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어딕트 「...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음. 역시 떠나는군.」 쇼츠 어딕트 「이 잔디가 그리울 겁니다. 하지만... 『시대를 만들어나가지 못한 우마무스메』에 속해 있다면 어쩔 수 없겠죠.」 「자책하지 말게. 달리기는 『시대』나 『세계』 같은 거창한 무대 위를 뛰는 종목이 아니야. 두 다리로 이겨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두 다리로 딛고 있는 발밑의 땅이지... 앞으로는 어떡할 계획인가?」 쇼츠 어딕트 「글쎄요, 어디 코치나 트레이너 채용을 구해 보든지, 아니면 라멘집이라도...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 마침, 보잘것없지만 내가 알아 둔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말이야.」
【봄 피리어드】 2턴: 9/18~10/1
벚꽃이 떨어지고 한층 더 파릇한 새싹 기운이 츠나지의 산자락에 깃들었습니다. 등교길을 따라 피어 있는 들꽃들을 보며, 앞날의 기대감으로 가슴 설레는 나날을 보내 보아요.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9/23), 우니상(9/30)
【마츠리 전전야 체육제】 9/25~10/1 (situplay>1596959105>1-2)
나츠마츠리가 다가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츠나센 학원에서도 지역사회와의 협력 하에, 나츠마츠리를 앞둔 시기에 체육제를 열기 시작했죠. 자, 온천여행권을 쟁취할 시간입니다. 【링크】
느긋한 휴일의 아침. 나는 오랜만에, 기분좋게 일어나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페트병에 담긴 우롱차를 꺼내어 마셨다. 조금은 갑갑하던 방의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방에서 바깥공기를 한껏 마셨다. 어느덧 벚꽃은 지고, 연두색 새순이 돋아났다. 거리엔 꽃이 피어있고, 따스하게 햇살이 내리쬔다. 아, 정말 좋은 아침이야.
나는 느긋하게 씻었고, 옷장 앞에서 한참을 서서 옷을 고민했다. 아, 어째서 옷은 이렇게 많은데 입고 나갈 옷은 없는걸까? 거울 앞에 서서, 여러 옷들을 대보며 콧노래를 부르다가. 나는 조금 멋을 부려보기로 했다. 검은 색의, 소매가 없는 롱 원피스 위로, 루즈핏의 옅은 베이지색 크롭 가디건을 걸치고는. 예쁜 단화를 신고, 핸드백에 이것저것 챙겨서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열두시에 시내에서 만나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그래, 첫 데..이트.... 아아. 붉게 물든 두 뺨이 창피한듯, 나는 벤치에 앉아 두 손을 뺨에 대어보면서 오늘의 플랜을 다시금 머릿속으로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응, 이렇게 만나서, 밥도 먹고, 디저트도 먹고, 그러고 노는거야. 쇼핑을 해도 괜찮고. 응. 완벽해. 조금 자신이 생긴 듯, 해맑게 웃으면서, 약속장소에서 너를 기다렸다. 너무 빨리 온 것은 아닐까? 옷이 이상해보이진 않을까? 너무 들뜬건 아닐까? 으으, 긴장되네...
아! 그거 파쇄 왜 한 거지! 나는 가끔 가오에 영혼을 팔기 위해 헛짓거리를 좀 한다. 그때의 그것도 파쇄 안 하고 잘 간직하고 있었으면 지금 워드프로그램을 붙잡고 끙끙댈 일도 없었을 것을... 이적 처리 같은 건 나보다 니시카타가 더 잘할 게 뻔한데 왜 그랬지. 나는 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파쇄해버린 거지 이 바보―!
"그렇게 되면 너한테도 사본을 줄게, 일단 프러시안이니까."
딸기우유에 빨대를 콕 꽂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제의했어."
무슨 경위로 제의하게 됐느냐, 그건 짧은 시간 고민해서 꾸며내기엔 좀 어려운 일이었다.
"...이적이란 거 우리가 보기엔 별 거 아니잖아. 그냥 맞으면 붙었다가 안 맞으면 떨어지기도 하고, 샐러드 드레싱처럼 이거 썼다 저거 썼다 하는 거라고 난 생각하거든?"
"근데 둘 다, 그러니까 니시카타랑 메이사 둘 다 좀... 자기 얘기 안 하고, 그러면서 알아줬으면 하고, 담당 없으면 나 죽어, 하는 애들이라."
"이 좁은 학원에서 얼굴 계속 마주쳐야 할텐데 그대로 찝찝하게 끝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둘이 대화를 하라면 하나는 울고 하나는 입 꾹 닫고 할 거 같아서. 사바캔까지 조금 케어해주기로 했어."
>>851 “알고 있어요. 당신들은, [ 다이애나 ] 가 아니야. 그렇기에 더더욱 소중해요. " "그저 이렇게 밝게 빛나는 당신들을, 기억해 줄 사람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해요… “ 화풀이하지 않을거야? 정말로 그럴거야? 내가 너희들에게 1착이란 길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도? 있잖아, 유키무라. 나는 무서워. 뭐가 무섭냐면……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안고 있는 팔이 떨려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안겨있는 당신은 영원히 모를 이야기이다. 모르는게 맞다. 몰라야만 한다.
