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님들, 그리고 낯선 남자. 히죽 웃으며 하는 그 말에 당신도 평범한 인간이 아님을 안다. 섬뜩한 미소와 함께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절 향해 하는 말이라. 뒤로 물러나며 경계하며 남자를 노려보던 연은 폭주라는 말에 두 눈을 떠내며 깜박인다. 처음은 아니라는 것, 그것은 또 다른 사감의 폭주를 이야기하는 것이 분명할 테니. 고개를 둘러보며 지금 자리에 없을 사감이 누구인지 살핀다.
한없이 뻗어만 있을 것처럼 있던 그는 문득, 휘청거리면서도 단번에 몸 일으켜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직감했다. 가만히 있어서 버틸 수 있는 지점은 이미 지나 버렸음을. 이대로 있다간 어느 순간 의식마저 잃을 것만 같다. 목숨이 아깝거든 그렇게 되는 것만은 피해야 했다. 터벅터벅 힘없는 걸음으로나마 신속히 방을 뜨기로 한다. 문 열고 밖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작열의 수준을 넘어섰다, 탄다, 불타고 말 것이다! 북부가 아닌 학당에서 잿더미가 되게 생겼구나! 구슬땀이 이마를 타고 흐를 적 그는 이 상황이 절대 가만히 있다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목화 님을 위해서라도 이 안에서 부채질을 하려고 했건만 더운 바람만 부채를 타는 느낌이다. 불을 좋아하는, 앉는 용? 아회의 눈이 가늘게 뜨이며 삑 소리를 명확하게 듣는다.
"목화님!"
벌러덩 눕는 솜뭉치... 털뭉치... 아니 땅신령을 아회는 조심조심 차가운 천 위에 올리곤, 그대로 부적 하나를 붙였다. 어떻게든 북부의 차갑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얼음 조각 하나 쥐여주려 하며 밖으로 나가길 택했다. 한 손에는 목화, 다른 손에는 지팡이. 차라리 이 바깥으로 나가서, 북부로 가버리면─
"그 용이 북부까지."
불태우지 않을 보장이 어디에 있지? 불현듯 든 생각에 멈칫 서지만 이미 문을 연 지 오래다. 어쩔 수 없다. 북부로 피신하기 전에 원인을 해결하는 수밖에.
"……괘씸한데. 목화님까지 이리 앓아 누우시는데..."
애초에 대체 왜 우리가 해결을 해야 하지. 응당 사감들이 해야 마땅한 것을. 이곳의 존재는 그저 하 사감이 말한 독기인지 무언지 때문인가? 편히 쉬는 꼴이 갑자기 괘씸해지니 오늘도 '적룡' 착실히 일하게 생겼다.
방을 나설 적에는 두루마기 곱게 걸쳤지만 청룡탑 앞에 다다랐을 때는 거의 흘러내려 팔에 걸려있는 수준이었다. 평소라면 희었을 얼굴과 팔다리나 어깨가 열감으로 불그스름하다. 민소매의 한벌옷은 원래 그런 재질인 양 몸에 착 붙어서 안 그래도 짧은 기장이 더 짧아졌다.
차림이 어떻거나 말거나 느릿느릿 걸어온 온화 눈에 사감들 보이자 잠시 멈춰섰다. 안경은 방에서부터 벗었으니 시야에 가릴 것 없는데. 이 그칠 줄 모르는 땀이 눈커풀 기어코 깜빡이게 만들었다. 쯧- 혀를 차며 이마와 얼굴에 들러붙은 머리카락 쓸어넘기니 사감 아닌 남자가 저를 보고 뭐라고 말하려는 것 보였다. 그리고 남자의 뒷목 잡아채는 하 사감도.
"...흥."
저는 방에서 더워 죽어가는데 여기에나 와있었다 이거지?
남자는 애초에 관심도 없고 저는 신경도 안 쓰는(것 같은) 하 사감 보고 콧숨만 내쉬었다. 덕분에 정신이 좀 돌아와서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들을 것도 없이 이 청룡탑 춘 사감의 폭주였지만.
"끝나고 비나 내렸으면..."
적룡탑 돌아가는 동안 실컷 맞고 열이나 식히게.
사감들의 당부 뒤로 비틀거리며 청룡탑 안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잘 해보자- 하는 의미로 품에 안은 역린 토닥였다.
안보다는 낫지만 밖이라 해서 그리 나을 것도 없다. 두 눈이 슬며시 가늘어진다. 불쾌함의 표현이기도 하며, 육체적 한계가 가까워 또렷하게 뜰 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비척비척 다니다 보니 어느 곳에선가 열기가 뚜렷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이 지독한 더위에 원흉이 따로 있었던 건가? 마음 같아선 후끈한 열기에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으나,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까이 가야만 했다. 가까이 가니 죄 비슷한 생각 한 모양인지 몇 학생들 서성거리고 있다. 가만히 일 돌아가는 꼴 구경하고 있으려 했는데─
"또 뵙게 될 줄이야."
익숙한 목소리에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제 목숨 위협한 상대를, 그냥 죽이는 것도 아니라 생으로 씹어먹으려 했던 자를 잊기엔 그 기억 여간 인상적이었어야지. 말을 건다긴보단 중얼거리는 것에 가까운 소리였다. 저게 왜 여기에 있나? 아니, 어째서 이곳에 있는진 대략 짐작은 한다. 문제는 이것이다. 왜 아직도 있어? 설마 여기에 쭉 죽치고 있으려고? 이어지는 말에 그는 영 사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미간 설핏 찡그리며 짐짓 불만스러운 표정 그려내었다. 역시나 그 나름의 최대한의 표현이었다.
"죽기 싫은데 안 가면 안 되나요?"
이유 알게 되었으니 명쾌해지긴 했다. 그런데 사람도 아닌 것들 때문에 내가 왜 그 고생을 해야 하나. 가라고 등 떠민다면 어쩔 수 없이 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사실 죽음의 위협보다도 더워서 움직일 힘 없는 탓이 더 컸다. 인간도 물처럼 녹아버릴 수 있나? 그도 이것만큼은 알고 싶지 않았다…….
그때 령도에서 보았던 이들. 또 같이 한자리에 모였음에 연은 온화와 아회를 번갈아가며 바라보다 아회에게서 살짝 거리를 둔나. 그리고서 사감님들의 수를 세니, 청룡이라 당연하게도 이번의 폭주는 춘 사감임을 안다. 연은 이 더위에 궁기가 자신에게 물을 챙기라던 것이 이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 어떻게 이를 예상하고 있던 것인지. 연은 한숨을 내쉬고선 온화를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정체도 모를 남자의 대답에 그는 천천히 팔짱을 꼈다. 그 이상의 표현 없었다. 슬며시 짓던 표정도 다 거짓이었다는 듯 낯짝 무덤덤해진다. 이유는 모르나 사감들은 어느 선에 있어서는 사감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고 있다. 어느 때엔 나서고 어떤 경우엔 나서지 않고, 그 기준이 뭐지? 적어도 자신이 산 채로 잡아먹히려는 상황만은 분명히 막으려는 듯 보였다. 그 부분은 긍정적으로 여길 여지 있다 생각하지만, 그 행동의 이유를 모르니 완전히 신뢰할 수도 없다.
"시체라도 남기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저쪽이라 해서 시체 남길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겠지만 말이다. 그는 심호흡하며 지친 몸 추스리고는, 청룡탑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뜨거운 열기에 더불어 매캐한 연기까지 자욱하다. 걷는 동안에는 아무렇게나 쓰러진 학생들이 발치에 차일 것만 같다. 내부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일 리는 없고, 완전히 정신을 잃었나? 유현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 하나를 깨워 보려 했다. 냅다 주먹을 들어 쓰러진 학생의 뺨에다 갈기러 했다는 뜻이다.
안으로 들어갈 적 뒤에서 시선 느껴졌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지금 보면 어쩔 거냐는 거다. 이미 토라졌는 걸.
청룡탑 안은 더위를 견디지 못 해 쓰러진 학생들과 엄청난 열기로 가득했다.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혀 두루마기의 소매로 입가와 코를 가렸다. 숨 한 번 잘못 쉬었다가 내장까지 상할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쓸어올렸던 앞머리 다시 흘러내길래 재차 올려주고. 안으로 더 들어가본다.
걸음 떼기 전에 고개 슥 돌려 같이 들어온 청룡 아씨- 연을 보았다. 별 의미 없는 시선이었다. 어찌 보면 너 거기 있구나- 하고 의식한 정도일까. 잠시 응시하다가 다시 앞 보고 천천히 걸어갔다. 활활 타는 저 폭염의 한 가운데로.
단단히 정신을 잃은 듯 보였다. 주먹다짐에는 소질 없는고로, 심지어 찜통에서 누굴 후드려 팰 여력 없으니, 한 번만 더 때려 보고 반응이 쭉 없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금 주변을 살폈다. 시야에 어른거리는 불빛들은 맹렬하게 밝았으나 어째서인지 형체를 더 키우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다. 쓰러진 학생들에게는 옮겨 붙을까? 명백하게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는 새삼스레 그동안 거쳤던 사감들의 난리를 떠올려 본다. 하 사감과 동 사감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면, 춘 사감은 과연 어떤 괴이한 형상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인간 아닌 것에게는 특유의 열의 불태우지 못하나 그렇다 해서 기본적인 호기심조차 없지는 않다. 어느 쪽이든 인권은 보장 받지 못하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라도 해야지.
불길이 번지지 않음은 다행이었지만 방을 가득 채우고 있을 이 연기가 문제인 것이다. 학생들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제가 던지려던 부적은 의미 없이 불타버릴 뿐이었으니. 이 불길을 일으켰을 춘 사감의 폭주를 막는 것 외엔 방법이 없을지. 연은 다시 기우제를 시도 해볼지 말지 고민하다간, 다른 이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하 사감도 그렇고 춘 사감도 그렇고, 이 둘과 비교하자면 동 사감은 정말 상냥하고 온건한 양반이 맞았던 모양이다. 감금해서 굶겨 죽일 뻔은 해도 당장 죽게 생기도록 만들진 않았잖은가? 불길은 다행히 당장 뻗쳐 오지는 않았으나, 그렇다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열기에 숨이 턱 막혀 오는 것만 같다. 머리가 잘 돌지 않는다. 뜨거운 불길 속으로 차마 뛰어들 자신은 없어 문을 앞에 둔 채 제자리에 선다.
"문을 열어주셨으니 대화할 의향이 있다 기대해도 될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이 열기를 거두어주시죠."
부탁을 하면서도 곧장 통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말 몇 마디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이런 불 따위 진작에 꺼졌을 테니.
"진솔히 말하자면, 이쯤 되니 왜 매번 이 사달 나는지도 궁금하네요. 당신들이 날뛰는 데 그래야 마땅할 이유가 있는가요? 여력이 되신다면 이 질문에도 답변해 주길 바랄게요."
춘 사감의 방으로 향했을 때, 눈앞에 보이는 것은 불길로 이루어진 문. 이미 열려있던 것이 아니라면 열어볼 염두도 못 냈을 것인데. 이미 열려있음에 안도하나 그 안쪽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불안함을 느낀다. 들어서면 누군가 방 중앙에 앉아 있음을 본다. 춘 사감의 방이니, 당연히 춘 사감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대화를 먼저 해보아야 할까. 다른 사감들의 경우를 생각하면, 정상적인 대화는 되지 않을 것이라. 다른 사람들이 말을 걸어보는 것을 보며, 혹시 모를 상황에 연은 부적 두 장을 손에 꼭 쥔다.
한참 정신없을 시기, 여러분의 발치에서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선을 약간 내리면 이마가 축축하게 젖어 앞머리가 착 달라붙고 볼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엎어진 조그만 학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도착했을 때부터 울상이던 늘봄은 곧 물기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제발..."
그마저도 금세 달아오른 학당처럼 활활 타올라 버렸지만.
"제발 좀!! 저희 진짜 쪄죽겠어요!! 쪄죽는다고!! 그마안!!"
훌륭한 청룡의 예시로다. 하지만 성질 내지 않기도 어려웠던 게, 더위에 완전히 당해버려 여기까진 거의 기다시피 해서 왔기 때문에... 으으, 애들 대부분 기절해 있어서 다행이다. 다행은 아니지만 다행이야... 늘봄은 고개만 빼꼼 들고 반쯤 넋 빠진 눈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유현에게 불길이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곤 즉시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몸을 벌떡 일으켰다.
"괜찮아?! 아, 진짜 쫌!! 애한테 뭐 하는 거냐구요!!"
바로 부적을 꺼낸다. 비, 물, 물벼락! 비를 내리겠다! 비를 내려 주세요! 대형 물벼락을 내립시다!!
형제의 것을 취했구나. 사자 머리가 된 춘 사감의 말에 킥- 하고 웃었다. 얼굴 위로 흐르는 땀 슥 밀어내니 눈매도 휘어 웃고 있었다.
"그것 이제 아셨소? 어허. 오해하진 마시게. 내가 달라 한 것도 아니고 그이가 넘겨준 것이니."
억지로 뺏은 것도 아니고 주니까 받은 것 뿐이라고. 이 상황에 여유롭게 설명하다가 불길 날아가자 절로 고개 돌려 그 방향 보았다. 불길이 향한 이 유현인 것 보고 아이고- 하며 미간 찡그린다.
"유우야- 아무리 더워도 그것 잘 보고 피해야지! 네 고운 얼굴에 흉 나면 어쩌려고! 얼굴 밖에 없는 녀석이."
그리고 또 키득키득. 웃으며 춘 사감 돌아보는데 웃음 사이로 살짝 진지함 비추었다.
"무얼 이해하려 했소. 당신들은 신수고 우린 인간이오. 이해하려 한다고 될 것 같소? 돌아온게 배신이라. 좋을대로 생각하고 좋을대로 행동한다라. 되묻겠소. 춘 사감이여. 당신들은 신수인 것 감추고 사감 노릇 하며 우리네 인간을 좋을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소? 지켜줄 마냥 사감의 좌에 앉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지켜준 적 있소? 당신이 한 말 똑같이 돌려 드리리다. 사감이라 하여 믿었으나 제대로 지킴 받아본 것 없으니 그 배신감 어찌 할 테요. 당신네들 이리 날뛸 적마다 우리더러 죽든 말든 알아서 해보라 집어넣어지니 이것은 당신네들 좋을대로 구는 것 아니오? 어이. 춘 사감이여.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시게. 거!"
말 끝에 분노 표하듯 목소리 높였다. 아직은 역린 뽑아들지 않은 채 춘 사감만 뚫어져라 응시했다.
말이 통했나? 모든 것 불살라버릴 것만 같던 열기가 일순간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불길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으니.
"혹시 이해하려 노력하기 전에 설명은 충분히 해 주셨나요? 이미 했으나 저희가 못 알아들은 것이라면 죄송하지만, 지금도 저희로서는 이해 못 할 소리 하시니 마음대로 하렵니다."
당신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목적이 무언지, 왜 인간 싫다 하면서도 사감 노릇 충실히 행하고 있었는지, 지금껏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있겠거니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의 입장에선 쓸데없는 투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 아니지. 사실 이유를 알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테다. 유현은 그리 생겨먹은 인간이었으니.
"……."
그렇기에 불덩이 맞아 살이 익어가도 상대와 같이 진노하지 못한다. 공포에 질리지도, 고통에 어쩔 줄 몰라 허둥거릴 수도 없다. 고통은 참으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썩 반길 만한 감각은 아니다.
"그래서, 분풀이라도 하시니 기분이 좀 나으십니까? 제가 구워지니 당신이 가진 문제도 소호는 나아졌고?"
열기가 누그러지면 아직 조금이나마 이성이 있어 대화가 가능한 것인지, 기대를 가지기도 잠깐이다. 괴기하게 목만 돌아가는 모습에 놀란 연은 이어 춘 사감이 불길을 더 강하게 피워내자 짜증이 치솟아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다. 궁기가 해주었던 조언을 지금 그대로 따라야 할까? 더 뒤틀어진 결과를 불러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들지만. 연은 제 피를 섞었던 물병을 꺼내어 춘 사감에게 내던지려 한다.
온화주우우우...🥺 응, 제 잘못은 아니지요, 응...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잊으려고는 하는데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네요...🤦♀️ 뭔가 하고싶은 얘기는 목에 걸리는데 도저히 뱉기가 어려운지라 화를 내기 보다는 차분하게 식혀내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으으, 으으으... 우우...😭 온화주도 어제 하루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온화주도 편안히 쉬고 좋은 일요일 되길 바라요...!🥹
갑자기 그런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놀라고 당황하는 법이야. 말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구. (토닥토닥) 잊으려고 한다던가 식히려고 한다던가 그런 생각도 다 내려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도록 해봐. 잔잔한 브금 틀어두고 하염없이 듣다보면 저절로 심신 안정 될거야. :) 혼란한 와중에 내 생각도 해줘서 고마워 아회주~ 아회주도 늦었는데 금방 가라앉아서 나머지 밤 편안하게 쉴 수 있길 바라~
유현: 212 겁은 어느정도? 음~ 오너 지칭 피도 눈물도 없는(드립입니다) 분이시라서 겁대가리도 없어요! 흥미맨은 참지 않지! 근데 오너는 겁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좀 사릴 때가 있네요🤔 얘가 좀 사린다 싶으면 그건 오너의 유사 캐붕 때문이에요...👀
075 비싼 옷 적게사더라도 오래 입기 vs 싼 옷 많이사서 짧게 입기 비싼 옷 적게 오래! 유행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옷을 많이 사야 할 필요성을 별로 못 느껴요.
162 본인에게 부모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음... 사실 부모님 설정 대략 생각한 건 있는데 자세히는 안 정했습니다(두둥) 그렇지만 이 답변은 대단한 비설이나 중요 설정 관련이 아니니까 대충 답해 보자면~
유전자 제공자? 타인 1? 명목상의 보호자? 유현이의 부모님은 딱히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 자식한테 잘해줬고요. 그런데도 표현이 이런 건 어쩔 수 없는 얘의 성격적 문제 때문에...🤦🏻♀️ 부모도 타인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따지자면 오히려 친구를 부모보다 더 가깝게 생각하고 있네요....🤦🏻♀️🤦🏻♀️
늦었지만 유현이 진단 잘 먹엇습니다 ( *︾▽︾) 진단 중에 가까운 사람의 부정적인 소문 이거 보고 생각난 건데~ 온화가 변했다는 소문 같은게 들리면 유현이 무슨 생각 할라나~ 적룡의 류씨가 요즘 쌈박질을 안 하더라 망나니짓을 안 하더라 사람이 변하면 죽을 때가 가까워진 거라던데 그런거 아니냐~ 하는 소문~?
