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여기는 너무나 평화로운 3학구. 물론 요즘은 샹그릴라 사건 때문에 여러모로 시끄럽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은 것으로 쳐요. 그리고 이곳은 3학구에 있는 어떤 연구실이랍니다.
"오. 조수야! 사탕은 잘 만들었니?" "아! 네! 그 여러 효과를 내는 이벤트용 사탕 말하는거죠?" "그래! 그래! 그거 말이야! 그래. 지금 어디에 있니?" "아. 그거 실험하려고 만든 거 아니였어요? 적당히 목화고등학교에 사탕 선물이라고 하면서 제공했는데요." "아직 완성품이 아닌데 그걸 주면 어떡해!!" "데헷." "넌 내가 책임지고 그 버르장머리를 대학원생을 만들어서 고쳐주마!"
화이트데이. 목화고등학교에 사탕 선물이 왔어요. 그리고 그건 저지먼트에도 왔답니다. 아마 다들 사탕을 하나 정도는 맛있게 먹었을 거예요. 그래요! 먹었을 거예요! 먹었다고 쳐요!
아니. 근데 이게 무슨 일이죠? 우리의 몸이?! 뭔가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학교 내에서도 변하는 그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요? 아무튼 도와줘요! 저지먼트!!
/일상으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헤프닝 계열 일상 이벤트에요! 6시간마다 다이스를 굴려서 특별한 효과를 받을 수 있답니다. 해독 사탕이 나올때까지는 계속 주기적으로 이렇게 변해요. 효과는 다음과 같아요!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샹그릴라와는 상관없이 그냥 제가 주는 계수 보너스에요. 7번이 나오면 정말로 저렇게 계수를 감소시킬 수 있어요! 날짜는 지금부터 23일 0시까지!
갑작스럽게 입을 다물어버리니, 이게 무슨 일이람! 희야는 고개를 기울이더니 소매로 입을 가렸다. 얄밉게 휘어버린 눈 뒤로 말간 웃음이 터졌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놀이터에서 왁자지껄 아이들이 떠들다 누군가 빽 비명을 지른 뒤에야 들릴 법한 웃음소리였다.
"아하하!"
소매 너머로 생글생글 웃던 희야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이지 허접하네요- 이런 녀석들이 위험한 스킬아웃이라니, 최악이에요. 어라-? 도망까지 치다니, 그러다 구원 못 받아요-? 이미 구원도 못 받는 사람이지만요." 역시 그분이 계셨어야 했어요. 그리고 뒤를 돌아 학생 상태 괜찮은지 눈을 크게 떠 한 번 보고는, 괜찮은 듯싶으니 방글방글 세상 순진무구한 목소리로 외쳤다.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만약 캐릭터를 바꾸고 싶다면 바꾸셔도 괜찮아요. 일단 자신이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법이니까요. 하지만..음. 내가 활약을 못하는 것 같다...라는 이유라면 바꾸지 않는 것을 추천해요. 내가 돌리고 싶은 애인데 활약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해서 바꾸면 오히려 더 캐릭터에 미련이 남을테니까요.
결론은..이경주가 이경이를 계속 돌리고 싶고 재밌으면 바꾸지 말고... 이건 조금 재미가 없다. 힘들다. 너무 어렵다..라고 한다면 바꾸는 것을 추천할게요.
맨 처음 저지먼트에 입부할 결심을 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저 내 부족한 사회화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정말, 정말 만에 하나, 능력이 개화한다면 가장 유용하게 쓰일 곳이라고 여겼다. 그러니까 나는, 어디까지나 백업과 서포트를 하려고 했다. 무슨 사건 사고가 벌어져도 그 안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었다.
인체란 생각보다 질기며 또한 생각보다 물렀다. 단순히 휘두른 주먹에 관절이 나가거나 아무리 강한 구타를 맞고도 버티기도 했다. 급박한 상황 속에 그게 뭐 중요하겠냐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게 중요했다 어느 쪽이 우세하며 어느 쪽이 열세인지보다 내가 휘두른 메스에 저 여자가 어떻게 베이고 찔리며 꺾이는지.
모형이 아닌 실물은 어디까지 파헤칠 수 있을지.
조금만 더 가면 선을 넘었을 지도 모르겠다. 딱 그 아슬아슬한 순간에 여성은 사라졌다. 그 여성 만이 아니라 모든 블랙 크로우의 멤버가 사라졌다. 허망하게 남아버린 나는 굳은 손을 풀어 들고 있던 것들을 느슨히 늘어뜨렸다. 이유 모를 아쉬움을 긴 한숨 속에 감췄다.
저지먼트 이전에, 나는 왜 의학을 배우고자 했을까.
상황은 블랙 크로우가 사라지며 종료되었다. 나는 병원의 비품을 일부 얻어 소지하고서 당장 현장에 나와있던 부원들을 살피러 돌아다녔다. 깊지 않은 자상 혹은 찰과상은 능력으로 회복을 촉진하고 약과 거즈를 붙여주었다.
그러던 중 머리에 조금 깊어보이는 부상을 입은 부원, 경진에게도 다다랐다. 금속제로 얻어맞은 듯한 부상은 아직 내 수준으로 완치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지혈과 가능한 세포 회복만 촉진시켜놓고 임시로 거즈를 붙여주며 말했다.
"뇌진탕이 있을지 모르니 병원 가세요. 이곳의 시설이 무사하다면 바로 들르세요."
정식 의사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고작이었다. 말을 마치고 빠르게 다른 곳으로 향했다. 모두를 돌아본 뒤에야 비로소 나의 복귀도 이루어졌을 것이었다.
situplay>1596979101>938 청윤은 남자를 몰아 붙였다. 그라고 타이밍을 잡았다고 외쳤다.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짓이었지만, 청윤으로썬 이게 차라리 최선이 아닌가 싶었다. 한시라도 빨리 은우 선배가 지나가야할 상황이었다. 이게 백업으로써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각오는 되어있었으니까.
은우의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 청윤은 미소를 잃지 않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강력한 풍압과 잔해들이 날아들어 몸에 하나하나 부딪히며 상처를 만들어가는게 느껴졌다.
후회는 없어.
그때, 청윤이의 한쪽 팔을 누군가 잡은 것이 느껴졌다. 강력한 풍압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그러곤 품에 안겼다. 청윤은 살며시 눈을 떴다. 흐르는 피가 가리면서도 알 수 있었다. 은우 선배였다.
"서..선배.."
청윤은 제대로 말을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은우의 사과에 미소를 잃지 않고 더듬더듬 말했다.
"사과하실 필욘 없어요.. 제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신거잖아요.."
이후 은우의 옆에서 반쯤 걸레짝이 된 몸으로 벽에 기대 있었지만 저들이 철수하는 것을 보고 긴장이 풀려서였을까? 머리가 어지러운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점점 의식이 흐릿해져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기가 병원이란 점이었다. 얼마 안 가서 기절했지만 급히 의료진들이 달려왔고 응급처치를 받았다. 아마 한동안은 팔과 다리, 머리에 붕대를 감고 지내야 될 것 같다.
사실 처음에 평범하고 상당히 밝지만 어두운 면모도 있는 애를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까 어째 어두운 면모도 있는 게 아니라 #OOOOOO 수준으로 어두운데 겉에 흰칠 한 녀석이 되어버려서 이경주가 수습이 빡센 상황이라 그래.. '학원도시라도 학생이니까 청춘을 누리도록 해야지!' > '죽어도 나를 죽어도 잊지마라는 스탠스의 멘헤라 일보직전'
와오...
>>74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밝은 연기를 하는 어두운 캐릭에 기본 스탠스도 관망 위주인데 오너는 오지랖이 넓어서 진짜 뇌에 힘 빡주고 굴려야 하는데 그래도 캐릭성은 나도 마음에 들어서..
그으, 다들 진지하게 걱정해주는 와중에 이런 말 하기 뭣하긴 한데 아 상처있는 순백 미소년 기억능력자 궁수를 어떻게 참음 ㅋㅋ <<지금 이 생각도 계속 들고 있어서 아직 잘 모르겠다!
희야는 연구소장의 시선을 물끄러미 마주했다. 어딘가 불안한 듯,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듯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하는 사람들이 으레 짓는 간절한 표정에 희야는 얌전히 자세를 고쳤다. 심호흡을 한 연구소장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남들은 네가 힘들다고 해도 몰라줄 때가 있을 거야. 네겐 힘들지만 남에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희야야, 그건 네 잘못이 아니란다. 네가 힘들다고 유별난 것도 아니야. 알겠지? 그러니까 삼촌에게 꼭 말해야 한다." "응? 난 또 뭐라구."
희야가 미소를 지었다. 봄, 실내, 때 아닌 눈송이가 휘날렸다.
"어차피 기대도 안 했어요. 남들에게 이해를 바란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소장의 손 위로 안착한 눈송이가 녹아 흩어졌다.
"남들은 모두 자신에 대한 결핍을 이해 받길 갈망하는데, 정작 타인의 결핍은 이해하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결핍을 이해하는 사람이 생기면 뭐가 그렇게 좋은지 선 안으로 들이려 들어요. 그렇게 들어가면 멋대로 재어보다 실망하는데, 어째서 희야가 타인에게 이해를 바라야 하나요? 실망하는 사람도 될 수 없고 선 안에 들이고자 하는 욕망도 없어야만 정결할 수 있는데. 타락이죠."
금빛 색채가 일렁이다 흩어졌다. 눈꺼풀 사이로 태양처럼 쨍하게 떠오르는 눈동자가 빛무리를 산란했다.
"뭐, 그래서 삶은 덧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이란 존재는 태양이 졌지만 다시금 떠오르는 것처럼 영원한 굴레에 있지 않거든요."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늦었지마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본인이 하고픈대로 하면 된다구 생각해~ 그리고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해주기...(꼰대희야주 장전)
확실하게 이렇게 바꿔야겠다 싶은 게 아니라 하... 손에 안 맞는 건 확실한데... 아~ 근데 미련 남아서 애매한데 남들에게 민폐 끼치면 안 되니까 빨리 내고는 싶고 ㅠㅠ 이런 마인드로 후딱 캐 만들면 2차 딜레마 오니까 천천히 고민하고 신내림 받으면 그때부터 여유롭게 캐 취향 박아서 넣어...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삐딱하게 혜성과 눈을 마주하고 있던 담당 연구원이 픽 웃는다. 생겨먹은 건 사람 잘 믿는 동물처럼 생겨먹어선 하는 짓은 웃기기 짝이 없는 녀석일세. 의심없이 단순한 의문을 표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 행동이었다.
체력훈련은 몰라도 기초전투 훈련까지 군소리 없이 한 결과가 그의 손에 있었다.
휴식 겸 의자에 앉아서 갈증 해소에 좋은 스포츠 드링크를 마시고 있던 혜성의 눈이 묘해진다. 아무말 없이 바라보는 게 또 뭔 훈련을 시키려고 이러는 걸까?
"올랐어. 너. 그래도 이제야 시작점이지만 말이다." "올라요? 아! 설마!"
