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판에서도 말했지만, 나날이 더워지는 날씨와 냉방병의 여파와 정신이 혼미해지는 현생 스케쥴과 야근의 여파로 카이주는 떡실신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o<-<
맞아요. 과거를 살짝 돌리고, 대학생 시점을 돌리는거. 고등학생 시점에서 케이크인 니드호그를 공격하는 다른 포크에게 카이가 눈 돌아가서 커터칼이나 펜같은 날카로운 학용품으로 마구 푹찍(?)을 하는 걸 다루는 과거 시점을 세 번쯤 핑퐁한 다음 대학생 시절로 넘어가는걸로 하기로 했죠. 선레는 아무래도 니드주에게 부탁드려야 할 것 같아요. 니드호그 하운드가 포크에게 공격당하는 시점에서부터 시작해야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요. 그리고 니드호그 하운드 특유의 유들유들한 척 하면서도 쎄한 성격을 표현한 지문을 한번 봐야 카이도 거기에 반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 선레를...! 부탁드리겠습니다! orz
빨리 태풍이든 장마든 뭐든 왔으면 좋겠어요. 왜 더위가 끝나질 않아... 차라리 비가 내리면 좋겠다고 바라기는 처음이네요. 다행히도 요 며칠간의 강행군 때문에 요 사이는 잠 설치는 일 없이 푹 잠들고 있답니다. 술의 힘을 빌어야 잠들 수 있는 날도 있었지만요 ._.) 차차 나아지겠죠. 니드주에게도 잠 설치는 밤이 없길 바랍니다. 열대야에 뒤척이지 않고 푹 쉬실 수 있길 바래요 __)
전판 확인하고 왔는데...아니 괜찮으신가요? 안괜찮아보이셔서 굉장히 카이주의 건강이 걱정되는 상태인데....(치와와를 쓰담뽀담하는 거북이) 입사한지 얼마나 되셨다고 야근도 하시다니 현생이 참 카이주와 저에게 버겁기 그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이라면 카이주가 푹 잠드시는 일이 많다는 점이겠네요. 물론 술의 힘을 빌어서 잠드시는 건 걱정이지만..(흠티콘) 제가 너무 걱정만 하는 것 같다면 맞습니다. 카이주는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셔야해요(쓰담뽀담) 태풍도 더위도 반갑지는 않지만 이런 날씨면 차라리 비가 내리는 게 낫다는 건 동의합니다. 물론 비가 와서 꿉꿉한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날씨도 끔찍하겠지만(죽은 눈)
그리고 선레에 관한 것과 카이주의 스케줄은 확인했습니다. 사흘에 한번이라도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 찾아주신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걸요. 슬슬 퇴근을 할 시간이라서 귀가하는 동안 오랜만에 쓸 선레를 어떻게 써야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전판 마지막에 남기신 카이주의 잡담 전문은 제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 맛있워)
지금은 주무시고 계시겠죠? 고생하셨습니다. 푹 쉬시고 카이주도 열대야에 뒤척이지 않는 새벽 되시길 바랍니다. 차차 나아질테니까요:)
어떤 무리에 있어도 위화감 없이 어울리며, 어느순간 속한 무리의 중심에 서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 요령있게 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을 파악하고 행동하는 태도.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평가를 고등학생인 니드호그 하운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니드호그 하운드는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자신을 향한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평가들을 가감없이 이용할 줄 알았다. 주변 평가를 이용할 줄 아는 니드호그의 영악한 기질은 고등학생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것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뭐, 어쩌라고. 관계는 언제나 동등하지 않다. 그것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분명히 증명되는 사안이다. 그런만큼 어떤 상황이든 우위를 점하는 쪽이 이득이지. 유들유들한 얼굴을 유지하고 니드호그는 아무도 모르게 서늘한 웃음을 지었다. 이 작고 조잡한 사회의 축소판에서 니드호그 하운드는 언제나 이득을 취하는 쪽이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짜여진 판을 굴리며, 최소의 손해로 최대의 이득을 취한다. 동갑내기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 영악한 기질은 어른들의 눈에 비쳐지면 덜 자란 짐승이 어울리지 도 않게 덜 여문 이로 위협하는 꼴이었다는 걸 니드호그가 알아차리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아니, 호기심이 아니라 명백하게 의도를 가지고 짠 판이었다고 니드호그는 생각했다. 상대를 자극하는데 있어 명분이라는 건 단어 그대로면 충분하다. 혹시나 추후 문제가 되어 어른이 개입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 그냥 실수였어요.' , 라는 변명을 내놓아도 스스로의 평판과 생활기록부에 큰 오점이 남지 않아 진학에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의 명분을 주고 가해자라는 굴레를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니드호그 하운드라는 이름을 가진 덜 자란 짐승이 택한 상대가 생각보다 더 위험한 존재였다는 걸 간과했다는 점이 이 판을 짜며 생각하지 못한 변수였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니드호그 하운드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학생을 보며 그 유들유들하고 사람좋아보이는 얼굴에 짜증이 섞인 신경질적인 무언가를 덧씌우며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어떤 여학생의 찢어지듯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퍼지는 것과 동시에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던 학생들 사이에 공포라는 동시다발적인 감정이 퍼진다. 혼비백산해서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학생들 사이로 다시 달려드는 학생을 막기위해서 팔을 내밀던 니드호그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자마자 터지려는 비명을 꽉 눌러참았다. 보통이라면 이쯤에서 멈출텐데. 사람한테 물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걸. 사람의 치악력이라는 게 이렇게 강했나. 통증 때문에 흐려진 머리에 흘러가던 생각들이 한가지로 굳혀졌다.
아파. 아파. 진짜 아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니드호그는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짜증스럽다는 기색을 지우지도 않고 있는 힘껏 달라붙어있는 학생을 뿌리치며 뒤로 물러나 거리를 뒀다. 심각한 상황에 선생님을 부르기 위해 교실 문을 열고 달려나가는 발소리와 비명을 지르는 같은 반 학생들의 소리 때문에 안그래도 아파죽겠는데 머리까지 울리는 기분이 들어 멀쩡한 팔을 들어 눈가를 지그시 누르는 니드호그의 행동은 이 상황에 맞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는 게 어때?"
겁이 난다보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버렸다는 사실이 짜증난다. 이런 상황은 생각하지도 못해서, 수습 하기 위해 다시 여러가지 가능성을 떠올려서 최적의 선택을 해야한다는 게 짜증난다. 나라는 최대의 피해를 보고 최소의 이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속이 뒤집힐 만큼 짜증스러웠지만 겉으로 드러낼 수 없으니, 니드호그는 지끈거리는 제 머리를 부여쥐고 이번에는 거의 이성을 잃고 광견병 걸린 개처럼 숨을 헐떡이는 학생을 노려보다가 학생이 자신에게 달려들자, 걷어차려는 것처럼 다리를 들어올렸다.
//마무리가 애매하기는 해서 혹시 잇기 힘드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카이가 니드호그의 본성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서 뻥 걷어차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끼어들어도 좋고, 니드호그가 피를 흘리고 있어서 그것때문에 카이가 경쟁자를 제거하려 포크를 공격하는 쪽으로 끼어들어도 좋아요. 이렇게 말씀드렸지만 카이주가 편하게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어제 선레 쓴다는 사람 어디갔나요 물으신다면 오랜만에 선레를 잡아서 우왕좌왕하면서 고민하다가 자고 일어나서 저녁쯤에 써야지 했으나 그대로 12시간 이상 잠을 때렸습니다. 게다가 써온 답레도 굉장히....잇기 힘드실 것 같고. 아이고 난(머리 박는 거북이) 위에서도 사족을 붙혔지만 제가 제의한 게 아니여도 좋으니 편하게 이어주시고 싶은대로 이어주세요(눈물) 오늘부터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출근하실 때 조심하시고 안전하게 다니시고. 위험한 곳은 절대 가까이 가지 마시고 사람과 태풍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쏟아지는 비에 잠 못드는 김에) 진단 들러서 둘러보다가 꽤 괜찮은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피폐한 엔딩이 있는 au카니카(예를 들어 느와르? 라던가)에는 제법 잘 맞을 문장이라서 가져와봤습니다만..이거 아가씨au에도 맞을 것 같네요(흠티콘) 처음은 무조건 카이가 해야합니다. 무조건. 이건 무조건이에요. 못물러 안돼. (뻐팅기는 거북이)(대체) 아무튼 비가 많이..엄청..오네요. 한번 잘못 맞으면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기 좋을 것 같고.
진단 남겨두고 잠 안오는 김에 미뤄뒀던 집안일 하러 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요:)
니드호그 하운드. 어렸을 때부터 쭉 함께 해온 그는, 자신과는 다르게 그 누구와도 위화감 없이 어울리며 어느순간 속한 무리의 중심에 서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였다. 조용하고 안으로만 도는 자신과는 달리 항상 햇빛을 받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 그런 그를 카이 윈슬로우는 약간은 동경하기도 했고, 그런 이의 가장 오래된 인연이 저라는 것에 어느 정도는 우쭐하기도 했더랬다. 물론 자라면서 그러한 감정들은 세월에 차차 희석되고 서로 사이가 멀어지긴 했지만. 추억이란 그런 것이다. 그 당시에는 한없이 빛나다,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결국 소중함을 잊게 되고 내팽개쳐둔지 한참 뒤에나 다시 그 빛을 갈구하게 되는 것. 그런 추억 속의 인물이 바로 그, 니드호그 하운드였다.
반 배정에서 같은 반이 된 것은 좋았지만, 서로 노는 무리가 영 다르기도 하고 이제는 그의 대외적인 성격과 자신이 아는 그의 본성이 너무나도 괴리감이 느껴져서- 좀 상대하기 껄끄럽달지. 그저 무사히 한 학년 잘 지내고 졸업했으면 좋겠는데. 잡생각을 흘려내며 선생님께서 나눠준 유인물을 들고 반으로 올라온다. 뒷문으로 다가가면 어째 교실 안이 시끌거린다는 것까지는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지. 등골이 쎄한, 니드호그 하운드와 함께하면 낯설게 느낄 수 없는 감각에 곧바로 뒷문부터 벌컥 열었다. 동시에 어떤 여학생의 날카로운 비명이 교실 안을 울린다. 뒷문을 연 것과 동시에 저를 스쳐지나가 선생님을 부르러 뛰쳐나가는 반장을 보고 약간은 안심한다. 뭔지는 몰라도 선생님이 오시면, ….
"니드호그! 정신차려. 거기에서 끝내."
…젠장. 역시 오산이었다. 네가 이 사건의 중심인 이상 절대 이대로 끝날 리 없다는 걸 알아야 했는데. 힘껏 달라붙은 녀석을 걷어차려는 것처럼 다리를 들어올린 것에 급하게 달려가 네게 달려들려는 학생을 뒤에서부터 양 팔을 가두듯 감싸안았다. 떨어져야 하는데, 무슨 무는 힘이 이렇게 세지. 어떻게 하면 좋지. 선생님께서 오기 전까지 진정시켜야 하는데…. 머릿속에 붉은 경고등이 울리며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것도 잠시,
"…잠, 깐."
이게, 무슨 냄새지. 냄새라기보다는 향기에 가깝다. 아주 달콤한, 과실의 향기같은 것. 어서 자신을 먹어치워달라는 것처럼 사람을 꾀어내는…. 그런 향기가, 대체 왜 사람의 상처에서 나는거지. 눈이 풀리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며 여전히 날뛰고 있는 학생을 끌어안는다. 저 향을 맡으니 오히려 더욱 힘이 나서 힘으로 학생을 제압하기는 쉬웠다. 평소의 카이 윈슬로우답지 않은 악력으로 간신히 학생을 붙들고는 있었지만, 그것도 숨을 들이마실수록 슬슬 한계가 오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저 상처에 코를 처박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경이었으니까. 점점 거칠어지는 숨을 간신히 갈무리하며 필사적인 인내심으로 네 상처에서 눈을 떼고 반의 아이들을 둘러본다. 아무도 이 냄새를 못 맡는단 말야? 그럼 지금 나 혼자 이렇게 이상한 거라고?
"…니드호그 하운드."
피가 나도록 입술 짓씹으며 너와 시선 마주한다. 마주한 낯에는 어떠한 악의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저 고통스러워하고, 내가 알던 네 모습대로 짜증을 담은 모습 뿐. 심장이 귀에서 울리는 듯 하다. 반 아이들도, 너도 무엇 하나 이상한 것이 없다면. 이 비정상적인 심장고동과 비틀린 감각을 나만 느끼고 있는거라면 도망가야 할 것은 내가 아닌 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뿐이라는 걸 알기에, 네게 떨리는 목소리 억누르며 말 씹어뱉는다.
"―도망가."
말하는 것과 동시에, 제 품에 가둬져있던 학생이 저를 내동댕이치며 다시 달려드는 것을 눈에 담은 채 교실 바닥 구른다. 케흑, 거친 숨 내쉬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제 니드호그가 카이를 감싸거나, 저 학생을 조지거나(?) 등등 여러 행동을 하면 되겠네요 :) 어떻게 이어보았습니다! 주말 내내 약속에 끌려갔다와서 핸드폰 바꾸고 하느라 답이 늦었네요 :(... 다행히도 태풍이 온 날은 종일 사무실에 있어서 괜찮았다고 합니다(괜찮은건가 이거) 진단에 대한 답은 천천히 남길게요. 자기 전에 답레 달고 갑니다!
