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어쩔 수 없지😓” “진-심 어쩔 수 없네🥲” “아쉽💦 아메쨩! 머리삔은 가져도 괜찮~” “내일 또 만나🥰”
유키무라의 단호한 태도에, 새로운 핫 이슈를 예상했던 갸루무스메들의 기세는 꺾이고 말았다. 살았다! 라는 안도감과는 별개로,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유키무라의 변명이 신경쓰이는건, 둘째 치고. 유키무라가 잡지 않은 팔을 들어, 레이니・왈츠는 손을 흔들어 갸루무스메들에게 인사를 해 보였다.
“살았다... 고마워, 모모카.”
어느정도 갸루무스메들과 거리가 벌어지자. 레이니는 유키무라・모모카에게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이야기한다. 유레카쨩이 앞머리에 꽃아준 딸기장식 머리삔은, 녹색의 머리카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부드럽게 웃으면서, 가볍게 감사의 표시로 손을 흔들었다. 세간에선 갸루무스메라니, 불량 학생이지 않은가? 같은 이야기를 하곤 하지만, 딱히...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담배를 피우는 양아치들도, 사람을 괴롭히거나, 돈을 빼앗는다거나, 약한 사람에게 싫어하는 짓을 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으니. 그야, 한번뿐인 학창 시절이지 않은가? JK무스메, 같은 낯간지러운 말로, 친구 관계에 고민하고, 사랑에 끙끙거리고, 주먹다짐을 하며 우정을 쌓기도 하고, 때론 자신만의 고민으로 울적해 하다가. 친구들과 장난스럽게 웃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데에... 양키무스메니, 갸루무스메니 하는건 상관없었다.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평가하는건 스스로면 충분했으니까. 뭐,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남의 친구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서, 함부로 평가내리는 행위가 싫어서일까.
"그렇게 싫은 눈치도 아니었으면서."
부드럽게 웃으며 얘기했다. 친구들 아냐? 친해보이던걸, 같은 말을 덧붙이며. 네가 내 이름을 서스럼없이 부르자, 조금 부끄러워서, 붉어진 뺨을 긁적였다. 이름 불리는게 얼마만이더라. 그러다 문득 네 앞머리에 꽃힌, 딸기장식 머리핀을 보면서 작게 웃었다.
많이 힘드시군요 레이니주... 저도 잠 부족하거나? 주기적으로 마감칠거 있어서 한숨도 못자고 일할때가 가끔 있는데 그러면 졸립진 않은데 뭔가 자잘한 실수가 엄청 늘어나고 그럽디다... 약간 판단도 잘 안되고 그 상태에서 다단계나 사이비종교 만나면 냅다 발들여서 인생 망칠거같고(?)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흠칫 떨고는 시선을 내려버리는 메이사의 머리를 쳐다보고 있자니 '힘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든 설명을 하려는 듯 다소 더듬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내 기억 대로라면 평소에 이렇게가지 말을 더듬은 적은 없었는데.
"......"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때도 일부러 노리고 걷어찬 느낌은 아니었지. 정확히는 휘두른 다리에 자신의 다리가 교차되는 지점에 있었다...에 가까웠으니까. 다만 이번에는 조금 달라서, 물론 그렇게 심한 상해를 입힐 생각은 아니었겠지만...
"...나한테 잘못했다고 할 게 아니잖아, 메이사."
어디까지나 여기서 메이사가 다이고에게 잘못했다고 해야 할 말은 옥상에 무단으로 올라온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 번 다리 부상 정도겠지만 그건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은 다친 당사자에게 해야 하는 거야. 메이사의 발 밑에 눈물이 떨어져 자국이 생기자, 다이고는 말없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곤 메이사 앞에 몸을 숙여 앉았다.
"자, 울지 말고..."
또 손수건 안 챙겨왔네. 손수건을 평소에 쓰질 않으니 도저히 챙겨다닐 만큼 버릇이 들질 않는다고 속으로 자신을 다그친 다이고는 메이사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진정시켜 보려고 했다.
“아무리 친해도 소개팅에 같이 나가는건 싫-어. 나 같은거,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될게 뻔하고.”
나, 머리도 짧고(라고 하지만, 츠나지에 막 내려왔을때 처럼 짧지는 않다. 미용실에 딱히 갈 필요성을 못느껴서, 대충 앞머리만 미용에 관심있는 갸루 친구들에게 잘라달라고 부탁한 머리카락은 이제는 단발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길이다.), 말수도 적고, 표정도 무뚝뚝하고, 귀엽지도 않잖아. 이상한 남자가 아닌 이상, 쳐다보지도 않을걸. 같은, 평범한 소녀가 할 법한 투덜거림이 조금은 길게 이어진다.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다고 했으면서, 말이다.
“확실히. 시험에, 레이스 준비까지 겹쳤으니까.”
확실히, 피곤하겠구나. 하고, 레이니・왈츠는 손을 머리카락 위로 올려 머리핀을 뺐다. 음, 귀엽다고는 하지만, 역시, 부끄럽다.
“...페이스 조절에 도움만 된다면, 응. 괜찮은데.”
진심인지, 농담인지, 가늠하는 시간이, 잠깐 있었다. 레이니는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 말한다.
"분명 인기 폭발일텐데, 레이니 양은. 다들 네 관심이라도 조금 끌어보려고, 내가 레이니양이랑 말할거야! 아니 나다! 하면서 금세 왁왁거릴지도 몰라? 만약 나간다면."
키득이면서 네게 이야기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라. 말수도 적고, 표정도 무뚝뚝하고, 귀엽지도 않다. 이상한 남자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을거다. 흐음, 나는 너의 조금은 긴 투덜거림을 가만히 듣다가.
"그럼 나도 이상하겠네. 이렇게 널 쳐다보고 있으니까."
확실히, 너와 나의 첫 만남이 그리 좋진 않았지만...
"레이니 양은 귀여우니까, 좀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텐데. 그야, 저렇게 밝은 친구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있고. 믿어주는 사람들도 있고. 머리핀도, 정말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면 떨어지자마자 휙, 하고 빼버렸을텐데."
나는 키득이면서 괜히 네 머리삔을 한번 손가락으로 건드려보려고 했다.
"응, 이래저래 피곤하지만, 괜찮아. 레이니 양은 어때? 별 일 없어?"
공부도 평소부터 조금씩은 시간을 들여서, 확실하게 하고 있었고. 레이스 연습도, 중간에 부상을 입고 쉬었던 것 치고는 꽤 괜찮았다. 이제 깁스도 풀었고, 잘 뛸수 있으니까. 어쩐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첫 조건전 승리에서 이기지 못하면서, 나는 조금 달라진것 같았다. 압박감이 조금 사라졌다고 할까.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예전만큼 무겁진 않아. 그러니까.
"정말? 다행이다, 사실 거절당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좋아, 시내로 가서 맛있는것도 잔뜩 먹고, 카페 탐방도 하고, 오락실에서 사진도 찍고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