고개를 끄덕이며 연구원이 건네는 통지표를 받아든 혜성은 0에서 1로 바뀐 숫자를 내려다본다. 시작점. 그 말대로 이제야 시작인 셈이였다.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없을테지만 그래도, 적어도 뭔가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땀이 떨어지기 전에 닦아내는 움직임에 혜성의 허리께에 매여있던 방울이 흔들리며 소리낸다. 맑은 방울소리, 그리고 눈에 포착되지 않을만큼 희미하게 공간에 퍼지는 소리의 물결을 혜성은 알 것만 같았다. 막막하기만 하던 앞이 보이는 느낌이여서 통지표를 쥐고 혜성은 안도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0 지금까지 먹은 두 알, 그리고 또 얻어낸 한 알. 마약 취급을 받는 약이다. 내 뇌가 파괴되려면 몇 알이나 먹어야 할까? 병원에서 들었던 충격적인 이야기에는 더 이상의 복용을 피하게 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잠깐의 냉각기일 뿐이었다. 병원에서 상대하였던 블랙 크로우와의 싸움에서 이겼지만, 우리가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었으며 그것이 그들의 전부일지는 모르는 것이었고. 또한 레벨 2의 힘, 바닥에 구멍을 뚫어버릴 정도의 그 폭발의 짜릿함이, 성장하였다는 느낌이 선득하니 더 강해져야 한다며 류화에게 속삭이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달라던 은우의 말을 떠올리고. 은우를, 모두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며 류화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긴 한숨을 내쉰다.
그 부작용을 듣고서, 계속해서 복용하는 것이 맞을까. 하지만 이 힘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류화는 망설이게 되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 늪지에서 탈출할 힘이었고. 그 힘이 가져와 줄 보상이었다. 그러니 어머니가 종교에 기대었던 것처럼, 지금에서 자신이 기댈 것은 샹그릴라뿐이었으니. 조금만 더, 강해진 이후에는 그만두겠다는 의미 없을 약속과 함께 류화는 약을 삼킨다.
이건 진지한 거... 1. 진짜 1차적인 목표가 희야가 추리했던 연구기밀 탈취와 샹그릴라 유포 및 유통이었을까? 2. 블랙 크로우가 병원을 습격한 건 뉴스에 보도됐을까? 3. 이후 저지먼트에게 따로 주어진 건 없었지? 안티스킬의 수사 증거로 애들이랑 따로따로 경위서 같은 거 작성하고 그런 사소한 거
이건... >>희야의 허접♡ 최악♡을 두 번이나 받은 블랙 크로우의 모 씨의 감상이 궁금함 킹받았나요?? 어쩔티비저쩔티비허접최악에 얄미웠나요?????<<
돌아온 기숙사는 적막했다. 리라는 서랍을 열어 쌓이고 쌓인 약봉투를 하나하나 붙잡아 뒤집는다. 대부분은 텅 비어있었지만 예전에 먹던 약봉투 하나가 툭 굴러나왔다. 5개 정도, 각양각색의 알약을 털어넣은 리라는 핸드폰을 눌렀다.
"쌤. 저예요. 리라. 지금 가도 돼요?"
네, 아뇨. 그냥..... 아니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 저지먼트 일 하다가 사건이 좀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아니 쌤이 여길 왜 오세요? 당연하죠. 쌤이 저만 보시는 것도 아닌데. 죄송하단 말이에요. 안 오셔도 돼요. 일단 갈게요, 지금. 늦게 죄송해요.
그리고 후드와 모자, 마스크를 푹 눌러쓴 채 학교를 나섰다. 병원은 조금 먼 곳에 있었지만 걸어갈 정도는 됐다. 리라는 다른 곳에 시선 두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그러니 튀어나온 보도블록을 보지 못하고 넘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몸이 가볍게 뜨고 그대로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사태 파악이 미묘하게 느렸다. 어, 이게 뭐지. 멍한 머릿속에 상황마저 꿈처럼 느껴져 현실감이 떨어졌다. 모르겠다. 구르든 말든.
"조심해요!"
휙. 뒤에서 팔을 붙잡는 손길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지면에 부딪히지 않은 몸이 애매한 각도로 서 있다. 리라는 눈 앞의 님학생을 바라본다. 교복을 보니 월광고 학생인가? 어디서 본 얼굴인데.
"큰일 날 뻔했네요. 다친 덴 없으세요?" ".......네, 괜찮아요.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목소리... 혹시 리라예요? 온더로드?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 "아? 아? 그... 네. 어떻게?" "어떻게는요. 온더로드 모르는 사람이 더 적을텐데. 그리고 저번에 한번 직접 봤잖아요? 샹그릴라 순찰 건으로."
그랬나? 그랬던 것도 같고. 일단 느낌이 익숙한 걸 보니 어딘가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는 건 틀림없는 듯싶다.
"죄송해요, 기억이 잘......" "에이, 아니에요. 근데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네요." "그냥 좀 일이 있어서요. 괜찮아요! 저기, 저 급히 가볼 데가 있어서." "......괜찮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오지랖이 태평양이로구나. 스크래치 박박 난 신경은 눈앞의 호인에게 다소 과격한 평가를 내린다.
"네." "으음. 그렇다면 내가 더 할 말은 없긴 한데... 아, 잠시만요."
리라는 남학생이 무언가를 끄적거린 후 내민 수첩 한 장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전화번호가 쓰여 있다.
010-0000-0000 박호수.
"두 번이나 마주친 것도 인연이고, 그때 친해지고 싶었거든요. 심심하거나 힘들 때 연락해요. 상담해줄게요." "상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픽 흘러나왔다. 그는 눈앞의 남학생과 수첩을 번갈아 보다가 수첩 종이를 가볍게 흔들었다.
"이거 너무 고전적인 거 아니에요?" "뭐~ 그래 보이면 어쩔 수 없고요. 친해지고 싶다는 건 진심이었으니까." "일단 받아는 두는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저 친구들 사이에서 쪽집게 상담사로 유명해요." "참 나. 알았어요. 가세요, 이제." "또 봐요. 안 넘어지게 조심하고요."
리라는 멀어지는 남학생에게 손을 흔들다가 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시 걸음을 옮겼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담. 요즘 같은 세상에 웬 쪽지를 다 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고.
>>193 1.이건 학교도 포함해서 수연이를 압박하기 위함이었어요. 수연이를 계속 압박하고 압박해서 결국 강해져야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심어서 샹그릴라를 지속적으로 먹이고 실험체로 삼기 위함이었답니다. 그래서 딱히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 챕터 1 보스로 만나게 되었을 거예요.
2.보도 되었답니다.
3.그 부분은 은우가 다 진술하고 처리했어요. 아이들은 무사히 돌아갔답니다. 특히 은우는 안티스킬 중에서 정말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이가 한명 있거든요. 그 아저씨와 어떻게 잘 이야기를 해서 자신만 조사받는 것으로 끝났답니다.
>>172 캣경진 래빗경진 퍼피경진 등등도 배방구 해주려했는데 검색해보니 경진이의 삐끄루가 나오지 않는 건에 대하여. (두둥)(살기)
>>205 야구공을 굴린닥우요? 심지어 같이 굴러다닌다고요? 희야 쿤. 진심 조심하세요, 제가 홀라당 납치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진심가득10000%). 동글동글 굴러다니는 공희야 양손 둥글게 말아서 들어올려보고 싶어지는 밤 (으련) 크아아아악 너무 빛나는 과찬에 소멸되어버려요 (칭찬에 약한 낙쪼주..)
저지먼트의 일로 바쁘고 아파도 커리큘럼을 빼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본래 어떤 재주를 익히는 것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꾸준함이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범재는 늘 그 하나에만 몰두해 갈고 닦아도 부족한 법이었다. 나 역시 범재에 속했으니, 내 상태가 어떻든 커리큘럼을 빠질 수는 없었다.
온 몸이 근육통으로 비명을 질러대고 한 팔은 보호대로 지지를 해놓아야 하는 상태이더라도 말이다.
"하아."
나를 본 연구원은 숨기지 않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하고 골치 아플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다. 내 커리큘럼은 가능한 변동이 없는 일과로 짜여지는데 거기서 내가 자꾸 변수를 일으키면 짜증이 날 법도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일을 치르고 온 나를 그들이 뭘 할 수 있느냔 말이다.
"그래요. 뭐. 이번엔 손은 안 다쳤네요. 대신 팔을 조져서 그렇지."
제법 면식이 오래된 연구원, 양 백담이 말했다. 그는 내 얼굴을 잠시, 그리고 내 팔도 잠시, 번갈아보고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situplay>1596979129>341 아마도...? 부장에 대한 신뢰가 제대로 안 쌓인 시점에서 부장이 얘기를 들어주지 않음 << 이것도 컸고 (아지는 대화를 중요시함) 위험한 곳만 데리고 가니까........ . 자기가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자기 스타일하고 저지먼트 다른 것 같고
이제 슬슬 머리가 멍해질 지경이다. 어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새버린거지? 대구는 섬세할 수 없다고? 대구와 참치의 차이는 뭐지? 애초에 대구는 생선을 말하는 것이 맞나? 대한민국의 지명을 말하는 것인가? 복잡해진 머릿속의 생각들을 어떤게든 저쪽 한구석으로 밀어내며, 애린과의 대화에 신경쓰려 애썼다.
저지먼트를 탈퇴하는건 자유지만 급한 사정이 있는게 아니라 안 맞는다고 하고 나갔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오려고 하면 엄근진한 표정으로 은우가 저지먼트가 네 기분에 따라서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는 곳이냐고 하면서 입부서를 찢어버릴수 있으니 주의 또 주의를...(사르륵)
책상다리를 하고 허벅지 위에 올린 양손이 움찔거린다. 낙조의 움직임을 기막히게 눈치챈 연구원이 눈을 번뜩 빛냈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그 번뜩임이 보이는 듯해서 몸에 가시가 돋칠 것 같아도 명상을 더디게나마 지속시킨다. 마찬가지로 섬유의 감각이 육체를 뒤덮는 감각 또한 느리게 확장된다.
⋯57, 58, 59, 60.
“끝. 40분 완료.”
훈련 경과를 적어내려가는 연구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낙조는 풀썩, 하고 발라당 뒤로 눕는다. 끝났다!
그것도 부작용 하나 없는, 아니 사소한 부작용뿐인 아이템..확률이 50%이니 두번을 모두 겪어도 미량 계수는 감소한다.
"이게 진짜 샹그릴라 아니야??"
아니면 자백제라거나...몇개 몰래 빼돌릴까?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왜 그애를 죽였어! 그애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안희야: "기대에 미치지 못했잖아요." (희야는 손 위에서 무언가를 규칙적인 간격으로 굴리고 있었다.) "두려움에 젖어서 자기 혼자 일을 그르쳤는데, 남들은 모두 해낸 것을 자신은 할 수 없다니 도와줄 뿐이지요." (……이제 보니, 안드로이드 칩셋이다.) "그러니까, 쓸모가 있었더라면 죽지 않았을 거야. 그게 내가 부여받은 권한이고, 모두 동의한 일이고, 그러니까요." "모두……."
"어떻게 하면 믿어 줄 거야?" 안희야: "불가능한 일을 말하지 마요." "……." (어딘가 경계하는 듯하다 눈을 도르륵 굴렸다.) "상냥하게 네 본심을 얘기해주면."
본사의 면접에 지원해 주신 이유는?" 안희야: "여기 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 "빛이 났어." "그리고 은우가 도와줬어."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546 자캐는_발렌타인데이나_화이트데이에_타인으로부터_간식거리를_얼마나_받아왔는가 : 아 이거 어렵다... 정석적으로 가면 예쁘장하니 많이 받았을 것 같긴 한데, 한국정서 도입하면 그런 날은 '친한 애들한테나 주지 나머지는 뭐 성의껏 반 전체한테 핫브레이커 하나씩 돌리는 정도' 잖아...? 그래서 적당히 받았을 듯 그런데 고1때는 희야 주위 친구들에게 미친듯이 받았다는게 정설
510 자캐가_이해할_수_없다고_생각해본_것이_있다면_무엇일까 : 악!!!!!!!! (줘팸 당함) 근데 이미 시트나 진행에서 하는 짓에서도 나왔듯이 그냥 인첨공 내부 혹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인간 전반'에 대해 이해를 못 할걸... 쉽게 말하면 뭐... 바깥에서 최근에 온 애들이 맨날 와! 여기 기술력 개쩐다! 와! 이거 뭐야! 와! 하는것도 뭐 희야한텐 일상이라서 신기할 테니까~ 그래서 사람들 이해하기가 힘든 편임... 희야는 인첨공이 생길 때부터 함께했거든.