케이크인 카이가 멋있어서 잠시 언어를 잃었습니다. 중구난방한 선레를 드린 것에 대해 그저 죄송할 따름이며...(머리박음) 카이주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참 읽기 좋은 것 같아요. 주신 선택지 중 하나만 고르기에는 둘다 매력적이니 둘다 받아서 한번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화요일이 법적 공휴일고 이번에는 특근을 잡지 않았기에 아마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푹 쉴 것 같은데 하루 정도 동접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현생으로 바쁘신 거 알고 있으니 동접하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진단에 대한 답도 천천히 주세요.
푹 주무실 수 있는 좋은밤 되시길 바랄게요. 좋은 꿈 꾸시구요. 제 답레도 천천히 드리겠습니다.
아프고 짜증났다. 계흭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반장이 선생을 부르기 위해 교실 밖으로 뛰어나갔다는 점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는 이 상황에서 니드호그로 하여금 계획을 수정해나갈 수 있는 이점이었다. 니드호그는 선생이 교실로 오기 전까지만 버티기로 했다. 나라는 최대의 손해와 버금가는 이득은 아닐테지만 지금으로서는 방도가 없기도 하고. 속이 뒤집어질 것 같은 짜증을 삭히며 달려드는 학생을 걷어차려던 니드호그는 소란스러운 교실에서도 정확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시 행동을 멈춰냈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괴롭히는 것 같잖아. 카이."
걷어차기 위해 들어올렸던 다리를 천천히 내리며, 니드호그는 피로 붉게 물들다못해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가 교실 바닥을 적시는 팔을 향해 까딱, 고갯짓을 해보였다. 짜증이 잔뜩 담겨있는 시선과 다르게, 니드호그의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 없다. 카이 윈슬로우. 아주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오래된 자신의 인연이자, 부모조차 알지 못하는 자신의 본성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자신이 아니라,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던 학생을 붙잡아 떼어내는 카이의 행동에 니드호그는 눈가를 찡그린다. 내가 아니라고? 너는 왜 다친 나를 택하지 않고 그녀석을 감싸는 거지? 왜? 찡그린 눈가를 펴고, 한숨을 내쉰 니드호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건 정당방위였어."
카이를 향해 썩 다정한 어투로 속삭이며 니드호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깐 카이에게 붙잡혀 있는 학생을 냉랭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니드호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카이뿐이었다. 어그러진 계획을 수습하고 있었더니, 너라는 변수의 등장에 계획은 수습도 하기 전에 산산조각났다. 아니, 아니다. 지금쯤 네가 교실로 돌아올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감쌀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네가 그러면 안되잖아. 너는 그러면 안되지. 속이 뒤집힐 것 같은 짜증에 지금 상황에 대한 불만이 섞이는 기분에 니드호그는 잇새로 튀어나오려는 욕설을 씹어삼킨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고. 선생을 부르러간 녀석은 언제 올지 모르겠고. 하지만 곧 니드호그는 불안하게 주변을 살피는 카이의 모습에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눈치채지 못할, 카이와 오래 알고 지낸 니드호그만이 눈치챌 수 있는 점이었다. 그러나 곧, 카이의 행동이 이사하다는 건 주변에 있는 학생들도 눈치채기 시작할테다.
"무슨 말을 하는.."
이상함을 감지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건 다르다. 그 말대로 니드호그또한 카이의 말을 바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위험하다는 걸 눈치챘을 때는 카이를 뿌리쳐서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친 학생이 달려드는 속도를 피하지 못하고 함께 바닥을 뒹구는 순간이었다. 바닥에 세게 등이 부딪혀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니드호그는 기침을 하다가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학생을 저지하려 안간힘을썼다. 인간도 초인적인 힘을 내는 경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건 상황이 다른데. 이건 꼭 짐승새끼같잖아.
니드호그 하운드의 눈가 상처를 위한 빌드업(?)을 꺼내봤습니다. 이제 카이가 저 학생을 조지거나, 아니면 기타등등 여러 행동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케이크버스 니드호그의 신체 능력은 조금 단련한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친 상태의 고딩 니드호그는 손도 못쓰고 말려들 것 같아서 저리 이어봤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많이 바쁘신 것 같아서 걱정이고 다시 더워진 날씨에 건강은 괜찮으신지 걱정이네요.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잘 지내고 계실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이어주시는 건 그냥 편하게 시간되실 때 이어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답레와 잡담으로 갱신할게요:)
그제께는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고, 그 상태로 어제 외근 나갔다가 집 오자마자 뻗은 카이주입니다... 왜... 이렇게 현생이 힘들죠? 왜 입사 2주차에 이렇게 바쁘지...?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요. 굉장히 졸려요... 오늘까지 동접 가능한 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 틈틈히 동접할 수 있도록 들어와보겠습니다. 답레도 오늘 중으로 써볼게요!(가능하다면요) 일단 지금 계속 꾸벅꾸벅 졸고 있어서 잠 좀 깨고 밥 먹고 오겠습니다...
아니 카이주 현생 무슨 일이 있는거에요? 세상에 마상에....(토닥토닥) 고생 많으십니다. 너무 힘들면 몸건강과 함께 멘탈도 무너질 수 있으니까 꼭 퇴근하시면 즐거운거 재밌는 거 찾아서 일부러라도 보시길 바랄게요. (쓰담뽀담) 저도 아침 겸 점심 먹으러 나왔으니 천천히 다녀오세요. 자꾸 잠이 오신다면 답레나 잡담은 뒤로 미루시고 수면 시간과 몸 챙겨주세요.
네가 무슨 생각을 할 지 안다. 왜 자신을 감싸지 않고 저를 해친 이를 감싸는지 의아해하겠지. 하지만 지금 너를 감싸봤자 제 등에 저 놈의 이빨이 박히기밖에 더할까 싶어 했던 행동인데. 나중에 설명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흘려내며 정당방위라는 말에 알고 있다는 듯 고개 끄덕인다. 확실히 이 기세를 보니 정당방위가 아닐 수 없다. 무슨 광견병이라도 걸렸는지 날뛰는 힘이 굉장했으니까. 잇새로 이 뿌득 갈리는 소리 낸다. 이를 악물지 않으면 제 안에 가둬둔 녀석이 금방이라도 저를 박차고 뛰어나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참은 보람도 없이 니드호그에게 경고하자마자 저를 쳐내고 달려드는 학생의 모습에 바닥에 처박혀 케흑, 숨소리 뱉으면서도 미간 찌푸린다. 짐승 새끼도 아니고. 정말 사람을 물어뜯어 죽일 셈인가?
―라는 생각이 안일했다는 건 놈이 한 번 더 손을 휘둘렀을 때였다. 순식간이었다. 네 눈썹 위 이마에서부터 눈가까지 붉은 선이 아로새겨진 것은. 바닥을 구르던 펜이 짐승처럼 날뛰던 이의 손에 들려있었고, 그 끝에서 피가 잔뜩 묻은 채 한 방울씩 교실 바닥에 궤적을 남긴다. 비릿하게 퍼지는 혈향이 그 순간 제게는 도리어 과일이라도 으깨진 것처럼 달콤한 향이 퍼지는 것으로 느껴져 순간 눈동자 흔들린다. 이건, 위험하다. 금방이라도 흩어질 듯한 이성을 간신히 붙잡고 둘 사이로 끼어든다. 네 발로 기다가 뒷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던지듯 뛰어든다. 제 먹잇감을 지키려는 어린 포식자처럼.
"도망가라고 했잖아! 못 알아들어?"
아무래도 이 놈이 내가 아닌 니드호그만 노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신에게는 최소한의 견제만 하고 계속 네게 달려드는게, 이 정도면 집착이 아닌가 싶은데. 생각은 거기에서 끊긴다. 둘 사이에 끼어드느라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까. 네 이마에서부터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 혈향이 제 코끝에 유독 짙게 퍼진다. 피가 흐른다는 사실만으로도 네게는 이미 불행인데, 이렇게 되면 둘 모두에게 불행이다. 넘어졌을 때부터였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거칠어진 제 숨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심장이 귀에서 뛰는 것 같다. 약간은 으르렁대는 소리같은 것이 목에서 흘러나왔던 것도 같다. 시야가 흔들리고, 니드호그를 등진 제게 달려드는 이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인다. 본능적으로 바닥을 구르던 다른 펜을 주워든다.
그대로 몸을 던져 놈의 몸 위에 올라타 펜으로 허벅지를 내리찍는다. 찍고, 찍고, 또 찍는다. 작고 날카로운 쇳덩이가 살갗을 찢고 혈관을 터뜨리도록. 그리하여 네게 다시는 덤벼들지 못하도록. 비명이 퍼져나가던 교실의 공기는 어느새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제서야 제가 한 짓을 깨닫고는 손에서 펜을 떨어뜨린다. 비릿한 피냄새가 손 끝에서 나니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러니까 진작 도망가라고 했는데. 나는 그저 내 것을 지켰을 뿐인데, 아니, 애당초 내 것이라는게 무슨 의미지? 나도 왜 짐승처럼 변해서 달려든거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황망한 낯으로 너를 돌아본다. 니드호그 하운드, 너를 지키기 위해서였잖아. 너까지 날 외면하면 안 돼.
//이제 선생님 부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더 하고 싶은게 있다면 하셔도 되구요! 어쩌다보니 말은 없고 행동지문만 와따 길어졌는데 감당해주세요... 케이크버스의 카이는 말이 좀 없을 예정입니다 o<-<
쓰으읍...제가 오늘 잠을 거의 자지못한 터라서 답레는 퇴근 후, 혹은 현생 틈틈히 써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높은 확률로 퇴근 이후가 될 것 같지만요. 죄송합니다.) 어흑 답레 잇게 해달라...날씨는 다시 막 덥네요. 어째서지? 왜 덥지? 이해가 안되네? 싶기는 하지만..아직 8월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더운게 이해 가기도 하고 그러네요. 요새 계속 바빠보이시는데 건강은 챙기고 있으신 걸까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그리 길지 않은 잡담이지만 늘 응원하고 많이 애정하고 있다는 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바쁜 주말을 보내...긴 했는데, 어째 이유도 모르고 체해서 먹은거 다 게워내고 골골거리는 하루를 보냈네요 ._.) 지금은 약 먹고 괜찮아졌지만요. 건강을 챙겨야... 하는데... (이번주에 잡힌 회식과 술 약속들을 봄)(안 봄) 그래도 입추가 지났으니 날씨가 좀... 나아지길 기대해봐야죠. 아마도요.
저는 이틀 내리 늦은 밤까지 외근하고, 회사 일들 인수인계 받으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회사 생활은 뭔가 맞는 것 같으면서도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묘해요. 명함도 나왔는데, 정말 사회인이다! 라는 느낌이라 집 오자마자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지 뭐에요. 친구들이 신난 치와와같다고 놀렸지만 뭐 어때요. 드디어 제 삶이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는데 이 정도로 기뻐해도 괜찮지 않나 싶고. 요사이는 술 마시는 모임이 잦아져서(+지지난달부터 잡혀있었거나 미뤄온 약속들이 이번 달에 피크를 찍어서) 위장에 무리가 간다 싶더니 기어이 오늘 위장이 재부팅을 해버렸네요.(끔찍!) 그래도 한 번 재부팅하고 나니 오히려 속이 아프기보다는 편안하고 훨씬 좋아요. 몸이 정 힘들면 내일 병원가고 수액맞을거니까 너무 걱정은 마시구요 :>
뭐랄까 직장 들어가니까 너무 바빠져서 그런가 잡담할 거리가 훨씬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수성의 마녀도 다 봤고, 프세카도 요즘 바빠서 못 들어가고 있고, 좋아하는 뮤지컬도 공연시기 끝나서 떠나갔고... 인생에 술 마시는 것밖에는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네요. 이게 어른의 쓸쓸함인 걸까...(이렇게 살면 안됩니다) 아! 그래도 저번에 그 악연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에요. 조금 용기를 내보기로 했거든요 :) 아마 잘 해결될 것 같아요.
참, 그리고 여기 못 들어오는 동안 짬짬히 픽크루를 서너개쯤 만들어놨는데 셋 다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여기에 올릴지 말지 고민중이에요. 뭘 해도 카이 프로필사진만큼의 미모를 담을 수 없어서... 이래서 자캐가 너무 예뻐도 문제인거고(?)
다른 잡담이나 안부인사들에 다 답해드리고 싶은데 회사에서 답해야지~ 하다가 상사가 부르면 바로 달려가는 사축의 인생을 살고 있다 보니 이제야 겨우 잡담의 답을 드리는 점을 용서해주시고... 다시 자러 가보겠습니다. 왜 월요일이지... 왜 출근이지... 으흑흑... 지금은 일하고 계시겠죠? 일 화이팅이고, 일 끝나고 나면 꼭 주무세요. 나중에 다시 들어올게요 :>
교실 바닥에 부딪힌 등에서 올라오는 통증이 통증 위에 덧씌워졌다. 학생이 달려드는 기세에 전혀 대비하지 못한 탓이지 뭐. 빌어처먹을. 등의 통증과 팔의 통증보다 머리에서 오는 통증은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다. 입안으로 욕설을 뭉개며, 니드호그는 흐린 시야로 학생을 막아선다. 머리도 아프고, 등도 아프다. 힘을 주고 있어서 그런지 팔도 아프고. 조금만 버티면 선생이 올테고, 이 뭣같은 상황은 끝날거라고. 아니면 자신이 이 미친 개마냥 날뛰는 녀석을 제압해버려도 된다고, 니드호그는 생각했다. 대비하지 못한 습격에 손도 못쓰고 바닥에 나뒹굴어버린 제 꼴에 짜증이 치민다. 이미지 때문에 밖으로는 뱉지 못하는 욕설들을 씹어삼키며 제 몸을 누르고 올라탄 학생에게서 힘이 빠지는 찰나를 니드호그는 놓치지 않고 그대로 학생을 거꾸로 뒤집었다.
