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방과 후 유달리 몸상태가 안 좋았다. 정확히는 점심 무렵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무력함에 휩싸여 오후 내내 수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다만 정신을 차리니 모두 나간 교실에 혼자 앉아있었기에, 뒤늦게 가방을 챙겨 나갔다.
긴 복도를 걸으며 생각했다.
오늘은, 저지먼트 부실에 갈 일은 없다. 커리큘럼은 있다. 거기에 가야 한다.
나도 모르게 보호대를 찬 왼손으로 가방을 들고 있었지만 아프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그대로 걸어 나를 담당하는 시설로 갔다. 오늘 담당이 된 연구원은 나를 흘깃 보더니 심리 진단을 받을지 실습을 할 건지 물었다. 당연히 실습이었다.
보이는 상태와 달리 주저없는 대답에 연구원은 알았다며 따라오라 했다. 그 뒤를 따라갔다. 익숙한 시설과 익숙한 복도가 언제까지고 이어질 것만 같았다.
늘 가는 실습용 방이 아닌 새로운 방에 안내되었다. 거기엔 수술대가 있고 그 위에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상체와 매우 흡사한 모형이다.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제작해 벌어진 살이 진짜 같고 그 사이로 흐르는 붉은 액체도 진짜 피 같다. 금방이라도 피비린내가 내 코를 짓누를 것 같았지만, 반대로 플라스틱 냄새만 지독해서 그게 더 역했다. 빨리 끝내고 나가고 싶었다.
밖에서 방송으로 지시하는 연구원의 말을 따라 교복 블라우스 위에 백의를 걸치고 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쓰고 수술대 앞에 섰다.
이미 피, 아닌 붉은 액체 흥건한 수술대가 자꾸 진짜 같다. 내가 저기 있는 거 같아.
그러나, 실습 시작을 알리는 지시가 떨어지자 기계적으로 준비된 도구에 손을 뻗었다. 집게, 메스, 겸자, 순서가 어떻게 되더라. 일단 혈관을 잡아 출혈을 막고 아니 부서진 뼛조각부터 제거하고 그 다음 살을 벌려 환부를 확장하고 조직 손상을 확인하여 다음 대처를 이행하고.
오늘은 유달리 상태가 안 좋았다. 묵직한 무력함에 짓눌려 견딜 수 없는 날이었다.
챙그랑
힘이 맞지 않는 양 손의 교차로 인해 메스를 떨어뜨렸다. 진짜 같은 인체모형과 달리 도구는 모두 진짜였다. 메스. 스치기만 해도 살이 베이는 날카로운 수술도구.
바닥에 떨어진 메스 위로 붉은 액체가 떨어졌다. 수술대의 것과 다르다. 붉지만 검고 따뜻하지만 금방 식는 그것은 내 피였다. 오른손 장갑의 손바닥이 찢어져 그 사이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지독한 플라스틱 냄새에 비릿한 철향이 휘감겼다. 아슬아슬하게 정도를 유지하던 역함이 기어코 선을 넘었다. 마스크를 끌어내리자마자 구토했다. 희멀건 위액이 다시금 바닥을 어지럽히고 주변 공기에 역함을 더했다.
수없이 구역질을 하며, 저멀리 연구원이 달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무의식중에 느꼈다. 제법 깊이 베였을 손바닥에서 어느새 피가 흐르지 않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던 상처에서도 위화감이 덜해졌다는 것을.
능력 활용을 위해 조금 더 많은 물질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뭐 지금도 딱히 능력에 불만이 있는건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1대 다수라던가, 비살상 제압을 위해 필요한 요소같은게 필요해. 여러가지 방법을 연구했지만, 전부 다 의지력으로 풀 수 있거나, 완전한 무력화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아니면 영구적인 장애, 후유증이 남는다.
당장 내가 총에 조준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리거를 가진 손을 강제로 멈춘다 이외의 방법은....여럿 생각나지만 너무 비인간적이다. 당장 생각나는건 화학물질을 내 근처에 쭉 뿌리는건데...
혜승의 머릿속에서 한 편의 파노라마같은 미래(아직 확정되지 않음)가 그려지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대충 혜승이 보여주는 것만 간단하게 보고 가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겠다~ 고 생각하는 순진한 소년이 여기에 있었다.
"앗... 앗... 앗..."
그게 아닌데!! 절대 아닌데!! 이대로면 진짜 신입이 되어버려!! 진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이걸 어떻게 해 보려고 살짝 들었던 손이 절망감에 떨어져버린다.
"괘... 괜히 말한 것 같아아아"
아주 작은 개미소리로 절규에 가까운 투정을 부려보지만 일어난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이다. 뭔가 잘못돼서 부원들의 더 부자연스러워진 (멋있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만!!) 자세를 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박수를 친다. 혜승의 죽도 다루는 모습을 볼 때 즈음엔 완전히 까먹고 와아~ 하며 헤실헤실 박수를 치고 있었던가...
맞다... 나 검도부 입부 권유 받아서 이렇게 있었지....
"확실히 멋있었는데요.... 그게.... 저...."
어떡하지!! 한아지는 여기까지 봐 놓고 거절할 배짱이 없다!!!!!! 두 눈을 질끈!! 감고서 허리를 90도로 숙인다. 에라~ 모르겠다아아
"으아아잘 부탁드립니다아아아~~~"
이 소리 또한 절규와 같았더라. 그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서 상대를 보고는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선배애"
1학년 때 저지먼트를 병행했다고 했으니까 2학년? 3학년? 아지는 명단에 있던 이름들을 떠올리려고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