145 현재_자캐의_삶은_오르막길인가_내리막길인가 : 오르막길! 그것도 저지먼트가 함께 도와주는 오르막길 0.< (앙큼한 윙크 발싸!)(?)
165 일과를_마치고_집에_돌아가다가_하루종일_바지를_뒤집어_입고_있었다는_걸_안_자캐는 청윤: 아 진짜.. 왜 되는 일이 없냐.. 아니, 나름 이게 백색광귀 이미지를 희석시켜줄지도 몰라. 매일 뒤집어 입고 다닐까(?) 589 자캐는_밤하늘의_별을_보며_어떤_생각을_하는가 청윤: 지금과 옛날 사람들이 지켜보는 별은 별 차이가 없겠지? 그저 지금이 정체를 좀 더 잘 알고 있을 뿐. 어떤 의미에선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별일지도 몰라. 태양은 더위를 싫어하거나 피부병을 가진 사람들에겐 고통이 되지만 별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으니까. 231 자캐가_자신_있게_다룰_수_있는_도구 아무리 봐도 삼단봉은 너무 자주 써서 곧 고수가 될 것 같네요..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3.핸드폰 크기 정도의 소인이 되었다. 4.어린아이가 되었다. (-10살) 5.수인 or 화인이 되었다.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너의 진심으로 말하는 모습은?" 동 월: 이게 무슨 말이야 대체. 동 월: 내가 인마 하루하루를 얼마나 진심으로 말하면서 살고있는데 썰리고싶ㄴ(끌려감)
"너네 대해 전부 알고 싶어." 동 월: 전부? 동 월: 그건 나도 잘 모르는데. 알고싶으면 매일 나 따라다녀보던가.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200 자캐가_수업시간에_딴짓을_한다면_어떤_것 옆자리 친구랑 종이 오목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놀다가 빡치면 느닷없이 일어나 헥토파스칼 킥을 꽂을 것. 동 월: 그건 반칙이잖아!!!!!!!!!!!!!!!! 바람의 상처다 이자식!!!!!!!!!!!!!!!!! 선생님: 나와!!!!!!!!!!!!!!!!!!!!!!!!!
428 오늘_아침_자캐에게_편지가_도착했다면_누가_보낸_편지일까 음, 가장 가능성 높은건 어머니가 아닐까요? 아니면 집에 보낸답시고 자기가 써서 보낸 편지 주소에 인첨공 주소를 써서 다시 돌아왔다거나...
situplay>1596979101>985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유를 되묻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이다, 하나의 사소한 이유라도 찾으면 찾아낼 수 있는 게 사람인데, 이렇게 지속적으로, 계속 찾아와 제안을 하는 리라에게 그만큼의 이유조차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확실하고 강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어쨌건 리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 -비주얼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사람은 희귀하다-를 제시하고 있었다. 물론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을 뽑고 관리하는 것만 봐도 대체 어디서 찾아오는 건가 싶은 사람들을 용케 찾아내 그룹 단위로 관리까지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그런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우연히 마주친 누군가에게서 가능성을 보곤 한다고 들었다. 그야말로 횡재다. 그런 만큼 쉽게 놓치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겠지. 리라도 그런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커리큘럼 때문에 간 거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만."
딱히 춤 추는 걸 즐긴다거나 해서 간 게 아니라는 말이다. 연구원이 시간만 제대로 봐 줬어도 아무도 없는 부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왔을 텐데, 새삼 허점이 있던 연구원에 대해 한 방 먹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과 별개로 부실의 장점을 쭉 늘어놓는 걸 듣고 있자니 조금 솔깃하기도 해서... 옥상 같은 곳에서 잠드는 것도 날씨가 추워지면 피해야 하니 아지트 하나 쯤 마련해두면 좋을지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이 도착한 매점에서 아이스티를 꺼낸 리라가 랑을 돌아보며 무슨 음료수를 좋아하는지 물어오자 리라가 쥐고 있는 아이스티를 가리킨다.
"나도 그걸로."
명확히 아 이거 먹고 싶다, 하는 느낌은 없어서. 그냥 따라 마시기로 했다. 평소에 사탕을 많이 먹으니 음료수는 너무 단 거 먹지 말라고 들었고. 그렇게 대답한 뒤에는 과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뭘 먹지, 사준다고 했으니 별 생각 없이 과자들이 진열된 가판대를 보던 랑은 꽤 자극적이고 매콤한 과자를 한 봉지 집어들고는.
249 자캐의_팀플_포지션 자료조사ㅋㅋㅋㅋㅋㅋ이건 생각도 하기 전에 손이 먼저 움직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치만 분명 누가 도와달라고 하면 당연히 도와주겠지..그렇게 발표 대본 준비와 자료취합,팀원들 연락 등등등 잡다한 일을 문어발로 하게찌... (팀플 절망편의 피해자 포지션)
26 자캐가_바다에_가면_가장_먼저_하는_일 가장 괜찮은 자리를 찾기. 자리 잡아서 파라솔이랑 이것저것 깔아둔다.
>>0 "레벨1이 되었다더라. 축하한다." "..." "하지만 수치를 보니 레벨이 올라간지 좀 된 것 같은데 제 때 보고는 하지 않았더구나." "..."
입으로는 축하를 말하지만 그와 반대급부로 냉담한 눈이 대답을 종용하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본다. 예리하게 살을 도려내는 메스처럼 무엇이든 필요하다면 감정없이 베어낼 것 같은 비인간적인 눈이 이제는 질리다 못해 짜증이 났다.
"저지먼트 일로 바빴어요. 다 아시잖아요." 미미한 온기만 손바닥의 전열을 통해 느껴질 뿐, 그 감촉은 느껴지지 않는 반짝이는 구체를 굴린다. 손위에서 빙글 빙글 춤을 추듯 작은 구체가 돌아간다. 부러 딴청을 부리면서 아영은 시선을 내리깔고 안경 너머 매서운 눈빛을 피한다. 자신의 전담연구원인 그에게도 성과를 위해서는 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기에 그를 믿고 부리는 배짱이었다. 역시나 이 정도는 넘어가겠지만 다음은 없다는 듯 시선을 한 번 주다가 그는 다시 온 갖 차트가 빼곡하게 찬 홀로그램으로 눈을 돌렸다.
나...나 자꾸 크툴루 생각나서 크툴루가 사람들 홀리고 사람 사이에 섞여서 사람의 문화를 즐기는 게 떠올라... 그 문화를 이해는 못하겠지만 은근히 재밌게 살거같은 느낌.... 르뤼예에는 락페나 가을야구가 없어서 아직 우리가 살아있는 게 분명해...
situplay>1596979129>449 청윤이 뭔가 똑부러지는 이미지라서 바지 뒤집어 입은게 더 충격적인데 본인 별명 신경쓰는거 귀여워... 우리 삼단봉 잘 다루는 철학자 청윤이는 분명 공리주의의 이상을 찾을 수 있을 거시야(쓰담)
situplay>1596979129>459 여로가 한눈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주목하도록 하지 후후 여로는 진짜로 살아있으니... 오오 두번째랑 세번째는 꽤 연계성 있는 질문이랑 답 같네, 다른 사람한테 거짓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도 은근히 그런 거리두기의 일환인가 싶고... 막상 소중한 사람이면 그 이상으로 거리가 크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은... 좁히고 싶은 거랑은 별개로!
situplay>1596979129>460 동월이는 나의 웃음벨이 되어가고 있다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유쾌하고 재밌어서 좋아ㅋㅋㅋㅋㅋ 빠꾸 없으면서도 또 구제불능은 아니고 그런 경계가 있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어 친구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은 이미지야... 동성친구 엄청 많을 것 같은 이미지...
situplay>1596979129>469 혜 혜성아... 어째서 평소에 그어지는 것 같은 선이 여기선 그어지지 않는 거니 8ㅁ8 역시 너무 착해서 그래 이건 팀플 시행시 혜성보호조례를 만들어야만 하는거야...
이건 몰랐는데. 아니 알았나? 그랬던가? 전해 들은 바 있던가? 확실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야 춤추는 랑에게만 온 신경을 집중해버려서 당시에 그가 무슨 연유로 춤을 추러 왔는지는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었기 때문에... 근데 커리큘럼이라면 좀 특이하네. 하긴 커리큘럼은 각자 다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진행되니까. 약간 갸웃거리던 리라는 조용히 납득했다. 사실 이미 시작은 별로 중요하지 않기도 했다. 중요한 건 지금이지.
"언니 담당 연구원 분께 찾아가서 커피라도 사 드려야겠어요."
그래서 농담이나 던진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랑이 그가 들고 있는 아이스티를 가리키자 리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병을 더 꺼냈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음료는 시원한 냉기를 품고 손바닥을 차갑게 식힌다. 확실히 학교가 전반적으로 시설이 좋다니까. 물론 바깥의 학교 시설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는 별로 기억나지 않았지만—아무래도 학업과 연예계 일을 같은 비율로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보니—드문드문 기억나는 중등 본교의 조그맣고 자주 고장나는 냉장고를 가진 매점과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방문했던 모 고등학교에 아예 매점이 없던 것을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과자? 음, 글쎄요. 과자? 뭘 먹어봤더라—"
가만 보자. 랑의 질문에 리라는 머리를 열심히 굴린다. 겨우 떠올린 군것질거리의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서 더 고르기 어려웠다. 일탈이라고 불릴 만 한 탄수화물의 군집은 리라의 혓바닥에 언제나 차원이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에.
"으으으으음. 사실 거의 다 맛있는데. 어렵다. 아! 그래도 하나만 고르면 바나나맛 과자요."
꽤 진지하게 고민하던 리라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노란 과자의 이름을 댄다. 그거 맛있었지. 바나나가 운동화를 신고 시원스레 킥을 날리는 삽화가 그려진 노란 봉지의 과자. 그거 최근에 딸기 맛도 나왔다는데. 리라는 음료 두 병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랑이 고른 과자도 계산되길 기다린다. 포장지만 봐도 꽤 매워 보인다.
"언니는 매운 거 좋아하세요? 그거 많이 매워요?"
바코드 스캔이 끝나면 리라는 지갑을 열어 값을 지불하고 매점을 나선다. 그리고 음료 하나를 랑에게 건넸다. 봄바람은 아직 조금 쌀쌀하다. 이러다 또 갑자기 더워지겠지? 하늘을 올려다보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체육관 건물에 꽂힌다. 순간 리라의 눈이 반짝였다.
"랑 언니. 오늘은 댄스부 얘기 더 안 할테니까 저희 부실에서 이 간식들 먹고 갈래요?"
어차피 열쇠도 갖고 있으니까. 뭐든 말로만 하면 모자라다. 물론 부원 복지 체험을 하면 조금 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음흉한 속내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놀고 싶었다. 물론 이 또한 싫다고 한다면 굳이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운동장에도 앉을 자리는 존재하니까.
다들안녕!!(복복복복 받고 복슬복슬됨) 응응 랑주 천천히 주는거야~~ 나도 지금 밖에 나와서 반응이 늦다!
