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봐. 그다지 도움은 안 되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마음 자체가 감격스럽고 고마운 것임을 누가 몰라볼까. 독심술에는 취미 없는 만큼 손늘봄이 화유현의 마음 속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지금 이 시점에서 알 도리는 없고, 그러니 결국 자기 멋대로 지레짐작이나 하고 만다. 어쨌거나 그 덕분에 당신이 의도한 감정은 성공적으로 늘봄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다. 이어지는 말 하나하나에도 줄기차게 반응하며 쑥쑥 자라나는 호감도가 가슴을 간지럽힌다. 아, 상냥해... 상냥해! 상냥해서 미안하다! 그렇지만 고마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요. 뭐. 사실 맞는 말이기도 하죠? 뻔뻔한 기질도 잘 쓰면 약이 될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대부분 그걸 좋게 보지는 않는데, 마음이 넓으시네요! 아님 그냥 위로인가? 헤헤. 아무튼 고마워요! 얼굴이 좀 덜 뜨거워졌어요."
달아오르던 양 뺨의 온도가 조금씩 가라앉는 걸 몸소 느낀 늘봄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헤실헤실 웃다가, 쪼그려서 내려다보는 유현과 눈을 마주친다. 내가 겪은 게 사실 사고가 아니라 축복인가. 어쩜, 아름다운데 마음도 넓고 사려도 깊은 데다가 배려심 넘치는 학우라니. 운명의 장난이 얄미웠거늘 지나고 보니 그것도 다 뜻이 있어서 일어난 일이로구나, 싶어진다. 눈 앞의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저 좋을대로 흘러가는 생각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게 다행이다. 들리기라도 했다면 누구든 기함했으리라. 그나저나 도술, 도술...?
"그러게요?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어쩐지 구경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상대방의 반응에 미묘하게 섞인 여러 감정—이름 붙이자면 머쓱함, 긴장감, 부끄러움, 비장함, 그리고 약간의 당황과 의아함 따위—이 넘실댄다. 폭풍처럼, 바람처럼, 공간을 유영하며 구석구석 헤집는 공기의 흐름처럼.
"좋은 생각인데요? 한번 해 볼게요. 충분히 주의하겠지만 혹시 뭐가 날아오면 부딪힐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시고...!"
늘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맷자락에서 부적을 꺼내고 숨을 골랐다. 관객이 있으니 좀 더 잘 해보이고 싶은 마음도 스물스물 고개를 든다. 이 합리적인 조언을 따라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다면 그만큼 좋은 일이 없을 테다. 기대감이 두근두근 모습을 드러내고, 늘봄은 두 눈을 지그시 감는다. 하나 둘 셋. 심호흡, 바람아 불어라. 공기야 흘러라. 나긋하지만 섬세하게, 찾아내자. 내 구슬! 망할 놈의 구슬! 나와라!
>>972 따로따로 나눈 링크가 올라와도 이몸은 꿋꿋하게 갤러리로 봤다 이 말입니다...(우쭐!) 수일이 전부터 가차없이 경멸당하고... 밀쳐지고...해서 사이 좋던 때 생각하면 꽤 안쓰러워요...(´°̥̥̥̥ω°̥̥̥̥`) 근데 이건 온화 의견도 들어봐야 하니까 편은 못 들겠네요 받아들여라 수일아(?)
힝잉이... 불쌍하게 봐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늘봄이 너무 대차게 오해버렸어~!!!! 너무 귀여워서 정신 못 차리고 있어요... 사랑스러운 아기다람쥐야....🥹🥹🥹
씻고 왔는데 여러분에게 이렇게 칭찬 세례를 받다니 기뻐서 날아가요:3!!!(늘봄이 제리 인사 시키기) 힐링 담당에 귀여움이라니... 과찬입니다. 손늘봄 칭찬도 받았으니 앞으로도 열심히(?)하자! 아자아자! 여러분 캐릭터들은 다 너무 멋지고 잘생기고 예쁘고 서글프고 아찔하고 다 합니다 최고의 캐릭터들 최고의 참치들 굿굿 같이 뛰어서 영광이에요♥︎
천수를 누릴 수 있음에도. 아.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보다. 눈알 슥 내려 저 보는 도령 얼굴 보았다. 희멀건한 머리에 붉은 눈. 그 눈 똑똑히 마주하다 도령 눈 감기자 저도 고개 기울여 천장인지 벽인지 모를 허공 향했다. 천수. 타고난 수명이란 것이 그리도 허하고 아픈 말일 줄 누가 알았을까.
마시던 것 내려놓고 멍하니 허공만 응시했다. 미지근히 식어가는 홍차향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도령의 침묵이 그리 불편하지 않았던 건 거기에 저도 합류했기 때문이다. 잠깐 같았던 한참 지나고 눈 뜨는 기척 느껴져 다시 눈 굴렸다. 다시 마주친 시선 물끄러미 마주하며 도령 하는 말 듣다가- 피식 웃었다. 뭘 그렇게 무게 잡느냐는 듯이. 가볍게.
