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루기는 어려운 꿈이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는다. 그야... 개선문 상이다. 파리 롱샹에서 열리는, 세계의 최강들이 달리는 곳. 간다 하더라도, 한명 정도가 최대겠지.
"... 의지는 강하제. 그거는 맞어야. 하지마는... 하하..."
씁쓸하게 밖을 본다. 한계를 정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다. 그저, 이것이 전략 게임이라면, 자신의 실력에 맞는, 최선의 수를 두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지, 백조가 떠 있는 물 속의 발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였다.
"... 썰매끌기를... 어릴적부터..."
"... 북쪽 출신인가벼...?"
꿈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그만둔다. 자신에게도 꿈이 있었지만... 사실, 그런 꿈을 꾸기에는 세상이 너무 험했을 뿐, 그 뿐인 이야기일 뿐이다. 중앙에 가지도 못한 주제에 클래식에서 삼관 비스무르한 것을 따겠다고 사카나 삼관을 노리고 있었을 뿐인, 그저 그런 이야기. 세계최강이 되고야 싶지. 하지만, 지금도 자신에게는 충분히 기적인것을.
"... 역시, 니는 대단하구마. 내는 꿈도 못꿀 이야기들이여."
"그것만 혀도, 이미 강한기라. 그 전에도 니는 이미 강적 안에 들어가 있었고 말이제."
"글고... 정면서 힘겨루기를 하므는 내 여기 있는 전부한테 질끼 분명헌디. 아마 토레나 중 몇명헌티도 지지 안하겄나."
"... 내가 그나마 괘안아 하는거는... 철저히 분석해가꼬... 약점을 찌르는 거. 그정도 뿐이라."
"... 그러이... 이 자리서 기다리고 있으께, 니가 오는 날을."
..이와시캔에서 승리를 했을때부터, 그 자리에 앉아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 것이였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맞게 웃어보인다.
진심이라는 말에 사미다레는 배시시 볼 붉히며 웃는다. 운동뇌가 켜져서 자꾸만 비장해지려고 하니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다. 지시하는 내용만 아니었다면 평소처럼 수줍게만 보일 얼굴이었을 텐데. 메이사가 앓는 소리를 내니 금세 마음이 약해졌다가도, 싫은 소리 하면서도 순순히 매트로 가는 모습에 얼굴이 활짝 편다.
"복근이 있어야 몸의 균형이 잡히고, 다리를 움직일 힘도 생기니까?"
그걸 물은 게 아닌데도 원론적인 답변이 나왔다. 사미다레의 성격상 놀리려는 게 아니고 진심으로 한 말이었으리라. 그리고 어째, 운동 시작하니까 평소보다도 더 쌩쌩하고 생기 있어 보이기도 하고. 사미다레는 메이사가 마지막 동작을 멈추는 타이밍에 맞추어 스톱워치를 켰다.
"응, 수고했어. 휴식시간 50초. 이 다음은 케틀벨 들고 슬라이드 사이드 런지."
그러니까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를 조지는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사미다레는 메이사에게 그리 말하곤 저 역시 앉아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한편 있는 우마무스메용 케틀벨을 가리키며 눈을 빛내는데, 유감이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미다레의 머리에는 그저 친구와 트레이닝을 해서 즐겁다는 생각밖에 없는 듯했다.
>>842 "......사바 캔이 끝난 이후에, " "그 아이에게, 안에 있는 인형을 꼭 전해주세요. " "그것만 해주신다면, 뭐든 어울려 드릴 테니까........ "
그래, 울고 있어 보았자 해결되는 것은 없다. 우니상이 코앞에 있고, 가장 중요한 아이들의 첫 발짝이 이제 시작되려고 한다. 비록 봉투 안의 [ 추천장 ] 과 [ 이적 처리서 ] 는 파쇄되겠지만, 이것만큼은 꼭 전해주고 싶었다..... 떠나는 히다이를 향해 니시카타 미즈호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다.
"....폐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히다이 트레이너님...... "
최악의 기분인 것은 한 쪽만이 아니었다. 처참한 기분인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견뎌내야 한다. 가라앉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아이들을 위한 자세다.
첫 번째 지붕은 꽤나 낮은 편. 좋~아, 승리의 여신은 나를 따라주는구나! 망설임 없이 올라간 다음 보이는 것은 드리워지는 그림자. 아, 높다. 많이 높다. 눈을 깜빡이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역시 뭔가를 잡고 올라갈 수는 없을 것 같다. 호기롭게 폴짝 뛰어 지붕 끝을 잡아보려 하지만…! 아야!! 벽에 무릎을 부딪히고 말았다! 우마무스메에게 다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얼마나 중요한데!!
"ー정~ 말, 너무해라!"
욱신거리는 무릎을 붙잡곤 다음 지붕을 보면, 그래도 높이가 같다. 다행이야. 슬쩍 건너갔다 보자면, 다시 꽤 높이가 있는 건물. 어라라, 어째서!? 이번엔 내려가야 하는데. 눈 꾹 감고 뛰어내렸다!
냐아아아아앜!!!!????
"냐아아아아앜…?"
그리고 뛰어내린 곳에서 들은건, 커다란 고양이의 비명소리. 발목도 아픈데, 이녀석… 할퀴려 든다! 아팟, 아파 아파 아프다구요~!! 아직 제대로 크게 할퀴어진 것도 아닌데, 피한다며 다시 높은 지붕에 대롱대롱 메달려있다가, 겨우 지붕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아아아…."
힘들다. 이리저리 찍힌 다리가 달리고 난 피로보다 더 힘든 것 같다. 한숨을 작게 쉬더니 다음 지붕을 바라본다. 이건 가볍게 내려올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