>>445 상냥하게 본심 얘기하면 희야의 신뢰 얻을 쑤 있다...(메모) 안드로이드 칩셋 무서워요 무서워요 그리고 흠! 크툴루가 희야 메인 상징물? 이지만? 어째 오늘은 약간 전설속 요정이 생각난단 말이지 생김새도 그렇고..... 둘다 인외란 점에선 똑같긴 한데ㅋㅋㅋㅋㅋㅋ 일반적인 텐션에서 비껴가있는 희야가 좋아 인외 최고(인외 아닌데)
>>449 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무슨 이런 진단이 있지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이없어 별 질문이 다 있구나; 졸지에 청윤이 바지 뒤집어 입어버림... 별에 대한 청윤이의 밀도 있는 생각이 좋아! 우리 초압탄환(백색광귀는 청윤이가 싫어하니 제외)삼단봉 마스터가 되어서 공리주의를 더 열심히 실현해주길
>>459 아 이게 진짜 질문이지(막이래) 여로 한눈에 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좀.... 좀 신기해!! 그도 그럴게 내 안의 여로 약간 미묘한 인외느낌 있었어서... 어디서 글케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암튼그럼 그래서 신기하고 오히려좋아. 소중한사람 함부로 터치 못하는 소년면모 너무 좋다 후후후 귀여워~~
>>460 알고 싶으면 따라다녀 봐라? 따라다녀도 된다? 내가 따라다니는 걸 허락한다? 내가싫지않다?(동월주:기분나빠요) 동월이랑 동월주는 언제나 함께 에너제틱 한 거 같아서 좋아ㅋㅋㅋㅋ 보고만 있어도 내가 다 체력 충전되는 느낌? 수업중에 헥토파스칼 킥 이것도 너무 동월이답고 같은반이라 직관하고 싶다 와중에 편지는..... 조금 마음이 촉촉해지는 것이야...
>>469 조별과제 피해자 실홥니까? 용납할 수 없음 여고생먹방놀이조가 버스타는 조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와중에 바다... 이거 귀하네 혜성이랑 바다 가서 모래성 쌓고 두꺼비집 만들고 놀고싶다 부장님 우리 바다가요~~~
>>478 이게 진짜 질문이지22 진단.... 훌륭해 씁 이거 질문들이 하나같이 맛도리라 뭐부터 반응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모닝콜ㅋㅋㅋㅋㅋ 응... 죽었다 살아났으니까(?) 이 간지폭발늑대를 어쩜 좋을까 보고싶다와 하울링 사이의 갭이 좋고 웃겨 ㄱㅇㅇ 그리고 잠 잘자는것도ㅋㅋㅋ 이래서 키가 컸구나!!! 근데 첫번째 질문 너무 찰떡인데 진단메이커 랑이 시트 봤니? 알차서 좋다
>>0 >>441 그날 사건에서 청윤은 머리에 너클을 맞아 출혈과 약한 뇌진탕이 오고 몸 여기저기에 날카로운 것이 박히거나 베이고, 맞은데다 은우에게 손을 잡히면서 팔이 빠지는 등 다양한 부상을 입은 청윤이었으나 다행인 점이 세가지 있었다면 하나는 바로 병원에서 부상을 입었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청윤의 부상이 앞에 스킬아웃을 방패로 세워놓은 덕분에 개별적으로 보자면 자잘한 편이라는 점이었으며, 마지막은 바깥보다 20년은 뛰어난 기술 덕분에 이 부상들도 흉터는 거의 남지 않고 다 치료될 것이란 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쳐도 부상을 상당히 많이 입은 터라 3~4일 정도 입원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뭐, 그 덕분에 훈련은 빠질 수 있었지만. 어쨌든 정신을 차리고 이 얘기를 전달 받은 청윤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그때의 충격이 쉽게 사라지진 않았다.
"정말 죽는 줄 알았으니까.."
아무리 각오를 했다지만, 죽음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정예라곤 해도 스킬아웃 한명에게 쩔쩔매며 목숨을 걸어야 쓰러트릴 수 있었다는 점도 그랬다. 아무리 괜찮으려해도 본인의 약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병실에 있으면서도 앞에 표적지를 두고 손가락을 바꿔가며 연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팔과 다리,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곤 연습과 독서로 시간을 보내던 청윤은 병문안을 온 저지먼트 대원과 짧게 안부를 나눴다. 붕대를 감은 상태여도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적인 얘기를 전달하자 부원은 자기가 준비한 건 아니고 아지가 준비했다며, 사탕이 든 주머니를 하나 받았다.
"화이트데이..라고 준건가?"
이거 받아도 괜찮은거겠지? 하며 잠시 어리둥절하던 청윤은 저지먼트 부원이 돌아가고도 포장을 까지도 않고 이를 빤히 쳐다봤다. 초록색인걸 보니.. 메론맛인가? 포장지 너머로도 말랑말랑함이 느껴지는 걸 보니 젤리와 사탕의 중간 지점 쯤 되는 것 같았다. 단걸 싫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병문안 선물이니 까서 하나 먹었다. 메론이 그렇게 달지도 않고 인공적인 사탕의 맛이랑 결합되니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았다.
490 자캐가_막춤을_추지_않으면_나갈_수_없는_방에_혼자_갇힌다면 철현: 여럿이 있어도 춘다(춤을 추면서)
496 자캐는_자신의_노력을_인정받지_못한_적이_있는가 철현: 글쎄?...남들이랑 같이 훈련하는 데...흠...양심 좀 팔면 남들보다도 더 많이 훈련하는 것 같은 데 레벨이 안 오르는 거? 철현주: 철현주의 원하는 캐릭터 성 때문에 훈련레스를 안 올리고 있지만 사실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설정!
하다하다 이젠 학교 연못까지 낚시포인트로 삼다니... 눈앞의 선배가 정말 선배인지, 아니면 그냥 낚시광인인 2학년 남학생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동월이 그녀의 말에 혼란을 느끼다 겨우 어지러운 잡념을 떨쳐낼 즈음, 도리어 그녀가 그를 보고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본인은 먹으라면 벌레도 먹을줄 알면서 이상한 부분에서 모순적인 트집을 잡는 그녀였다. 그도 그럴게 보통 비린내, 흙내가 짬뽕으로 나는 물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먹지 못할건 아니라지만 먹어도 즐겁지 않은건 차라리 극단적인 벌레쪽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전에 학교 연못이면 굳이 쇄빙기까지 쓸 일도 없지 않을까...? 이상한 잡념들이 머릿속에 솟구치기 시작했다.
아영을 따라 잠시 표정이 진지해진다. 성공은 성공한거고 앞으로 저지먼트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보조를 맞출지 이 자리에 나와있다는 사실을 잊을 뻔한 것이다. 진동과 빛, 아직 둘 다 레벨이 낮아서 실전에 제대로 쓸만할진 의문이지만 높다고 해서 상호보완이 될만한 걸로 보이지 않는다.
"오목! 바로 그거...! 아니었군요."
습관인지 반사적으로 맞장구를 칠뻔하다 이내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였다. 또다시 주변을 뱅뱅 돌면서 고뇌하기 몇초 쯤 지났을때, 무언가가 머리에 떠올랐다.
"공격하고 보조를 그때마다 바꾸는건 어떨까요? 지금 제 힘으로는 한참 멀었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제가 바닥을 흔들어서 목표물을 넘어지게 하거나 못움직이게 하는사이에 아영선배가 레이저로 쀽쀽! 아니면 선배가 따당 땅 쏘면서 신경을 긁고 있을때 제가 그사이에 꽈아앙!"
한쪽 발로 바닥을 찍는 시늉을 내며 아까 아영이 능력을 사용한 것을 생각하며 손가락총질을 흉내내어 멀리 떨어진 모의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보이며 설명한다.
"지금 레벨1로 5미터가 되니까 나중되면 좀더 멀고 넓게 흔들 수 있고 그게 언제인지는 몰라도..다른 선배들처럼 강해지겠죠?"
다들 좋은 저녁! 스레 정주행했는데 다들 활약이 너무 멋있더라! 다음엔 나도 꼭 참여하고 싶어 흑흑
그리고 화이트 데이 이벤트라니 다이스....! 재미있겠다!
.dice 1 8. = 3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담당하는 연구원에게 커피나 사 줘야겠다는 말에 랑은 돈이 아깝다며 대답했다. 뭐, 반쯤은 농담이다. 하필이면 자신을 맡아서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었을 테니. 최근에야 좀 지원이 시작됐다던가.
"바X나X." (욕이 아닙니다)
리라의 말을 듣고 랑 역시 생각나는 대로 과자의 이름을 말해버린다. 그럼 이것도 고를까. 리라가 좋아하는 과자를 찾아 집어들고는 아주 당당하게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그럭저럭, 보기보단 안 매워."
사람에 따라서는 맵다고 하지만... 온통 빨간 포장지에 홍고추까지 들어가있으니 매워 보이긴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름도 그냥 태양에서 따온 것 뿐이라, 전체적으로 붉게 타는 색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랑에게는 그다지 맵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으면 잘 모르겠고. 리라에게서 음료수를 건네받아 쥐고는 잠시 봄바람을 맞다가, 댄스부 부실에서 간식 먹고 가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랑은 햇빛을 막으려는지 머리에 얹어뒀던 선글라스를 내려 쓰고 있다가, 반짝이는 리라의 눈을 선글라스 너머로 보곤 입을 열었다.
"그럴까."
솔직히 말하면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대체 어떻게 이것저것 마련해 놨을까 하는. 그런 의미에서 이 대답은 OK, 그런 의미였다. 지금까지 몇 번 대화를 나눠 본 리라라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오잉? 계산을 마치고 보니 자연스럽게 그가 말했던 과자가 추가되었다. 리라는 상황파악이 덜 된 얼굴로 잠깐 랑을 올려다보다가, 뒤이어 눈을 빛내며 방긋 웃었다. 센스 있긴! 두 과자 봉지가 나란히 있으니 새삼 각자의 특색이 대조되어서 더 눈에 띈다. 순둥한 얼굴을 하고 있는 바나나 모양 캐릭터에 노란 배경을 가진 과자와 붉게 타오르는 홍고추 이모티콘이 들어간, 색감이 강렬한 과자. 보기만 해도 맛이 얼마나 정반대일지 예상이 간다. 봄바람에는 갓 피어난 벚꽃의 향기가 배어들어 있었다. 계절은 오감으로 느끼는 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리라는 랑의 답변을 기다린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대답이 돌아왔고, 그는 환희에 넘친다.
"좋아! 가요 가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라는 체육관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가끔은 랑의 등 뒤에서 장난 섞어 재촉하거나 싫어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손을 잡아 이끄는 등, 이런저런 방법으로 정신없이 빠르게 걷다보면 무용실A는 금방이다. 리라는 겉옷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부실 문을 열었다. 볕이 드는 부실은 적당히 따뜻하고 조용하다.
"자~ 웰컴 투 댄스부!"
과장스럽게 양팔을 벌리며 신발을 벗고 들어간 리라는 곧바로 부실 구석의 락커로 다가가 걸려 있던 자전거 자물쇠를 돌려 열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뭔가가 랑이 서있는 곳 바로 앞까지 발사된다. 하늘색에 조개를 쥐고 있는 손 모양 자수가 놓인 해달 캐릭터 롱쿠션이다. 길이는 어림잡아 150cm 정도.
"어. 너, 너무 꽉꽉 눌러넣어 놨나."
락커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내부에는 담요와 인형 쿠션 따위가 꾸역꾸역 들어 있었다. 구겨져 있는 꼴을 보니 사단이 날 만 하다. 리라는 약간 벙한 얼굴로 인형과 랑을 번갈아 보다가,
"......보x보노도 언니가 와서 좋은가 봐요!"
