만해도 성가신 이야기에 질렸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다이고 정도 되는 둔감한 녀석이니 받아주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이고랑 이야기할 때는 레이니가 불쌍했는데, 레이니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이고가 불쌍한 무한 인과응보 츠쿠요미의 굴레.
"...너 공주야?"
"의무적인 연락 하면 됐잖아? 의무는 다했다는 거 아냐. 너는 가만히 있고 걔만 발에 불나게 뛰어다니면 그게 머슴이지 남친이냐."
네, 저는 이래서 매번 혼활을 실패합니다. 성가신 거 귀찮거든요!
"너도 어디 아파보이는 건 아닌데 먼저 찾아 좀 가지 그래... 그... 그게 그거야? 연애의 밀당이라는 그거?"
히로카미 트레이너, 안 그래도 은근히 무서운 인상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진짜로 무섭단 말이지.....
살짝 물방울이 맺힌 당근쥬스를 받아들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서 감사인사를 대신하고 들이킨 그것은, 기이하게도 차가웠다. 마치 방금이라도 냉장고에 있던 걸 꺼낸 것처럼... 목을 타고 내려가는 이 서늘한 느낌은 분명, 당근쥬스가 차가워서만은 아니겠지...
"에, 에우우... 시간 딱 맞춰서 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일찍 온 걸까? 그보다 그 속삭이는 듯한 소리 너무 무서우니까 음량 조금만 키워주면 감사할 것 같아요. 라고 차마 말하지는 못하고 그냥 혼자 중얼거리듯 딱 맞춰서 온 거 아닌가-하고 말하다가, 멈췄다. 그, 그게 무슨. 아니, 그렇네. 백물어까진 못가도 괴담이니까, 초를 켜면 말해야 하는 건가.
"히이이익, 이, 이런 타이밍 맞춰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오오..."
말하면 되잖아요 말하면! 하필 천둥치는 타이밍에 그런 말이라니 심장이 죽어버리겠어! 작게 헛기침을 하는 걸로 목을 가다듬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괴담, 괴담이라고 해도 말이지...
"—츠나지의 해변가를 걷다보면 작은 사당 하나를 볼 수 있어. 바다를 바라보듯 세워진 그 사당에서 무얼 모시고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고, 거의 무너지기 직전까지 삭아 있지만 걸려있는 금줄은 유난히 새것처럼 보일거야. 매년 금줄만큼은 일정 시기에 새롭게 갈거든. 뭐어, 금줄이라는건 보통, 성역과 일반 세계의 경계를 상징하는 줄이지. 신의 영역에 인간이 발을 들이지 마라, 뭐 그런 의미일까나. 어쨌든 중요한 건 그거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경계의 의미라는 거."
"하지만 그 사당의 금줄은, 반대방향으로 꼬여 있단 말이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어. 정말이지, 대체 무엇을 모시고 있는 걸까. 아니, 애초에 '모신다'고 표현해도 좋은 걸까? 우리는 대체 그곳에 무엇을 가둬두고 있는 걸까." "...금줄을 새 것으로 바꿔다는 날이면, 늘 일기예보가 틀리곤 해. 바다의 날씨는 변덕스럽다지만 매년 그 날이 되면 이상할 정도로 풍랑은 거세고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지. 마치 오늘처럼 말이야." "언젠가 사당이 완전히 삭아서 무너지고, 금줄조차 달 수 없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아, 얘기하다보니 차분해졌다. 뭔가, 얘기하는 입장이 되면 괜찮은걸지도... 그렇게 잠시 안심한 채로 이야기를 마치고, 촛불을 들어서 불을 끈다. 하필 그 타이밍에 또 다시 천둥 소리가 크게 들려 무심코 움찔해버렸다. 그, 그러니까 아까부터 타이밍이 이상하다고?!
-... 웃고 있는 그녀. 딱 맞춰 온걸까요? 당신께서 본 그 시계가. 급박스럽게 느려졌다는 가능성은 제로일까요?
-갇혀있는 것들이 흐려지고 사라지려면 무언가가 필요하죠.. -인세의 인식이란 상당히 견고하니까요.. 훅 하고 초가 꺼지자, 그 자리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위로 올라갑니다. 기이하리만치 꼿꼿이 천장까지 올라간 연기가 한순간 흩어지는 걸 바라보던 그녀가 미소를 짓습니다.
-초의 연기도 흠향에는 나쁘지 않지요. -그럼 저도 말해볼까요. 괴담이라고는 해도 기이한 이야기 또한 흠향하기엔 좋답니다. -뒷덜미에 서늘함이 흐르는 것처럼요. 속삭일 때마다 어딘가 서늘해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녀가 이야기를 말하려 합니다.
-진명..에 관하여일까요? -어디에서나 진명을 알게 되면 신이한 존재를 부릴 수 있다라는 전설이 있답니다. 끝없이 어두운 곳을 빠져나온 것들에게도 진명이 있었죠.....처벌이자 제약으로써 그들의 진명이 널리.. 그리고 흔한 이름으로 퍼졌기에 그들이 풀려난다면 그 진명을 지닌 이들에게 횡액이 닥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그녀가 속삭이면서 향을 피우고 향로에 꽂자. 향로에서 흐르는 연기가 바닥을 슬금슬금 기어가는 것 같군요.
이상하게도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서늘한 기분이 든다. 이 자리의 분위기, 낮게 울리는 하늘, 어두운 지하... 뭐 그런 것들을 제쳐두고서도 말이다.. 으윽, 윽, 도망가고 싶어.... 근데 여기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 저주받을거같아(?)
"...아, 아니 그거 진짜 무서우니까 그런 연출 그만하자 진심으로...."
향을 꽂으니 연기가 아래로 흐른다. ...어, 어째서지. 초를 껐을 때는 위로 갔는데... 거기에 흠향하는 존재들이 많다는 말까지 들으니 미쳐버릴 것 같다. 바닥을 기는 연기가, 꼭 그것들이 진짜로 주변에 있다고 말하는 느낌이라...
어쩌면 내 옆에도, 내 뒤에도 있을지도 모르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니까. 어떻게 생겼을지조차 모르는데도 기어코 그걸 상상하고 마는 것이 인간이 지닌 상상력의 쓸데없는 성능이지. 으.. 진짜 무서워.... 정체를 모른다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다. 차라리 유우가가 주변에서 습하습하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바닥을 기면서 저 연기를 습하습하 하고 있는 유우가... 으와 이건 이거대로 경악하다 못해 머리가 냉정해질 정도의 상상인데. 하지만 유우가 꼴?초니까 담배를 압수하면 저 연기라도 진공청소기마냥 빨아들이려고 할 것 같고... 아.. 그럴듯할지도...
좋아, 무서운게 좀 덜해졌다. 고마워 유우가(?)
".....아, 익숙해졌을지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 무서운 광경을 상상해버렸으니까, 역시 무서울지도. 그나저나 정말로, 다른 사람들 안 오는거야?
"...혹시 나만 너무 일찍 온 건가. 다른 사람들은? 부른 거 맞죠, 히로카미 트레이너?"
이거이거, 이거 봐라? 아주 공주님 납셨군. 뭔가 심기가 안 좋다. 그야 다이고는 정말로 몰랐던 거지만 이쪽은 자존심 하나로 강짜를 두고 있는 상황이니까. 다이고는 어떻게 손 써야할지 몰라서 조용히 있고, 레이니 왈츠는 뭘 하느라고 이야기를 안 해. 그렇게 시간은 계속 지나가. 그렇다고 맘고생을 안 하냐면 그것도 아니지.
나의 절대적인 호감도를 따지자면 다이고는 무조건 레이니의 위에 있고, 나는 팔을 안으로 굽히는 종자여서, 이거 조금 긁어볼까 하는 내 특유의 다혈질이 슬쩍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조금 경솔했긴 하다. 인정한다. 나는 레이니 왈츠의 마음고생은 알지 못하고 있었고, 내가 아끼는 동생이 골머리를 앓고 심력을 소모한단 게 정말로 꼬왔다.)
반쯤 농담이라고 해도 그거, 반은 진담이라는 거잖아?
"아아, 그러냐. 그럼 그렇게 자존심 계속 부려봐. 그러다가 헤어져도 할 말 없겠지."
내 쪽으로 이야기를 돌리려는 건 다이고 쯤 되니까 받아주는 거지, 거의 초면에 가까운 녀석에겐 어울려줄 이유가 없다. 나는 인터뷰는 바로 무시하고, 이제는 프린팅이 반들반들하게 닳아버린 도발키를 눌렀다.
"다이고한테 듣자하니 너, 뭔가 알 수 있는 물건을 전달받았다며? 근데 당장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지."