아니, 뒤집으려 했다. 따끔한 감각에 학생의 멱살을 틀어쥐려던 니드호그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어? 하는 의문을 표하는 것과 언제인지 모르게 학생이 쥐고 있는 펜촉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 그 떨어지는 핏방울이 교실 바닥에 새로운 얼룩을 만들어내는 것을 모두 바라봤지만 니드호그가 지금 상황이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이는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사실은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저 펜에서 떨어지는 게 제 피고, 한쪽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며 형용할 수 없는 격통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런 一.."
개같은 새끼가. 방금전까지 이미지를 챙긴답시고 씹어삼켰던 욕설을 니드호그는 이번은 삼키지 않았다. 표현하기 힘든 통증이 밀려오는 눈을 손바닥으로 세게 누르며 어느순간 몸을 일으킨 니드호그가 제 앞에 있는 학생의 멱살을 향해 손을 뻗는다. 똑같이 만들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버금가는 대가는 치르게 하겠다는 니드호그의 행동은 자신과 학생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카이의 목소리와 모습에 잠시 멈추는 듯 했다.
"카이 윈슬로우. 비켜. 내가 널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카이의 질책 아닌 질책에도 니드호그는 뒤로 물러나기는 커녕 눈가를 덮은 손에 힘을 더 주며 가까이 있는 카이에게만 들리도록 어금니를 빠득, 맞부딪히며 말을 내뱉었다. 아까처럼 필터링 없는 욕을 하지 않는 건 상대가 너이기 때문이다. 속이 뒤집히다못해 머리가 돌지 않을 정도로 치밀어오르는 짜증과 열에도 이렇게 말하는 건 너니까. 그렇지만 단언컨데 이후에 벌어진 일은 내가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 교실에 울려퍼지던 비명들이 차츰 사라진다. 그건 결코, 선생이라던가 누군가가 이 난장판에 끼어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교실 바닥을 뒹구는 학생과 그 위에 올라탄 그 손에 들려있는 펜이 그 어떤 날붙이보다 더 예리해보였다. 지금까지 내가 원하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 건 없었지만 네가 그러는 건 그 어떤 것보다 재미없는 상황이었다. 복도 저편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을 때, 니드호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카이와 눈을 마주쳤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딱 둘만 존재하는 기분에 니드호그는 걸음을 옮겨 바닥에서 여전히 미친 개마냥 발버둥치고 있는 학생의 피투성이인 허벅지를 보던 시선을 들어 핏기없는 카이의 낯을 바라본다. 곧 카이의 귓가에 고개를 기울이고 니드호그가 속삭였다.
"카이. 고마워. 네가 날 아직 좋아하는 것 같아서 기뻐."
교실문이 열리고 지금 상황을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하던 선생의 모습이 보였다. 능청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정확히 너만이 보고 너만이 알아볼 수 있는 서늘한 미소를 지었냐는 양 니드호그는 다시 자신에게 달려드려는 학생을 담임과 함께 또다른 선생이 막아서고 제압하는 걸 물끄러미 바라봤다. 서늘하리만치 조용하던 교실에 겁에 질린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퍼져나갔다.
//시간대를 옮기셔도 되고, 아니면 더 이어주셔도 됩니다. 카이주가 편한대로 이어주세요. 이때의 니드호그가 한 좋아하니 어쩌니 하는 말은 뒤가 구린 애들이 자주 하는 그런 느낌으로 봐주세요(카이주:대체 그게 뭔데요;)
>>20 바쁜 와중에 잡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이주의 잡담을 오랜만에 보니까 굉장히 기뻐요. 감사합니다. 약간 카이주의 주말이 그리 좋은 주말이 되지 못하신 것 같아서 걱정스럽지만 괜찮아지셨다니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비가 오고 나면 더위가 좀 꺾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아닌 기대가 생기네요. 아니라면 뭐.. 어쩔 수 없죠. 오..(카이주의 스케줄을 봄)(저런) 스스로 어른이인 카이주는 건강을 해칠 정도로 무리하지 않으실거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마시더라도 즐겁게 마시시길 바래요.
원래 현생이라는 게 다 그런걸요. 저도 현생에 시달리고 치이고 하면 잡담이고 뭐고 어 죽겠다. 아니 이미 죽었나? 잡담 이어야하는데. 하면서 그냥 떡실신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한걸요. 그리고 저는 잘 기다릴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다만 카이주가 현생에 너무 지쳐서 어장에 오지 못할정도로 기력이 빠져버리시면 이야기해주세요.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리플레쉬할 시간이 필요하실때도 이야기만 해주시면 언제든지 다녀오셔도 되니까요. 그렇지만 술은 너무 자주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조금만 아주 조금만 줄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걱정되서 그래요. 안좋으시면 오늘 꼭 수액 맞으시구요. 명함 나온 거 축하드립니다. 이제 정말 사회인이시군요. 장하다. 내 앤오님(눈물닦음)(카이주:?)
그리고 용기내신 거 아주 잘하셨습니다. 내 앤오님 매우 칭찬해.(치와와를 쓰다듬는 거북이)
카이주 눈에 안찬다면 안올리셔도 되지만..그렇지만...(힐끔)(시무룩)(힐끔) 농담이고 올리고 싶으실 때 올려주세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하세요. 답레와 잡담은 천천히 생각나실 때 주시길 바랍니다. 잡담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나중에 봐요.
카이, 고마워. 네가 날 아직 좋아하는 것 같아서 기뻐. 네 말이 끝나자마자 담임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이 들어와 네게 달려들던 학생을 제압하는 것이 보였다. 그 학생의 허벅지에 난 상처와, 제 손에 들린 펜이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 담임 선생님이 들숨을 들이삼키는 것은 그로부터 조금 뒤였다. 어째서인지 눈물이 흘렀다. 사람을 해쳐서가 아니라, 더는 너와 함께 있을 수 없고, 네게서 나는 달콤한 향에 취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서 나는 눈물이었다. 선생님들이 그 학생을 끌어내고, 자신마저 끌어낼 때까지 그 수많은 동급생들 사이에서 마치 너와 나만 존재하는 듯 그렇게 네 눈을 마주하며 눈물을 흘렸다.
'전학 갈게요.'
상황이 일단락된 후, 징계위원회에서 입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내뱉은 말이었다. 그 때 네 표정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최대한 네 쪽을 보지 않으려 노력했으니까. 그게 언제가 되었든 네 눈을 마주하면, 그 때의 달콤한 향기가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릴 것만 같아서. 그것에 사로잡혀 영영 네게 휘말려버릴 것만 같아서 도무지 네게서 떨어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여태까지 쌓아온 이미지도 있고, 제 행동은 너를 지키려다 과잉방어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으니 강제전학이 아닌 일반 전학으로 처리될 사유는 충분하다 판단하기도 했다. 자리에 함께한 어머니는 자신과 함께 선생님들께 연신 머리를 숙여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죄스러워 더 이상은 이 학교에서 누구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학교에 나가면 자신을 피하는 동급생들의 시선에 질린지 오래였다.
해당 사건은 동급생들 간의 단순한 마찰이었고, 나는 그것을 말리려다 과잉방어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아무래도 케이크와 포크로 발현하는 과정이었다고 학교에 알려버리면 아웃팅이 될 테니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겠지. 사건 직후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고, 포크라는 판정을 받고 나서야 모든 것이 설명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구나, 너는 내 옆에 있으면 위험하구나. 그 사실만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박혔다. 그 뒤로는 전학갈 때까지 너와 말 한 마디 섞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전학을 가고 나서도 제 과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과거에 대한 소문이 끈질기게 저를 따라다니며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을 느끼며 남은 2년을 보냈다. 그동안 너에 대한 기억은 서서히 사라졌다. 끊임없는 자기최면과 강박이 기억을 흐리게 했다. 착하게 살아야 해. 폭력을 휘두르면 안 돼. 달콤한 향기를 따라가면 안 돼. 틀에서 벗어나면 안 돼. 네 생각을 하면 안 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끝은 항상 그 날의 기억이었기에, 몇 년이 지난 뒤에는 네 생각을 아주 지워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고 나면... 그 다음은 어땠더라.
"―허억, 흐윽…!"
식은땀에 잔뜩 젖은 채로 꿈에서 깨어난다. 이제는 거의 기억도 나지 않는 그 때의 사건을 왜 떠올린 걸까. 온 몸이 찝찝해 인상을 찌푸리며 거칠게 이불 걷어낸다. 이미 그 때의 기억은 다 잊고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제 와서. 땀으로 젖은 앞머리 쓸어올리며 화장실로 향하다 울리는 핸드폰 진동에 손 뻗어 전화 받는다.
[카이! 너 오늘 개총 안 올거야? 오늘 총회 필참이라고 공지했잖아.]
아, 맞다. 젠장. 그 놈의 꿈 때문에 늦잠까지 자버리고. 당황스러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저를 깨운 과대에게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다음 급하게 씻고 술집으로 달려간다. 개강 총회라 해봤자 또 술판이겠지. 2차고 뭐고 빨리 얼굴만 비추고 빠져나와야지. 그럴 생각이었다. 주당인 동기들에게 붙잡혀서 술을 잔뜩 마시게 되기 전까진. 얼굴이 붉어진 채로 구석 자리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댄 채 주변 사람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아, 내일 오전 수업이었나, 오후 수업이었나. 다 모르겠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그래서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개강 총회로 달려왔습니다. 둘 다 1학년이고, 개강총회에서 만났다는 설정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카이는 mt같은거 안 가는 성격이었을테니 니드호그랑 mt때 마주칠 일은 없었을 것 같지요. 뒤가 구린 니드호그 아주 좋습니다 :) 카이의 심리묘사는 흔한 ptsd반응으로 생각해주세요. 지금의 카이는 당시의 사건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스트레스성 반응으로 당시의 기억이 잘 없는(정확히는 반쯤은 지워졌고 반쯤은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상태고, 니드호그를 다시 보면 그 때의 기억이 살아나며 괴로워하거나 니드호그를 피하려고 할 거에요. 적당히 개강총회에서 만나 반가워하는 걸로 반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편하게 이어주세요.
드디어! 마음에 드는 픽크루를 찾아서 올리고 가요. 그동안 찾은 픽크루들 다 너무 마음에 안 들었고…. 니드호그의 묶은 머리가 없다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푼 머리 니드호그도 엄청난 미인이니까요! :> 파일이 잘 올라가면 좋겠는데…. (파일 선택창 봄)(안 봄) 외근하는 틈틈히 만들었는데 니드주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요. 저도 카니카처럼 외근 때려치고 바다가고 싶고… :< 아무튼 갱신입니다. 니드주도 오늘 하루 화이팅이에요!
휴무는 좋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답레를 쓰다가 어장에 왔더니 자컾 픽크루가 있기 때문이죠. 잘 올라왔습니다. 아유 내 앤캐 귀염뽀짝하고 아주 사랑스러워서 한입 가득 와랄랄라해버리고 싶네요(카이주:으;) 니드호그보다 카이의 미모에 저는 그만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뇌절) 저도 일 그만두고 바다든 어디든 가고 싶네요. 아니면 가까운 일본이나...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현생을 사는 직장인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이매(왱왈왱왈) 외근 고생하십니다. 아직 퇴근 못하신 것 같은데 힘내시길 바래요ㅠㅠ(이랬는데 퇴근하신 거면 저는 배까고 드러눕겠습니다.) 아이고 내 앤오님 죽는다 이녀석들아 흑흑. 고귀한 픽크루도 봤으니 힘내서 으쌰으쌰 답레 쓰러 다녀오겠습니다(__)
그 사건 이후, 눈과 팔에 입은 상처를 치료하고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걱정한 부모님에 의해 니드호그는 등교를 하지 않다가 교내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 병원측에 외출 허락을 받고 온 상태였다. 사실 피해 학생이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필요는 없었지만 자신에게 해를 끼친 가해 학생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지는지 직접 보고 싶다는 니드호그의 고집을 부모님이 이기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전학갈게요, 카이의 말이 들리자마자 왜? 라는 의문을 니드호그는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보다 지금 상황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너는 내 옆에서 멀어지려는 거지?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건 너일텐데. 어째서, 날 보지 않는걸까. 왜? 짜증이 치밀었다.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사건이 일어난 학교에 있을 수 없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피해자인 자신이 네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이 최선이라는 것도 이해했다. 어쩔 수 없다. 자신은 아직 법적으로 보호받아야하는 미성년자였으니까.