무리수를 뒀다. 리라는 조용히 담요 두 장과 북극곰 얼굴 모양 쿠션을 꺼낸다. 이 정도면 몰래 숨겨놓은 게 아니라 대놓고 놔둔게 아닌가 싶다.
situplay>1596979129>599 자기 자리에 쿠키가 왠지 남들보다 많은 걸 본 아지... 왜 마님... 아니 부장과 세은이는 돌쇠... 아니 아지에게만 쿠키를 고봉으로 주셨나 고민고민을 하다가 그냥 행복하고 배부르게 먹었다고 합니다
모두들 사탕 선물 반응 너무 귀엽다 고마워(야광봉 붕붕
.dice 1 8. = 6
1.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 자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그 어떤 것이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제 진실맨이 되고 말았습니다. 3.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소인이 되어있습니다. 크기는 핸드폰 정도인 것 같아요. 4.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10살) 5.아. 글쎄. 제가 수인 or 화인이 되었다니까요? 6.계수 2% 증가 (x1.02) 7.계수 2% 감소 (x0.98) 8.변화 없음
>>648 아마도 엄청난 운으로 오버밸런스 캐릭터가 되었고 시나리오 자체도 난이도가 조금 더 올랐겠죠! 사실 지금 시나리오도 레벨3 정도만 되어도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정도로 설정을 해뒀으니!
은우:...이후엔 어떻게 되는건데? ???:데헷 은우:이후엔 어떻게 되는거야?! (동공지진)
>>652 ㅋㅋㅋㅋㅋㅋㅋ 꼭 정하주에게만 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모두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로 말한 거예요! 실제 이전 기수의 사례고 제가 직접 관전한 것이긴 한데 지금보다 레벨업이 더 힘든 8~250만 계수+레벨0은 5%, 레벨1~3은 3% 이렇게 올라가는 훈련 방식에서도 레벨1에서 시작해서 레벨5를 찍은 캐릭터가 있었거든요.
그때보다는 기준이 널널해졌으니.. 아마 꾸준히만 한다면 당장은 힘들어도 후반부에서는 레벨5에 가까워지거나 레벨5를 찍은 캐릭터들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고로 다들 화이팅!
>>696 오오...?! 하지만 정하가 그렇게 막 조종할정도로 전투실력이 좋은건 아니라... 아! 오히려 전투에 보조하는 느낌이면? 수증기로 갑옷같이 한다던가, 아니면 사람을 발사하는 연습이라던가! 막 그런거 있잖아요 부스터처럼 발 밑에서 슈욱 하고 철현이를 날려보내는거죠!
"알았어. 그 문제는 내가 잘 처리할테니까 오빠는 굳이 깊은 생각하지 마. 나중에 집에서 얘기해."
그 소동이 일어난 후에 안티스킬이 방문해서 남학생을 연행하고 이것저것 설명도 하면서 어떻게 마무리가 되고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였다. 세은은 자신의 오빠인 은우와 부실 안에서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는 스피커폰이 아니었기에 아마 듣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세은은 한숨을 약하게 쉬고 있었다.
통화를 마친 후, 세은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저장되어있는 근무표를 바라봤다. 일단 이것저것 수정을 해줘야 할 것이 있었기에 그녀는 마우스를 클릭해서 이것저것 수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인기척을 순간 느끼면서 그녀는 뒤를 돌아봤다.
부부장인 한양의 모습이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것일까. 통화를 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꾸벅 고개를 숙인 후에 그에게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여러모로. ...그보다 언제부터 있었어요?"
딱히 들렸어도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는 일단 그렇게 물었다. 답을 요구하듯 빤히 바라보며.
>>709 그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늘을 날고 빠른 속도를 가지고 적들을 격파하기 시작하는 두 사람! 결국 스킬아웃 단체를 격파하고 마음을 놓은 철현과 정하! 그때, 뒤통수를 쓰러진 것으로 위장한 스킬아웃이 철현의 뒤통수를 노릴 때 정하가 그의 몸을 조종해서 구해주는 거죠!
신이 나서 체육관 쪽으로 이동하는 리라를 따라서 랑은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중간 손을 잡아끄는 동작도 있긴 했으나 딱히 싫지는 않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손을 잡게 내버려두었다. 굳은살이 벌써 몇 번이고 배겼다 떨어지길 반복하여 거칠한 손으로 느끼기에도 관리가 잘 되어 보드라운 리라의 손이 잘 느껴졌다. 굳은살이 없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랑 자신의 손에 비하면 한없이 부드럽다고 느꼈다.
"와아-."
적당히 과장된 몸짓으로 박수를 치며 리라의 과장 섞인 행동에 반응한 랑은, 리라가 락커의 좌물쇠를 열자마자 로켓마냥 무언가 튀어나와 자신의 앞에 떨어지자 그걸 빤히 쳐다본다. 이거 보노X노잖아. 시선을 들어 보면 온갖 담요와 인형, 쿠션이 꽉꽉 들어찬 락커의 내부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리라의 얼굴이 보였다.
"락커에서 뛰쳐나올 정도면 그런 것 같네."
꼭 생물을 대하듯 이야기한 랑은 어쩐지 자신 몫으로 꺼내져 버린 듯한 긴 쿠션을 집어들고 옆구리에 꼈다. 꽤 길지만 랑에게 이정도면 적당한 크기다. 리라가 담요와 쿠션을 꺼내는 동안 부실을 둘러보면, 적당한 고요함과 따뜻한 볕이 썩 마음에 들었다.
한양은 얼굴에 묻은 코피를 씻어낸 후에 블랙크로우에게 탈취한 방독면과 저격총을 가지고 학교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걸 어디다가 보관할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안티스킬이 가져갔다.
"학생!! 이것들 뭐야?!"
"이거 아까 녀석들한테 뺏은 건데요.."
"진작에 안 주고 뭐 했어!!!"
"달라고요?"
....그렇게 안티스킬에게 노획자원(?)을 반납하게 되었다. 한양은 이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무언가 아쉬웠다. 저 방독면과 구조가 비슷한 제품을 학교에 건의해서 보급받거나 , 그것이 제한된다면 부장에게 건의해서 예산으로 사자고 조르려고(?) 했다. 녀석들이 언제 또 패러사이트를 쓸지도 모르니깐.
'근데 애들 다 방독면 9초 안에 다 쓸 수 있으려나..처음부터 끼고 활동하면 엄청 답답하고 숨 차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부실로 들어온다.
'세은이네..통화하고 있네? 오빠라 하는 거 보니깐 은우구만..아..피곤해..'
한양은 "세은이 은우와 통화를 하고 있다."라는 내용만 머릿속으로 받아들이고, 그 뒤로는 피곤해서 신경도 안 썼다. 피로감 때문에 무슨 대화를 하는지 귀에도 안 들어오기도 하고.
"어엉..그래..너도 수고했어. 응? 나 방금 왔어, 방금."
한양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이후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방금 전의 여유롭고 다소 나른한 목소리톤과는 다르게 낮은 톤에 진지해진 어투였다.
"근데 세은아."
한양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화내용을 다 들은 것일까?
"아까 부탁한 재이씨랑 밀접관계인 사람 떠올려봤어? 아무래도 아까 그 상황에 떠올리기는 힘들었겠지? 하하.."
방금 왔다는 말에 세은은 그래요? 라는 말을 남기면서 굳이 더 신경쓰지 않았다. 이어 나른한 목소리를 낸 것을 떠올리며 세은은 서랍을 열어서 사과맛막대사탕을 아무런 말 없이 내밀었다. 받으면 줬을 것이고, 받지 않았으면 무안한 손을 어떻게 할 줄 모르다가 마치 자신이 먹으려고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포장지를 뜯어서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을 것이다.
"밀접관계인 사람이라고 해도... 그냥 친하게 지내는 연구원은 알아요.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붉은 머리 여자 연구원이 있었고, 덩치가 큰.. 말 그대로 근육맨인 남자 연구원이 있었고... 그리고 할아버지 한 명. 아. 그러고 보니... 안티스킬에서.. 한 명..정도?"
막 떠올렸는지 세은은 손뼉을 짝 치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수상한 사람이 누구냐고 하면 잘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담당인 사람이긴 하지만, 그 사람의 교우 관계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에 대한 개인 정보는 잘 몰라요.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다 정도?"
더 캐물으려고 해도 더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듯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돌려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병원 쪽에서도 소동이 있었다는 것 같아요. 스킬 아웃. '블랙 크로우'. 그런 이들이 침투했다는 모양이에요. 일단 어떻게든 해결은 했다고 하는데 부상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는 모양이에요. 그쪽은 일단 오빠가 정리하겠다고는 하는데...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순찰은 제가 나가는 것으로 할게요. 다른 이들도, 선배도 지친 것 같으니."
어떻게 보면 오늘 자신이 가장 한 일이 없지 않은가. 이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세은은 근무표를 수정하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오늘 현장에 가지 않은 동기나 선배 한 명을 붙여도 될테고... 혼자 가도 상관없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공격하지 않을테니까."
저번 습격때 깨달은 점 몇가지. 첫째, 사람한테 능력을 쓰는건, 생각보다 쉽다. 오히려 위액을 정확하게 역류시키는것 따위보다. 손발을 지지거나 말라 비틀어지게 하거나, 점막등을 휘발시키는 점이 더 무력화 하기 쉽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민간인들한테 쓸만한 기술은 아니지? 확실한 범죄자들 아니면 쓰지 말아야겠다.
둘째. 내 능력. 생각보다 피아구분이 어렵다. 특히 내 이명을 얻게 해준, 미세 수증기로 가득찬 연막공간 안에서는, 나는 몰라도 아군의 지원은 확실히 받기 힘들다. 저번에 이경이랑 했던 합동 훈련 후기엔, 외부 지원은 가능할것도 같다고 하지만...그건 그 활쏘기 괴물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아니 진짜 이해가 안가네, 쏴서 맞추란다고 진짜 쏴서 맞추는사람이 어디있어.
그럼, 적을 마킹할만한 표시를 해야하고. 마지막...
나, 물 없으면 생각보다 약한데?
완전 제압의 경우. 얼마전에 생각한 마취제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야 내 능력, 생각보다 파괴적이여서 사람 몸에 쓰면 백이면 백, 후유증이 남아버리니까. 인간로켓도 충분한 물이 있어서 했지만... 확실히 하이드로 키네시스 능력자가 물까지 없는데 좋으면. 그건 사기지...
실전 경험이라도 쌓아야하나...? 아니, 능력 외의 제압수단이라도 찾아볼까?
생각해보니, 물로켓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공기총 같이 총알을 쏘는 수단도 마련할 법 해. 이부분은 부장님하고 상의를 한번 해봐야겠어.
...이번 전투 리뷰는 이정도인가.
...생각보다 약했지 나.
대능력자는 무슨. 같은 학교 학생도 못지키는데, 무슨 저지먼트야.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기에 이렇게 여유롭게 노트에 끄적이며 뒹굴고 있지만, 만약. 만약 다치거나 죽는사람이 있었다면... 아니야, 당장 병원쪽으로 갔던 선배님들은 만신창이가 되어서 돌아오셨으니까.
...나, 강해져야해. 능력이나 힘이 아닌, 마음가짐을 다잡아야한다.
동료에게 위협이 된다는걸 알아도, 무심코 다칠까봐 힘조절을 해버린다. 하지만 어설프게 사용한 능력과 제압은. 날 믿고 있는 다른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레벨 4가 있으니까 저정도는' 같은. 무의식적인 안심을 떨쳐버리라고 할 순 없으니까. 그 대신 내가, 그 기대에 부응할만큼 더 강해져야겠지...