-그저 연출처럼 보이시나요? 후후 웃으며 그녀는 느릿하게 향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도 피는 흘릴 수 없으니.. 라고 중얼거립니다. 메이사가 질문을 하자. 그녀가 살짝 자세를 고쳐앉으려 합니다. 담요로 덮여있던 무릎 아래가 좀 드러나네요. 발목 밑은 어두운 가구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요. 당신뿐 아니라 다른 이들 모두를 초청했답니다. 화사한 미소를 지으면서 속삭이듯 말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번쩍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가 내리쳤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콰르릉 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쏴악..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후두둑거리는 소리가 마치 창을 두드리는 노크소리 같네요.
-성격이 급하시기는요... 노크는 자제해달라고 그렇게나 말했었는데요.. -...메이사 양? 그리고. 번개가 비칠 때. 어둠 속에 감춰져있던 그녀의 발목이 그 빛을 받자 흐릿해지는 게 보였을까요?
피 대신 연기라는 뜻인가. 으악. 안돼. 유우가 효과가 10초도 안 지나서 끊겨버렸다. 이제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 다른 사람들 다 초대했는데 왜 안 오는거야!라고 따지려던 순간, 번개가 내리친다. 한순간 밝아진 방 안에서 눈에 띈 것은 이상할 정도로 흐릿한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발목.
아니.
히로카미 트레이너가... 맞나?
처음보는 화사한 미소를 지은 '저것'은 히로카미 트레이너가 맞나? 맞다면 어째서 발목이 희미해지는건데? 아무리 연출을 한다고 해도 사람 발목이 잘린 것도 아니고 흐릿해진다고? 내, 내가 잘못본걸까? 후두둑 떨어지는 비는 창문을 두드리는 것 같다. 노크라는 말이 정말로 어울린다. 차라리 발목을 보지 않았다면 그 말에 기겁하면서 그만두라니까!하고 외칠 수 있었을텐데.
-...메이사 양?
"......"
극한의 공포는 말을 뺏어간다고 했던가. 소리가 나오지 않은 채로 입만 뻐끔대면서 떨리는 손으로 발목을 가리켰다. 내 발목이 아니라, 상대의 발목을.
결말 1-그것이 메이사를 잡아먹을 듯 다가올 때 기절했다가 눈을 뜨고 일어나보니 기숙사였고. 갈 시간의 알람이 울리고 있었습니다.
결말 2-메이사를 향해 그것이 깔깔깔 웃으면서 망가지듯 반쯤 녹아내리며 폴더가이스트현상 일으키며 메이사를 향해 다가가는데 물리!로 도망쳐나오니 다른 지하실에서 메이사를 찾아온 진짜 리카를 만나서 저 지하실엔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다시 지하실로 갔지만.. 아까 피운 향의 연기가 메이사의 뒤에서 흐르고 있었다....
결말 3-퇴마주문을 눈 감고 외우다 보니 메이사 혼자만이 방 안에 앉아 있었고.. 곧 히토미미와 우마무스메들이 들어왔지만.. 초가 꺼진 흔적과 아직도 타고 있는 향은 존재를 증명하듯 남아 있었다..
여름이다. 해는 쨍쨍, 모래알은 반짝. 바다도 푸르고 놀기 좋은 남쪽의 섬. 이런 환경에서 특훈이라고 해도 말이지, 사실 놀기 좋은 환경이라 다들 적당히 훈련하고 열심히 노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게 틀림없지. 게다가 바다에서 하는 바베큐라던가, 바리바리 싸들고 온 간식이라던가, 바다의 집에서 파는 관광지 특유의 고칼로리 음식들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흥청망청 즐기다보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 눈 앞의 담당 트레이너를 보며,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유우가..."
동글동글해졌네. 뭐랄까. 배 주변이 특히. 옷을 새로 샀다고 하더니, 설마 살쪄서 가지고 온 옷이 하나도 안 맞게 되어버린건가. 우와, 그럼 엄청 찐 거 아니야? 빤히 보다가 일단 손을 뻗어서 손가락으로 배를 찔러본다. 누구 배? 당연히 유우가의 배다. 몰캉한 감촉이 그대로 전해지는 걸 보아하니, 쪘네 쪘어.
"잘도 이런 배로 수영복 입으려고 하네❤️ 말랑배❤️ 돼지❤️ 물에 들어가면 배만 둥둥 뜨겠어❤️"
퍼펙트 원더의 돌발바베큐에 합석하기도 하고, 아 여기 바다의 집이 안주가 제법이더라고 그래서 맥주도 좀 마시고 아 근데, 또 카레도 만들었잖아. 맛있더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술이랑 담배 무한리필가능하단 점이 최고였거든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짠 바람을 쐬면서 시원한 맥주 한 캔, 그리고 속을 뜨끈~하게 덥혀주는 연기 한 번이면 이게 국밥이지 뭐가 국밥이냐?
K-국밥은 꺼 져 라 !
...뭐 그래서. 제 탄탄판판배의 거죽이 약간, 약간 두꺼워지긴 했지만.
이렇게 바로 알아볼 정도인 거야?!
"........."
나 히다이 유우가, 그래도 운동선수였고 이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쪽팔리고 부끄럽고 자존심상하고 무엇보다 한참 어린애한테 배를 콕콕당하면서 말랑배라는 굴욕적인 서술을 당하는 게...
-본래 피는 생명을 보이는데 좋은 것이니까요... 후후 웃으며 메이사에게 잘 대해주려는 듯하지만. 메이사가 자신의 발목을 가리키는 듯하자.. 그녀 또한 내려다보려 합니다.
-저런... 그녀가 침통한 표정으로 발목을 내려다봅니다. 노크처럼 들리는 창에 부딪히는 빗소리 사이사이로 깔깔대는 목소리가 밖에서 들립니다. 들여보내줘맛있는거좀더피를신선한영원히여기를헤매게 그녀가 메이사를 빤히 바라봅니다. 그러고보니. 어딘가 어색했던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들렸나요? 그것을 만일 알아차린다면 그것이 입을 찢을 듯이 크게 벌려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각오하신 ㄱㅓㅇㅑ? 피리카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목이 기괴하게 꺾입니다. 피리카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보라빛 머리카락의끄트머리에서 무언가 뚝뚝 떨어지며 바닥에 검붉은 자국을 남기고..
-이ㄹㅣ로 와 나 갈ㄱㅓㅇㅑ 쿵! 벽에 붙어있던 서랍장이 급작스럽게 엎어집니다. 어떤 외력도 없었음에도. 그것이 무릎 아래를 잃은 채 메이사를 향해 철벅거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기어옵니다.
아~ 오랜만에 하니까 재밌어 죽겠다, 담당 놀리기. 사바캔 이후로 처음인가. 그동안 나름대로 자제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풀려버린 것 같아. 매수각희의 봉인이. 굴욕을 가득담아 외치는 유우가를 보면서 히죽히죽 웃었다. 재밌다~
"그래서, 진짜로 어떻게 된 거야 그 배."
탄탄판판배라고? 뭐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담당인 내 눈에는 사소한 변화도 금방 보인다고 할까 아무튼 예전보다 좀 달라진 건 사실이고. ...어라, 이거 조금 위험한 생각이었나? 절대 입밖으로 내면 안 되겠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안 그래도 매번 혼활대실패 맞선파괴자 모쏠인데 살까지 찌면 이 불쌍한 트레이너는 정말로 혼기를 놓치게 되어버린다. 담당으로서 그냥 두고볼 수 없지.
"어쩔 수 없네. 유우가도 같이 수영할래? 물에서 놀면 칼로리 소모도 제법 된다고 하던데." "아~ 그치만 물에서 놀려면 수영복 입어야하는데, 그런 말랑통통배로 수영복 입으면 분명 웃기겠지❤️"
지, 지금 무슨 소리를. 아니 이거 밖에서 들린 건데?? 쫑긋 선 귀가 바들바들 떨리면서 창가 쪽을 향한다. 또렷하게 들리는 깔깔거리는 소리. 빗소리와 섞였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의... 귀와 다르게 정면의 히로카미 트레이너에게 고정된 시선이 마구 흔들린다. 아니야. 저거 히로카미 트레이너가 아니야. 애초에 사람도 아니야. 사람이 저렇게, 목이 꺾어지면서 웃을 수 있을리가—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싫어!!!!"
무릎 아래가 없는 그것이, 무언가를 뚝뚝 흘리며 자국을 남기면서 기어온다. 소름끼치는 철벅철벅하는 소리를 피해 반대방향으로, 문을 향해 달린다.
문, 문을 열어야하는데. 문이, 문.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급하게 문고리를 잡아 돌리지만, 어째선지 문이, 문이 열리지 않아?! 떨리는 손이 미끄러져서인지, 아니면 무언가가 막고 있는건지. 달각거리는 소리만 나는 문고리를 계속해서 잡아 열려고 하다가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으으으...!!! 결국 그냥, 발로 문이 열릴 때까지 걷어찬다. 쾅, 쾅, 크게 울리는 소리 너머로 점점, 철벅거리는 소리가, 기어오는 그것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싫어! 싫어!!!! 오지마!!!!!