자신에게 직접적인 가해를 일으킨 가해학생에 대해 교내에서는 퇴학까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피해자인 자신이 가해학생에 대한 선처를 이야기했기에 강제전학과 정신적, 신체적 피해에 대한 꽤 상당한 보상을 받는 것으로 사건을 덮기로 합의했다. 물론, 자신과 가해학생의 의지가 없는 어른들끼리의 합의였지만 포크가 케이크를 공격하고, 다른 포크가 공격받는 케이크를 보호하기 위해 포크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은 학교측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합의였다. 그것도 아니면 케이크인 자식을 보호하고 싶은 부모님의 눈물겨운 노력일지도 모르고. 어느쪽이든 니드호그의 신경은 온통 자신과 말을 섞기는 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는 카이 윈슬로우에게 쏠려있었다. 떠나는 순간까지자신을 피해다니는 카이의 모습에 니드호그 하운드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왜,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이 물음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시야를 희뿌옇게 물들이는 연기에 절로 인상을 찌푸린 채, 니드호그는 마지막 연기를 길게 들이마시며 바닥에 담배를 떨어트린다. 아까와 달리 뱉어낸 연기가 시야를 물들이자 연기를 빨리 퍼트리려는 듯 한손을 내젖는다.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꺼내보니 과대에게서 어디냐는 연락이 왔기에 니드호그는 연락에 답하며 바닥에 떨어졌지만 불씨가 여즉 살아있는 담배꽁초를 신고 있는 컨버스화로 짓이겼다.
[ 바로 앞이야. ]
"안녕, 미안미안. 급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 벌써 그렇게 취해서 나랑 더 마실 수 있겠어?"
술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자신을 향해 주정뱅이가 된 동기들의 인사에 니드호그는 귀찮은 기색도 없이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을 짓고 일일히 마주 인사와 능청스러운 농담을 섞어 말을 걸며 자신을 반기는 동기들의 사이를 뚫고 걸어와 자리를 잡고 외투를 벗어서 내려놓다말고 시선을 들었다. 잔뜩 취해있는 동기들 사이, 구석 자리에 앉아 있는 얼굴을 발견한 니드호그는 하, 하고 숨을 뱉었다. 드디어. 숨을 뱉자마자 웃음이 터질 뻔했지만 겨우 참아내고 구석에 앉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네 앞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네 앞 테이블 위를 노크하듯 두드린다.
"카이? 카이 윈슬로우?"
맞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 날의 풍경과 지금의 네 모습이 겹치며 니드호그는 약간 자신이 없다는 어투로 이름을 불렀다.
//답레가 1천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서 곤란한 니드주의 심정을 서술하시오(맞추실시 니드주의 애정을 드립니다.) 위의 두문단 때문에 답레가 길어진 것 같은데 스루해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니드호그는 카이가 자신과 멀어진 것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고. 제가 이 케이크 니드호그 하운드에 대해 캐해가 덜됐는지, 아니면 제가 카이에 대한 애정이 높아서 그런지 자꾸 본편 니드호그가 나오려고 하는데 몹시 곤란합니다. 어흑.(뒤집어짐) 답레는 편하게 주세요:)
벽에 머리를 기대면 노곤한 가운데에 소리들이 겹쳐 들린다. 시끄럽다. 이미 고기를 제외한 음식들에서 맛을 느끼지 못한 지는 오래 되었고-가끔 동기들이 디저트 같은 것을 먹을 때에 맛있다고 꺅꺅대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 맛의 감각을 끌어다 억지로 맛을 묘사하곤 했다-, 그나마 불판에 몇 점 남아있는 고기만이 식감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것인지라 고기나 주워먹으려 눈을 떴을 뿐인데. 코 끝에 걸리는 담배 냄새와, 그 너머로 향수라도 뿌린 것처럼 느껴지는 달콤한 향기에 점점 눈 커진다. 목소리보다도 향으로 먼저 너를 알아볼 수 있었다. 니드호그 하운드. 평생 잊을 수 없었던 그 이름. 가끔 네 꿈을 꿨다 하면 너는 웃을까. 떨리는 손으로 주먹 쥐며 천천히 목소리 내어 너를 부른다.
"니드호그, …하운드."
오랜만이네. 애써 태연한 척 말을 이으면, 어쩔 줄 모르던 표정은 어느새 갈무리되고 차분한 낯으로 돌아온 채였다. 옆의 동기가 아는 사이야? 라고 물어보며 바싹 붙으면 늘 그랬듯 입꼬리만 끌어 웃으며 중학교 동창이야, 하고 둘러대며 슬쩍 거리 벌린다. 그 날 이후로 사람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피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잘 지냈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예의상 지어보이는 웃음만 낯에 내걸린다. 당연한 일이었다. 제 안에 각인처럼 잔향을 남긴 네 향기도, 네 웃음도 모두 피해야 할 것들이었으니까. 혹시라도 대화를 나누다 그 날의 일에 대해 나오기라도 한다면 평온한 학교 생활은 끝날테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무의식적으로 그 때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 입이 바싹 마른다. 저도 모르게 손부터 뻗어 술병 들어서는 제 잔에 가득 술 따른다. 차라리 취해버리는게 나을 것만 같았다. 자작이라니, 카이 윈슬로우로서는 드문 일이었지만. 주변 동기들이 야, 술 넘쳐! 얘 취했나봐. 하고 와글와글 말을 쏟아내고 나서야 겨우 손을 멈춘다.
"아…, 그래. 일단 한 잔 할까."
취한 정신은 잔뜩 꼬여있었고, 그 탓에 저답지 않은 판단을 내려버린다. 차라리 술을 잔뜩 먹여서 저 입에서 제 옛날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게 하자. 어렸을 때의 추억이든, 그 날의 일이든 어느 것 하나 이 자리에서 되새기고 싶은 것이 없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히 감정에 따른 판단이었다. 상대의 주량조차 모르면서, 제가 얼마나 취했는지도 모르면서 내린 판단의 논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용기와 객기는 한 끗 차이다. 취한 정신으로 그걸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맞추지 않아도 애정을 줄 것 같은데요? ;) (이러기) 그래서 위의 두 문단은 스루하고 답레 드렸습니다. 그런데도 길어...(?)(대충 "길어" 짤) 카이는 어떻게든 니드호그를 피하고 싶어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지금 약간 멘붕오고 술도 따르다가 넘치고 취하기도 취했고... 잡아먹기 딱 좋은 심신미약(?) 상태니 적당히 간 보다 홀라당 드시면 되겠습니다. 그럴 줄 알고 셋팅 다 해뒀지요 ^----^)bb 마찬가지로 답레는 편하게 주세요! :)
휴무는 좋은 것입니다. 왜냐면 밀린 잠을 하루 종일 잘 수 있기 때문이지요…(퀭) 와랄랄라해주시면 저도 옆에서 같이 와랄랄라하고 있겠습니다(니드주:으;) 아니 몇 번이고 말하지만 니드호그는 갓캐니까 좀 다정하게 대해주시라니까는. 저는 니드호그의 미모에 그만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는걸요(뇌절22) 안 그래도 놀러가고 싶어서 친구에게 정동진 당일치기 이야기를 꺼내고 오는 참이에요. 바다... 바다 가고 싶어...(흐물흐물)
제가 이제부터 수요일 금요일은 규칙적으로 외근을 나가서 밤까지 바쁠 예정이고, 평일도 저녁까지 근무라... 사실상 주말에만 쉬는 날이 생기는데 그 주말마저도 종종 외근을 나가게 되어서(바로 저번 주말에 오전오후 내내 외근을 다녀왔습니다) 사실상 쉬는 날이 거의 없을 예정이라는 걸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주말에 외근 다녀오면 대체휴무가 생기긴 하는데, 그 대체휴무도 회사에서 급한 일정이 생기면 반납해야 하는 실정인지라(우울) 정말 충실한 사축의 삶을 살고 있네요. 이러다 다시 우울증이 도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5일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냅다 머리박고 그랜절)
요즘은 정말 일... 그리고 일... 또 일밖에 안 했네요. (퀭) 그나마 돈이 생기니 맛있는 걸 좀 먹고 다니긴 했는데, 뭔가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싶달지... 그래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일본어를 잘 하게 되면 니드주랑 같이 카니카에 어울리는 일본어 노래도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중이에요! 최근에는 최애의 아이 엔딩 불렀던 밴드에도 입덕해서 노래 자주 듣고 있고요. 메피스토 말고도 mysterious도 좋던데, 니드주도 시간날 때 들어보면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럼... 내일 퇴근이므로 단어 다 외운 저는 눕습니다아 o<-< 니드주도 현생이 덜 바쁜 한 주 되길 바래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5일이나 되었군요...? 어라...? 난 왜 모르고 있었지?(놀랍게도 진실임) 진짜로 한 사흘정도밖에 안지났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흠티콘) 바쁜 현생을 보내고 계신 와중이니 어장에 들어올 시간을 내기 어려우실테니까요. 괜찮습니다. 스케줄을 들어보니 어장에 들어오시는 것보다 규칙적인 수면과 심신의 건강이 걱정될 스케줄이고.. 음, 현생을 사시는 것도 좋지만 심신에 조금이나마 적색신호가 온다면 다시 쉬시는 것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울증은 꼭 경계해주시고 아무튼. 이래저래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잔뜩 하고 말았는데 이또한 제가 카이주를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랍니다. 네.
돈을 버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먹기 위해 범<<이라는 이유도 있으니까요. 매우 칭찬합니다.(쓰담뽀담) 오...취미가 생기셨군요. 반면에 저는 요즘 취미생활도 못하고 있지만 앤오에게 취미가 생긴 건 축하해야할 일이죠. 추천해주신 노래는 제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천해주신 노래를 메모장에 적어둠)
카이주도 어제 하루 고생 많이하셨고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 덜 바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한주 힘내시길 바랄게요:)
자리 잡고 앉은 테이블 위를 손을 닦았던 물수건으로 닦고, 니드호그는 제 곁에 앉아 있는 동기가 건네는 물컵과 잔, 수저등을 받아 세팅한 뒤에야 카이의 인사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자신과 마주칠거라고 생각도 못했는지 당황스러운 기색이 있던 얼굴에 언제 동요했냐는 양 차분한 표정을 짓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뒤를 잇는 동창이라는 대답도 니드호그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예전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이 자리를 어떻게 엎어버릴지 고민했을 테지만 그 날 이후, 니드호그는 제 성질머리를 아주 조금이나마 곱게 삭혀내는 법을 터득했다.
"중학교 동창이야, 로 끝날 정도의 사이는 아니었잖아. 아니면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
카이의 대답에 어이없다는 듯 치켜올려져 있던 니드호그의 눈썹이 아래로 축 늘어지며 서운하다는 기색이 드러난 낯을 보이고 서운한 감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니드호그가 말을 중얼였다. 동기들이 본다면 오해할 여지가 만만한 문장과 태도다. 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기들의 표정이 변해가는 게 차분한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네 모습으로 불편해진 기분을 풀기엔 제법 괜찮았다. 야, 설마 너 건드렸냐? 술에 취해 필터링 없는 말을 뱉어내는 옆자리의 동기를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며 니드호그는 부러 대답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보이고 잔에 담긴 술을 입안에 털어냈다.
"그러게. 이렇게 볼 줄은 몰랐어. 너한테는 잘 지낸 걸로 보여?"
술잔을 단숨에 비워낸 니드호그가 물컵의 물을 한모금 마시며 비스듬히 능청스러운 웃음으로 마주하고는 대꾸했다. 방금 전까지의 아쉬움이나 서운한 기색은 찾아보기 힘든 경쾌한 어조였다. 네 태도에서 그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느껴졌다. 이미 아무런 언질도 하지 않은 채, 제 손에서 쌩하니 도망쳤던 전적이 있는 너다. 그러니 또 다시 도망쳐버리는 건 일도 아니겠지.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널 내 옆에 붙잡아둬야 할까. 테이블의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지자 니드호그는 그제야, 네 잔에서 넘친 술이 테이블을 적시는 걸 볼 수 있었다. 이어지는 말에 니드호그가 이것 봐라? 하는 표정으로 잠시 물끄러미 얼굴을 들여다보고는 제 짐을 챙기고 술잔까지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으로 가도 되지? 마주 보고 있으면 내가 못챙겨주잖아."
대답을 듣지도 않고 옆자리로 성큼 옮겨 앉는 행동은 자신을 네가 거절하지 않을거라는 확신이었다. 대신 그런 니드호그의 행동을 보고 친한 동기들은 질린다는 양 고개를 가로저어보였다. 학기 초이긴 하지만 이미 동기들 사이에서 니드호그의 주량은 유명해진지 오래였고, 그런 것도 모르고 있는 희생양이 생긴 것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애도였다. 옆자리에 앉자마자, 니드호그는 잔을 채워 잔을 맞부딪혔다.
"취하면 내가 데려다줄게."
//그그렇지 않슴다(대체임) 그래서 홀라당 먹기 위해 니드호그가 카이 옆자리로 냉큼 옮겨 앉았으니 적당히 술잔 주고 받으며 잡담(이라고하고 니드호그의 일방적인 속긁기)을 나눠주셔도 될 것 같아요. 모브(동기)를 등장시켜도 좋고 카이주가 편하게 이어주십시오(__) 답레는 편할 때 이어주세요.
친구라는 단어에 힘을 주며 슬쩍 네 눈치 살핀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너와 친한 듯한 동기들의 표정들이 변해가고 그 분위기가 제 주변의 동기들에게까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술기운에 정신없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다. 맨정신이었다면 건너편에서 동기가 뱉어내는 필터링 없는 말을 그대로 들었을테니까. 아래로 축 늘어진 눈썹에 당황하다 잔 안의 술 털어내는 너를 보며 느릿하게 눈 끔벅인다. 이미 반쯤은 정신이 빠진 듯 행동이 느릿하기 그지없다.
"잘…, 못 지냈어? 설마?"
