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 "네. 티가 나신답니다. 시라기 트레이너님께서는..... " "어떻게 안전하게 피하는지 잘 아실 것 같은 사람이실 것 같아보였기에, 제일 먼저 시라기 트레이너님께 이야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
레이스에 있어서 단순 뛰는 것만을 중요하게 볼 것이 아니다. 위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때그때에 따른 임기웅변 역시 중요하다. 달리던 도중 급격하게 피한다거나, 갑작스런 상황에 처할 경우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면 부상을 입읈수 있다. 그래. [ 그 때의 일 ] 을 반복할 수 있다. 같은 일이 두번 다시 일어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그런 강박에 쌓여있었고, 그랬기에 시라기 다이고 트레이너를 찾게 되었다.
"현재 제가 전담하고 있는 학생들은 총 네 명입니다. 이 네명은 내년에 클래식 레이스에 올라갈 아이들입니다. " "괜찮다면 이 아이들의 레이스에 대한 실전 자문을 시라기 트레이너님께 구하고자 합니다만.... 무리가 있으실까요? "
무겁다고 표현하기에는 묘하게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아무튼 머리에 가해지는 꾹꾹이(?)를 견디며 교실을 나와 복도를 지나 교사 밖으로 나간다. 불편한 자세일만도 한데 둘은 생각보다 잘 나아가고 있었다. 마치 자주 이래서 이제는 익숙한 것처럼.
“내년까지 얼마 안 남았네. 내년이면 클래식 시즌인가아~”
하교길에 맞는 바람은 서늘해진지 오래. 이곳, 츠나지에는 겨울이 제법 빠르게 찾아온다. 어느새 코 앞까지 성큼 다가온 클래식 시즌을 생각하면 조금은…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는 감각이 찾아온다. 메이사는 그 감각에 이름조차 붙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아마 그건 불안이라고 부르는 것일테지.
스턴트 배우 일을 하다 보면 자잘한 부상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배우 일을 오래, 잘 하기 위해서라도 부상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은 필요하지. 그런 부분까지 알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 얘기한 적도 없고, 그냥 단순히 보기에 그래 보인다는 거겠지 싶었던 다이고는, 미즈호에게서 자신이 전담하는 네 명의 레이스에 대한 실전 자문을 구하고 싶다는 말을 듣자 어깨를 으쓱였다.
"아뇨, 무리일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제가 전담하는 아이가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그 넷에 대한 자문을 우선하겠습니다."
자신의 전담팀 네 명에 대한 자문을 맡아준다는 것도 고마울 따름인데, 이 네명을 우선해서 자문해 주겠다니 더할나위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덧붙인 말에도 아랑곳없이 니시카타 미즈호는 다이고를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앞으로 저희 [ 전담팀 ] 의 객원 자문으로써 역할을 맡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저희는 제가 중앙에서 맡은 경험도 있기도 하고, 아이들 각자의 재능도 있기에 어느정도 괜찮습니다만. 실전 임기 웅변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라기 트레이너님과 같은 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 "다른 아이들이 상담을 원한다 해도 괜찮으니, 저희 쪽 자문을 맡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드릴 따름이랍니다. "
미즈호는 그렇게 말하며 희미하게 웃어보이곤, 다이고를 향해 무언가 물어볼 것을 덧붙이었다.
"혹시, 상담에 대한 대가가 필요하시다면 저희 니시카타 가 측에서 개인적으로 사례할까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
"응? 누구랑? 트레이너? 트레이너 하니까 말이야, 브루스 로시난테가 해준 말인데 중앙에서 트레이너들이 대거 츠나센까지 내려왔다고 해. 무슨 일 일까?"
꿈과 목표에 관련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주고받을 대상이라면 트레이너, 부모님, 친구 정도겠지. 마사바 콩코드는 메이사와 이런 이야기를 근 시일 내에 한 적이 없으니 트레이너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내고는 장안의 소문으로 도는 중앙출신 트레이너 대규모 이적에 관한 소식을 흘려본다.
“아니~ 트레이너가 아니라 언그레이 데이즈라고, 저번에 해변에서 만난 애. 트레이너랑은 멸치 얹은 푸딩이랑 다시마 푸딩으로 트레이닝 코스 조정 협상에 성공한게 전부인걸~”
은근슬쩍 해변에서 있던 일과, 다시마 푸딩으로 트레이너를 협박(?)했던 일까지 털어놓아버린다. 그나저나 중앙에서 트레이너들이 대거 내려왔다라. 메이사와 마사바의 전담 트레이너 역시 중앙 출신이니 아예 관련이 없진 않을 것이다. 메이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슬쩍 저었다.
“뭐어, 다들 중앙에서 밀려나서 내려온 거 아니야? 한심하게♥ “
한심하게, 라고 말하는 메이사의 입가에 걸린 웃음은 약간 자조적이기도 했다. 그것도 곧 어깨를 쭉쭉 미는 소꿉친구에 의해 지워졌지만.
"언그레이 데이즈? 어떤 우마무스메야? 푸하하하! 트레이너 나한테 이상한거 먹지 말라고 하더니 결국 그렇게 됐구나. 하야나미의 돼지고기튀김을 무시한 대가는 커야지 그럼. 트레이닝 코스 조정을 했다면 어떻게?"
더 많이, 더 빨리 뛰는 트레이닝 코스를 만들어준 걸까. 메이사라면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트레이너가 짜준 코스라면, 물론 그게 메이사에게 가장 좋은 코스이겠지만 마사바의 트레이닝 코스는 처음 미즈호를 만났을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어째서-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째서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중앙에서 대거 물갈이를 했거나? 아니면 지방파견을 해서 전국 우마무스메의 수준을 파악하려 하거나?"
밀려나서 왔다-는 메이사의 말은 흘러들었다. 그야 우리 트레이너가 허접이면 미즈호에게도 마사바와 메이사에게도 좋은건 아니지.
"에에, 경주 우마무스메잖아!"
부스터, 정말 안 나올 것인가? 마사바는 양 손을 어깨에서 내리고는 메이사의 꼬리를 허리에서 가까운 부분을 노려 물었다. .dice 0 100. = 7 - 데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