우마무스메의 진심 999% 발차기를 맞은 문이 나가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오로지 달렸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아서. 그러다가 도중에 발이 꼬여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통증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도, 도망, 도망가야해. 잡히면 분명 죽어버릴거야...!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다가, 앞에 보이는 인영에 기겁해서 다시 소리를 질렀다. 따라잡혔어!!! 죽는다!!!!!!!!!!!
왜 그렇게 수영을 싫어하는거야. ...아, 물 무서워하던가? 그건 몰랐는데... 물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수영을 강요할 수는 없지. 헉, 갸루삐네가 유우가 냄새난다고 한거, 물이 무서워서 못 씻어서 그런 거였을지도... 이제 이해가 가네. 대충 주워들은 것들과 지금 유우가의 모습을 보고, 혼자 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군. 유우가는 물을 싫어한다. 한 편으로는 '니가 무슨 고양이냐'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어쨌든 존중은 해야지. 그래서 죽을 때까지 안 빠질걸~ 하고 놀리면서도 그냥 맞춰주기로 했다.
"흐음.... 뭐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그럼 가자~" "햇빛이 세니까 모자 쓰고 가자. 선크림은 발랐어? 이상한 태닝 자국 남기기 싫으면 꼼꼼히 바르라구."
약간의 잔소리를 곁들여서 하다보니, 뭔가 이상한데. 보통 담당 트레이너가 우마무스메한테 할 말 아닌가 이거? 우리 뭔가 관계가 역전된 느낌인 것 같은데. ...뭐 이건 이거대로 재밌으니까, 됐나.
아니, 이 아저씨. 아까부터 왜 이렇게 남의 연애에 이래라 저래라 못해서 안달이람? 슬슬 차오르기 시작하는 불쾌함에, 메롱이다, 하고 정강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주고 달아나려는 계획을 새우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찰나, 들려오는 명백한 도발에 레이니・왈츠는 문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래서 다이고가 싫어.”
잠깐의 침묵 후, 나온 말은 고작 그것 뿐.
“진짜로, 싫어.”
겨우 덮어두었던, 그날의 숨막히던 침묵이 다시 떠올라서, 레이니는 입술을 꽉 깨문다. 해결되었다고, 믿고싶었다. 소소한 문답 몇 개와, 손에 들어온 자그마한 수첩으로.
“나,는... 다이고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니까, 궁금, 하다고, 말했... 었는,데.”
결국, 시라기 다이고가 자신에게 내어줄 수 있었던 건. 고작 수첩 하나까지가 끝이었을 뿐이다. 선은, 여전히 견고한 담벽으로, 굳게 그어져 있을 뿐이다. 아무런 죄 없는 히다이를 노려보던 눈에서, 눈물이 방울져 떨어진다. 레이니는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로, 수영복의 치맛단을 양손으로 꽉 쥐었다.
-이ㄹㅣ로 와 -같이. 영원ㅎㅣ 이 안개를 헤매며.. -■■■•\…노ㅁㅣ콘의 희생ㅈㅔ크!-÷△•☜…■■⊙△◎△◎□□⊙⊙◎◎◎■⊙⊙⊙⊙⊙⊙⊙⊙⊙⊙⊙⊙⊙⊙⊙⊙⊙⊙⊙⊙ 만일 메이사가 한번 뒤를 돌아봤다면 수많은 눈과 입이 박힌 듯한 그것이 메이사를 향해 철벅대는 듯한 미끈거리는 뭔가가 떨어지는 입을 벌리며 속삭이고 있는 걸 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문이 뻥하고 걷어차지고. 넘어진 메이사를 내려다보는 것은..
"메이사 양?" 메이사의 앞에 있는 것은 피리카었습니다. 밝은 계단 앞에서 메이사를 바라보는 피리카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요.. 의심가는 것을 살펴본다고 해도 정진정명 인간이겠지요.
"그쪽 지하실이 아니라 이쪽 지하실로 장소가 변경되었는데... 오지 않아서 좀 기다리다가 뭔가 소리가 들려서 와봤답니다." 그러니까. 메이사가 장소변경공지를 제대로 못 받았다는 게 원인이었지요.. 하지만 그 공지를 못 받은 게 메이사의 잘못은 아니지요. 전파를 살짝 어그러뜨린 건...
히,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모습으로 또 변한건가!!!! 싫어!!! 진짜로 싫어!!! 도와줘!!!! 도망치면서 슬쩍 돌아봤을 때, 뒤에 있던 것을 봐서 뒤로는 가고 싶지 않은데, 앞에 계단에는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모습이 또 있어서. 뒤로도 앞으로도 못가고 그냥 바닥에 찰싹 달라붙어서, 다리 사이로 숨다 못해 가슴께까지 끌어올린 꼬리를 꽉 끌어안고 바들바들 떨었다. 이제, 이제 진짜로 싫어. 자, 잘못했어요 뭘 잘못했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는 안 할테니까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제발 집에만 보내줘 제발!
"우우우.. 싫어 집에 갈래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잡아먹히는건싫어진짜로무리이제집에갈래왜아무도도와주러오지않는거야아아"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또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시끄러워, 이제 또 속을까보냐. 절대로 안 속아. 안 넘어갈거야. 그러니까 제발 누가 좀 도와주러 와줘!!!!!!!
바르는 의미를 모르겠다고? 역시 혼활대실패 맞선파괴자 모쏠다운 사고방식이군... 모자도 안 들고 왔다고?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싶은 건가 이 트레이너... 위험하다 싶을 땐 이미 늦은거라고? 보아하니 돌아다니면서 수분보급할 물통도 없겠군. 물통은 있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맥주 있는데?'라는 대답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바닷물 마시면 되잖아 염분보급도 되고~'라고 할지도 모르지...
"허접~❤️ 한심해❤️ 아무것도 안 챙겨서 담당 우마무스메한테 전부 빌리고 있어❤️ 어른인데 학생한테 손 벌리고 있어❤️ 그야말로 한심 그 자체❤️" "어쩔 수 없네~ 아무리 한심하고 어설프고 모쏠에 맞선파괴자라도 내 담당이니까, 빌려줄게❤️"
야레야레, 하는 느낌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잠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밀짚모자와 선크림, 물통을 챙겨서 다시 나와 유우가에게 모자와 선크림을 내밀었다.
"자, 여기. 선크림은 드러나는 곳에 전부 바르면 돼. 모자는 이거 써."
사실? 누구 빌려줄 생각은 했지만 그게 트레이너일거란 생각은 안 해서. 만약 트레이너에게 빌려준다고 해도 그게 유우가일거란 생각은 안 해서... ...모자가 그, 리본 달린 모자긴 한데.... ....뭐 괜찮겠지.
절대 안 속는다고 안 넘어간다고 한게 무색하게,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바로 마음이 무너져버린다. 이럴수가. 기껏 연장해놨는데 산마캔은커녕 여름합숙도 다 안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트레이너를 잃게 되다니. 이럴 수는 없어어어어....
"그, 그래! 뒤엔 없겠지!!! 지금은 앞에 있으니까!" "아까도 히로카미 트레이너 모습으로 나왔잖아! 이제 안 속을거라고!!!"
눈을 꾹 감고서 외쳤다. 내, 내가 또 속을 줄 알아?! 이제 안 속아!!! 눈을 감으면 어두워서 무서워. 하지만 눈 앞에 있는 것이 아까 그것이라고 생각하면 눈을 뜨는 게 더 무섭다. 아니야, 눈을 감는 쪽이 더 무서운가? 모르겠어. 그냥 무서워. 이제 진짜로 무리이이이이!!
그러다가 머리에 무언가가 닿는 감촉에 화들짝 놀라, 땅을 파고 들어갈 것처럼 몸을 움츠렸다. 우우우, 머리부터 삼켜지는거야, 난 이제 끝이야....
......그, 그냥 머리를 핥...는건가? 맛보기 중인건가...? 아니, 이건 쓰다듬는 감촉인데. ....헉, 설마 안심하고 고개를 들면 집어삼키는...?
"히다이 트레이너는 멀쩡합니다." 아마 저 안에서 스포츠음료와 당근쥬스를 고르고 있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며 천천히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합니다.
"한순간에 삼키다니요. 지금 저는 히토미미라서 못 삼킨답니다." "정말로 괜찮을 겁니다." 뭐.. 증명할 방법이 없긴 하지만.. 일단 전 진짜입니다. 라고 말을 계속하면서 진정시키려 시도합니다.
"제 모습을 하고 속인 건.." "....언젠가 때려잡을 수 있을 겁니다." 분명 저기엔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일 겁니다. 뭐 보이면 제가 하야나미 1년치 식재료 중 일부를 40%할인가로 팝니다. 라고 당당히 말하려 하네요. 하야나미에 수산물을 그가격으로 팔지 않을거라는 당당함인가.
