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그대로지만 머리 하늘색 눈 파란색 멘코도 파란색 매일 죽은 눈을 하고 다니는 얌전하고 조용한 독서를 사랑하는 우마무스메지만 알고보면[더보기]
악벽은 축벽(발차기)대신 고착벽이 있을거같고요 각질도 추입이 아닌 도주 근데 이제 게이트에서 고착벽 발동해서 출발 안하고 그것땜에 게이트 적성 심사만 몇 십번은 받을듯한 아이입니다 달리다가도 뭐 하나 사소한거라도 맘에 안 들면 우뚝 서버리니까 레이스 방해로 결국 출주 정지당하지 않을까
경기장 밖. 레이스의 열기도 식어 이제는 차가운 바람만이 부는 이곳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린다. 밤이 내려오고 있는 하늘을 가만히 보다가 시선을 내리자, 느릿한 걸음으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지친 얼굴을 한 트레이너가 보인다. 분명, 오늘 출주한 아이들의 트레이너들이 무언가 쓴 소리라도 한 모양이다. 늘, 까진 아니어도 꽤 자주 있는 일이다. 게이트에서 출발을 하지 못하고 발이 멈춰버리거나, 심할 땐 달리던 도중에 우뚝 서버리는 나의 나쁜 버릇. 그것때문에 출주 정지를 당한 적도 있고, 게이트 심사를 몇 번이나 받고, 이제는 다른 팀들도 나와 병주 훈련을 하는 것조차 꺼릴 정도. 트레이너와 눈을 맞추자, 어색한 웃음이 따라온다
그들이 무슨 말을 했을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그 아이는 문제아야. 그 아이는 가망이 없어. 너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다른 아이를 담당하는게 좋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게 좋아. 뭐 그런 말들이지 않겠는가. 사실은, 이전에 몰래 엿들었어.
그런 말을 듣고 온 뒤에, 트레이너는 항상 어색하게 웃어줘. 혹시라도 내가 그런 공공연한 뒷말들을 들은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내가 상처입은 것은 아닐까. 나를 배려해주는 따스한 눈빛과, 위로의 말을 고민하지만 쉬이 나오지 않는 친절한 어색함. 나는 그걸... 정말 좋아해.
"....미안해... 트레이너..."
오늘도 잘 뛰지 못했지. 그렇게 귀를 늘어뜨리고, 눈썹을 내리고, 고개를 숙이며 울먹임을 더해 말하면, 봐봐. 또 다시 나를 상냥하게 달래주고 있어. 분명 내가 잘 뛰지 못하는 건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 이유를... 그 트라우마를 자신이 없애진 못해도 덜하게 만들어보겠다고. 함께 나아가자고. 그렇게 달래면서 쓸어주는 트레이너의 손길이 너무 좋아.
아아 그치만. 딱히 트라우마는 없어? 내가 잘 달리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 뿐이니까.
달리다가 멈췄을 때, 내가 곤란한 표정을 하고 당신을 쳐다봤을 때 보이는 당신의 그 얼굴이. 레이스가 끝나고 이렇게 달래주는 시간이. 오직 나만을, 오롯이 눈에 담아주는 당신이.
situplay>1596949068>987 사실, 노력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당신이 해주는 인사가, 매일 아침 내가 눈을 뜨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떠나지만 않으면 괜찮아. 그렇게 된다면, 나는... “...무리는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까.“
생각해 둔건 있을거라 어림짐작 했지만, 두 가지나 있을 줄은 몰랐어서. 니시카타라는 이름이 들려오자, 레이니・왈츠는 손을 슬그머니 빼려고 했다.
”미스 니시카타... 음. 미스 니시카타라... 이미 상의는 해 본거겠지...“
미스 니시카타에 대해서 아는 점은, 다이애나에 관련된 일과, 트레이너로써 뛰어나다는 점과, 어른다운 강인함과 (정신적인 강인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물론, 요즘 니시카타 미즈호가 야마토 나데시코 같은 외모를 가지고, 105Kg 아령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든다는 괴담이 츠나센의 우마무스메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지만 말이다) 상냥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기에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사람이라는 것.
”다이고는, 니시카타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일단은 그 점을 질문해보기로 할까. 머리가 돌아가면 좋을 것 같으니, 레이니・왈츠는 초콜릿을 하나 더 집어들었다.
무리하지 않고, 지금은 그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데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레이니가 손을 슬그머니 빼려고 하자 순순히 놓아준다.
"응, 미리 얘기는 해 봤거든. 구면이라며?"
미즈호가 생각보다 자세히 레이니・왈츠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조금 놀랐던 걸 떠올리면서, 조금 고민하는 듯한 레이니・왈츠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니시카타 트레이너 말이지... 대단한 사람이야, 담당하는 아이가 셋인데, 각자에 맞는 트레이닝을 바로바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이지, 몸이 약한 아이가 팀에 있었는데, 집중적으로 케어하는가 싶더니 호성적을 거뒀어. 얼마 전 OP 경주에서 2착을 한 아이인데, 마사바 콩코드라고."
비록 1착은 못 했지만 그 차이는 극히 미미한 것이라서, 다소 허약했던 때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레이니랑 같이 출주해서 2착을 한 아이도 니시카타 트레이너가 지도했고... 자세히는 몰라도, 트레이너로서의 실력은 일류라고 생각해."
흐음. 그리고 또...
"조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있긴 하지만... 열정은 확실하고, 목표에 대한 지향도 선명한 거 같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