>>609 우효-☆ 땡스 캡틴! 근데 전부통과는 좀 무서운데여... :0c 걍 망상으로 둔거도 오케이란 검미까... 은우 개입은 괜찮다요 오히려 두팔벌려 환영! 처음 시트작성부터 그정도는 감안&각오하고 있었고! 근데 부 쨩 등 장 그런건 내가 감이 영 좋지 않아서 어떤 파트에서 언급해야 할진 모르겠넹...
아무래도 좋은 TMI 2번째 어제 설득으로 챕터1 보스 후보에서 탈락하게 된 수연씨의 능력은...
가우스 라이플(Gauss Rifle) 자성을 부여하고 뺏는 능력. 주변에 존재하는 물체에 전류를 흘려 자성을 부여할 수 있다. 즉 모든 물체를 자석으로 만들 수 있으며 모든 자석을 무효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N극과 S극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N극과 N극으로 이뤄진 자석, S극과 S극으로 이뤄진 자석을 만드는 것도 가능. 자력을 이용해서 특정 객체를 단번에 날려버릴 수도 있고 오히려 역으로 끌어당길 수도 있으며 어딘가에 달라붙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던하게 그의 무리수를 받아준 랑의 태도 덕에 리라는 부끄러움을 조금 더 빨리 털어버릴 수 있었다. 조용하고 따뜻한 부실의 공기는 여유롭고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오게 만든다. 리라는 각각 회색 토끼와 노란 오리 모양의 망토 담요 두 장을 꺼내고 벽 쪽에 세워진 파란색 접이식 스포츠매트를 두 개 펼쳤다. 원래 사용 목적은 텀블링 같은 아크로바틱 안무를 연습할 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져다 놓은 거였지만, 작년이나 올해나 아무도 그 정도로 격한 안무를 연습하지 않아서 이제는 때때로 부원들이 누워 쉬는 유사 침대가 되어버린 물건이었다.
"그쵸? 조용해서 쉬기 괜찮다니까요~ 짜잔. 자리 준비 완료!"
리라는 매트를 가리킨 다음 랑이 앉기까지를 기다리다가, 담요 두 장을 들어보인다. 이어서 랑이 둘 중 하나를 골랐다면 리라는 망토 두르듯 랑에게 씌워주려고 했을 것이다.
"정기 연습시간인 월수금 방과후 아니면 부원들도 잘 안 오거든요. 물론 축제 준비 기간엔 아니지만, 웬만해서는 매일 발도장 찍고 학교 문 닫기 전까지 남아있는 건 저밖에 없어요."
자랑인가? 자랑이라기엔 우쭐대는 말투는 아니었다. 리라는 아이스티 뚜껑을 열어 한 모금을 마신다. 그리고 노란 과자봉투를 뜯어 내려놓았다.
"그러니까 가끔 놀러오세요. 락커 비밀번호는 777, 컴퓨터 비밀번호 1234, 스크린 리모컨은 컴퓨터 책상 2번째 서랍, 부실 열쇠는 이리라!"
바나나 향기가 퍼진다. 달콤한 냄새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리라는 과자 두 개를 꺼내 하나는 자신의 입으로, 하나는 랑에게 건넨다.
한양은 세은이 건네는 사과맛 막대사탕을 고맙다며 받고나서 바로 먹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피곤해서 달달한 것이 당기나 싶었다.
"한 서너 명은 알고 있구나. 쩝..알았어."
붉은 머리 연구원, 근육질 연구원, 할아버지 그리고 안티스킬 한 명..머릿속으로 다 기억은 해두긴 하지만 이걸 알았다고 해서 진척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양이 어떻게 할 방법도 권한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 사람들은 한양의 관계자의 지인시 아닌 세은의 관계자의 지인이 아닌가. 한양의 입장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것이다.
"응. 그래도 말해줘서 고마워."
'하긴 본인의 담당연구원이라고 해도 무조건 그 사람의 세부적인 정보를 알고 있다는 법은 없으니깐.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그저 연구관계니깐..심지어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도 완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이니깐.'
한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병원도 습격 당했어?! 학교에 녀석들이 와서 그저 연막이라고 생각했는데...그래서 학교에 남으려고 한 거고.."
한양이 맨 처음에 은우에게 학교에 남겠다고 한 이유는 녀석들이 너무 대놓고 예고를 했기에 병원으로 시선을 돌려서 다른 곳을 치려는 연막작전이라고 판단해서였다. 적진의 병력을 엉뚱한 곳으로 분산시킨 뒤에 본진의 방어가 약해졌을 때 기습하는 전술 말이야.
'녀석들 이름이 블랙크로우였군..'
"뭐?! 다쳤어?!?!"
한양은 입으로 우물우물 빨고 있던 막대사탕을 한 번에 까드득 부수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세은에게 누가 다쳤는지, 얼마나 다쳤는지..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등을 정신없이 물어보았다.
"아..아니야..순찰 같이 나가. 혼자 가지마. 너를 공격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순찰 중에 상황 터지면..혼자서 조치하기 빡센 거 너도 알잖아. 그거 의외로 강하고 약하고 안 가린다니깐? 순찰이 단순히 범죄 일으키는 애들 경고하고 진압만 하는 활동이 아니잖아.. 이런 거는 좀 융통성이 없을 필요가 있어. 그리고 나 아직 쌩쌩해."
"듣자하니 진짜로 노린 인물은 재이 연구원님도 아닌 것 같지만... 일단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자신도 현장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단 가볍게만 들은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었기에 세은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사과 사탕을 가져간만큼 그녀는 서랍에서 빼빼로를 꺼냈다. 그것도 초콜릿이 가득 발린 것으로.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꺼낸 후에 그녀는 그것을 입에 넣고 아삭아삭, 마치 다람쥐가 먹는 것처럼 아삭아삭 먹기 시작했다.
다쳤냐는 물음에 세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자신이 들은 것도 그런 내용이었으니까. 그리고 일단 진정하라는 듯이 그녀는 두 손으로 앉으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일단 진정하세요. 저도 누가 다쳤는진 몰라요. 그냥 부상자가 몇 명이 있고 일단 근처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 같아요.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이는 없지만... 딱 한 명은 조금 많이 다쳤다고 하네요. 오빠가 그 사람은 책임지고 레벨5의 권한으로 최고의 치료를 받가 하겟다고 선언했으니까 아마 문제는 없을 거예요. 다친 것은 유감이고 걱정이지만..."
레벨5의 권한을 써서 받을 치료라면 사실상 인첨공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치료. 목숨에 지장이 없다면 강제로라도 살려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들려오는 말. 혼자서 조치하기 빡센 것을 알지 않냐는 그 물음에 세은은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한숨을 약하게 내뱉으며 이야기했다.
"애초에 저 혼자만이 아니라 월광고등학교 2명과도 같이 가는 거 알잖아요. 그리고... 저, 운동은 못해도 호신술은 제법 강한 편이에요. 물론 저는 아직 신입이고, 활동이 서투른 면도 있지만... 그래도 걱정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제가 선배보다 더 강할 것 같고..."
싱긋 웃어보이지만 딱히 도발이나 조롱은 아니었다. 이어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한양에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거기다가 현장에 안 나간 동기나 선배도 있으니까 그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도 있으니 정말로 괜찮아요. ...아니면 뭐예요? 에어버스터의 동생인 저와 그렇게 해서라도 같이 순찰을 나가고 싶은 거예요?"
>>562 희게 흘러가는 소년이 무던한 낯으로 제 자리를 보고 있다. 주변에 보는 이가 없는 탓일까, 긴장이 풀린 듯 편해보이는 모습이 영 무감정하다. 슬쩍 기울어진 고개를 따라 순백색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사락 흔들린다. 그가 잠시 달력으로 시선을 돌린다. 3월, 아, 화이트 데이. 자신과 별 관계는 없으면서 유독 이름만은 연관이 있는 듯한 그 행사를 떠올리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줄 것은 별로 없지만.. 잠시 자리에 앉은 소년이 가방에서 종이 두 장을 꺼냈다. 무엇이 좋을까. 가만가만 턱을 두드리며 고민하던 그가 곧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종이 두 장을 더 꺼내고, 손을 움직인다.
보랏빛 꽃과 녹색 새. 보랏빛 나비와 붉은 고양이.
그 후에 자그마한 쪽지 한 장을 남기고 간식거리로 가지고 다니던 마카롱을 하나 씩.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뭔가 말을 더 하고 싶었으나, 동시에 아무 말도 덧붙이고 싶지 않아서. 최이경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경이 떠난 자리에는 코뿔소도 한 마리 남아있었다.
교내에 이상한 사탕이 뿌려진 뒤로 별 해괴한 현상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여파에 휩쓸려 원치 않는 모습을 했었으나, 다행히 시간이 지나서 풀린 덕에 무사히 교과 과정을 이수할 수 있었다. 만약 풀리지 않았다면 그 길로 기숙사에 틀어박혀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었다.
다사다난한 하루가 지나 방과 후, 오늘은 저지먼트에 할당된 일이 있기에 부실로 향했다. 자주 입던 니트 가디건 대신 후드 집업을 걸치고 어깨엔 가방, 주머니엔 손을 넣고 느긋하게 복도를 걸었다. 무슨 난리가 나도 부활동이니 놀러가니 하며 시끌벅적한 학생들의 소리가 차츰 멀어져갔다.
도착한 부실은 다들 순찰이니 뭐니 하러 간 건지 비어있었다. 시끄러울 땐 시끄럽지만, 조용할 땐 한없이 조용한 이 부실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별세계를 보는 듯 했다.
시덥잖은 생각은 잠깐으로 끝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 자리에 앉아 가방을 옆에 내려놓고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확인부터 했다. 그 다음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당충전이나 할 겸 가방에서 사탕을 꺼내 입에 넣었다. 내 간식은 내가 챙겨 다니니 먹을 때에 아무런 경계나 의심도 없었다.
"...어, 어?"
사탕을 조금 우물거리기 무섭게 머리와 허리쯤에서 간질간질한 감각이 들었다. 그냥 간지러운가 보다 하고 머리에 손을 올렸는데 왠 털이. 털이 보송보송하고 끝이 뾰족한 무언가가.
나는 나조차도 잠시 잊고 급하게 손거울을 꺼냈다. 떨리는 손으로 나를 비추자 머리 위에 그것이 보였다. 등 뒤로 길게 올라온 것도 보였다. 짐승의 귀와 꼬리, 머리카락색과 완전히 동일한 색상의 고양이 귀와 꼬리가 비추고 있었다. 헛것을 보는가 싶어서 손으로 만져보니 진짜였다.
손에 힘이 슥 풀리며 손거울이 책상에 달칵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패닉이 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혼자인 부실에서 그렇게 얼타고 있다가, 부실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급하게 후드를 뒤집어 썼다. 꼬리도 치마 아래로 밀어넣어 감췄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댔지만 꾸역꾸역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내 할 일을 하려고 했다.
어느새 누울 자리까지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담요 두 장을 들어보이는 리라를 가만히 보던 랑은, 검지손가락으로 노란 오리 모양의 담요를 가리켰다. 둘 다 귀여워서 뭘 골라도 상관은 없었지만. 리라가 둘러 주는 대로 마치 망토처럼 노란 오리 담요를 두른 랑은, 매트에 앉은 채로 부실 이용 시간이라든가, 각종 비밀번호를 이야기하는 리라를 보다가 아이스티의 뚜껑을 열었다.
"...너무 다 말해주는 거 아냐."
입부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 그러니까 결국 부외자인데 너무 다 터놓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부실에 오려면 리라를 거쳐야 하긴 하지만... 혹시 이건 고도의 입부 권유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물씬 풍기는 바나나 향기에, 랑은 손으로 바나나 과자를 집는 대신 그대로 이로 물어 입 안에 넣었다.
