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일단 말씀드리고 싶은 게, 사파 재하는 생각보다 많이(진짜 많이) 경박하...다를 넘어서 천박하다에 가까운 녀석이고(???: 형씨, 그래서 어쩔거요. 저거 대가리에 도끼 박아줘 말아. 값은 대충 은전 하나.)... 빨간맛이 강한데 괜찮...으시죵? 우리 깐부잖아(아무말)
“야하하하핫! 좋다! 좋다! 2차 가즈아아! 야 니들 왜 대답이 없어! 이것들 기강이 다 빠졌구만~앙!?”
깊은 야밤. 어딘가의 시장에서 호리병에 든 술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팔자걸음으로 휘청휘청 걸어다니는 큰 소리를 지르는 남자. 한창 술독에 빠져서 부하들에게도 마셔라 마셔라 강요를 하다, 부하들은 눈치를 도망쳐버리고 혼자 남겨진 야견이다. 제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근처의 빈 노점 사이를 부딫히며 걷는다. 그러니 야견은알지 못했다. 그 술내음 나는 발걸음이 현세인지 어디인지 모를 만약이라는 세상으로 발을 디디고 만 것을.
“...아 취한다....응? 기묘한 냄새가 나는데.”
그 와중에 야견의 코는 주인보다 눈치가 빨랐는지 어딘가에서 풍겨오는 정체모를 혈향(血香)과 육향(肉香)을 눈치챈다. 눈을 돌리자 주변의 노점들이 다 문을 닫은 와중에 푸줏간(肉铺)이라 쓰인 등이 붉게 빛나고 있다. 흐음, 고기라. 돌아가는 길에 한 덩이 사가지고 가면 내일 해장용으로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야견은 평소라면 경계심을 느끼고 얼씬하지 않았을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낙일, 저물어버린 태양의 자리를 달이 꿰차려 들었으나 자리를 잃은 달은 어디에도 발 들이지 못하고 어두운 장막만이 하늘을 감쌌다. 이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어두움 속에서는 무림인은 고사하고 일반 사람도 온전히 목숨 부지하기 어려웠으니 상인들은 일찍이 자신의 목숨을 셈하곤 장사를 접었다. 등 하나 둘 꺼지며 온전한 암흑만이 눈을 가렸을 적, 어느덧 홀로 남은 것은 구석에서 어스름하게 빛나는 붉은빛 하나 뿐이었다.
肉铺.
본디 홍등이라 함은, 흔히들 환락을 위함이라 하였다. 붉은빛에 이끌리면 불야성이요 환락에 몸을 맡길 수 있다 하나 저 등은 환락이라기엔 지나치게 비린 색을 품었으리라. 순간 미풍이 불자 홍등은 희미하게 흔들렸고, 그 붉은빛에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그림자는 일정한 움직임을 보이다 어느덧 인기척을 눈치챈 듯 움직임을 멈췄다. 그림자는 말이 없으나 마치 바깥의 손님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듯 재촉하는 듯싶었다.
"어서 오쇼."
그리고 당신이 들어섰을 적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침 고기를 손질하다 칼이 잘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나무로 되어 소 한 마리는 너끈히 올려둘 수 있을 것만 같은 거대한 도마 위에는 붉은 고깃덩이가 남아있었고, 푸줏간 주인은 뒤도 돌지 않고 있다 숫돌에 대충 갈던 육중한 도刀를 등불에 두어 번 비춰본 뒤 한구석에 내려두고 나서야 고개를 돌렸다. 빗질 잘 하지 아니한 흰머리를 아무렇게나 질끈 올려 묶고, 앞섶은 풀어헤친 것이 관리 안 된 야생동물 같으나 그 원판은 신이한 미 품고 있으니 당신이 익히 알던 얼굴이리라.
"형씨는 어떤 홍등을 보고 왔나?"
다만 본질은 달랐다. 아무렇게나 턱을 괴며 일소하고는 당신 느긋하게 쳐다보는 것이, 어찌 몸가짐 하나하나에 예의를 담고 교국에 대해 찬미하며 그 자체를 사랑하던 존재라 할 수 있겠는가? 짐승 같은 사내가 농이라는 듯 손을 두어 번 내저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홍등의 비린 붉은 빛. 터벅터벅 자연스럽게 그 끝으로 걸어가는 야견의 최기어린 발걸음은 스스로는 알아채지 못했으나 마치 불으로 달려드는 나방을 닮아 있었다. 위협이 있음에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아니 어쩌면 알아채지 못한 척 하고 달려가는 것은 무림인의 본능인지도 몰랐다.
