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토 트레이너 「교과서 같았어. 놀랄 정도로. 보폭, 발을 딛는 각도, 페이스 유지, 모두 트레이닝 교범에 나오는 그림처럼 완벽했고...」 타토 트레이너 「... 그래서 졌지. 가장 모범적이라는 건 가장 '평범'하다는 의미니까. '평범하지 않은' 키마구레 에스커에게 결국 추월당한 건 그것 때문이야. 예측당하고... 간파당했으니까. 맞아?」 포 이그잼플 「......」
타토 트레이너 「아무튼... 앞으로도 응원할게. 계속 좋은 모습 보여 줘.」 포 이그잼플 「저기, 트레이너님은... 담당 안 구하고 계세요?」 타토 트레이너 「난... 아직. 아직 신입이라서.」
【주니어 시즌(가개장)】
현재 가개장 중으로, 본편 시작 1년 전, 우마무스메들의 경우 데뷔 1년차의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인연 토큰의 획득 등은 불가능합니다. 【링크】
정말이지 이게 무슨 소란이란 말인가. 저녁 시간대부터 다짜고짜 모인 아이들에 구호하며, 집에 들이닥치자마자 들어오는 질문까지. 다시 생각해 봐도 뒷목이 당기는 질문 투성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즈호에게 있어 제일 뒷목이 당기는 것은 따로 있다. 하필이면 이 난장판인 상황에 코우 씨를 맨션에 들인 것이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눈물을 머금고 머그잔들을 정리하며, 코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편히 앉아 계셔요. 코우 씨. 참, 음료는 녹차로 괜찮으신가요? "
자신이 방문객이니 이정도는 가뿐히 할 수 있다는 듯, 미즈호는 머그잔 여러개가 놓인 쟁반을 가뿐히 들며 코우에게 물으려 하였다.
중반 코너를 넘어 종반으로. 원래 한 바퀴라면 이쯤에서 스퍼트를 낸다. 무심코 힘을 줄 것 같은 다리를 간신히 멈췄다. 2바퀴.. 아니 3바퀴를 한 번에 뛴다고 했었다. 그래, 2000m를 3바퀴 도는 건 또레나와 한 번은 했던 트레이닝. 그때는 처음 종반 코너에서 온 힘을 다해 달렸다가 그 뒤로 또레나에게 추월당하고, 마지막엔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로 골인했었다. 한 번 그렇게 당했으니 이번에는 그렇게 당하지 않을거야...!
"—와, 위험했다...“
하지만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라,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앞으로 나아가버릴 것 같다. 조심하면서, 좀 더 집중하면서 달린다. 조금씩 빨라지는 호흡, 스치는 바람, 약간의 짠내가 섞인 츠나지의 바람, 편자와 신발을 넘어 전해지는 조금 거친 더트의 감촉...
종반을 지나 다시 초반 코너로 접어든다. 이걸로 2번째. ....어라? 그런데 이러면 스퍼트는 어느 지점에서 넣어야하는거지? 3번째의 종반..이겠지? 아니, 상대가 움직이는 것도 생각을 해야... 지금은 혼자 달리는게 아니니까 그렇지? 그런 생각에 살짝 집중이 흐트러진다.
이 훈련 자체는 우마무스메의 기초능력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지 못한다. 애초에 적성에 맞지 않는 거리를 억지로 달리게 하는 것이니 부하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몸으로 직접 경험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정확히 2000m를 세 배로 늘린 코스, 정확히 초반, 중반, 후반이 각각의 바퀴에 해당한다. 다소 무식하긴 해도 이만큼 직관적인 게 또 없겠지.
"...약간, 겁 좀 줘 볼까?"
앞쪽에 있는 메이사가 종반을 넘어서고 코너로 접어든다, 그리고 약간이지만 페이스가 흔들리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속인가 감속인가 고민하는 모양. 그 틈을 타 다이고는 약간 가속했다. 재빠르지는 않더라도 차근차근, 그러나 확인만 한다면 분명히 착실하게 거리가 조금씩이라도 줄어든다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만. 지금 스퍼트하는 건 무모하니까.
미즈호의 축객령으로 우마무스메들이 떠난다. 그제서야, 지나치게 깔끔한 방에 어울리는 고요함이 찾아온다
"...응."
적당히 자리잡고 앉는 코우. 그리고 안경을 벗어놓고,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올리며 숨을 고른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짓궂은 탓에 기운이 쏙 빠졌다고 할까 여기로 오기 전까지는 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 활기 넘치는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어 시달리는 경험은... 뭐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잠깐의 심호흡 이후 코우가 다시 안경을 쓴다.
>>731 잠깐의 정리 시간이 끝나고,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가볍게 전기 포트를 들어올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즈호가 쟁반에 두 개의 단아한 찻잔을 들고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집안에 어울리지 않는 일본풍 찻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찻잔에 말차가 보기 좋게 담겨있었다. 테이블에 가볍게 쟁반을 내려놓고 미즈호는 그 옆에 쓰러지듯 앉는다. 정말로, 지쳤다는 듯한 모습이다......
"오늘.....여러모로 실례 많았답니다. 코우 씨. " "저희 담당 무스메들이 여러모로 무례가 많았지요? 대신 사과드리겠어요. 정말로 실례가 많았답니다. "
가볍게 코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듯 하려 하며, 미즈호가 코우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아아. 여러모로 많이 지치는 날이다......
내 것이 아닌 발소리를 향해 귀가 움직인다. 제법 거리가 벌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트레이너의 발소리가 조금 가까워졌다. 에, 거짓말. 가속했다고? 원래라면 추입 각질인 내가 맨 뒤에서 달리니까, 누군가에게 추격당한다는 느낌은 종반 코너에서나 드는 감각이었다. 그마저도 골을 향해 달려간다는 그 종반 직선 특유의 몰입감 때문에 크게 의식해본 적도 그다지 없...나? 아무튼 이런 건 처음이다. 초조하다. 어쩌지? 당장이라도 속도를 더 올려? 아니면—
"—에이, 모르겠다!“
발소리와 먼 곳, 외곽으로 방향을 틀고 눈에 띄게 속도를 줄인다. 속도를 내서 거리를 벌리는 '도주'같이 뛸 것인가, 원래 각질인 '추입'대로 최후방에서 뛸 것인가 잠시 고민했고, 결국 후자를 고르기로 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는 압박감, 초조함을 이겨내면서 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알아채는 게 빠르다. 역시 우마무스메! 지금은 1대1의 상황이니 주변에 신경을 쓴다고 하더라도 다이고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게 된다. 그만큼 자신의 달리기에 집중할 여유가 줄어들지만 그래도 실제 경기에서 앞서가는 많은 우마무스메들을 일일히 다 신경쓰는 것보다야 상황이 낫다.
"-네 선택은, 그거구나."
외곽으로 방향을 틀고 눈에 띄게 속도가 줄어들었다. 이 속도라면 순조롭게 거리는 좁혀져, 결국 추월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계속해서 나아가 거리를 조금씩이라도 벌려 볼까? 아니면...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할 생각이야, 메이사?"
거리는 착실하게 좁혀지고 있지만, 이제는 다이고가 가속하기 때문이 아니다. 다이고는 가속을 멈추고 메이사가 감속하는 것에 반응하고 있을 뿐. 어느새 2바퀴의 반을 지나 그 종반으로 향하고 있다. 이제 곧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가 다가온다는 이야기였다. 메이사는 착실하게 스테미나를 비축했을까? 2000m에 달하는 종반에서 스퍼트 할 만한 스테미나를 비축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 훈련은 대성공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