나는 리본이 휘날리는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선크림을 치덕치덕 얼굴에 펴발랐다. 고양이 세수라도 하는 기분이네, 이거. 목 뒤랑 팔도 발라주고... 좀 손에 넉넉이 남았으니까 매끈한 겨드랑이에...는 아니고, 대충 발에다 바를까. 그렇게 생각하며 샌들에서 발을 꺼내자, 거긴 이미 타지 않은 모양으로 샌들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자각하고 나니까 좀 따가워! 앗 뭐야 이거! 앞으로는 무조건 바르겠습니다!
"따갑다..."
일단 선크림은 내 파라솔 벤치 위에다 놓았다. 돌아다니면서 들고다니긴 좀 그렇기도 하고... 대신 메이사가 들고 있는 물통은 내가 들어야지. 달라는 듯 말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이정도는 알아먹을 정도의 신뢰관계...라고 생각한다.
"...근데 메이사, 너 그거구나? 그 뭐야, 요즘 애들말로..."
"츤데레."
나는 뭐... 지금 당장은... 해변가에서 리본이 휘날리는 밀짚모자를 쓰고 햇볕을 등진채로 너를 돌아보는 타입의 흰 원피스 미소녀라고 할까. 일단 흰 반팔티니까 좀 맞지 않을런지.
멀쩡하다고...? 진짜인가...? 히또미미라서 못 삼킨다고? 아니, 아까 그것도 히또미미인척 했어. 발목이 투명했지만... 맞아 발목....
".......그럼 발목 보여줘."
엄청난 발목페티쉬 같은 발언이지만, 엄청나게 진지한 목소리로 했으니까 그런 느낌은 없을거야. 난 진짜로 비장하게 꺼낸 말이라고... 만약 발목이 반투명하거나 흐릿하면, 이 녀석도 가짜다. 날 말로 구슬려서 잡아먹으려고 하는 거겠지. 아까 그 녀석도 하반신은 담요로 가리고 있었는걸. 가릴 필요가 있었다는거야. 그렇다면... 둔갑인지 뭔지 모를 그것도 완벽하진 않다는 뜻이겠지. 즉,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하지만 발목이 멀쩡하면?
진짜로 히로카미 트레이너라고 믿어도 되지 않을까? 살짝 고개를 들고 눈을.. 역시 무서우니까 반만 뜨고 힐끔, 히로카미 트레이너의 발목을 보려고 했다.
>>495 ㅠㅠㅠㅠㅠㅠㅠㅠㅠ히다이주 상냥해 그 그렇게 해서 해결된다면 저는좋슴다 다이다이(??)
그 리고 그때 못 봐서 수첩 내용을 말씀 못드렸는데 화과자집 하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내용이랑, 병원 내원 기록 같은 게 있었슴다 구체적 소견까진 안 적혔고... 허리 쪽에 부상이 있었다, 정도만 알 수 있는 그런 내용임다 지금도 가끔 병원 간다는 느낌의 영수증도 좀 있고
일단 히다이한테 말한 것처럼 자세히 말한 게 아니라 다 암시하는 내용이다보니 어느정도는 맞는...
그거, 나중에 씻을 때가 진국인데. 엄청 따가울거라고. 히죽히죽 웃다가 유우가가 내민 손에 물통을 턱 건네준다. 아니 뭐, 달라는 거 아니었나? 아니었어도 선크림에 모자까지 제공했으니까 이 정도는 들고 다니라는 뜻으로 준 거다. 꼬우면 아시죠?
"응?" "...뭐, 뭐라는거야!! 딱히 유우가를 위해서 한 거 아니라고!!" "폭삭 늙어서 노안이 되거나 이상한 태닝자국이 남은 트레이너한테 트레이닝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거니까! 전적으로 날 위해서 한 것 뿐이니까! 착각하지 마시지!"
키이이잇!!!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그보다 하나도 안 챙겨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빌린 주제에(사실 세 개뿐이지만 아무튼 느낌상 그렇다)잘도 그런 말을!!! 물통을 건네준 덕에 비어버린 양손을 꽉 쥐고 바들바들 떨다가, 먼저 걸어가는 유우가의 등을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살짝 쳤다. 마마가 자주 보여주는 등짝스매시보다 위력은 적지만, 따끔할 정도는 되겠지. 아마도.
신발과 양말 뒤에 있던 것은, 하얀 발목이었다. 어라, 이렇게 서술하니 이건 이거대로 무서운데. ...아니, 흐릿하지 않아. 선명하다. 하얗지만, 선명해.
"....진짜 히로카미 트레이너야? 진짜야? 으, 으으으으.. 으아아아앙..."
진짜다. 진짜 히로카미 트레이너야. 맞지? 진짜지? 눈을 깜빡이며 몇 번 더 확인하고, 진짜 히로카미 트레이너냐고 물어보는데 울음이 터졌다. 나, 나 너무 무서웠어. 이제 이런 거 싫어...
"으우우... 그치만 거기, 있다구. 진짜로 있었어. 히로카미 트레이너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발목이 없고, 철벅거리면서 따라오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있는거지? 아, 아까도 안 보이다가 보였어. 분명히 있어. 있다니까. 확인시켜주겠다는 히로카미 트레이너에게 이끌려 내려가면서도 계속 분명 있었다는 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정작 내려간 지하실은 정말로 텅 비어있어서. 아니, 아무도 없는 건 이해하겠지만. 아까 초라던가, 향이라던가, 엎어진 서랍장도 푹신한 자리도. 내가 앉았던 곳까지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텅 빈 지하실이라...
"......어라....?"
분명, 있었는데. 어째서...? 끼긱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히로카미 트레이너를 올려다봤다.
"그럼요. 진짜랍니다." 울음을 터뜨리는 메이사에게 손수건을 건네주고는 좀 달래주려 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떠도는 잔해들을 생각하면 울만도 하다고 속으로 납득하네요. 그도 그렇지...
"정말 무서웠겠네요.." 그래도 괜찮을 겁니다. 라고 안심시키면서 아래로 내려가서 장소를 보려 합니다. 정말로 있었다는 것을 어필하자.. 고개를 끄덕입니다.
"가끔 그런 괴담같은 일이 일어나는 게 여름이니까요.."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 장소에 오래 있는 건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들이 또 불려올 수 있으니.. 라고 말하면서 이만 진짜 장소로 갈까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메이사가 뒤돌아서면. 끼익거리는 듯한 옅은 소리와. 향의 연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오지만.
-어디서 날뛰는 건가요? 그녀가 피리카가 손으로 흩어버립니다. 메이사가 향을 맡고 혹시? 뒤돌아볼 수도 있지만. 그저 피리카와 텅 빈 지하실만이 보일 겁니다. 피리카는 아직도 발목이 선명하고, 바로 메이사에게 다가와서 가죠. 라는 평범한 말을 건넵니다.
아니아니아니 나 그냥 방으로 갈래... 이제 괴담이고 뭐고 싫어.... 히로카미 트레이너가 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원래 장소로 가자는 말에 고개를 빠르게 휘저으며 손수건을 꽉 쥐었다. 나, 나 이제 3년 정도는 괴담 없이 살아도 괜찮아. 아니야 평생 없어도 돼. 진짜로.
"아무튼 가, 갈래... ....어라?"
원래 장소든, 숙소든 일단 가려면 뒤돌아서 나가야 하니까. 몸을 돌린 순간, 끼익하는 소리와 아까 그 향 냄새가...
"—?!"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지만, 거기엔 여전히 텅 비어있는 지하실과 히로카미 트레이너가 있었다. ....차, 착각이었나봐... 아까 일이 너무, 무서워서 그만...
"귀여운 별명이라니 서른 넘은 아저씨 주제에 뭘 바라는거야❤️ 한심해❤️" "정 원한다면 귀엽게 하트 붙여서 말해줄까? 애벌레❤️ 벌레쨩❤️ 모쏠❤️"
히닷삐는 갸루삐네가 부르는 별명 아닌가? 겹치니까 패스하고 싶은데. 그러다 담당 오빠라는 말에 살짝 인상을 썼다. 오빠라... 아저씨라고는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오빠는 좀 아니고 아저씨❤️정도면 괜찮지 않나?"
그보다 모래 안 뜨겁나... 누워서 단비꺼야~ 시전하는 유우가를 보며 살짝 한심하단 표정을 지었다. 아- 이런 한심한 녀석이 내 트레이너라니. 저거 봐. 이쪽 힐끔 보는 것도 엄청나게 한심하잖아❤️ 한심해서 나 말고는 아무도 담당해달라고 안 하겠지. 어쩔 수 없네. 내가 죽을 때까지 담당해줘야겠군. 막 이래.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다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
히다이가 성가신 여자도 귀찮아하고 그렇게 혼활에 절실한 것도 아니면서 혼활혼활하고 다니는 건 말하자면 히키코모리 시절의 도태된 갭을 메우려는 발악이니까요 🫠 그게 꼭 혼활과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도 되는데 그걸 체감할 계기가 적었죠. 가족은 모두 그런 정상적인 루트를 권하고 있고 🤭...
