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농담이지? 이걸 하고 수업을 들으면 분명 수업이 아니라 수면시간이 될거라고?? 그렇게 따지고 싶은 얼굴로 메이사가 트레이너를 쳐다본다. 하지만 푸딩을 인질삼아 이 훈련 코스를 얻어낸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메이사 자신이기에 뭐라 불평도 못하고, 어정쩡하고 여기저기를 돌던 시선이 다시 땅으로 향했다.
"...확실히 빠르더라. 아무리 뛰어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어.“
핑계로 댈 것들은 많았다. 마장 상태가 안 좋아서. 심리적으로 동요한 상태라서. 편자 정비도 안하고 시작한 병주라서. 하지만 그런 핑계를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은, 글쎄, 왜일까. 그런 요소들이 없었더라도 졌을 거라고 생각해서일까.
하지만 그렇다고 분한 감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그 날 나눈 대화에서 생각했던 것들, 달리면서 잊고 있던 의심들까지 섞여서
>>85 조용히 메이사의 말을 경청하던 미즈호는, 딱 한가지만은 아니라는 듯 딱 잘라 말을 꺼내려 하였다.
"메이사 양, 저는 스트라토 씨께서 [ 점진적인 훈련방법 ] 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듯 하기에, 그걸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 내기를 걸었던 것이랍니다. 물론 그녀의 가능성 역시 보였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보다는 [ 훈련방법의 변화 ] 에 더 초점을 둔 것이에요. 차후 프로로써 임하는 데 있어 그녀에게 무엇이 더 맞는 훈련 방법인지 깨닫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그녀를 이곳 팀에 데려와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랍니다. "
스트라토와의 언쟁에 있어 요점은 '훈련방식의 문제' 였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무리하고 있는 강도로 처음부터 진행하면 좋지 않기에, 그런 훈련방법보다는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옳지 않냐며 말을 꺼낸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 언쟁은 창과 방패와 같은 언쟁이었고, 그 결과가 스트라토의 임시 입부가 되고 말았다.
"항상 생각하고 있는 거지만, 제가 특별히 중요시 여기며 훈련에 신경쓰는 담당 분들은 따로 있답니다. 메이사 양이 그 중 한 명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저는 메이사양과 마사바 씨, 두 분의 훈련을 제일 신경쓰고 있답니다. " "오늘 훈련도 보세요. 제가 병주훈련까지 하는 우마무스메는 메이사양이 유일해요. 제가 다른 분들과 이정도로 훈련을 함께하는 것 같으신가요? "
>>77 액면가대로라면 태클 걸 부분이 없지는 않음. 물론 거기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유를 달자면 가능해지긴 함
1. 어떻게 히토미미가 우마무스메를 따라잡나? 질주하는 우마무스메의 평속이 60km/h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상식적으로 우마무스메가 그 절반 되는 30km/h만 유지했어도 미즈호T와 메이사는 대대차가 났어야 함. 우사인 볼트가 40km/h 좀 못 미치는 수준이거든. (말이 우사인 볼트지, 볼트가 뛴 건 100미터라는 점도 고려해야 됨. 인간 기준으로 특전사 3km 만점 받는 기준이 12분 30초(즉 14.4km/h)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건 메이사가 초반부터 실속하고 거의 히토미미 이하의 속도로 달렸다는 말이 됨. 메이사가 스테이어이기는 하나 본격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1,000~1,200m 넘는 지점에서 일찌감치 '무리~' 외치고 박신해 버렸을 수 있는 거고(스테이어 초기 스탯이 1,100m에서 뻗는 정도이니), 그렇게 되었다면 사람이 따라잡을 수도 있는 것. 이래도 미즈호T가 육상선수 급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붙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미즈호T는...
+ 애초에 2,000m x 3바퀴면 서로 전력질주를 했을 리 없으니까 일부러 발맞추어 조깅 정도로 달렸다고 할 수도 있고. 메이사 입장에서 보는 미즈호T는 '뭐지? 이렇게 오래 달려 본 적은 없는데?' 그리고 '뭐지? 내가 지금 이렇게 지쳤는데 왜 히토미미가 안 뻗은 거지?'라는 문화충격이 되는 것 2,000m을 전력질주했으면 앵간한 우마무스메도 골인 직후에 8자로 뻗는데(터보 니 얘기야) 전력질주 3번이면 애들 죽지...
