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토 트레이너 「교과서 같았어. 놀랄 정도로. 보폭, 발을 딛는 각도, 페이스 유지, 모두 트레이닝 교범에 나오는 그림처럼 완벽했고...」 타토 트레이너 「... 그래서 졌지. 가장 모범적이라는 건 가장 '평범'하다는 의미니까. '평범하지 않은' 키마구레 에스커에게 결국 추월당한 건 그것 때문이야. 예측당하고... 간파당했으니까. 맞아?」 포 이그잼플 「......」
타토 트레이너 「아무튼... 앞으로도 응원할게. 계속 좋은 모습 보여 줘.」 포 이그잼플 「저기, 트레이너님은... 담당 안 구하고 계세요?」 타토 트레이너 「난... 아직. 아직 신입이라서.」
【주니어 시즌(가개장)】
현재 가개장 중으로, 본편 시작 1년 전, 우마무스메들의 경우 데뷔 1년차의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인연 토큰의 획득 등은 불가능합니다. 【링크】
더트 2000m 코스, 메이사도 이제는 몇 번이고 돌아서 익숙해진 듯 세 바퀴를 뛰어도 예전처럼 쓰러질 것 같지는 않았다. 다리가 좀 후들거리기는 하지만, 어쨌든 잠시 휴식을 위해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물병을 집어들었다. 물을 마시고 내려두는 순간, 아니 사실은 아까부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계속 메이사의 시선은 자신의 트레이너, 니시카타 트레이너를 향하고 있었다. 묘하게 히죽거리는 표정을 한 채로 말이다. 이윽고 빈 물병을 들고 천천히 트레이너에게 다가가는 메이사의 모습에서 무언가 꿍꿍이가 느껴진다면, 딱히 틀린 것도 아니다.
"또~레나~ 이 물병 비었어. 그리고 기록은 어때? 좀 줄었어?“
천연덕스럽게 물병이 비었네, 타임 기록은 갱신이 됐네를 물어보다가, 슬쩍 주변을 한 번 보고서 목소리를 낮춰서—
>>178 언제나와 같이 타임 체크를 하며 옆에 당근 주스가 담긴 콜드컵을 놓아둔 채 니시카타 미즈호는 메이사의 개인 훈련을 체크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메이사의 표정이 묘하게 히죽거리는 느낌이 계속 들었지만, 미즈호는 그냥 기분이 좋으려니 생각하며 별 일 아니다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빈 물병을 들고 메이사가 찾아오고 나서는.....
"아, 메이사 양. 그럴 줄 알고 당근 주스를 준비하고 있었답니다. 여기 있어요. "
물병이 비었다는 말에 바로 당근 주스 콜드컵(벤티 사이즈)을 건네고는 "어느정도 조금씩 줄어가고 있는 것 같답니다. " 라 말을 덧붙이던 미즈호는, 메이사가 낮춰서 말하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상황을 인지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이 정보, 어떻게 메이사 양에게 들어간 거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답니다, 메이사 양.......? "
폭탄에는 철면피로 대응하듯, 미즈호는 뭔 소리냐는 듯 메이사에게 대답하였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안 것일까?
평소보다 살짝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나오는 말을 음미하듯 살짝 눈을 감고 있던 메이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이고 참. 이 트레이너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 츠나지가 얼마나 좁은 동네인데, 어차피 시간 문제라는 것을 왜 모를까. 하긴, 중앙에서 온 사람이라면 모를 법도 하지. 지방 특유의 이 끈끈하고 치밀한 네트워크를 말이다. 메이사의 입꼬리가 또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난 몰랐어. 라이벌은 뺨에 뽀뽀하거나, 서로 끌어안거나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하는 사이를 가리키는 말인거네~“ "그치이? 또레나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겠지? 내가 라이벌은 사실 이런 관계를 말하는거라고, 또레나가 가르쳐줬다고 다른 애들한테도 알려주러 다녀도 되는 거겠지이~?“
니시카타 미즈호의 얼굴이 천천히, 아니 천천히는 무슨 빠른 속도로 사색이 되어가는 것을 메이사는 볼 수 있었다. 굳이 말로 할 것도 없이 모든 게 사실임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진심으로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봤나 싶었더니 전부 다 봐 버렸구나! 문득 이 상황에서 니시카타 미즈호는 자신이 이전에 썼던 책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 그 무스메와 무스메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 ] 그 소설도 결국 라이벌끼리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결말이었는데. 갑자기 허탈하게 웃음이 절로 나오려는 걸 애써 참으며 미즈호가 말을 꺼냈다.
".......아니. 알리러 다니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메이사 양. " "처음부터 정확히 말할 테니까 제발! 알리러 다니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상황에서 이정도면 이미 츠나지 여기저기에 이미 소문이 퍼질 대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즈호는 애써 메이사에게 제발 그 이상 퍼트리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말하고 있다. 그리고는 다 포기한 듯한 낯빛으로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다.
멸치푸딩 이래로 이렇게 사색이 되어가는 트레이너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메이사는 트레이너와는 정반대로 이 사태가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웃고 있었다. 떠본다기엔 너무나도 직구 스트레이트로 던졌었고, 그걸 어떻게든 받아치려다가 결국 트레이너가 삼진아웃 당해버린 상황. 장난이 성공했다는 성취감(?)이 느껴지는 얼굴로 메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처음부터 순순히 인정할 것이지~ 뭐어, 하또도 처음엔 라이벌이라고 했었으니까... 라이벌이었다가 연인이 된 사이인가~ 소설같네~“
당근 주스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달콤한 사랑의 예감이 드는 걸! 사랑이라고는 딱히 해본 적 없는 메이사지만 아무튼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얼마 안 됐구나. 그럼 언제부터 좋아했던거야~? 고백은 누가 했어~? 결혼은 언제쯤 할 계획?“
>>197 이 상황을 재밌어하고 있는 메이사와 반대로, 미즈호는 지금 뭔가를 다 내려놓고 있는 듯한 심정이었다. 이 아이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설명하려니 뒷골이 당겨오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순순히 인정했어야지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더더욱 뒷골이 당겨오는 것 같다! 이어지는 메이사의 질문에 미즈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낯으로 메이사를 바라보았다.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언제부터 좋아했다고.....? 설명을 조금 정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만히 듣고 있던 미즈호가 한숨을 깊게 내쉬고 말을 꺼냈다.
"우선....몇가지 정정해서 설명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 "동경했던 것은 중앙 시절때였고, 고백은 야나기하라 씨께 받은 것이랍니다. 마지막 질문은 좀 복잡해질 수 있으니 생략해도 괜찮겠지요? "
니시카타도, 야나기하라도 똑같은 트레이너 가문. 둘의 위치를 생각하면 절차가 꽤 복잡해진다. 누가 성씨를 바꿔야 하는지 역시도 관건이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대답해주지 않으리라고 미즈호는 다짐하였다. 생각치도 못한 질문이 와서 솔직히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