이상하다고, 그럼 싫다는 뜻인가. 불러도 좋지만 별명이 더 편하다는 거지. 그렇다는 건 그냥, 별명으로 부르라는 얘기나 다름없고. 그리고 자꾸 자신을 오빠에 가깝다고 하는데, 솔직히 우마그린보다 연상이면서 오빠를 주장하는건 너무 양심이 없지 않나? 잠시 바다로 시선을 향했다가, 다시 유우가를 본다. 이- 한심한 아저씨 같으니.
"—프러시안에 있을 땐, 니시카타 트레이너가 담당이었어도 이름이나 별명은 안 불렀었어." "시라기 트레이너는 우마그린이라고 부르긴 했는데... 야나기하라 트레이너는 너무 기니까 하또라고 줄여서 불렀고. 다른 트레이너들도 대체로 성씨로 부르고 있으니까-"
다른 트레이너도 그래. 햐쿠모 트레이너도, 히로카미 트레이너도. 전부 성씨다. 너도 처음에는 몬다이라고 했었고. 사바캔에서 1착을 하고, 우리가 해냈다고 생각한 후로는 유우가라고 했는데. 싫었던 거구나. 뭐, 동의도 통보도 없이 혼자만의 생각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긴 하지. 살랑거리던 꼬리가 살짝 멈춘다.
"나름 특혜였는데... 어쩔 수 없지." "일어나, 아저씨❤️ 그대로 누워만 있으면 살 절대 안 빠질 걸❤️"
...뭔가 느낌이 쎄한데. 직감 레이더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뭐가 이상한지 알아채기엔 나도 상당히 둔했다. 내 육감은 위기에만 울리고 말 뿐, 그게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는 전혀 모르니까. 그래도 분명한 건 있다. 내가 뭔가 실수를 했고 특혜가 거둬졌단 것.
내가 특혜를 거절한 건가. 특혜라고 들으니 탐이 나는 건 사실이다. 희귀한 걸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탐을 짓누를 정도로 근본적인 어색함이 있었다.
유우가로 불리는 것에 대한.
울렁거림, 토하고 싶은, 뭐랄까, 긴장이 있었다.
잘 모르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자, 이번엔 진짜로 울렁거렸다. 머리가 너무 뜨거워 더위라도 먹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일단은 아저씨도 괜찮지. 내키면 오빠라고 불러. 난 준비돼있으니까..."
이지랄이나 하며 일어섰다. 좀 어질어질하군. 못 견디겠으면 바다에다 머리나 박을까! 그래도 조금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우엑."
못 견디겠어. 난 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메이사의 손을 덥썩 잡고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너도 깊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바다에나 들어가자고!
그렇게 끈끈한 물 안에 한참 고개를 처박았다가 푸하, 하고 나왔다. 온통 젖었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도망치기 최고다... 나는 안경을 해변으로 던지며 실컷 웃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째 일어나는 폼이 이상한 느낌이라 주시하고 있었다. 뜨거운 모래사장에 누워있으면서 더위라도 먹은건가. 물을 좀 마시게 할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손이 덥썩 잡히고는 그대로 어딘가로 끌려갔다. 뭐 어딘가라고 해도, 결국 바로 앞의 바다였을 뿐이지만. ...아니 잠깐 바다!?
"에으아아푸흡?!"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바다로 끌려들어갔다. 크학! 코, 코에 물이!!!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대비를 못해서, 코에도 물이 가득, 귀에도 들어간 느낌이 들어. 으으... 진짜....
"푸하... ....하아...?" "물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아깐 수영 싫다며."
실컷 웃으면서 안경을 집어던지는 유우가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물어봤다. 아, 아까 싫다고 해서 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결국 빛을 보기 전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던 거구나. 씁쓸한 감각이다. 그 때의 스트라토를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모습에 다이고는 무어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입가를 손으로 매만졌다.
"그게, 으음... 유감이야."
뭐라고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 성실한 아이라고 생각해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고.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때까지 혼자서 많은 고민을 했겠구나 싶다, 문득 아버님에게 들었던 부탁이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져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 본 거야? 레이스는... 안 나갈 생각인 거 같지만, 그게 달리는 걸 아예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반영구적인 신체 기능의 저하라. 낫긴 했지만, 어쩐지 허리가 시큰거리는 느낌에 다이고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큰 부상은 무사히 치료하더라도 퍼포먼스의 저하를 가져오는 법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 노력으로 인해 나는 피가 모든 걸 망쳐버리기도 하니까.
"나는...으음,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남 생각하면서 참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아아... 츠나센의 모두가 남쪽의 섬으로 합숙을 떠난 사이 트레이너실의 바닥에서 쭈인님... 날 봐줘요... 날 주워줘요... 바닥은 너무 추워요... 를 외치고 있을 불쌍한 시라기 트레이너의 수첩이여... 마주는 뭔가 이상하다 싶긴 했었는데... (이하생략)
“왜 안 열어봤다고 생각하는거야?!?!?”
히다이여... 미안하다... 지금 레이니한테 히다이의 무릎 같은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확실하게 봤어!!! 그 수첩, 분명 돌려줬어!!!”
말을 바로 하라고?! 레이니는 끓어오르는 분노에, 저도 모르게 히다이의 양 어깨를 꽉 붙들었다. 우마무스메의 악력이 연약한 히토미미를 짓누르게 되겠지만, 그걸 조절할 수 있는 상태일리가 있는가.
“다이고가 보기와는 다르게 아픈거 알아, 확실히 안다고!!! 여기에서 대체 무슨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건데?”
...연약한 몸이 아닐텐데도, 성인 남성의 몸이 힘이 실리는대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상하다, 이렇게 힘조절을 못 하다니. 나 답지 않네...
“수첩의 내용이 다가 아니겠지, 하고, 짐작했어. 무거운 이야기니까, 직접, 이야기 해주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돌아오는게 이런거라면, 이게 방치가 아니면 뭐야??? 대체 뭔데?????” “차마 못 말하겠으면, 나중에라도 말해주겠다는 빈말이라도 던져주던가.”
“이건, 그냥, 넌 여기까지, 하고, 선을 그은 거잖아. 그런데, 내가 자존심 버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건데...”
"나도 검은색 좋아하지만, 검은색은 컬러랑 이것저것 신경쓰지 않으면, 좀 후줄근해보이잖아? 특히 히다이는 아저씨니까~ 옷 관심 있으면, 세련되게 입는게 좋을걸?"
느릿하게 웃으면서, 네가 옷을 다시 내려놓는걸 바라보고. 골라달라는 말에 헤헤, 웃었다. 그리고는.
"우에, 엄청 구체적인 금액이네. 으음.. 뭐, 좋아. 기다려봐."
나는 한 5분정도, 가만히 서서 너를 바라보았다. 이따금씩 으음, 하는 소리를 내다가, 휙 하고 뒤돌아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남색 우마 랄프 로렌 셔츠(8900엔), 우마=폴 검은색 캐주얼 바지(9900엔) 을 골랐고, 흰색 우마=썬더 매꾸잉 신발을 집으려다가, 10만엔이 적혀있는걸 보고 흠칫 놀란 다음에, 그 옆에 있는 흰색 로우 스니커즈(1만엔)를 집었다. 사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매꾸잉이 적혀있는 신발을 신고 다니면 뭔가 좀 그렇지 않을까? 나, 맥퀸 양의 팬이에요~ 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트레이너로 보일지도 모르고... 그건 별로 좋지 않겠지. 응. 해맑은 얼굴로 웃으며, 옷과 신발을 네게 건네었고.
"자자, 가서 입어봐. 신발 편한지랑 옷 사이즈 잘 맞는지 한번 보고. 아, 스니커즈는 내가 선물해줄거니까, 예산은 딱 괜찮을거야."
wwwwwww모하모하인wwwwwww 너무 많이 자버린wwwwwwwwwwwwww 그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옷을 찾아본적이 있던가 와따시의 옷도 이렇게 열심히 골라보진 않았는데.... 과연 절망적인 패션센스를 벗어나 히다이에게 세련된 옷을 선물해줄수 있을까???(덜 덜 덜)
"음. 그래서 쭉 학교쪽 커리큘럼도 보고 고민을 계속했어요. 달릴 수 없다면 할 수 있는것."
교내의 전공에는 달리기 위한 전공만 있는 것도 아니였으니까. 트레이너 전공으로 가는 우마무스메도 얼마든지 있고. 나는 어디에 관심을 두었냐고 하면. 장비정비쪽이다. 손재주야, 원래도 있었던 편이고. 학업공부에서도 개인관리를 위해서장비 정비에 대한 수업이 있으니까. 조금 더 공부하면 그쪽을 선택해도 괜찮지 않을까하고.
"스태프로 전향할려고 합니다. 적어도 친구들이 달리는데 제 손이 닿을 수 있다면 좋을거 같다고 생각해서." "저, 터뜨려버리면 정말 다른 사람들 상처입힐 말만 잔뜩할거같아서 꾹 눌러담고 있었어요."
