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사감의 폭주 끝은 어찌 보면 일상으로의 복귀였습니다. 문제는, 冬사감은 휴식이 필요하다라며, 지금도 사감 일을 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감의 부재로 인해, 현재는 春 夏 秋 英 사감이 돌아가면서 흑룡 기숙사를 돌보고 있으나, 서로 담당하는 기숙사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봐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흑룡 기숙사를 병행해서 보는 사감이 英사감입니다. 그는 흑룡 학생들에게 주기 위해, 부적 뭉치를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학당 학생들에게 도움 요청이 왔습니다. 외부에서의 요청입니다. 령도에 살고 있는 鎛가가 키우던 동물을 찾아달라는 부탁과 최근 령도의 작은 촌에서 발생 중인 아이들 연 실종을 해결해달라는 부탁입니다. 그것도 신선들이 직접 당신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신선들의 일이 워낙 바빠,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군요.
우리 동 사감님, 언제 한번 찾아뵈어야 할까. 그 일이 있던 이후로 꽤나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부재중인 사감님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역시 그때 조금 더 곁을 지켜드렸어야 하는건데. 뒤늦은 후회가 뒤를 이었으나 지금 와서 그런다고 한들 변하는건 없다.
"그으... 동 사감님은 여전히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건가요? 그때. 너무 심하게 사감님을 몰아붙였던 걸까요."
때문에 영 사감이 부적을 주러 찾아오자마자 가현은 그리 물었다. 그날 감각이 잠겼을 때 화내고 핀트가 나간 채 대했지만 그래도 사감님은 사감님이다. 우리 모두를 사랑해주시는 사감님이다. 어딘가 조금 풀이 죽은 모습으로 영 사감님에게 부적을 건내받은 채 짧은 한숨을 내쉰다. 적어도 하 사감님 때는 이렇게 오래 부재중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 걱정들을 떠안으며 외부의 도움 요청을 들었다. 동물을 찾아달라는 부탁. 그리고 작은 촌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실종 해결 요청.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못 할 일들이었기에 흥미가 동하는 대로 움직이기로 한다. 신선들이 직접 부탁하러 올 정도라면 더더욱 심각하겠으니.
일상으로의 복귀, 그리고 휴식. 사감 일을 행하지 못한단 점에서 딱히 연민은 들지 않았다. 다만 부러움은 있었으니 오늘의 의뢰 탓이다.
령도.
바다는 좋아하지 않는다. 신선의 부탁이라고 해도 싫었다. 물이 두렵거나 바다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어머니의 고향 친우라도 마주칠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 탓이다. 어머니를 많이 닮은 그였기에, 어머니의 말을 듣자하면 친구들은 오지랖이 넓었기 때문에. 화련이는 어떻게 지내니? 이런 소리라도 들으면 어쩌나, 우스갯소리 홀로 생각하다가도 동물과 아이 사이에서 고민했다.
차라리 동물이 낫지, 아이 찾겠다고 돌아다니다 못 찾으면 마을 사람들 원성이 심하겠거니. 그리고 그런 대단한 일은 할 수가 없다.
가현은 영 사감의 말에 고개를 갸웃인다.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던것 같은데, 역시 동 사감님이 돌아오고 나면 이야기를 다시 들을 필요가 있지 싶었다. 훔쳐갔다는 것과 회복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으나 우선은 넘기기로 했다.
"넹..."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직격타로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시무룩해진다. 그래도 자신 기숙사 사감이다. 이전 하 사감 때에는 적룡 아이들이 하 사감을 챙겨주었듯, 이번에는 자신도 그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그 점이 못내 아쉬웠으나... 어쩌면 그렇기에 더더욱 다행일지도 모른다. 인어라는 남자를 제 기숙사에 숨겨주었던 것이 들통날 일이 적어졌으니.