너라면 어디서든 잘 지낼 줄 알았는데. 말 덧붙이며 웃어보이는 눈가가 술기운에 붉다. 경쾌한 어조에 한층 긴장이 풀린 것 또한 큰 몫을 했을테다. 어떻게 저를 붙잡아둘지 고민하고 있는 네 음험한 머릿속은 꿈에도 모른 채 넘치도록 술을 따르다, 동기들의 제지에 겨우 술 따르던 손을 멈추고 나면 네가 제 자리로 오는 것에 눈 동그랗게 뜬다. 잠깐만,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네가…, 네 향이, 꼭 나를 덮칠 것처럼 쏟아져내려서.
"…으응, 고마…워."
하지만 여기서 거절하는 것도 분명 이상해보일 것이다. 차라리 필사적으로 모르는 척 하다 술에 취한 것을 핑계로 집에 일찍 들어가는게 낫겠지. 완전히 그릇된 판단을 속으로 내리며 네게 애써 평온한 미소 지어보인다. 잔 맞부딪히는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아냐, 나 안 취해서…. 안 데려다줘도 되는데."
잔 맞부딪히자마자 얼떨결에 네 페이스대로 급하게 술을 비우고 나면 얼굴 붉어진 채로 느릿하게 말 잇는다. 취하지 않았을 리 없는데도 얄팍한 핑계를 대며 너를 밀어내는 건 네가 옆자리에 앉자마자 온통 밀려오는 향 때문이다. 이 향만 아니라면 조금 술이 깰지도 모르는데. 향이, 잔뜩 밀려와 속을 온통 들쑤신다. 공기에 술이라도 탄 것마냥 점점 머릿속이 들뜨고 흐릿해지는 느낌. 정신을 차리려 가볍게 머리 내젓는다.
"그리고 나 집, 여기서 멀어서…-" - 야! 얘 완전 거짓말이야. 너 자취방 여기서 10분 걸리잖아.
동기가 제 옆구리를 쿡, 찌르며 거짓말을 들춰내면 동기들이 와르르 웃는 것에 뺨이 잔뜩 달아올라 붉어진다. 이미 붉었지마는, 더 붉어졌으니 붉어졌다 하자. 그 근처에서는 아까 필터링 없는 말을 내뱉었던 동기가 작은 목소리로 니드호그에게 야, 차였냐? 라고 묻는 중이었으나 이쪽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못 듣길 다행이지.
//외근다녀오고 너무너무 졸려서... 간단하게 답레만 쓰고 가요. 니드주도 오늘 하루 수고하셨고 푹 쉬세요! 잡담은 다음번 레스에 한꺼번에 달게요 :) 잘자요!
제 곁에서 도망쳐놓고 이제껏 잘만 지낸 것 같아보여서 니드호그는 어울리지도 않는 감정을 느꼈다. 질투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어찌됐든 너는 이제껏 잘만 지냈나보다. 카이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겨앉고 나서야 니드호그는 들렸던 말에 대해 대답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잘 알고 있네."
잘 지냈지. 잘 지냈고 말고. 니드호그는 경쾌하게 흥얼거리는 어조로 말을 덧붙히며 잔을 한번 더 비워냈다. 술 한방울 남아있지 않은 빈 잔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시선이 가볍게 기울여진 고개와 함께 능청스레 가늘게 휘어진다. 시간이 지났어도 내 앞에서는 그날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고. 이렇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 이번에야말로 너를 어떻게 내 옆에 붙잡아둘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내가 꽤 쓰레기처럼 느껴지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내가 쓰레기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지만서도.
"뭘, 친구잖아. 우리."
고맙단 말에 니드호그는 가늘게 능청스레 휘어진 눈매로 카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상쾌하게 웃어보였다. 잔을 맞부딪히며 경쾌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게 다른 동기들의 눈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반가워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런 웃음과 태도에 동기들의 표정은 또 저렇게 얼굴값하는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한다며 흐릿한 불쾌감을 띈 표정과 단순명쾌하게 그저 부러워하는 눈빛을 숨기지 않는 표정, 그리고 그런 태도에 익숙해졌다는 양 무심해보이는 표정까지. 명백하게 구분지어져 있었다. 술에 취해 흐릿해진 사람은 눈치채지 못할테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워서 그런거니까 너무 거절하지 말아주라. 응?"
네가 뱉는 말이 얄팍한 핑계라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엮이고 싶지 않다는 듯 밀어내는 태도를 보면 피하고 싶다는 뜻이 명백하게 섞여있어서 니드호그는 눈에 빤히 보이는 변명에 웃음이라도 터트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어쩜 이럴까. 확 잡아먹어버리고 싶게. 잡아먹으면 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지만서도 절로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니드호그는 일부러 테이블에 팔을 기대고 다른 팔로는 카이의 어깨를 감싸고는 고개를 기울이며 우리 친구잖아, 하는 말을 작게 속삭였다. 나긋하고 다정한 속삭임과 다르게 똑바로 마주치는 눈동자는 다정함과 거리가 멀었다. 내가 다시 도망치게 둘 리가 없잖아. 여전히 어깨에 팔을 두른 채, 제 잔과 카이의 잔을 채우던 니드호그의 시선이 동기에게 향했다. 아주 잠깐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던 얼굴에 얼굴값한다는 감상이 나올만큼 상쾌하고 능청스러운 미소가 걸린다.
"그런 말까지 들었는데 어쩔 수 없지. 카이는 자취방까지 내가 책임지고 데려다주는 걸로 할게. 괜찮지?"
근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니드호그는 여전히 카이의 어깨에 한팔을 두른 채로 잔을 비우며 흘끗 쓰잘데없는 소리를 지껄인 동기를 곁눈질하다가 눈을 찡긋해보였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차였을리가.
//계획적인 광공이 그냥 집착광공으로 변모해버리는 것을 본 니드주의 심정을 고하시오. 제가 말했던 니드호그 하운드의 이미지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서 카이주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도게자) 혹시 마음에 안드시는 점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ㅠㅠ....답레가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하루하루 현생을 사시느냐고 고될 카이주에게 제 답레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어요(__)
너무 아래로 내려갔으니 올려놓을 겸 갱신하겠습니다. 저는....이번달을 마지막으로 퇴직을 하기 때문에 이사할 집을 찾느냐고 휴무가 부동산 방문으로 인해 공중분해되어버리는 날과 출근하는 날을 반복하고 있습니다.(고되서 죽을 것 같은 거북이) 카이주의 현생도 고될거라고 예상하는데, 혹시 올린 답레에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주저없이 말씀해주시고.. 현생 이슈로 오기 힘드시다면 그것도 가감없이 말해주세요. 들렀다가 가겠습니다.
죽...을 것 같아요... 다른 건 아니고, 제가 이번 달 내내 어쩌다보니 주7일 출근을 하고 있어서...(파스스) 이러다가는 수습 3개월 끝나거나, 혹은 끝나기도 전에 퇴사하게 생겼는데. 일ㄹ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당분간 현생이 이런 관계로 답레가 느릴 것 같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사실 지금도 꽤 많이 졸려요. 올린 답레에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아닌데, 정말 말 그대로 답레 달 짬이 나지 않아서 답을 못하는 상황인지라... 간단히 상황 말씀드리러 왔어요. 말이 조금 조급하고 두서가 없다면 ㅃㄹ리 이 말을 치고 자러 가야해서+졸려서일겁니다. 너무 내려간 것 같아서 올릴 겸 오기도 했구요. 이사갈 집 잘 찾으시길 바래요. 퇴직하고 나면 제 몫까지 꼭 쉬어주시구요...(눈물) 그럼 자러 가보겠습니다. 아마 내일 저녁에는 시간이 날 것 같은데, 그 때 가능하다면 답레를 달아볼게요. 나중에 뵈어요...o<-<
소식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주7일 출근이라니요...? 세상에 내 앤오 죽겠다. 이녀석들아.(광광 움) 7일 출근이니만큼 돈은 많이 벌겠지만 건강을 해칠까봐 너무 걱정이 되네요. 돈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인 법이거늘..(안쓰러움)(뽀담뽀담) 이사할 준비는 퇴사하고나서 제대로 준비할 생각이다보니 발품 파는 게 너무 힘들 뿐, 퇴직을 앞둔 사람은 아무것도 무섭지 않답니다(아닙니다) 푹 주무시고 답레도 좋지만 시간이 나실 때 건강을 쬐끔이라도 챙겨주세요. 답레를 쓰는 게 의무가 되지 않는 게 좋으니까요.지금 저도 퇴근하고 나서 정시니가 한개도 없는 상태라서 횡설수설하는 것 같으니 피차일반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흑흑. 그래도 카이주 봐서 좋다는 말은 덤입니다. 날이 아침 저녁으로 꽤 쌀쌀해졌으니 감기 조심하시구요. 푹 주무시고 계시길 바랍니다.
술에 취해 눈가가 붉었음에도 건네는 말에는 한치 흔들림 없다. 이미 정신은 취했으나, 이 한 마디를 위해 잠시 정신을 다잡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말만큼은 오롯한 제 진심이었으니까. 주변 동기들에게서 뭐야? 하고 작은 웅성거림이 일었으나 취한 정신에 그것까지 신경쓸 수 있을 리 없다. 곧 네 향이 저를 덮칠 것처럼 쏟아져내리는 것에 그럴 여유마저 사라지기도 했고.
친구임을 강조하며 지어보이는 웃음은 여전히 제가 기억하던 것 그대로라서, 오히려 경계심만 심해지고 만다. 저 웃음을 거스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미 가까운 곳에서 너무 많이 봐왔으니까. 너는 정말 여전하구나. 이런 점에서는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어. 제 어깨를 감싸고 나지막하게 속삭일 때면 그 말을 입 밖으로 뱉고 싶어졌으나 애써 눌러삼킨다. 이 이상으로 옛날의 너를 상기시키는 말을 꺼내봤자 도망갈 구석만 사라진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 다정함과 거리가 먼 네 성정을 일찍이 알고 있었기에 일단은 순순히 네 말을 듣는 것처럼 고개 끄덕인다. 집에 갈 때 기회를 봐서 빠져나갈 수밖에.
"정말 괜찮은데…, ……그렇다면야. 잘 부탁해."
한 번 더 거절하려다 네가 어느 동기를 곁눈질하는 걸 보자마자 어물어물 말 덧붙인다. 여기에서 거절한다면 저 동기에게 나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잠시 술렁이던 테이블의 공기가 네 말로 일단락되면 과대가 분위기를 전환하듯 잔을 들어올린다. 저마다 와글와글 웃으며 짠! 하고 잔을 맞부딪히고, 저 역시 잔을 들어올려 네 손에 들린 잔에 대충 부딪힌 다음 단번에 술 들이킨다. 이 상황을 맨정신으로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술에 취하는 편이 마음 편할테니까. 이미 취한 정신에 더한 취기가 들이부어진다.
…그 결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취해 꾸벅거리는 카이 윈슬로우가 네 손아귀에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른 동기들도 이미 절반은 술독에 빠진 듯 했으니 너를 방해할 이는 없을테다. 슬슬 파해가는 분위기의 술자리 한복판에서 술에 취했는지, 잠에 취했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몇 분에 한 번씩 꾸벅이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이면 헤실거리며 웃는 모습이 무방비하기 짝이 없다.
"나 집에 가야하는데…. 이불이 날 기다리는데."
근데 너 진짜 좋은 냄새 난다. 향수 써? 잔뜩 풀린 표정으로 웃으며 웅얼거리고는 네 품에 기대어 깊게 숨 들이마신다. 좋은 향이 난다. 좋은 향이라기보다는, 맛있는 냄새에 가까운게…. 배고파지는데. 이미 불판의 고기는 다 떨어진지 오래다. 자각 없이 혀를 내어 아랫입술 핥는다.
//하지만 제가 그 집착광공을 맛있게 먹고 있다면? 어떤 광공이든 맛있게 먹을 자신이 있다면? 그러니 그 도게자를 받아줄 마음이 없다면? 어쩔 셈이죠?(이러기) 마음에 들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니드주가 만들어낸 니드호그 하운드인걸요. 저는 너무 좋아요. 진심으로요. :> 니드주의 답레는 현생에 내린 한 줄기 비같은 글이니까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늘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답니다 :) 저야말로 답이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갱신하고 가요!
카이의 말로 주변에 크지 않은 파문이 일어났다. 그건 니드호그에게도 마찬가지라, 들려오는 동기들의 의문 섞인 웅성거림에 니드호그는 형용하기 힘든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한쪽 눈썹을 가벼이 치켜올린 채 어느새 술로 채워낸 제 잔을 비워냈다. 그 말은 그저 빈말일까. 그것도 아니면 취했기 때문에 하는 진심일까. 그래도 그 말이 빈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손에 쥐기 쉬운 것보다 손에 쥐기 어려운 쪽이 더 재미있는 법이니까.
어깨를 감싸고 속삭였을 때, 보인 표정을 다정하게 속삭이는 어조와 달리 무감한 시선으로 똑바로 바라보던 니드호그가 웃음기 없이 그저 느릿히 눈매를 가늘게 떴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습이다. 삼켜낸 말이 무엇인지 니드호그는 알 것 같았지만 대꾸없이 순순히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웃음기 없이 가늘게 뜨고 있던 눈매를 펴며 능청스러운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역시 그때도 지금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너뿐이야. 이번에는 절대 내 곁에서 도망치게 두지 않을테니까. 잘 부탁한다는 카이의 말을 들은 니드호그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능청스럽게 웃었다.