"달콤하네."
향도 그렇고, 단 걸 먹으면 스트레스가 떨어진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다. 심한 스트레스는 없었지만서도 자연히 풀어지는 느낌. 아이스티를 한 모금 마시고, 이번엔 자신 몫으로 가져온 붉은 색의 과자 봉투를 뜯으면 매콤한 냄새가 살짝 피어오른다. 바로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어 씹으면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짭짤하고 매콤한 향이 입 안에 감돈다, 방금 전까지 달콤한 걸 먹어서인가 더 자극적인 느낌. 그리곤 리라가 했듯, 과자 한 조각을 리라에게 내민다. 매운 걸 잘 못 먹으면 어쩔 수 없어서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한양은 병원에서의 습격과 결과가 궁금해졌지만 지금은 딱히 알 방법이 없으니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지금 세은이에게 더 물어본다고 해서 본인도 자세히 모르는 내용을 알아낼 수도 없고 말이야. 부장이 입을 열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려야지. 이런 내용을 혼자서만 숨기고 있을 친구는 아니니깐. 아니면 현장에 있었던 애들한테 물어보거나.
평소 돌부처인 한양은 부원이 다쳤다는 소식에 잠시 흥분했지만 다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옅은 한숨을 길게 쉬며 다시 소파에 앉아서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휴..놀랐네.. 그 다친 애는 조만간 병문안 가야겠구만."
'누군지는 알아내면 뭐 좋아하는지나 알아봐야겠다.'
"아니..너가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니고..강한 애를 뭐하러 걱정해.. 상대가 은우였어도 나는 똑같이 말했어. 내가 걱정하는 건 이거지. 단순히 덤벼드는 애들 진압하는 것이 아니고.. 갑자기 어디서 화제가 터지거나 인질극이 발생하면 한 명보다는 여럿이 더 조치하기 수월하다는 거지. 누군가는 현장을 통제하고, 누군가는 지원요청을 하고, 누군가는 진압을 하고.. 사람이 로봇은 아니니깐 혼자 하다보면 어디 빵꾸를 낼 수도 있잖아. 아, 그렇다고 너가 빵꾸를 낼 애라는 건 아니고..사람 일이 모르는 거니깐.. 근데 월광고..정신 없어서 잊고 있었네.. 그래~ 가라, 가~"
한양은 월광고가 있다는 얘기에 아까보다 더 축 늘어지면서 말했다.
"아효..네~ 에어버스터의 동생인 최세은양과 그렇게 순찰이 가고 싶었지만 괜찮다는 걸 어떡합니까~ 늙고 병든 선배님은 좀 쉬겠습니다.."
>>0 오늘은 능력 관련 커리큘럼보다는 신체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듯한 느낌이다. 당장 방금까지만 해도 덤벨을 들어올리고 있었고, 평행봉 위에서 자세를 잡는 것도 연습했다.
근력 증강이나, 반응속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 아니었기 때문에(물론 능력의 수준이 높아지면 반응력에는 영향이 갈 거라는 말은 들었다, 연산 자체가 압축되어 즉각적으로 행동하게 될 수 있다나 뭐라나) 몸을 직접적으로 단련하는 게 지금으로썬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물구나무 선 채로, 봉을 붙잡은 채 몸을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코 끝을 타고 맺혔던 땀방울이 봉에 부딪혀 흩어지는 걸 몇 번이나 보고 나서야 뻣뻣하게 선 유지하던 자세를 풀고 천천히 땅에 발을 딛는다. 온 몸이 긴장된 걸 보니, 이번 훈련이 끝나면 좀 뻐근할 것 같다, 잠시 쉬며 이온 음료를 두어 모금 정도 마시면, 앞에 있는 스크린에서 각종 재해에 반응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재생된다.
이거, 나 보고 짐승 같다고 하는 거 맞지, 작게 한숨을 쉬면서도 영상을 본다, 어떠한 전조도 없는 상황에서 먼저 움직이는 모습들을 눈에 담는다. 영상이 끝나면 또 다시 움직여야 한다.
조금 장난을 친 것을 가지고 이렇게 삐지다니. 의외로 조금 섬세한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세은은 한양을 빤히 바라봤다. 의외로 귀여운 면도 있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며. 이 이상 장난을 치면 진짜로 삐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사탕을 입에서 천천히 녹이면서 말을 골랐다. 그러다가 그녀는 살며시 뒷짐을 지고 천천히 다가간 후에 창가로 향했다. 그리고 그 창가에 살며시 등을 기대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쉬어줬으면 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고생하셨으니까요. ...이번에 가장 한 것이 없기도 하고... 평소에도 아마 가장 뭘 못하고 저는 여기에 남아있을테니까. 위험한 현장에도... 잘 못 갈테고."
강하냐, 약하냐. 그 문제가 아니었다.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 수경이나 혜우, 그리고 정하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 그들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믿기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자신에겐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너무나 미안하고, 지금 눈앞에 있는 선배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강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은 제가 하고 싶어요. 저도 저지먼트 대원이긴 하니까요. 음. 일단 제가 오빠에게 누가 그렇게 다쳤는지 물어보고 알려줄게요. 나중에 선배가 그걸 들은 후에 근무표만 조정해주겠어요? 그렇게 다쳤다는데 근무 나가라고 할 순 없잖아요."
이어 그녀는 침묵을 지키다가 눈을 조용히 깜빡이고 고민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야기했다.
"...고생했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정말로."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미안해요. 그 말을 남기면서 그녀는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평소처럼 표정을 돌리면서 기지개를 켜다가 창밖으로 시선을 홱 돌렸다.
>>0 범위, 지속시간, 출력.. 전부 레벨1에 맞는 수준이었다. 수강은 단지 다른 학생들보다 약간 늦게 깨달았을 뿐. 평소 안하던 노트정리까지 진행하고 있던 그의 머리는 타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마치 파이로키네시스 학생이 장난이라도 친 것처럼. 무엇보다도 그가 참기 어려웠던 것은
"으으으으으으으.... 뭐냐구요! 뭐길래 재미있게 노는 소리가 들리냐구요!"
그의 귀에는 TV다큐멘터리에나 나올법한 동물 울음소리, 어린애들 울음소리, 누군가 비밀을 들켜서 당황한듯한 비명소리 등등 다양한 사운드가 스테레오로 들리고 있었다. 지금 이 정리만 마저 다 끝내기로 목표했지만 끊기지 않고 자극하고 있었다.
하얀 리커브 보우를 쥔 소년이 관자놀이를 짚고 있었다. '벽'에는 화살이 꽂혀 있었고 스킬아웃도 되지 못하는 불량배 하나가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최근 아무래도 소란스러웠던지라 그는 가벼운 순찰 중에도 활과 화살을 챙겨다녔다. 까마귀가 날뛰고 있으니 제 몸 하나 정도는 간수하도록 최소한의 무장은 해두는 편이 낫겠지. 방금은 마침 지나가던 중 어느 학생이 괴롭힘 당하는 것을 보고 시위를 당긴 참이었다.
학생은 돌려보냈고, 이제 불량배만 남았는데.. 흘깃, 그쪽을 바라본 소년은 곧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가벼운 걸음이 불량배에게 향하고, 검은 장갑을 낀 손이 그의 머리 위에서 멈췄다. 하얀 종이학은 아마 그에게만 보일 것이다. 그게 펼쳐지는 광경도.
"샹그릴라, 알아?"
상상도 못한 살가운 목소리에 불량배는 식은땀을 흘렸다. 깊은 곳에 있는 기억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연상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얻고 싶은 정보를 언급하면 사람은 싫어도 그 정보에 대한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분홍색 코뿔소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생각이 나는, 그런 것이다. 아직 능력이 약하니 이것저것 가져다 쓰는 수 밖에 없다. ....코뿔소가 아니던가? 뭐 어때.
"역시 허탕이네."
소년이 한숨을 쉬자 불량배의 몸이 크게 움찔했다. 벽에 꽂혀있던 화살을 뽑아내고 불량배를 발견했다고 연락을 넣었다. 스킬아웃도 못 되는 녀석이므로, 적당히 혼내고 보내겠다고 하며. 그 목소리가 썩 싹싹한지라 불량배는 조금 무서웠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된 철현은 약효가 풀려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와 내심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미 사라진 모습이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모습이니 빨리 잊고 자신을 받아드려야한다.
그래도 괜찮다. 이전의 꽃미남의 모습을 했을 때, 헬스장에서 충분히 단련을 했으니까. 물론 처음부터 헬스장에 가서 단련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의외로 자신이 바뀐 모습도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자 슬픔에 빠져 헬스장에 갔을 뿐이었다. 당연하다. 사탕을 먹고 꽃미남이 된 이들은 철현 뿐만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는 스스로가 생각한 이상적인 모습에 근육까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평소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더 많은 횟수로 들자 기뻐했다.
물론 이것은 실제 그의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그때 느낀 근육의 부하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어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모든 운동을 끝내고 당이 떨어져 주머니에서 작은 사탕을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나 그 때 그는 길거리에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갈지언정 그 사탕을 먹어서는 안되었다.
"아, 설마...제발!"
사탕을 조금 우물거리기 무섭게 모든 것이 커지기 시작했다. 작은 벤치가 어느 새 허리까지 오게 되었고 단단했던 근육이 말랑말랑해졌다. 조그마한 비둘기들이 무섭도록 크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최악인 것은 옷이 점점 커져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니, 틀렸다. 옷이 커진 게 아니다. 비둘기가 커진 게 아니다. 벤치와 건물이 커진 게 아니다. 철현이 작아진 것이었다. 상의가 커진 건 상관 없다. 문제는 바지와 속옷이었다.
이대로 가면 모카고 변태남으로 찍혀 자퇴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했다.
그는 서둘러 바지와 속옷을 끌어올리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 문을 따고 들어가 황급히 화장실로 가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이 얼굴은 9살 때 그의 모습이었다.
"빌어먹을!!"
짧은 욕설과 함께 최대한 작은 옷으로 갈아있고 바지끈을 최대한 당기고 상의는 머슬핏으로 최대한 맞는 것을 골라 입었다.
"하..."
엄청난 대사건이다..
그리고 재밌는 사건이지...
어려진 그의 얼굴에 장난끼 가득한 악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서둘로 부실로 향했다. 어쩌면 자신과 똑같이 어려진, 혹은 더 심하게 바뀐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덜컥-
부실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후드티를 입은 한 사람만이 있었다.
"흠..."
그런데 이상했다.
실내에서 후드티를 머리까지 쓸 일이 있나? 이런 의구심을 가짐과 동시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동물의 털을 목격했다.
>893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키가 조금 더 작았으면 좋겠다 같은 것도 이뤄지니 그것도 가능해요! 그보다..짱 쌔졌다라.. 어제의 싸움에서 압도하지 못한 것이 청윤이의 마음에 한으로 박힌 모양이군요. (옆눈)(석고대죄)
>>894 앗. 아니에요! 사실 제일 큰 원인은 뱅크의 추가/삭제가 일어나니까 그것 때문에 계속 열이 바뀌는 것이 원인인 것 같거든요. 스크립트는 고정인데 열은 계속 바뀌니까 값이 바뀌게 되고...(옆눈) 아무래도 모카고 뱅크 시스템과는 맞지 않았나봐요. 오히려 만들어주셔서..감사할 나름이죠! 제쪽에선!
오리 담요를 두른 랑을 바라보던 리라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객관적으로 별 짓을 다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다 받아주는 랑에게 고마워서이기도 했고, 오리 담요가 랑에게 꽤나 잘 어울리기 때문이기도 했다. 리라는 남은 토끼 담요를 똑같이 망토처럼 두르고 모자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분까지 머리에 썼다. 명색이 토끼이거늘 철사 하나 없는 토끼 귀는 흐물흐물하게 늘어지기만 할 뿐이다.
