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현은 영 사감의 말에 고개를 갸웃인다.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던것 같은데, 역시 동 사감님이 돌아오고 나면 이야기를 다시 들을 필요가 있지 싶었다. 훔쳐갔다는 것과 회복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으나 우선은 넘기기로 했다.
"넹..."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직격타로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시무룩해진다. 그래도 자신 기숙사 사감이다. 이전 하 사감 때에는 적룡 아이들이 하 사감을 챙겨주었듯, 이번에는 자신도 그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그 점이 못내 아쉬웠으나... 어쩌면 그렇기에 더더욱 다행일지도 모른다. 인어라는 남자를 제 기숙사에 숨겨주었던 것이 들통날 일이 적어졌으니.
아무튼 신선이 이야기한대로 령도로 향한다. 서늘한 바닷바람이 머리카락을 흐트러놓으며, 파도 소리가 고막에 가득 찬다. 훗날 자신이 찾아와야할 곳. 아아, 신 님. 당신도 바다를 좋아하실까요. 바다에 던져진 제물마저도 기쁘게 받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잠깐의 감상이 지나갔고, 분위기를 대충 읽으니 아마 이 마을이 맞지 싶었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사라지는걸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들어서 도움 차 찾게 되었는데. 이 마을이 맞죠?"
꽤 대담하게, 거리낌 없이 사실을 밝히며 가현은 옅게 미소짓는다. 과연 자신이 어디까지 해낼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목화는 당신에게 간식을 조공 받고 ' 귀인님 잘 다녀와! 와! ' 라고 배웅했습니다. 푹신푹신이 멀어집니다.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아회를 지나칩니다 당신은 령도로 향합니다. 목적지에 제대로 찾아왔는지,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와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무엇인지 보지 못했습니다
>>52 온화 >>50 아회 온화는 멀리서 웃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 참말이요!? ' 그 소리는 아주 순간이기에, 잘못 들었을 겁니다 실망한 표정으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려던 남자는 화색이 되어, 온화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잃어버린 동물을 찾았는지, 머리는 다 산발로 풀어져 있었고 눈은 퀭 하니 들어가 있습니다. 그는 볼이 쑥 들어간 얼굴로 당신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 그, 그렇지..! 말하겠소. 말하겠소. 거기 키 큰 학생도 들어오시오! '
아회를 발견한 남성이 말했습니다. 마당에서부터 폐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역린이 불만스러운 듯 딱, 딱 이를 부딪힙니다.
' 내가 잃어버린 건 달이라는 이름인데, 아주 영리한 개요. 몇 번 밥을 챙겨줬었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날 퍽 따르더이다. 그래서... 물질 하러 나가면, 꼭 데리고 나갔는데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니..... '
그는 안에서 꼬질꼬질한 전단지 뭉치를 들고 나왔습니다. 위에 동물 그림이 그려진 듯 합니다.
무슨 소리가 들렸다고 느꼈다. 웃음 소리- 였나? 제가 웃은 건 아니었다. 저는 아니고. 이 사내도 아니다. 순간 어벙한 표정 짓던 제게 사내가 들어오라 얘기 하겠다 했다. 키 큰 학생이라길래 돌아보니 거기 아회 있었다. 익숙한 사람은 늘 반갑다. 아회 오는 것보다 빠르게 다가가 피하지 않는다면 대뜸 끌어안고 히히- 웃었을 것이다.
"무 오라비도 이리 온 게요? 혼자인가 했는데 마침 잘 되었소. 심심하진 않겠으이."
제 기준으로 아회를 본 것 굉장히 오랜만이었기에 반기는 것도 말하는 목소리도 심히 들떴겠지. 아회 반긴 후에 사내가 전단지 들고 오는 것 보다 잠시 고개 돌려 주변 돌아보았다. 그리고 바깥을 향해 귀 기울여본다.
키가 큰 학생……? 자신을 키가 크다 말하는 사람은 또 처음인지라 아회 처음엔 자신을 부르는 것인줄 몰랐더란다. 흠, 그렇구나. 이런 느낌이구나. 바닷가 짜고 비린내와 더불어 새로운 단어는 기이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쁘지만은 않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느낌이었다. 어질러진 곳을 저벅저벅 가로질러, 지팡이 짚고 걸어올 적엔 아회 천천히 입 벌렸다. 기본적인 정보는 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곳은 어디입니까?"
…전단지는 받아든다 쳐도.
"그리고… 개가 다른 사람을 잘 따르기도 하는지요. 데려올 때 공격하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으니."
+) 아회 그리 말하고는 이내 뭔가 얘기하려다 얌전히 입 다물고 어깨 두어번 툭툭 두드려주며 반갑다는 듯 표현하더니, 품에서 벗어나려 스윽 팔 폈다. 간만에 보는 것은 맞았기에 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마는 오늘도 여전히 아이고 난 인형 아닌데를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얼추 그런 것 같았는데 역시 제대로 찾아왔구나. 이윽고 가현은 조금 진중해진 모습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경청하기 시작한다. 하나도 아니고 몇몇이라. 역시 보통 일은 아니었기에 학당으로 의뢰가 들어온 것이겠지 싶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아이들 하나하나는 소중하니까... 제가 감히. 뭐라고 더 말을 얹을 수 없겠지만요."
소중할수밖에 없지. 그들 중 몇몇은 산제물로써 바쳐지게 될지도 모르는데. 시커먼 속내를 친절 뒤에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며 가현은 장승 너머로 보이는 마을을 슥 훑어보았다. 이곳의 지리는 외부인인 자신들보다 이 마을 토박이인 어른들이 훨씬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설마 그들이 놓친 장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찾은 시간대와 자신이 찾기 시작할 시간대는 다르니 그 사이에 무언가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럼, 일단 찾으러 가기 전에.... 이것만 여쭈어볼게요. 그 몇몇이 사라지는 동안, 그 아이들이랑 잠깐이나마 같이 있었다거나 먼발치에서라도 그 아이들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거죠? 뭔가, 전조가 있지는 않았나요?"
캥기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어렴풋이 느껴지기는 했다. 이전, 인어를 잠깐 데리고 있었을 때 약간이나마 보고 들었던 것이 있었으니. 가현은 우선 마을 안으로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