과대의 건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부어라 마셔라 하는 술자리가 무르익어갔다. 도망치게 두지 않을 거라는 마음을 대변하듯 니드호그는 카이의 어깨를 감싼 팔을 내리지도 않은 채, 술잔을 연거푸 비워냈다. 동기들보다 딱 한박자 정도 빠른 템포였음에도 동기들의 대부분이 벌개진 얼굴로 얼큰하게 취했음을 보여주는 것과 다르게 니드호그는 취기 하나 없이 말짱한 얼굴로 취한 채 헤실거리고 있는 카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술병을 비우고 있었다. 이 무방비한 얼굴을 다른 녀석들에게도 보여준 거 아닐까 생각하면 속이 뒤틀리는 익숙하고도 불쾌한 기분에 신경이 예민해진다.
"응. 이것만 마시고 데려다줄게."
깨끗한 물티슈로 잔의 겉을 닦아내며 취기가 잔뜩 느껴지는 카이의 중얼거림에 대꾸한 니드호그는 밑바닥까지 털어 술잔을 채웠다. 택시를 잡아서 데려다줘야하나. 아니면 걸어서 데려다줘야하나. 답지 않은 고민을 하는 이유는 니드호그에게 카이 윈슬로우라는 사람은 한번 놓쳤던 사냥감이기 때문이었다.
"뭐야, 갑자기? 아직도 내가 그렇게 좋아?"
오래 공들여서 옆에 붙잡아둘 가치가 있다. 아니 가치가 아니다. 너는 내 옆에 있어야만 한다. 니드호그는 기대오는 카이의 행동과 말에 의해 하던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한껏 낮춘 웃음을 키득키득 터트리며 나긋하게 속삭인다.
"데려다줄게. 나가자."
채웠던 술을 비워내고 제 품에 기대있는 카이를 붙잡아서 일어서려는 니드호그의 행동은 한번도 보지 못했던 다정함이 묻어 있었는데 아마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정한 태도와 다르게 붙잡고 있는 손은 뿌리치지 못하도록 꽉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에 맙소사... :0 카이주가 어디로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하고 계셔? 그렇다면 제 필살기를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군요(냅다 뒤집어지는 거북이)(?) 그래도 마음에 들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안해지는군요. 다행이야. 내 앤오님의 마음이 너그럽고 취향이 태평양이라서(이러기) 윽엑윽. 그런 말을 다이렉트로 들으면 상당히 부끄럽습니다만...물론 제가 먼저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요. 제가 하는 것과 듣는 건 전혀 다른 기분이에요. 정말루(뒤집혀서 버둥버둥) 답은 천천히 시간되실 때 주셔도 되니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좋으니까요:) 나중에 뵐게요.
여담이지만 니드호그가 물수건으로 테이블을 닦거나 술잔을 닦는 이유는 미디어나 그런데서 소비되는 소위 소시오패스+싸이코패스들이 보이는 결벽증? 그런걸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니드호그 하운드는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아니지만 고증을 따지면 계획적인 집착광공(?)은 그런류와 굉장히 가깝지 않을까 하는 제 개인적인 감상이 있다보니 그만.(au에서 쓸때없이 이런저런 고증을 넣어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이게 니드호그 하운드가 자신이 케이크라는 걸 알고 있는지, 아니면 모르고 있어야할지 고민되는데 카이주는 어느쪽이 좋으신가요? 그 난리가 있었는데 모르는 게 이상하지 않나 하는 마음도 있지만 일단 카이주가 원하시는 방향을 알고 싶어요:) 어느쪽이든 말씀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__)
올해 겨울은 또 얼마나 추워지고 얼마나 눈이 내릴라고 비가 이렇게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온몸으로 일하러 가기 싫다는 뜻을 표현하는 중임)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파오고...흑흑. 컨디션이 바닥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이런 날씨에 카이주의 컨디션도 안좋으실텐데 잘 보내고 계시련지 모르겠네요. 주절주절 짧게 떠들기는 했지만 결론은 카이랑 카이주가 보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는 걸 보니 중증인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군요(카이주:?) 그러니 카이랑 카이주가 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면서 올려놓고 가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 하시고 덜 힘든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뵙겠습니다(__)
제 앞에 있는 사람의 속도 모른 채 본격적으로 무르익어가는 술자리에서 반쯤 정신을 놓은지 오래다. 술잔이 차있는 것을 보지 못하기라도 하듯 연거푸 술잔 비워내는 것에 어설프게나마 속도를 맞춘 탓에 이미 표정은 죄 풀려 잔뜩 헤실거리고 있었으니까. 이것만 마시고 데려다줄게, 라는 말에 눈꼬리 접어 웃으며 고개 끄덕인다.
"아니이-, 향이 좋아서…."
잔뜩 흐려진 정신은 거침없는 말을 내뱉게 하기에는 충분한 것이라, 짧은 문장 한 마디로 네가 좋다는 말은 차단하면서도 제 안의 욕구는 남김없이 드러내고 만다. 좋은 향이 난다. 계속해서 들이쉬고 싶은 봄바람같은 공기가 폐부를 채우는 것에 풀린 낯으로 헤실거리며 웃어보인다. 약간 붕 뜨는 기분이 드는데, 취해서 그런 걸까. 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그냥 이렇게 있고 싶어. 그런 생각으로 다정한 태도로 제 손을 꽉 옭아매며 저를 일으켜세우는 것에 저항 없이 고개 끄덕인다.
가게를 나오고 나면 밤공기는 약간 쌀쌀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뺨에 오른 열은 식을 줄 모른다. 어쩌면 옛 친구를 만나 한층 긴장이 풀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니드호그라는 점이 카이 윈슬로우에게는 비극이겠지만, 본래 자신에게 닥친 비극은 그것이 해일처럼 덮쳐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법이기에 나오는 내내 제게 닥칠 미래는 알지도 못한 채 아무말이나 잔뜩 종알거렸다. 가게 입구에 있는 길고양이를 보고도 웃고, 조심히 들어가라며 인사하는 동기들을 보고도 웃고, 심지어는 길가를 굴러다니는 담배꽁초를 보고도 웃었다. 그 담배꽁초를 버린 장본인은 제 옆사람이고, 제가 아무에게나 웃어줄수록 그 옆사람의 입매가 실시간으로 굳어가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로.
"나아, 나 딸기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너한테서 딸기 향 같은게 나…."
가게에서 몇 걸음이나 걸었다고, 힘 풀린 채 기댄 몸이 네게로 기울며 체향을 들이마신다. 그래봤자 네게는 토끼가 풀을 뜯기 전 코를 발름거리는 정도로 보이겠지만. 종알대며 벌어진 붉은 입술 새로 보이는 송곳니가 뾰족하다. 네가 자취방 위치를 물어볼 필요도 없이 저기서 내 이불이 기다려, 하고 자취방 방향을 손짓하는 것은 덤이다.
//실시간으로 무방비의 끝을 보여주는 카이 윈슬로우 되시겠습니다.(?) 아아니 물론 제 취향은 태평양이 맞지만 딱히 마음이 너그럽지는 않다구요? 저도 아무거나 다 주워먹지는 않구요? 니드주는 제 엄선된 맛집이니 그런 말은 말아주시죠(징지)(뒤집혀서 버둥대는 거북이 꼭끄랑) 하... 결벽증 이런거 너무 좋아요. 다행히도 카이 역시 깔끔한 성격이니 니드호그 하운드가 카이의 자취방에 갔을 때 크게 거슬릴 일은 없겠네요. 요캇타나~ 이런 고증 아주 좋아요. 전혀 쓸데없지 않으니 더 넣어주세요(니드주: ?) 그리고 케이크라는 건 아무래도 그런 난리가 있었으니... 음... 그 사건 직후에 병원가서 검사하다 케이크라는 걸 알게 된 걸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요즘 가을비때문에 몸이 쑤시긴 하지만 니드주와 니드호그가 보고 싶어서 스레에 들어왔는데 딱 보고싶다고 글 남겨주셔서 서로 통한거같고 굉장히 기분좋고 그러네요. 희희(///) 무휴일 출근일수 두자릿수를 찍고 있지만 그래도 답글은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봐요. 니드주도 오늘 하루 화이팅하시고 덜 힘든 하루가 되길 바래요. 나중에 봐요!(__)
잔뜩 술에 취해 헤실거리는 얼굴로 뱉는 말은 무구하기까지했다. 제 옆자리를 꿰차고 앉은 사람이 어떤 속내를 품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말하고 웃는 무구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니드호그는 실소를 짓고 말았다. 틈이 보이면 다시 도망칠 것처럼 굴며 경계하던 모습이 겨우 술 몇잔에 풀어질 거였으면 애초에 그런 태도를 보이질 말지. 목으로 넘어가는 술이 평소보다 몇배는 달게 느껴진다. 이런 날에는 양껏 마셔도 다음날 숙취 하나 없이 일어날 수 있을테지만 지금은 이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 어울릴 만한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에 외투를 걸치고 제 소지품과 카이의 소지품까지 챙겨 일어선 뒤에야, 니드호그가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더라도 다시는 도망치게 두지 않을거라는 듯 손을 꽉 움켜쥔 채, 매끈한 호선을 그리며 올라간 입매에 걸린 건 헤실거리는 네 웃음과 상반된 냉랭한 웃음이었다.
과대의 권유에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좌우로 내저어, 거절하면서도 니드호그의 신경줄은 다른 곳에 쏠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아무에게나 웃는 네 모습에 다시금 불쾌한 기분이 치밀었다. 속이 뒤틀리는 아주 익숙한 느낌이다. 이 자리에 널 배웅하기 위해 나온 저들보다 너를 잘 아는 건 난데. 동기들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니드호그는 특유의 서글서글하고 능청스러운 사교적인 웃음을 멀끔하게 제 얼굴에서 치워내며 걸음을 옮겼다.
"향수를 뿌리긴 했지만 그 향은 아니야. 향이 단 건 싫어하거든."
기울어지는 네 몸을 붙잡는 손이 마냥 다정하지는 못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네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무방비한 모습으로 헤실거리며 웃어주는 게 불쾌하다. 말할 때마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송곳니를, 자취방의 위치를 알려주는 손끝을, 끝으로 술 취해 헤실거리는 얼굴까지 웃음기 없는 무표정으로 바라보던 니드호그는 카이의 몸을 붙잡고 있던 손에 천천히 힘을 준다.
"한번 시험해볼래?"
도망치기는 커녕 움직이지도 못하게 붙잡고 니드호그는 고개를 숙여서 카이와 똑바로 눈을 맞췄다가 비스듬히 기울이며 나긋한 목소리로 덧붙혔다.
"정말로 딸기맛인지?"
//그래서 한입 해보쉴? 츄라이츄라이를 시도하는 니드호그 하운드를 데려왔습니다. 마지막 대사가 상당히 날것 그대로인데 저것보다 더 잘 맞는 대사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제 어휘력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눈물) 엄선된 맛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부끄럽고 막 그래요. 아이구 난 (그래도 꼭끄랑은 받음)(부둥부둥) 무방비한 카이의 모습에 니드호그 하운드가 아니라 그냥 니드호그가 튀어나올 뻔했다는 학계의 정설이 있었는데(대체) 어 아니 잠깐 카이주 괜찮으세요? 워라벨 어디갔어요. 내 앤오님 쓰러지면 안되는데?ㅠㅠ 아프지 마시고 건강 챙겨주시고 수면 챙겨주시고....아이구 어째....제가 해드릴 거라고는 답레와 간간히 잡담 남기는 것 밖에 없는데 아이구 참(꼭끄랑) 언제든 보고 싶으시면 찾아와주세요. 늦더라도 꼭 확인하고 저도 보고 싶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너무 힘들지 않길 바랍니다. 말해주신 거 그대로 돌려드릴게요:) (고증에 대한 건 문득 생각나면 슬그머니 끼워넣겠습니다.) 나중에 뵙겠습니다(__)
그 향이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향수 향이 느껴지지 않는데. 애써 흐린 눈 힘주어 뜨며 네 낯 훑는다.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던 낯은 어느새 말끔하게 웃음기 지워낸 뒤라, 그것을 깨닫고 나면 입 안부터 바짝 마르는 듯해 혀끝으로 아랫입술 축인다. 언제부터 잡은 손에 이렇게나 힘이 들어갔더라.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 제 손에 붉은 자국이 남을 것처럼 단단히 얽힌 손가락에 살짝 몸 굳힌다. 가깝다. 위험할 만큼. 도망치기는 커녕 움직이지도 못하게 붙잡히면 눈동자 흔들린다.
"시험…?"
평소라면 듣자마자 거절했을 제안이었겠지만, 이미 달콤한 향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지 오래다. 흐려진 이성 사이로 충족되어본 일 없는 욕구가 틈새를 비집고 새어나온다. 제 눈높이보다 약간 위에 자리한 목덜미가 의식되어 귀끝부터 열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포크라는 것도, 네가 케이크라는 것도 그 일 직후에 알게 되었으니 지금 당장이라도 떨어져야 맞다.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으면 네게 해가 될 것을 아는데, 알면서도 좀처럼 떨어질 수 없다. 저를 둘러싼 공기가 온통 달아서 조금만 더 이 숨을 들이마시고 싶고, 숨을 들이마시면 조금 더 네게 닿고 싶어지고….
"…조금만. 정말 조금만이야."