“크핫, 주인장 농담이 꽤나 대단하신데. 고기 써는 솜씨도 그만 했으면...어?”
농담에 농담으로 답하며 고개를 들어올려 자욱한 육향과 혈향의 진원지를 확인한 야견. 그러자 좀 전까지 몸에 서린 취기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한순간에 달아난다. 야견의 표정 역시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이 멍해지고, 입에서는 이름이라기보다 의문에 가까운 말이 흘러나온다.
“재하도령....?”
그도 그럴 것이 투박한 푸줏간 중심에, 자신이 살면서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사람 중 한명이 숫돌에 고기 써는 칼을 갈며 서있는 것이아닌가. 거기다 자신에게 세심히 빗는 법을 알려주던 머리칼은 아무렇게나 질끈 묶여져있고, 거기다 앞섬은 풀어해친 채가 아닌가. 얼굴은 잊을래도 잊을수는 없지만 행동은 너무나도 다르다.
“아니, 교국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서 뭘 하는...?”
눈앞의 현상에 괴리감 이상을 느낀 야견. 어째서인가 머릿속에 소싯적 산길에서 마주쳤던 표범이 떠오른다. 막 사냥한 피가 흥건한 사슴을 입에 한가득 물고서, 작달막한 인간에겐 관심없다는 듯 갈 길을 가던 그 야수가. 그저 태어난 바 그대로 사냥하고, 먹고, 살아갈 뿐인 짐승이건만, 인간이 짜낸 그 어떤 직물보다 고상한 미를 지녔었지. 눈앞에 있는 재하, 혹은 재하를 닮은 누군가에게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었다.
숫돌에 대충 갈렸다 한들 육중한 도와 함께 산 지 몇 년이 되었는가? 두어 번만 갈아도 고기만을 썰지 않겠다는 듯 선득하게 빛을 발하는 요물이다. 이 정도면 좋다. 투박한 칼을 한구석에 내려둔다 한들 재하의 곁에서 멀게 있지는 아니하였다. 당신을 훑는 눈길은 느긋하고, 취기에 절어있다 한들 저 사람 취했구먼, 생각하는 것은 이미 표정에 다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당신의 예기치 못한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눈썹 또한 까딱이는 것이 영 제 감정 숨기는 것은 못 하는 사람인 듯싶다.
"어찌 그런 표정으로 봐. 요괴인 줄 알았나?"
흰머리에 색이 다른 눈이니 그럴 법도 하겠다마는, 들려오는 대답은 또 의외인지라 재하 대충 턱을 괴며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그 이름으로 안 불린지 좀 됐는데. 입 싼 녀석들이 또 있단 말이야… 그런데, 교국?"
반응 보니 고기 사서 바로 돌아갈 사람은 아니겠구나. 재하는 구석에 아무렇게 둔 의자를 발로 슥 끌어와 앉았다. 한쪽 다리를 무릎 위로 올리고, 턱을 괴는 모습 너머로 당신을 훑는 눈동자가 날카롭다. 사냥감인지, 아니면 같은 포식자인지 훑듯 한 번 위아래로 가늠했다.
"그쪽, 하오문도요?"
툭 던지는 질문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소속이 어디냐, 무림인이 내 이름을 왜 아느냐, 교국 얘기가 왜 나오냐……. 앞발을 내디디는 맹수처럼 느긋하게 손 뻗는다. 도마 위가 아닌, 바로 앞 탁자 위 투박하게 썰린 고기 조각 하나를 입에 툭 던져 넣으며 재하는 나지막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내가 분명 어떤 정보를 물어와도 같이 일은 안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면 정보 사와서 속 긁어보려는 놈팽이인가?"
이제 보니 목소리 또한 다르다. 재하의 목소리가 나긋하다면 이것은 나긋하지만 그 높낮이가 달랐다. 어딘가 초연하던 목소리와 달리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서려있었으니.
"뭐, 맞든 아니든 싸우면 나야 좋으니 상관은 없지만. 그쪽, 교국 얘기가 왜 나왔는지 말이나 해보쇼. 내가 못 배워서 사람 낯짝 기억하는 재주는 없지만 그쪽 같은 무림인은 기억 못 할 리가 없어서 말이야."
게 누구요? 재하 길고 가늘게 미소 지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간교한 미소와 슬쩍 보이는 송곳니가 거대한 고양잇과 맹수의 느긋함을 빼닮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