>>142 아아니 온화주는 늘 유잼 질문을 들고 와주셔~ 으음~ 소문 자체는 와전되거나 과장되는 경우도 많으니 들어는 둬도 대단히 유념하지는 않아요. 직접 보거나 확실히 믿을만한 증언이 있다면 모를까. 나름대로 추론이나 추측은 해도 소문 단계에서는 그냥 그 정도에 그쳐요! 적당히 기억해 둔 다음 나중에 온화를 만나면 소문을 그대로 읊어주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죽는 것과 행실 변화의 상관관계가 왜 있을까, 신변 정리인가? 너도 신변 정리 중이기라도 하냐고 물을걸요~ 얘 입장에서는 그럴 거라고 확신해서 그렇게 물은 게 아니었지만... 온화 설정 봄....(🤦🏻♀️)
>>143 (흉측한 오타쿠 웃음) 이... 이 사람들이 정말...!!! 더 내놔!!!!!!
>>144 (어제 뭔가 인상적인 행동을 했었던가🤔) 오... 이거 궁금한데 어떤 부분에서 떠올랐나요?🤔🤔
앗 아회주도 어서오세요! 잠은 잘 주무셔서 다행이에요. 남은 주말동안 편히 쉴 수 있으셨음 좋겠구.... 아회주 뽀담뽀담... 아무튼 베어허그....!
>>146 오... 그러니까 불타는 아회로 다시 데워?먹으라는? 뜻?이죠???(?) 백룡 자아 on!을 하긴 하는데 소문의 내용이나 사실여부보다는 그 소문을 퍼뜨리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더 중점을 맞출 거예요.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심리에 관해 무한🤔모드 작동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아픈 날에는 사실이라 할말 없음....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아(버지)회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시 무슨 말인가 했는데 어...라...? 암호 나를 낳으시고 온화 나를 기르셨네(?)
1. 「제일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의 이름을 하나 말한다면?」 : "……그런 것은 함부로 입에 담는 것이 아니외다." "어찌 사람을 미워하겠소?" 하나로 정하기엔 후보가 너무 많을 뿐이지…… 2.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추악한 면을 직시하게 된다면?」 : "흥미롭겠구려." "이미 내 자신을 추악한 자라 보는데 더 추악하다니, 인간의 밑바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어."
(진짜 봤대요)
"……하하!" < 할 말을 잃음
3. 「자신이 바라던 것이 사실은 쓸모없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 "지금까지 얻기 위해 그렇게 발악했는데 시도는 해야지. 의미가 없었더라도 행함 자체가 의미가 되는 법이 있는 법이오." "……그리고 이미 알고 있소."
달리기는 심장을 기분 좋게 뛰게 만든다. 늘봄은 잃어버린 교과서를 다시 사러 천부의 가게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럽게 흥이 올라서 외진 길을 팔짝팔짝 달리는 중이었다. 여긴 사람 없으니까 좀 뛰어도 괜찮겠지! 뺨을 스치는 바람이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을 시원하게 닦아준다. 아, 좋다. 외출 최고. 뛰는 건 더 최고! 어디에 콕 박혀서 손으로 깨작거리는 취미도 물론 좋지만 야외활동은 쾌감의 질이 달랐다. 어렸던 늘봄에게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던 것이라 더더욱 그렇다. 원래 못 하게 하면 괜히 더 하고 싶어지고 더 집착하게 되는 법이라고 하지 않나. 뭐, 대충 그런 거다. 욕망은 물과 같아 억지로 막아도 언젠가는 그 물길로 장애물을 마모시키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법이니까.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기분이 좋아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어설프게 띄엄띄엄 끊어지는 노랫소리였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누구 들으라고 부르는 것도 아닌데. 하필 선곡이 아이들이나 부를 동요인 이유가 무엇인지는 늘봄 자신도 모를 일이지만 어린시절 즐기던 가사를 읊고 있자니 갑작스럽게 한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극히 제한되어 있던 어린 시절, 친척이라는 이유로 그나마 편하게 만날 수 있었던 인연이.
—아, 기분 망쳤다. 한창 속도 붙던 다리가 서서히 느려지더니 머잖아 우뚝 멈춘다. 그렇게 돌처럼 서버린 늘봄의 표정은 오묘해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웠지만 적어도 그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에이씨,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훌쩍! 넘으렴!"
늘봄은 한참을 무슨 생각 하는지 알기 어려운 낯으로 멍을 때리고 있다가, 갑작스레 목소리 높여 노래를 이어 불렀다. 팔을 크게 앞뒤로 휘두르며 머릿속 잡념을 떨치려는 듯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문제는 속도에 집중한 나머지 앞에 누가 있는 걸 보지 못했다는 거다.
툭. 약간 따뜻하고 말랑한, 즉 사람의 몸과 부딪히는 감촉이 느껴졌다. 뒤로 튕겨져 나가거나 지난번 새 친구와의 만남처럼 냅다 얽혀 넘어지는 꼴은 간신히 면했지만 충격은 피차 컸을 것 같다. 이런. 물 만난 고기처럼 팔딱거리더니 결국 사단을 냈구나. 약간 휘청거리던 늘봄은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고개를 들었다. 으으, 미안해라. 이건 물고기마냥 팔딱거리며 길목에서 뛰어다닌 내 잘못이다. 사과부터 해야지...
"어?"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생각이 씨가 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이게 무슨 지독한 우연인지요. 순간 표정이 사라졌던 얼굴에 서서히 당황스러움이 차오른다.
내면이 붕괴됨에서 오는 기묘한 안도감 덕일까. 그 날 이후로 온화 음주가무 즐기는 것 현저히 줄었다. 줄었대도 원체 크게 즐겼으니 남들 보기엔 그게 그걸로 보일 수준이었다. 술독에서 댓병으로 바뀌었어도 마시는 양 비슷하다면 말이다. 물론 변화는 그것 뿐이 아니었다. 남녀 가리지 않고 추파 던지던 것은 아예 사라졌다. 누구를 만나던 일단 허리나 어깨에 손부터 올라가곤 했는데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싹 그만두었다. 능글맞은 말투는 그대로였지만 그것도 적당한 농에서 그쳤다. 대신이랄까. 적대적인 상대에게는 입심이 더 거칠어졌지만.
아무튼- 술을 줄이니 그만큼 늘어지는 시간 줄어들었고 그만큼 깨어있는 시간 길어지니 해가 참 길게도 느껴졌다. 항상 저녁에 들어와 잠깐 뻗었다가 일어나면 밤이거나 새벽이었으니. 이렇게 방에서 저녁하늘 보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하며 창틀에 걸쳐서 붉게 저물어가는 하늘 보고 있었다. 말이 걸쳤지 윗몸 반쯤 빼놓고 고개 뒤로 재껴놔서 지나가다 보면 떨어지려는 줄 알고 흠칫하기 딱 좋았다.
한참을 그리 하늘 보는 둥 바람 쐬는 둥 하다가 스르륵 미끄러지듯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새 뻐근해진 등허리며 어깨 잠시 돌려서 풀어주고 주섬주섬 옷 갈아입었다. 뒹굴기 좋은 헐렁한 상하의 대신 치마자락 길게 늘어진 한벌옷 슥 걸치니 사뭇 느낌 다르다. 소매가 없어 고스란히 드러난 어깨와 팔은 적룡의 두루마기 걸치는 것으로 되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안경 벗어둔 채로 경대 앞에 서니 평소의 망나니는 어디가고 앳된 여인네 그 안에 있더라.
문득 무언가 어색해 잠시 들여다보다 깨닫는다. 짧게 부스스하던 옆뒷머리가 귀아래 내려올 만치 자라있었다. 벌써 시간 그리도 지났나. 길어진 부분 맞춰 빗질 슥슥 해주고 경대 옆에 기대두었던 역린 챙겨들었다. 한 팔 안에 아이라도 안듯 역린 안고서 타박타박 방 나섰다.
긴 치마는 측면 트여있어 걸을 적마다 자락 살랑거리며 흰 다리 보일랑말랑 했다. 늘 왈가닥에 파렴치한 차림 하던 온화 그리 입고 나오니 지나가다 본 학생들 수군수군 한다. 망나니가 왜 사람 흉내 내고 다니냐던가. 들릴 때마다 당장 가서 멱살을 잡아올릴까 하다가 관뒀다. 귀찮으니까. 옆에서 뒤에서 떠들건 말건 그대로 쭉 지나가 하 사감의 방 앞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기별하려 손 들어올렸다가- 다시 슥 내렸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그 앞 떠나려고 돌아섰다. 나온 김에 산책이나 하러 가자 생각하며.
문 안 두드린다고 해서 그 안에 있는 이가 저 온 줄 모를거라 생각했을까. 제일 처음 왔을 때 겪었던 것을 잊었을 리가 없다. 문 두드리기도 전에 벌컥 열리던 것을. 그런데도 그리 돌아섰던 건 어쩌면- 했던 걸지. 혹은 아닐지. 돌아설 적 망설임 없던 눈은 아무 기대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 탓인지 또 벌컥 열리는 문 소리에 흠칫 놀라며 멈춰 섰지만.
"뭐. 뭔 문을 그리 기척도 없이 연대. 그- 없는 줄 알았더만."
제 행동 훤히 알고 있다는 듯한 하 사감의 얼굴에 더듬대며 변명 한 마디 툭 던졌다. 하지만 저도 안다. 변명이라기엔 너무나 허술한 말이란 것을. 그래도 들킨 민망함에 등 보인 채로 역린의 늑대 조각만 손끝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대뜸 귀에 꽂히는 단어 있다. 반려. 주저함 없이 당당히 저를 반려라 칭하며 떠 보는 듯한 말에 등허리 긁힌 마냥 감각 쭈뼛해진다. 얼굴 확 붉어짐은 덤이다. 등 돌린 채긴 해도 짧은 옆머리 사이로 붉어진 뺨 슬쩍 드러났다.
"...치사하네."
어차피 감출 수 없다 생각했는지 고개 살짝 돌린 온화 눈 가늘게 뜨고 하 사감 흘겨보았다. 작은 종알거림도 함께였다. 잠시 그러고 있다 싶더니 느릿느릿 돌아서서 다시 하 사감의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가 비켜준 문으로 마지못한 척 들어가면서 톡 하니 말했다.
"본디 갖고 있던 건데. 안 입었을 뿐이오. 오늘은 그냥- 입을게 없어서 입은 것 뿐이니."
그래서라는 듯 굳이 옷을 입게 된 설명까지 덧붙이고 쌩하니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평소랑 다를 것 없겠거니 해서 둘러보지 않고 곧장 소파로 가서 앉으려고 했다. 푹신한 소파 그것도 한 쪽 끝에 누가 밀어붙인 마냥 착 붙어 앉아 다소곳한 자세로 또 역린의 늑대 조각 만졌다. 고개나 시선이 하 사감과는 반대로 향해 있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일까.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달리 그리 있다가 한 마디 했다.
"뭐- 하고 있던 건 아니오? 내 방해된 건 아닌지 해서."
말도 평소 안 하던 소리 할라니까 어색해 죽을 것 같다. 괜히 역린만 꾹꾹 만져대며 이 뭔지 모를 기분 무시해보려 애쓰고 있었다.
>>233 아: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매운맛이 맞아... 도끼 들고 형님한테 깊은 우애를 고백하자... 회: 아니 그... 그게 맞나? 그게... 그... 한때는 형님을 무조건 따랐다고 고백할 때 드는 게 맞아? 주: 적폐로 논의하기 전에 공식에서도 맛있는 걸 여럿 주는데 그 조각을 들고 서로 싸우니 인간은 역시 다 그런 법이구나...
반갑다는 듯 미소 번지는 발그레한 낯과 밝은 목소리가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지금이 그렇게 반가워 할 수 있을 때인가.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늘봄도 반가운 마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누가 뭐래도 백서화는 어린시절 그의 좁디좁은 세계를 조금이나마 다채롭게 해 준 소중한 인연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사적인 감정일 뿐이다. '농질'은 그런 감정으로 대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손늘봄은 잘 이해하고 있었다.
"잘... 잘 지냈, 지냈지. 잘 지냈지만... 지금 그런 걸 물어볼 때야? 언니 여기서 뭐 해?"
태평하게, 라는 뒷말은 내밀어지는 상대방의 손에 먹히고 만다. 늘봄은 흔들리는 눈으로 상대의 가면을 보다가 시선을 떨어뜨려 손을 응시한다. 이 손. 이 손으로 어린 내 손을 맞잡아주고 이 손으로 그들을 죽였겠지. 같은 이의 손에서 느껴지는 이중적인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우선해야 하지? 머리로는 분명 정답을 알고 있었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조금은, 아주 조금은 무너지고 만다. 백서화 앞에서 손늘봄은 그때의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잠깐만...이라면."
머뭇거리며 산만하게 맴돌던 손늘봄의 다섯 손가락은 결국 늘 그래왔듯이 백서화를 붙잡고 만다. 커다란 사건을 저지른 위험 인물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아주 안일하게.
"늦었구나." "……죄송합니다." "죽었더라면 내 제법 슬펐을 게야." "……." "예전처럼 농을 던져도 좋다. 슬퍼하시긴 하십니까? 라고 물어보렴." "슬퍼하시긴, 하십니까?" "아니." "……." "다만 상처가 덧난 것은 슬퍼해주마." "아닙니다." "기실로 필요가 없다?" "예." "그렇다면 흉터 두어 개 정도로 합의본 것에 감사하여야지, 무엇하니?"
아직 피가 새어나오는 옷깃에도 몸 움직여 절하는 무영을 내려다본 아회는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 지었다.
자캐가_밤에_혼자_무서운_영화를_보고나서 : .oO(신보다 무서운 것이 있을까...) 로 넘기며 잘 잔대요!😏 재미없는 녀석~
당신을_생각할_때엔_손끝이_떨리고_당신이_내_이름를_부를_땐_감당이_되질_않아_라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 (호감의 의미일 때) "그것이 어떤 감정이든…… 이 세상에서 한철 피어나다 질 감정일에요. 누군가의 감정을 함부로 단정짓는 것 아닌가 싶어도… 어찌 북부의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품소. 더 좋은 감정을 찾을 수 있을 게요. 생각할 때 손끝이 아닌 온몸이 전율하는 사람을. 그러면서도 그쪽을 온전히 붙들어줄 사람을." "……그러니, 미안하오."
(부정적인 의미일 때) "그리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하시게. 덧없는 인간의 감정에 내가 포함된다니 영광이라고 해줘야겠소?" "한데, 감당이 안 될 정도인데 어찌 적룡이 아닐까?" (손가락으로 지팡이 두들기는 소리.)
(???) "그건 내가 가질 감정인데." "어느 쪽입니까? 혹여 나와 같은 감정이라면 필히 역하여 속을 게워낼지도 모릅디다."
자캐의_내면세계_풍경은 : 고요한 설원, 그 사이의 검은 제단. 제단에 올려진 잿더미 속에서 가끔 불이 타오를 것 같죠~😏
1.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는지?」 : "…놀랍게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속하오. 시생은 다수에 속하는 편이외다." "언제든 흐려지고 흩어질 감정에 뒤집힐 수 있는 것에 나의 시간을, 삶을, 그리고 감정마저 희생하며 나를 태울 필요가 있소? 소유하기 때문에 불행한 법이오. 쥐고 싶어하는 그 욕망 하나로 스스로의 목숨을 버리는 꼴이라니, 말이 안 되는구료." "파멸로 가는 지름길을 찾는 것은 좋지만 이미 그런 건 한 번, 아니, 두 번을 지독하게 겪어보아서……." "……그래, 두 번이오."
2. 「악기를 연주할 기회를 얻는다면 어떤 것으로?」 : "달리 어떤 것도..." "……피리?"
3. 「인간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있다고 믿는지?」 : "그리 믿고있소. 환경에 의해 억누를 수는 있지만 결국 운명이 그 본성을 향해 이끈다고 생각하며……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 깨닫고 받아들이느냐, 밀쳐내어 새 운명을 개척하며 본성을 유하게 회피하고 사느냐."
>>신보다 무서운 것이 있을까<< ㅋㅋㅋㅋㅋㅋ 매일매일이 서스펜스호러스릴러 천공섬에선 무서운 영화 따위 별거 아니지~ 아회는... 아회가 호감을 밀어내는 방식이나 화법은 너무 아릿하다... 상대의 호감을 너무 귀히 여겨 차마 손도 못댈 것처럼 대하면서 동시에 아회 자신에게도 그 때마다 새롭게 상기시키는 거 같아. 제가 감히 저런 것 받을 처지냐 하고. 우우우 ;ㅅ; 내면세계 풍경 느낌 넘 좋구~ 언젠가는 불길 크게 피어올라 설원을 들판으로 바꿔버리는 날이 올려나~ 우웃 누가 아회 얼음벽 깨부수고 달달한 꿀 좀 부어주어 이이이 네가 스님이냐! 무소유 하지 말고 풀소유 하란 말이닷 >:3 피리... 서양 쪽이면 플룻? 동양 쪽이면 대금? 아회라면 어느 쪽도 잘 어울릴 거 같아~ 플룻은 은빛 쨍하니 시린 느낌이 딱이고 대금은 은은하게 운치 있는 느낌이 딱이랄까~ 본성~ 흠~ :3 아회 진단 보고 생각한건데 온화는 반대인 듯~? 본성을 깨달았다는 전제 하에 받아들인다면 그것으로 새 운명을 개척할 것이고 밀쳐낸다면 일생 회피하며 살아갈 거 같달까~ 한 10년 후에 둘이 다시 만나면 정말 극과 극으로 달라져 있을 거 같네~
ㅋㅋㅋㅋㅋㅋㅋ세상이 공포영화인데 미디어가 무서울까요~😏 누군가의 호감은 귀하고도 그만큼 과분하니, 차마 받을 수가 없대요. 그러니 늘 자신에게도 상기하며 밀어내지요...🤦♀️ 스님ㅋㅋㅋㅋㅋㅋㅋㅋ 아회는 머리가 지나치게 길어서 박박 밀어버리면 그것도 또 즐겁겠어요...(아회: ?) 풀소유... 될...까요?🤔 니삭스 가져와! (갑자기 풀소유 치트키 꺼냄) 플룻도 대금도 딱이네요 :ㅁ!!! 10년 후에...