허락을 구하는 형식적인 질문은 이미 의미를 잃었음을 안다. 골목 안은 가로등의 불빛 뒤로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에 달빛조차 힘을 잃었다. 사위를 가득히 채운 어둠 속에서 발끝부터 세우며 네 목덜미에 고개 묻는다. 순간 코끝으로 밀려들어오는 향에 현기증이라도 느낀 것처럼 몸 휘청이면 완전히 풀린 눈으로 네 목덜미에 이빨 박아넣으려는 것처럼 이 세운다. 처음으로 케이크를 마주한 탓인지, 원체 사람을 해쳐본 경험이 없는 탓인지 살을 물어뜯기보다는 아프게 씹어대는게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과한 자극이었는지 네 손 맞잡은 손에 부쩍 힘 들어간 채 부들거리며 몸을 떤다.
//괜찮아요. 뒷사람은 육회와 사시미와 초밥과 회덮밥을 사랑합니다. 날것? 오히려 좋아.(?) 그냥 니드호그여도 좋은걸요. 학계의 정설? 그거 제 점심입니다. 학계의 점심...(죄송합니다 무휴일 출근 2주차라서 맛이 갔어요) 건강... 요즘 몸살감기기운이 있어서 타이레놀이랑 감기약을 달고 살고있는데, 이게 그냥 감기가 아니라 축농증일 것 같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어서 조만간 병원에 갈 예정이에요. 진짜 건강 안 챙기면 슬슬 죽을 것 같고... ._.) 보고 싶어서 새벽에라도 살짝 찾아와봤는데, 이 답레가 니드주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에 또... 안 바쁠 때 답레 들고 슬쩍 찾아오겠습니다. 나중에 봐요!
붙잡아둔 손끝으로 느껴지는 긴장감, 가까워진 거리만큼 잘 들여다보이는 눈빛이 흔들리는 작은 움직임까지 니드호그는 음미하듯 감상했다. 재회한 뒤의 모든 행동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제 손에 꼼짝없이 붙잡혀서 불안에 떠는 모습만큼은 썩 보기 좋았다. 그래도 여기서 만족하면 안된다. 웃음기 없는 얼굴과 달리, 니드호그는 어르는 것처럼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고 카이의 손등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렇게 해. 그러고 싶으면."
냉랭하고 차가운 얼굴에 서글서글하고 능청스러운 웃음을 띄우며 선선히 대답하는 모습은 그 어떤 속셈도 없어보인다. 확인이 필요했다. 자신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도망쳐버린 이유가 자신이 케이크였다는 이유이고 포크인 네가 자신을 해칠까봐 무서워서 도망친거라는 가설에 대한 확인이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서 어둑해진 풍경이 꼭 제 마음과 같아서. 선명히 흉터가 남아있는 눈썹을 기울이며 니드호그가 기침처럼 터지려는 웃음을 삼켜냈다. 숨이 닿는 간지러운 느낌 때문이다. 확인이라고 할 것도 없잖아. 이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휘청거리는 몸을 붙잡으며 니드호그는 삼켜낸 웃음 대신 만족스러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만족스러운 한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얇은 살갗을 제대로 찢어 파고들지 못하고 씹어대는 카이의 행동 때문이다. 심한 통증이라면 호르몬인지 뭔지가 분비되어 통증을 잊을 수라도 있을텐데. 무뎌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통증에 니드호그는 어금니를 깨물어 신음을 눌러내면서 기울였던 눈썹을 좁혀냈다.
"카이. 고개 좀 들어봐."
서툴고 여물지 못한 행동은 네가 지금껏 한번도 케이크를 마주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건 네가 포크라는 가설에 대해 확인한 것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자신과 만난 이상, 네게 오점이 될 수 있고 이 상황을 빌미로 네가 자신을 다시는 떠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테니. 맞잡은 손에서부터 전해지는 떨림에 아까처럼 어르듯 손등을 어루만졌다가 곧 떼어냈다. 한손으로는 네 뺨을 감싸고 떼어낸 손을 네 입으로 가져간 뒤 니드호그는 느릿하게 눈을 가늘게 휘어 능청스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무엇도 물어뜯어본 적이 없다면 알려줘야지.
"손가락이 목보다는 더 씹기 쉽잖아. 그렇지? "
송곳니의 뾰족한 끄트머리에 제 손가락을 부러 가져다대고 니드호그가 카이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씹어, 하고.
//(예시가 대체 왜 그런것이에요 하는 표정을 짓는 니드주였던 거북이이다.) 날것이 좋으시다면 카이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더욱 날 것 그대로의 표현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니...아니 카이주 워라벨을 챙겨주세요 돈을 버는 건 워라벨을 위해서인 것을...카이주의 상황에 앤오인 저는 그만 눈물이 나고 마는 것이에요(눈물) 앗. 아앗. 앗....카이주의 건강이 너무 걱정스러운데. 병원을 가신다니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안쓰럽) 그래도 건강을 챙기신다고 하니까 불행 중 다행이네요. 곧 추석인데 추석때는 쉬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추석 연휴 때 공휴일 휴무를 때려서 출근이 얼마 남지 않은 예비 퇴직자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카이주가 많이 보고 싶어요. 답레와 잡담 늘 감사합니다(__) 언제든 보고 싶고 안바쁘실때 와주세요.
네 말에 고개 들으면, 제 손등과 뺨을 어루만지며 만족스러움과 고통이 뒤얽힌 표정 짓는 네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표정마저 제게 자극이어서, 저도 모르게 아쉬운 듯 송곳니를 혀로 핥아내었다면 모를까. 목에 생긴 얼룩덜룩한 자국을 보면 뒷일을 걱정해야 할텐데, 지금만큼은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저 향을 더 들이쉬고 싶다는 본능뿐. 어느새 입 안으로 들어온 네 손가락에 애써 본능 억누르듯 뜨거운 한숨 내쉬며 너를 올려다본다. 그 누구의 살갗도 취해본 적 없는 입술은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허락을 구하듯 살짝 벌어져 있다.
그리고, 마침내. 허락을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네 손가락의 안쪽 살, 혈관이 흐르는 곳에 송곳니 박아넣는다. 어린 짐승은 본능적으로 가장 달콤한 향이 나는 곳을 찾아 흐르는 피에 혀를 내어 핥고, 구멍난 살갗을 이로 짓누른다. 이제까지는 무의식이 억누르고 있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목줄 풀린 개처럼 굴 참이다. 네가 놓아준 목줄이지 않은가. 네 스스로 감당할 것을 무의식 속에 전제하며 혈관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피를 황홀경에 젖은 채 들이마신다. 피에 젖은 입술이 유독 붉다.
"…… 하아…. 더…, 더 먹을래."
손가락에 막힌 채 한숨 섞인 문장 내뱉으면 그로 인해 네 손끝까지 간질거릴테다. 아직 허기를 채우기에는 이르다. 혀에 단 맛이 휘감긴다. 붉은 과실을 닮은 질척이는 단 향이 입 안에 붉게 뒤섞이다 흩어진다. 네 손을 잡고 손가락을 빨아들이다, 혀를 내어 손가락 사이사이를 핥으면 손가락 사이에 붉은 빛 번진다.
"… 삼키고 싶어. 삼켜도 돼?"
네 손가락 사이로 시선 마주하며 물으면, 이미 금방이라도 손가락 끊어낼 것처럼 바짝 이 세운 뒤다. 타오르듯 일렁이는 시선이 내내 곧다.
//(맛있잖아요(?)) 워라벨을 위해 새벽에 답레를 쓰고 있으니 아무래도 된 것 아닐까요?(이러기) 병원가니까 비염이라고 해서 일단 비염약 받아왔는데, 이게 계절성이라 쉽게 나을 것 같진 않네요...(눈물) 건강은 약 먹어가면서 잘 챙기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추석때는... 일이 있지만... 추석 다음주에 대체휴무니까요! 이번주만 힘내면 무휴일 출근 끝이에요!(반짝) 잡담은... 이 출근의 릴레이가 끝나면 길게 잇도록 하겠습니다(__) 나중에 봐요!
사람의 손 한번 타지 않아, 경계하던 짐승을 길들이는 기분이 이런걸까 싶다. 포크로서의 본능을 억누른 채 허락을 구하고 허락하지 않으면 끝없이 인내할 것만 같은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썩 다정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가늘게 뜬 눈동자가 위험한 빛을 품고 반짝이는 것과 사뭇 달랐다. 제 허락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린 양, 목소리가 어둠 속에 묻혀서 사라지기 무섭게 제 손끝에 닿아있을 뿐이던 네 송곳니가 손가락을 파고든다. 네가 단한번도 케이크를 취한 적 없는 것처럼 내게 상처를 낸 포크는 그날을 제외하면 한번도 없었다.
따끔한 감각이 지나가고 난 뒤에야 격통을 느꼈던 그날과 다른 통증에 니드호그는 어금니를 꾹 깨물면서 새어나오려는 신음을 눌러참았다. 둔하게 파고드는 타인의 송곳니. 뒤를 잇는 홧홧한 뜨거움. 어금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고막 안쪽에서 울려퍼지는 감각까지 모든 게 낯설기 짝이 없어, 절로 미간을 찡그리면서도 니드호그는 제 손가락을 물고 흐르는 피를 핥고 있는 카이를 밀어내지 않았다.
"...맛을 보는 건 지금으로도 충분하지?"
제 피를 탐하는데 무아지경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완전히 이성을 잃진 않은 모양이다. 바라던 모양새가 꼭 이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네가 나에게 몰두하고 있는 모습만큼은 꽤 마음에 들었다. 그 모습에 니드호그는 골을 타고 번지는 자극적인 감각에 입꼬리를 당기며 미소를 짓는다. 어떻게 해줘야하나. 아니 어떻게 할까. 바라보는 네 시선은 분명 타오르듯 일렁거리고 있었지만 꼭 조르는 것 같은데. 케이크인 제 피를 맛보고도 이렇듯 허락을 구하는 포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면 네가 그만큼 인내심과 참을성이 좋다는 걸까. 어느쪽인지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지만 네가 또 갑자기 도망칠지 모른다.
"원하는만큼 먹고나면 또 도망칠거잖아."
미소 짓는 입가와 달리, 자신을 바라보는 카이의 시선과 마주하고 있는 니드호그의 눈동자는 꼭 짐승처럼 반짝였다. 꼴을 보면 네가 아니라 내가 피식자처럼 보일테지. 살풋 미간을 찡그린 채, 니드호그는 카이의 턱 아래를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쥐고 고개를 기울었다. 제 피에 젖은 입술에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바짝 다가간 뒤에야 찡그린 미간을 펴며 니드호그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 오늘은 여기까지야."
//너무 단호하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맛있으시다니 다행이지만요(안도의 한숨) 워라벨..그거 맞아요?:0 앤오님이 그렇다면 그게 맞을테지만 정말?맞아? 띠용. 계절성 비염이면 엄청 힘드실텐데 이게 다 무휴일 출근 때문에 카이주의 건강이 망가지신게 분명해요.(대체) 약 잘 챙겨드시고 건강도 챙겨주십시오ㅠㅠ 앤오님 걱정에 제 눈물이 비가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 내리는 비가 제 눈물입니다(아님) 건강 챙기고 계셔서 아주 착해요.(카이주 쓰담쓰담) 괜찮습니다. 어차피 퇴직자는 자유로우니까. 핫하. 이사 때문에 정시니가 없겠지만 그래도 가끔 동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도키도키하네요:) 답레와 잡담은 편할 때 이어주셔도 됩니다. 섹시하고 퇴폐적인 포크 카이의 분위기에 윽엑윽하며 몇번 뒤집어지느냐고 니드호그 하운드의 분위기가 안나는 것 같지만..(외면) 나중에 뵙겠습니다.
아직 부족한데. 차마 끝맺지 못한 말은 어물어물 목 너머로 삼켜진다. 아직 한참 부족한데, 채워지지 못한 욕구에 목줄이라도 채우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목소리 때문이었다.
'카이, 고마워. 네가 날 아직 좋아하는 것 같아서 기뻐.'
그제야 제가 무엇을 했는지 깨닫는다. 취한 정신임에도 찬물이라도 끼얹어진 것처럼 서서히 표정이 굳고, 시선이 흔들린다. 순수한 인내심과 참을성만으로 뼛속까지 각인된 본능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카이 윈슬로우의 케이크로서의 인내심은 정신력보다는 어떠한 금제의 결과물에 가까웠다. 사람을 해치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불행해지니까, 그들을 위해서라도 평생 이 욕구는 충족되어서는 안된다는― 스스로에게 건 저주와도 같은 금제.
"나, 는…, 난……."
어쩌면 좋지. 아팠을텐데. 고통스러웠을텐데. 그런데도 먹고 싶다. 너와 숨이 섞일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질 수록 사막에서 물을 찾아 헤메는 듯한 갈망만이 가슴 속에서 점점 크기를 키워간다. 제 앞에서 단 숨을 내쉬는 저 입술을 물어뜯으면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할까. 손가락도 이 정도인데, 입술은 훨씬 더 달겠지. 생각이 나아가는데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여전히 금제처럼 온 몸을 묶는 강박에 주먹만 쥐었다 펴며 어쩔 줄 모르는 채다. 이 욕구를 채우고 나면 그 뒤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도 했고, 도망칠거라는 말 또한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스스로의 욕구를 직면하기보다는 그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사실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응. 그리고…, 미안, 해."