"아무려면 어떠냐. 그리 말하고 싶긴 하나 지금 당장은 곤란허이. 그러니 사양하지. 아쉽게 되었어."
죽을 수도 있었던 순간을 그저 곤란하다며 사양하고 그래야 함을 그저 아쉽다고만 했다. 죽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제 사정이 지금은 아니 되기 때문인 것처럼. 아쉽구먼- 전혀 아쉽지 않은 목소리로 그리 말하고 자몽 에이드 잔 가까이 끌어와 비스듬히 꽂힌 빨대 톡 건드려 도령 쪽으로 밀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제 홍차 들며 말했다.
"더 묻지 않을 테니 그거나 마저 들게. 여기 에이드는 묽어도 맛나다지만. 진한 맛이 더 좋지 않겠나."
잠시지만 집요히 물었던 것 치고 쉽게 흥미 떨친 듯 온화 그리 말하고 홍차 홀짝였다. 음. 다 식어버렸나. 역시 식기 전에 조금 더 마셔둘 걸 그랬다. 같은 생각 좀 하고. 케익 먹는 도령 구경하려는지 탁자에 다시 턱 괴었다. 능실능실 웃는 얼굴 방금까지 무슨 얘기 했던가 싶을 만치 태연했다.
"뭐 사양하는거야 그렇다 치고. 이제야 이쪽을 보는구만?"
경고하기 위해 저 보는 것을 이제야 보냐며 낄낄 웃기까지 했다. 그러고보니 온화 차림새 여미지 않아 아까와 다를 것 없었다. 턱 괴느라 비스듬히 기울어 있었으니 조금만 시선 내려도 눈 둘 곳 없었을 것이다.
>>987 아니 그걸 기다려서 봤단 말야? 역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쑤담쑤담) 수일이랑은 평상시에 사이 좋아~ 단지 수일이에게만 반응하는 역린이 있을 뿐~ ㅋㅋㅋㅋㅋ 맞다 받아들여라 류수일~! (수일 : ;ㅁ; (억울!))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쌍하게 보면 쓰담해주지 경멸을 왜해~~ 그렇게 경멸받고 싶다면 비법을 알려줏(국자깡)(끌려감)
>>993 ㅋㅋㅋㅋ 쓸쓸한 수일이.. 어디에서도 동정받지모태... 하지만 네 업보란다 받아들이렴~ (<<그 업보 만들어준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우리 유현주 국자깡 할 곳이 어딨다구~ 국자는 내가 다 맞을게 유현주는~ 음~ 계속 궁금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 경멸 루트~ 있긴하지만 추천은 안 합니다~ 삐끗하면 기존 관계 개박살나...
>>995 비록 어장에서 치이지만 메타적 위로받는 수일이였다~ ヽ(✿゚▽゚)ノ 왜냐면 국자는 고삐 같은 역할이라~ 부러뜨려도 계속 리필되지롱~ ㅋㅋㅋ 후후 과연 유현주는 계속 궁금해할까!? (기억상실 삠-) 관계하니 문득 그런 생각도 드는데~ 온화에게 경멸 받는 방법이 있다면 유현이는 그걸 실천할까? 아니면 무시할까? 내 적폐로는 한 70퍼 정도 실천한다긴 한데~
>>997 앗아 뭐지 국자가 이렇게 대단해보이긴 처음이야...!!! (*゚ロ゚*) 후후후 제 기억력을 무시하지 ㅁ 갸아악(파사삭)
아 아니 그런 대유잼질문을...!!!! 자러 가려고 했는데 이건 넘어갈 수 없죠! 흠....~~🤔 경멸 받는 방법을 일단 알아둔 다음에 선 아슬아슬하게 안 넘을 정도로만 건드려 보기? 나름대로는 온화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척지기엔 쫄린대요👀 물론 그 중요하다는 친구 일부러 살살 찌르는 짓도 상식적으로 좋은 행동은 아니긴 한데...🤦🏻♀️ 약간만 건드려도 파국을 맞을 수 있다, or 애매하게 찌르기 불가능!이라는 조건이라면 찌르기는 조심스럽게 보류해 둘 것 같아요. 나중 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어느 쪽이든 일단 그 방법 들어보는 건 똑같음...()
지난번에 '나 필요하다면 님 뒤통수 칠 수 있음'이라고 말한 것치곤 좀 소심하게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이 경우는 그 '필요'에 해당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나~ 지난번 진단에서 말했던 두려움(관계 단절)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니 '필요'가 충족되는 기준을 나름 높게 잡고 있답니다.
>>999 어찌되었건 방법을 알아두기는 하는구나? 그러나 방법을 아는 것 만으로도 루트 진입이라면 어떨ㄲ(끌려감) 이런 질문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유현이 정말 귀여워...가 아니고 아니 맞긴 하지만? ㅋㅋㅋㅋ 관계성 따라 반응 다른 것 재밌다 맛있다~~ 자러가는길에 답해줘서 고마워~ 진짜 진짜 잘 자 유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