아회(10년 후): 이게 누구야…… 온화로구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법인데 어찌 가장 빨리 변하는 것이 영원하겠느냐. 그렇지? 거 봐, 그렇다잖느냐. 내 곱게 가겠다 생각하고 있으니 간만에 칼춤이나 한 번 춰야지. 끌려갈 일도 없을게야. (침대에서 몸 부스스 일으킴)
락페하다가 흥에 취해서 기타 부수는 게 겹쳐지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분통 터지는 것에서 다르지...😏 분명 샤미센 연주하다 팅... 하더니 그대로 때려부술 느낌이긴ㅋㅋㅋㅋ한데ㅋㅋㅋㅋㅋㅋㅋ ㅋㅐ해가 너무 과격해요~(그럴만도 함) 10년 뒤에도 영이가 호위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3 그런데 좀 많은 굴림을 당해서 류 씨 집안이 와도 내 그럴줄 알았단 눈으로 아회를... 쳐다보고 있겠죠...?(?)
아회(10년 후): 적룡답게 쌈박질이나 하자 그 뜻이지. 어디 10년 전 령도에서 있었던 회포나 풀자꾸나. >:D
우와 뒤끝 쩔어(?)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지만 크레이지적룡멘헤라북부수령동지도끼맨(뭐가 좀 많이 추가됨)....이니까...(덜덜!) 온화는 어쩐지 조금 더... 화끈해질 느낌이에요!🤔 그리고 귀여운 퐉스겠지요... 알콩달콩 사느라 말랑할 때는 말랑하구~😚
>>276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 성깔... 분명 저도 처음엔 히히 성깔은 죽여둬야지 했는데 한 5스레 되자마자 성격 더러운거 다 까발려졌어요...(()) 우리 아회 머리꿍(망치) 영이의 고통은 영원하고... 영이야 지옥에서도 수발들자(?)
아회(10년 후): 나라도 적룡타령 하여야지 아니면 누가 하나? 독방에 개다래라. 도망치면 내 어찌 되나?
이래놓고 붙잡혀 끌려가면 상자 속에 어떻게든 꾸깃꾸깃 몸 접어 넣고 개다래 사이에서 골골송 신나게 부를 것 같지요...(?) 골골골골골골... 가릉가릉 골골... 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 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아... 그저 ^말랑콩떡엄마뒤에서못나오다가결국성깔터지고적룡가더니다줘패고다님북부대공캐해추진하면서갑자기캐해도다내던지고지혼자달관함형제의우애도추가되다가파국까지가는데이끝을아무도모르는크레이지도끼맨^ 이어라...👀 온화의 우상이었다니 으악 멈췃 게으름뱅이라도 귀엽다구요! 적응 못하는 온화... 아회가 한 30%만 더 능글맞았어도 이미 콕콕 찌르며 반응 봤을 텐데 아쉽다...🫠🫠🫠
>>277 >>279 세상에나 세상에나, 폭신폭신한 파랑새 인형과 늘봄이라니... 재잘재잘 얘기하는 모습이 다람쥐 같기도 하지만 조그마한 새 느낌도 났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너무 귀여워요~🥹 눈동자에 생기 가득한 늘봄이 귀여워... 늘봄주 좋은 밤 되셔요!
하 사감님의 절반이 처형자라면 확실히 많은 인간군상을 보았겠어요...🤔 와중에 동사감님... 첫째를 잠근 뒤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다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첫째야.... 올라타서 앉는 춘 사감님도 귀여워요. 커다란 고양이가 일단 앉는 느낌...🤔 추 사감이 영 사감과 대국 두는 갓을 즐긴다라. 영 사감님은 자포자기 하셨단 부분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학생에게 계속 정이 있다는 점도 그렇고... 영 사감님...(안쓰럽)
>>289 다갓이 잘못했다지만 행한 것은 '아'의 자아니까요! >:3(?) 도원결의를 하긴 했는데 그게 애프터 서비스까지 포함인 그런 거죠 응... 영이야 미안하다 하지만 너도 다갓에게 걸려 살아남아버린 잘못이 있다 생각해(아무말)
금줄 걸려서 무'민'아회 되냐고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진짜 스님이 되어버리고(?)
골골골... 핫! :ㅁ 사람 모습으로 상자 속에 웅크려서 편안함을 느끼는 아회...? 분명 본인이 도술로 변했다 생각하는데 실제론 고양이처럼 상자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어렸을 때 상자만 보면 들어가려던 그런... 잼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확률조작 슬롯 777머신까지 들어가기엔 여백이 부족해서 그만...😂😂 온화는 금사빠 금애빠군요~ 금방 애정에 퐁 빠져버리는 귀여운 온화... 이상에 가까운 우상... 사실 아회도 온화의 자유로운 듯 방종에 가깝던 그 모습을 내심 부럽게 생각했다나 뭐라나... 아안돼요 안돼안돼 어디 가세요~!!! 온화야 가지마!(붙잡ㅂ) 아회를 상자에 넣어줄게!!
세상에 '아'의 자아가 범람한다~~ 하지만 영이도 걸려버린 걸 보면 역시 다갓도 갯강구임~~ 흑흑 아회랑 영이도 행복하게 해주세오 ;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 민!에 포인트를 줘버리면 나 웃다 죽엇 ㅋㅋㅋㅋㅋㅋㅋㅋ 강제 출가 되어버린 아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심경 궁금하다 가쓰오부시 통짜로 줄게 인터뷰 좀~~ ㅋㅋㅋㅋㅋ
상자 좋아하는 사람...? (캐해 필터 위이잉) 어 그 어릴때 별채에 틀어박힌 시기가 길었으니까 그 영향이 고양이처럼 상자에 쏙 들어가있는 걸로 발현되었다...? (아무말) XD 으악 그거까지 들어가면 넘쳐버려 ㅋㅋㅋㅋ 근데 아회... 도박은 잘 할까? (뜬금) :3 금사빠는 아니구 금애빠는 맞는걸루~ 온화가 애기때나 지금이나 헤실거리고 다녔어도 사랑과 정은 확실히 선을 그엇달까~ 여기서 은근슬쩍 푸는 뒷설정 사실 온화는 흑룡이 될 상이었다! 하지만 당시 흑룡이 많아서 비율 맞출 겸 적룡으로 옮기고 지금과 같은 핵폭탄 비설도 추가해버림~ 대신 흑룡 재질을 지금도 남아있다는 걸로 해서 선관도 잘 짜고 일상도 무난무난하게 돌렸다~ 이런 온화한테 아회도 부러워한 점이 있다니 뜻밖인 걸? 방탕함이 부러웠다니 역시 적룡동지 ㅋㅋ
온화 : (돌아와서 상자 속 아회 쓰다듬)(세상 행복)
가족관계가 부러워? 10년 후에 사고 거하게 치고 류 가로 들어오셈^^ 가족 한사바리 늘어남 애칭 별명 다 생기고 팔자에도 없던 애들 생기고(?) 매일매일이 유쾌해짐~ ㅋㅋㅋㅋ
휴 어째서 벌써 1시 반...? 아와와 숙제 아직 다 못했는데~~ 얼른 하구 답레만 쓰구 자야지~
얼레벌레 댄 변명을 정면으로 받아치는 것이나 무엇이 치사하느냐 하는 듯한 저 얼굴이나.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눈에 밟히고 귀가 간지러웠다. 아. 그냥 별개의 용무 있다며 복도에서 도망쳐 버릴 걸 그랬나. 뒤늦게 그런 생각 해봐도 이미 제 몸은 사감의 방 소파에 앉아 있었다. 모순적이게도 혼란한 정신과 달리 몸은 그 장소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 사감 피하듯 굴고 있긴 했지만.
"무슨 바람이 불긴 무어가 불어. 입을 것 없어서 입었다니까."
이미 하나 잡혔으니 두 번은 안 잡혀주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그의 말에 대꾸했다. 무어랄까. 기묘한 오기였다. 저 분위기에 어울려주지 않겠다는 오기? 왜 그런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제가 생각해도 종잡을 수 없을 만치 머릿속이고 가슴속이고 소란스러웠다. 그것 티 내지 않으려 애꿎은 역린만 만지고 일부러 딴 곳 보며 안 하던 소리도 하고 그래봤는데. 갑자기 안 하던 짓 한다는 말에 괜히 불퉁하게 대꾸도 해보려 했는데- 이것 참.
"내가 뭘 어쨌다고 그렇."
투덜대려는 말 딱 끊겼다. 정말 그대로 딱! 끊기고 제 앞의 상황을 보았다. 그 얼굴 한가득 놀란 기색 번졌다. 하도 정신없어서 다가오는 기척도 몰랐다. 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늘상 화만 내던 하 사감이 제 앞에 무릎 구부려 앉아 저를 보고 있었다. 심지어 시선도 위로 들었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 의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얼굴로 눈 깜빡이는 것도 잊고 있다가 재차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 차린다. 동시에 얼굴에서 귀 끝 거의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물들었고. 깨닫자마자 두루마기 소매 끌어다 제 얼굴 가렸다. 이하 그 가린 소매 너머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머 머머 뭐 지금 뭐 하는 거에요?! 누 누가 그러면 좋아 앗 아니 그- 봐줄 줄 알고?! 착각- 도 유분수지! 그런- 그런다고! 내가 홀랑 넘어- 넘어갈- 아으-"
얼굴 가려놓고 어떻게든 말하려고 했지만 장렬하게 실패- 했달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겠달까. 더듬더듬 웅얼웅얼 떠들다가 제 풀에 답답해 앓는 소리까지 냈다. 아으으- 어디 아픈 사람마냥 연거푸 소리내더니 이내 깊이 숨 쉬었다. 습- 하. 그걸로 조금 진정 됐는지 얼굴 가린 소매 슬쩍 내리자 두 눈만 빼꼼히 드러났다. 눈가 아직 벌건 것 보니 얼굴 여즉 뜨겁나보다. 슬쩍 내놓은 두 눈이 제 앞에 앉은 하 사감 보았다. 지그시 보다 흘기듯 가늘게 좁아진다. 그 눈이 또 치사해- 하고 말하는 듯 했다. 저만 이리 갈팡질팡 하게 되는 것 정말 치사하다고.
"...흥이다. 댁이야말로 안 하던 짓 말고 여 앉기나 하소."
눈만 내놓은 채로 그리 중얼거린 온화 한 손 내리더니 제 옆 두드렸다. 그리고 다시 냉큼 손 올려 눈 아래 얼굴 가렸다. 또 안 볼 거냐며 뭘 할까싶어 눈은 드러내었나 보다. 그렇다 한들 또 슬그머니 반대편으로 굴러가 뭐 있지도 않은 허공인지 벽인지 보고 있었지만은.
>>293 민!아회... 이제 무 씨가 아니라 무'민'씨인... 하지만 대머리라도 잘생기면 된 거 아닐까요? 이렇게 불교에 귀의하게 되고 법명도 생기고(?) 으악 고양이 캐해 귀엽잖아요~!!! 내 캐가 귀여워보이는 이상한 현상...🤔 어, 도박...? 음~ 다른건 모르겠지만요, 의외로 고스톱을 되게 잘 칠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자유자재로 패놀음 하는거죠... 헉 온화는 초기에 흑룡으로 생각했군요...(본투비 적룡으로 생각함) 핵폭탄 비설...ㅋㅋㅋㅋ 다 똑같아... 매콤한 맛 추가한다면서 그게 한국인 기준이라 팍팍 넣어야 성에 차죠 응...
아회: (골골골골골) < 행복하게 모터소리 더 커진대요!
ㅋㅋㅋㅋㅋㅋ사고...(덜덜) 일단 팔자에도 없는 자식은... 지금도 있게 생겨서...(아회: 아악 혼사 거절했다고 그 가문 형님이 눈치채고 엎기 전에 내가 먼저 엎어버릴거라고) 👀
>>304 대머리라도 잘 생기면...? (오오쿠 떠올림)(끄덕) ㅋㅋㅋㅋ 아회는 귀엽다구~ 아 공주님 안기 한번은 더 했어야 했는데~ ㅋㅋㅋ 눈 감고 패놀음 하는 아회라~ 한 폭의 그림 같은 걸? 의외로 타짜일거 같고~ 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인 특 적당히가 없음 >:3 흑룡에서 적룡으로 바꿀 적에 거의 역천급으로 바꿔버린거라 매운맛은 기정사실이었다~ 사실 지금 비설들이 오히려 매운맛 줄인거야~ 너무 과하면 아예 공개도 못 할거 같아서...(옆눈) ㅋㅋㅋㅋㅋ
골골 데시벨과 함께 높아지는 행복지수~ 하지만 아회 범 크기 생각하면 대형트럭 엔진 같겠는걸...?
에이 그 혼사는 아회가 잘 엎어버릴거라고 믿어~! 영이도 살아돌아왔는데 집안 하나 말아먹는 것 쯤이야 ^오^ 난중에 아회랑 일상하다 가문 얘기 나오면 넌지시 말 꺼내봐야지~ 히히~
평소라면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따박따박 대꾸해서 제 흐름으로 끌어왔을 텐데. 오늘은 어째 그러질 못 한다. 왜- 라고 생각해보기엔 이미 문 앞에서 잡혔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걸 피하지 않고 제 발로 들어왔으니 스스로 부른 재앙일까. 그래도 싫지 않으니 재앙 보다는 별 일 정도로 치부하자. 정말 별 난 하루다. 오늘은.
"잔말 말고 앉기나 하지... 이...!?"
늘 화로 가득하던 얼굴로 연신 웃어주니 차마 제대로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냥 빨리 옆에 앉아서 조금 덜 보였으면 했다. 그러면 머릿속도 가슴속도 진정시켜 조금이나마 제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얼른 앉기나 하라고 손짓까지 해주었는데 이-
이 신수가! 왜 가까이 오는 건데! 왜?! 아니 앞 말고 옆에 앉으라니까! 옆엣!!!
보지 않아도 다가오는 기척은 느껴지기에 하 사감 다가올 적 온화 심장 고장난 것 마냥 심히 쿵쾅대었다. 뭘 하려고 이러나! 일단 얼굴 반은 가렸으니 아무 것도 못 하겠지 했으나 귓가의 속삭임은 또 예상 외였다. 보이지 않는 당황으로 눈만 지진난 듯 부들거리는 중 뺨에 뭐가 닿았다. 어라. 뭐가 닿았지? 이 상황에서 뺨에 닿을게 하나 밖에 없...지 않...? 아니 지금 뭐라고 부른 거...?
아. 심장... 제대로 뛰고 있니...? 나 아직 살아있지...? 살아있구나... 그렇구나...
파르르 떨리던 눈이 하 사감에게 향했다. 저 저 웃으면서 으르렁 하지 말란 말이다. 얄미워 죽겠다는 듯 온화의 눈 가늘어졌다. 뭐가 궁금하던가 말던가 그냥 마냥 얄밉다. 노리고 저러는 건지 그냥 제가 이러니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더 얄밉다. 그러니 눈 내놓고 하 사감 빤히 보기만 하고 입 꾹 다물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눈 홱 돌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언제까지고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싫어졌으면 여 오지도 않았겠지. 반려 되달란 것도 농 아니라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요."
다 알면서 놀리긴. 짧게 투덜대고 손으로 마른 세수 한 번 했다. 끌어내린 소매로 여즉 붉은 얼굴 슥슥 문지른 후 손 내려 무릎 위에 올렸다. 한참만에 드러낸 얼굴 참 말로 못 할 얼굴이었다. 여유라곤 티끌만치도 없으며 잘 익은 사과인가 싶을 만큼 익었고 표정은 울상인지 찡그린 건지 이도저도 아니다. 그런 얼굴로 눈 두어번 깜빡이다가 비스듬히 고개 돌렸다. 흐. 날숨인지 한숨인지 모를 소리와 함께 말했다.
"거짓말이고 변한 것이고... 그냥 이리 마주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부끄러운 것을 어쩌란 말이오. 내 아무리 망나니처럼 굴었어도 맹세컨데 단 한 번도 연모하느니 반려가 되달라느니 해본 적 없소. 일생 기대도 아니하고 여생 바라지도 않았으니. 일전에 말할 때는-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거라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밀어붙였지만은."
흥. 불만스런 소리 나며 입술 비죽 튀어나온다.
"그리고 뭐. 댁은 신수라 잘 모르겠지만 내 이래뵈도 계집애라 이거요. 반려에게 잘 보이고 싶으니 옷 좀 차려 입을 수도 있고 안 하던 짓도 할 수 있는게지. 뭘 그리 꼬치꼬치 캐묻는담! 눈치 없긴!"
그래. 이제 생각해보니 제가 왜 이렇게 당황하고 혼란스러워야 하나 싶다. 못 할 짓 한 것도 아닌데! 다시금 흥! 하고 제 팔 겹쳐 팔짱 꼈다. 그리고 눈 당당하게 뜨고서 어디 할 말 있으면 해보란 듯 하 사감 빤히 보았다.
음... 아뇨. 아마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 아회는 지금껏 보아왔듯 고집이 아주 세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선택을 굽히려 들지 않으면서, 무엇보다 평화를 누린다를 '도망친다'고 인식하고 있거든요.
전형적인 목표에만 정신이 팔려, 주변을 편협한 시선으로 합리화하며, 어떻게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럴 수도 있지만 난 그래서는 안 돼.'로 회피하려는 존재예요. 무엇이든 편한 길이 있다면 그 길은 타인이 갈 길이지 자신의 길은 아니에요. 타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데 막상 자신에게 인색하기 때문에 저 길은 자신에게 있어 잘못된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선택하려 들지 않을 거랍니다...