“……메이사 양에게는, 나중에 찾아가 볼 것이에요. 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상황이 진정되고 난 뒤 찾아가면 될 것이에요. 그것이 [ 이적 ] 이란 것이니까요. “
조용히 유키무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그럴 것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니시카타 미즈호는, 돌아가겠다는 유키무라의 말에 정말이냐는 듯 고개를 들었다.
”정말인가요? 정말로, 정말로 돌아와주실 건가요? “ ”제가 너무 지쳐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은 아니지요, 유키무라 씨....? “
목 막힌 소리를 내며 동요하는 모습을 마미레가 놓칠리야 없다. 그 히또미미가 누구인가 했더니, 쥬라이였다니! 놀라워 마미레는 토끼 눈을 뜨고, 귀까지 쫑긋 세운다. 그러며 대자보의 내용을 떠올리기를 고백했다 차였다는 그 상대의 이름 또한 익숙한 것이니. 그 단아하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수염 잔뜩 난 아저씨를 본다. 문득 규탄문 아래 한 줄 더 적혀있던 내용이 떠올라 눈가를 가볍게 찡그린다.
"아니... 뭐 잘못된 건 아닌데..... 학생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했다는 것도 쥬다이야?"
목덜미을 매만지며 그렇게 묻고서 약간 난처한 낯으로 당신을 본다. 실연 당한 사람에게 괜한 소리를 한 것 같고.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 불쌍한 것이라, 이전에 당신에게 그러했듯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자리에서 일으키려 한다.
"...네가 변명을 할 줄은 몰랐네. 의외의 일면이라는걸까. 뭐, 첫 만남이니만큼...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너희는 아직 피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피어나고 있는지, 땅에서 썩어가고 있는지는 둘째 치고..."
"너는 이미 피어났어. 남은것은 운명을 움켜쥘수 있느냐, 없느냐. 다만 그 뿐인 문제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네 달리기.. 훌륭했으니까."
나는 옅게 웃었다.
"목숨을 걸고, 꿈을 위해 달리고 노력하는 네가 피어나지 않았다면. 누가 피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현실에 안주하고 달콤한 꿀을 삼키며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자들은, 우리를 비웃을 수 없어."
나는 단호하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노력하는 이를 비웃는다면, 내가 직접 비웃지 못하게 만들어주겠어. 아직 멀다. 꿈이라는것은 너무 높은 위치에 있어서, 자꾸만 고개를 치켜올리게 된다. 손을 더 높이 뻗으면 뻗을수록 도망가는 기분이 드는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리라. 나는 너를 바라보며 지긋이 눈을 깜빡였다.
"하핫."
"어느날, 한 남자가 의사를 찾아갔다. 우울하다고, 인생이 힘겹고 가혹하다고. 험한 세상에 나 홀로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했다. 의사가 말하길, '치료법은 간단합니다. 위대한 광대 팔리아치가 이 동네에 온다고 합니다. 그를 만나러 가 보시죠. 그럼 기분이 좋아지실 겁니다.' 남자는 울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지만 의사양반, 내가 바로 팔리아치요.'"
"길잡이는 누가 길을 밝혀주는가? 등대지기는 어느 별을 보고 암초를 피해야 하는가? 사람의 마음을 보살펴주는 이의 마음은, 누가 보살펴주는가?"
"이클립스는... 누구의 등을 보고 달렸을까. 무슨 마음으로, 레이스에서."
"아이러니하네. 그렇지 않아?"
말을 마치고, 나는 네게 손을 내밀었다.
"좋은 사람들은 왜 그리도,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할까."
"나도, 너도, 이런 나를 사랑해주는, 과분하게도 고마운 친구들도."
"응원할게. 응, 같이 뛸 수 있게 된다면, 기꺼이 뛸테니까."
"너도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얘기해. 이야기를 들어주는것 정도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왜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하고 메이사에게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담당이 아니라는 점이 떠올라 그만둔다. 그냥 이적이 되면 축하한다고 이야기나 해 주자. 담당이 생겼다고 했을 때의 반응을 생각하면 조금 식은땀이 날 것 같아서... 사본을 주겠다는 말에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딸기우유를 마실 준비릏 하는 히다이를 따라 커피우유에 빨대를 꽂는다.
"그만큼 서로 좋아하는 거겠지, 아마 형도 알겠지만... 우리는 운동부 코치랑은 다르니까."
코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 때 대안이 있다면 대안을 선택하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당사자들도 그러려니 한다. 코치 입장에서도 방침에 맞지 않는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것보다 낫고, 선수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제시할 코치를 찾는 게 더 나으니까. 그러나 트레이너와 우마무스메는 조금 달랐다, 분명 팀 단위, 그것도 대여섯 명 이상을 다루는 트레이너도 있다곤 하지만 한 두명에게 집중하는 게 보통이다. 단순히 훈련 일정을 짜 주거나, 식단을 관리하는 데서 멈추는 게 아니라... 데뷔한 시점부터 담당하는 아이의 모든 것을 신경써야 하니까.