2. 더트에서 저렇게 장거리 먹이는 건 혹사 아닌가? 확실히 무릎 깨질까 봐 순한 맛 트레이닝을 짜던 미즈호T를 기준으로 본다면 혹사임. 그리고, 있는 그대로 혹사라고 하면 문제 될 것 없음. 애초에 더트 = 빤빤하게 다진 흙이고, 터프 = 풀 자란 바닥인데 잔디가 훨씬 더 푹신할 수밖에 없지. (물론 그만큼 잔디에서 더 발이 푹푹 빠지고, 딛고 나가는 힘도 많이 필요하니까 전반적인 속도는 줄어드는 것.) 사실 이런 가혹한 훈련 목표는 메이사가 자초한 것이기도 하고... 본보기로 (중앙에서도 학을 뗄 법한) 초초스파르타 메뉴를 맛보기해 줘서 겁주기를 시도한 거 아니냐? 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음
그리고 미즈호T가 3,200m까지 트레이닝 테이블에 넣고 있다는 건 명백한 혹사. 애초에 지금 실존하는 지방경주를 따져도 Jpn2의 다이올라이트 기념(2,400m)이 최장거리이기 때문. 도쿄대상전이 3km 뛰던 경주였던 시절은 쇼와시대 이야기이고... 이건 미즈호T가 중앙에 워낙 익숙해서 지방의 실정을 명명백백히는 알지 못하는 바람에, '더트도 그냥 잔디랑 비슷한 스케일로 트레이닝 시키면 되겠지?'라는 오판이 있었다고 한다면야 뭐. 미즈호T도 '더트에서 이런 훈련은 처음'이라고 하고 있고. ... 역시 겁주기가 맞나?
두 명을 제일 신경쓴다니, 그럼 제대로 신경도 안 쓸 임시 팀원과 다른 팀원은 대체 왜 들어와 있는 거야.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지만 그냥 꺼내지는 않기로 했다. 저런 말이야 뭐, 마사바 앞에서는 마사바를 제일 신경쓴다고 하고, 그 임시 팀원 앞에서는 임시 팀원을 제일 신경쓴다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니까.
"아~ 그래? 한 두 번이 아니라길래 다들 하고 있는 줄 알았지.“
무엇보다도 유일하다고는 했지만, 아까 전에 한 두 번이 아니라고 이미 말했으니. 그 부분만큼은 설득력이 없지 않나? 다소 유치하긴 하지만 메이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마무스메는 귀와 꼬리로 감정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은 귀도 움직이지 않고 꼬리도 없다. 태연하게 웃고 있는 트레이너가 사실은 어떤 생각일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어서 그런가. 어째서인지 묘한 불편함이 느껴진다.
>>111 " [ 지금 맡고 있는 ] 우마무스메에 한정하자면 이정도로 신경 쓰고 있는 우마무스메는 마사바씨와 메이사 양이 유일하다, 는 것이에요. " "스트라토 씨는 이미 본인이 진행하고 있었던 플랜이 있었기에 조금만 신경써 드려도 괜찮지만, 다른 분들은 아니니까요. "
지금 맡고 있는 이란 부분.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중앙에서 이미 맡았던 우마무스메가 있다.
"중앙 기준으로 봐 와서일까요, 사람에 따라 트레이닝 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제가 중앙에서 해온 방법은 이랬답니다. " "모두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닐 거에요. 이곳에서 이 정도 강도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것은 메이사 양이 유일할지도 모른답니다. "
지금 맡고 있는, 지금 팀원에 한정하면 그렇다는 건가. 그럼 한 두 번 해본 게 아니라는 건... 여기가 아니라, 중앙에서 있었던 일인가? 그보다 중앙에서는 이런 트레이닝을 하는 건가... 메이사의 머리에 다시 중앙(상상도)가 그려지..려다가 말았다. 뭐, 이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런가. 하긴, 마사바한테 이렇게 하면 큰일날테니까.“
건강이나 체력에는 나름대로(소꿉친구에 비하면) 자신이 있었는데, 그런데도 오늘 2000m를 세 바퀴나 돌고난 직후에는 죽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아니 보통 이 정도 거리를 이렇게나 달리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건 그렇고 마구로 기념을 안정적으로 뛰려면 STA가 210~220은 되어야 하는 게 사실이다 왜냐면 그때 눈이 내릴 예정이라서.
주접노트의 내용을 참고하자면, 시트만 읽었을 때는 미즈호T가 지장, 코우T가 덕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둘 다 담당의 의사 존중이라는 데서는 약간의 공통점이 있지만, 미즈호는 특유의 고지식함이나 트라우마가 겹쳐서 플랜을 중시하고 담당을 과보호하는 측면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 있는 반면, 코우는 우마무스메가 스스로가 무사하리라고 믿는 한 자기도 개입의 필요성을 느끼기 전까지는 우마무스메의 내구성을 믿어 줄 것(situplay>1596917087>29)이라서 담당을 더욱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으리라고 보았거든 이게 반대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담당이 자신의 한계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 신뢰와 기대'보다 '담당을 이렇게 굴리면 부서질 게 분명하다는 계산과 로직'이 앞선다는 측면에서 덕보다 지가 부각되기 때문
(그 뒤에는 '그런 의미에서 다이고T는 지덕체 중 체가 앞서고... 피리카T는 육각형. 대류 체력이 최고다.'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는 도쿄와 교토가 일장일단이 있는 한편, 도쿄가 분명 한 수 위인 부분이 있다고 느꼈음. 교토가 메이사에게 초장거리 더트 트레이닝을 제시한 건 메이사의 한계를 보고자 한 게 아니라 '넌 이거 안 됨'을 보여주기, 내지는 '계산 미스', 또는 '크아악 뭔 멸치푸딩!!'에서 비롯한 것이고 미즈호T의 스카우터에 보이는 수치가 조금 더 선명했다면 아마 미즈호T는 애초부터 이런 훈련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