지선이 되지 않으려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북부' 사람이고, '궁기의 동생'이며,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땅신령 삑삑 복지가 있는 신선의 삶은 절대 맞지 않는 길이니까요~😏
자의로 자르는 경우는 없을 테니, 타의로 잘린다면 적룡 3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주먹질이 나갈 예정이라서요~🤦♀️ 아무래도 머리카락=저주의 매개체, 약간의 유교사상 때문에 잘리고 좀 진정하면 크게 상심할 것 같아요...😏 내가 지금껏 어떻게 버텨왔는데... 같은 느낌? 거기다 어색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머리가... 가벼워... 이상해... 술렁술렁...
스타일은 하쿠 스타일의 칼단발이나(이것도 사실 진미죠~) 아예 적당히~ 짧게 간다면 애즈펌이나 리프컷이지 않을까 싶고요~🤔
극한에 몰린 아회라면 처음엔 그러지 않을 거라며 거절하다 결국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어릴 적에 도끼로 요괴를 끔살했을 때처럼 죽여놓고 혼자 덜덜 떨면서 헛구역질 몇 번 하다가 뭔가 깨달은 듯 손이 묻은 피에서 점점 시선을 떼어 궁기를 올려다 보더니 화알짝~하고 웃을 것 같고요...🙄
그게 아니라면 뭐... "연관없는 자 하나 죽이는 것은 박하지 않습니까." 라며 시선을 아예 주질 않을 것 같아요. 정확히는 '내 과거랑 관련된 녀석 아니면 끌고오지 말아달라'는 의미일 것 같은데... 달리 말하면 과거에 자기 괴롭혔던 사용인이 끌고온 사람이라면 크레이지적룡맨...😏인데 형님 속 뒤집으려고 앞에선 안 죽일 것 같지요...🤦♀️ 만약 그럼 내가 죽이겠다-같은 얘기가 나온다면 그땐 입을 다물어요. 모순적이게도 나와 연관이 없으니 나는 손대지 않고 타인은 손대든 말든. 이라서요...
그리고 "누구나 잡고 다니면 그걸 사람 잡는 백정이라고 합디다, 형님……. 저희는 무 씨 집안의 사람이지 않습니까." 하면서 부채 펼치면서 눈만 웃고 속 긁어버리려 할지도...🤦♀️🤦♀️🤦♀️
눈이 다시 보인다, 세상을 보게 되었다... 같은 희망도 있지만 지금은 언제 다시 뺏길지도 모른다, 다시 안 보일 수도 있다, 일시적일 수도 있다, 내 약점이 다시 늘었다, 대가는 무엇이지? 이유 없는 호의는 없다……. 등등 부정적인 감정이 좀 더 높은 상황이래요~😏
무엇보다 '내가 그때 눈 보이게 해줄 수 있냐 물었지만 그건 예시를 든 것 뿐인데 진짜 이 상황에? 살아가고 있는 내가 그렇게 발버둥치는 존재로 보였나? 내가 이리 살아가는 것이 그리도 하찮고 안타까이 보여 이리 알량한 아량이라도 베풀었냔 말이야!'같은 뒤틀린 마음이 한몫을 해서... 아이고 이 금쪽아🤦♀️
>>428 이야 이집 시집살이 맵네~(?) 그건 아무리 온화라도 기겁하지~ 일반인이라면 모를까 신수라면 진짜 끔살되잖아~ 앗 하는 순간 하 사감한테 도망갈거래~ 가서 뒤에 숨어서 힝잉이 쟤가 나 죽이려해오 무서워오 (호달달)(하는척) 해야지~
>>429 (기립박수)(코러스) 이야 맵다 하지만 맛있다!
>>43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 이 어쩔도리없는 백룡맨 자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열 직관 도랏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러면 온화는 어이없는데 유현이가 귀여워서 그냥 냅둘듯 ㅋㅋ 역으로 우쭈쭈 해주면서 '아이구 우리 유우는 누이가 그리도 좋아?' 하고 오구오구 해줘버린다~ ㅋㅋㅋㅋㅋㅋ
오... 흥미 500% 들어서 파헤치려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행동하는 건 단순히 모르던 내막에 흥미를 느껴서이기도 하고, 그 비밀을 알게 된다면 현재 본인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을 거예요. 후자의 이유 때문에 어쩌면 간절해질지도요?🤔
앗 맞아 질문타임 된 김에 저도 질문 해도 될까요? :3c 의뢰 이벤트 때 사감님 형제분한테 '뭐든 먹어도 된다'라고 하지 않고 평범한 음식을 사 먹이는 선택을 했다면 전개가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440 그것은!!! 레이드 때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데 불가살이 온화를 죽이려고 시도하긴 합니다:)
>>438 형의 입장에서 동생과 묘한 기류가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한 번 확인을 해보고 근처에서 몇 차례 살펴보고 진솔한^^!! 정말정말 진솔한^^!!!!! 대화도 나눌 예정이라고 합니다. 동생이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은 것이 형의 심정(?)이라고 하네요!(????
>>467 아앗 캡틴이 무리하실 필요는 없구... 사실 제 타이밍이 맞을지가 애매해서 늘 문제인 것 같아요...😔 아무튼 언젠가는 맞을 수 있겠지하고 희망해 보자구요...!( •̀ ω •́ )✧
>>47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예리한 질문...! 사실 선관이 없었고 시트 작성 당시에 정한 설정대로 갔다면 유현이는 지금이랑은 약간 달랐을 거예요. 양심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없으니 뻔뻔은 했겠지만, 지금보다 불안정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사고방식이나 행동도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답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친구가 둘이나 생겨버렸죠? 불안정한 정신머리랑 사회성 완전 케어 잘 됐죠? 사람은 이래서 친구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477 눈 나긋하게 감은거 가늘게 뜨고는 잠깐 바라보다가 다시 눈 감고 침묵하더니 슥 손 들어서 자기 이마를 팍! 치면서 쓸어내리고... 깊게 한숨 한 번 쉰 다음에 "그래…… 사랑했으면 됐지……." 이런 말 하고 앓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멘탈을 서로 쥐어서 박살냈는데 그게 사랑의 기폭제... "성적비리만 아니면 되오." 이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심란할 것 같아요~ 당연함... 사감님이랑 서로 속 박박 긁어서 사이 애매함...😏
>>478 아니구만~ 흉내 내는 와중에도 자기 본질이나 성격?은 틈틈히 드러내는구나? 흐음 이 부분을 살살 긁어볼까... 히히...(?)
>>479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온화야 그래도 니가 한 사람 잘 키우긴 했다~ 육아 마스터네! (온화 : 아니 뭔)
>>481 아 ㅋㅋㅋ 이마 팍팍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적 비리 생각도 못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아회가 그러면 온화는 '성적 비리라. 그런게 있었군?' 하고 한술 더 뜰듯 ㅋㅋㅋㅋㅋㅋ 하 사감이랑 아회랑 서로 속 긁은거야 뭐~ 개인사니까 안다고 해도 터치도 언급도 안 할거래~
자캐가_악마라면_계약의_대가로_가져가는_것은 : 무언가에 대한 '신뢰'를 가져갈 것 같네요. 끝없이 의심하게 되고, 불안하게 만들며, 주변 사람들도 그 의심에 휘말려서 결국 자신에게 계약을 청하게 만들고, 그 주변에서 다시금 순환고리를 만들게끔... 가끔은 정 반대로 '불신'을 가져갈 것 같아요. 그럼 그렇지! 하고 받아들이고, 어떤 일이 있어도 모두 신뢰하게끔요. 정말이지 악질이야~😏
인간인 아회는 한때 불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요~😏
자캐가_상처받으면 : 상처 받으면~ 받은 거래요~ 내적이든 외적이든 그리 내색하지는 않는 편이라서요...🙄 뭐 받으면 그런 거지. 이렇게 넘기는데 그게 참... 응. 무책임하죠~
>>485 오... 오오오... 신뢰할 줄 아는 자에게는 신뢰를 가져가고 불신 뿐인 자에게는 불신을 가져가는 거지? 악질이야~~ 하지만 그것이 악마 아회지~~ (박수 토도도독) 상처주는 맛이 없는 아회...(?) 어떻게 해서든 아프게 상처받을 부분 찾아내고 싶어라...(???) 오이디푸스 하면은 그 콤플렉스부터 생각나서 (옆눈) 다시 찾아보니 '추락의 운명에도 꿋꿋이 나 자신의 삶을 지킨 자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란 말이 있네~ 아회가 딱 이런 느낌이야~ 물론 지금은 우여곡절 좌충우돌이긴 하지만 언젠가 극복하리라 믿어~!
>>486 정확해요! >:3 후후 믿지 못해라! 아니면 믿어라! 양자택일 극단적인 것을 좋아한다나 뭐라나...😇 상처... 받은...? (풀가동!) 원래 이런 애들이 한차례 무너지는 과정이 맛있죠~ 어떤것에든 취약해지는 그런 면모 말이에요~😏 그 콤플렉스...🙄 사실 맹인이 되었다(오이디푸스는 자발적이지만)는 점도 그렇고 운명에서 버둥거리는 인물이지만 결국 그로 하여금 운명을 걷는다는 점에서도... 어느 정도는 들어맞죠~🤔
>>487 ㅋㅋㅋㅋㅋㅋㅋㅋ 아하! 맹인 요소도 있었지! ('ㅇ') 운명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운명대로 걷고마는~ 차이가 있다면 아회는 정면 돌파?를 하려고 하는 점일까나 내가 보기엔 아회는 회피하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3 아회 앞날 늘 응원하고 있다구~ (불꽃길에 찬물 들이부으며)
>>501 늘봄이는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걸로 만들어졌다가도, 원망과 외로움에서 독백에서 언뜻 본 북부의 삭막함을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와중에 벌레 무서워하는구나... 저리가! 하는 거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님들 출동~ ((에프킬라 들고 벌레 쫓아감!)) 초기설정은 양갈래 소심이 울보 떼쟁이...? 지금도 귀여운데 초기설정도 너무 귀여웠을 것 같아요!
>>501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이거 마더구스 가사 같은걸~ 살짝 아련하고 쌉쌀한 느낌이 묘하게 늘봄이 같아서 그렇구나 하게 되네~ 벌레 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 온화는 늘봄이 한참 쫓기는 거 구경하다가 도와줄거 같다... 초기 설정과 러닝 설정 달라지는 건 도화 캐들 기본 사양이네~ 청룡에 맞춰 바꿨다기보단 학당 입학 전은 저랬고 입학하고 청룡 영향 받으며 변했다~고 해도 자연스러웠겠는 걸~ 둘 다 늘봄이한테 딱이니까~!
사실 이전에 '미추의 구분을 하지 않는다'는 tmi는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그냥 때려친거라고 해요...:3
한쪽 눈이 보이긴 하는데, 그마저도 외알안경 같은 보조도구가 있어야 겨우 보이는데다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그마저도 상실한다는 실정이라서요...(주섬주섬)
이미 한 눈은 보이지 않고, 남은 눈도 정상은 아니다. 세상도, 사물도, 사람의 얼굴도 뭉개져 색은 희미하고, 그 윤곽을 만져보아야만 겨우 알아볼 수 있다. 조금만 무리할 때는 방향감각과 시력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실한다. 현재 신체적 단점을 노력과 재능으로 겨우 보조하고 있는 상황. 한쪽 눈은 마땅한 보조도구(외알 안경)와 지팡이가 없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사물은 물론 모든 것을 분간할 수 없다. 때문에 아회 개처럼 노력했으니 반향정위를 통한 사물의 분간은 안심할 수 없었는지 가문의 도술 '수화'를 통하여 후각과 청각, 촉각을 예민하게 발달시켰으며, 간혹가다 고개를 치켜들고 주변 공기를 읽는 것은 가히 짐승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ㅋㅋㅋㅋ 하나의 설정에서 파생되는 또다른 설정~ 그런 것도 맛있어~ (냐미!) 시각 외의 감각이 발달한 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줄 알았는데 피나는 노력으로 만든 것이었그만~ 가문 도술이 없었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감각을 길렀을려나? 흠~ 컨디션 나쁠 때 그나마 있는 시력도 상실하는거 완전 말 그대로 눈 앞이 캄캄해졌다!가 되어버리네~!
설정 냐미~ >;3 자연스럽게도 있겠지마는 노력이 컸답니다... 넘어져도 계속 일어나면서 방향을 잡으려 들고, 물불 안가리고 다 만져보면서 그 감촉을 기억하려 들었어요. 아무래도 무 씨 집안(살벌함)이라 무엇이라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다른 방법으로라도 길렀을 거랍니다. 눈이... 캄캄해! 그래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제일 싫어한대요. 평소에도 기립성 저혈압으로 시야 핑글 도는 사람 눈이랑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데 그것마저 없으면...🤦♀️
음~ 역시 도화 캐들은 가문에 영향을 씨게 받는구만~ 그럴 수 밖에 없지만서도~ 히히.. 스트레스... (앞서 속 긁었던 참치) 그래도 졸업하고나면 왠만한 일에는 스트레스 안 받게 되지 않을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래 학당 시절보다는~ 하고 조용히 지팡이부터 치켜 올릴 거 같은...? ㅋㅋㅋㅋㅋ
(아회주 등 도담도담) 이래서 가정 환경이 중요합니다~ >:3 온화랑은 그랬지만 하 사감님이랑은 해소 안 된 거였던가? ㅋㅋㅋ 그런 상황에 다음 수업이 하 사감 수업으로 강제된다면~ 음~ (나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태 참고 살았으니 졸업 이후에는 리미터 없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굴려지는 건 아회도 온화도 아닐테니까 뭐 어때~
하 사감님이랑 해소가 덜 됐대요~ 서로 긁기만 하고 해소는 약간 됐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강제된다면 아마 수업에 집중 못할 것 같아요... 영원에 대해 얘기했던걸 계속 곱씹느라요... 그러다 하 사감이 집중하라고 하면 수업 도중에 적룡스위치 딸깍 해버려서 나가버릴...지도...(이마팍팍) ㅋㅋㅋㅋㅋ아 좋아요... 굴려지는 건 영이지 아회가 아닌걸요~(무영: 🥲)
ㅋㅋㅋ 흐름상 해소가 덜 된거지 아마 더 이어졌으면 해소까지 갔을 거 같기도 하구~ 나가지말고 그대로 수업에서 2차전 해버리는 것도 재밌을지도~ 헤헤 (벌써 팝콘 꺼냄) 아 맞아~ 아회가 영원에 대해 언급한 건 되게 의외긴 했어~ 다른 가치에 대해서면 몰라도 영원만큼은 아회 본인이 말할 거 같지 않았달까? 영이는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굴려지네~ (뚠뚠!)
오로지 저주를 행하기 위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린 요괴. 영사는 영물이 될 가능성이 있는 뱀을 잡아 피로 쓴 부적을 붙인 죽통에 가두고, 강제로 굶긴 뒤 피골이 상접하여 그 성미가 포악해질 때 칼로 찌른 뒤 술사와 뱀의 피, 살점을 섞어 먹였을 때 만들어진다. 해독제는 주술을 행한 자의 피로, 무덤까지 함께 데려가고 싶은 증오스러운 존재가 생겼다면 술사의 명에 고분고분 따르지만, 그게 아니라면 피아구분 없이 날뛸 정도로 흉포하며 끝내 술사를 자멸시킨다. 영사에게 물리면 보통 뱀에 물린것과 달리 몸에는 별 이상이 없이 평온히 잠든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식 너머를 꿰뚫는 살殺에 의한 영적 고통에 빠져 몸부림치다 죽은 뒤, 영적 존재로도 되살아날 수 없다 전해진다.
실제 있는 요괴는 아니고 염매 설화를 기반으로 만든 거랍니다... 이런... 사소한 것도 설정 검사를 맡아야 하나...? 하고 생각은 했던지라 만일 불허하신다면 일반 뱀이겠지마는, 캡틴은 이 뱀이... 무엇인지 아실 거라 믿어요...👀
캡틴 어서 오셔요!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뽀담!) 짤막하게 (비설의 한 단락)이다! 라고 보내긴 했지만 뱀 자체의 설정을 보낸 적은 없었던지라... 으히히 👀 그것보다 본체...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0 윗집 문제라면 한쪽 누전차단기가 다 내려가든지 해야 하니까요...
캡틴의 확언 덕분에 글을 마저 쓸 수는 있지마는... 머리가 약기운에 영 일하지를 못하네요...는 핑계구 나태하다... 늘어진다... 게으르다 게을러... 고작 한 단락 써놓고 늘어지다니 태만하다~!!! ㅇ<-<
물론 하 사감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얼굴 마주 하는 건 잠들기 전이나 제가 이 방에서 나가기 직전 그 즈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가 거기까지 내다보고 이랬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얄미워졌지만- 만족스러운 듯 웃는 저 얼굴 보면 삐죽이 돋았던 가시 슬그머니 가라앉는 것이었다. 거 참. 이것이 애정 맞는가 고민하던게 엊그제인가 그렇건만. 그저 한 공간에 있는 것으로 제 고민 모래성마냥 무너뜨릴 줄이야.
옆에 하 사감 앉을 적 굳이 당기지 않아도 그리로 툭 기대려 했다. 전처럼 훌쩍 무릎 위로 올라가기엔 심히 부끄러우니. 그랬다간 정말 심장이 멈출 지도 모르니 오늘은 얌전히 곁에 머무르려 했건만. 그 하는 말에 우뚝 몸 굳었다. 졸업하면- 이라니. 여태 붕 뜬 정신에 누군가 얼음 가득 띄운 찬 물 부은 마냥. 생각이 멈추고 몸도 멈췄다. 가까이 오란 손빗 보일 리 만무했고 그러니 저 끌어당기려는 팔에 저항 없이 끌려가면서도 낯빛은 차게 식었다. 식은 것이 안면 뿐 만이 아니었는지 그 뒤로 들린 말도 웅웅거리며 울리기만 했다. 들리기는 했으나 의미를 알 수 없는 소음과 같았다.
멍하니 하 사감의 팔에 인형 마냥 기대있던 온화 나즈막히 숨 내뱉었다. 그리고 느릿하게 입 열었다.
"정말- 정말. 눈치 한 번 더럽게 없는 신수일세. 그런 신수에게 메인 내가 모지리겠지만은. 응. 그렇겠지만."
