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냥 마음에 드는 자이다, 당신은. 라이벌로써의 관심은 이미 충분히 주고 있건만 줄수 있는 최대한이라 하면 그런 뜻으로밖에 안 보인다는 것은 알까. 그리고, 자신의 귀가 살짝 빨개져 있다는 것은 알까. 물론 조금 장난식으로 한 이야기지만, 역시 이 밤새ㄱ머리 우마무스메도 청소년, 사랑이라는 것에 조금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모범생이라기 보다는... 이거를 해야할 거라 생각하는가 하고싶은거라 생각하는가의 차이라 볼수 있겄으야. 흥미가 생기는 거를 보고, 그거에 와 그라는고 물어보는거를 두려버하므는 안되는기라."
당신이 이야기하기에, 그렇게 대답을 해온다.
"...이건 대체..."
우마튜브에서 본 적이 없는 것들이였다. 아니, 음악같은 것을 본다면 데이터를 너무 많이 쓰기에 정말 필요한 부분만 우마튜브로 해설집을 보고 해서 그런 것일까.
>>795 언그레이 데이즈 햇빛은 기분좋게 내리쬐고 불쾌지수도 낮아 딱 피크닉가기 좋은 어느날! 진정한 영웅은 압제에 반해야 한다고 배웠기에 나 역시 시험공부를 드랍하고 벤치에서 잠을 청하려 하고 있었다!!! 그야 애초에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억지로 공부하려 들어도 어쩔 수 없는법!!! 머리에 긴고아가 씌워진 손오공처럼 기괴한 주술(세간에서는 문제풀이라 한다)를 듣기만 해도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다음 미승리전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되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것이다. 이른바 군사목적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그아아아아앗!!!!"
편안하게 잠을 청하려던 와중에 들려오는 기묘한 주술의 소리... 알 수없는 기괴한 외침... 츠나센에 사교라도 침입한건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의 근원을 찾아보니 뭔가 척 보기에 귀여워보이는 작은 생명체가 무언가를 읊고 있었다. ...단번에 저게 그 소리의 근원이라는 것만은 알아차릴 수 있었기에 지쳐있는 몸을 이끌고 아이의 근처로 갔다.
"하지마는 그 가속이 지속되었을때에는 속력은 저짜로 가이께 속도는 계속 변하지마는 가속도는 변하지 않으이께... 절댓값으로 보는거이 가속이이께 벡터로 환산하자므는... 에이프라임은 이래 가고... 재밌구마..."
사실 조용히 한다고 한 것이였다. 그러나 이런 것이 흥미를 돋구기에 왜를 물어보고 스스로 대답하며, 왜인지 자기 자신도 모를 때에는 검색엔진과 선생님의 힘을 빌려가면서 정답을 갈구하고 있던 것이였다. 그러다 보니 조금 목소리가 자신의 평소 중얼거림 정도로 올라간 것이였다.
큰 외침이 들린것도 인지하지 못한채, 당신이 자신의 앞에 와서야 인지할 수 있던 밤색머리의 우마무스메였다.
어느새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어버린 나는 뜨거운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정말 그런 뜻으로 얘기한게 아닌데, 이렇게 놀림당할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우으으. 뺨에 공기를 더 빵빵하게 채워놓고는 널 바라보았다. 이렇게 나를 잔뜩 놀리시겠다면... 어쩔 수 없다. 나는 슬금슬금 무릎과 팔로 기어서, 천천히 너에게로 다가갔고.... 말 없이 네 옆구리를 간지럽히려 두 손을 뻗었다! 닿는다면 마구마구 간지럽혀버릴 생각이었다!
"헤에, 그거 정론이네."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고는, 네 반응에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아주 사악한, 장난의 화신같은 표정으로.... 그러나 이어진 너의 하아? 라는 말에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했지? 이것도 훌륭한 우마-돌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중 하나야. JK무스메라면 해야하는 사교 필수 코스 중 하나기도 하지. 자아, 어서 나랑 같이 영상을 찍어보자구? 우마튜브와 우마스타그램에도 올리는거야..."
말을 마치곤, 벌떡 일어나서 옷장에서 동물잠옷을 꺼내 너에게 건네었다. 아주 귀여운 날다람쥐 동물잠옷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에 맞추어 귀여운 햄스터 잠옷을 꺼내었다.
"자아, 옷 위에 그대로 쓱 하고 입기만 하면 되니까... 안무도 내가 알려줄게."
"노래도 부를 필요 없다구? 편집으로 나중에 노래를 입히면 되니깐, 간단한 안무만 하면 돼."
...뭔가 낯이 익은데. 어쩐지 굉장히 최근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등부가 하기에는 뭔가 어려운 말 하고 있었고... 내 기억상 이정도의 신장이면 아닐리가 없는데!!! 그렇다고 고등부라고 하기에는 뭔가 뭔가잖냐. 날이 선 것 같은 목소리에 조금 당황하면서 대꾸했다. 잘못말한거라도 있었나? 옆에 앉아 슬쩍 쳐다본 노트에는 저주의 주문마냥 알 수 없는 글씨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아마 방금까지 외우고 있던것도 이건가. 요즘 초등학생은 빠르구만...
"뭐 됐어. 공부도 좋은데 지금 시험기간이라 고등부녀석들은 전쟁상태나 마찬가지거든. 나처럼 상냥한 녀석은 얼마 없을지도 모르니까 도서관이라도 가서 하는게 어떠냐."
어린애들은 보통 나만 보면 무서워하던데 기골이 대단한 것이 분명 언젠가는 레이스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겠지. 그렇다면 최대한 바른 길로 안내하는 것 역시 어른의 자질인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