추한 꼴을 보인 것 같아. 그렇게 덧붙이는 목소리는 이미 취해서인지 잔뜩 웅얼거리고 끝이 흐려 볼품없었다. 카이 윈슬로우는 니드호그와는 다르게내성적이고, 사람들과 일정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어려워하고, 이렇게 구석에 몰린 상황이면 자기 의견 하나 꺼내는 것조차 어려워하니까. 그러니 이렇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단지 그 대상이 니드호그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어들어가는 제 목소리가 너무 부끄러워서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 날 이후로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어째서일까. 왜 네 앞에만 서면 이토록 내 스스로가 부끄럽고 작아지는 기분이 들까. 약하게나마 충족된 욕구와 취기가 뒤범벅된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다 중심을 잃고 네게 기댄다.
//안 그래도 약 잘 챙겨먹고 조금 쉬었답니다. 이번 추석에도 근무가 있지만... 근무 끝나고 나면 대체휴무 신청해서 푹 쉴거니까요 ;) 그리고 다음 달에는 정말 회사 나갈거에요. 이렇게는 일 못하겠어... 가끔 동접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도 니드주랑 동접한지 오천만년은 된거같아서 진짜 동접하고 싶어요 ;-;)... 따흑. 저도 계략공 싸패공(?) 니드호그 하운드의 분위기에 뒤집어지느라 카이 분위기가 좀 오락가락하는 것 같지만 아무렴 어때 카이가 맛있으면 됐다(?)하고 넘겨주시고...(외면) 카이는 욕구에 눈이 돌 때는 퇴폐적인 느낌이 나다가도 정신만 조금 들면 바로 자존감 낮고 소심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생각하고 쓰고 있는데 잘 표현되었을지 모르겠네요. 모쪼록 맛있게 드셔주시길 바라며(?) 추석 연휴 첫날인데 잘 쉬고 계시길 바래요! 나중에 봐요(__)
짙게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도, 서서히 얼굴이 굳어지는 네 모습에 도저히 참기 힘들었다. 속내를 읽기 힘든 의뭉스러운 미소에서 입매를 느슨하게 늘어트린다. 니드호그는 느릿하고 낮게 키득거리는 웃음을 짧게 터트렸다. 내 생각보다, 너는 참을성과 인내심이 뛰어나다. 눈앞에 케이크가 있고, 그 케이크의 피를 맛본 포크가 이정도까지 인내한다는 건 어디서도 본적 없다. 그래도 이정도의 인내심과 참을성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케이크에게 이를 들이대진 않을 것이다. 니드호그의 짧은 웃음은 그런 의미의 웃음이었다. 너의 견고한 인내심과 참을성을 흔들고 기어코 송곳니를 박아넣은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사실에서 오는 웃음.
"내일 강의가 없어서 다행이네. 이런 꼴로 등교했다가는 곤란했을테니까."
낮게 속삭이듯 읊조리며 니드호그가 사교적이고 능청스러운 미소를 짓고 감싸쥐고 있던 손으로 네 턱 아래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꼭 말 잘듣는 개를 칭찬하는 기색이 짙게 드러나는 손길이다. 잠깐 잊고 있던 통증이 몰려들어 슬몃 미간을 찌푸렸지만 니드호그는 카이의 턱을 쓰담는 손길을 얼른 떼어내지 않았다. 말하지는 않겠지만 내게 너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옆에 붙잡아둘 가치가 있는 사냥감이며 노린 사냥감을 놓쳐본 적 없는 내가 유일하게 놓친 사냥감이기도 했다. 또한 너만이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미안하면 내 부탁 들어줄 수 있지?"
큰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혼날 때처럼 한껏 움츠러든 네 모습에 제 기억 속에 선연히 박혀 있는 그 날의 풍경이 겹쳐진다. 그날의 너는 지금과 같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니 되려 좋을지도 모르지. 이제는 아플리가 없는 상처가 잠시 아파오는 기분에 흉터가 남은 쪽의 눈을 찡그리며 자신에게 기대는 네 몸을 부축한 니드호그가 짙게 눈웃음을 짓는다. 네가 나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사람인것처럼,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내 번호 줄테니까 핸드폰 줘봐."
네가 물었던 손으로 네 입술에 남아있는 내 피를 일부러 닦아내는 건 네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인지시키고자하는 태도였다. 얼굴 위로 다시 의뭉스러운 미소가 걸며 니드호그는 네게 손을 내밀었다.
//퇴폐적인 면과 기가 약한 너드미가 공존하는 카이 폼 미쳤다.(이마 침) 너무 잘 표현하셔서 헤드뱅잉하고 도게자한 채로 맛있게 먹어버렸습니다. 캬 이 맛이지. 우마이(쩝쩝!) 그에 비해 니드호그 하운드는 엄.. 카이주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맛있게 드셔주세요(_) 엄청 긴 추석 연휴에 근무라니 제가 눈물이 나는데요;-;) 그렇지만 건강도 챙기시려고 노력중이시고 약도 잘 챙겨드시고 휴식도 하실 생각이라니까 불행 중 다행이네요. 부디 추석 끝나면 꼭 쉴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퇴사를 생각하실 정도면 진짜 엄청 힘드신 게 맞는것 같은데....아이구....제가 해드릴 게 없어서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랜선으로라도 기운을 드리겠습니다(눈물의 쓰담뽀담) 그러게요! 저희가 동접한 게...우주에 블랙홀이 생길 정도의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한동안 실업급여 타먹으며 이사갈 집을 물색하는 기간제 백수이기 때문에 카이주의 시간에 맞춰서 동접할 수 있으니까요:) 도키도키하며 기대할게요. 히히. 카이주도 너무 무리하지 않길 바라며 나중에 뵙겠습니다(__)
길고 긴 추석 연휴가 끝나기 전 마지막 연휴입니다. 저는 연휴동안 끝없이 자고 끝없이 먹고 또 자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패턴을 반복했네요. 이러다가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르면 어쩌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o<<(납작하게 드러누움) 추석은 잘 보내셨을까요? 연휴동안 근무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덜 바쁘셨길 바랄게요. 그리고 꼭 휴무 신청해서 푹 쉬시길 바라구요. (쓰담뽀담)
턱 아래를 쓰다듬는 손길에 자연스레 미간 찌푸려진다. 쳐내야 할까. 하지만 쳐낸다면, 아까 네가 봤던 그 동기는…. 자연스레 과거의 일로 의식이 뻗어나가면, 이내 네 손길을 당장은 쉬이 쳐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그 때나 지금이나 너는 내게 우호적이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를 특히 좋게 봐주는 듯 하니 일단은 대놓고 거부하기보단 네가 원하는 바를 적당히 들어주다가 빠져나가는 쪽이 낫겠지. 그런 생각에 네 손길을 거부하지 않은 채 유순하게 받아들인다. 당장은 제 잘못이 더 크니까, 일단 이 일에 대한 속죄는 하고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사람을 물었다. 비록 본인이 허락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평생 '식사'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던 제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포크의 '식사'는, 식사라는 단어로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다. 그런 행위를 당한 너도, 그런 행위를 행한 지금 이 순간의 나도 카이 윈슬로우의 생에 있어서 치명적인 오점이다. 카이 윈슬로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생에서 이 오점을 지워내고 언제든 네 손에서 도망갈 작정이었다. 조금씩 술기운에서 빠져나오면 머릿속이 차가워진다. 반드시 도망가야지. 다짐하듯 작게 주먹 쥐었다 편다.
제 생각이 어디까지 읽힐지는 모르지만, 기회는 언제든 잡을 수 있는 거니까. 그 때 빠져나가면 그만이지. 여상스레 생각 흘려내며 이어지는 말에 고개 끄덕인다. 무슨 부탁인가 했더니, 고작 번호 쯤이야. 핸드폰 내밀며 네 쪽으로 고개 향하다 제게 닿아오는 손길에 움찔 떨며 몸 굳힌다. 굳어가기 시작한 참인지 약간은 끈적해진 피가 네 손에 닦여나간다. 굳이 의식하고 싶지 않았던 폭력의 잔재가 시야에 선명하다. 언제 핸드폰을 내밀었냐는 듯 네가 번호를 찍는 내내 골목 저편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누가 봐도 이 상황이 불편하다는 태도다.
"번호 찍고, 거기로 전화 한 번 걸어놔. 내 번호도 저장해야지."
애써 태연한 척 말을 이으면서도 여전히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건, 어느새 이 골목 안이 네 향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달다. 달디단 향이 머릿속을 잔뜩 간지럽히고, 목 안까지 끈적하게 채울 것만 같아 목을 울렁이며 침 삼켜낸다. 아, 한 학기만 다니고 휴학할까. 얘랑 어떻게 같이 학교를 다니지. 제발 전공필수 강의에서 같은 반으로 배정되지 않게 해주세요…. 의미없는 기도만 속으로 되풀이한다.
"…여기에서 한 블럭 직진하고, 오른 쪽으로 꺾으면 바로 내 자취방이야. 오피스텔 건물. 지나오면서 봤을지 모르겠네."
차라리 빨리 보내자. 그렇게 생각하며 먼저 걸음을 옮긴다. 친절하게 자취방 위치까지 알려주는 건, 제법 가까이 왔으니 이쯤에서 돌아가도 된다는 제 나름의 예의를 차린 축객령이겠다.
//어쩌다보니 휴일인데도 또! 출근을 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지금도 출근길에 답레쓰고 있어요. 엉엉... 하지만 잠깐 다녀오는거고, 자정 이후로는 동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까지 쉬시는거라면 동접 츄라이? 입니다(빵긋) 니드호그 하운드는 충분히 제 마음에 드니까 매번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비염은 많이 나아졌으니 그것도 이제는 걱정하실 필요 없답니다! 제 몸은 제가 알아서 잘 챙기는 멋진 어른이에요!(당당하게 허리손 얹는 치와와) 퇴사를 생각하는 건 단순히 일이 힘든 것보다도, 비슷한 계열의 직종 내에서 더 하고 싶은 직군이 생겨서 그쪽으로 갈까 생각중이기 때문이에요. 이직 성공하길 빌어주세요+_+ 금방 다녀와서 (가능하다면) 동접해볼게요!
네 표정이 찌푸려지는 걸 보고도 쓰다듬는 손은 영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모든 상황을 간주하면 여기서 네가 날 거부할 리 없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짓이다. 그 생각대로 네가 거부하지 않기에, 꽤 한참을 스스로 만족할만큼 쓰다듬고 나서야 니드호그는 손을 떼어냈다. 내가 이런 피해를 입는 걸 감안하고 너를 대하는 모습으로 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았으면 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네가 말도 없이 내 옆에서 도망쳐버렸을 때도 널 얼마나 편애하고 있는지.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예상하건데 너는 또 어떻게든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겠지. 제 손길을 피하지 않던 것 또한 다시 도망칠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테고. 니드호그는 카이의 행동을 감상하듯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는 게 꼭 맛있는 먹이를 언제 먹을지 가늠하는 꼴과 닮았다. 생각보다 의외로 순순히 핸드폰을 내주자, 이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니드호그의 눈동자가 조금 확장된다.
하지만 곧,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고 니드호그는 입가를 당겨내지도 않고 짧은 웃음을 흘려내고 손끝에 남은 제 피에 혀를 대어 핥으며 건네받은 핸드폰에 번호를 찍는다. 내 손이 닿았을 때 보인 태도와 시선을 돌리는 행동은 모두 네가 나를 불편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증거와 같다. 방금 순순히 핸드폰을 내주는 모습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보여주는 네 태도는 재회해서 본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니드호그는 안심하기로 했다. 혀끝에서 쇠맛이 느껴졌다.
"자, 내 번호 저장해뒀어. 전화하면 받아야돼. 알았지."
그래. 너는 계속 도망쳐. 나는 또 너를 도망치게 둘 생각은 없으니까. 제 핸드폰이 주머니에서 짧게 진동하고 나서 네게 핸드폰을 되돌려주며 니드호그는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동의를 구하는 게 아닌, 명령조에 가까운 말을 하며 짓는 미소는 썩 상냥해보이지 않았을테지만 알게 뭔가. 네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게서 도망칠거라면 나도 수단을 가리지 않고 널 붙잡아둘 생각이니까.
"여기서 가까운 것 같고, 너도 술이 좀 깬 것 같으니까 나는 여기서 돌아갈게."
그렇게 도망치고 싶어하면서, 사는 곳을 알려주는 건 긴장감이 없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거기까지는 침범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는건지. 네 예의바른 축객령을 거부하지 않고 니드호그는 몇걸음 따라 걷다가 멈춰서며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푹 자고 내일 보자. 카이."
//조심히 귀가하시고 푹 쉬고 계실까요? 아니면 오늘도 현생에 고통받는 중이실까요? 어느쪽이든 카이주가 무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만남 일상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 다음 일상은 며칠이 지나고 나서 전필 수업에서 마주친다던가 아니면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나서 우연찮게 마주치는 상황으로 가봐도 좋을 것 같은데. 카이주가 원하시는 방향으로 잡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근데 니드호그 하운드가 과연 수업을 제대로 들을지에 대해서는 저도 몰?루입니다. 왜냐면 제가 생각하는 니드호그 하운드는 지배자 니드호그를 제외하면 은수저쯤 될 거라고 생각하기에) 잡담이나 답레는 편할 때 주시길 바랍니다. 푹 쉬시고 컨디션 회복하신 뒤에 주셔도 되니까 쉴 수 있을 때 푹 쉬어주세요:) 비도 오고 날씨도 갑자기 쌀쌀해졌는데 건강도 유의해주시고..왱왈왱왈. 나중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