하-. 다시금 길게 숨 내쉬고 얼굴 쓸어내렸다. 조금 전까지 데일 듯 뜨끈했던 것 거짓말처럼 식었다. 지금은 굳이 면경 보지 않아도 제 표정 알 것 같다. 깊이 내리깐 눈에 일자로 다문 입. 입술 아릿한 것 보니 잇새에 물렸나 보다. 짓씹을 듯 힘주다가도 말 해야 하니 피 볼 일은 없었다. 아까까지의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런 모습 온데간데 없이 평소보다도 차분히 제 목소리 내었다.
"졸업하면 두고 나간다라. 그래. 그랬지요. 내 그걸 깜빡했네. 당신이 하 사감으로 있는 이상 나갈 수 없다 했던 것을. 내 왜 잊었을까? 그것만 기억했으면 실수 따윈 하지 않았을 것을."
공물 바치고 서원하라던 그 순간에 그리 섣불리 내뱉지 않았을 텐데. 앞서 있었던 일 무난히 수습되었으니 이것도 그럴 줄 알았을까? 무너진 모래성의 흔적 보며 그렇구나- 하고 뒤늦게 눈치챈다. 현실을. 제 눈 앞을.
"그래놓고 미망룡이니 뭐니 같잖은 농을. ...아니다. 내 뭐 좀 묻겠소. 내가 같이 나가자고 하거든 다른 이 데려다 하 사감 세워놓고 나갈 의향 있소?"
다양한 반응 겪어보고 싶다 했던가. 그렇다면 이것도 겪어보는게 좋을 것이다. 말투는 조곤조곤하지만 차게 식은 눈으로 위 올려다보며 단지 묻는 말에나 대답하라는 차가운 반응을. 끌어당기던 뭘 하던 호응 없이 그냥 있을 뿐인 몸뚱아리를.
제가 바란다면 대리 세워놓고 같이 나가겠느냐 물었다. 그러고 싶다. 라는 대답 들렸다. 그 짧은 한 마디에 심장이 천천히 떨어지는 듯 했다. 그렇다 아니다보다 무거운 대답이 제 심장 짓눌렀다. 차라리 그러자던가 싫다던가 딱 자른 대답을 했으면 뭐라도 반응했겠다. 기뻐서 방방 뛰던가 왜 싫냐며 화를 내던가 그 중 뭐라도 했겠지. 그게 차라리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 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말들은 더더욱 가슴을 무겁게 내리누를 뿐이었다.
"...뭐야. 지금."
평소 답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마저 떨리는 하 사감 보며 겨우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냐고. 지금. 왜 그가 사과를 하고 왜 제가 이런 기분이 들어야 하는 건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을 저질렀으니 응당 겪어야 하는 처사인가? 그러면 처음부터 그리 눈에 들지 않게 했어야지. 담지 말았어야지. 멍청한 것아. 저 뿐만 아니라 그까지 저런 표정 짓지 않게.
"당신이 사과하면 내가 뭐가 돼요. 정말 눈치 없는 신수네."
사정 모르고 잠시나마 날 세웠던 것 무안하기도 해 타박 아닌 타박 하며 저도 앉은 자세 고쳤다. 하 사감 향해 돌아앉아서 그의 팔 잡아 제 쪽으로 당기려 했다. 그에 비하면 작은 품이겠지만 가능한 만큼 안아주려고. 제 팔 닿는 만큼 끌어안고서 그 너른 등 토닥토닥 두드려주려고 했다. 조금 더 누그러진 목소리로 나즈막히 말하면서.
"미안할 거 없어요. 당신만 욕심 부렸나. 나도 똑같. 아니. 내가 더 분에 넘치는 걸 바라서 당신까지 힘들게 하네요. 미안해요."
반려가 되는 것까지 바라지 않고 그저 잠시나마 그를 제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것에 만족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 이상의 욕심을 갖지 않았더라면 누구도 이리 쓴 기분을 겪지 않았을 것을. 참으로 어리석은 생물이구나. 인간은.
많은 일을 겪은 보상이라 주어진 홍옥 조개와 함께 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치던 날, 화련은 령도로 떠나고자 마음을 굳혔다. 아직 잠도 덜 깨어 꾸벅꾸벅 졸던 어린 아회에게 첫째 도련님을 뵙고자 청한단 말을 전해달라 했을 적, 화련은 자신이 이런 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임을 되새길 수 있었다. 그래, 자신이 팔 년을 넘게 이 북부에서 모진 삶을 살아가고 천천히 얼어붙긴 했어도, 자신은 령도의 사람이었다. 따스한 해가 내리쬐고, 파도가 몰아칠 적엔 도망치긴커녕 그 바다와 한 몸이 될 수 있던 강인한 사람. 객기에 가까운 용기를 품은 화련은 그야말로 담판을 짓고자 결심했고, 유일하게 가문 안에서 애지중지하던 아이를 같이 아껴준 단 한 사람에게는 그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감사를 표하며, 부디 그 사람이 상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그마한 몸이 빨리 세수를 하고 형님을 뵈러 가야 한다며 우당탕 달려나갈 적, 화련은 홍옥 조개에서 시선을 떼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기 위해 찬장을 뒤적거렸다.
화련의 표정은 아회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숨겨온 다과를 꺼낼 적 점차 어두워져갔다. 새삼 날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를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용인은 다과를 준비해달라 말해도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별채에는 아무리 치워도 거미줄이 있고, 밤이 되면 호위들은 잠을 잔다. 가문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받았을 적엔 두어 명을 제외하면 누구도 화내지 않았고, 마님이 학당의 귀한 선추를 부술 적엔 쓰레기로 취급해 치우려는 사람도 있었다. 시름시름 앓을 적엔 주치의가 치료를 거절했다. 마님이 경을 치는 것이 두렵단 이유였다. 하지만 그것도 모두 끝이다. 화련은 아회를 데리고 령도로 떠날 것이다. 차가운 북부의 바람이 아닌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을, 따스한 햇살을, 그리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북부에 봄을 불러오고 싶었지만, 그것이 평생의 소원이 되어 그 모진 수모를 견뎌왔지만 봄은 오지 않는다. 아마 봄이 온다 한들 자신 때문에 귀기 무 씨에는 영영 오지 않으리라, 그리 생각했다.
"그래도 나는 용서해……."
봄이 지고 여름이 다가오면 울음소리가 들릴 테니까. 화련은 한때 들었던 감정을 억지로 밀어내고, 꾸역꾸역 눈물을 목구멍 속으로 삼켜내던 한때의 흐느낌처럼 찻잔을 밀어내고, 찬장 깊숙하게 손을 집어넣었다. 그날 들었던 울음소리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끌어안은 것 같았다. 여름이 되어도 온통 새하얗던 세상 속에서 온갖 화려한 색을 빼입은 외양을 어떻게든 구겨 넣어 숨기고, 자그마하게 마음속에 품어오던 봄을 잃어버려 서럽게 울던 모습을 어떻게 지나칠 수 있을까. 서럽게 울어 붉어졌던 코도 부채로 가려내고, 화장이 번진 얼굴도 화려한 비단 드리우며 허리를 꼿꼿하게 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상시처럼 행동하는 여름을 마주한 뒤, 화련은 더 이상 미워하지 않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다.
"……떠나면 봄이 오겠지."
아마 여름에도 울지 않을 거야. 화련은 목련차를 꺼내며 품에 가득 안고, 별채의 낡은 정자를 청소하기 위해 남은 손으로 옷깃을 여미며 밖으로 나섰다.
아회에게 있어 형님은 소중한 존재였다. 유령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해주는 존재이기도 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기도 했다. 때때로 수업이 끝나고 여가시간이 주어질 적이면, 아회는 이것저것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다. 대다수 시시콜콜한 이야기투성이였다. 형님이 학당에 계실 적 큰 사건 없이 잘 지냈다, 별채에 커다란 요괴가 나타나서 무서웠는데 어머니가 쫓아주셨다, 사용인들이 크게 괴롭히지 않는다…. 때로는 제 형님이 물어보는 것에 고분고분 답하고, 감히 꿈꿀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도 있었다. 최근 아회에게 지대한 흥미를 쏟다 못해 애정까지 품는 가주님께서 물어볼 적이면 입을 꾹 다물고 무탈하다, 안온하다만 말하며 자리를 떠 어머니의 몸 뒤로 숨기 바빴지만 형님이라면 무엇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만큼 아회의 형이라는 존재가 친절했던 탓이다.
가끔은 무 씨 집안에서는 흔하지만 별채의 사람에겐 귀한 양과자를 주기도 했고, 어려운 것이 있다면 쉽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어느 날은 그저 올려다보기만 해도 자신보다 한참은 큰 모습에 경외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형님에 대한 동경은 커져만 갔고, 경계심은 누그러지기 바빴다. 자신도 형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더 노력하여 진정한 무 씨 집안의 일원이 되어 형제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아니면 그 발끝에 진 그림자처럼 되어도 좋았다. 다른 사용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자신의 눈에는 유독 선명하게 보이는 가주님 곁 그림자에 늘 숨어있는 호위처럼. 어머니가 자신에게 있어 커다란 버팀목이라면, 형님은 그 존재만으로도 커다란 우상이었으니 그런 망상 정도는 품곤 하였다. 우상이나 다름없는 형님과 어머니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사랑하는 존재와 동경하는 존재의 만남이라니.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면 좋겠다, 형님이 잘 대해주시듯, 어머니께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회는 수업이 끝났을 적, 주변 눈치를 보듯 눈을 조심스럽게 굴리다 수줍게 시선을 올렸다.
"저어, 형님."
말을 너무 오래 끌지 않는 게 좋겠지, 아회는 조그마한 입술을 시선만치 수줍게 오물거리다 손가락을 꼬물거리지 않기 위해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는 자그마한 용기를 한 글자마다 담아 뱉었다.
"그러니까… 그게, 혹시, 오늘 잠시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혹시 오늘은 학당에 바로 돌아가는 날일까? 찰나의 침묵에도 조그마한 시선에는 수십 가지의 걱정이 서려오기 시작했다. 오늘만큼은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드리고 싶었는데……. "그게요, 어머니께서, 늘 감사하다고… 그래서 형님이 뵙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늦게나마 덧붙인 뒤 아회는 시선을 내렸다. 역시 별채는 싫으신 걸까, 그렇겠지, 놀아주는 것은 있어도 가까이 하기는 싫으실지도 몰라. 생각이 가장 부정적인 곳까지 미칠 적, 아회의 시선이 다시금 천천히 올라갔다. 그럴까요? 흔쾌히 수락하는 듯한 답에, 아회는 말간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눈을 사르르 접으며 형용할 수 없는 기쁨에 잔뜩 도취되어, 으레 아이들이 그렇듯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팔을 쭉 뻗어 품에 폭 파고들었다.
"정말요? 형님 최고! 제가 길잡이가 될게요, 형님이랑 같이 가면 분명 어머니께서도 좋아할 거예요!"
품에서 폭 빠져나온 아회는 머리카락이 눌린 것도 모르고 평소엔 흥얼거리지도 않던 콧노래까지 흘리며 앞장을 섰다. 어머니가 자장가로 불러주시던 령도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걸음이 오늘따라 가벼웠다. 종종거리며 별채로 향할 때마다 관리되지 못한 날것의 광경이 보였다. 얼어붙었다 한들 무성히 자라기 시작하는 풀, 희게 얼어버린 나무에 매달린 고드름, 여전히 무성하지만 그래도 비가 왔던 날보다는 나았던 거미줄……. 아회는 조금만 더 가면 돼요, 조금만, 종알종알 얘기하다가도 어느 한곳을 향해 시선과 걸음을 멈췄다. "저기에요!" 눈 쌓였던 정자는 어느덧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그 주변은 온통 새하얬다. 하얀 나무와 평생 지지 않을 겨울의 낙상홍이 영근 정취를 자아내는 장소에서, 아회는 두 팔을 쭉 뻗으며 정자 위로 쪼르르 달려갔다.
"어머니!" "세상에, 우리 작은 보물!"
화련은 아회를 발견하기가 무섭게 품에 가득 안으며 뺨을 가볍게 비볐다. 추위에 빨갛게 익은 뺨과 콧잔등, 조그마한 입술까지 무자비하게 입술로 공격하자 아회는 제 형님에게도 잘 내지 않던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어리광을 부리듯 품에 깊게 폭 파고들었고, 화련은 그런 아회의 머리를 쓸어주다 "형님이 오셨어요."라고 소곤소곤 얘기할 적 그제야 깨닫곤 곤란하다는 듯 미소 지으며 다소곳이 몸을 일으켰다.
"아, 나도 참, 바쁘신 분을 이리 걸음하게 하여놓고…… 미처 신경 쓰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부디 편히 앉으시지요. 아회도 앉으렴." "응!"
자리에 마련된 소반 위에는 찻주전자와 가벼운 다과가 놓여 있었다. 아직 찻주전자는 따스한 김이 오르고 있었고, 화련은 사빈을 바라보며 온후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회가 자리에 앉아서도 곁에 착 붙어있었기에 손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폭 눌린 머리를 쓸어주고 있었다.
"가벼이 담소를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혹시 목련차는 어떠신지요? 마님께서 베풀어주신 것이라 향이 깊습니다." "저어, 제가 따라드려도 돼요?" "우리 작은 보물, 이런 건 엄마가 따라드려야 한단다. 뜨겁고 무겁잖니." "으응, 그래도요……. 저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조심해야 한단다, 알겠지?" "응!"
아회는 활짝 웃더니 조심스럽게 주전자를 들었다. 어머니께 배웠던 대로 하면 돼. 속으로 생각하며 아직 따스한 김이 오르는 목련차를 잔에 따르고는 뿌듯한 표정을 채 숨기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차를 쏟거나 하는 불상사가 없어 화련은 속으로 내심 안도했고, 아회는 그 안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의기양양하게 화련의 곁에 착 붙었다. 그 이후로는 작은 담소가 있었다. 이리 부르게 되어 미안하다는 거듭된 사과와 아회와 가까이 있어주어 고맙다는 감사, 따스한 차 한 잔과 고급 지다 할 수는 없는 다과…… 대화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따스한 차 한 잔과 몸이 녹고 제 어미의 손길 때문이었을까, 아회는 점차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던지 입술을 꼭 다물다가도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어미의 팔에 폭 기대 졸기 시작했다. 화련은 그런 아회의 머리를 제 무릎에 뉘여주며 머리카락을 살살 쓸어주었고, 아회는 곧 눈꺼풀을 뜨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참으로 사랑스럽지요. 어리광도 많아 도통 제 곁에서 떨어지려 들지 않으니…….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할 따름이어요."
자그마한 웃음과 함께 화련이 짓던 미소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품고 있었다. 잠시 머리를 마저 쓸어주며 이마를, 그리고 곧게 뻗어난 속눈썹을 손가락을 살살 쓸어주던 화련은 사빈을 향해 시선을 온전히 돌리며 이제 제대로 된 대화를 하겠다는 듯 자세를 고쳤다.
"도련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셨겠지요, 단순한 담소를 나누고자 이리 귀한 분의 시간을 뺏을 리가 없을 터이니……."
이미 대화를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부터 결심한 일이었다. 북부엔, 아니, 귀기 무 씨에는 봄이 오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겨울 속에서 화련과 아회는 천천히 얼어붙다 마침내 동상이 될 것임을 알았다. 화련은 한차례 바람이 불기가 무섭게 싸늘하게 식어가는 찻잔에 시선을 한 번 주더니 마음을 다시금 다잡곤 평온히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께 그간 참으로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지금부터의 이야기에 대단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그 사실이 한없이 미안하다는 듯. 숙인 고개의 바로 밑으론 곤히 잠든 조그마한 아이가 있었다. 보물. 평생을 품고 사랑할, 온전한 삶과 숨.
"어떠한 축복도 받지 못하고 자란 저의 아이입니다. 사생아로 태어나 제대로 입적될 수 없어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던 저의 아이로 하여금 형제의 우애를 품어주시며 자애를 베푸심에 큰 감사를 느꼈습니다. 저 또한 더없이 기쁜 일이었으나…… 이곳은 북부이자 무 가였습니다."
언젠가 추위에 얼어 깨져버릴지 모르는 너무나도 여린 보물. 화련은 고개를 천천히 들며 아회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잠들 적이면 미동도 않는 제 아이가 이따금은 두렵곤 했다. 이대로 숨이 멎어버리면 어떡하나, 이 북부에서 얼어버리면 어떡하나. 그렇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이 삶은 어떻게 될까… 더는 그런 고민과 불안 속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아이는 자라야 했고, 자라기 위해서라면 그만큼의 삶이 필요하였으니.
"저는 도련님을 믿습니다. 도련님의 곁에 있다면 아이는 필히 사랑받으며 자라겠지요. 하지만 때로는, 사랑으로 인해 망가질 때가 있으니…… 저는 제 아이가 그 망가짐을 겪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도련님께서 아무리 행복하게 해준다 한들 북부의 사무친 추위는 언젠가 필히, 제 아이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말 테니까요."
사랑은 봄을 부르지 않는다. 사랑은 여름 또한 집어삼키며 울음을 꾸역꾸역 밀어 넣게 만든다. 용서하겠노라 다짐하던 삶을 만들고, 그렇게 영영 서로를 알 수 없게 되는 골을 만든다. 제 아이에겐 그런 삶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하여, 저는 아이를 데리고 령도로 떠나고자 합니다."
화련은 심호흡을 하더니, 이내 놀라울 만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도련님께 실로 무례한 발언일 수 있으나, 어느 날 아이와 제가 사라져도 도련님의 잘못이 아니옵고, 주었던 애정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 터입니다. 그저 무상한 봄날은 찰나일 뿐이고, 무엇이든지 스치다 사라지는 것이 연 아니겠습니까……. 감히 이런 무례를 입에 올리고자 하여 이리 자리를 주선한 바, 부디 용서하시어요."
그때 도련님은 어떤 표정을 지었더라. 알 수 없었다. 알 도리도 없었다. 그날 잠든 아이가 평소보다 더 미동 없었음을, 유달리 어여쁘게 영글었던 낙상홍이 바람 불적 그 몸 투신해 눈밭 새빨갛게 물들였음을 나는 어찌 몰랐을까…….