"뭐 어때요. 우리 둘밖에 모르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랑 언니가 어디 다른 데다가 말하고 다니실 것 같지도 않고~"
태평하다. 하지만 리라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그럴 이유가 없기도 하고... 조용한 게 메리트인 곳인데 아는 사람을 늘려봐야 뭐가 좋겠는가. 무엇보다 열쇠는 그의 손에 있고 말이다.
"그쵸. 바나나는 생과일로 먹어도 맛있긴 하지만 이게 좀 더 좋아요. 뭐랄까... 배덕한 맛이라고 해야 하나?"
더 달고 더 바삭하고. 그건 건조 바나나칩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입에서 녹는다는 거다. 리라는 과자의 맛을 되도록 오랫동안 음미한다. 그러는 중에 옆에서 새롭게 개봉된 빨간색 과자 봉지는 보이던 대로 꽤 매콤한 향을 뿜어냈다. 그 자극적인 냄새가 리라의 관심을 끌었다. 랑의 입안에서부터 들려오는 바삭 소리에 리라는 입안에 남은 바나나 맛을 마저 삼키고, 뒤이어 내밀어지는 과자 조각은 랑이 그랬듯이 이로 물어 받아 먹었다. 물어서 가져온 그대로 과자를 깨물어 반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잡고, 나머지 반은 입안에서 꼭꼭 씹으며 맛을 느꼈다.
"오."
이건 무슨 반응일까. 리라의 한쪽 눈썹이 올라간다. 바삭바삭 소리가 서서히 사라지고 뭉개진 과자가 목으로 넘어가면 그제서야 리라는 입을 열 수 있다.
"맛있어요! 향에 비해 맛은 많이 맵지 않네요. 랑 언니는 이런 맛을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남은 반 조각마저 입안에 집어넣고 노란색 봉지를 가리킨다.
"이 과자보다 맛의 존재감이 더 강한 것 같아요. 식감이나 맛이나. ...근데 이거 먹을 때 입천장 조심해야겠다. 저 약간 긁힌 거 같은데, 언니도 조심하세요."
리라는 아이스티를 한모금 더 마신 뒤 북극곰 쿠션을 끌어왔다. 그래도 이정도 따끔함으로 지금의 만족감을 몰아내진 못한다. 조용한 부실에서 귀여운 것을 몸에 두르고 친구와 과자를 나눠먹다니. 언제나 꿈꿔오던 것 중 하나가 실현된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지금 이 순간 리라는 인첨공에 오기로 한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다. 여기 오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영영 경험할 수 없었을 테니까.
실제로 한양은 삐진 게 아니었다. 월광고의 지원이 있다는 걸 듣고나서는 좀 쉬라는 호의로 받아들여서 세은의 장난에 같이 장난으로 맞받아준 한양이었지만 삐진 걸로 보였나보다. 방금 전까지는 축 늘어진 표정이었지만 삐졌다는 얘기에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을 보였다.
"..그런 생각 가지지 말았으면 하는데. 너는 중요한 때에 활약하기 위한 히든카드라고 생각해. 가장 뭘 못해서 여기에 남는다고? 아니야, 너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있어서 남는 거야. 그리고 뭘 한 게 없어. 아까 나한테 총 뺏긴 저격수 잡을 수 있는 것도 너 덕분이었는데. 걔가 그대로 칼 들고 계속 설쳤어봐. 요상한 불 뿜는 놈도 거기 있어서 상황이 더 악화됐을 걸? 너는 네 몫 충분히 했어."
"1학년이라고 했지? 그런 생각을 가질 시기이기는 해. 나는 하는 게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심지어 나는 지금도 가끔 그래. 근데 그거 아직 때가 안 되어서 그런 거야. 너 엄청나게 구를 날이 오니깐 그런 근심은 줄이는 게 앞으로의 저지먼트 생활에 이롭다고 봐."
세은이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한양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은과 비슷한 말을 하며 자책을 하는 부원들을 보았기에, 대충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음..그래. 알았어. 아무래도 입원을 해서 근무가 비니깐.. 1일씩 당겨야겠네."
한양은 게시판에 있는 근무표를 보며 말했다.
"그래. 너도 고생했어. 아니.. 잘해줬어. 그리고 미안해 할 필요 없어. 저지먼트면 다 같은 식구인 거야. 식구끼리 미안한 게 어디 있어.
한양의 말에 세은은 바로 무슨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과 그가 하는 생각은 완전히 다른 길이었다. 그야 자신의 사정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서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확 달라질테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으며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는 이 저지먼트의 부부장. 하지만 그것과 이 문제는 별개였다. 무의식 중에 자신의 심장 부위를 손으로 만지던 그녀는 슬그머니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런 선배에게 하나만 충고를 할게요. 주제넘은 발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적당히 후배 하나가 아무 것도 모르고 헛소리를 하네 정도로 넘겨주세요. 듣고 싶다면 들어도 되지만... 아마도 인첨공에 있는 이들 대다수는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할테니까."
이 선배는 자신의 오빠와 친한 사이겠지. 그러니까 부부장인 것이겠지. 아무리 그래도 손발이 맞지도 않고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부부장에 앉히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그렇기에 조금은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세은은 창밖으로 계속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아요. 멈출 수 있을때는 멈추세요. 계속 전진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정하에게 제일 해주고 싶은 말이었으나 그녀를 제외한다면, 바로 이곳에 있는 부부장. 바로 그에게 해당될 말이었다. 자세한 사정은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그녀는 창에서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을 솔솔 맞이했다. 자연히 그녀의 머리카락이 살며시 흔들렸다.
"...미안한 것도 있으니까 그냥 이럴 땐 그렇구나 하고 넘겨주세요. 그냥 이런 후배도 있구나 하면서 말이에요. 아무튼 정 걱정되시면 오늘 현장 안 나간 이들... 아지라던가 그런 애들로 한 명 넣어주세요. 그래도 선배보다는 동기가 조금 더 편하니까요."
그 애라면 아마 피곤하지 않게 끌... 아니 데리고 다닐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굳이 그녀는 그 생각을 입에 담지 않았다.
>>562 모두의 혼란을 뒤로하고 부실로 들어온 수강은 주머니에 있던 비스킷과 사탕을 꺼내본다. 밖에 나갔다 온 사이에 자기 자리에 놓여진 것들이다. 내용물은 있을건 다 있는데다 정성스럽게 적힌 쪽지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부원님! 이 정성은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혹시나 다른 과자처럼 한입 물었다가 파편을 우수수 떨어뜨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뿔 부분부터 갉아먹기 시작한다. 설마 이런 과자하고 사탕에 장난을 쳤을리가 있을까? 매일 급식만 받아먹던 그에게 이런 간식은 유난히도 특별했다. //이벤트 참가는 시간관계상 어려울거같고 대신에 반응레스나..
토끼 귀가 흐물흐물 늘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매우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롭이어인가.
"...그렇긴 하지."
누군가에게 말할 이유가 없다, 이런 장소를 공유하고 싶을 만큼의 누군가가 아니라면 딱히 이야기를 꺼내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리라에게 자신은 그 정도의 사람인가보다 싶어서, 리라의 얼굴을 잠시 빤히 쳐다보게 된다.
"어느 정도는 알겠구만."
무진장 달콤하니까. 입 안에서 살살 녹기도 하고. 입 안에서 달콤한 향이 거의 다 가실 때 쯤 입 안에 집어넣은 과자가 바삭바삭 소리를 내면서 사라질 때, 리라의 반응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인다. 짜고 매우니, 달콤한 것보다 훨씬 자극적이다. 바삭한 식감도 한 몫 하고 있고. 그 식감이 맛을 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리라가 말한 것처럼 입 안에 상처를 내기도 해서, 조심해서 먹으라는 말이 들려오자 랑은 천천히 고갤 끄덕였다. 먹고 나면 입 안에 생채기가 잔뜩 나곤 했으니까.
"...좋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 그저 단순히 조용한 부실에 앉아 과자를 나눠먹고 있을 뿐인데, 둘 뿐인데도 생겨나는 듯한 온기에, 랑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과자를 집어먹었다. 혼자 먹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랄까.
분명히 내 가방에 넣어놓은 내가 사서 내가 들고 온 사탕이었다. 바뀔 일도 섞일 일도 없었을 텐데, 어째서 그 중에 이 사탕이 섞여 있었던 것일까. 누가 내 가방에 손 댔나 싶지만 그런 낌새는 없었다. 그냥, 그냥 오늘 나도 이 소란에 휘말려들 예정이었다고 생각하는게 속 편했다.
그렇게 마음 놓고 있을 수 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다.
누군가 부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지만 그쪽을 쳐다보진 않았다. 행여나 후드 아래로 귀가 드러나면 나 정말 어떻게 될지 상상도 안 되었다.
그러니까 귀도 한껏 내려서 티가 안 나게끔 하고 꼬리도 가능한 둥글게 말아 밖으로 내보이지 않게 하려 했다. 내가 말을 안 걸면 저쪽도 말을 안 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 어린애 목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돌아보고 말았다.
...어린애?
"저기, 누구세요."
부실에 들어온 건 어린애였다. 초등학생쯤 될까. 딱 봐도 사이즈가 커보이는 옷을 어떻게든 입은 티가 보였다. 그러고보니 오늘 난리통 중에 어려지는 것도 있었다. 그렇다면 부원인가? 혹시 모르니 누구인지를 묻고, 가능한 고개를 숙인 채로 눈으로만 힐끔거렸다. 그런데 쟤 방금 고양이 털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리고 이 장소는 공사가 아직 예정되어 있지 않은 공터. 즉, 동네 꼬맹이들이나 스킬아웃과 같은 녀석들이 모이기 딱 좋은 곳이란 말이다. 그렇기에 집중적으로 살피기 위해 왔건만, 하필 방치된지가 꽤 오래 되었기에 여기는 나름 작은 야생을 이루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곳은 작은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었고, 나는 몸뚱아리가 작아진 채 그 작은 생태계 한 복판에 있다.
이 말인 즉슨...
나를 점심밥으로 인식하게 된 생물체들이 내 주위에 지천이라는 것이다. 작은 버러지들은 여전히 작지만, 문제는...
털이 북슬북슬하고, 이빨이 뾰족하고 빛나는 양 눈을 가진 괴물들. 그렇다. 길고양이들이 내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괴물들에게 포위된 채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되새기고 있다. 이거 병원에서랑 비슷한 기분이 드는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들고, 놈들에게 겨누며 외친다.
세은이 한숨을 내쉬고, 충고를 한다는 말에 한양은 "남의 일에 간섭해주지 마세요." "선배부터 챙기는 게 어떨까요." 등의 말이라고 예상했기에 부부장인데 어떻게 부원들을 신경 안 쓰겠냐고 하려고 했지만.. 인첨공의 대다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일 거라는 얘기를 듣고는 단순히 본인의 조언이 거슬려서 나온 얘기가 아님을 직감했다.
"돌이킬 수 없는 일..?"
위키니스의 존재를 모르는 한양에게는 당연히 바로 이해가 가지는 않는 말이었다. 저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것도 강한 힘을 동경하여 레벨 5를 달성한 뒤에 소중한 사람이 위크니스가 되는 일을 피하라는 얘기인 것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은우의 동생인 세은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뭔가가 있음을 확실히 직감했다. 한양이 굳이 은우에게 물어보지는 않지만, 퍼스트클래스이기에 인첨공과의 관계가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