남을 생각하기이전에, 병자로서 약함이 불러오는 원망적인 말들. 그래도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에게 잔혹한 말을 담으려고 했었으니까. 이제는 레이스 내려놓는게 좋지않을까. 도망치는 것 같지만.
좋아하는데 아프니까 별로 안 들어가려고 하는 거라니. 사실 이해가 잘 안 되는데... 나, 지금 엄청 멍청한 표정하고 있을지도.. 근데 진짜로 이해가 안 되는 걸. 표정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근육통이라니, 진짜 아저씨 그 자체❤️" "따가운건 아까 발 쪽 아니야? 아, 이런... 썬크림 전부 지워지겠다..."
망했네. 가지러 가는 사이에 좀 타버릴지도... ...뭐, 좀 타는 것도 여름의 추억이고 괜찮나. 잠시 썬크림을 뒀던 파라솔 쪽을 보다가, 고개를 돌린 순간 불길한 느낌이...! 회피기동이닷!! 직감이 말하는 대로 재빠르게 옆으로 피했다. 스쳐지나가는 것은 어디선가 발사된 물. 그리고 눈 앞에는 양손을 모은 자세로 있는 유우가.
그렇군... 싸움을 걸어온건가.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올린다. 유감이네. 나 지금 기분이 살짝 안 좋은데.
"기습인가... 이봐 애벌레, 각오는 됐겠지?"
손물총이 아니라, 그냥 손으로 물을 퍼서 가차없이 유우가가 있는 쪽을 향해 뿌린다. 크크큭, 받아라. 우마무스메의 완력으로 뿌리는 물을!!!
달릴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 츠나센에는 레이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길을 선택하는 우마무스메가 많다, 트레이너를 지망하는 아이들도 있고, 아예 레이스와는 관계가 없는 직업을 가지는 경우도 많으니... 생각해 보면 길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스트라토의 선택이 무엇이냐는 건데.
"스태프 말이지, 으음...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우마무스메이면서 스태프, 이건 충분한 메리트라고 볼 수 있었다, 히토미미가 우마무스메를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보통이지만 우마무스메의 도움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겠지. 당장 지난번에 마미레와 이야기했던... 트랙 평탄화 작업도 스트라토가 돕는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들려온 목소리에 다이고는 조금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라... 어떻게 알았어? 아무한테도, 아니지... 으음 거의 말 안 한 것 같은데."
우연...말이지, 스트라토가 딱히 거짓말을 할 만한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해 일단은 믿기로 한 다이고는, 그보다는 이어지는 말이 좀 더 중요한 내용임을 이해하곤 입을 열었다.
"아냐, 꼭 숨겨야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먼저 말할 생각을 안 해본 거 뿐이니까." "...쓰읍, 질투 말이지."
질투라... 솔직히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의 희미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그 자리에 있을 만큼 모든 걸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뭐든지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해낼 수 없었던 만큼. 그 이상을 바라기보단 현상 유지로 만족하던 시간. 그래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그런 감정이 없었던 게 아니니까. 그 계기는 역시 허리를 크게 다쳤을 때, 더 이상 배우 일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다.
"똑같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긴 해. 확실히... 조절하지 않으면 날카롭게 되는 것도 알고."
그래도 혼자 꾹꾹 눌러담아 버리면. 시간이 지나 나아졌다고 생각해 버리면 점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줄어들어, 먼저 꺼내지 못하게 되면, 결국 이렇게 되는 거고.
"그래도 이야기하는 편이 좋아, 인생 혼자 산다고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나 그런 거지... 결국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야. 생각만으로 정리되지 않는 것도 있고."
"우마무스메의 달리기는 아니지만, 모터스포츠에서 포드는 셸비 아메리칸의 튜닝의 힘을 톡톡히 봤었죠. 우마무스메의 달리기 세계에서도 그런게 가능할까 그런 상상을 해보니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정도지만."
얼마전 봤던 영화인 포드 v 페라리에서 나왔던 내용에서 생각한 것이다. 충분히 우마무스메용 스포츠 상품도 큰 기업들이 있는 이상, 그걸 우마무스메에 맞게 튜닝하는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어느쪽이냐고 하면 가면라이더 파입니다. 프리큐어나 전대보다는."
우연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
"그렇지만 내려놓고싶어요. 그 감정. 더 달리려고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상처줄거같아요. 힘내. 극복할수있어. 너도 할수 있어. 그런말들. 듣고 있자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그러는 것같아서 부아가 치밀어 올라서, 무슨 말을 할지 몰라서. 아니 정확히는 무슨말을 할지는 알아요. 너와 네가 같냐고. 희망은 가지고 싶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뭐든 이루어 주지않잖아요."
극복하지 못하는 것을 이제는 내려놓을때다.
"체념한거같나요. 체념한거맞아요. 도망친것같나요 도망친건 맞지만. 그래도 겁쟁이가 되고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렇게 고민을 쭉 털어놓는거에요. 그게 다이고 트레이너에게 왜하냐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아차 방금 명칭 바꿔버렸네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건 비교적 좋은 소식인데 캡틴이 선의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일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일. 어디 아픈 거 아니고 착한 일 하는 거야! 걱정 마!!
다만 그렇게 되면 스케줄에 따라 이번 코노와타 S.의 다음 주(즉 가을-1 피리어드 전반부), 주말을 포함한 기간 중 어느 때나 갱신을 못 할 수도 있어 일단 다랑어자리 유성군 진행을 위한 비축 레스는 만들어 놓을 예정. 일반 레이스도 되도록 차질 없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냥 레이스를 쉬고 유성군 이벤트에 포함된 다른 진행을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야
일단 이건 자세한 일정이 결정되면(상세는 혹시라도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도록 미공개하겠지만) 그때 다시 공지할게!
참, 트레이트? 레이스? 보상 수량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은데 보통 소셜 트레이트를 통한 인토 획득량에 직접적인 차이가 있는 경우는 획득 난이도가 달라서야 일상을 예시로 들면 '1핑퐁'과 '2핑퐁', '아무나'와 '특정 인물과'가 다른 거지 어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차등인데, 다들 이렇게 열정적일 줄 알았다면 통일했어도 좋았을 법하네 물론 그 차이가 유의미하게 크다고 판단되면, 또는 제보가 있다면 인싸무스메나 우등생/바카 때처럼 보상 패치가 있을 거니까 건의 바람!
그리고 불량마장에서 운 요소가 커지는 건 의도된 설계야 어차피 겨울 정도 되는 후반에는 특히 스피드의 성장 비용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스탯이 비슷한 선에서 수렴할 거고 가장 스탯이 높다고 해서 확정적으로 이겨 버리는 건 (경마스럽지도 않고) 하위 주자들한테 너무 가혹한 일일 테니까 적어도 마구로 기념(높은 확률로 눈-불량)에서는 업셋을 노려 볼 희망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 이건 순수 다이스 / 순수 스탯싸움을 절충한 결과라고 생각해 줘(참치어장이라는 플랫폼에서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방식은 이 정도가 한계야)
나는 질린다 질려, 행복해라 이 자식아~ 하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정말 축하는 하는데 질리는 이유는... 그냥 여고생 남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렇다. 누님이라던가 갸루무스메들 때문에. 너도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피팅룸으로 들어가다가,
" 여 고 생 의 사 랑 이 란 ~ ! "
라고, 피팅룸 바깥으로 시원스럽게 외쳤다. 소리를 쳤다기엔 미묘하게 낮은, 딱 학생들을 통솔하는 정도의 볼륨으로. 소리치지는 말랬으니까 말이다. 그냥 쪽팔리게 하는 정도면 충분했다.
그리고 짧은 환복. 조금 넉넉한 품의 슬랙스 스타일 바지와 무난한 벨트, 그리고 흰색 스니커즈(이런 건 평생 신을 일 없었는데.)와 적당한 명도의 남색 셔츠가 넉넉하게 어깨에서 떨어져 나는 꽤 시원스런 도쿄 젊은이같은 인상이었다.
"이게... 나?"
뭐지, 평소 나의 덥수룩한 머리도 지금은 도쿄인들의 멋부린 언밸런스 샤기컷처럼 느껴져. 뭐야 이거. 이 스타일에서 타이트하게 입으면 회사원, 넉넉하게 입으면 포멀한 젊은이가 되잖아. 그리고 다리 길이에 딱맞고 무릎을 조이지 않아 넉넉한 바지와 짧은 스니커즈 사이의 발목 절대영역이 또 아찔한데, 좀 미소녀같다.
"나 이거 입고 나갈래."
그리고 사실 거기서 만엔 더 추가해도 된다. 예비용 비상금까지 옷에 털 생각은 없었으니까. 제자한테 돈받아서 신발산다니 그렇게 멋없게 살고 싶진 않았다...
"젠장, 이대로 입으면 혼활 성공할 거 같기도 해..."
역시 젊은 녀석인가... 누님이 골라준대로 입었을 때랑은 또 다른 깔쌈함이 있었다. 젠장, 나 오늘 왜 이렇게 멋지지...