가만히 안겨오는 하 사감 안고서 가까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가 하 사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 이전에도 물은 적 있으나 그 때엔 다른 이를 하 사감으로 세워두는 것만 들었었지. 오늘은 다른 방법도 있긴 했다. 그의 말처럼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일들 뿐이었지만. 얘기 중에 무언가 소파 두드리는 듯한 소리 들렸으나 굳이 보진 않았다. 그것 볼 틈에 한 번 더 토닥이는게 나았다.
아. 인간의 편을 들었다 죽은 신수라. 언젠가 들었던 수업 생각난다. 똑같이 굴었다가 격이 떨어진 신수도 있었다던가.
그 형제의 목을 찾는 것이 방법 중에 들어있으니 어쩌면 그것 제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못 찾는 것 어쩌면 인간의 눈에는 찾아질 지 누가 아는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고개 젓는 기척에 다시 그에게 신경 돌렸다. 기실 그것 말고도 물어야 할 것은 더 있었으니.
"당신도. 다른 사감도 신수들도... 참. 우여곡절이 많네요. 응."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그저 낳아준 존재라 하여 이토록 괴로이 살아야 한다니.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제가 그 힘듬 다 이해할 순 없지만 조금은 위안이 되었으면 해 그를 안은 팔 꾹 힘주어 보듬어주려 했다. 그러면서 잠깐 생각 가다듬은 후 다시금 물었다.
"내가 그 형제의 목 찾아오거든 어찌 해볼 수 있는 건가요? 다른 이를 세우지 않거나 그... 서원하지 않아도."
그러면 하 사감의 자리가 빌 테니 안 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 때에도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면 누군가를 희생시킬 각오 정도는 할 수 있었다. 태초의 어머니- 아마 창제신을 일컫는 말이겠지. 그 존재에게 바라는 것은 절대 할 수 없겠지만.
"그리고. 왜 사감 노릇 하고 있는 것이 당신의 의지가 아니에요? 바라는 것 있어 여기 있는 것 아니었나. 그게 아니라면 누가 무슨 이유로 당신을 사감의 자리에 잡아두고 있는 거죠?"
조금 전 하 사감의 반응 보아 말하기가 어려운 듯 했으나- 이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했기에 묻는 목소리에 주저함 없었다. 그만큼 간절하기도 했기에.
자캐가_오해하고_있는_것은 : 음... 아무래도 타인의 감정을 멋대로 오해하며 살고 있지요. 안다고 해도 바로 어차피 인간은 다 그렇지 뭐. 로 오해하려 들어요. 살아온 환경에서 보아오고 겪은 것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오해하며 경계한다나 뭐라나...👀
자캐에게_하고_싶은_말 : 어... 내가 미안해...?🥲 살려줘...?
자캐를_동요시킬_수_있는_말은 : "북부에 봄이 오지 않을 것이다." 가 매콤한 버전으로 있고요...
"디저트랑 커피는 어때?" 보들보들한 버전으로는 이게 있어요! 눈썹이 움찔! 한답니다. 주변 사람들이 맛있는 걸로 살살 꼬시면 마지못해 넘어오는 걸요~😏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265 자캐는_멀티태스킹이_되는_편_vs_안_되는_편 : 되는 듯 안 되는 편이에요... 난을 치면서 영이에게 하루의 보고를 듣고 향후 계획을 짜는 등 가벼운 것은 할 수 있는데 다른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대요. 목화를 놀아주면서 과제를 한다...? 아회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에요...😏
404 자캐는_토마토파스타_vs_크림파스타_vs_오일파스타 : 오일파스타~ 깔끔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3 굳이 순위를 정하면 오일>=크림>>토마토랍니다. 번외로 로제가 있지마는 로제는 사도래요~🤣
199 자캐는_누구에게도_말할_수_없는_비밀이_있는가 : 있지요! 있지요.😏
아회, 이야기해주세요!
#자캐썰주세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아회,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한 번 더 말해줘』 : "미안하오, 듣지 못하였으니... 한 번만 더 이야기해줄 수 있소?" "메이-두복?" "그게 무엇이오?"
"목화 님, 방금 뭐라고..." "다시, 다시 한 번만 더 이야기해주시면 안 됩니까? 영아, 들었느냐? 역시 목화 님은 세기의 천재이심이 분명하시다!" < ?
"한 번 더 얘기해주련, 이유는 없단다. 그저 네 목소리지 않느냐. 한 번 듣는 걸로는 아까워서 그러하였다." "싫었으면 그런 얘기를 말았어야지."
2. 『왜 나야?』 : "……지금 그러니까, 그." "왜 하필 소인이오?" "왜 나지?"
"어찌하여 접니까, 왜 저냔 말입니다. 어찌하여, 왜……?"
3. 『죽고싶어』 : "……아, 그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구려. 수치스럽소... 놓아주시오. 이... 이런 수치를 견딜 수 없소..." "아, 안돼, 더는 안 된다오..." < 메이드복 입었대요~😏
"이젠 지쳤다. 네 보기엔 내가 호가호위할 성싶더냐. 아니, 아니다. 어중이떠중이 사이에서 호가호위하느니 차라리 나는 범으로 남고 범으로 죽겠다."
용의 독기를 받아내야 한다. 라. 결국 그를 대신할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하 사감 본인이 그리 말하니 더는 물을 것도 없겠다. 방법이 있다 한들 문제만 첩첩산중이로구나. 자꾸 먼 곳만 보게 되는 것 같아 조금은 앞을 보려고 해도 당장 앞은 캄캄하니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연이어 들려오는 부정적인 말들이 족쇄가 되었으면 되었지 가슴 짓누른 기분 덜어주지는 않은 탓이기도 하다.
신수도 못 찾는 걸 인간이 찾을 수 있겠냐. 불가능이다. 제 물음에 무언가의 제약 있는 듯 대답은 할 수 없지만 단지 약조였노라 하는 말까지 듣고. 온화 작은 한숨 내쉬었다.
뭐가 이리도 복잡하고- 복잡한 건가. 끽해야 인과 두어가닥 엉킨 줄 알았더니 너무 커서 다 안 보이는 것이었다. 거대해보이는 인과의 덩어리 앞에 그저 한 인간에 불과한 제가 감히 손 댈 수 있는 것인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도 쓰지 않고 이대로 두는게 맞는가? 아직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못 해봤는데. 아. 기껏 풀렸던 심기 다시 꼬여간다. 모순적이게도 제 심기 거스른 것은 그의 태도였다. 안된다 할 수 없다 하며 그저 늘어진 이 모습. 전혀 그 답지 않아보이는 모습에 다시 삐죽해지려는 말투 조금 다잡고 말했다.
"불가능이라. 그러면 뭐. 일개 인간이 신수의 심장 취하고 꼬여내어 여의주까지 받아낸 건 불가능한 것 아니었고?"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에게서.
"그래요. 말 못 하는 거. 무슨 이유가 있겠죠. 약조했다는 건 들었으니 그건 내가 수소문을 하든 뭘 하든 알아내던가 하면 돼. 그럼 질문을 좀 바꿔볼까요? 나는 유야무야 흐리멍텅한게 싫거든."
여태 흐르던 음울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제법 산뜻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 제 품에서 하 사감 떼어내려 했다. 완전히 밀어내진 않고 얼굴 마주 볼 수 있을 정도로 떼어내고 그의 어깨에 가벼이 손 올렸을 것이다. 마주한 제 얼굴 사뭇 진지하나 어째서인지 장난기 다분한 얼굴이었겠지. 무언가를 참는 듯. 혹은 아무래도 좋은 듯. 재차 싱긋 웃기까지 하곤 그 질문이란 것을 꺼내었다.
"당신. 진정 나를 반려로 생각하고 정녕 나와 함께 살고 싶다 바라나요?"
새삼 물을 것 있나 싶은 물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온화 말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는 여느 인간과 똑같이 욕심이 많고 이미 가진 것 놓아줄 만큼 순진하지도 않아요. 그러니 홀로 나가는 것 따위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이 바라지 않는다면- 굳이 나가서 함께하는 것까지 바라지 않겠다면 나는 홀로 나갈 것이요 허나 홀로 살진 않을 거에요. 몇이나 되는지 모를 시간 혼자 살아야 하는데 다른 반려 만들지 말라고? 웃기지 마. 혼자 나가면 당신 따위 깨끗이 잊고 새 반려 맞을 거야. 신수는 몰라도 인간은 그렇거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져 이윽고 잊어버려. 내 졸업까지의 시간이 당신에겐 찰나라고 했었나? 그렇다면 나는 학당 밖으로 홀로 나설 적 그 지면 딛는 것만으로 잊어주겠노라 단언해주지. 반려로 맞아놓고 생이별한 과부로 만들어버리는 신수 따위 내 인생에 없었던 것처럼 잊어주겠어."
쉼 없이 긴 말 웃으며 쏟아내고 한 숨 고른다. 들끓으려던 감정 차분히 가라앉히고 나긋하게 덧붙인다.
"그러니. 나갈 수 있냐 없냐. 불가능이냐 아니냐. 그런 사실적인 건 다 집어치우고 당신 마음 가는 대로 대답하세요. 솔직하게."
"내 훔치긴 무얼 훔쳤다 그러오. 가령 훔쳤다 쳐도 그이가 가만 있겠소? 하나도 아닌 둘인데?"
놀랐는지 당황했는지 혹은 불신해서인지. 제 말을 부정하며 훔쳤다는 춘 사감- 사자 머리를 한 신수 향해 말했다.
"정 의심스러우면 당신네 형제 불러다 물어보소. 내가 아닌 그이 당사자한테 물어보면 믿을 수 있겠지. 아니 그렇나? 아니면 지금은 결을 나눈 형제마저 믿을 수 없는게요?"
낄낄낄. 거침없이 말을 내뱉던 중 아회 향한 말에 고개 슬핏 기울였다. 기울인 턱 끝에서 땀방울 떨어진다.
저 이의 집안이 그랬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인데. 일단 그건 나중에 알아보고. 이제 무얼 어떡할까.
춘 사감은 계속해서 분노하고 있었다. 분노인지 원망인지 또 다른 무언가인지는 사실 잘 모르지만. 어쨌거나 계속해서 무언가 표출하고 있었으니 그걸 받아주면 진정될까 싶다. 일단 속에 쌓인 것 많아보이는데 말이나 들어볼까. 사자 형상을 한 춘 사감 자리에 앉자 저도 냉큼 바닥에 주저앉았다. 옷이 흐트러지건 어쩌건 털석 하고 앉아서 춘 사감 마주하고 제 무릎에 역린 뉘여놓았다. 그리고 크흠! 목 한 번 고르고. 좌중 들리도록 목소리 높였다.
"무엇이 그리 한탄스럽고 무엇이 그리 분노케 하는지! 내 그 원흉 아니라 알지 못 하지만은! 그 열화 지금 내 앞에 있으니 죽음 각오하고 기꺼이 들어 드리리다!"
하 사감 때는 대화조차 통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춘 사감이라면 해하지 않고- 역린 들지 않고 끝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니 무엇이 저 신수를 이토록 불타오르게 하였는가 그것 듣고 알고 풀어주기 위해 지척에 앉아 똑똑히 마주했다. 뒤를 보면서 동석한 이들에게도 말했다.
훔쳐? 무엇을? 하물며 누굴 죽여? 그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알 수 없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주어진 정보는 적었고, 상황은 사감이 표적을 학생들로 돌렸음이 확실했다. 여러 존재가 지은 죄를, 학생들이 인간이란 이유로 뒤집어 씌우는 것이리라. 그는 혹여 땅신령이 품에서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옷깃 사이로 땅신령을 고이 모셨다. "조금만 버티십시오." 그렇게 나지막이 얘기하면서 그가 잠시 멈춰섰다.
"……내 집안이?"
또 이 빌어먹을 핏줄이 문제인가?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이야기에 그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당최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무력함에 치를 떨기에는 한시가 급했으며, 이해를 요구하듯, 혹은 한풀이를 하듯 모습에 구슬땀이 이마에 맺혀 흘렀다. 인간들로 인해 변해버렸다는 말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이해할 수 있다. 인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한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신조차 뒤집히는 것이 인간의 행동임을 그는 알고 있었고, 자신이 변한 것도 인간들로 하여금 벌어진 일이었으니. 하지만 인간인 이상, 그 안에 담긴 깊은 마음까지 이해할 수는 없다.
"내가 어찌 알겠소. 변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했는지, 돌아온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어찌 아냔 말이오."
재가 되는 것은 여기에서 될 일이 아니거늘.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일갈하는 소리 들렸을 적, 아회는 잠시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부적을 꺼내려던 손에서 힘을 빼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일단 듣겠다마는, 통하지 않는다면 잘 알 것이라 믿는다."
자리에 털썩 앉으려 들며 손으로 앞머리를 아무렇게나 쓸어 넘겼다. 땀방울이 손바닥에 묻고 머리카락을 타고 떨어지는 감각이 심히 불쾌하나 인내하기로 했다. 와중에 고이 모신 땅신령 더 괴로워할까 최대한 열기에서 멀어지게끔 옷깃 세웠다.
아회 앉는 기척 느껴지니 그쪽 슬핏 보고 씨익 웃었다. 저도 끝까지 어울리라 할 셈은 없으니. 한 번이면 족할 것이다. 한 번. 판단하기까지.
그리고- 거듭된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게도 불길이 날아들었다. 급히 소매 휘둘렀지만 그마저도 타들어가 팔뚝 화끈해졌다. 독하게 입술 깨물고 비명 참았다. 소매 하나 홀랑 태운 불길 서둘러 떨쳐내고 성한 쪽 손으로 역린 쥐었다. 더운데 아프기까지 하니 정신 아찔해졌지만. 아직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버틸 수 있어.
"거 참... 말귀 더럽게 안 듣는 신수일세. 그리 성질 더러우면서 어찌 사감 노릇 하고 있나 몰라...!"
이 악물고 태연한 척 내뱉으며 자세 고쳤다. 한 쪽 무릎 세우고 수그린 자세로. 히익. 후우. 뜨거운 숨 몰아쉬어 정신 다잡고. 제게 달려들려 하는 춘 사감 똑바로 응시했다.
"나를 갈라 그이의 것 되찾아가시겠다. 하! 그러면 그이가 잘도 좋아하겠소. 잃은 것 되찾아주어 고맙다고 하겠구려! 내 어리석은 바람에 응해 기꺼이 반려 되어주겠노라 했던 것이 누구인지 알고!"
의식 놓지 않기 위해 부러 목소리 높이며 역린 뽑아들었다. 기어코 이걸 쓰게 만드는구나. 이번엔 당해주지 않을 요량으로 앞서 뛰쳐나갔다. 역린 강하게 움켜 쥐고 앞세워 저 춘 사감의 주둥이 꿰어버릴 작정이었다.
앉았던 것이 화근인 듯싶다. 얼마 없는 인내심을 십분 발휘해 한풀이라도 들어주려 했으나 스스로 그 기회 걷어찼구나. 그는 앞머리를 넘기던 손을 흔들듯 하며 머리를 헝클었다. 만약 자신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할 정도로 아량깊은 사람이었더라면 이조차 감내하고 끝까지 인내심을 시험하며 사감을 어떻게든 설득하려 했겠지만, 애석하게도 이젠 그럴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멀리 와버렸으니.
"……."
자신이 아는, 가문의 죄와는 다르다. 아니, 자신이 아는 것이 제한된 정보였다면? 그 '과정' 속에서 형제라 칭하는 자의 죽음이 있었더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으리라. 사생아니까 무엇이든 알려주려 들지 않았을수도 있다. 그렇다기엔 너무 우물 안이 아니었나? 선조는 죄 죽었는데 어찌 물어보라는 건지. 따지려 들었으나 그 방법을 알 것만 같아 입을 다물기로 했다. 대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들며 부적을 태웠다.
"……학당의 일을 왜 죄다 떠맡기는지 이해할 수가 없구만."
물은 써본 적이 없어 어렵다. 다만, 북부의 혹독하던 추위를 떠올리며 날선 고드름 솟아나 진로 방해하려 들었다.
역린은 제대로 춘 사감 꿰뚫었다. 가죽과 뼈와 근육 찌르는 감각 고스란히 제게 전해졌던가. 다만 묵직함 만은 선명했기에 그 무게로 인해 놓치기 전에 서둘러 역린 뽑아내었다. 바닥에 쏟아지는 액체 힐끔 보고 허공에 역린 휘둘러 묻은 것 털어내었다. 깔끔한 동작과 달리 내뱉는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잠그면. 된다고. 슬퍼하거든 기억을 잠그면 된다고? 잊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잠그면 된다니! 그리 사는 것이 살아있다 할 수 있는가? 죽음은 그리도 집착하면서 사는 것은 그 따위로 밖에 못 하나? 하도 징글징글하게 살아서 기억 따윈 아무래도 좋은가 보오. 허면! 그 죽은 형제의 기억도 잠궈버리지! 왜 잠그지 않고 이리도 집착을 해! 하등 상관 없는 그저 피를 이었을 뿐인 인간이. 우리가 무슨 죄라고!"
발악인가. 절규인가. 목에서 피라도 토할 듯 격히 소리친 온화 재차 역린 겨누었다. 어쩐지 오늘은 손에 착 감기더라. 묘하게 조용했지만. 이 때를 기다린 양 손에 감겨온다. 데이지 않은 팔뚝으로 얼굴 문질렀다. 땀방울 거두기 무섭게 다시 역린 세워 춘 사감에게 달려들었다.
제대로 찔러내었구나. 소리와 더불어 비린내 코를 자극하니 아회 가늘게 눈 뜨며 단안경 너머 세상을 가늠해본다. 아예 인간의 탈을 벗어던진 모습에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치고든다. 요괴를 잡는다면 모를까, 인간의 탈을 쓰고 자신들을 통솔하던 존재를 때려 잡아야 한다는 말은 학당에서 들어본 적이 없었노라 속으로 비아냥대듯 생각하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저러니까 이해를 못하겠지."
슬퍼하면 기억을 잠근다. 과거 청각을 잃고 목소리와 다리까지 잃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런 것을 당연히 여기니 당연히 인간을 이해할 리가 없지. 그런 것이 가능한 존재가 아니거니와, 그럴 선택을 하느니 타인의 기억을 잠글 이기적인 존재들인데. 아회 느릿하게 손 뻗는다. 앉게 둘 수는 없다.