"서로 있는 대로 이야기하고 그러기에는 둘 다 아직 어리니까, 서로를 이해할 시간도 부족했을 거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자신도 정말 어른인가 생각해 보면 확신은 없지만, 둘 다 진심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건 서투른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이야 대부분 그렇고, 미즈호도 재능과 정신력을 겸비하긴 했으나 여전히 아직은 미숙한 것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조금 과한 욕심을 부렸다. 라고 볼 수도 있었겠지. 그래도 분명 잘 털어낼 거라는 감각은 있었다, 지금의 미즈호에게는 코우라는 존재도 있으니까.
"그래도, 나는 형 말이 맞다고 생각해. 서로가 갈라져야 할 때라는 걸 인정하고 이야기해야 하는 거지. 그게 쉬운 건 아니지만." "그럼 사바캔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이야기야?"
다행이도, 이번에는 옆에서 말을 걸며 쿡 찔러오는 당신에게 그렇게 놀라지 않은 밤색머리 우마무스메였다. 물론 꼬리는 잠시, 살짝 위로 치솟았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쿡, 하고 찔려지는 옆구리는 살짝 말랑했다. 물론 힘을 안주어서겠지. 들어가는 건 조금 얇았다.
"어, 메이사. 여는 어쩐 일인교?"
"분석이제... 어, 니 정보를 보이달라꼬?"
"... 맨입으로?"
이내 농담한 것이라는 듯, 피식 웃으며 노트를 앞으로 넘긴다. 아는 이름들이 꽤나 보일 것이다. 저스트 러브 미, 레이니 왈츠, 퍼펙트 원더, 유키무라 모모카, 마사바 콩코드, 스트라토 액세서, 포 이그잼플, 우유부단디즘, 사미다레 스와브...
그리고 당신의 이름. 한 3 페이지는 되어 보인다. 당신의 작전과 주법, 스피드 뿐 아니라 성격, 당신이 쫒기는 것에 서툴다는 버릇, 모의 레이스 기록, 이와시캔 기록 등등 생각할수 있는 모든것이 기록 되어 있다. 거기다 옆에 파란색으로 적혀있는 <강적>이라는 글귀, 그리고 자신의 작전 절반을 알아챘었다 라고 빠르게 적은듯 휘갈겨져 있는 글귀.
... 물론 반듯하지는 않고 조금 중구난방인 면이 없지는 않았다. 어떻게 하면 저 약점이 보완될 수 있는지, 같은 것도 작게 적혀있는 것을 볼수 있을것이다.
대놓고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기에는 나는 머리도 나쁘고 아직 약하다. 그렇다면 당연하지. 조개껍질이라도 주워서 몸을 감싸야 한다. 그 안쪽에서 빛나는 것들이 자신의 빛이라고 여겨야한다. 그렇게 하는 것 만으로 어느 정도는 걸을 수 있게 될 테니까. 그 쓸모 없는 껍질안에서 안주하지 않으면 언제든 결과는 바뀐다.
“아니!! 아직 아니야. 아직 내가 바라는 지점에는 멀다!!!”
“나는 운명을 쥐고 싶은 게 아니야. 굴복시키고 싶다!!! 넘어서야 할 것은 언제나 너나 더 강한 녀석이 아니라 나의 운명 뿐이다!!!”
“그러니 네가 나의 운명이 되어라. 숙적이 되어서 내 독주를 막아봐라!!!”
“나는 여기에 있다 유키무라 모모카!!!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위치에!!!”
주변의 시선조차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외친다. 누가 본다면 중상급을 겨루는 것처럼 말하지만 너와 나는 미승리전을 이제 겨우 넘어선 녀석과 곧 넘어설 녀석. 그게 뭐 어쩌란거냐!!! 유키무라 모모카 네놈이 말하는 대로다!!! 이 잠시의 안식이 주는 행복에 취해 나아가기를 잊은 버러지들은 우리를 이기지 못한다!!! 비웃어라!!! 몸이 타오르더라도 이상에 닿기 위해서 날뛰어!!!
“그거 다행이구만. 앞이 안 보인다면 불타면 된다. 별이 보이지 않는다면 암초도 부수고 나아가면 된다.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없으면 그저 그 나약함도 부수면 된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싶다!!!”
“이클립스는 가장 강했지. 하지만 나는 더욱 강하다. 시대도차 내 이름 앞에 굴복할거다.”
“적어도 네가 나를 확실하게 부숴버릴 때 까지!!!! 내가 무너질 일은 없다.”
“내 꿈은 유치한가?”
내밀어지는 손을 강하게 잡는다. 나는 여전히 약하기에 강한 척을 할 뿐이다. 너희들처럼 태어날때부터 빛나지 못했기에. 여전히 불탄다. 그리 하면 나도 별이 될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