아니근데 진짜 원더주 >>789 진짜 미치게 웃긴wwwwwwwwwwwwwwwww 보면 볼수록 웃긴wwwwwwwwwwwwwwwwwwwwww 이런드립력은 어떻게 갖추시는???wwwwwwwwwwwwwwww >>>그런 말은... 따를 수 없다앗...!!! 메롱이다앗...!!!<<< 한글자도 빼놓을수 없는 킬링 포인트의 향연인wwwwwwwwwwwwwwwwww
선이라면 그쪽이 넘기 시작했다고!! 첨벙거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물이 이리저리로 튄다. 정신없이 물을 끼얹고 맞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유우가의 체력이 더 빨리 소진된 느낌이다. ..이거 운동으로 쳐도 좋은건가? 그보다 이 정도로 지친다니 너무 허약하잖아 히또미미❤️
"고작 이 정도로 지쳤다고? 뭐... 운동은 어느정도 됐나..." ".....?"
천천히 유우가의 뒤를 따라 모래사장 쪽으로 나가다가 눈치챘다. 물을 가득 머금은 슬랙스(그보다 저런 차림으로 잘도 물에 뛰어들었군)아래로 보이는 오른쪽 무릎의 부자연스러운 곡선. 마치 옷 아래에 무언가를 더 끼운듯한... 마치...
"....."
약간 그거 같은데.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 탈 때 부상방지용으로 착용하는 보호대 느낌이랄까. 오른쪽 무릎에 그걸 차고 있다는 건.. 뭐지? 다쳤나? 이, 이상하네. 머리는 찼어도 다리는 찬 적 없는데.... ....다른 애가 차기라도 했나... 찾아내서 똑같이 해버릴까보다. "......있잖아."
살짝 애매한 기분이다. 상했던 기분이 풀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까보단 나은 것 같기도. 역시 몸을 움직이는게 기분전환에는 좋은 걸...까?
"역시 아저씨보다 유우가가 좋아." "유우가라고 부를래. 그냥."
어쩔 수 없어. 나, 옛날부터 고집 하나는 엄청 셌거든. 이런 담당을 견뎌라(?)
"그래도 유우가가 애벌레나 아저씨라는 별명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으니, 그쪽도 불러는 줄게❤️"
>>817 wwwwwwwwwwwwwwwwww너 무무 서운wwwwwwwwww 릿카릿카삐 굿모닝 굿모닝인wwwwwww 아직 시간도 이르니 좀만 더 줌셔도 다이죠부지 않은??ww
>>818 wwwwwwwwww코이츠wwwwwwwww 진짜 "미슐랭 스타 쉐프" 그자체인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저 지금 그렇게 되면? 유우가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메이쨔가 그럼 내가 언그레이를 나냐라고 불러도 되냐고 되묻고? 거기서 내로남불같은거 굉장굉장히 싫어하는데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상처줬던거랑?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닌것같은? 그런거 눌리는것까지? 하.... 메 이사 주 저 랑일상 해 요 저 지금 미 치겠는wwwwwwwwwwwwww
나냐네 가족들하고도 친하고(하야나미 무료이용권) 나냐랑 둘이서 노래방도 갔었고 대상경주때마다 1착 2착을 두고 겨루는 찐한 라이벌이자 친구인걸 이만큼 허물없는 관계가 있어? 있을라나? 풉킥풉킥 <<< 나냐쨩이랑 가족들 아직 못봄, 노래방 데이트도 못해봄, 대상경주도 못(안)나감 = 독점력 버튼 1차 눌림
거기에 "대상경주에는 출전할 용기도 없어서 나냐랑 라이벌은 꿈도 못 꾸지?" <<<<< 이미 맛쭁맛쭁에게 라이벌 초코 줘버렸구?(물론 그때는 이런거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어쩔수 없다고는 해도 은근 신경쓰는중) 빨간버튼 2차 눌림 대상경주 못나가는거는 라이벌 약속 플랜도 무너지고 OP경주 출주중인데다? 그토록 바라던 달리기가 조금은 벗어났어도, 여전히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랑? 진짜 진지하게 마주보면서? 뭔가 대상경주에 대한 두려움이라던지? 자신은 라이벌 관계라던지 틀어졌는데? 진짜 라이벌은 메이사인가? 같은 생각도 들고? 자기혐오의 늪에서 빠져나온줄 알았지만 사고가 마구마구 네거티브쪽으로 빠져버리니 독점력 버튼이랑 빨간버튼이 마구마구쾅쾅쾅x100 하고 눌리니까???
눈물같은것도 흘리지 못하고? 굉장히 차분한 얼굴과 태도로 "먼저 우마=펀치" 를 날려버리고? <<< 그동안은 선이 있어서 운다던지? 굉장히 감정적으로 야, 너, 하고 부르면서 쳐볼테면 쳐봐!!!!!! 덤벼!!! 라던지 했지만? 그런게 전혀 아니라? 뭔가 무너진것처럼? 굉장히 침착하게 "먼저 때려버리는" 상황이 나오지 안을가요?? 그리구 다음날부터? 갑자기? 히다이에게? 굉장히 친근하게 붙어다니는? 그러면서 또? 나냐쨩과? 그런 행동은 당연히 좋지 않으니까???? 파멸의 길로 가버리는????????
그 런 못 된주 접을 해버렸는데요 죄 송합니다....(도게자)
하 하 하지만 저 사실? 뒤에 히다이에게 친근하게 붙는 부분만 빼면? 메이사와? 유혈투닥도? 해보고 싶은........()
레이니・왈츠는, 마침내, 무자비하게 히다이를 흔들던 것을 그만두었다. 대신, 팔에 힘을 살짝 줘, (우마무스메의 기준으로) 가볍게 그를 밀치고선, 눈물을 닦아낸다.
“거짓말쟁이.”
... 유감. 실로 유감. 첫 번째. 히다이 유우가와의 첫 만남에서 레이니는 한 가지를 알아차렸다. 히다이는,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면, 쉽게 거짓말을 내뱉곤 하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 거짓말은, 상황과 맞아떨어지는지 까지는, 신경 쓰지 않고, 그때그때 생각해 내는 타입이구나 하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선 담당도 팔아넘기는 쓰레기.”
두 번째. 메이사 프로키온은, 히죽히죽하는 미소를 자주 짓곤 하는 츠나센 최고의 장난꾸러기지만, 담당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메이사가 정말로 그런 이야기를 남에게 전해 들었다면, 지난밤 천체관측을 개시하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진행을 이어갈 수 없었으리라.
“메이사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아니, 100% 아무 생각도 안 해봤겠지. 레이니는 혀를 차며 양손을 탁탁 소리 나게 털었다. 마치 방금까지 더러운걸 손에 쥐고 있었다는 느낌으로. 우와, 진짜 최악. 더 이상 저 사람 얼굴 보고 싶지 않아.
“당신. 그 니시카타보다 최악인 인간이야.”
작별의 인사도 아까워서, 마지막까지 악담을 퍼붓고선, 옥색의 우마무스메는 몸을 돌린다.
// 아주버님이랑 친해지고 싶은데에에~~~~ 🤦 뭔가 막레 st로 쓰여졌지만 더 이어나갈 생각 있으시다면 더 이으셔도 오케이입니다
>>846 우엥 마사바쨩...... 바빠..??? 나 눈물이 막 멈추질 안아.......(마구나데나데) 먼가 위에서 풀던 썰에 연관지어서 풀고싶은 유열 썰이 한가득이지만... 지친 맛쭁을 위해서.......
저 지금 귀여운 코코쨘 썰 이생 각나요 코코넛 쥬=스 맛있어보여서 샀는데 약간 그 머지? 단종된 쓰레빠맛 나는 음료 맛 나서 으에- 하고 실망하는 코코쨘...wwwww 넘 귀여운wwww 아니면 히히 하고 불가사리 콕콕 찌르다가 군소같은 징그러운거 보고 우에~ 하는 마사바쨘이라던지ww
>>854-855 wwwwwwwwwwwwww 저 지금 너무 더운 원더가 머리위에 전구가 딱 떠오르면서? "이열치열이다아아아아앗!!!!!!!!!!!!!!!!" 하고 완전매운김치나베를 패딩을 껴입고 코타츠에 들어가 먹는 대회를 펼치는 상상이 드는데요 너 무웃 긴wwwwwwwww
>>865 wwwwww 옛날 만화중에 그 먹짱? 이거 재밌게 봤는데 약간 이게 생각나는wwwwwwwwwwwwwww 이 만화... 배고플때 보면 꿀잼인데? 배부를때 보면? 그냥그런 신기한 만화인wwwwwwwww
>>866 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미치겠는wwwwwww 너무 웃긴wwwwwwwwwwwwww "총 상금 100억, 학원장 자리를 걸고 하는 츠나지 절명 토너먼트!!!!' 같은 느낌인wwwwwwwwww 원더쨩... 저 사미사미쨘이랑 시합 일상 얘기 했었는데? 원더쨩도 참 여해주시 나요???😳😳😳
우마=펀치 맞으면 (일단 아파서 에극익이긱하다가)"아~ 반박 못하고 결국 폭력이네~ 나냐랑도 의견갈리면 이렇게 하냐? 우와 나냐쨘 불쌍한ㅋㅋㅋㅋ"이라고 말하면서 자기도 발차기 날리고(???) 빨간리본값 충실하게 하고 치고받고 하다가 결국 감정 격해져서 막판엔 울면서 "니가 먼저 내 담당한테 꼬?리쳤으면서!!"같은 대사할?지도 모르고(???) 그렇게 싸우고 왔는데 유우가는 싸우지 말란 말이 아니라 으이구 왜 맞아도 여길 맞냐ㅠㅠ하니까 몬가 '그럼 안 맞고 싸우라는 얘긴가 뭐지?'하면서도 내심 '내가 누구때문에 이렇게 싸운건데.. 유우가는 아무것도 몰라!!!'할거 같기도?하고???