"하면 묻겠소. 그리 슬픈 기억을 잠글 수 있다면 인간에 대한 증오를 잠그면 되는 것 아니오?"
다시금 부적 태우며 아회 살그머니 미소 짓는다.
"혹여…… 겁이라도 나는 게요? 슬픔도 잠그고 초월적으로 승화시키며 날고 기어 인간 위에 도사린다는 신수라는 존재가, 고작 증오라는, 인간들이나 가질 법한 알량한 감정을 가지고 말이오. 인간의 손에 죽을까 싶어 겁을 집어먹지 않고서야 그 방법을 택하지 않을 리가 없을 터라 생각하외만."
북부의 추위를 되새긴다. 앉는 자리 한차례 얼어붙게 만들듯하며 얼어붙은 자리에서 날선 창이 솟아오르게끔 하려 들었다. 찔리고 싶지 아니하다면 강제로 자리 뜨게 만들 심산이다.
지근거리에서 아회 목소리 들렸다. 제가 한 말과 맥락 비슷하니 역시 적룡은 적룡이구나 싶다. 그래. 저러니 이해 할 수 없지. 해를 끼친다면 그저 잠그는 것으로 회피하는. 아니. 제대로 회피조차 하지 못 하는 신수들이 어찌 인간을 이해하려 했다 말할까. 오만이고 이기적이다. 거만하기 짝이 없구나.
아무리 정신 다잡아도 몸은 머리에 못 따라주는지. 역린 휘두르는 것이 피하는 춘 사감 따라가질 못 했다. 헛손질에 휘청이는 몸 겨우 세우곤 더운 숨 내뱉었다. 몸 비틀거려도 춘 사감 으르렁 대는 소리 제대로 들려 킬킬대며 웃었다.
"할 말이 고작 그것 뿐인가? 히히! 내 틀린 말 한 건 아닌가 보구만! 거 참- 어? 재밌구만!"
슬슬 말도 제대로 생각이 안 나는데- 더 끌었다간 어디 팔다리든 내장이든 필히 해를 입을 것 같다. 손에 흘러내리려는 역린 재차 고쳐 쥐었다. 이것아. 너도 더위 먹었느냐? 제대로 좀 찔러보란 말이다. 자갈밭에 가서 갈아버리기 전에!
"너도 그이도. 놓아줄 생각 없으니!"
숨 받친 소리 내치며 역린 거세게 쥐고 춘 사감에게 달려든다. 저 주둥이. 아니. 목을 제대로 찔러버릴 것이다. 여즉 정신 못 차리니 그 정도는 맞아야지!
인간이 감히, 라고 하였으나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알량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이해할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발언. 다시금 사감이란 이름을 가진 신수가 꽁꽁 숨긴, 속내 깊은 곳을 끄집어내며 정정할까 싶다가도 입 다문다. 형제가 역린과 다름없는 것이라면 그 또한 발언해서 안 되는 인물임은 익히 알고 있었다. 자칫하다간 자신이 숨기다 못해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 드는, 서로의 역린을 건드리는 행위가 될 수 있을 테니.
"감히 인간이 입에 담기 전에 달리 생각할 것이 있지 않나?"
어쩌다가 인간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되었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은근히 돌려 묻고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네발 짐승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기어이 경을 쳐야만 말을 알아듣냔 말이오!"
검붉은 부적 불탄다. 귀기롭기 그지없는 푸른 불꽃이 몸을 불태우기가 무섭게 그 속에서 흰 털의 집채만한 짐승이 포효하듯 뛰쳐 나오며 맞서려 들었다. 뒷발에 힘 싣고 펄쩍 뛰더니만, 목화를 꼬리로 단단히 붙잡곤 그 커다란 앞발 휘둘러 역으로 머리를 후려치듯 땅으로 눌러 제압하려 들었던가. 살벌히도 으르렁거리던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역린 내지르고 거두기 무섭게 하얀- 은회색 섬광 스쳤다. 령도에서도 본 적 있는 범이었다. 범 모습의 아회였다. 학당에서 가르치는 것은 아니니 가문의 것일까. 순간 복실한 흰 털에 정신 팔렸다가 아차 하고 되돌아온다. 지금은 이리 한눈 팔 때가 아니거늘!
"왜 이해해야 하느냐고? 인간이 이해해 달라 하였나? 적어도 나는 그리 청한 적 없네. 이해해달라 청한 적도 없건만 당신네 멋대로 이해하려들었다가 데인 것 아닌가!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하고! 전부 당신네 신수 멋대로 하여놓고 어째서 그 책임을 우리에게 지우는 거요!"
다시금 일갈하고 역린 드는데 어디선가 묘한 소리 들렸다. 삑삑? 웃는 소리인가? 무심코 소리 출처 찾으려 고개 돌렸다가 불길이 아회 향하는 것 보고 피하라 외치려 했으나- 제 몸뚱이 추켜세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잇새로 혀 한 번 깨물고 소리 내질렀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지. 후딱 치고 끝내버리자고!"
얼른 끝내고 나가 얼음 그득히 띄운 시원한 물에 푹 빠졌으면 싶다. 아니면 시원한 바람 맞으며 마음 놓고 쉬었으면.
이해하고 싶지 않다면 이해하지 말았어야 한다. 본디 싫어할 자유는 있지 않은가. 다만 이리 해를 끼치기 시작하면, 자유라고 부를 수 없을 터다. 학살을 보기좋게 포장할 뿐이지. 그것이 제아무리 지고한 신수일지언정. 그는 태평하게 삑삑 웃는 소리에 고개를 휘저으며 귀를 까딱였다. 다행스럽게도 이 상황을 두렵게 생각하진 않는 듯싶으니, 이걸 비범하다 해야 할지, 아니면 역시 신수는 신수였던 것인지.
"!"
닿았노라, 웃는 순간 그는 꼬리를 크게 올리며 포효했다. "온화!!" 인간의 언어를 가까스로 뱉으나 그것이 아회의 목소리라기엔 다급하여 제법 갈라진 터다. 이후 온화를 향한 것이 명백한 울부짖음과 함께 조그마한 땅신령 꼬리로 어떻게든 던져내려 든 것이다. 그리고 불타오를 적, 맹렬하게 몸 날려 물어 뜯으려 시도했다. 불타도 나만 탈 것이니, 너는 그대로 뜯기어라.
딱 5네요~ 자그마한 tmi지만요, 아회는 뱀 공포증이 심한 편이랍니다...😏 그리고 1은 지듣노였어요~ :3c
https://youtu.be/c4_v8aR29rE 자우림의 데뷔 25주년 기념 밀랍천사 리마스터 버전이랍니다. 그리고 아회의 연애적 관점 중 일부가 들어있는 곡이기도 하고요. Boxing Helena라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마는 가사와 영화 내용을 연관짓는다면 꽤 위험한 곡이라서 판단은 본인의 몫으로 두고자 한답니다….😏
>>817 존버돌을 깎으면서 수석도 뽀득뽀득 닦고 계신 건 아니죠...? (덜덜) 사소한... 유노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벌하네요... 형님만 보면 "저의 애정을 받아주셔야지요……. 혹시 제가 질려서 도망가신 건가요? 그래도 좋아요…… 그때 결심했으니까요, 형님이 새빨갛게 남겨둔 애정을 제가 다 삼키겠다고..." 이러면서 도끼부터 꺼내고 온화가 하 사감님과 알콩달콩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중에 사감님께서 약조를 지키지 않으면, 그때는 새끼 손가락을 자르면 돼…… 그러면 내가 원할 때 언제든 걸어서 약조할 수 있잖아." 같은 이상한 팁이나 알려주는 미친 선배가 됐을 것 같은데요...(덜덜덜덜덜)
>>818 ㅎㅎㅎㅎㅎ 존버돌이 존버로 떡상할지 수석이 될 지는 아회주에게 달렸지...? (⊙▽⊙)(희번득!) 우와... 하와와... 아회주 솔직히 말해봐오 아회 원래 흑룡으로 작성했지 그치...? (오들오들) 두루마기 안에 작은 손도끼 항상 갖고 있을거 같고 온화한테 팁 알려줄 때 어떻게 하면 깔끔히 자를 수 있는지도 알려줄 거 같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아! 안돼 아회 절대 적룡으로 남아줘! 한적영적! ;ㅁ;) ㅋㅋㅋㅋㅋㅋㅋㅋ
>>819 꺄아아악! :ㅁ!!! (삐명!) 어어어 사실 극초기에는 적룡 아니면 청룡이겠구나~ 생각해서 흑룡은 어버버👀 두루마기 안에 손도끼... 오토코노코의 비밀 공간(소매 속)이군요...😲 아 깔끔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지금도 물어보면 알려줄 수 있다고 해요... (대체) 한적영적! >:3 걱정 마셔요...! 한번! 적룡은! 영원한! 적룡! 적룡이 세상을 지배한다! >:3
근데 사감님 공략했다고 와 떡밥 왤케 쏟아지냐구~~ 떡밥만 나오나 온화 숙제도 생겨버림 아 ㅋㅋㅋ 뭐부터 찾고 뭐부터 해결해야 할지 진짜 감도 안 잡혀 ㅋㅋㅋㅋㅋ 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 같아... 먹어도 먹어도 끝도 없이 나와... 아직 전에 먹은거 소화도 안 됐는데...! 꺄악!
>>825 가문 설정에서 흑룡 출신이 많다고는 써있었지만 오너도 예상하지 못했던...! :ㅁ 물론 흑룡도 생각은 해둔 적이 있었지마는 도저히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던지라...👀 청룡은 사실 '흑룡을 가장 증오합니다' 단락에서 꽂히기도 했고 아마 청룡인데도 차분하네? 싶은데 갑자기 신경질 내는 쪽이 아닐까 싶어요~🤔 au 쾌남아회와는 살짝 다른 결의...? 요즘 아회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애정'을 주는 용도가 아니라 그냥 .oO(해치울까?) 의 의미란 점에서 다른 거예요 (아무말) 인체 공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소를 배운 적은 있겠...죠?(이런 발언) 우우 온화도 소중해요...!!!!!🥹🥹🥹
(열심히 맵 돌았는데 알고보니 퀘스트 수락을 안 한 상태라 처음부터 다시 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주륵...)
>>831 아! 내가 시트의 그 설정 보고 아회한테서 자꾸 흑룡이 아른거렸나보다! 흑룡 출신이 많은데 그 중에 적룡이다? 이거이거 뭔가 있을거 같은데~ 하고 혼자 열심히 맷돌 돌렸던 ㅋㅋㅋㅋㅋㅋㅋㅋ 헤헤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썰 먹었으니 만족스럽구~ ヽ(✿゚▽゚)ノ 청룡이 됐으면 또 나름대로의 모습이 잇었겠구나~ 그리고 청룡펀치가 되...었으려나? ㅋㅋㅋㅋㅋ 쾌남아회도 참 좋았는데 응~ :3 ㅋㅋㅋㅋㅋㅋ 그 혹시 애정이라 쓰고 해치운다라고 읽는 건 아닌지? ㅋㅋㅋㅋㅋㅋ 어 음 급소 공부 중요하지~ 천공섬에선 교양이지 교양~ (?) 온화는... 사실 오너가 제일 큰 적이라 소중하진 않... 흠믐~ (옆눈)(무수한 나락 분기점 숨김)
오 궁기 오오... (덜덜) 더 많은 여의주를 얻는다? 궁기의 다음 꿍꿍이는 사감들 외의 신수도 노리는 건가! 근데 불가살아.. 여의주는 엇다 쓰게...? 먹게...?!
>>837 ㅋㅋㅋㅋ 의외로 슥 지나갔던 설정에 숨겨진 경우도 많더라구~ 그랬는데 나중에 설정오류나면 이제 동공지진 나는거야 아주그냥~ ㅋㅋㅋㅋㅋ XD 아쿠아펀치! 금강펀치! 청룡으로 가도 펀치맨은 못 벗어나는 아회였다~ 근데 아회는 절대 백룡이랑은 안 어울린달까~ 천공섬 교양서적 ~인체의 신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사랑을 해도 과부가 되면 어쩔 수 없는 걸~ 룰ㄹ루~ (^3^)
다 얘기해놓고 나서 생각난 것인데. 따지고 보면 이전에도 그의 역린 취했던 인간 있었다 했으니 불가능에 넣을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정확히는 다른 누구보다 오래 취하는 것 가능케했음- 이겠으나 지금은 그런 사사로운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들어야 했다. 제가 앞으로 어찌할 지에 대한 강렬한 동기가 되어줄 지도 모를 대답. 그걸 듣기까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의 표정이 일그러진대도 제 표정만큼은 뻔뻔히 유지하며 기다렸다. 대답 들려오기를.
그리고 그는 대답했다. 제 물음을 당연하다며 왜 묻느냐고. 나갈 것이라. 이 적룡에서 반드시 벗어나리라.
"그래. 그거면 돼요. 당신이 그걸 바란다면. 나 역시 바랄 수 있으니."
그 말이 듣고 싶었어.
온화 또한 중얼거리며 쓰러지는 하 사감의 몸을 받쳐 안았다. 전에 없이 지친 모습이 안쓰러우면서 애처롭게 보였다. 한편으론 제가 밀어붙여 이리 지치게 만들었다 생각하면 조금 간질간질한 기분도 들었지만. 뭐 그건 그렇다 치자. 재차 안는 김에 뒤로 몸 기울여 소파에 푹 기대며 반쯤 눕듯이 자세 취했다. 그만큼 그도 편히 기댈 수 있게 제 팔로나마 안아주고 천천히 등 토닥이려 했다. 고생했다는 듯. 잘했다는 듯. 한 손으로 토닥이고 남은 손으로 지쳐 보이는 얼굴 어루만져주려다가 아프지 않게 볼 꼬집게 되었지만.
"두고 가는 거 확정도 아닌데 그런 소리 하지 마요. 그리고 나한테서 영노 뺏고 싶거든 같이 학당 나간 다음에 해요. 같이 있어주지도 못 하는 신수 말 들어줄 생각 없네요."
살집 잡아 살살 당기기만 하는 식으로 하 사감의 얼굴 괴롭히다 문득 그 생각 떠올라버렸다. 아- 지금 지쳐보이니 묻고 싶지 않은데. 그런데 어쩐지 오늘 아니면 물을 기회 없을 것도 같고. 괜히 남겨뒀다 다음에 또 괴롭히는 것보단 지금 털어버리는게 나을 것 같았다. 하여 그의 볼 당기는 것 그만두고 손바닥으로 살며시 감싸며 나름 조심스레 물었다.
"헌데 이 얼굴- 이 모습. 만들어 낸 것이죠? 당신이 임의로 만든 모습인가요? 아니면 누군가?"
왜 누군가의 모습을 따라한 것일지도 모를까 생각한 건 사감들이 신수이면서 사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를 가르쳐 본 적 없을 이들이 사감 노릇 하려면 그 바탕 되는 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딱히 중요하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제법 궁금하잖은가.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학당에는 여러 인간 군상이 존재했으니, 이상한 사람이라 칭해지는 사람도 충분히 많았다. 음주 가무 즐기는 적룡 기숙사의 여식과 그 형제자매라든지, 백룡 그 자체가 아니냐며 질겁하는 백룡 기숙사의 영식이라든지……. 그중에는 적룡 기숙사의 덤덤한 무 씨 선배도 있었다. 6년 동안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 방문 굳게 닫고 도통 나오질 않고 새벽에 사람 없을 적에만 잠시 나선단 소문만 무성하니, 사실 아무도 소속을 모르고 본인조차 모른다는 학당의 괴담 속 암룡 기숙사 소속이지 적룡이 아닐지도 모른단 이야기 있을 정도로 아회는 사람 많은 곳에 잘 나타나질 않았다. 최근엔 천부로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목격자들이 호들갑을 떨었으나, 지난번 제사장 가문 영식을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팬 싸움 이후로는 다시금 방에 틀어박히기 시작했으니 그것도 한때였구나 하며 학생들의 기대는 식어버렸다.
아회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봄은 봄이기 때문이요, 여름은 쥐약이며, 가을은 나가기 울적하고, 겨울은 가문의 호출이 잦으니 안 나가는 게 낫다. 모든 상황을 대충 빠져나갈 수 있는 허울 좋은 변명이라면 맞다. 솔직하게 고하자면 나가는 것이 질리도록 싫었다. 특히 천부. 사람 많은 곳은 예민한 청각을 시시각각 건드렸고, 예상치 못한 인연은 성질을 건드리며 그 속내까지 착실히 파먹었다.
"거스름돈은 그냥 가지시오." "에그머니나, 이번에도 말입니까?" "이럴 때 쓰지 언제 쓰겠소?" "감사히 받겠습니다요. 그것보다 덥지는 않으십니까? 여름인데도 그리 껴입으시면 쓰러집니다!" "추위를 심히 타는지라." "아하, 그랬구만요. 저는 또, 북부라도 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신께 진노 받은 곳이니 발 들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마는요……."
유일무이한 안식처인 카페는 최근 형님과의 조우 이후로 발길을 끊었다. 불가살과의 밀회도 최근엔 하지 않는다. 다과도 천부에서 직접 사지 않고 학당 근처로 장사꾼 불러내는 일이 더 잦아졌다. 그럼에도 오늘 천부로 남몰래 걸음 옮긴 이유는 하나였다. 학당의 교복 아니고, 계절에도 영 맞지 않는 흐린 벽자색감의 도포 갖춰 입고, 신도 비단신에, 희디흰 너울 입은 존재가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나으리!"
어머니께 드릴 꽃다발만큼은 자기 손으로 사고 싶었으니까. 오늘은 어머니를 뵈러 가는 날이니 이리 꾸미었다. 후배가 준 빗으로 곱게 빗질한 긴 머리카락도 너울 너머로 살랑인다. 다만 어느 정도 걷다가 멈췄으니, 지팡이 있다 한들 상대와 부딪쳤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크지 않았다마는 여린 꽃은 두어 송이가 후두둑 쏟아지고, 아회 이 상황 익숙한지 덤덤하게 고개 숙였다.