아무튼 신선이 이야기한대로 령도로 향한다. 서늘한 바닷바람이 머리카락을 흐트러놓으며, 파도 소리가 고막에 가득 찬다. 훗날 자신이 찾아와야할 곳. 아아, 신 님. 당신도 바다를 좋아하실까요. 바다에 던져진 제물마저도 기쁘게 받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잠깐의 감상이 지나갔고, 분위기를 대충 읽으니 아마 이 마을이 맞지 싶었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사라지는걸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들어서 도움 차 찾게 되었는데. 이 마을이 맞죠?"
꽤 대담하게, 거리낌 없이 사실을 밝히며 가현은 옅게 미소짓는다. 과연 자신이 어디까지 해낼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목화는 당신에게 간식을 조공 받고 ' 귀인님 잘 다녀와! 와! ' 라고 배웅했습니다. 푹신푹신이 멀어집니다.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아회를 지나칩니다 당신은 령도로 향합니다. 목적지에 제대로 찾아왔는지,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와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무엇인지 보지 못했습니다
>>52 온화 >>50 아회 온화는 멀리서 웃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 참말이요!? ' 그 소리는 아주 순간이기에, 잘못 들었을 겁니다 실망한 표정으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려던 남자는 화색이 되어, 온화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잃어버린 동물을 찾았는지, 머리는 다 산발로 풀어져 있었고 눈은 퀭 하니 들어가 있습니다. 그는 볼이 쑥 들어간 얼굴로 당신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 그, 그렇지..! 말하겠소. 말하겠소. 거기 키 큰 학생도 들어오시오! '
아회를 발견한 남성이 말했습니다. 마당에서부터 폐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역린이 불만스러운 듯 딱, 딱 이를 부딪힙니다.
' 내가 잃어버린 건 달이라는 이름인데, 아주 영리한 개요. 몇 번 밥을 챙겨줬었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날 퍽 따르더이다. 그래서... 물질 하러 나가면, 꼭 데리고 나갔는데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니..... '
그는 안에서 꼬질꼬질한 전단지 뭉치를 들고 나왔습니다. 위에 동물 그림이 그려진 듯 합니다.
무슨 소리가 들렸다고 느꼈다. 웃음 소리- 였나? 제가 웃은 건 아니었다. 저는 아니고. 이 사내도 아니다. 순간 어벙한 표정 짓던 제게 사내가 들어오라 얘기 하겠다 했다. 키 큰 학생이라길래 돌아보니 거기 아회 있었다. 익숙한 사람은 늘 반갑다. 아회 오는 것보다 빠르게 다가가 피하지 않는다면 대뜸 끌어안고 히히- 웃었을 것이다.
"무 오라비도 이리 온 게요? 혼자인가 했는데 마침 잘 되었소. 심심하진 않겠으이."
제 기준으로 아회를 본 것 굉장히 오랜만이었기에 반기는 것도 말하는 목소리도 심히 들떴겠지. 아회 반긴 후에 사내가 전단지 들고 오는 것 보다 잠시 고개 돌려 주변 돌아보았다. 그리고 바깥을 향해 귀 기울여본다.
키가 큰 학생……? 자신을 키가 크다 말하는 사람은 또 처음인지라 아회 처음엔 자신을 부르는 것인줄 몰랐더란다. 흠, 그렇구나. 이런 느낌이구나. 바닷가 짜고 비린내와 더불어 새로운 단어는 기이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쁘지만은 않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느낌이었다. 어질러진 곳을 저벅저벅 가로질러, 지팡이 짚고 걸어올 적엔 아회 천천히 입 벌렸다. 기본적인 정보는 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곳은 어디입니까?"
…전단지는 받아든다 쳐도.
"그리고… 개가 다른 사람을 잘 따르기도 하는지요. 데려올 때 공격하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으니."
+) 아회 그리 말하고는 이내 뭔가 얘기하려다 얌전히 입 다물고 어깨 두어번 툭툭 두드려주며 반갑다는 듯 표현하더니, 품에서 벗어나려 스윽 팔 폈다. 간만에 보는 것은 맞았기에 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마는 오늘도 여전히 아이고 난 인형 아닌데를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