거기에 이제 다음날부터 유식쟌이 유우가한테 친근하게 붙어다니?면?? 유우가도 그걸 그냥 그런갑다 하고 있?으면? 거기에 레이니쟝한테서 '미스터 히다이가 널 팔았어'라고 들은 후라면?? 그걸 멀리서 보는 메이쨔의 눈에서 하이라이트가 옅어지고 장면이 바뀌어 츠나센의 더트 트랙, 오늘도 분석하느라 정신없는 나니와를 향해 걸어가면서 "나~니와, 잠깐 할 말이 있는데..."하는 메이쨔의 한쪽 입꼬리만 올라간 미소가 클로즈업되면서
>>870 wwwwwwwwwwww코이츠wwwwwwwwww 수상수상하게 좀비물도 좋아하는wwwwwwwwwwwwwwwwwwwww 저 워 킹데드 옛날 에 재 밌게 보 다가??? 시즌3이후로 뇌 절인것 같아서? 최근 유튜브 영화소개로 봤 는데요 갈 데까지 가 버렸구나 라는 생 각이들 었던 wwwwwwwwwwwww
있잖아, 라고 부르는 말에 기진맥진하면서도 고개를 돌려보면. 뭔가 미묘한 표정의 메이사가 있다. 왜 저런 표정이야, 물 안에서는 잘만 깔깔거리고 웃었으면서. 애들은 어렵다.
조카를 여자애로 키웠어야 했나? 누나는 왜 아들을 낳은 거지. 나도 현직 DK 말고 JK키웠으면 이런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텐데...
"왜 말을 하다 말아."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아저씨 선언 철회가. ...역시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란 말이야.
나 마구로까지 잘 할 수 있으려나. 조금 진지하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물장구를 치며 달궈졌던 몸도 식고, 해가 지면서 바람의 방향도 바뀌기 시작하니 몸도 아팠고. 그런 불길함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래라. 뭘 거창한 걸 말한다구."
하나밖에 없잖아.
"애초에 애벌레든 아저씨든 오빠든 유우가든 상관은 없었어. 나만 별명 없으니 좀 아쉽기야 했지만... 유우가로 불러도 돼. 불릴 때마다 좀 어색해서 그렇지."
무릎이 아프다. 보호대는 물을 먹어 무겁고, 옷이 감겨들어 무릎이 답답해지니 심적으로도 상태가 안 좋은 게 느껴진다. 당장 벤치에라도 누워서 자고 싶다. 그냥 그래버릴까... 해변에 대충 던져뒀던 모자와 물통과 안경 등을 집어들자 이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다. 워터파크를 갔다가 몸이 물을 잔뜩 머금은 채로 돌아오는 초등학생의 기분이다.
밀쳐졌다. 본능적으로 발이 균형을 잡다가, 무릎이 힘을 뺀다. 버티면 무릎이 더 안 좋아지니까. 그냥 엉덩방아를 찧고 말기로 짧은 시간에 결정한다. 이제는 레이니 왈츠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거짓말쟁이, 담당도 팔아넘기는 쓰레기, 니시카타보다 최악인 인간.
아 결국 거짓말 들켜버렸나― 이제 무슨 거짓말을 해야 하지. 생각하던 차에 조금... 빡쳤다. 아니, 발끈하는 말을 들었다는 게 맞겠다. 원래는 나보다 한참 어린 녀석이 비방을 해봤자라고 치워버려야 하는데, 무릎을 의식하고 난 탓인지 난 꽤 예민했었다. 아니, 애초에 본래 타고난 성격으로 돌아갔다는 말이 맞겠다.
난 원래 최악인데다 쓰레기인 인간이고, 그걸 아닌 체 하기 위해 남을 모방하고 최대한 정상가도를 따라잡으려 애쓰고 있었으니까. 최악을 간파한 너한테 가릴 게 뭐가 있나? 하는 홧김이 있었다.
바닥을 짚고 일어난다. 무릎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지만 무시한다.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돌아선 네 뒷목을 한 손으로 잡아 목째로 당겨왔다.
고백하자면, 난 정말 성격이 안 좋은 사람이다.
"야."
픽 웃음이 난다. 목째로 당겨와, 내 볼 바로 지척까지 네 머리를 가져왔다. 고개만 돌리면 금방이다. 쓰레기 같은 짓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자퇴하기 전과 그 이후에 뭘 배웠다고 생각하는 건가.
"진짜 쓰레기같은 짓은 시작도 안 했는데 뭐라냐?"
그리고 목을 밀치듯 놓았다.
"니시카타도 최악이야, 나도 최악이야. 그렇겠지."
"근데 뭐 하나만 묻자."
"시라기 다이고는 왜 니시카타랑 팀을 분리하지 않고, 나한테는 너한테 말해주지 않은 이런저런 비밀이야기를 해줬을까?"
바다의 집에 앉아 라무네를 한 병 앞에 두고 잠시 쉬고 있었다. 쉬고 있었다고 할까, 어째 합숙 와서 내내 쉬는 느낌밖에 없긴 한데. 아무튼 쉬고 있었다. 살랑이는 바람과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라무네... 이 조합은 최고지. 짠내를 가득 품은 바람에 살짝 뻣뻣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꼬다가, 바다의 집으로 막 들어서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
"유키무라, 오랜만- 맞다. 레이스 봤어. 1착 축하해!"
저번 일반전, 7마신 차로 1착한 거 봤다고. 유키무라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반갑게 인사 겸 말했다. 그나저나, 팀도 나가고 레이스도 안 하는 건가 싶었는데 말이지. 뭐, 사람 마음이라는게 원래 좀 갈대처럼 변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
"이거이거. 레이스 안 뛰고 학교도 땡땡이 쳐서 불량학생이 되어 유급이라도 할라나 했는데 말이야~"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맞은 편 의자를 가리킨다. 어째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기도 하고, 앉아서 얘기나 좀 하자는 뜻이었다.
/키야아악 선레가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그랜절) 전화 올수도 있다고 말하자마자 연이어서 4통이나 전화가 올줄은 몰랐던ㅋㅋㅋㅋ사무실의 플래그대사 너무 위험한ㅋㅋㅋㅋ
그?리고 뒷북이지만 메이쨔가 유우가→애벌레/아저씨→유우가 라고 바꾼건 메이쨔가 워낙 갈대같아서...가 아니라 그냥 유우가라고 부르고 싶음 30% + 더 좋은 별?명을 생각해낼때까지 임시로 부름 30% + (무릎보호대 보고 오해해서)다리 작살낸 새끼 긴장감 가지라고 30% + 기타10% 정도 되지 않?을까?하는 뒤늦은 분석이 있습니다
요즘 메이쨔가 제 말을 좀 안 들어서요... 일단 튀어나가고 제가 뒤에서 주섬주섬 주워서 짜맞추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979 ...미리 말씀드리자면 오빠는 'ㅎㅎ난 오빠 소리 들어도 될 나이임 마음의 준비도 완료됫셈' 이라고는 했지만 듣자마자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개애애애애애애액)...으, 으응 메이사. 미안한데 오빠는 듣고보니까 진짜 아닌 거 같다. 라고 할 거 같아요... 🥲 수고를 덜기 위해... 🥹 늘 감사합니다 🥹
저도 눈을 잠깐 붙여야 해서 편할 때 답변주셔도 괜찮다는 말씀 먼저 드리며... ☺️ 저는 사실 크게 상관이 없어서... 그리고 늘 즐기고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제 배려는 안해주셔도 괜찮아요. 유잼을 알아서 찾아가는 타입이라...
일단 이쪽에서 조심스레 제안을 해볼게요 😊 1. 히다이가 레이니에게 이야기를 듣고 한 번 더 긁는 방향은 유지하되, 보다 순화하는 안 2. 으휴 어린애가 못하는 말이 없네 이거이거 싸가지가!? 가라.. 다이고한테 가서 듣고와라... 그리고 와서 다시 말해봐라 너 그거 메리지블루다... 하면서 보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