영노가 그렇게도 싫은지 불만스러운 소리까지 내는 하 사감 보고 빙긋 웃었다. 이것도 좋은 동기가 되어줄런지. 저 살필 적에는 슬쩍 몸 가리는 시늉 하기도 했다. 어차피 제 방에 호드기 두고 왔으니 눈에 띌 리 없을 것 잘 알면서도 말이다.
문득 생각난 것 물으니 또 미간 찡그린다. 실실 웃을 때는 언제고 아까부터 표정 구기질 못 해 안달인지. 어느 정도는 제 탓임을 알지만 그래도- 라고 할까. 표정 좀 펴라는 의미로 미간 살짝 눌러준다. 만지는 김에 한숨 쉬는 입도 검지로 꾹 눌러본다. 아까부터 한숨만 몇 번째냐고. 그리고 하 사감의 얼굴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 슬핏 기울이며 말했다.
"합쳐지면서라. 신수는 다 이도저도 아닐 줄 알았는데. 구분이 있기도 하다니 의외네요. 다른 모습은- 여기서 나가거든 그 즈음에나 생각해보는 걸로."
사실 지금 모습에 눈이 가는 것이기도 하니 굳이 바꿀 필요는 못 느꼈다. 그가 가장 편하다고도 하고. 물론 바꾸겠다 하면 말리지 않을 것이지만.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사람 흉내라면 더 신경 쓰이지요- 그것도 궁금하긴 한데. 지금은 됐어요. 오늘 귀찮게 구는 건 여기까지 할게요."
하나 물으면 새로이 궁금한 것 둘이 늘어나니. 그것 다 풀려면 밤을 세워도 모자를 것이다. 묻는다고 다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지금은 들은 것에 만족하기로 하자. 급한 일은 달리 있기도 하니.
더 귀찮게 굴지 않겠다던 온화 느릿하게 숨을 쉬더니 잠시 머뭇거렸다. 조금 전까지 잘만 보고 떠들고 하던 모습 어디 간 듯 또 슬그머니 눈 돌리고 괜히 제 머리카락 만지고 그런다. 얼마 전까지 수더분하던 옆머리가 제법 길어 어색해서 그러는 것도 같고. 달리 할 말이 있는데 꺼내기 주저하는 것도 같다. 그러다 그냥 지나가듯- 별 것 아니라는 양 툭 꺼내는 말 있었다.
"그- 여태 나만 실컷 묻고 그랬는데. 당신은 물을 것 없어요? 아니면. 해 줄 말이라던가. 하고 싶은 말이라던가."
언뜻 보기에 별 의미 없어보이는 말 하는데 왜 시선을 자꾸 힐끔거리기만 하는지. 그 짧은 시선이 은근히 뭔가 바라는 듯 보이는지. 과연 눈치 챌 수 있을까. 이 신수님은.
즐거이 딱딱 대는 역린 단단히 쥐고. 엉결겁에 받은 털뭉치를 품에 꼭 안고 상황 살폈다. 그새 날아가는 불길이 아회 향하자 이번엔 다급한 탄식 입 밖으로 새었다.
"아이고 거 털이고 뭐고 다 태워먹겠네! 그만 좀 하소! 망할 신수여!"
그런데 걱정해야 할 건 저도 마찬가지였나보다. 갑자기 열 후끈 오르는 듯 해 뜨거운 기침 연달아 내뱉었다. 겉도 속도 바싹바싹 타들어가니 이러다 끝장 보기 전에 제가 먼저 잿가루 되어버리겠다. 그러면 안 되지. 그럴 수는 없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 문질러 떨쳐내고 역린 치켜세웠다.
"맞아도 정신을 못 차리니 짐승 만도 못 하구만!"
일부러 악을 쓰듯 일갈하며 달려든다. 정면으로 부딪힐 듯 하다가 춘 사감의 측면으로 돌아가 배 한 가운데를 깊숙히 찌르고자 한다.
신이 난듯 천진난만한 목소리와 날카로운 비명이 공존하니 간담이 서늘하다. 아무리 달관하였다 할 수 있어도 이런 순수함이 진실로 존재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모순적인 것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도 자신은 어쩔 수 없으니. 삑삑 비명 내지르는 소리에 그는 나뒹굴던 몸을 잽싸게 일으켰다. 불길이 춤추는 모습에 맹렬하게 달려들더니 높게 뛰어 오른다. 공중에서 일순 푸른 불꽃 일어나며 인간으로 돌아오고, 그대로 부적 입에 물어 찢으려 들었다.
부디 신수 잡는 법도 요괴 잡는 법과 똑같았으면 하는데.
얼음으로 이루어진 날선 도끼 쥔 채로, 그대로 공중에서 떨어지며 사감의 몸 들이받아 나뒹굴듯이 하려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 불타는 꼴은 보지 않으리라.
보지 않고 휘둘렀지만 어찌어찌 제 역할은 다 한 모양이었다. 부들거리는 팔에 힘 주어 버티고 있으니 저 위에서 아회 목소리 들리고 곧 무언가 베이는 소리 이어진다. 그리고 흐르는 검은 피. 무언가 잘 되긴 되었구나. 춘 사감 물러나는 기척에 짓눌렸던 몸 추슬렀지만 잠시간은 다시 역린 드는 것조차 힘들 듯 싶었다. 잠깐만 한 숨만 돌렸으면 싶은데. 그럴 틈 주지 않겠다는 듯 거센 불길 덮쳐왔다.
"흑. 아윽!"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불길 맞아 고통에 비명 내질렀다. 그 와중에 품 속 목화 지키려 남은 두루마기 자락으로 덮고 그 위에 제 팔로 감쌌다. 그나마 팔다리 덮던 두루마기 없으니 드러난 팔다리 고스란히 불길에 내주었지만. 한 번 데인 몸 두 번 데인다고 무어 다를까. 설상가상 짓눌릴 적 바닥에 쓸린 이마나 어깨에서도 피가 흐르니. 새삼 이전 제압 때가 날로 먹었구나 싶다. 기억하는 것 하 사감 뿐이지만은.
"흐... 이보시오. 신수여. 춘 사감요! 이만하면 되지 않았소. 이만치 했으면 그만 분 가라앉히고 사감 노릇 하러 돌아올 때 되지 않았느냔 말이오. 기어이 피를 보고. 명 하나는 끊어야 성이 차겄소? 지금이라도 멈춰야- 돌아와야 저 밖의 아이들도 성하게 일어날 거란 말이요! 어! 사감이람시고 거 앉아 있으려거든! 적어도 흉내는 제대로 내란 말이오!"
당장 역린 들기 힘드니 이 말 만이라도 닿길 바라며 소리 바락바락 질러댔다. 가쁜 숨에 큰 소리까지 지르니 머리 띵하고 어지러워 나자빠질 뻔 했지만 역린으로 바닥 딛고 어떻게든 버텼다.
목을 찍어내릴 적 익숙한 감각이 등골을 무섭게 타고 오른다. 이대로 곤죽을 만들어버리면, 나 또한 일원이 될 수 있을 텐데. 그 안에 섞이면 나는─ 희열과 함께 끓어오르려는 피는 같이 떠오르는 생각으로 인해 삽시간에 식어버린다. 일순 싸늘하게 식어버린 감정 때문에 순간의 판단이 어려웠으나 그는 도끼를 거두며 한번 비틀거렸다.
"이제 대화할 생각이 좀 들었으면 좋겠군."
피 번들거리는 얼음 도끼를 내팽개친다. 얼음이 산산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자리를 잡아버리듯 우두커니 섰다. 여기서 더 공격했다간 죽여버릴 가능성도 크다. 그랬다가는 필히 돌이킬 수 없으리라.
"……."
불길이 타오른다. 아회는 지팡이를 짚고 한숨을 깊게 쉬었다. 몸이 다가오지 않으면 공격도 멈추는 법. 그는 자리에서 감정을 잠시 갈무리했다.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증오를 품은 신수가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사감이라 행동했는지, 하물며 그 빌어먹을 형제를 자신의 선조가 어찌 죽였는지, 마지막으로…….
"그래, 분노할 수도 있지.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오?"
목에 핏대가 섰다. 잠시 심호흡이 깊어졌다.
"분노하기 때문에, 인간의 탈을 써 사감이라 행동하던 자가 그 소명을 내팽개치고 학당 학생들을 위험 속에 빠뜨릴 수 있냔 말이오. 아무리 이 세상이 정명하지 못한 곳이라 한들 그쪽이 통솔하던, 앞으로도 통솔할 학생이요. 인간이라고 해도 그쪽을 믿고 따른 자가 있을 터이거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제 형제만 어여쁘다? 형제라 하였소? 그래, 사감도, 그쪽의 형제들도, 학생도 몇이나 더 죽어나갈지도 모르는 판국인데 그리 자신만의 세상 속에서 살아갈게요? 학당 밖의 위험이 가득하거늘, 그런 상황에서 뭉치기 바쁠 것들이 제 감정 표출하겠답시고 배척하며 죽이려 든다고? 갈!!!"
기어이 꾸짖었다. 지팡이 쥔 손이 희게 질렸다. 불이 두루마기 자락에 옮겨붙고, 그 순간 아회는 눈을 부릅 떴다.
"언제까지 세상을 외면하고 살 게냐! 대체 무얼 바라느냐, 인간에 대한 증오요 복수냐? 그러하면 네 학당에서 마음껏 날뛰어라. 그런 뒤에 어디, 홀로 감당해보거라. 농질이 학당에 나타났을 때 가만히 손가락만 빨며 학생에게 떠맡긴 주제에 다시금 돌아오면 퍽이나 잘도 대응하겠구나. 왜, 농질도 죽일 터냐? 그렇기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주제에 무얼 한다고? 이제 네 형제 중 하나라도 죽어버리면 네 탓이겠구나. 아니하더냐? 영문도 모르고 일 떠맡겨져 농질 대신 상대하던 학생들이 없으니 말이다. 자, 각오가 됐다면 어디 해봐라. 춘인지 사자 대가리인지 알게 무어냐. 내가 신경 쓸 것 같더냐?"
그 목이 꺽이고 떨어지고! 산예가 거칠게 으르렁거렸습니다. 당신들의 말에서 무언가 흥분해서 숨을 헐떡이던 산예의 숨이 점차 진정되기 시작합니다. 힘이 빠지기 시작한 듯 합니다. 온화의 등 뒤에서 전해지는 무게가 점점 가벼워집니다. 목화는 삑삑 소리를 내면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아회 쪽으로 뽀르르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흰 털이 검게 물들었습니다. 아회 앞으로 가자마자, 온 몸을 털어서 다시 하얗게 돌아왔군요.
' ......... '
사자 머리가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春사감의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그는 미안한 것 같으면서도 화난 것 같으면서도 슬픈 것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 .... 미안하다...... '
불길이 잦아듭니다. 春사감이 당신들에게 사과하며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녀의 눈도 인간의 그것으로 돌아왔습니다. 굉장히 미안하고 부끄러운 듯 합니다. 그녀는 몇 번이고 당신들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아회가 연달아 소리친 것이 때마침 잘 들렸는지. 등 위의 씨근거림 줄어들고 무게도 점점 가벼워져간다. 슬슬 몸 일으킬 수 있겠다 싶을 쯤. 품에 있던 목화 빠져나가는 것 보고 피식 웃었다. 뒤도 안 보고 가네. 저 털뭉치 녀석. 그래도 다친 곳 없어보이니 다행이다. 그리 생각하는 제 몸 거진 반신이 데이고 긁혀 엉망이었으면서.
"아이고 죽겠다..."
뻐근한 등 툭툭 두드리며 어떻게든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다 데인 팔 스쳐 따가움에 파르르 떨었다. 얼른 찬물이라도 끼얹지 않으면 흉이 크게 남을 듯 싶은데. 당장은 나갈 힘도 안 들고 이대로 나가기엔 조금 아쉬웠다. 겨우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와 미안하다 하는 춘 사감에게 어쩌면 물을 수 있을 지도 몰라서. 역린 든 채로 비실비실 몸 끌어 춘 사감에게 다가갔다. 지친 얼굴로 춘 사감 물끄러미 보다가 덜 데인 팔로 안고 등 토닥여주려 했을 것이다. 나직하게 그런 말도 하고.
"되었소. 이쯤에서라도 돌아왔으면."
기어코 역린으로 그 목 끊는 일 없어 다행일 뿐이라고. 한숨 내쉬며 말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선다. 아. 그러니까 무엇 물어야 하던가. 여즉 열 내리지 않아 몽롱한 정신으로 머릿속 뒤적이다가 겨우 물음 하나 끄집어냈다.
"그. 무엇이냐... 아. 목 떨어졌다던 당신네 형제. 찾고 있다 들었소만. 내 도울 수 있는 방도 있으면 좀 알려주시게. 이리 날뛰던 것 진정시켜 주었으니 그 정도는 해줄 만 하지 않나?"
물어야 하는게 이것 맞던가. 멍한 정신에 잠깐 넋을 놓았다가 흠칫 정신 차린다. 그 김에 한 마디 덧붙였다.
"아. 그리고 내가 가진 것 분명히 건네받은 것이니 오해 마시게. 훔친 것 아니고 반려의 증표로 받은 것이네."
한 걸음씩 걸어가 산예, 사감에게 가까워진다. 이글거리는 온도, 팽배한 분위기와 거칠게 으르렁거리던 소리가 점차 진정되며 불길이 잦아들기 시작하자 삑삑 소리와 함께 답지 않은 조그마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대화가 통했던 모양이다. 그는 단시간에 체력을 쏟은 탓에 자리에 주저앉듯 하며 손을 벌렸다.
"……얌전히, 잘 있어주었습니다, 목화."
목화가 새까맣던 몸을 털자 다시금 하얗게 돌아오는 것에 웃음이 날법도 한데 기력이 쇠하여 그 조그마한 몸 양손으로 겨우 쓰다듬어주는 것으로도 벅찼는지 잠시 손길이 느려졌다. 그리고 사감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잠시 숨을 골랐다.
"……사감님께서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디 용서의 의미로 쓰이는 말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덤덤해 어딘가 체념한 것에 더 가까웠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에게 사과를 받아봤자 큰 의미가 없다는 듯. 그는 눈을 다시금 감아 세상을 외면했다. 어차피 모든 삶이 다 이런 법이다. 인간이 그러하듯 신수도 결국 별다를 바가 없었다. 그 사실을 깨달으니 감정은 너무나도 쉽게 잿더미가 된다.
"……대체 왜 그랬습니까?"
아회는 근본적인 것을 질문했다. 대체 왜.
"진정으로, 형제를 잃었다는 그 사건으로 비롯되어…… 인간에 대한 혐오를 품은 것이, 이번 사건의, 아니, 지금까지 저희가 사감님들을 상대하게 된 방아쇠가 맞습니까?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있던 것이 아니고?"
불현듯 목화가 아프다 하였던 것을 떠올렸다. 신수가 아프다 했는데, 사감들도 신수라면 영향이 있던 것은 아닐까 싶었기에.
능소화와 금잔화 두어 송이가 덧없이 땅에 꽃잎 나풀거리며 그 몸 투신하기가 무섭게 혹여라도 거기서 더 떨어질까 싶어 아회는 꽃다발을 소중히 품에 안았다. 계절마다 피는 꽃은 영원한 겨울이나 다름없는 북부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볼 수 없었거니와, 여름의 꽃은 특히나 귀했기 때문이다. 이런 꽃을 한 송이라도 더 떨어뜨렸다간 다시금 돈 지불해야 하는 일 생길 것이고, 말 많은 꽃집 주인의 수다에 질려 기 떨어질 것을 떠올리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픈 것 같다.
"그걸 어떻게……."
다만 중한 것은 그게 아니다. 꽃다발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자신의 소속을 서슴없이 얘기하는 제법 익숙한 듯 어딘가 낯선 목소리 때문이다. 누구지? 아회는 기억을 더듬으며 몸을 잠시 움츠리더니 뒤로 반 걸음 정도 물러섰다. 반쯤 벌어진 흰 비단 너머의 표정은 여전히 눈 곱게 감겨있고 평온했으나, 일자로 앙다문 입은 경계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을 뜨면 탐탁지 않은 시선이 드러나겠지.
"그러니까, 영 사감님…… 이셨군요."
기억을 더듬으며 보이지 않는 털 부풀리기도 잠시, 아회는 학당 사감이라는 소리에 그 목소리가 입학식 때마다 들어오던 자의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름 한 번 거하게 남기고 싶지 않느냐, 이번에도 물어보았던 그 사감. 꽃다발을 안고 경계하듯 굳어있던 몸에 긴장이 풀리고, 꾹 다물린 입매도 천천히 힘이 빠져간다. 한 손을 들어 반쯤 드리워졌던 비단을 온전히 걷으며 감긴 눈을 가늘게 떴다. 잠시 비단의 매무새를 정돈하는 손 때문에 눈이 어느 정도 가려졌지만 시야를 제한할 정도는 아니었다.
"미처…… 몰라뵈었습니다."
아무래도 자주 마주치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기억이 쉬이 떠오르지 못했으니, 경계 누그러뜨리기가 무섭게 잿더미처럼 감정 다 타버려 삭막한 목소리 흐른다. 원하는 꽃 종류와 더불어 새로 챙겨준다는 말에 아회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탁한 은빛 눈이 잠깐 당신을, 정확히는 허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영 사감님께서 가르치는 학생들은 지팡이로 도술 비슷한 것을 사용한다고 하였지. 지금 손에 지팡이를 쥔 것 같으니 그 요사스러운 힘쓰시려는 것인가. 아회는 잠시 입 다물다 다시금 시선을 내려 땅에 떨어진 꽃을 바라보았다.
"능소화와, 금잔화 한 송이씩이면… 충분합니다만…… 제가 정신이 없어, 부딪친 잘못도 있습니다."
재차 사과를 하듯 고개를 숙였다. 이제 보니 무더운 날과 어울리지 않게 옷차림은 겨울에 입어야 하는 용도처럼 도톰한 편에 속해 있었다.
뭐지...? 뭐야...? 진짜...? 푹신한 담요가 깔린 상자 안에서 식빵을 구운 형님이라고요? 지금도 아닌 척하지만 박스를 좋아한다고요...? 물을 싫어한다고요...? 뭐야...? 뭐야 진짜...? 모에 치사량이라 저 지금 죽었어요... 이렇게 갭모에 있으면 귀여워서 죽ㅇ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