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 .....역시 내가 어떠한 잘못을 한 게 맞그나. 니시카타 미즈호의 머릿속에 들은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먼저 안긴다는 건 히다이 트레이너와의 일일 것이고. 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와전되어 코우 씨에게 들어간 것인지 싶지만..... 울고 있는 그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을 것 같아 조용히 손을 잡아오려 하였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아주세요. 코우 씨. " "제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좋아하는 사람은, 코우 씨 뿐인 걸요...... "
처음으로 동경한 사람도 당신이고,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도 당신인데,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미즈호는 코우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유언비어를 퍼트린 자와 [ 대화 ] 를 한 게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히다이 트레이너가 무슨 말을 한 것이 분명하다. 분명, 코우 씨를 아프게 할 만한 말을.... 무슨 말을 했을까?
"저는 다른 남자에게 함부로 안기거나 하지 않는답니다. 좀 많이 와전되어 전해진 것 같지만..... 그분께서 저에 대해 최근 퍼져있던 좋지 않은 소문을 퍼트리고 다니신 걸 알게 되어, 그분과 잠시 대화를 나누어 해결한 것이에요. 코우 씨에게 많이 상처가 되셨다면 죄송해요. " "앞으로는...아니 앞으로도, 다른 남자에게 안기거나, 안겨지거나 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게요. 그러니까 코우 씨.....울지 말아요. "
울먹이는 코우를 꼬옥 안아오려 하며, 미즈호는 기모노 소매로 조용히 코우의 눈물을 닦아주려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속삭이려 하였다.
"정말 좋아해요, 코우 씨. " "그러니끼, 코우 씨를 이렇게 아프게 한 제게 벌을 주세요. " "저를 아프게 해주셔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
이른 아침, 막 문을 연 카페테리아는, 음식을 준비하는 분주한 소리만이 들려와서, 요란스러운걸 좋아하지 않는 레이니・왈츠에게는 기분이 좋다. 밥을 먹기 위해선 조금 기다려야 하긴 하만. 레이니・왈츠는 유리창에 바싹 붙어, 한참 분주하게 준비중인 카페테리아 안쪽을 바라보면서 꼬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든다.
“새우튀김... 오늘도 나오겠지...”
에비후라이 좋아! (물론 무제한 배식이여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지만), 제일 먼저 들어가 새우튀김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먹으리라, 하는 포부를 가지며 레이니・왈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가 1등이겠지.
이른 아침, 새벽 훈련을 끝내고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발목의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오히려 풀업, 친업, 벤치프레스 등의 훈련은 할 수 있었다. 지금이라면 오히려 근력을 늘릴 찬스였다. 167cm, (매우 양호)kg 정도면 충분할까. 체지방량 9% 이하를 노려보는것도 괜찮겠지. 그러기 위해서 우선은... 잔뜩 먹어야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에비 후라이를 산처럼 쌓아놓고, 타르타르 소스는 아예 대접으로 쌓아 둔 채 나는 높은 밥의 산을 한입씩, 빠르면서도 씹는 소리는 나지 않게 먹고 있었다. 잔뜩 먹고 또 먹어서 우선 체중을 늘린 다음, 가혹한 컷팅을 통해 지방을 전부 근육으로 바꾼다. 영양을 최대한 많이 섭취해 근성장을 도모하고, 그렇게 늘어난 근육으로 발목과 다리의 부담을 최대한 줄인다. 뭐, 산처럼 쌓은 에비 후라이가 영양학적으로 옳냐는 물음엔 긍정적으로 대답하지 못하겠지만... 그간 맛없는 감자와 브로콜리로 버틴것도, 이후에 또 그걸 해야하는것도. 레이스에서 대차로 패배한것과 부상을 입은것도. 짜증나는 일 투성이인데, 이정도 보상은 있어도 좋겠지.
'...이정도 양을 먹는 건 오랜만이네.'
뭐, 전부 먹을 수 있지만. 갓 만들어 따끈따끈한 에비 후라이를 맛있게 먹고있는데, 카페테리아에 누군가 들어온다.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향했고.
채 말을 잇지 못한다. 바보같이 되묻기나 하고. 그녀가 자신을 안아오는 행동에, 힘이 탁 풀리는 것만 같다. 욱신거리는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다.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던 코우는, 미즈호가 눈물을 닦아주자 그제서야 입을 연다.
"...다행이야, 정말..."
여전히 울음기 남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그럼에도 어째선지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코우는, 아예 미즈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목놓아 울기 시작한다. 슬퍼서가 아니다, 「안심되어서」다. 참 꼴사납지, 이 나이 먹고서. 울음소리는 한참동안이나 이어졌다. 더 이상 쏟아낼 눈물이 없을 때, 그제서야 코우는 고개를 든다. 그리고 상기된 뺨과, 붉어진 눈가,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밝게 미소지어보인다.
그 날의 미 승리전에서. 그렇게 덧붙이며. 그래서, 너는 어느 쪽이지? 날 동정하기라도 할 셈? 아니면, 좋은 승부였다며 웃으며 손을 내미는 쪽? 난 기뻐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살며시 네 의중을 파악하려 하며, 옅게 미소지었지만, 어설프게 젓가락을 쥔 손엔 힘이 잔뜩 들어가 주먹을 쥐었다. ...곧이어 그것을 눈치챘는지, 주먹 쥔 손의 힘을 풀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내 앞의 의자를 빼어 앉는 널 바라보았다. 옥색 빛으로 물든 예쁜 머리카락, 미묘하게 다른 두 눈동자의 색.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름다운 얼굴에 새겨진 흉터.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렇게 생각하다, 네 시선이 내 새우튀김으로 향하자 망설임 없이 네게로 접시를 가볍게 밀었다.
"배고파? 혼자 먹긴 좀 많아서, 같이 먹어도 좋은데. 소스도 좀 덜어줄까?"
"팀메이트인, 레이니 왈츠 양."
트레이너, 왜 팀메이트들이 다 이렇게 껄끄러운 사람들 뿐인거야. ...사실 문제가 있는건 내쪽이겠지.
"전에 단체 채팅방에서 봤어. 뭐, 어찌 되었든 이젠 팀메이트니까. 인사하고 싶어서, 마침 네가 보여서 말을 걸었어. 앞으로 잘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