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949100>453-459 모르냐고 묻는냐면, 마리야도 풍문으로 듣는게 있다보니 그러한 소문이 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슬금슬금 야나기하라쪽을 바라본다. 아직 자신은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는데, 마치 체념한 듯 다시 테이블에 앉아서 애기하는 것이 마치 죄인같이 보인다.
"...원더, 공공장소에서 실례야."
마리야는 정론을 펼치며, 야나기하라상한테도, 주변 트레이너들한테도 민폐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물론 트레이너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어느정도 집중력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니. 그러니까 이이상은 하지않는게 좋을 것 같단 충고를 해야겠지. 때론 담당에게 따끔한 소리를 하는 마리야지만,
게시된 글을 보고 나서 바로 향한 곳은, 사미다레 스와브가 있을 법한 장소인데... 솔직히 말하면 정확히 어디에 있을지 알 수가 없었던 관계로, 팀 블레이징에게 배정된 부실로 향하기로 했다. 여기 없으면 또 어딜 가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목발을 짚은 채 어느새 부실 앞에 도착한 다이고는, 닫혀 있는 부실의 문을 두드린다.
요구 조건 하나 달리지 않은 봉사다. 마미레는 포스터의 내용을 읽어 보고서 그런 생각을 한다. 누군진 몰라도 정말 고마울까. 시간도 손도 많이 가는 훈제를 대신해준다니. 치즈, 연어, 햄 등등 여러 가지 훈제들을 생각하던 마미레는 연락처 아래 적힌 경고를 본다. 설마 바보같이 그런 장난을 치는 이가 있을까 싶지만. 있으니 이렇게 경고를 해뒀겠지.
헌데 맡긴다면 그 양이 얼마가 되던 다 받아 줄 것인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양껏 훈제하여 이 포스터를 건 주인에게도 고마움의 답례로 나누면 좋을 것 같은데. 고민하던 마미레는 번호를 저장하고서 문자를 보낸다.
모두가 저마다 초콜릿을 만드느라 바쁘던 한때도 어느새 지나 버리고, 시끌벅적한 초콜릿의 열기도 어느덧 식어갈 무렵. 이와시 캔이 가까워지고 있다. 대상경주의 출전을 앞둔 이들은 매일매일이 저마다의 스케줄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미다레도 예외가 아니라 학원에서 종일 트레이닝만 하다 정신 차려 보면 밤이고, 또 그런 하루가 벌써 몇 번이나 반복되었지 뭔가. 덕분에 언젠간 주어야지 마음먹었던 초콜릿은 타이밍을 놓쳐 주지도 못하고. 이와시 캔은 하루하루 다가오건만 기껏 심혈을 기울여 만든 초콜릿은 아직까지도 냉장고에 박혀 잠들어 있었다……. 늦은 밤, 냉장고를 열었다가 빛을 보지 못한 초콜릿과 이번에도 눈이 마주친 사미다레는 결심했다. 오늘 제대로 승부를 보겠다고……!
[있지, 메이.] [꼭 해야할 말이 있어.] [부둣가 근처로 나와줄래?]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문자 상으로는 온전히 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다소 많은 생략해버렸다는 것까진 미처 생각지 못한 모양이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메이사가 순순히 그곳까지 나와 주었다면, 야밤에도 찬연한 가로등과 선등 불빛 닿지 않는 으슥한 자리에서 서성서리는 사미다레가 보였을 것이다. 두 손 가슴에 꼬옥 얹고 발꿈치 조마조마하게 들었다 내리는 옆모습이.
[ 라이벌 ] 의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코우는 이미 여러 번 팀을 맡아본 적이 있겠지만 미즈호는 이정도 규모의 팀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팀 단위 특훈에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틀 연속으로 훈련 시범을 선보였다면 더더욱 그렇다….. 코우를 따라 창가 자리로 들어서고는 니시카타 미즈호는 코우의 건너편에 자리잡아 앉았다. 회도 좋지만 회가 올라간 덮밥도 나쁘지 않다. 무얼 시키면 좋을까….
“연어요? 연어라면 당연히 괜찮답니다. 회가 좋으신가요, 덮밥이 좋으신가요? “
망설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것은 상대의 의사를 묻는 게 먼저다. 오랜만에 가게에서 먹 는 연어에 미즈호는 다소 신나 있는 상태였다.
그러고보니, 사-미에게만 주지 못했네. 초콜릿. 그런 생각을 하는 것과 핸드폰이 울리는 것은 동시였다. 그리고 문자의 내용을 읽고 나니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마침 떠올리고 있던 상대에게서 온 문자였다. 근데 내용이 뭔가...
"하하하... ...뭐지? 나 뭐 했던가??"
꼭 해야할 말이라는게 '이제 더는 못참아. 넌 친구도 아니야!'같은 말이면 어쩌지? 새싹처럼 돋아난 상상은 무럭무럭 자라서 가지를 뻗기 시작했다. 어어어어쩌면 '지금까지 참다참다 이젠 무리다'하면서 바다로 민다던가, 아니면 어제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본 영화처럼 컨테이너가 가득한 항만에서 총격전을... 아니 역시 이건 무리지.
방에서 고민만 해도 소용은 없겠지. 무엇보다- 시간을 너무 끌면 추운 바닷바람에 사-미가 오래 있다가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이와시캔에서 맞붙을 라이벌이기도 하니, 가능하면 컨디션은 만전이었으면 좋겠는걸. 좋아. 생각은 여기까지. 일단 겉옷과 아직 전해주지 못한 우정초코를 챙겨서 밖으로 나선다. 밤에 나가는 것 정도야 이미 익숙한 일이고.
"사-미~"
시골 거리의 밤을 밝히는 가로등도 선등도 미처 밝히지 못한 어두운 곳, 으슥한 자리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가, 곧 그것의 정체가 사미라는 것을 눈치챘다. 왜, 왜 저렇게 어두운데 있는거야. 가로등 아래에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